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리스트가 전하는 마음속 거인 만나기
이영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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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감성/이영조 저/인문학/심리학)


‘모두에게 동일하고 보편타당한 삶의 처방이란 없다.‘ 칼 구스타프 융

이 책의 특징은 심리적, 정신적 질환을 분야별 사례로 나누어 쉽게 설명해 줌과 함께 독자의 필요 성향에 따라 아동, 청소년, 성인의 사례를 현 상황에 맞게 읽고 적용해 볼 수 있는 맞춤형 심리 치유 상담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자녀의 성격유형 알아보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서는 아이에 맞는 성향을 바르게 파악하여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야지 부모의 성향이나 성격과 교육관에 맞추어 아이를 지도하게 될 경우 스트레스와 억압 등으로 아이가 어긋날 수 있음을 작가는 ‘성격 유형 검사‘와 ‘부모와의 심리 상담‘, ‘부모 코칭법 ‘등을 활용해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다.

열등감을 능가하는 자신감의 발휘, 어린 시절 일부 아이들에게 올 수 있는 ‘틱장애‘에 대한 대처법 등을 소개해 주는 부분에서는 모든 부모가 사랑의 결실로 만들어낸 사랑의 실체이자 자신의 2세인 자녀, 그들을 좀 더 사랑하고 관심을 전하므로써 ‘틱장애‘와 같은 정신적 장애를 극복하자는 작가의 솔직한 글의 의도 또한 접해볼 수 있다.

이어지는 사례 속에 자존감과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의 바탕 안엔 자존감이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인정 받는 것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사랑과 칭찬, 격려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은 형성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 라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내용 또한 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업신여기지 않는 인성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작가는 말한다.
물질만능 시대에 모든 것이 빠르고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부모자식을 중심으로 한 예절 교육은 올바른 인성의 가치를 형성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자존감 형성과 바른 인성을 기르는 시작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내 안에는 나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거인이 있다. 우리는 그 거인을 만나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자. 그 거인은 자기를 만나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p.75

책속의 내용엔 한 내담 여성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내용을 길고 장황하게 쓰다보면 책읽기의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기에 짧게만 정리해 본다. 그녀는 어린 시절 가정에서 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해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해 글쓴이의 센터를 찾아오게 되는데 가벼운 대화를 시작으로 모레놀이 치료 등을 통해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시도를 이어간다. 모레놀이라하면 익히 어린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법의 하나로만 인식되었던 생각에서 다양성있게 활용할 만한 도구임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이렇게 내담자 여인은 좀 더 진솔한 이야기로 자신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상담자에게 털어놓으며 닫힌 마음의 창을 서서히 열어가기에 이른다. 또한 사귀던 남성에 대한 오해와 질투에 관련 된 잘못도 스스로 시인하고 깨달아가며 자신감 있게 사과하고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여는 계기를 마련한다. 책의 내용처럼 가려진 구름 사이의 태양은 적절한 시간이 지냐면 밝게 타오르며 어두웠던 세상을 밝혀주기 마련이다.

이 모든 닫혀진 마음의 응어리와 원인은 어린 시절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과 자존감 하락, 거짓 된 자신감이라는 허울 안에 갇혀진 망상으로 세상에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을 수 도 있으리라. 그 치유의 방법은 스스로의 노력과 적절한 조력자, 마음 속 거인을 건드려 깨울 수 있는 자신의 자신감, 즉 자존감을 높히는 것임을 깊히 새겨둬야 하겠다.

다양한 사례와 이를 극복하는 내담자들, 자신의 콤플렉스를 떨쳐 내기위해 자신과 싸우는 여성, 단순히 외적으로 예뻐지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내적 아픔을 외적 아름다움으로 극복하기 위해 섭식과 폭식을 번갈아하며 자기 파괴를 행위는 콤플렉스 극복이 아닌 콤플렉스의 가중을 의미한다. 이에 따른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상담사의 자세와 미덕, 심적 격려와 위로 속에 목표를 뚜렷히 제시해 줌으로써 내담자는 변화하고 달라짐을 책의 내용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상처와 아픔은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으며 직장 혹은 학교에서 생활하는현대인의 고질적인 스트레스 또한 마음 속 응어리 진 거인을 더 불안스럽고 헛된 망상으로 빠지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이겨내는 용기는 조력자인 상담가를 통해 목표점을 찾을수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의지와 가족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례들로 구성 된 책의 구조를 통해서, 책을 읽고 있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심적 상태의 정도를 파악해가며 원하는 챕터의 상황 속 상담 사례들을 내 상태와 비교해 가며 책을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작품 속 사례를 보다보면 대개 갈등은 나와의 싸움, 제3자와의 관계성 입증, 가족 안에서 만연되는 부모와 자식간의 감출 수 밖에 없는 상처등이 주요한 사례로 언급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갈등의 실타래와 단초는 대개 비슷한 경우와 경험이 많으므로 맞춤 맞게 책의 내용과 결과를 활용해 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겁지 않고 쉽게 쓰여졌지만 공감이 갈만한 무수한 대화와 사례, 독자들 또한 겪고 있을지 모를 마음의 상처 등이 공통분모처럼 존재할지도 모를 책의 내용과 구성이 간결하고 명확하게 담겨 있어 쉼 없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책읽기 시간이 될 수 있음을 예견해 본다.

