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과는 없다 VivaVivo (비바비보) 46
김혜진 지음 / 뜨인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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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심이 가네요.
- 학교폭력이후 계속되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
- 가해자, 피해자가 아니라 제3자의 변화를 주목
- 가해자의 친구로 가해자의 대변인이, 양심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과 예전과 달라져 있는 가해자의 모습, 간극으로 오는 혼란
<모르는척>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른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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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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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공무원,

수십억 원을 도둑맞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해."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는 535페이지의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일단 넘쳐나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이 거미줄같이 얽히는 과정에서 실소를 자아내는 상황들에 빠져들면 헤어 나올 수 없다. 가장 어려운 점은 등장인물 이름 외우는 것이다. 중국인 이름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초반에는 힘들었다.


등장인물


성 공안청의 떠오르는 실세, 가오둥 부청장. 그에게 투서 한 장이 날아온다.

반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은 그를 시험해 들게 한다.

투서는 성 공안청 상무부청장인 '저우웨이둥'이 저지른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으로, 과거 일로 껄끄러운 사이인 저우웨이둥을 들이박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저우웨이둥이 차기 청장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오둥이 망성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자신의 과업을 이뤄줄 인물을 물색해야 하는 데, 당최 떠오르지 않는다.

완전히 신뢰하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그의 선택은 바로 '장이앙'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주인공 장이앙이 싼장커우시 공안국 부국장이자 형정대대 책임자로 등장하게 된다.

그 자리는 '저우룽' 룽청그룹 회장을 수사하던 루정 부국장이 실종된 이후 6개월 동안 공석이었으며, 저우룽이 바로 적인 저우웨이둥의 조카이자 행동대장으로 저우룽을 조사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였다.

¬ 과연 투서를 보낸 제보자는 누구인가?

가오둥 부청장과 우 주임의 신뢰를 가슴에 새기고 맡은 바 임무를 해내고야 말겠다는 투지가 불타오르는 장이앙!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과연 그는 임무를 달성하고 가오둥 부청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2인조 강도단, 팡차오와 류즈

몇 차례나 금은방을 털고도 수입이 낮은 엉뚱하고 덜떨어진 2인조 강도단이 새로운 범죄를 계획한다.


¬금은방이 아니라, 사람을 터는 거야.


거금을 훔치고도 뒤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 바로 부패 공무원을 노리기로 한다.

그리고 공안국 부국장이 실종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신문에 광고까지 낸 무능한 경찰들이 지키는 싼장커우를 무대로 결정한다.

이렇게 장이앙과 2인조 강도단이 얽히게 되는 순간이다.

¬ 강도 2인조가 털기로 결정한 부패 공무원은 누구인가?

무능력한 장이앙을 보내놓고 맘 졸이고 있는 가오둥 부청장에게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는데......

장이앙은 정말 가오둥에 가려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었다는 듯이 엄청난 쾌보를 전한다.

계속 놓치던 지명수배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하여 낙하산, 예전 상사에 대한 예의 등을 이유로 장이앙을 '전염병 환자'로 대하던 싼장커우 공안국 경찰들을 자기편으로 포섭한다.

과연 능력인가? 임기응변? 순발력? 아무튼 상황별 대처능력을 보면 유능한 경찰 표본이다.

싼장커우 공안국으로 부임하면서 장이앙은 저우룽 조사 외에도 난제를 떠맡게 된다. 공안청의 막강한 고위 간부 조카인 '리첸'을 혹으로 데리고 떠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경찰대학교를 갓 졸업한 친구로, 형사경찰이 되고자 하나 무슨 경우에라도 이를 단념시키는 명령이었다. 의욕 넘치는 리첸이 형사경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을지, 그녀는 왜 형사경찰이 되고 싶은 것인지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홍일점인 그녀와 장이앙의 관계도 놓칠 수 없다.

