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일상이 예배가 되다
토니 라인키 지음, 오현미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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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는 현시대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스마트폰에 대해 논한다. 스마트폰을 우리가 얼마만큼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스마트폰의 노예인 스모비가 되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의 노역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기독교적 관점에서 필요한 통찰력 넘치는 의미로 정리 해결해 준다.


존 파이퍼 목사의 서문 추천사에서는 1981년 IBM 사의 첫 퍼스널 컴퓨터 판매로부터 23년 뒤의 아이폰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숨 가쁜 시간 동안 컴퓨터 기술이 어떻게 빠른 시기에 발전해 왔는지를 정리해 준다. 이후 컴퓨터와 휴대폰의 기능은 하나가 되고 현재 스마트폰화된 휴대 전화는 일상의 기호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될 기호품이지만 올바르게 사용하면 보물이 되고 그릇되게 사용하게 되면 정서의 황폐화를 불러일으키는 스마트폰이 기독교인에겐 어떤 영향력으로 다가올지 몹시 궁금하다.


'스마트폰은 짐을 나르는 일종의 노새처럼 천국 가는 길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 존 파이퍼


저자의 책머리는 아이폰 탄생의 찬사로 얼룩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인류는 눈을 뜨고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생활 밀착형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좋은 친구가(?) 어디 있을쏘냐!라는 칭찬을 안 할 수 없는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일화를 저자도 고스란히 소개한다.


'잡스는 자기 자녀들이 디지털 기기에 접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했다고 한다.'


이 의문스러운 내용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또한 저자는 신학계의 저명한 인사 및 학자들과 인터뷰를 통해서도 점점 더 발전해가는 통신 혁명의 가치와 문제점 등에 대해 논한다. 특히 기독교 윤리 학자 오도노반의 인상적인 경고가 눈을 멈추게 한다.


' 이 세대에게는 뉴 미디어가 실제로 어떤 면에서 유익한지 분별해야 한다는 독특한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중략- 이 부분에서 실패하면 다음 세대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왠지 현재의 문제점을 의미심장하게 간파하고 있는 것 같아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부모로서 선배로써 우리의 자녀 후대들이 올바르게 스마트화된 혁명의 기술력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란 것에 공감한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더 큰 의미에서도 스마트폰의 활용 가치와 폐해의 양면적 문제는 지금 현재의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함을 직시해야겠다.


책을 집필하며 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전문가를 만나며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구했다는 저자. 이로써 보다 객관화된 스마트폰의 활용법과 미래 세대에 이르기까지, 문명의 도구를 올바른 신앙생활의 목적으로 사용 가능하게끔 하는 시의성 면에서는 명확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가 바라듯 디지털 사회에 있어 올바르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균형 잡힌 삶과 믿음에도 충실한 삶이 지속 가능하길 바란다.


스마트폰 이전부터 인류는 아담과 하와, 인간의 창조로부터 테크놀로지와의 무한한 경쟁과 함께 영적 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나님께서 선물하신 자연에 우리 인간은 항상 변화를 주려는 자기들만의 변명이자 죄악의 씨앗을 키워 온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폰에 대항해 싸우는 우리의 싸움은 우리의 애정이 그리스도의 영광에 굳게 정박되어 있을 때에만 할 수 있는 영적 전투이다.'


스마트폰이란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에서 우리 인간, 혹은 성도들에게 전하는 의미 있는 주장이다. 스마트폰에 24시간을 기대하는 불필요함 대신 태초의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신 본질을 재차 생각하고 고민해 본다면 영적 승리의 길도 어렵지 만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단, 스마트폰 이전에도 우리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 것도 많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을 올바로 관리하고, 어떤 상황에든 적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교회는 타인과의 실제 만남을 위한 곳, 다른 죄인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나를 드러내기 위한 곳.'


지금 상황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환란에 대한 답을 어서 찾아주길 기도한다. 어쩔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해, 세계가 테크놀로지의 활용을 가장 시의적절하게 사용하기는 하고 있다. 진단 키트에서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인간 창조 이후의 산물들이 우리의 종교 기능을 대신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 공동체의 기능 강화를 강조한다. 화면을 통해 대면하기보다 직접 기도, 찬양 교제가 참된 그리스도의 길이기 때문이다.