내 마음 속의 거인, 그 거인의 응어리와 아픔이 믿음과 용기, 사랑과 관심이라는 결실로 맺어지며 나라는 사람과 기쁨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거인으로 함께 공존하길 바란다.

저자는 ‘심리 상담‘이란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며 이야기를 마무리해 나간다. ‘나는 할 수 없어.‘ ‘절대 내겐 무리야.‘에서 ‘그래 지금부터 시작이야.‘ 나는 무엇이든지 이뤄낼 수 있어,‘ 라는 의지와 생각의 전환, 그것이 정신적 방황과 상처를 앉고 있던 내 마음 속 거인을 치유하는 힘이며, 내담자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또 다른 나로 거듭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부부관계에서 직장 생활, 직업의 문제, 동료와의 다툼 등 다양하고 해결될 수 없을 것 같은 많은 사례와 해결법을 제시해 주는 ‘마음 속 거인 만나기‘, 책을 통해 지금의 나의 심리 상태, 나약해진 몸과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 할 수 있다는 의지의 강화를 키워가는 내면의 가치 체력을 상승시키는 시간을 가져 보자.

그리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한 극복과 변화의 실마리를 찾아 자신을 돌아보는 책읽기를 시도해 보자. 분명히 이 작품을 통해 그 변화와 용기의 시발점이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를 파악해 가며 책을 읽는 재미, 정신적이며 심리적인 치유라는 어감의 거부감을 단번에 날려 줄 이야기의 바다에 가벼운 마음을 부여잡고 자신만의 닻을 올려 항해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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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셀프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권예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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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갈 수 있는 최단거리의 여행지를 찾던 중 대마도를 택했다. 그리고 이 짧은 시간에 활용할 만한 여행서를 찾던 중 가장 알맞은 셀프트래블 대마도를 선택하였다. 요소 요소의 포인트와 거리, 지점 등을 면밀히 분석한 작가의 친절함에 감사드리며 잘 간직하고 지니고 다닐 여행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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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글쓰기 특강 -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황선애 지음 / 북바이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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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바이북/김민영황선애 저/인문학/책이리기/글쓰기

좀 더 의미있는 서평을 써보기 위한 방법으로써의 서평 관련 책읽기. 나 뿐만 아니라 제3자를 위한 책읽기에 관련 된 고민으로 서평 쓰기에 대한 관심이 더해 갔다. 단순히 개인의 주관이 담긴 독후감을 벗어나 좀 더 객관적인 글쓰기를 고민하던 차에 ‘서평 글쓰기 특강‘과 만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우선 책읽기를 전제로 한 끊임없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읽고자하는 책에 대한 내용과 작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중요함을 전하며 이를 어떠한 방법으로 객관화하며 간단 명료한 서평 쓰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준다.

어떤 책을 선택해 무슨 내용에 중점을 두며, 어떤 부분을 발췌하여 어디에 포인트를 두어 책을 읽을 제 3의 독자에게 객관적인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주느냐가 주요한 책의 주제이자 포인트로 해석된다. 물론 덧붙인다면 글쓰기를 할 때 첫 단어, 문장을 쓰는 어려움처럼 책의 마무리, 즉 퇴고에 의해 완벽한 서평 마무리를 해야하는 중요성 또한 여러 작가들의 배경 지식을 동원해 강조하고 있다.

