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는 여전히 좋아할 수밖에 없는 감독 마틴 스코시즈의 1976년작 <택시 드라이버>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장훈 감독의 광주 민주화 항쟁을 그린 <택시운전사>를 보고서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파일을 며칠 앞둔 37년 전, 5월 넷째주로 영화를 관객을 인도한다. 홀아비 택시운전사 김만섭은 오늘도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한 서울에서 주야로 돈벌이에 여념이 없다. 나중에 밝혀지게 되는 사실이지만, 아내는 병으로 세상을 뜨고 열사의 땅 사우디에서 5년간 열심히 번 돈은 모두 아내의 병원비로 사용하고 그의 유일한 밥벌이 수단은 60만 킬로미터를 뛴 택시 한 대다. 친구 상구 아빠네 집에 거의 얹혀 살다시피 하며, 밀린 사글세 10만원 때문에 기사식당에서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동료 택시기사의 10만원짜리 일감을 슈킹하기에 이른다.

 

만섭이 맡게 된 임무는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광주로 독일 ARD 방송 도쿄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을 데려가는 것이다. 사우디에서 배운 몇 마디 영어로 외신기자와 소통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만섭의 목적은 오로지 손님을 목적지에 안전하게 데려다 주고 통금이 시작되기 전까지 다시 서울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장훈 감독은 엄혹한 시절을 분석하는 몇 가지 키워드들을 영화 곳곳에 포진시켰다. 군부독재 정권이 장악한 언론에서는 무장한 폭도들이 출몰하는 광주에 대한 흉흉한 가짜뉴스들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지금처럼 진실을 감출 수가 없었던 시절에 보안사로 대변되는 사찰기구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후반부에 다뤄지는 내용이지만, 양심 있는 전남매일의 기자들이 진실을 신문에 담으려고 신문을 인쇄하던 중에 사측에서 등장해서 회사문 닫을 일 있냐며 한창 돌아가는 윤전기를 멈추게 하기 위해 정전시키는 장면은 현재 자본의 논리과 이익에 충실하다 못해 권언유착을 넘어 자본에 부역하는 언론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 피터 기자를 태운 만섭이 광주에 도달하자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외부인의 진입을 금지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 그전에 친절한 피터 씨는 김포공항에서 입국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기자라고 밝히는 대신 선교사로 적는 기민함을 보였다. 어렵사리 진입한 광주에 도착한 만섭과 피터 씨는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엄혹했다. 공수부대로 구성된 계엄군은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는 광주 시민들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압하고 있었다. 트럭을 타고 시내를 질주 중이던 구재식(류준열 분) 일행과 조우하게 된 피터 씨는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좀 더 가까이에서 진실을 캐내기 위해 병원으로 향한다. 광주로 오는 도중에 피터 씨에게 일당의 절반에 해당하는 5만원을 받아 챙긴 만섭은 서울로 내빼려고 하지만, 재식의 친구 막둥이 홍용표의 어머니를 길에서 만나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피터와의 동행은 이어진다.

 