물론 테크놀로지 기술의 집약인 스마트폰을 유효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우리가 만들 문명 이기의 적절한 대처법이다. 노예가 아닌 주최자로서의 스마트폰 활용과 종교 생활에서의 필요한 부분에는 빈도를 높이고 억제가 요하는 경우에는 과감히 거리 두기하는 삶. 그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나란 자아가 주인공인 인생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가? 내세의 하나님과 함께 하고 싶은가? 지극히 죄인일 수밖에 없는 나를 비롯한 인간들에게 끊임없는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하나님의 입을 통해 전달될 신학자 및 목회자 등 전문가들의 명언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독자로서 내 스스로가 얼마나 역행하는 인생의 퇴보를 하며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된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조금씩 덜어 내는 행위, 인간이 아닌 부족한 죄인으로서 하나님에 초점을 맞추는 생. 작은 스마트폰 시야 속 여정이 아닌 예수님이 걸으셨던 공생애의 길로서 기도와 말씀이 주가 되는 스마트폰 활용이 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스마트화된 기계라는 테크놀로지 대신 아날로그적 감성에 더 근접하는 삶을 이어가고 싶은 바람도 된다.

중심은 스마트폰이 아닌, 하나님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이 이 작품에서 얻어 갈 주요한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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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가는 날 김영진 그림책 11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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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런 특정 야구팀에 특화된 그림책이 있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한 편에 평생 소장하고 싶고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어린 시절부터 청룡의 팬이었으며 간혹 더 이상 이 팀에 머물 이유마저 던져 버릴 위기도 있었으나 한 번의 팀 이탈-잠시 장종훈의 한화를 응원함-후 정식 복귀했었죠.

그렇게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아이와 야구장까지 갈 수 있었음에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런 맥락과 주제로 전개되는 아버지와 아이의 야구 사랑, 동심 어린 이야기입니다.



축구에서 지고 온 그린이는 아빠가 또 큰 소리로 말씀하시며 야구 관람을 하는 걸 보고, 야구 시청을 싫어했던 아이입니다. 왜냐하면 아빠의 고함 소리에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다시 친구들과 야구를 직접 경험해보니 TV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재밌는 게 있죠. 저도 아주 어린 초등 시절부터 야구배트와 글러브, 공까지 모든 장비를 지니고 친구들과 못 하는 야구를 했는데요. 실력은 별로였지만 정말 재미있었던 추억이 여전합니다.



아빠는 야구에 관심을 가진 그린 이에게 야구 배트와 글러브를 선물하고 그간 야구를 시청하며 소원했던 감정을 떨쳐 냅니다. 결국 아빠와 처음으로 꿈에 그리던 잠실 종합 야구장으로 향하지요. 저도 처음 경기장을 찾아간 곳이 축구장이었지만, 그때도 기억나지만 고등학생 시절 플레이오프에 오른 트윈스 경기를 줄 서서 기다린 때가 생생히 기억됩니다. 왜냐하면 우연찮게도 이주 연속으로 간 야구장에서 일간지에 게재된 사진 속의 제 모습을 확인했었거든요. 그 당시는 인터넷이 없어서 트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전 스포츠 신문을 사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답니다.




결국 그린이와 아버지는 야구장에 갑니다. 준비하지 못했던 유니폼도 구하고 그 어디보다 맛있다는 야구장 치킨도 맛있게 먹습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란 슬로건을 걸던 야구에 간혹 옳지 못한 행동을 하던 어른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일이 절대 나타나선 안되겠다는 다짐까지 하게끔 생각을 갖게 하는 그림 동화입니다.



야구가 인생이라고들 하죠. 동화 속 트윈스팀도 거인팀과 경기를 가지며 생의 달고 쓴맛, 경이로움을 만끽합니다. 관중석 관객들도 그 인생의 유경험자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울고 웃고, 격려하며 위로하든 세 시간 남짓 스포츠의 감동 스토리를 함께 경험합니다. 경기가 지게 되면 아쉽지만 또다시 이기거나 비길 수 있고 연전연패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응원하고 끝까지 지켜봐 주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는 졌지만, 실수도 하고 실패도 맛보았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는 인생이 야구 같습니다. 그린이의 아빠는 야구로 '버럭'하지만 이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함께 야구장에 온 것이 아닐까요? 야구장 가는 날, 또 다른 인생 경험의 다양성을 던져 주는 동화 같습니다.

그림도 너무 재미있고, 관중들의 다양한 표정, 야구장의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작품입니다.