서평은 책을 읽는 독자 보다는 읽지 않는 독자를 위한 안내서 역할을 해야한다. 는 의견도 등장한다. 물론 서평자의 목적에 따라 좀 더 전문 독서가를 위한 비평서 개념의 분석과 객관화가 명료화 된 내용일 수 도 있으며, 반면 줄거리에서 올바른 책읽기의 방법과 작가의 의도 파악하기 등 책을 잘 읽지 않는 독자들을 향한 이정표 노릇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책의 말미에 서평을 하고 있는 파워 블로거, 전문 서평 강의자의 생각과 방향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다. 뭐든지 하나의 정도가 없듯이 이 부분의 목적에서는 다양성을 강조할 측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양도 중요하지만 목적과 의미에 맞게 간결한 서평 쓰기 기술, 꾸준함을 바탕으로 지은이의 의도, 책 내용의 발췌, 이를 분석하는 서평가의 능력, 스토리 라인의 깔끔한 설명과 객관적 평가의 마무리 등 한 권의 책을 평하는 건 흥미로우면서도 자기와의 싸움, 그 일종의 또 다른 글쓰기 장르임에는 틀림없다.

꾸준함을 가지고 매일 10분에서 15분씩 하루를준비하거나 마감할 때 의미를 되새길 만한 소재를 발굴해 글을 조립해 가는 묘미를 만끽해 보자.
단 한장의 사진이 소재일 수 도, 스쳐 지나간 누군가의 한마디가 소재일 수 있는 나의 의미 있는 글쓰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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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고구려를 세우다 역사 보물창고 4
강숙인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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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에 의해 완성 된 동명성왕의 서시를 동화로 승화시키다.
천제의 아들 해모수는 땅을 다스리기 위한 약속을 아버지인 천제에게 받아내고 오룡거(다섯마리의 용)를 타고 백일간 부여의 옛 궁궐을 발판삼아 땅을 통치하게 된다.

그러나 하늘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은 해모수는 신하의 묘책을 더해 꾀를 부려 바닷속 신인 하백의 첫째딸을 꾀어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의 인연은 잠시 뿐 해모수는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첫째딸 유화와의 또 다른 기약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버린다. 이처럼 주몽 설화 또한 신계와 인간계의 인연이 큰 뿌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신화를 통한 국가의 탄생, 그 중요성을 예지하고 있다.

그리고 끝내 부여의 금와왕에 극진한 대접을 받던 유화는 꿈을 통해 아이를 잉태하게 되고, 인간의 아기 대신 알을 낳게 되어 상서롭지 않은 일임을 직시한 금와왕에 의해 버려지지만 다시 유화의 품으로 돌아와 알을 깨고 옥동자급의 아이가 태어나기에 이른다. 그 아이가 바로 주몽, 고구려의 태조가 되는 것이다.
이는 박혁거세나 가야, 탐라국 김수로 건국 신화처럼 신비로움과 태생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례적인 측면에서도 유사함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렇게 유화의 아들은 부여의 금와 왕의 보살핌 속에 굳건하고 올곧게 자랐으나 금와의 첫째 아들인 대소 왕자를 비롯해 많은 왕자들의 핍박속에 결국엔 마굿간 지기를 담당하게 되는 어명을 받고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숨 죽이는 삶을 살아간다.

이 울분을 이기지 못해 유화의 아들 주몽은 자신을 따르던 벗들과 부여를 떠나 새로운 나라를 세우게 된다. 이 나라가 고구려이며 주몽 또한 고씨의 시조가 되는 것이다. 이후 고구려는 주변 국가인 비류수란 국가에 부침을 당하나 주몽과 그의 신하들의 비책을 통해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건국 2년만에 주요한 국가의 기틀을 수립하게 된다.

뒤이어 그의 숨겨 놓은 아들 유리가 찾아와 그에게 비류, 온조, 유리라는 세 아들을 갖게 된다. 이전 다른책에서 읽은바로는 비류와 온조는 곧은 성품으로 유리에게 아버지의 대를 이을 수 있는 기회를 넘기고 그들만의 나라를 건국한다는 이야기를 읽었으나 이 작품은 주몽 동명성왕의 이야기가 주를 이르므로 그 내용은 생략 된다.

이로써 주몽은 고구려의 초기 기틀을 잡아가며 건국의 아버지이자 하늘 신의 아들로써의 면모를 신화적 가치 측면에서 확립시키며 40세에 모든 일을 이룰만큼 이루었음을 깨닫고 다시 아버지가 해모수, 유화가 있는 하늘나라로 떠나게 됨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마감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주몽 신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동명왕편이 이규보에 의해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대한 배경지식과 신화로 창작 되는 건국시대 이야기의 정당성과 국가 성립의 시대적 요인이나 목적등이 십대 아동들이 읽기 쉽도록 명확하게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하게 영웅탄생의 신비와 긍정적 결론만이 아니라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인지하며 책과 만날 수 있음에 올바른 역사 인식에 필요한 첨가 요소가 풍성한 작품으로 소개할 수 있겠다.

