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친구 맞니 책 먹는 고래 26
서가숙 지음, 유희경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통해 3편의 동화를 만날 수 있다.

- 우리가 친구 맞니

- 못된 고양이

- 알 낳기 싫어

3편 모두 아이들에게 친근한 동물이 주인공으로,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하게 만든다.

 

표제작인 <우리가 친구 맞니>은 위기를 맞은 토끼가 독수리, 바다거북과 친구가 되자는 꾀를 내는 걸로 시작한다. 토끼는 독수리의 검은 속내를 알고 경계하는데 바다거북은 독수리를 좋은 친구로 생각한다. 과연 독수리가 토끼와 바다거북을 진정 친구로 생각하는 걸까?

 


각자 걱정거리를 털어놓는 세 친구. 자식 걱정이 가장 크다.

 

"친구라, 어떤 친구? 친구란 서로 도와줘야 하는데, 서로에게 어떤 일을 도와줄 수 있지? 사는 곳도, 먹이도 다른데 친구가 되면 만나서 뭘 하지?"

 

독수리가 토끼에게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장면이다. 아이들과 같이 얘기 나눌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친구란 무엇인지,

이렇게 다른 종의 동물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그러면 지구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만약 친구가 되었다면 만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얘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못된 고양이>

고양이는 인간이 사는 마을에서도 쫓겨나고 동물의 왕국에서도 쫓겨난다.

고양이는 왜 쫓겨나게 되었을까?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잘못은 따로 있다. 아이들이 읽으면서 고양이의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알 낳기 싫어>

빼빼, 혼자 있기 좋아하고 다른 닭과 병아리 모습을 관찰하는 이 작은 병아리는 "싫어"를 입에 달고 산다.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던 빼빼는 엄마와 살던 철조망이 둘러진 농장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아가, 철조망 바깥세상은 위험하단다. 우리는 보호받고 살고 있어서 이곳이 안전해. "

"여기는 자유롭게 마음대로 다닐 수 있어."

"내가 원하던 삶이야. 난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싶었거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엄마와 이별하고 다른 세상으로 나온 빼빼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빼빼의 남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들어보면 좋겠다. 죽어도 좋다며 자유로운 삶을 찾아 나선 빼빼의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결과가 좋아야 선택이 옳은 걸까? 아니면 자신의 신념, 꿈대로 나아가는 선택 그 자체가 옳은 것일까?

자유를 찾아 떠난 빼빼는 다른 닭과 똑같은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고 사랑과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것. 하지만 나는 자유를 찾아 떠난 순간, 빼빼는 이미 다른 삶을 살았다고 본다.

 

책을 읽기 전 <작가의 말>을,

책을 읽은 후 <쓰고 나서>를 통해 생각하는 독서를 실천해 보면 좋겠다.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아이의 시선에 맞게 잘 풀어쓴 동화책으로, 아이들이 작가님의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기를 바란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마음챙김의 시작
안미라 지음 / 더난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마음 챙김의 시작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안미라/더난출판사

 


코로나19로 인해 사회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홈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헬스장, 도장 등 각종 운동시설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자 사람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하고 단순한 운동을 중심으로 트레이닝을 시작하더군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코로나19로 확찐자가 되어서 올해 중반부터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책을 통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신체의 변화나 운동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대처하고 있는데 막상 마음의 상처나 병, 고통은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들 그럴 거야. 뭐, 이렇게 사는 거지.' 자조 섞인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며 애써 외면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본인 자신이기에 몸이 아프면 병원 가고, 운동하듯이 마음도 아프면 병원 가고, 치료받고, 살펴줘야 하겠죠. 저도 머리로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선뜻 찾아가게 되지는 않네요. 그렇다면 마음 홈트레이닝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외국 항공사에서 6년간 스튜어디스로 일한 저자는 난기류로 인한 비행기 사고를 겪으면서 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재활운동인 필라테스를 만나게 되었고 진정 몸을 위한 운동이 무엇인지 깨닫고 운동 강사로 이직까지 했다고 합니다. 강사 일을 하면서 몸의 통증은 마음의 아픔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명상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는 회원분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의 마음까지 치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8년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은 이 책에는 진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 홈트레이닝'에 대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안내합니다.