정말 날씨 좋은 날 아이를 무등 태워 야구장에 가보고 싶습니다. 져도, 꼴찌여도 응원하는 팬, 그것에 감동해 열심히 뛰는 야구 선수들. 이것의 야구의 묘미, 올해는 약간 늦은 개막 스타트이지만 푸른 잔디를 누빌 선수들의 건강과 승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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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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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상처는 우리 마음에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와 만난다. 저자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치유라고 한다. 흔히 알고 있는 단어이자 의미이지만 이 안에는 ‘통합‘이 담겨 있다. 삶을 살아가며 치유되어가는 과정이 통합되면 이런 경험으로 인해 옛 상처를 덥어버릴 수 있게 됨을 설명한다. 과정은 물론 힘들겠지만 이 작품의 저자가 책을 통해 조언하고 조력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될 것이다. 단, 독자의 노력도 더해진다면 트라우마의 치유는 좀 더 빨라지고 익숙해져 든든한 성인의 자아로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본 작품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밝혀 낼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왜 지속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와 증상 등으로 정리한다. 이어서 인생의 다섯 가지 과제를 바탕으로 내가 어떻게 그 과정과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질문을 던져준다. 3장은 트라우마를 겪은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나는 단계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의 내가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끝으로 몸은 과거의 비밀을 알려주는 열쇠다. 사람의 인식 전환은 몸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결론에 이르게 한다.
책을 읽으며 독자인 나 스스로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내가 트라우마라고 느끼던 나의 아픔이 정말 트라우마였는지 일시적 기억인지 확인해보고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면 극복의 해답을 이 작품에서 찾아가길 바란다.

상처 - 트라우마(그리스어)

트라우마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슬프거나 나쁜 기억이 떠오르더라도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트라우마는 아니라 하니 ‘우리가 어쩌면 트라우마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결론에 닿게 된다. 아픈 과거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고통을 이미 이겨낸 나의 모습일 수 있음에 안심이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신경계의 생성과 성장을 방해하는 명백한 증거임을 밝히는 저자. 불안과 공포, 우울감과 탈진 증상 등이 신경계의 자극을 통해 전달된다는 원인을 설명하며 이는 자기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임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를 심리 치료를 통해 치유하는 것은 물론이며 이에 해당되는 독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모습이 어린 시절부터 감추어진 자아의 내적 고민을 풀어가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몸을 통해 전달된 기억 혹은 자극도 정신 건강의 유무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한다. 쉽게 넘겨버릴 영유아기의 신체적 신호도 심리 치료의 차원에서 좀 더 깊은 관심과 반응에 따른 적확한 해결책을 제시함이 필요할 듯하다. 몸의 활용을 통해 감정이 느껴지고, 마음에까지 올바르게 전달되어야 할 우리의 반응이 심적 트라우마를 잦아들게끔 하는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을 통해 사람의 과거, 옛 상처와 트라우마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처럼 과거 어린 시절 체화된 몸의 반응이 정신에까지 전달되어 트라우마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심리 치료 이전에 신체 지각 능력이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상담사와 내담자의 ‘유대감‘ 형성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주요한 역할임을 책을 읽으며 확인하게 된다.

행복을 결정하는 능력

- 자기 조절 능력
- 유대 관계
- 신체 지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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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염규영 지음 / 가디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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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적기이다. 생각하고 이 책을 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저자 또한 많은 고민을 하다가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그 시간을 하늘이 주신 선물로 여기고 새로운 생을 위해 떠난 것일 겁니다. 정규직 직원에서 세계 여행가로, 다시 공무원이 되었지만 이도 마다하고 글쓰기로 전향한 파란만장한 저자의 청춘 일대기에 빠져 봅시다. 독자인 당신에게도 내면에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있겠죠? 그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경험이 독자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 삶이 노력할수록 불행해진 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야 나란 노래 가사를 아이도 종종 따라 하고 저도 그 말이 단순하지만 맞는다고 봅니다. 저자 또한 스스로에게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꼭두각시처럼 살아온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주체성을 찾는 여행과도 같습니다. 좋은 직장과 경제적 풍요는 있지만 속이 텅 빈 삶에 마침표를 찍고,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새롭게 이정표를 찾아 떠나는 저자의 여정이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갑니다. 절대 늦었다고 여기지 맙시다. 생각의 틀이 잡혔을 때가 바로 시작이니까요.

