숨그네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를 다 읽고 나서 북글을 쓰기 전에 두 가지를 하고 싶었다. 하나는 1989년에 코스타 가브라스가 발표한 <뮤직 박스>라는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른 하나는 최근에 출간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평전을 읽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전자는 가능했지만, 후자는 시간 부족으로 미처 하지 못했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와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데뷔작 <저지대>를 통해 그녀의 작품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았는데, 이번에는 그녀의 가장 최신작인 <숨그네>를 만났다. 보통의 독서 속도라면 금세 다 읽으리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져 버렸다. 그녀의 글에 담긴 숨결의 무거움을 탓이었을까? <숨그네>를 읽는 동안, 나의 책읽기 진도는 여느 때와 비교해서 현저하게 느려졌다. 짤막한 이야기가 빚어내는 편린을 긴 호흡으로 읽어야 했다.

 

<숨그네>의 주인공은 헤르타 뮐러와 공동 작업을 하던 오스카 파스티오르의 문학적 페르소나 레오폴드 아우베르크다. 히틀러의 충실한 파시스트 동맹국으로 추축국의 일원이었던 루마니아는 2차 세계대전 말기, 서쪽으로 맹렬하게 진격하던 러시아에게 점령당한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재건을 위해 루마니아에 살던 독일계 주민을 모두 러시아 수용소로 이송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겨울바람이 그렇게 매섭게 불던 어느 날, 레오를 포함한 일단의 작센족들은 가축 화차에 실려 러시아의 모처로 끌려간다.

 

그리고 앞으로 5년간 레오는 배고픈 천사심장삽을 벗 삼아, 할머니의 너는 돌아올 거야라는 말을 주문처럼 곱씹으며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 한창 자랄 나이의 청소년에게 목숨을 겨우 연명할 정도의 빵과 양배추 수프는 턱없이 부족한 음식이었다. 오스카 파스티오르의 분신인 레오는 허기를 이기지 못해, 음식쓰레기를 뒤져 감자껍질을 집어 먹는다. 아마 그는 한 개의 감자조각을 위해서 자신의 영혼을 기꺼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팔아넘겼을 것이다. 그만큼 그가 가졌던 허기를 달래기 위한 욕망은 절박했고, 어떤 방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크기에 비례해서 그의 절망은 커져만 갔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지상과제는 그들이 필연적으로 느끼게 되는 향수마저도 사치로 치부해버린다.

 

먹는 것만큼이나 생존을 위해 절실하게 필요했던 입성 또한 레오에게는 큰 걱정거리였다.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차례로 죽어나가는 사람의 옷을 벗기는 데 추호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인간성 말살의 현장을 헤르타 뮐러는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들에게 닥친 걱정은 시체가 사후경직을 일으키기 전에 신속하게 쓸 만한 옷가지를 챙기는 것이었다. 도대체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작가는 생생한 육성으로 독자에게 들려준다. 이런 비참함 때문에 책장을 넘기는 손길은 점점 더디어져 간다.

 

한편, 생존을 위한 어떤 기술도 가지지 않은 레오는 수용소의 기계적인 노동을 자신이 그리는 판타지 속의 예술로 승화시켜 나간다. 그런 판타지야말로, 권태와 무료가 지배하는 수용소 생활을 맨 정신으로 버텨낼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을까? 이제는 친근해진 배고픈 천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위를 맴돌고 먹는 것과 추위를 피하기 위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만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수용소라는 폐쇄적 공간이 주는 공포는 종종 한밤중에 간수에게 불려나가 담벼락에 서는 섬망(譫妄)으로 이어진다. 가족이라는 희망의 끈은, 어느 날 어머니가 보내준 대리형제의 사진으로 산산조각이 난다. 갓 태어난 자신의 대리형제가 가족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거라는 망상이 레오를 괴롭힌다. 과연 이런 참혹한 수용소의 현실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고향으로 복귀하더라도 과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오랜 교정 생활 끝에 출소한 늙은 재소자가 사회를 등지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궁금하게 했던 것은, 레오와 다른 작센족들이 과연 아무 죄 없이 러시아로 끌려갔을 까라는 의문이었다.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이었던 쿠르트 발트하임, 현 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좋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귄터 그라스의 과거에 드리워진 나치의 그림자가 버티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더더욱 <숨그네>의 북글을 쓰기 전에 코스타 가브라스의 <뮤직 박스>를 보고 싶었다. 자신의 가족에게마저 자신의 끔찍한 전쟁범죄를 철저하게 위장한 어느 파시스트 전범의 이야기에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는 나에게 전후 억울하게러시아의 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의 고통을 당한 무고한 양민들에 대한 동정심과 더불어 나치 군대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재건을 위해 부족한 노동력을 벌충하기 위해 점령국 주민들을 강제 동원한 러시아에 대한 이해라는 양가적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도 17세 레오가 체험한 5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단순하게 시대의 비극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오스카 파스티오르가 짊어져야만 했던 버거운 삶의 무게가 그대로 전이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숨그네>를 다 읽고 나서, 자꾸만 미뤄오던 숙제를 다 마친 것 같이 후련했다. 뉴욕타임스에서는 헤르타 뮐러는 귄터 그라스 이후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 작가(German writer)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왠지 그녀의 조국 루마니아가 휘발해 버린 느낌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다. 언젠가 독서모임에서 작가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독일 작가로 귀결이 되었던 것 같다. 숨그네, 심장삽, 볼빵 같이 그녀가 구사하는 독일식 조어(造語)가 과문한 독자에게 원전 그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 작가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역시나 어렵다.