본인 마음의 소리를 듣고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우리 현대인의 고질병인 번아웃과 무기력,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먹는다', '생각을 바꾼다' 이렇게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픈 곳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마음의 고통을 줄이기 해서는 생각하는 것을 바꾸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타고난 성격을 바꾸기는 힘드니까요. 가소성에 의해 내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뇌가 변화하고 움직이는 습관에 따라 몸도 바뀔 수 있습니다. 저자가 1000일 수행을 한 것처럼 우리도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것을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고 왜 그럴까? 자신의 마음과 몸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어느 순간에는 생각도 자연스레 변하지 않을까 싶네요.

 

'네가 그랬구나, 네가 지금 이렇게 하고 싶구나. 그러고 싶어서 마음이 요동을 치는구나.'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미처 살피지 못한 몸과 마음의 신호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30개의 마음 챙김 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문구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타인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이 아니라 본인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본인을 살피는 데 진심인 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인을 대할 때 저의 약점을 건드릴까 봐 자격지심으로 날을 세우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 자격지심이 피해의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왜곡하지 않도록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성격이 급한 저인지라 더 어렵게 다가오네요. 하지만 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저에게 있으니 제가 변화하는 게 맞겠죠. 저자의 말씀처럼 포기해도 멈추지 않고 또다시 도전하다 보면 저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바람을 가져봅니다.

 


 

저자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 마음 홈트 방법을 읽으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곳곳에 흘러넘쳐서 솔직히 부럽더군요. 하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저자의 삶은 평탄치 않았기에 그 부러움은 곧 부끄러움이 되었고, 용기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 코로나19 팬데믹. 이제는 '위드 코로나'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음 홈트는 필수! 아닌가요?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원하는 우리, 평온한 오늘이 되기를.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추천합니다.

 

 

나야, 괜찮니?

나야, 많이 힘들었지?

나야, 잘하고 있어.

나야, 수고했어!

나야, 고마워.

나야, 사랑해.

 

<더난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인>을 만났다.


나인/천선란/창비/소설Y


한 번쯤 누구나 해봄직한 생각들이

지구에 우리 인간만 살까? 다른 외계 생명체들이 인간의 외형을 한 채 섞여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인>을 통해 청아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으로 펼쳐진다.

 

정의롭고 용감한 17살, 하지만 평범한 고등학생인 유나인의 일상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처음 본 남학생이 우리는 같은 종족이며 인간이 아니라고 한다.

갑자기 열 손가락 손톱에서 싹이 나기 시작한다.

나인은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한데, 지모(유지 이모 -> 지모)는 차분하게 비밀을 알려준다. 그들은 리겔리 행성의 누브 종족이며, 수명이 다해 멸망한 행성에서 지구로 이주해왔다.

나인처럼 시기가 되면 손가락 끝에서 새싹이 나고 그 열 개의 새싹 중 세 개 미만의 새싹이 종자를 키워낸다. 그 종자가 나인처럼 아이로 자라는 거란다.

 

 

 

이런 나인에게는 절친 현재와 미래가 있다. 현재는 감수성이 풍부한 공감력 좋은 아이이고, 미래는 침착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의 어른스러운 아이이다. 나인은 갑자기 밝혀진 탄생의 비밀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을지 말지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걱정인데 그보다 더 큰 사건과 추악한 비밀이 기다리고 있다.

 

2년 전 나인이 다니던 고등학교 학생 박원우가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수사 후 급하게 가출로 사건 종결지었다. 모두에게 그렇게 잊혀 가지만 오직 원우 아버지 원승만이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기 위해 실종 전단지를 동네 곳곳에 붙이고 박카스를 들고 담당 형사를 찾는다. 나인은 본인의 정체를 깨닫고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박원우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소수가 다수를 이기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겹고,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 나게 구는 것이라고. 지모는 나인에게 가장 못 견디겠는 것 하나만 지키며 살라고 했다. 나인이 위험해지지 않는 한에서.

 

잘 짜인 플롯이 감탄을 자아낸다. 식물의 소리를 듣는 외계인을 소재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실상은 편협하고 오만한 어른들의 세상이 저지른 오류를 바로잡는 심지 있고 용감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어른들의 그릇된 시선으로 한 아이를 배척하고 끝내는 그 아이를 살릴 수 있었음에도 비열한 방법으로 덮어버린다. 사회적 지위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실타래처럼 얽힌 등장인물들의 연결고리가 하나둘 밝혀지면서 맞춰지는 퍼즐 그림은 나인에게 각성의 계기가 된다. 나인은 누브 족이 가진 능력으로 상처받은 인간에게 베푼 호의와 친절이 가져온 결과에 책임감을 느꼈다.