여행이란 무엇일까요? 다른 이들이 떠난 여행의 족적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가 행복하고 미소 짓는 여행이 아닐까요? 저자 또한 퇴사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행을 위해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하지만 세계 여행의 진전은 그리 쉽지 않고 4년의 세월을 보낸 후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여행이란 결론에 도달합니다.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자연스러움을 느끼고 그 안에서 미소를 나누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이지요. 긴 시간 방황하고 고민했지만 이런 현명한 결과를 찾기 위해 저자는 시간을 투자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파키스탄을 여행하며 처음으로 흘렸다는 감격의 눈물이 잊히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누리던 것과는 다른 진정하고 소소한 행복을 수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낡은 버스 안에 몸을 실은 오지에서 경험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느끼고 깨달은 소감을 저자는 소개합니다.

1.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2. 진짜 원하는 것이라면 힘들어도 견뎌 낼 만하다.

3. 그리고 그것을 해내면 기쁨은 단순한 성취를 넘어선다.

여행이란 자유로움과 어려움마저 극복시켜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삶의 변화에 꼭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나'다운 여행의 여정을 떠난 저자에게 부러운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잘 타지는 못하지만 여행의 친구가 되어 준 스케이트보드와 드론 장비. 항상 지시에 의해 살아온 직장 생활이었다면 이런 작은 도구들이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상징적인 작은 단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몸이 힘들어도 행복감이란 추억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상징물, 하고 싶은 것을 준비해 가는 것도 여행의 묘미일 것 같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단련 시키는 갖가지의 통로를 제공하고 성장시킵니다. 우리와 같은 저자도 여행이란 자유로움 속에서 자신이 변화해가는 깨달음을 얻어 갑니다.

인도로 자리를 옮긴 저자는 길에 쓰러진 것도 누운 것도 아닌 앙상함의 극치인 젊은 남성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측은함뿐. 이런 광경이나 내용의 글을 보면 저도 지난 추억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7~80년대 미군들에게 돈이나 초콜릿을 요구한 것처럼 필리핀 출장 때 길거리에서 돈을 필요로 하는 천진난만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늦은 밤 인도에서 천 조각 한 장 걸치지 않고 어머니인지 할머니인지 모를 여성의 품에 꼭 안겨 잠자던 아이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떠오릅니다. 책을 바탕으로 여행을 하고, 일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장면들이 교훈이 되고 삶의 변곡을 위한 전환점이 됨을 느낍니다.

여행은 그런 것 같습니다. 여행 전에는 받기만을 원하고 사람을 상대함에 따라 계산이 먼저 앞섰지만 그 반대의 것을 선물합니다. 성경 말씀에 '나누어 주고, 꿔 주고, 갚아 주다.' 란 구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마음도 여행을 하면서 변화합니다. 누군가에게 이제 조금씩 나눔이 필요하다고...... 여행은 자기성찰을 포함해 세상을 달리 보는 관점의 전환도 전해줍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그때, 우린 진정 나를 찾기 위해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부디 덜 아프고 덜 슬펐으면 좋겠습니다. '

여행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2년여의 공무원 생활을 지속했었던 저자. 그럼에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열망이 젊은 청년에겐 남아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신이 진정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 끝에 누구나 부러워할 공무원의 신분을 떨쳐냅니다. 저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행복을 개척해 나가라고 독자들에게 조언합니다. 세계 여행이 아니더라도 책을 통해서 나 일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변화의 틀을 만들거나, 답답했던 일상이란 껍질을 깨고 약간의 각을 틀어보는 행복 맞춤법. 그것이 마음에 담아 둔 또 다른 감정의 통로를 분출하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못다 이룬 세계 여행의 재시작을 준비하는 염규영 저자처럼 독자 여러분들도 더 이상 늦기 전에,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이 그때이고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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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환미 옮김 / 부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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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얽매이지 말기 위해 지금 노력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저자는 제목과는 상반되게 과거 자체를 지우기보다 이를 발판 삼아 한 발 더 나아간다는 의미로 제목을 정한 것 같다. 역사가 그러하듯 나란 사람의 과거에 좋았든 싫든 기억들이 종합되어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설계라 여겨진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기시미 이치로의 심리서라 더욱 반갑다.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치유받았다면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독자들 모두 한층 더 성숙해질 기회를 만들어주는 작품이면 좋겠다.

이 책은 영화의 이야기를 소재로 접근하는 심리 서적이라 더욱 흥미롭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완성된 작품인 만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1관 연인과 부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풀어가는 우리도 사랑일까, 가족과 부모에 대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개인의 인생을 논하는 행복을 찾아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내일을 위한 시간. 사회 속 인간관계를 다룬 타인은 지옥이다.