관객수 7백만을 넘어 가히 국민영화의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택시운전사>는 상업영화답게 다양한 볼거리들과 사회적 담론을 담고 있다. 우선 주연을 맡은 송강호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첨언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다. 초록색 구형택시를 몰며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나, 운동화 하나 제대로 장만해 주지 못해 신발 꺾어 신는 딸래미에 대한 부정, 죽은 아내에 대한 사부곡, 원칙적인 보수주의자지만 광주에서 실상을 보고 도저히 양심을 거스를 수 없어 막 탈출한 광주로 손님 피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가는 장면 등은 정말 압권이었다. 송강호 말고 대체 불가능한 그런 연기력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광주 택시기사 황태술 역의 유해진 역시 조연으로 최고였다. 계엄군의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자신도 지켜야할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준사격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일단의 택시군단을 몰고 버스 바리케이드 앞으로 돌진하는 장면,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사복 체포조에 쫓기는 만섭과 피터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 등은 압권이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데모만 하냐는 만섭의 지청구에 자신은 공부 하러 대학에 간 게 아니라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대학에 갔더라는 재식의 천연덕스러운 대꾸는 또 어찌할 것인가. 사복 체포조에게 잡혀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 가운데서도 진실을 알리는 보다 중요한 임무를 부탁하는 신념에 찬 재식의 마지막 앞에서는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영화 <스탈린그라드>에 두 번이나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던 토마스 크레취만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 수였던가. 워낙에 출중하면서도 뻔뻔한 연기의 달인 송강호의 초반 러시에 밀려 진가를 드러내지 못하던 피터는 광주 민주화 항쟁의 중심에서 직접 목격한 참상에 그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빠진다. 기자로서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한 명의 인간으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자괴감에 빠진 절체절명의 순간을 토마스 크레취만은 표정연기를 관객에게 훌륭하게 전달해준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보다 핵심적인 내용인 왜 광주 민주화 항쟁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대신, 마치 논픽션 다큐멘터리의 재현 같은 방식으로 계엄군이 무력진압에 나서기 직전 한마음이 되어 항쟁에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을 영상화했다. 무료로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실어 나르는 택시 운전사들에게 휘발유를 공짜로 넣어 주고, 누구든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내주며 신명나는 아리랑과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신나는 춤사위를 선보이는 초로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잠시나마 우리가 꿈꾸었던 대동세상은 그야말로 꿈결 같이 지나가는 시간들이었다. 바로 뒤에 이어진 폭력의 시간.

 

아마 이 세상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영화는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감동과 재미, 역사적 교훈이라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택시운전사>는 최소한 37년 전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사유할 수 있게 했다는 점만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영화라고 부르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씨는 결국 자신과 함께 광주로 갔던 김사복 씨를 만나지 못하고 작년 1월에 영면하셨다고 한다. 참기자로서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든 역사의 현장에서 그가 남긴 영상기록이 없었다면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기억의 전쟁은 그리고 세계의 시선을 어떻게 되었을까. 문자게이트로 권언유착 아니 언론의 자본에 대한 부역이 다시 한 번 세간의 중심을 끌고 있는 마당에, 모든 국민은 몰라도 모든 기자들은 <택시운전사>의 위르겐 힌츠페터가 역사적 순간에서 보여준 기자정신을 곱씹으며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도 이 영화를 꼭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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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4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4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8-14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 현대사에서 광주,가 같는 무게와 의미에 항상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저는 광주 앞에는, ‘위대한‘이라는 단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어왔다는 생각에 더 뭉클해집니다.
레삭매냐님 글 읽고 나니 서둘러 극장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레삭매냐 2017-08-14 17:55   좋아요 1 | URL
오늘 다음 카드뉴스에서 다룬 광주 항쟁
당시, 부상당한 시민들을 간호했던 수기
를 읽고 정말 눈물이 다 날 뻔 했습니다.

자신의 피를 다 빼도 좋으니 부상당한
우리 형제들을 살려 달라는 부탁...

기억과의 전쟁에서 꼭 승리해야겠습니다.
 
만화 노무현 - 그의 마지막 하루
백무현 지음 / 이상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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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백무현 화백이 그린 <만화 노무현> 첫 번째 권을 읽었다. 그런데 1권이 나왔는데 왜 2권은 없지?라는 생각에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돌려 보았지만 2권은 역시 찾을 수가 없었다. 오늘 오마이뉴스의 어느 기사를 읽고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작년 8월에 백무현 화백은 위암으로 소천하셨다고 한다. 20대 총선에서 아무런 명분도 없이 민주당을 뛰쳐나간 주드래곤을 잡기 위해 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도 나가셨다고 하는 기사를 언젠가 읽었던 것 같은데 그런 사연이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 부디 편히 잠드소서.