[뱀다리] 9년 전에 노벨상의 후광으로 그녀의 작품들이 연달아 5권 소개가 된 뒤, 저자의 신간이나 구간 출간소식이 들리지 않아 아쉽다. 그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후자의 경우에는 신간이 계속 나오는 데도 소개가 되지 않아 더 그렇다. 창비에서 올 12월에 대작 <까떼드랄에서의 대화>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9-10-02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지대‘를 읽었는데 딱히 기억나는 내용이 없네요. 제 독서가 워낙 깊은 읽기가 부족해서 늘 아쉽습니다. 지난 주말에 읽은 ‘그날의 비밀‘을 보니 직접적인 학살이나 유대인말살정책에 관여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전범‘들이 집유로 풀려나서 잘 살았더라구요. ‘작센족‘들의 유무죄에 대한 의문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레삭매냐 2019-10-02 09:27   좋아요 1 | URL
작센 족이라는 이유로 무고하게
러시아 수용소로 끌려 가게 되었다
고 하는데...

안슐루스나 나치의 체코 병합 당시
연도에서 환호하던 독일계 주민들의
모습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헤르타 뮐러의 책들은 역자가 모두
달라서인지 몰라도 같은 작가가 쓴
책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뒷북소녀 2019-11-05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리커버판. 저는 리커버판 별로 안 좋아해서요...
이 작품은 저도 조만간 읽어보려고 찜해뒀던 책이랍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일시적인 관심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독자도, 출판사도요.^^

레삭매냐 2019-11-08 16:52   좋아요 0 | URL
ㅋㅋ 사실 이 리뷰도 표지갈이
아니 리뷰갈이랍니다.

헤르타 뮐러의 책들은 노벨상 수상
즈음해서 왕창 읽었었는데 저하고
는 맞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그 뒤에는 신간 소식도 없고.
아마 그렇게 가는 모양입니다...
 
남쪽바다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 지음, 안금영 옮김 / 사람과책 / 1996년 7월
평점 :
품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솔직히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다음에 읽어야 할 책들이 줄지어 서 있고, 또 읽다만 책들도 순서대로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지금 독서를 와중에도 하는 마당에 그런 고민이 끼어들 틈이 없다. 게다가 읽던 책에서 새로운 미지의 작가나 책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바로 점프를 감행한다. 지난주에 만난 산티아고 감보아의 <밤 기도>에서 나는 스페인 출신 작가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을 알게 됐다. 아니 어쩌면 그전에 볼라뇨를 통해 알게 되었을 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에 소개된 책이 두 권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23년 전에. 한 권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지만 다른 한 권은 절판된 책이었다. 그리고 바로 중고로 주문했다. 어제 내 손에 들어왔고, 바로 읽기 모드로 돌입했다. 몬탈반의 1979년작 <남쪽 바다>와의 만남이 시작됐다.

 

시작은 바르셀로나의 어느 악당들의 폭주다. 짧은 추격전은 끝나고,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된다. 저명한 재벌급 인사 스튜어트 페드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프랑코의 죽음으로 기나긴 독재가 끝나고 바야흐로 스페인 민주화가 시작된 직후로 보인다. 고인의 미망인 미마와 변호사가 사립 탐정 페페 카르발로(진짜 주인공이다!)를 찾아와 사건을 의뢰한다. 그런데 그들은 카르발로에게 살인사건의 원인이나 이유가 아닌 스튜어트 페드렐이 지난 죽기 전 1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 시작부터 기묘하다.

