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 렉처 사이언스 KAOS 12
임창환 외 지음, 재단법인 카오스 기획 / 반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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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4찬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혁신기술인 AI, 우리는 어느새 익숙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인간처럼 생각하는 컴퓨터, 로봇 등의 시스템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AI에 대해 알고 있는가? 설명할 수 있는가? 물어본다면 나는 선뜻 답을 하기가 어렵다. 단순하게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하고 학습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정도의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의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AI가 있다. 사회·경제·산업·교육 전반에 걸쳐 AI는 도입될 것이다. 우리는 AI로 인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도 하고 기대하기도 한다.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면 AI가 무엇인지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재단법인 카오스 기획/반니

 


고맙게도 『 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 』는 AI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AI는 과연 대치할 인간의 적인가? 공존할 인간의 친구인가?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AI가 꿈꾸는 세상을 알아가다 보면 위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I는 생각보다 오래된 연구 분야로, 1950년쯤에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만들려는 시도로부터 출발한다(p.167). 당시에 처음 등장한 컴퓨터를 가지고 단순히 계산을 넘어서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어보자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시작하였다. 그래서 1950~1960년대에는 일반적인 지능을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는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는 잘 적용되지 않았다. 1970~1980년대에는 지식을 기계에 집어넣어서 문제를 푸는 지식 기반의 전문가 시스템 기술을 산업화하였다. 이 또한 한계를 드러내고 2,30년에 걸친 긴 AI 빙하기에 접어들게 된다. 이 빙하기 시기에 기계 스스로 학습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딥러닝이 발전하면서 혁신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머신러닝은 기본적으로 기계가 학습하는 것이다. AI 빙하기 동안 데이터가 풍부해지고 컴퓨터 파워와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딥러닝은 인공지능 문제점들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딥러닝도 한계점은 있다. 아주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또 이를 처리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하다. 그리고 딥러닝은 도출한 결과에 대해 왜 좋은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설명가능 인공지능은 여러 가지 인공지능 모델의 설명성과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재단법인 카오스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로, AI와 함께 하는 미래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소개해 주고 있다.

1. AI와 뇌과학이 바꿀 인류의 미래 _ 임창환(한양대학교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2. 수학을 통하여 세상을 3차원으로 보는 법 _ 현동훈(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

3. 게놈 데이터를 이용한 정밀의학 _ 이세민(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4. 인공지능으로 엘니뇨 예측하기 _ 함유근(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5.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의 현재와 미래 _ 한보형(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6. AI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다! _ 최재식(KAIST AI대학원 부교수/설명가능 인공지능연구센터장)

7. 인공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인가? _ 장병탁(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8. 바이오메디컬 인공지능 _ 신현정(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9. 헬로 딥러닝 :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딥러닝을 이해하기 _ 남세동(보이저엑스 대표)

10. 음악과 인공지능의 만남 _ 이교구(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개인적으로는 순차적으로 읽는 것보다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6번째 강연과 9번째 강연을 먼저 읽고 개념과 흐름을 정리한 뒤에 다른 강연들을 접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래프와 그림 등 자료가 흑백으로 제공되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점은 아쉽다.

 