 

고인이 그린 고인에 대한 그림이어서 그랬을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짠한 마음 뿐이다. <만화 노무현>은 8년 전으로 시계를 돌린다. MB에게 기록적인 패배를 당하고 정권을 내준 뒤, 봉하마을로 돌아가 편안하게 살고자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소박한 꿈은 정권 초기 쇠고기 파동으로 호되게 당한 MB가 어쩌면 정치재개를 할 지도 모를 전임 대통령의 주변을 탈탈 터는 것으로 날아가 버린다. 기묘하게도 오늘 들은 뉴스공장에 출연한 당시 실세 중에 실세였던 정두언 전 의원이 3대 권력기관 중에서 전 정권에서 임명장을 받은 국세청, 검찰총장 그리고 경찰청장 중에서 두 명을 날려 버릴 거라는 첩보를 접수한 수장이 앞장 서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한다. 그게 누구인지는 오늘자 뉴스공장 방송을 들어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김경한, 검찰총장 임채진(최근 삼성 2인자에게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치른 바로 그 인물이다), 중수부장 이인규 삼총사가 노무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아 국세청 조사를 바탕으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엄연히 피의사실 공표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을 동원한 언론플레이는 물론이고,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가 권양숙 여사와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에게 각각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뇌물의 최종종착지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는 기획을 세워 전직 대통령을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붙이는 여론몰이에 성공했다. 당시 언론을 상대한 검찰 기획관이 홍만표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우병우는 노무현 대통령 조사를 직접 담당했던 수사1과장이었다.

 

언론의 대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봉하마을 사저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영어의 몸이 된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이던 MB에게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수사팀의 교체를 호소하는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들의 건의로 실제로 청원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헬리콥터까지 띄워 가면서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멀리 김해서 서울 서초동의 대검청사로 소환 조사되는 과정은 노무현 대통령 모욕주기의 절정이었다. 구속기소를 주장하는 중수부장과 정치적 고려를 감안해서 불구속 기소를 하고 처벌 그리고 사면을 진행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던 가운데, 더 이상 주변인들이 자신 때문에 고통 받는 걸 원치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내린 결단은 모두가 아는 바일 것이다.

 

고 백무현 화백은 아마 후속편에서 과거로 돌아가 노무현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다룰 예정이지 않았나 싶다. 부산의 잘 나가는 변호사에서, 일약 청문회 스타 국회의원으로 또 부당한 3당합당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YS에게 찍혀 내내 낙선만 하는 정치인으로, 절망적인 판세를 뒤엎은 대선 승리에 이르는 과정을 뒤로 하고 <만화 노무현>은 백 화백의 유작이 되어 버렸다.

 

역사는 희비극으로 교차되며 반복된다고 했던가. 전자가 비극이었다면 또 다른 후임 대통령이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이 수감되었을 지도 모르는 안양교도소 503호가 되었다는 사실은 희극에 가깝다. 조금이나마 세상을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거인은 자신과 정치적 동지들 그리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시민들의 지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퇴임 한 뒤 모든 것이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역사는 전진과 퇴보를 거듭하면서 미미하나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었던가. 9년간 보수정권 아래 어두웠던 세월을 뒤로 하고,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사회에 쌓인 수많은 적폐들을 청산해 가면서, 누구도 실행하지 못했던 새로운 개혁을 진행 중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미완의 개혁이 부디 성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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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1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무현씨가 <만화 정주영>에서 산업화 시절을 미화하는 내용을 그린 것을 보고, 정치성이 띤 만화를 조심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웬만하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를 안 봅니다.

레삭매냐 2017-08-11 17:42   좋아요 0 | URL
싸이러스님 정도의 독서가라면 컨텐츠의 옥석
정도는 분별하실 수 있으니 염려 없을 것 같습니다 :>

만화 정주영 궁금하네요.

cyrus 2017-08-11 17:57   좋아요 1 | URL
책을 많이 읽으면 현실 감각을 잃게 되고, 정치에 무지하게 됩니다. 사실 제가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요. 단편적으로 알게 되니까 편견이나 가짜 뉴스에 쉽게 속아요. ^^;;

<만화 박정희>를 읽고 난 다음에 <만화 정주영>을 읽어보세요. 차이점(?)이 느껴질 겁니다.
 