하지만 과연 누브 족의 잘못일까? 만약 외계인을 봤다는 말을 하는 이가 원우가 아니었다면? 원우처럼 아버지와 단둘이 오래된 주택에서 사는 이가 아니라 목사 아버지와 입시학원 원장 어머니를 가진 도현이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너희 가족도 본 적 없는 하느님 믿잖아. 근데 나는 봤어. 본 걸 믿는 게 도대체 뭐가 그렇게 문제냐. 왜 너희 아버지는 사람들한테 존경받고 돈도 많이 버는데 왜 나는 미친놈이 되냐. 믿으라고 한 적도 없는데. 나만 다시 보겠다는데. 할 말이 있어서 그 말만 좀 하겠다는데.

 

나인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누브 족 해승택, 그의 아버지 해가한은 지구로 이주한 누브 족의 우두머리로 '종족을 위해'라는 말로 포장하여 이기적이고 끔찍한 일을 벌이려고 한다. 나인의 친구 미래는 너무 다른 성향의 엄마 아빠 사이에서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엄마보다는 엄마 애인인 요한과 더 스스럼없이 이야기 나눈다.

도현은 쇼윈도 가족 속에서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고 진정한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살아있지만 죽어가고 있다.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게 상처받거나 외면당하지만 그들은 다시금 앞으로 나아간다. 끔찍한 것을 끔찍하다고 느낄 수 있는 마음과 자신이 저지른 죄를 깨닫고 후회하고 죄스러워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할 수 있는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마음으로 고통스럽지만 살아있기에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아간다.

 

집에는 그렇게 버려진 말이 많았다. 먼지처럼 뭉쳐 있다가 어느 순간 정말 먼지가 되어 버렸다. 닦아 내면 사라지고 마는.

 

누브 종족만이 타고난 힘이 있듯 인간에게도 인간만이 타고난 힘이 있지 않을까. 나인은 질문의 답을 찾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박원우 아버지 원승을 보면 그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아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찾아다니던 그, 제 아들을 죽인 이에게 이제라도 말해줘서 고맙다고 벌 다 받고 죄지은 거 다 뉘우치면 밥 한 끼 먹자고 권하는 그, 2년 만에 뼛가루로 돌아와 엄마가 있던 납골당에 안치한 아들에게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하는 그.

아들을 떠올리면 괴로웠던 과거를 이겨내게 해준 고마운 나인과 친구들에게 언제든 놀러 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인간만이 타고난 힘을 찾고 싶다.

 

카메오로 <어떤 물질의 사랑> 라현이 등장해서 반가움을 안겨준다. 우리 인간은 결코 몰랐을 것이다. 이 행성에 외계에서 온 수많은 방문객이 있다는걸. "그냥 놀고 떠들어" 이렇게 천선란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가 없었다면 말이다.

 

<소설Y 클럽 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돌모 초창기 멤버 유카를 기다리는 유기견 고시로가 전해주는, 풋풋하면서도 세상에 진심인 열여덟살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어린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어여쁜 청춘 이야기에 응답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 - 70년대생 여자 셋의 지극히 사적인 수다
김도희.유혜미.임지인 지음 / 일일호일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일호일 - 일상의 건강한 이야기가 교류하는 공간, 서촌 건강책방 -

첫 번째 책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를 만나다.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김도희, 유혜미, 임지인 지음/일일호일

 


'70년대생 여자 셋의 지극히 사적인 수다'

책을 읽다 보니 일일호일 카페에서 수다 떠는 언니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따뜻한 차 한잔 들고 살며시 옆에 앉아 경청해 본다.

 

갱년기 스테레오타입이 아닌 다양한 '갱년기' 담론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3인의 수다를 따라가다 보니 저절로 갱년기 뿐만 아니라 내 인생 지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70년대생 여자 셋의 도전으로 갱년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여 이렇게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여정을 출판 후기로 접하니 뜻깊고 의미 있는 행보에 후배로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코로나19로 인해 Zoom으로 만난 수다도 있고, 만나서 수다를 떨었으나 마스크를 쓴 채여서 제대로 녹음이 되지 않기도 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나온 한 권의 책이 반향을 일으켜 갱년기, 중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 정착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갱년기'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폐경', '여성호르몬 감소', '땀', '홍조', '불면증', '짜증', '우울증'...... 하지만 지금은 '갱년기'를 좀 더 유연하게 수용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불안하고 막막한 기분이었다면 갱년기에 대해 한차례 쭈욱 훑아보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대비할 수 있는 요령이 생긴 것 같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다.