생각보다 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AI를 만나볼 수 있다. 인간처럼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고자 하는 AI가 역으로 뇌를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미지의 대상인 뇌는 연구하려면 다양한 조건에서 많은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실험해야 하나, 조건이나 피실험자를 통제하기가 힘들고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에 AI는 뇌를 연구하는 도구로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AI는 뇌연구에 도움을 주며, 밝혀진 뇌의 비밀은 새로운 AI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서로 협력하는 공존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 인간의 상상력과 AI의 발전은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 생명윤리는 지켜져야 하고 큰 파장을 불러올게 분명하기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사의 얼굴일 수도 악마의 얼굴일 수도 있다. AI가 뇌에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과 장애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천사의 얼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법적, 윤리적 문제 그리고 개인 정보에 관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준비와 자세가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AI의 산업 응용은 앞으로 큰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기부와 맥킨지에서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로 의료분야는 최대 109조 원, 제조 분야는 92조 원, 금융 분야는 47조 원의 효과를 보게 된다고 한다. 주력 산업들 또한 AI 기술을 계속 적용하면 최대 2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예상한다. 놀라운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전체 직업군이나 여러 가지 생산 환경 등 산업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에 두려움과 반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AI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미래를 제시하고 AI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권하고 있다. 그리고 기계가 대체할 직업들에 대한 대비도 언급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유연하면서도 기준이 명확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제 AI는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AI 가수, 광고모델, 인공지능 비서가 등장했다. 그리고 고인이 된 가수의 목소리를 복원하거나 베토벤이 완성하지 못한 10번 교향곡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해서 판단을 내리는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음악, 퍼포먼스 및 대화를 나누는 등의 인간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영역까지 확장된 AI를 접하면서 묘한 감정을 느낀다. AI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AI 기술이 보여준 이 놀라운 성과에 감탄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데이터가 잘 만들어지지 않으면 오류를 범한다. 인간에게는 너무나 간단한 문제라도 인공지능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판단 결과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AI의 미래는 어떤 현상이나 결과가 일어난다면 그렇다고만 말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 어느 요소가 영향을 끼쳐서 그런지 설명하는 것이 목표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변화의 파도가 덮치는 순간 탈 것인지 빠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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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 - 그런 당신을 위한 블로그라는 세계
김슬기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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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

이 책은 김슬기 작가가 세상과 소통하고 같은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는 창구로 '블로그'를 활용하게 된 배경과 자신이 꿈꾸는 내일을 위해, 세상을 위해 글을 쓰는 일상을 들려준다.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김슬기 지음/엑스북스



내향적이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그 하고픈 말을 블로그에 발행한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만나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고, 관심받고 싶지만 관심받고 싶지 않은 두 개의 마음을 모두 존중하는 방법. 결코 공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마음의 충돌을 화해시키는 선택으로 블로그라는 집을 짓고 조용히 글을 쓴다. 다양한 SNS 중 자신의 성향과 글에 가장 알맞은 것은 블로그라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고, 블로그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한다.

 

쓰는 사람이 되다.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김슬기 작가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우여곡절과 도전기를 읽다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엄마이자 아내이기 전에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돈을 벌고 싶다, 독립하고 싶다, 존엄하고 싶다' 제목의 글 한편에 쏟아진 많은 공감이 납득이 된다. 같은 고민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정해지지 않은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고 용기를 준다. 4권의 책을 출간하고 매년 새로운 활동을 벌이는 등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가는 김슬기 작가의 도전과 성취는 내 삶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블로그 세계 그리고 확장된 공간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지만 서평을 올리기 위한 공간이 가장 이유여서 서로이웃 신청이나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이 책에서 만난 김슬기 작가만의 블로그 활용이 놀라웠다. 엔젤님의 블로그 시작기가 특히나 흥미로웠다. 부모 입장에서 먼저 SNS를 권유한 것은 존경스러웠고 엔젤님 블로그를 가족의 소통과 화합의 장소로 활용하고 블로그 이웃으로 평등한 관계로 만난다는 이야기는 부러웠다. 나도 우리 애들에게 권해볼까? 고민이 될 정도로.

그리고 <블로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Q&A>는 김슬기 작가가 경험으로 체득한 정보들이 가득한 부록이다. 진솔하고 꼼꼼한 답변은 그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블로그 입문자나 잘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좋은 팁이 될 것이다.

 

『내향적이지만 할 말은 많아서』

삶이 글이 되는 사람, 글이 삶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멈추지 않는 김슬기 작가의 쓰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그 공감은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내어 놓아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연대와 공감이 용기의 크기를 키워준다는 그녀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고픈 말을 세상에 내어 놓는 일,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시작이리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놓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하고도 다정한 김슬기 작가의 응원이 듬뿍 담긴 책을 우리에게 권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얻은 배움을 내 인생에 적용하는 나의 하루하루. 그 시간은 어느새 '루틴'이 되고 나의 본분이 된다."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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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부 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이수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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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부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 10평 남짓 공간에 테이블 하나, 손님은 한 팀만, 영업은 저녁시간뿐 셰프 혼자 요리하고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이 전하는 가치


이수부키친,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이수부 지음/위즈덤하우스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 책을 통해 이수부 셰프를 알게 되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원테이블로 저녁시간에 한 팀만 받는 레스토랑으로 메뉴도 없어 그날 셰프가 직접 구입한 재료들로 그때그때 만든 메뉴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셰프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이니 자연스레 손님들이 호스트 역을 하게 된다. 좋아하는 와인을 가져오고 음악을 고르는 등 자연스레 레스토랑에 그들의 색을 입히고 향을 스미게 한다.