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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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즈쿠이 슈스케 작가의 <범인에게 고한다> 시리즈 두 번째에 해당하는 <립맨>을 읽었다. RIP이라고 해서 무슨 엽기적인 방식의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범죄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RIP은 rest in peace 의 약어로 편히 잠들라는 말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소설 <립맨>은 처음에는 평범하게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시작해서 대일본유괴단이라는 이름으로 유괴 사업에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숨가쁘게 그리고 있다.

 

<범인에게 고한다> 시리즈의 전편에 해당하는 배드맨 스토리를 읽어 보지 않아 장발의 마키시마 후미히코 수사관(53세)이 전작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지만, 경찰과 범인이라는 고양이와 쥐 게임에서 상당한 실력을 발휘했다는 점과 7년 전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유괴사건의 실패를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나가와 현 소속의 형사특별수사대 소속으로 최근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멋지게 해결해내는 장면을 통해 작가는 구사일생으로 경찰의 습격에서 벗어난 스나야마 도모키와 다케하루 형제 그리고 아와노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사나이에게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올해 26세의 도모키는 7년 전인 대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을 불의 교통사고로 여의고, 동생 다테하루와 지내고 있는 중이다. 어찌어찌하여 학교는 졸업했지만 미나토당이라는 제과업체에 취업했다가 해당업체가 유통기한 이슈로 문제가 생기면서 취업이 취소되는 바람에 범죄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평일에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으로 고수 아와노가 전달해 준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면서 주말에는 바에서 알바를 뛰며, 목돈을 모아 자기도 새출발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문제는 4~5억원에 해당하는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도모키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아와노는 새로운 범죄 사업(crime business)을 하나 제안한다. 그것이 바로 유괴 사업이다. 영리 유괴가 중죄라는 걸 알면서도 단기간에 최고의 범죄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삼인조는 비교적 간단한 유괴 사건으로 ‘실적’을 쌓은 뒤 진짜 목적인 미나토당 사장에 대한 범죄에 돌입한다. 구원을 해소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자금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에 도모키도 별 수 없이 승낙하게 된다.

 

대일본유괴단의 영수 아와노는 치밀한 작전을 세워, 단순하게 미나토당의 사장 미즈오카의 어린 아들 유카 군을 유괴하는 게 아니라 그의 아버지 미즈오카 사장까지 더블 유괴 방식으로 이중범죄를 모의한다. 아이가 유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반드시 경찰이 개입하리라는 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아와노 일당은 미즈오카 사장에게 다른 방식으로 몸값을 마련하라는 계획을 알려준다. 거의 성공할 뻔한 자금 전달은 마지막 순간에 뒤틀어지면서 아와노 일당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가 싶었지만 두목 아와노는 그것도 모두 염두에 두었다며 개의치 않는다. 보이스피싱으로 단련된 이 치밀한 사내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일까 싶을 정도다.

 

소설의 한편에서 한편에서 아와노 삼인조가 그렇게 다수의 시간과 비용을 들인 신종 범죄사업을 구상하는 동안, 마키시마로 대변되는 경찰 특수수사대 역시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다. 오히려 관료 조직 특유의 견제의식과 외부에 자신들의 전공을 과시하기 위해 범죄해결보다 언론 노출을 신경쓰는 장면 등은 우직한 모습으로 사건해결에 나서는 마키시마 수사관의 활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들이다. 조직의 실제적인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사1과장 소네 요스케 씨의 무조건 범인을 잡아 대령하라는 닦달부터 시작해서 이웃 도쿄도 경찰의 비협조, 특수수사대 인적 지원에 인색한 동료들, 배드맨 사건에서 우연히 일약 스타가 된 어리바리 오가와 가쓰오 형사 등 날고 기는 범죄자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처럼 보이는 조직에 대한 작가의 신랄한 비판으로 읽힌다.