등장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는 데 신기하게도 동선이 겹치면서 초기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과정이 그려진다. 각기 다른 팀들이 얽히고 설키게 되면서 오해가 쌓이고 서로의 목숨까지 노리게 되는 잘못된 복수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요한 증거들이 이 범죄자에서, 저 범죄자로 옮겨져 가는 황당무계한 설정에 실소가 터져 나오게 된다.




굵직한 사건들만 나열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로 욕망으로 범벅된 인간의 추한 민낯을 목격할 것이다.

부패 공무원과 뒷배를 믿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경제인, 원정도박으로 큰돈을 번 조폭,

그리고 한탕을 노리는 강도단과 유물 밀매상, 그리고 그들에게 고용된 범죄자들이 등장하여 검은 속내를 낱낱이 드러내는 범죄 스릴러이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지만,

정의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범죄자들과 대결하는 장이앙과 공안국 경찰들의 모습은, 위대하고 특별한 능력으로 적들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네 보통 사람 같아 친숙하다. 그래서 더 영웅 같다.

왠지 '명탐정'이라는 세 글자가 보이는 듯한 뒷모습만 남긴 채로.

이 여름, 우리를 엎치락뒤치락 황당하게 꼬인 범죄 현장으로 초대할, 시원한 책임에 분명하다.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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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정재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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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을 공간을 확보하고 펼치자. 아니면 주위의 날카로운 시선을 이겨낼 수 있는 뻔뻔함을 장착하자.


와~~~~~~~우!

한번 펼치면 마지막 장까지 완주할 수 밖에 없는 단편집을 만났습니다.

다 읽고나서는 '나만 즐길 수 없다. 나만 즐기면 안타까운 이 개그를, B급 감성을 널리 알려야 겠다.' 는 굳은 의지를 다졌습니다. 가족부터 시작입니다.


아스트랄? 책 소개 곳곳에 묻어나는 독특함에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아스트랄은 사전적으로는 '별의', '환상적인', '영적 세계의' 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보통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나 너무 황당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쓰인다고 하네요.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라는 책소개는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습니다.


결혼전에는 남편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즐겼는데 결혼하고는 육아로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를 만나 오랜만에 B급 감성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개방된 B급 매니아는 아니고, 소심한 B급 매니아로 약간의 낯가림이 있는 저인데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미묘한 선을 지키며 불쾌와 쾌감 완급조절에 성공한 책입니다.

<작가진>



개그에 진심인 11인 작가가 뭉쳐 완성된 단편집으로, 작가진의 필명에서부터 아무라가 느껴져 소개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정직한 본명같이 느껴지는 작가명부터 주제의식이 느껴지는 필명까지 자연스레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퐁퐁 샘솟습니다.




정재환 - 창고

한고요 - 오징어를 위하여

강엄고아 -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

그린레보 -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

0 - 당신이 평창입니다

정도경 - 생매장 여관의 기이 奇異

사피엔스 - You are what you eat

삶이황천길 - 무하마계지하던전

유기농볼셰비키 -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이경희 -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탱탱 - 목탁 솔로



정재환 작가님의 <창고>으로 첫페이지를 장식한 건 신의 한수였어요. 다음이 궁금할 만큼 자극이 되는 개그 장르소설이었습니다. 주변인물들의 그렇다더라로 시작된 박부장을 둘러싼 미스터리들이 퍼즐조각처럼 짜맞춰지는 순간, 우리는 정프로와 같이 흥분하고 복수를 향한 극강의 쾌감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결말은 꼭 책에서 확인하기로. 🤫



11편 모두 개성 강한 작품으로 각기 다른 재미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유로파 오징어 여왕이 태양계의 안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한고요 작가님의 <오징어를 위하여>는 맛있는 냄새 가득한 이야기였습니다.