솔직히 간판도 없고 골목 안에 있는 원테이블 레스토랑이라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닐 텐데 이 공간을 만든 이도, 이 공간을 찾는 이들도 궁금했다. '이수부' 셰프는 어떤 마음으로 '이수부키친'을 시작하고 이어가고 있는지 우리에게 털어놓는다. 그 안에는 단순히 요리에 대한 마음가짐, 미니멀리스트 키친을 시작하게 된 배경뿐만 아니라 인간 '이수부'가 살아가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맛'

'맛'에 대한 그의 성찰이 흥미롭다. '맛'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분석은 조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 전에 '맛'에 대해 진심인 그를 보여주고 있다. 셰프이기 때문에 이렇게 고민한다기 보다 좋아하기 때문에 요리를 공부하게 된 것 같다. 식재료의 제약을 알게 됨으로써 조리 기술이 발달하게 되었다는 그의 말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좀 더 나은 '맛'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 요리로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고 싶어졌다. 그는 '맛'을 혀(살아있는 기억의 더듬이), 질감(입속의 중요한 사건), 색(맛의 조화를 만드는 기본 안료), 향(관능적인 맛의 기억), 소리(맛을 둘러싼 몸짓의 부딪힘, 쾌감)로 구체화하고 있다. 맛에 대한 단상을 적은 시를 읽으면서 조합을 통해 존재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복잡하고도 섬세한 '맛'의 세계를 갈구하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공간'

공간에 대한 이수부의 캐치프레이즈는 '사람이 엮은 공간이 사람을 엮어주는 곳'이다.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꾸민 공간이 사람들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엮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한다. 이수부키친을 이용하는 손님의 모임 형태는 편한 사이이거나 집으로 초대하고 싶은 사람 간의 교류인 경우가 많으니 나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수부 셰프는 밝히고 있다. 따뜻한 심야 식당 같은 공간의 주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이수부키친'을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아웃테리어에서 인테리어 그리고 심테리어까지 고민한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와 관심, 요구를 외면하지 않고 페스토를 온라인 판매를 한다든지 SNS를 한다든지 관성에 젖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모바일 세대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계와 만남이 달라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금, 외식업 또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일 것이다. 미래 공간 개념의 변화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변화하는 시대에 그의 고민도 깊어진다.


 


 


'조리법'

조리란 타인의 생명을 가져다 내 안에 들이는 것이다. (p.154)

이수부 셰프는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재료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요리를 지향한다. 그러기에 시장에서 필요할 때 신선한 재료를 사는 것을 최선으로 한다. 외국에서 요리를 배운 이로써 한식의 숨결을 담고 싶어 고심하는 부분들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재료를 살리고 미니멀리스트 키친만의 공간을 위한 다양한 열원을 시도해 보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 또한 식생활과 건강한 삶을 연결 짓는 이수부 셰프의 책임감, 마음가짐이 오롯이 드러나게 한다.

심심한데 재료의 맛이 살아있다, 익숙한데 뭔가 색다른 느낌이다…… 이수부키친에서 먹은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수부 셰프의 철저한 원칙에 기인한다. 이런 노력과 배려가 모여 원테이블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수부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미니멀리즘'

요리 또한 자신을 보여주는 형태이기에 이수부 셰프에게 '미니멀리스트 레시피'는 필연적인 만남이었다. 단순하고 간결하되 본질을 담고 있는 최소한의 터치. 조리부터 공간, 서비스까지 미니멀을 선택한 그는 덜어냄으로써 부족한 것이 아니라 비울 수 있어서 오히려 채울 수 있는 여백이 생길 수 있도록 하였다. 손님이 찾아와야 하는 공간인 레스토랑에서 이런 시도는 큰 모험이자 저항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 곁에 '이수부키친'이 남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걸 보면 그의 마음과 통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이수부 셰프가 엮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엮어져 그 공간이 이어지는 오늘이 계속되고 있다. 편안하고 군더더기 없이 마음을 나누는 기억이 쌓이는 곳, 이수부키친이다.