 

얼마 전에 읽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의 주인공 버크 데보레 아저씨처럼, 청년 도모키 역시 어쩌면 사회구조의 모순 때문에 발생한 피해자일 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미나토당 경영진이 가담한 조직적인 유통기한 스캔들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취업해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을 게 아닌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사회 복귀를 꿈꾸던 청년은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와노의 작전이 실패할 경우, 유타 군을 안전하게 풀어주겠다는 결심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동생인 다케하루를 보호하기 위해 형제의 우애를 보여주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악당이지만 단순하게 악당으로 볼 수 없었던 설정도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요코하마에 대한 공간적 지식이 있었다면 좀 더 이해가 쉬웠을 테지만 아무래도 물설고 낯선 지명들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소설의 진행을 팔로우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책을 다 읽고 나서 구글맵으로 요코하마 야마테, 모토마치 등지를 검색해 보았지만 잘 알 수가 없었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두 번째 에피소드인 <립맨>을 읽고 나니 배드맨이 등장한다는 <범인에게 고한다>가 읽고 싶어졌다. 증오를 먹고 산다는 마키시마 수사관의 통렬한 복수극이라는 북트레일러의 표현 대로 <립맨>에 버금가는 놀라운 전개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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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될 수 있을까?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7
한유진 지음, 임덕란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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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을 먹고 집 근처 공원의 둘레길 산책을 나갔다. 이제 입추도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여름이 책 읽기에 참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하지만 참 덥고 습하니 힘들다. 시원한 냉장고 같은 에어컨이 켜져 있는 사무실에서 사는 상상도 아주 잠깐 해봤다. 일은 하지 싫고.

 

 

주변에 생태공원과 둘레길 공원이 조성되어 숲을 마주할 일들이 많다. <숲이 될 수 있을까?>에서도 친구는 엄마와 함께 숲에 나갔다. 그곳에서 마중 나온 바람을 만났다. 친구는 숲 속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를 만나기도 하고, 나무 뼈다귀도 만나고, 돌탑도 만났으며 또 친친친 거미줄을 한참 치고 있는 거미를 만나기도 했다. 며칠 전에 찾은 의왕 생태공원은 거미들의 천국이었다. 어려서부터 거미는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벌레들을 단위면적에서 처리하는 아주 유익한 곤충이라는 기사를 읽었던 것 같다. 아홉 시가 다 되어 가는 저녁인데도 생태공원 둘레길을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거미줄에 걸렸다. 직접조명의 가로등 대신 여러 가지 빛깔이 나는 간접조명 위로 친 거미줄을 보고 있자니 잠시나마 콘크리트 정글에서 벗어난 느낌이 절실하게 들었다.

 

 

동화 <숲이 될 수 있을까?>에는 나오지 않지만 숲을 이루는 요소 중의 하나는 숲의 연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풀벌레 군단도 빠질 수 없다. 요즘 제철은 만나 밤낮으로 울고 있는 매미 녀석을 필두로 해서,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우리의 귀를 청량하게 만들어 주는 쓰르라미 그리고 이름 모를 풀벌레들의 향연이 여름밤의 숲을 수놓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혹독한 가뭄으로 호수 바닥까지 드러냈던 반월호수도 얼마전 폭우로 수위가 제 수준으로 돌아왔다. 바닥을 드러낸 호수에 어느새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았던가. 비가 와서 그 녀석들을 모두 물에 잠긴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여름이 다 가시지 않아 조금 더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야자나무 깔개가 깔린 흙길을 발바닥이 다 아플 정도로 걷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한 때 개발이 지상과제였던 시절에 숲으로 대변되는 자연 혹은 환경은 그 개발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지지 않았던가. 친구가 동화에서 선언한 것처럼 우리도 숲의 일부분이다. 그러니 숲을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 인간도 깨달았으면 싶다. 이번 주에만 두 번이나 숲을 찾았는데 아무래도 한 번 더 가게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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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산으로의 귀환 - 장다이가 들려주는 명말청초 이야기 이산의 책 50
조너선 스펜스 지음, 이준갑 옮김 / 이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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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학계의 교수님들이 품이 많이 들고 노력 대비 비생산적인(?) 교양서보다는 논문 위주의 집필활동에 전념한다는 말을 듣고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미국 출신의 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책들을 읽어 보면, 일반 독자가 원하는 수준의 역사교양 서적 저술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좀 연식이 되긴 했지만, 비교적 근간에 속하는 조너선 스펜스의 <룽산으로의 귀환> 역시 예의 범주에 속하는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대개의 역사 저술은 왕조교체나 어떤 특정 인물이 역사를 주도했다는 양식의 거시사 위주였다. 그런 연유로 우리의 역사의식 역시 거개가 비슷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예전에도 그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서양 역사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통 사람들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개인의 수기나 연대기, 소송과 재판기록, 출생증명서 또는 다양한 방식의 교회 기록을 바탕으로 한 미시사가 대세인 모양이다. 마오쩌둥이나 강희제, 옹정제(반역의 책) 같은 주요한 역사 인물에 그동안 초점을 맞췄던 조너선 스펜스는 <룽산으로의 귀환>에서 17세기 명말청초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어느 부잣집 도련님이 남긴 각종 기록에 눈을 돌린다. 거시에서 미시로의 귀환이라고나 할까.