한창 자라나며 꿈과 용기,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10대 초등학생, 이미 어른이 된 지금의 독자인 내게도 어린시절 즐겨 있던 영웅신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과거로 돌아가 현시점에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하는 교훈적인 내용과 재미 또한 부각되는 작품이라 다양한 세대의 분들께 소개할만 한 아동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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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역사산책 : 서울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시루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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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출판/최석호 저/역사/한국근현대사

이 작품은 단순히 서울의 골목길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의 흔적을 통해서 현존하고 있는 골목길의 애환을 작가의 통철한 분석과 자료 조사 등을 통해 하나의 골목길 예찬과 경외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역사 인문서라 정의 내리고 싶다.

‘골목길‘이란 과거와 현재에 존재하는 우리 문화 구조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 의문점과 영향력 등을 파악하며 글읽기에 집중을 했다.
누구에게나 한번 쯤은 골목길의 추억과 상상력이 자극 될 공간이므로 작가의 관점에서 어떻게 역사와 골목길을 매칭 시키며, 그에 합일 된 전통의 의미를 도출 시켰는지에 대한 궁금증 또한 더해지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부암동‘에 얽힌 사연은 책의 시작부터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킨다. ‘연암 박지원 선생‘의 등장과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한국의 미술가였던 구본웅, 김환기 화백으 작품 세계와 일화까지 소개하며 단순히 정보 차원을 뛰어 넘어 모르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단락들의 내용이 교훈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정동길‘ 산책 또한 골목과 함께 역사가 흐른다.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를 기리는 뜻에서 정릉이란 명칭을 하사했으나 이후 조선 3대왕이 된 태종에 의해 신덕왕후의 능은 옮겨지고 그 명칭마저 ‘정동‘이란 다른 한자어를 통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고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설명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역사, 서울안에서 작게 존재감을 보이던 골목길 내에서도 다양한 역사의 현장이 추억어린 증거처럼 우리에게 전해지며 콰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하나의 역사, 그 위에 우리 현대인들이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정동길‘하면 옛 건물의 우아한 정취와 뭔가 딴 세상에서 걷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역사가 묻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되며 수없이 지나다본 정동이 또 다른 관점의 공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렇게 역사적 이야기와 골목길의 콜라고, 작가의 기획 의도가 매우 의미 있게 다가오고, 책장을 넘길 수록 앎이란 지식의 양식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정동‘의 중심은 백범 김구선생이다. 상해 임시정부를 거쳐 무장투쟁, 도시락 폭탄 의거에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는 백범 김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어이없는타의적 독립을 당하고 난 후 김구 선생은 정동 인근 경교장(현 강북삼성병원)에 도착하여 생활은 시작하나 몇년 뒤 미정보요원 안두희의 총탄에 의해 서거한다.

서울의 골목길 ‘정동‘ 지역은 이처럼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분노가 공존하는 장소이며 이를 마음 속 깊히 간직하며 내일을 위한 거울로 삼아야겠다.

‘정동‘은 이처럼 외세의 침략과 침투 등 아픈면을 지니고 있지만, 성공회를 비롯한 선교와 건축적인 발전상에도 큰 발전을 이룸을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명동성당이 하늘로 뻗은 고딕의 느낌이라면 이 곳의 교회나 성당은 영국의 영향을 받아 로마네스크 형식을 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정동길을 작은 영국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한적하고 이국적이었던 건물의 배치와 도심지의 유형이 그런 느낌으로 다가 온다.

하지만 우리 고유 전통의 궁궐과 외세의 부조화스러운 벽돌 건물 등이 혼합되 듯 섞익 부분은 나름 전통미를 벗어나는 부적절한 인공미가 느껴져 아쉬운 점이 든다.

우선 눈에 띄는 ‘정동‘의 건물은 많고 다양하지만, 고종이 잠시 머물러 집무를 보던 중경전이란 곳이다. 그렇게 수십번 ‘정동‘길을 걸어 보았으나 그러한 건물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으며, 우리 주변에 이렇게 아프고 슬픈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낭만과 사색에 젖어 이러한 길들을 걸었다는 게 잠시나마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뒤이어 고종이 1년간 피신했던-아관파천- 러시아공사관의 터, 김구 선생의 안타까운 죽음이 못내 아쉽고 후회스러운 경교장까지 서울의 중심 중 하나인 정동길은 역사와 문화의 발전과 폐해의 다층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애잔한 건 독자로써 느낀 작은 착각일까?