 

혼족이 늘어나 혼밥이 유행해 간편한 배달음식과 밀키트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원테이블 미니멀리스트 키친> 이수부키친은 덩그러니 떨어진 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맺는 관계라는 게 만나서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깊어져가는 거라면 편안하고 친밀한 우리만의 공간을 찾게 마련일 것이다. 집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교감하면서 오롯이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 적당한 요리와 술과 음악이 갖추어져 있다면 그 만남은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 역할을 누군가에게 해주고 있는 이수부키친, 그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넘치는 시대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그만의 감성과 가치관이 새삼 부럽다. 몸을 잘 관리하셔서 우리 곁에 계속 머물러주는 공간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그가 공개한 <이수부의 미니멀리즘 레시피>와 특별한 소금(소금 누룩, 죽염)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는 소금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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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쑥 크니까 고래책빵 어린이 시 4
모모도서관 친구들 15명 지음, 임숙자 엮음 / 고래책빵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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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에게 말걸기 작은도서관'

너무나도 이쁜 이름의 도서관에 모여 책을 읽고 놀이를 하며 언니, 오빠, 동생, 친구가 된 어린이 15명의 시와 그림으로 채워진 『금방 쑥 크니까』 시집이 나왔다.

 

금방 쑥 크니까/모모도서관 친구들 15명 글.그림/임숙자 엮음/고래책빵



'모모'는 예상대로 미하엘 엔데의 <모모>였다. 이 시집의 엮은이인 임숙자 관장님은 마을에 모모 닮은 한 사람 있어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박하게 마련한 공간에 '모모에게 말걸기 작은도서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모모'라니, 국민학생 때 모모를 처음 읽고 빠져들었던 그 시간이 떠올라 노란 빛깔이 나를 감싸듯 따뜻하고 포근해졌다. 이런 모모 도서관의 꼬마 작가들이 직접 쓰고 그린 시집은 어떤 책일까?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먼저 꼬마 작가의 멋진 인사말과 사인을 만날 수 있었다. 또박또박 직접 쓴 인사말들에는 두근거리는 마음과 자랑스러운 마음, 시를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이 한가득 담겨있다. 그리고 연습을 많이 한 듯한 사인들이 멋지게 반짝이고 있다. 시를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작지만 커다란 꼬마 작가들의 초대장을 받았다. ♡행복해지세요!

 

초등학생들의 시상은 참 다양했다. 깨끗하고 순수하고 따뜻하고 예측불가한 감정들이 담겨있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제각기 다른 감성을 가지고 시를 짓는 어린이들이 그려지고,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어린이의 생각이라 얕볼 생각은 결코 없었지만 생각의 깊이에 감명받은 시들도 있었다. 그리고 어린이 특유의 발랄함이 녹아든 시들도, 나도 그랬었지 하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리운 시들도 있었다. 시를 어렵게 생각하는 나와는 달리 일상의 소재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꼬마 작가들이 크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시 씨앗들을 잘 심고 시 꽃들을 활짝 피우는 작업이 그들의 삶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길은 여러 가지이고, 그중 시가 발산의 창구가 된다면 좀 더 관찰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구멍 난 양말 - 강연송(1)

구멍 난 양말을 보면서 상처가 나서 아프겠다고 염려하는 순수하고 훈훈한 마음이 와닿는 시이다.

 

개미 - 강연송(1)

개미는 작다

개미를 안 발블라고 하는데

자꾸만 발핀다

글의 맛을 살려 그대로 싣는다는 주석처럼 맞춤법이 맞는다면 이 맛이 안 살 것 같다. 옆에서 읽어주는 것처럼 길에서 개미를 밟아 안타까운 것처럼 생생하게 와닿는다. 생명을 귀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 사랑스럽다.