 

비스쿠테르라는 기가 막힌 리오하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조수를 둔 카르발로는 반 프랑코 운동 전력 때문에 아메리카에서 20년 간 망명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그의 도덕적 경력에 대해서는 검증 완료. 아마도 중년으로 보이는 카르발로의 주변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를 흠모하는 여성들이 끊이질 않는다. 고인의 딸 예스/예시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 한 가지 더, 더럽게 재밌는 책을 불태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카르발로를 친구들은 분서광이라고 부른다. 책쟁이로서 다 읽은 책을 그것도 더럽게 재밌다는 책을 주저하지 않고 불태우는 느낌은 어떨지 조금 궁금해졌다. 이건 중고로 팔거나 나눔하는 것보다도 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닌가. 도발적이다.

 

스튜어트 페드렐의 전적을 조사하는 와중에 카르발로는 고인이 부유한 색정광이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그러면서도 동시에 남쪽 바다를 꿈꾸는 이상주의자였다는 점도. 그가 남긴 남쪽 바다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쪽지를 단서로 스튜어트 페드렐의 행적을 추적하는 장면은 역시나 당대 스페인 최고의 작가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간에 빵구를 낼 듯이 마셔대는 블랑 데 블랑 같은 포도주에 대한 탐닉과 자신에게 오는 여자들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는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유능한 사립 탐정 카르발로를 규정하는 어떤 상징과도 같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푸스테르와 함께 독서광이자 교수 세르지오 베세르의 집에 가서 양파를 곁들이지 않은 정통 발렌시아식 빠에야 요리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스튜어트 페드렐이 남긴 단서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황무지>는 독서광에게 쉬운 편이었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쪽 바다의 운율까지 들먹이며 1959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살바토레 콰시모도의 시까지 연결하는 장면에서는 살짝 전율하기도 했던 것 같다. 참고로 콰시모도의 작품은 국내에 번역된 게 없다.

 

그렇게 소설의 절반 정도를 노닥거리며 보낸 카르발로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그런데 정작 이 소설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누가 스튜어트 페드렐을 죽였는가라는 탐정소설 방식의 추적이 아니다. 내 진짜 관심은 스페인내전에서 승리한 파시스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철권통치를 끝낸 스페인의 민주화 과정이다. 프랑코 치하에서의 강제된 금욕주의는 찬하의 바람둥이 카르발로의 엽색으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과연 정치가 들끓는 개인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었다. “남쪽 바다라는 이상향으로 가고자 했던 스튜어트 페드렐 역시 카르발로와 다를 바가 없는 색정광이었다. 다만 전자가 자제력을 가졌다면 후자는 전혀 그러지 못했고, 결국 비참하게 누군가의 칼을 맞고 죽은 것이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바르셀로나 그중에서도 지금은 쇠락한 산마힌 지구의 개발은 주도한 것이 바로 스튜어트 페드렐, 플라나스 그리고 문트 후작 악당 삼총사였다. 프랑코 시절 경제성장 신화는 우리가 현실에서 목격하기도 했던 날림공사, 부동산특혜로 점철된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노라고 몬탈반 작가는 카르발로의 입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산마힌을 비롯한 대다수 대중들은 원조 파시스트 프랑코 치하가 좋았다는 흘러간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세상에 이럴 수가! 사회 정의나 복지 혹은 공정한 분배 따위는 모르겠고 그저 오늘의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는 식의 논의가 이미 그 시절에도 대중들이 나누는 어젠다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주인 없는 땅이었던 공유지 개발로 한몫 챙겼던 악당들이 이번에는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20년 만에 다시 산마힌을 노리고 있었다. 자유시장경제주의를 신봉하는 기업가 행세를 하는 악당들에게 민중들은 오래된 착취의 대상이었다. 그러면서도 대를 이어 그래도 프랑코 시절이 좋았지를 노래하는 그네들의 모습이 왜 그렇게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한바탕 소동을 겪고 카르발로는 사건을 해결한다. 모두가 원하는 방식으로. 어차피 소설에 나오는 사건은 해결되게 되어 있지 않던가. 에타(ETA) 조직원 행세를 하는 빵집 주인의 바람난 아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가외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이재에 밝은 인간 같으니라구. 몬탈반 작가가 슬쩍슬쩍 흘리는 카르발로의 과거도 흥미롭다. 한 때 교사로도 활약하기도 하고, 수형생활도 한 것으로 추정되고 프랑코 반독재 운동의 경력을 가진 캐릭터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사건 해결을 위해 프랑코 독재정치를 찬양하는 이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도망친 운명의 귀결이 어떠했는지 보여 주면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렇게 말끔하게 사건을 처리한 카르발로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다리는 작은 비극을 마주한다. 아무래도 몬탈반의 다른 작품인 <문신>도 읽어봐야겠다. 왜 이렇게 좋은 작가의 책들은 소개가 되지 않는지 그저 아쉬울 뿐이다.