정도경 작가님의 <생매장 여관의 기이>는 마그네슘 영양제를 많이 먹어 마그네슘워먼이 된 그녀가 생매장 여관을 방문하여 겪는 신비로운 체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차별없이 다양한 생물들이 삶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표를 내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하는 그녀는 오늘도 생매장 여관 666호에 묵고 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강엄고아 작가님의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입니다. 최근에 '신과 함께' 영화를 재시청해서인지 저승사자들과 가신들이 반가웠어요. 저승사자들이 웹소설에 열광하고 그 작가의 수명을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을 과장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중학생 딸에게 추천해줬더니 웃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초등학생 남동생에게 읽어주기도 하고 재밌게 잘 읽었답니다. 한국 토종 판타지 매력을 잘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


그외 단편들 모두 다 소개해주고 싶지만, 직접 읽어보면 훨씬 더 즐거우리라 생각되어 미련을 버립니다. 강추 초강추!

웃다 배꼽 빠질 수도 있고,

주위사람들이 "미쳤냐?", "무섭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들에게 "엄마, 왜 그래요? 무서워." 소리를 들었답니다. 낄낄거리고 혼잣말 하면서 읽었다고 하더군요. ^^;;;

뻔뻔함을 장착하세요. 없으면 주문하세요. 미남배달원이 슈~웅 배달해줄겁니다. (책 읽은 이들만 이해하는 표현♡)


개연성 따지지 않고 황당무개한 글에 거부감없이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주위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해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일상에서 소재를 뽑아내고 주제를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작가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계속 쭈욱 많이 작품 내주시길 바랍니다. 충성을 맹세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에서 나온 명언으로 마무리할게요.

우리네 인생은 매우 사소한 흥분감으로 맥박을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거창할 거 없는 그 사소함이 우리를 살릴 수 있습니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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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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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움츠려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책,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


몇년 전부터 한 달 살기가 트렌드화 되기 시작했는데, 시도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시간, 자금 등의 이유로 쉽게 실행에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인식이 변하니, 어느새 우리 곁에서 한 달 살기 여행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원들도 안식월 등 여러 복지시스템 활성화로 시도하는 연령층들도 다양해졌네요.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두려움이 살짝 들기 마련입니다. 이때 선배님들 여행기를 참고하면 한결 계획 세우기 편하겠죠. ♡

 

이 책을 통해 <한 달 살기> 여행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저절로 가방을 싸고 싶은 욕구가 폭발할 것입니다.




다채로운 이유로 다양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자녀들과 여유로운 방학을 보내기 위해,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19쪽. 강릉 순긋 해변에서 본 노을


각자의 이유와 목적, 상황은 달랐지만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게 일상과 같은 하루들로 채워가는 시간들 속에서 상처가 치유되고, 영감을 얻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웃들과의 교류로, 언제든 찾고싶고 찾으면 인사나눌 수 있는 제2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94쪽. 마라도 달팽이 성당


 

138쪽. 군산



생활을 여행같이

여행을 생활같이

슬로건처럼

다시금 떠날 수 있는 매력가득한

<한 달 살기> 도전!!!

우리 함께 여행가요. 우리 함께 살아봐요.

 

※ 잡지같은 책이라 읽기에 편해요.

많이 읽고, 일상이지만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멈추고 쉼, 여유를 계획해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


<시공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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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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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지만 완전한 삶 -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만났습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저

나이 마흔 언저리에서 부부가 은퇴를 하고 미국 시골마을에 들어가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속도에 맞추기 버거워진 순간, 새로운 생활을 실험하듯이 시작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그 후 미국에서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까지 딴 저자는 미련 없이 시골 마을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떠납니다. 그렇게 시골 생활을 시작한 그들은 벌써 7년째 자유로운 삶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었던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미취학 아동이었던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시작은 선택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의 마음도 궁금해집니다. 책을 통해 간간이 소개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그 생활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견고한 그들만의 성에서 연결된 무언가를 공유한 가족들이 느껴집니다.



나름 엘리트 사회 구성원이었던 저자는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속도에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세상의 욕구와 욕망에 타협하지 않은 거라 생각이 드네요. 글 곳곳에서 저자의 욕망이, 굳은 심지가 드러나니까요.