 

. , ! ? - 강연서(5)

'오늘은 '시'라는 요리를 만들어 볼 거예요'로 시작하는 이 시, 독특한 발상이다. 시를 요리에 비유해서 풀어내는 내용들 중에서 '비유법' 가루와 '감동 양념'을 탄 '고운 마음 물'을 3큰술 넣어주세요. 시구가 눈에 들어온다. 시를 짓기 위해서는 고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의 곱고 보드라운 심성이 전해져오는 어여쁜 시였다.

 

세 친구 - 김세이(3)

홀수이면 생기기 마련인 상황들에 대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시이다. 적절한 그림까지 더해져 자기 빼고 둘이서만 속닥거리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아이의 속상한 마음이 전해져 온다. 어른인 나도 그럴 때가 있으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렴. 토닥토닥,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하지 - 강연서(5)

늦게 들어간 해가 해 엄마한테 혼이 난다. 하지라 너무 늦게 들어갔나 보다. 이렇게 재미나게 표현된 24절기를 만나니 절로 '하지'가 기억된다.

 

비 - 김하영(6)

'구름도 엄마와 싸웠나 보다' 표현을 보고는 아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다고 평했다. 좀 더 크면 '구름도 엄마한테 혼났다'라고 했을 거란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혼이 냈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옆에서 같이 읽으면서 종알거리는 그 입이 귀여워 한참 바라봤다. 그런데 시인과 똑같은 나이라는...

 

가을 - 강연경

오늘부터 봄! 내가 정했다. 나도 이렇게 정하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다. 날씨의 변화를 인식하고 계절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모습에 자연과 주위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얼른 이 겨울이 끝나 봄이 오길 바라는, 코로나19가 끝나 함께 뛰놀 수 있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오늘부터 봄! 오늘부터 코로나 끝! 외치고 싶다. 내가 정했다.

 

말 한마디 - 강연준(3)

말 한마디가

웃게 하고 울게 하고

기쁘게 하고 슬프게 하고\

 

말 한마디가

친하게 하고 싸우게 하고

힘 나게 하고 힘 빠지게 하고

 

말 한마디가

우리를 조종한다

말 한마디의 힘을 잘 표현한 시이다. 주워 담을 수 없는 말, 진중한 생각 끝에 한마디 한마디 진실한 말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무서운 시였다.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을 관찰하는 눈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찰한 무언가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 후 타인에게 들릴 수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해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위를 살피고 자신을 살피고 친구를 살피는 어린이들이 지은 시들을 만나 행복했다. 시를 쓴다는 것이 나의 행복이라는 꼬마 작가들의 작품을 계속 계속 만나고 싶은 팬으로서 즐거운 놀이처럼 이어나가는 <모모에게 말걸기 작은도서관 사계절 글 농사 프로젝트>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모 친구들이 두 번째 시 꽃을 피운 책 『금방 쑥 크니까』를 다 읽고 나니 첫 번째 시 꽃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딱풀을 선물해 줄게》 이 책에 담긴 기발하고 순수한 시도 얼른 만나봐야겠다. 그리고 또다시 우리를 찾아올 모모 친구들의 세 번째 시 꽃을 기다려야겠다. 어떤 향기를 머금고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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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 제1권 바다와 교류의 시대 - 믿고 보는 신일용의 인문교양 만화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1
신일용 지음 / 밥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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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용 인문 만화가의 새로운 시리즈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는

1. 바다와 교류의 시대

2. 탐욕과 정복의 시대

3. 독립과 냉전의 시대

4. 부패와 자각의 시대

총 4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1.바다와 교류의 시대/신일용/밥북

 


첫 번째 책인 <바다와 교류의 시대>를 읽어보았습니다. 같은 아시아 대륙에 속했지만, 역사상 우리나라와 교류가 크게 없었던 지역이라 동남아시아에 대한 배경지식은 한정적인 편입니다. 벼농사, 향신료, 관광업 등 단편적인 이미지이죠.