[뱀다리] 소설에서 누군가 1977년 선거에 투표했냐는 질문이 등장하는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만한 그런 선거가 아니었다. 유럽의 마지막 파시스트 프랑코가 죽은 뒤, 무려 41년 만에 스페인에서 최초로 치러진 민주주의 선거였다. 노력한 만큼 보이는구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olcat329 2019-09-26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작품이 꽤 많은거 같은데 국내엔 단 두 권 뿐이라니 아쉽습니다. 범죄소설이 문학상까지 받고 꼭 읽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네요. 일단 중고알림을 신청했네요. 늘 보석같은 책 알려주시니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 2019-09-26 13:3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제가 위키피디아로 검색해
보니 어디서는 16편의 소설에 또 어디
서는 자그마치 25편의 소설의 주인공
으로 등장한다고 하네요.

1972년부터 2004년까지 페페 카르발
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 나
왔다고 합니다.

암튼 프랑코 사후 스페인 사회를 엿볼
수 있는 사회파 소설로도 충분히 가치
가 있었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밤 기도
산티아고 감보아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에 송병선 교수의 초역으로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 산티아고 감보아의 <밤 기도>가 소개됐다. 나는 다시 한 번 세계는 넓고 내가 모르는 괜찮은 작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밤 기도>는 그동안 10편의 소설을 발표한 감보아 작가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감보아 작가와 한국의 인연은 3년 전에 그가 문학 수다를 위해 서울국제문학축제에 참석한 것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당시 <시인과 비행사>라는 짧은 에세이가 소개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판사들에서 사전에 준비해서 책이라도 출간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09년에 발표한 <네크로폴리스>라는 작품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감보아 작가의 작은아버지가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래저래 우리와 인연이 있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밤 기도>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형식의 소설이다. 두바이에서 방콕을 거쳐 도쿄로 가려던 콜롬비아 출신 27세 청년 철학자(국립대학 박사 과정) 마누엘 만리케가 태국 경찰에 의해 마약 소지죄로 체포된다. 지난 24년 동안 작가이자 외교관으로 유럽에서 활동해온 델리주재 콜롬비아 영사는 대사관계가 없는 태국의 자국 교포를 구하기 위해 정부의 명령으로 방콕으로 향한다. 사건을 맡은 태국 검사는 처음부터 까놓고 섹스관광과 그 이상을 위해 자국을 찾은 외국인들에 대한 경멸을 감추지 않는다. 어쨌든 방쾅 교도소에 갇힌 피의자 만리케는 자신의 죄를 법정에서 인정하면 비교적 관대한 30년형을 아니면 사형도 선고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영사는 전해 듣는다.

 

소설의 진행은 영사, 만리케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전환 수술자로 보이는 세 명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패멀라 앤더슨처럼 되고 싶어하는 세 번째 인물에 대한 정보는 모호하기만 하다. 영사의 진술이 현재 태국 교정시설에 구금된 만리케를 구하는 데 집중된다. 영사는 만리케와의 첫 대면을 통해 자신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청년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단번에 깨닫는다. 반면 만리케의 진술은 자신의 성장과정과 별 볼 일 없는 은행원으로 식탁의 독재자이자 콜롬비아 대통령이자 우파 민병대의 지도자였던 알바로 우리베를 지지하는 아버지 알베르토에 대한 회상으로 가득하다. 아슬아슬한 콜롬비아의 평범하고 아슬아슬한중산층 가정 출신의 소년 마누엘에게 삶은 무의미해 보일 따름이었다. , 여기서 중요한 인물에 대한 소개가 하나 빠졌군. 마누엘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자신의 누나 후아나. 그녀 때문에 마누엘은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외부로 발산하는 그라피티 예술가로서 자신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후아나는 국립대학 사회학과로 진학하면서 파시스트 아버지와 개인적 전쟁을 시작한다.