라는 다섯 가지의 구성으로 정리해 있다. 기존 기시미 이치로의 작품처럼 대화 형식의 작품이라 익숙하다. 영화를 감상하듯 편하고 즐겁게 책을 읽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철학자와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 무척 흥미롭지 않은가? 자신의 걱정 혹은 근심과 과거의 아프고 처절했던 기억을 가지고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자. 하나의 과정을 통해서 불행이란 터널을 극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봄날은 간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늘 회자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상우(유지태 분)와 철학자의 대화에서도 서로가 바라보는 사랑의 관점. 과거와 지금, 미래라는 시간이 화두로도 등장한다. 우리 연인들은 사랑이라 하면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데 간혹 과거를 들추거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기 상조일 만큼 미래를 계획한다. 사랑은 쌓여가면서 다면적으로 변할 수 있다. 사랑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내일만 생각하면 지금이란 존재하기 힘들다. 과거 또한 그 틀에 얽매이다 보면 현실조차 딛고 일어서기 힘들다. 지금에 충실하는 것,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랑이 연인과 부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상우와 은수(이영애 분) 각자의 입장에서 사랑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대화식 구성, 대담 느낌의 이야기가 더욱 몰입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랑 또한 확실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변해 간다. 두 사람이 아무리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해도 그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중략

최선의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는 '미래'가 필요 없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과거라는 기억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시간이 쌓여가면 미래의 사랑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미래란 현재가 누적되어 해결해 주는 답이므로 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연인 혹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세월이 흐른 뒤 연인, 가족으로 뭉쳐진 관계 안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할 수 있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을 부모의 영향으로 돌리지 맙시다.'

영화 똥파리는 제목처럼 똥파리 같은, 아니 그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제작했던 양익준 감독도 전세 자금까지 빼서 모든 걸 바쳐 만든 작품이라니 무엇을 더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는 사설이 될 것이다.

폭력이 심한 가정에서 자란 상훈(양익준 분)은 채무자의 빚을 받아주는 난폭한 생활로 생계를 이어간다. 윽박지르고 힘으로 군림하던 그에게 어느 날, 당당히 맞서는 십 대 청소년을 대면하게 된다. 힘을 사용해 주변을 제압하던 그에게 힘이 아닌 무언가에 이끌려 폭력과 잔혹성이 아닌 대안적 삶을 꿈꾸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철학자와의 상담을 시작한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모두 어긋난 길을 간다? 그것도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주관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똥파리'의 상훈처럼 하나의 상징적 계기도 중요하다. 이는 과거의 틀을 깬 경우이다. 과거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현실 앞에서도 무너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 한다. 과거의 사랑도 행복도, 학대도, 슬픔과 아픔도 애써 기억하려기보다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현재의 상태가 최선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과거에 사용했던 불확실한 의사소통과 언어 등을 바꾸어보는 것도 과거를 지우는 좋은 방법이라 하니 꼭 활용해보길 바란다. 예를 들어 과격한 단어를 사용했다면, 상대에게 안부를 먼저 건네는 행위. 처음에는 다 어색하지만 뭐든지 습관이 되면 익숙해짐도 잊지 않기를.

'경쟁자가 있어도 좋겠지만 그렇다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상대에 대한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 시인 윤동주가 열등감을 느꼈다니? 생각조차 하기 싫지만 영화 '동주'를 본 관객이라면 그의 사촌 송몽규의 천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를 쓰는 것을 좋아한 동주는 시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자괴감과 함께 철학자와의 대담을 나눈다. 늘 앞서가는 사촌 몽규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서일까? 그럼에도 그의 시는 자신이 생각한 만큼 쉽게 쓰인 것이 아니라 조국을 그리워하는 정신이 은유적으로 강하게 담긴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동주와 몽규는 선한 동반자였고,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서 조국을 위한 독립 투쟁을 한 것이다. 즉, 서로 비교하지 말자. 개개인의 과거가 어떻고 현재가 이러하다는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니 망각해도 좋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오리지널 작품을 출간한 기시미 이치로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또한 잊힌 작품을 철학적으로 다시 꺼내어보고 읽어볼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라 두 배의 기쁨이 느껴진 것 같다. 나쁜 과거의 기억을 일방적으로 지우기보다 현재를 디딤돌 삼아 미래로 나아가는 흔적의 통로로 삼길 바란다. 그것이 저자가 원하는 진정한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의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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