아무리 사회가 칭송하는 가치라도 내가 원하지 않으면 추구하지 않는다. (p.86)

나만의 월든을 찾아 떠난 저자는 소로의 [월든]에서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가르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챕터를 읽어보면 소로는 연장자들로부터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듣거나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

여기서 염려에 두어야 할 것은 연장자와 젊은이를 가르는 나이의 기준이 없다로, 우리 누구나 늙은이이기도 하고 젊은이이기도 합니다. 소로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얻어 가는 과정이 아니라 잃는 것이라 합니다. 산다는 것은 매 순간의 선택을 쌓는 것이고, 오로지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기에 버려진 무한히 많은 가능성이 생기게 되므로 잃는 것이라 합니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으니, 우리는 젊음에서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젊음 자체가 가진 무수한 가능성 앞에 나 자신을 활짝 열어놓으라는 뜻이다. (p.107)

정규 수입원이 없는 가족은 금, 토 일주일에 2번 빵을 판매합니다. 발효빵과 스콘이 될 때도 있고, 바나나 빵일 때도 있는 달달한 빵. 이렇게 2가지 빵만을 판매합니다. 발효빵을 팔고 싶은데 구매자들은 스콘을 사고 싶어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만들고 팔고 싶은 발효빵을 굽습니다. 돈 쓰는 사람의 마음에 맞출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집하는 대가로 돈을 적게 벌거나, 돈을 쓰는 사람에게 맞춰 많이 벌고자 하거나,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내가 결정하는 순간 이미 능동의 세계로 넘어간다. (p.127)

<참을 수 있는 가난> 챕터 속 카뮈의 《시시포스의 신화》를 차용하여 가난이 참을 수 있는, 삶에 필요한 '고통'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난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느끼는 돈에 대한 상대적 빈곤, 박탈감을 깨닫고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기준이 다르기에 세상은 더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주체적이고 독립된 개개인이 모여 연결되는 흥미로운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게 됩니다.

 도서 소개 글 사진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시골로 이사 가게 되지만, 이는 결코 고립하거나 고독하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라 더 적은 생활비로 살 수 있는 시골로 이사 온 거죠. 그리고 이 실험 같은 생활로 자본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누리면서 생활하고 있기에 <숲속의 자본주의자>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생존에 힘써야 했던 시대를 벗어나 자본주의가 가져온 생산성 좋은 시대에 살고 있기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의 자유가 허락된 것이니까요.

숲속에서 생활하면서 자신만의 월든을 찾아가면서 저자네 가족들은 은둔생활을 하지 않고, 트럼프 지지자인 이웃과 소통하고 빵을 판매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이렇게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연결되어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길을 잃고 나서야, 즉 이 세상을 포기하고 나면, 바로 그때부터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있는 그 자리를 깨닫게 되면 드디어 우리가 맺고 있는 무한한 관계가 보이는 것이다. (p.176)

저자는 버리고 포기하고 살아가는 데 역설적으로 채워지고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자유로운 삶이 펼쳐진다고 얘기합니다. 중독됐던 커피, 술, 인터넷을 끊음으로써, 거리를 둠으로써 예전과는 다른, 더 풍부하고 더 감사한 무언가, 그것 없이도 나다울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능동적인 삶의 태도와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포기를 해도 적절한 때에 내가 하고, 소유하고자 할 때 처리하는 문제를 생각해 욕구를 조절하고, 나를 평가하는 수많은 이들 중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내가 선택하는 능동의 세계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발견하는 것. 나의 욕구, 장점, 단점, 외모, 성격, 말투 등 온갖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부러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끝은 아무도 모릅니다. 저자님처럼 아무렇게나,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는 마음으로 용감하고 살아갈 수 있으려면 먼저, 내려놓는 연습부터 해야겠습니다.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마음이 편해지는, 자신을 억압하지 않는 내가 되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 행운입니다.

<다산초당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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