 

후아나가 거침없이 파시스트라고 부르는 아버지는 그녀를 게릴라로 간주한다. 이것을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보아야 할까. 다시 영사가 개입해서 마누엘의 스승이었던 자신의 친구 구스타보의 도움으로 마누엘의 과거를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마누엘의 과거는 정말 클린 그 자체였다. 그는 몇 년 전 실종된 누나 후아나를 찾기 위해 그야말로 세계의 절반을 가로지르는 모험을 시작했고, 방콕에서 횡액을 당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마누엘은 왜 다음 기착지였던 도쿄로 가려고 했는지 궁금해진다. 감보아 작가는 희미하지만 강력한 단서라는 떡밥들을 통해 <밤 기도>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구성한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바로 후아나의 실종이었다. 후아나가 실종된 것은 200811월 그리고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죽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나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실종이라는 죽음과 삶의 경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고문이라는 지옥을 경험해야 한다. 후아나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그녀가 게릴라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장녀의 실종에 절망한 알베르토는 비로소 우파 정권의 실체를 알게 되고, 근본적인 변신을 하게 된다. 마누엘은 그런 아버지를 난생 처음 존경하게 되지만, 어머니 베르타는 그런 남편을 조롱한 기회만을 노린다. 개인의 정치적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감보아 작가는 만리케 가정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준다.

 

3년 만에 실낱같은 단서를 추적해 가던 마누엘은 누나 후아나가 도쿄에서 에스코트 서비스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된다. 키토와 상파울루, 두바이, 방콕을 거쳐 도쿄에 이르는 장대한 여정을 후아나가 했다는 사실에 독자는 마누엘 역시 비슷한 코스를 밟으리라는 것을 직감한다. 27세 청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일견 무모해 보이는 누이 찾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나는 소설 <밤 기도>의 진짜 주인공이 마누엘 만리케가 아니라 어쩌면 작가 출신 외교관인 델리 영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외교관들에게 콜롬비아 영사 같은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을까? 나는 왠지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직접 경험해 봐서 잘 알지만 말이다. 자신을 파산으로 몰아넣을 지도 모를 도쿄행을 감행하고, 대사관계가 없는 이란에서 다른 목적을 지니고 이동대사관 서비스를 하겠다는 명목으로 테헤란으로 건너가는 그의 열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울러 마누엘이 아주 결백한 사나이가 아니라는 점도 동시에 깨닫게 된다. 도대체 내가 간과한 진실은 무엇이고, 마누엘의 부탁으로 후아나 구하기에 나선 영사는 목적을 이룰 것인가.

 

나는 감보아의 책에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별이 된 로베르토 볼라뇨의 향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일찍이 볼라뇨가 자신의 작품에서 그랬던 것처럼, 감보아 역시 무수한 내가 전혀 들어 보지도 못한 숱한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을 소개한다. 대표 주자는 스페인 출신 작가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이었다. 나는 순전히 감보아 덕분에 그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호르헤 볼피의 이름을 책에서 발견하는 순간, 너무나도 반가웠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동시에 자신이 번역하고 싶은 책을 우선적으로 번역한다는 역자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 세상에 구원은 존재하는가. 내가 타인을 구원한다는 것도 어렵지만 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나 스스로의 구원이 아니었을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9-09-23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는 넓고 내가 모르는 괜찮은 작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는 일이 레삭매냐님이 알라딘에서 맡은 바 역할 같아 보일 때가 많아요. 오늘도 한 건 하시네요.

전 처음에 감보아를 김보아로 읽고, 송병선 쌤이 한국어를 스페인어로 초역한 건가보다 생각했지 뭐예요 ㅋㅋㅋㅋ

레삭매냐 2019-09-23 09:48   좋아요 0 | URL
역시 우리의 비어 아니 호프
시오님의 센스란... 김.보.아. 따악

그나마 영미권 작가는 어줍잖은
영어로 더듬더듬 한다지만,
그외 문화권에 대해서는 정말 노답
이지요.

순전히 출판사와 역자에 의존해야
하는 시츄가 참 거시키하지요.