 

중국 저장 성 사오싱 출신의 장다이가 바로 조너선 스펜스 교수가 <룽산으로의 귀환>의 주인공이다. 삼대에 걸쳐 그 어렵다는 과거 급제자를 배출한 지역 유지인 장씨 집안의 장손이었던 장다이 역시 어려서부터 독서인으로 출발해서 과거를 통한 중앙 진출을 꿈꿨다. 하지만 조상이 그랬다고 해서 후손 역시 똑같은 길을 걸을 순 없었나 보다. 나중에 다양한 수기와 역사 서술을 거뜬하게 소화해낼 정도의 학식은 갖추었지만 아쉽게도 과거와는 운이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장다이는 부유한 집안의 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취미활동에 전념할 수가 있었다.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역사 전공 분야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명나라 시대 후반에 이르러 급격하게 진행된 부재지주 현상에 대한 경제사학적 분석이 마음에 들었다.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의 예술인들에 대한 풍족한 지원이 르네상스 문예부흥의 단초를 제공했듯이, 부유한 문화자본이야말로 명대 강남 지방에서 등불놀이, 가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가 발전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룽산으로의 귀환>을 통해 알 수가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조금 의아했던 점 중의 하나는 명말청초라는 그야말로 천지개벽하는 내우외환의 시대에 장다이가 살던 강남의 사오싱/항저우 지방은 어쩌면 그렇게 천하태평했을까라는 점이다.

 

보통의 저술 같았다면 바로 그런 시대상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을 텐데 역시 고수는 달랐다. 탐미적인 경향의 심미주의자였던 장다이의 실체에 좀 더 독자를 인도하기 위해 <쾌락동호회>라는 제목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학업으로 성취를 이루지 못하자 장다이는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 많은 돈을 들여 형형색색의 등을 수집하고,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그야말로 강남 한량의 생활을 만끽한다. 다양한 경력의 친구들과 숙부와 함께 만든 차 동호회에서는 난설차 끓이는 법을 연구하고, 민물 게를 시식해 보기도 하고, 사비를 들여 가극단을 조직하는 시세말로 하면 연예기획사를 차려 다양한 문화활동에 전념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모두 만력, 천계 그리고 숭정 연간에 명나라가 북쪽에서는 만주족의 청나라가 부흥하여 명나라의 국경을 위협하고, 남동 해안에서는 일본 왜구와 해적이 출몰하여 국가가 비상시기로 돌입하는 과정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환관 정치로 인한 부정부패, 과중한 세금으로 국가 재정은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고, 북서 지방의 농민반란, 각종 전염병의 만연으로 국가는 망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문화 중심이었던 남부 사오싱에서 백성들은 장다이가 공을 들여 기획한 가극과 등불 잔치를 즐겼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장다이는 후세가 기억할 만한 출중한 기록 작업에 착수했다. 한 가지는 전란기에 자신의 호를 따서 지은 <도암몽억>이었고, 다른 하나는 명조 17대 황제의 역사를 다룬 <석궤서>였다. 수도였던 베이징은 물론이고 결국 강남의 사오싱까지 휩쓴 전란의 후유증은 부잣집 도련님인 장다이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명나라 멸망 후, 잠시 아버지가 모셨던 노왕의 후예를 따르기도 했으나 조정에 출사하지도 않은 일개 유생이 다른 명조의 유신들처럼 절개를 지키며 왕조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설정은 한량 장다이의 품성과는 맞지 않았던 걸까. 장씨 집안의 모든 재산과 3만 권에 달하는 장서를 모두 잃고, 도망자 신세였던 47세의 중년의 장다이는 노년을 보내기 위해 자신이 아는 유일한 세계였던 사오싱 룽산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리고 중국 역사서의 전범을 제시한 태사공 사마천 선생의 전례를 따라 기전체 방식으로 필생의 역작으로 자부할 만한 <석궤서> 집필에 여생을 바치게 된다. 본기보다 열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역사 서술 방식 때문에 장다이는 자기 집안의 출중한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도 넉넉하게 넣을 수 있었다. 조너선 스펜스 교수는 조금은 야박하게 그의 역사 서술 방식의 단점을 꼬집기도 하지만, 장다이가 국가의 지원을 받아 역사를 쓴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궁핍한 경제상황 속에서 어디까지나 자비를 들여 쓴 역사 저술에 대해 조금은 너그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나저나 장다이는 그 어려운 시기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지필연묵을 도대체 어떻게 조달했을지 궁금하다. 하긴 전란의 위기 속에 원고 뭉치를 신줏단지 모시듯 들고 다닌 위인에게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으려나.