‘서촌‘ 또한 현재 서울 서부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동네(?)이다. 독자인 나 또한 마음이 심란하거나 평안함을 요할때면 경복궁역에서 내려 통인시장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우리은행 부근까지 왕복으로 걷기를 하며 주변을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고 골목길에 자리 잡은 맛집을 찾아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 책에선 그러한 자잘함 보다 교훈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바로 ‘서촌‘을 대표하는 겸재 정선과 사천 이병연 선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일명 절친이었던 그들은 사천의 병으로 인해 겸재 정선이 그의 쾌유를 비는 의미에서 그린 희대의 명작 ‘인왕재색도‘의 탄생 비화를 전해 준다. 하지만 겸재 정선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사천의 병은 더욱 악화된다. 사천 또한 겸재 선생처럼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문필가였다고 전해진다. 이런 옛시절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 서촌에 존재하며 서촌을 걸으며, 겸재 정선과 사천 이병연의 우정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음직하다. 그리고 잠시 앞에 보이는 인왕산 기슭과 청와대를 바라보는 것도 눈을 밝게 정화시키는 방편이 될 것이다.

반면 ‘서촌‘이 값어치 넘치는 문화만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제 강점기 대표적 매국노라면 이완용을 들 수 있으나 서촌의 54%를 매입해 자신의 아방궁으로 삼았던 윤덕영이란 인물은 생소할 것이다. 한입합방의 최종 마무리에 해당하는 옥쇄를 일본측에 넘긴 댓가로 그는 일본에게 엄청난 보상금을 받는다. 그리고 서촌의 서쪽 중심부를 모두 매입하여 자신의 가족을 위한 저택까지 짓기에 이른다. 이러한 아픈 역사를 모르고 낭만에 젖으며 ‘서촌‘ 나들이를 했던 내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해 본다.

다행히 그가 매입하고 건축했던 집들은 화가 박노수에 의해 재매입 되어 최종적으로 나라에 기부되며 땅과 건물의 일부가 작고하신 박노수 선생의 이름을 따서 박노수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다. 또한 박노수 선생은 말년에 자신의 작품 500점 이상을 기부하여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을 지상에 남기시고 가신 것이다. 어디에든 명과 암이 있지만 아픈 과거의 서촌 역사를 아름답게 마무리 해주신 박노수 선생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제 다시 걷게 될 서촌길, 더 많은 기대와 깊히 있는 마음가짐을 지닌 채 걷고 사색해야 할 것 같다. ‘서촌‘, 그래서 참 좋은 서울의 촌스럽지만 우아한 골목길이다.

‘동촌‘길은 쉽게 말해 동대문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낙산이 주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키포인트는 ‘간송 전형필‘의 미술 작품 수집이 큰 의미를 차지한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의 소중한 고유 문화 유산이 밀반출 되거나 소실되지 않도록 노력했던 간송 전형필, 그리고 동촌 성북동에 간송 미술관을 설립해 그 고귀한 전시품을 전시했다고 한다.

또한 보성중고를 인수하여 민족의 위대한 인물을 길러냈다하니 이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렇게 동촌길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대학로 뒷편 이화동 벽화마을을 비롯해 낙산 공원 성곽길을 걸으며 동쪽 서울의 정취를 느껴 본 사람들은 무척 많았을 것이다. 또한 혜화로터리를 따라 성북동 길에 이를때까지 완성 되는 ‘동촌‘길 탐방로, 나 또한 과거 그 어느 때 이 길을 차로 이동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그 시간의 역사를 거슬러가며 책에서 작가가 지적하는 역사적 사실을 대비시켜가며 독서에 빠지다보니 그 어느때 보다 감회가 새로운 책 읽기였다.

단순히 거리 혹은 골목길을 걷고 사색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지역, 길, 골목에 담겨 있는 역사적 의미를 깊히 있게 인식하며 책 읽기를 해보니 역사에 대한 작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겐 교육적인 측면에서 그 무엇보다 큰 의미와 교훈적인 독서 읽기의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서울의 주요 골목과 마을길에 담긴 가슴 아프거나 애잔했던 역사들과 그 안의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들, 다시 그 길을 찾게 되면 좀 더 유심히 그 지점 하나하나를 탐독하고 무게감 있게 음미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그 소중하고 의미 넘치는 기회를 머잖아 꼭 마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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