겨울호랑이 2019-09-25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는 이들에게 인정받기는 쉬워도, 가까운 이들에게서 인정받는 이는 극히 드문 것처럼, 타인에 대한 구원보다 자신의 구원이 어려움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레삭매냐 2019-09-25 10:00   좋아요 1 | URL
성경에 나오는 문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선지자/예언자가 오히려 자신의 고향에서
는 인정받지 못한다였던가요...

본질적으로 삶이라는 게 자신의 구원을
위한 길일 지도 모르는데, 나를 구원하는
일에 너무 무심한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
이 드네요.
 


 

2년 전엔가 훌루에서 제작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시리즈를 봤다. 충격 먹었다. 뭐 이런 거지 같은 나라가 다 있나 싶었는데, 길리아드의 모습이 괴상한 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는 현실과 그것과 정말 많이 다르지 않구나 싶은 생각에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었다. 하도 이상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는 나라에 살다 보니 그런 일 정도는 대수롭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이라고나 할까.

 

몇 명의 커맨더들이 종교적 신념으로 여성들을 억압하고, 통제 감시하는 나라가 바로 길리아드다. 가임기의 여성들은 모두 국가의 재산으로 간주되어, 커맨더들에게 분배되어지고 커맨더들의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재생산(re-production)에 투입된다. 기묘하게도 커맨더들의 아내들은 하나 같이 임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녀들의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도 멀쩡한 자신들의 와이프가 보는 앞에서. 기괴한 장면에 그만 압도되어 버렸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오프레드의 준 시절을 회상하며 모든 것이 자유로웠던 시절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다 직장에서 여성들이 퇴출되기 시작하고, 은행계좌가 동결되고 남편 아래 종속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이조 육백년으로 되돌아간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들었다.

 

미니시리즈 <시녀 이야기>에는 시리즈 각본에도 참가한 원저자 마거릿 애트우드가 등장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사실 시즌 1만 보고 2는 보지 않았다. 시즌 1이 방영 중일 때는 나오는 대로 영어 자막으로 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었는데. 그리고 나서 원작 소설을 만났다. 아무래도 영상이 주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소설은 복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아마 그 때쯤 마거릿 애트우드가 속편을 쓰고 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환장할 노릇이군 그래. 그리고 책이 본토에서 출간되기도 전에 부커상 롱리스트와 숏리스트에 올랐다는 더욱 기묘한 뉴스가 들려왔고 마침내 책이 나온 모양이다.

 

원서로 책을 읽을 실력이 전혀 되지 않기에 그저 <가디언> 지에 신속하게 실린 리뷰를 훑어봤다. 출간 전에 배포된 책의 내용에 대해 엄격하게 비밀엄수를 하라는 조건이 붙었었다고 어느 유투버가 자신의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 정도라는 말이지. 아마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는 <시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노후 걱정은 하시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망상이 들기도 했다.

 

전작의 주인공이 시녀 오프레드/준의 시점에서 전개된 이야기라면 이번에는 모두 세 명의 젊은 여성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앤트 리디아, 길리아드에서 자라 커맨더와 결혼할 운명의 아그네스 그리고 캐나다에 사는 데이지 이들이 주인공이라고 한다.

 

자그마치 35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시녀 이야기>의 시퀄 <테스타먼츠>는 과연 전작에서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에 대한 시원한 사이다가 될 것인가. 전작으로부터 15년이 지난 뒤 길리아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전작이 완전히 암울한 다크 디스토피아의 전형이었다면 속편은 좀 더 희망적인 면이 있다고 했던가. 아주 조금.

 

 

아무래도 <테스타먼츠>가 번역되어 출간되기 전에 <시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싶다.

 

이웃 단발머리님의 전격 피드가 제 날림 프리뷰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9-09-20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의 초기작 <떠오르는 집(Surfacing)>이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소설이 페미니즘 문학을 논할 때 종종 거론되거든요. 예전에 번역된 적이 있는데 절판되었고, 절판본의 중고가격은 비싸요.

레삭매냐 2019-09-20 11:49   좋아요 0 | URL
벽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좋은
책들이 많은데, 전혀 재출간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책이네요 역시 책사
냥꾼답습니다.

단발머리 2019-09-20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10쪽 남짓 읽은 저로서는, <시녀 이야기>를 미리 읽어두지 못한 스스로를 얼마나 자책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그 책이 <8월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였는데 말이지요. 예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느니 다시 읽는 게 나을 것 같기는 합니다.