 

그렇다고 조너선 스펜스가 장다이의 저술에 대해 비판만 하는 것은 또 아니다. 비록 장다이가 취사선택과 편집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기 가문 출신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회피한 것도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상이 과거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문점에 대해서도 기술한 점에 대해서는 또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자신의 아버지가 ‘오리고기 먹자판’(115쪽)을 벌였다가 고생한 장면을 시시콜콜하게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장다이의 유머가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 장다이는 <석궤서>와 <석궤서후집>을 저술하는 가운데, 당대에 다루기 미묘한 주제였던 권력주체 청조(淸朝)와 오삼계 같은 인물의 기술에 대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룽산으로의 귀환>은 확실히 역자의 유려한 번역 덕에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지명이야 그렇다 치고 저술에 등장하는 중국 역사 인물에 대한 현지식 표기가 좀 불편했다. 오월시대의 명재상이었던 범려는 판리로, <귀거래사>의 주인공 도연명의 본명인 도잠은 타오첸으로 하니 한 번에 탁하니 닿지가 않는다.

 

잘 나가던 청장년기에 비해, 망국의 유민 장다이의 말년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국가를 비롯한 모든 사물의 흥망성쇠가 있듯 개인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우한 시기가 개인의 성찰을 일구듯, 전란기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 다니던 중에 쓴 도암의 “꿈같은 기억”이야말로 부잣집 도련님으로 평생을 살았던 장다이 삶의 압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자칫하면 영원히 잊혔을 17세기 중국 강남 지방에 살던 장다이의 삶을 그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해낸 서양 학자 조너선 스펜스의 놀라운 저술에 감복할 따름이다. 아직 읽지 못한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다른 저작들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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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 2017-08-09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사람들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미시사˝라니 신선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과거 사람들의 생활상은 거의 고전문학을 통해서 짐작만 해왔는데 미시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역사교양서를 읽으면 오히려 <토지> 같은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말씀대로 중국 역사 인물의 이름을 현지식으로 표기했다는 점은 좀 아쉽네요. 저처럼 우리 한자식 표기에 익숙한 사람은 가독성이 떨어질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

레삭매냐 2017-08-09 11: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저자가 미국 사람이다 보니
현대 중국식 표기를 하게 된 게 아닌가
싶네요.

최근에 글항아리에서 명말 사대부들의
삶을 다룬 책이 나온 것 같은데 분량
이나 단가가 후덜덜해서 읽어 보고는
싶은데 망설이는 중입니다.

2017-08-09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0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