이런 동남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근래 시청한 KBS 역사저널 그날 <대항해 시대>편이었습니다. 서양의 신항로 개척사를 살펴보면서 그들의 오만함과 잔혹함에 휘둘려 고통받은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서양 세력의 제국주의로 전 세계가 식민지 전쟁으로 팽팽하게 긴장된 시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만 치중하여 다른 나라를, 다른 민족을, 다른 인간을 도구처럼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지 분노가 치밀더군요. 그래서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저히 서양 중심 시각의 세계사가 아닌 균형 잡힌 아시아 역사, 특히 동남아시아 역사를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이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저자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왜곡되거나 부정적인 동남아관이 아쉬워 동남아시아의 비장한 역사와 극복해낸 인간의 역동성을 그려내 동남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인 이 책에서는 전반적인 동남아시아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지정학을 풀어내고, 이민사와 동남아시아에 세워진 위대한 제국들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아픈 역사인 식민지 시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유독 지리에 약한 저인지라 여러 나라와 지명, 지형들이 나와서 파악하는 데 힘들었지만, 만화로 소개된 책이라 활자 책보다는 좀 더 여유 있고 재밌게 따라갈 수 있는 호흡이었습니다.

'동남아의 지정학'과 '동남아의 이민사'는 동남아시아 역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훑고 있는 꼭지라 4권 모두를 읽고 다시 읽으면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물과 땅, 대륙과 도서지역으로 구분하여 역사적, 문명적 접근을 합니다.

 

 물은 연결하고 땅은 가로막는다. 

 

대륙지역에서는 힌두교가 불교로 대체되거나, 도서지역에서는 힌두교가 이슬람교로 대체되는 등 종교, 산업 여러 면면에서 다른 점을 보입니다. 이런 변화는 동남아시아의 지정학적 위치로 설명이 됩니다. 인도양, 태평양 두 개의 위대한 바다 사이와 인도 문명과 중국 문명 두 개의 문명권 사이에 위치한 동남아는 '세계의 교차로'로 수많은 이방인들이 흘러들어 왔다가는 흘러나갔고 그로 인해 다양한 문명과 민족이 섞여진 공간이 되었던 거죠. 중국인, 일본인, 아랍인, 유럽인, 미국인 등이 지나갔고, 그들이 남긴 저마다의 흔적들이 남아 모든 것을 내뱉지 않고 뒤섞은 카오스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수백 년간 동남아 향신료 무역을 독점한 아랍 상인과 동남아 상인의 이슬람 카르텔 때문에 비싼 가격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육식 문화의 유럽인들은 직접 향신료 항해 길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포르투갈이 시작한 대항해의 길을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 남서를 가리지 않는 유럽의 바닷길 진출은 동남아를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합니다. 그리고 특용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는 방식인 플랜테이션 도입으로 식민지 정책이 달라지게 됩니다. 클로브, 넛메그 등을 찾아 떠난 무역로를 장악하는 '점의 개념' 식민지에서 재배를 위한 땅을 정렴하기 위한 '면의 개념' 식민지로 확대되었던 것입니다.

 

동남아를 차지한 서양 강국들의 교묘한 정책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인과 인도인을 이용하여 동남아인들을 관리하게 하는 방식과 헐값으로 쿨리의 노동력을 사고 도박, 매춘, 아편 사업을 운영하여 그 돈을 다시 착취하는 구조 그리고 이를 정당화하는 기만적인 태도에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식민지 시대를 자세히 알아볼 『탐욕과 정복의 시대』으로 동남아시아의 가슴 아픈 현대사가 펼쳐질 것 같네요. 만화로 알아보는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시리즈, 우리나라 옆에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동남아시아를 열린 마음으로 알아갈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복자 서양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세계사관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기와 말레이시아 국기의 일화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책에서처럼 저도 네덜란드와 미국의 국기를 모방했다고 생각해서 부끄러웠습니다. 우리의 기준이 얼마나 서양에 맞춰 있는지 알 수 있는 예시였네요. 이 책을 통해 동남아와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됩니다. 시리즈 다른 책들도 조만간 읽어봐야겠습니다.

 

너희들이 지금 지나가는 이 길로 수많은 자들이 지나갔다.

... 너희들도 곧 사라질 것이고 자기는 이 땅에 남을 거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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