출간되기도 전에 문학상 후보가 되는 건 어떤 일일까요. 그냥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름만 보고서도, <시녀 이야기>의 프리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까요. 아, 역시 마거릿 언니.
여담입니다만,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가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을 때, 아쉬워했던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앨리스 먼로를 싫어한다는게 아니라, 마거릿 애트우드를 너무 좋아한다고 할까요.

저의 피드가 레삭매냐님께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레삭매냐님 페이퍼에서 제 닉네임을 만나니
전격적으로 기쁘네요. 기쁩니다. 하하하.

레삭매냐 2019-09-20 14:23   좋아요 0 | URL
제가 알기로는 아마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기 전에 책에 대한 내용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는 특급 엠바고
를 걸어서 관계자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투브를 검색해 보니 지난 9월 10일
런던에 있는 13개 극장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라이브 인 시네마즈라는 타
이틀로 책에 대한 썰을 풀었던 모양
입니다. 세상에... 팬들이 극장 티켓을
다 사서 간 모양입니다. 대단한 정성
이더라는.

가디언 리뷰 읽고 나서 날림으로 작
성한 피드입니다 쿵야.


Falstaff 2019-09-20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녀 이야기>도 재미있는데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눈 먼 암살자>가 더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눈 먼 암살자>는, 제 주제에 오역 운운하는 게 아니라, 역자 차은정의 우리말 문장이 버벅거려서 좀 애를 먹기는 하더라고요.
이 양반이 쓴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었었는데 어째 생각만 그렇지 진짜 읽게는 되지 않는군요. 이 글을 계기로 또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19-09-20 21:24   좋아요 0 | URL
독서에 좋은 기억이 있다고 하시니...
또 한 번 구해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요 :>

나중에라도 헌책방 돌아 다니다
눈에 띄게 되면 업어와야겠습니다.

번역에 대해서는 제가 문외한인지라...
 


드디어 데이빗 설로이가 온다

 

다음달 세계작가축제인가 뭔가 하는 행사에 데이빗 설로이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침 부커상 숏리스트에 오른 그의 작품을 쓰담쓰담하고 있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어디서는 <남자의 모든 것>이라고 해석을 했던데.

일단 비어 드링킹에 피곤하기도 해서 자세한 썰은 내일 다시 풀기로 하자.

 

108일이면 평일이잖아. 그럼 퇴근 하고 DDP로 달려가야 하나 어쩌나.

문동에서 <올 댓 맨 이즈> 출간 계획이 있는 모양인데, 과연 그 전에 책이 나올지 모르겠다.

 

올해 나온 <터뷸런스>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뭐 순차적으로 나올 모양이지. 좀 더 자세한 리서치와 유투브 서평을 본 다음에 내일 다시.


======================================================================================


(올해 615, 인스타에 올린 글)

 

1974년에 출생한 캐나다 몽레알 출신의 영국 소설가다. 가족 배경 만큼이나 복잡한 가계를 지닌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어머니는 캐나다 사람, 아버지는 헝가리 사람. 설로이라는 이름부터 동구권 출신이 아닌가 싶었는데.

 

설로이 가족은 베이루트로 이사갔다가 레바논 내전으로 레바논을 떠나 이번에는 런던으로 이주했다. 옥스퍼드 대학을 다니던 설로이는 런던에서 다양한 판매 업종의 일을 했다고 한다. 설로이는 벨기에의 브뤼셀을 거쳐 작가가 되기 위해 헝가리의 페치로 이사했다. 설로이는 현재 부다페스트에서 부인과 두 명의 아이들과 살고 있다. 뭐 이 정도라면 세계인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예전에 산 <All that man is>는 아직 읽어 보지 못했다. 장편이라고 생각했는데 9편의 단편소설집이라고. 작년엔가 새로 나온 <터뷸런스>도 단편집이라고 하더라. 지금 북디파지터리에서 세일 중이라 <터뷸런스>를 살까 생각 중이다. 영국에서만 나오고 아직 미국에서는 나오지 않은 모양인데, 왠지 표지는 미국 버전이 더 땡기네.

 

설로이는 BBC 라디오 드라마도 썼는데, 2008년에 발표된 신작 <터뷸런스>BBC 라디오 415분짜리 원작으로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21세기 가족과 친구들의 세계화를 탐구하는 내용이란다. 세계를 도는 비행기에 탑승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12편의 이야기다.

 

그 외에도 설로이는 3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책들이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 , 첫 번째 소설집에서도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소설가라는 선전 문구가 있더라. 그랜타의 파워가 대단한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