 

 

 


아직은 갱년기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배우는 입장으로 저자 세 분의 말씀을 들었고 갱년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갱년기는 누구나 겪는 일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갱년기에 대한 인식은 고착화되어 있지만 겪는 증상이나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에 나 자신의 갱년기 지도를 잘 그리려면 준비하고 집중하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이제껏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며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을 멈추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귀 기울이는 시간으로 여겨 반갑다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뭉클했다. "좋아지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려고 먹는 것이다."라는 말은 요즘 들어 건강보조식품을 챙기기 시작한 내 마음과 닿아있다.

 

"예전에는 옷과 구두에 몸을 억지로 맞추었다면, 지금은 몸에 자연스럽게 맞추고 있어요."

"갱년기나 노화로 인한 몸의 불안정한 변화가 사실 일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계기가 되어 주고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갱년기인가? 갸우뚱거릴 때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갱년기 자가 진단 인덱스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나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쿠퍼만 지수, 맨콜지수, 아르거시 테스트.

 

유럽의 주치의 제도나 여성전문 케어센터는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줄 것 같아서 매우 부럽다.

주치의 제도는 매번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선생님께서 관리해 주시고 케어해주시니 개인 맞춤 의료 행위를 받을 수 있어 신뢰도 높아지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여성전문 케어센터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상 환자 1명당 3,5분 밖에 투자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신, 출산에 초점이 맞춰진 산부인과 보다 더 편하게 여성의 몸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 상담, 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갱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어쩌면 고마운, 꼭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평균수명이 길어진 오늘날 갱년기를 단순히 노년이 시작되는 시기, 폐경, 성 기능 감퇴, 주 호르몬 감소 등의 관점만이 아니라 그 이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외부의 자극이 아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스스로 선택해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 그렇기 위해서 저자들은 '갱년기'를 새롭게 네이밍 하는 것도 어떨지 내비친다. 그리고 이렇게 '갱년기'에 대한 다양한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바뀐 것처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탄생한 단어는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하지만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를 읽은 나는 이렇게 갱년기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간들이 많아진다면 나처럼 '갱년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있다. '갱년기(更年期)' 다시 '갱'의 의미가 좋아서 명칭보다는 '갱년기'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모색하는 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완경' 생리는 해도 불편 안 해도 걱정인 나의 꼬리표처럼 느껴지는 건강 바로미터이다. 주기적으로 만나면 '또~ 시작이구나.' 싶으면서도 안심이 되고, 시작이 안되면 몸이 안 좋나 불안해진다. 이런 생리가 끝나면 어떨까? 지금은 시원할 듯싶은데 주위의 반응은 허하다는 표현도 있었다. 폐경이 아닌 완경으로 잘 마무리했다, 수고했다는 나에게 위로와 격려와 칭찬을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끝맺음이 아닐까 싶다. 시작하고 끝내고 또 다른 시작을 하는 인생이 아닐까 싶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여자에게 생리는 의미가 크기에 다들 '완경'을 잘 맞이하길 바란다.

 

몇 년 전 남편의 행동이 달라진 적이 있었다.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를 마치면 창가 쪽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레 집안을 짓누르는 침묵이 나와 아이들을 힘겹게 했다. 몇 차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남편은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냥 우울하고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라고 말하던 남편이었다. 그때가 처음으로 갱년기를 인식한 순간이었다. 남자 갱년기 말로만 들어봤지 40대 중반의 남편이 겪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참 순진한 생각이지만 갱년기에 대한 정보, 인식, 관심이 적은 30대 후반이어서 그랬을 거다.

 

 


시대가 변하면서 생활 패턴이 변하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의미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사회 전반적 인식은 그대로이거나 세대 간 인식 차이만 극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갱년기, 결혼, 임신, 출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갈등과 문제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갱년기의 중요성, 가치에 대해 논의와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호르몬과 삶의 질'로 귀결되는 우리 세대의 보편적인 건강 문제로 보는 접근에 공감을 표한다. 사회적 차원의 관심과 교육이 필요한 인생의 변환기인 갱년기로 다양하고 복잡한 면면들을 공유하면서 사회적 공감을 형성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들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 갱년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막막함을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를 통해 털어내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내 문제로 생각해 깊숙이 들어가 보지 않고 그렇다더라. 하는 주변 이야기에 휘둘렸던 지난 시간은 지우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찾아올 나의 변화를 섬세하고 예민하게 감지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적정한 자존감을 찾아가도록 내가 나에게 주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으로 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