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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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신발을 참 좋아한다. 원체 꾸미는 일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유일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쪽이 신발이다. 키가 작으면서도 운동화, 스니커즈, 플랫슈즈 등 낮은 굽의 신발을 선호한다. 땅과 붙어 편안하게 한발한발 내딛고 싶은 맘이다. 뚜벅이라 발이 편하지 않으면 불편해서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비싼 브랜드의 신발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기성화가 잘 나와 가격과 실용성 모두를 갖추고 있으니 별다른 노력 없이 원하는 신발을 구비해 신발장에 채워넣는다. 4인 가족인데 신발장 1/2은 내 신발이니 얼마나 신발이 많은 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번 신발을 고를 때면 고민한다. 뭐를 신어야 하나? 딱 맘에 들면서 편한 신발이 없어서일 것이다. 신발을 좋아하면서도 신발를 진진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냥 예쁘고 독특하고 저렴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 책 <꿈꾸는 구둣방>을 읽게 되면서 나의 신발 소비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 구두를 몇년동안 신는다. 쉽지 않지만 Agio는 도전했고 실천했다. 그 노력에, 의지에,지키고자 하는 가치에 박수를 보낸다. 



꿈꾸는 구둣방 - 구두 만드는 풍경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 대표와 청각장애인 직원들이 모여 구두를 만드는 기업 이야기. 과연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궁금함이 컸다. 읽다보니 불편한 몸으로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일을 하다 육아 때문에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워놓고 보니 무기력한 일상이 버거워지기도 하고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내가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임을 이 책을 통해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그들의 도전, 좌절, 재도전이 펼쳐지는 풍경에 고마움과 부끄러움과 용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세상의 일들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도전, 시작으로 일어난다. 그 작은 씨앗이 널리 퍼져 숲을 이루고 열매 맺게 한다. Agio 또한 유석영 대표의 결심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도 어렸을 때 시력을 잃어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세상을 접하면서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학교,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했으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삶을 사랑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야 겠다는 다짐이 그를 일으켜세웠다. "목소리가 좋고 말을 잘하니 방송국에 가서 아나운서가 돼봐라." 말해준 동네 아저씨와 가출한 그에게 "거 아침부터 재수 더럽게 없네." 라고 타박한 노숙자. 그에게는 마음을 고쳐먹고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남이 나를 규정하는 대로 나 자신을 규정하지 말자. 따지고 보면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다 멀쩡하지 않은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제발 나가 죽어라 p.24

 

 유석영 대표는 세간의 인식을 극복하고 싶었다.

 장애인이란, 사람의 반열에 들어오지 못하는 '대상자'일 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극복하고 한 사람 몫으로 사회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교양 강좌가 아닌 일터를 만들었다. 그렇게 구두를 만드는 풍경 Agio(이탈리아어로 편안한, 안락한)가 #사회적기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하고 정직하게 만들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세금 좀 많이 내봅시다!

p.57


 유석영과 아지오 직원들은 좋은 '의미'로 시작한 사업이므로 당연히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다. 물건은 '의미' 이전에 '품질'로 팔아야 한다. '수녀화'를 제작하면서 소비자의 요구가 무엇이든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따끔한 가르침을 얻었다. 그렇게 한단계한단계 힘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나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수익이 나면 고정비용으로 다 나가고 빚까지 생기니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해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나 자금을 모으는 일이 힘들었다. 결국 아지오는 2013년 8월 30일 문을 닫았다.

 

 

 

 그렇게 잊고 시간이 지나갔다. 2017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지오 구두를 신어 큰 화제가 되었다. 한번의 실패를 겪었기에 신중해진 유석영 대표. 장고 끝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아지오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큰 실패를 딛고 일어나 또다시 취약계층인 청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는 등 사회경제적 사업을 진행하는 용기는 유석영 대표의 힘이다. 매력이다. 그 힘을 믿고 조합원의 출자, 아지오 펀드, 선주문까지 진행하여 자금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하여 차근차근 지금의 아지오가 되었다.

 

 

 아지오는 유석영 대표의 의지가 큰 원동력이 되어 시작되었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많은 이들의 수고와 노력과 애정이 스며들어갔다. 안승문 공장장, 청각장애인 직원들, 정은경, 복지관 직원들, 조합원 등 많은 사람들이 아지오의 의미와 가치를 소중히 여겨주었다. 공존하며 성장하는 것이 목적인 기업이라니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 단비같은 기업이다. 청각장애인 직원이 '장인'이 되면 그 사람의 안녕과 행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발걸음이 다져놓은 길 위로 다른 많은 사람이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아지오가 이루고자 '청각장애인의 꿈'은 바로 거기까지를 목표로 한다. 공존하며 성장하는 그 꿈이 현재진행형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추천사 유시민씨 말대로 아지오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발을 구경하고 엄마께 선물해 드리고자 한다. 그 아름다운 기업의 행보에 나 또한 함께 하는 영광을 누려야 겠다.

 

 나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을 모두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범주에서 생각했는데,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니 바로 보게 되었다. 소통의 문제! 생각의 차이 뿐만 아니라 표현방식부터 다르니 생각을 표현하는 데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어느 사회든 이런 다양한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지금은 아지오가 특별하지만 언젠가는 당연한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당신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제화의 가치, 신발을 만드는 그 많은 공정을 한땀한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각별함. 그로 인해 행복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고객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발도 편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존의 가치에 기여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 실패하고 다시금 우리 곁으로 돌아온 아지오, 그 역사 속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꿈꾸는 구둣방>을 읽고 그 의미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함께 사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번의 실패는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

정직은 기업의 조건이자 경쟁력이다.

원칙을 지킨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

고객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다. 가치를 산다.

실적보다 소통이 우선한 기업이 오래 지속된다.

고객과의 거리는 가까울 수록 좋다.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는 함께 간다.

 

아지오가 고수하는 경영 철학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사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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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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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러브레터

#당신이실종된이유만은지금도모르겠습니다

#야도노카호루

#파격적인데뷔작

#다산책방

#다산북스

 한번 책을 펼치니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가 없었다. 책 자체는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상할 수 없이 휘말아치는 폭풍우였다. 주고받는 횟수가 많아질 수록 밝혀지는 사실과 주변인물들로 소설의 틀이 완성되어 간다. 둘이서 기억하는 각자의 추억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채워나가다 보면 주인공 '미즈타니 가즈마'와 '다시로 미호코' 두사람은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었다.

 사람을 안다는 게 뭘까? 책을 읽고 나니 내 옆에 있는 남편을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 체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눈빛에 움찔했다. 의도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기꾼 같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 또한 다 공유하지 못하는 비밀 한두가지 정도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반전에 반전을 더하니 책을 덮을 때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죽은 사람으로부터 답신이 올 리 없으니까요.

p.11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진 신부, 30년 후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본 사진 1장으로 그녀에게 말을 거는 미즈타니 가즈마의 메세지 1로 시작된다. 그의 메세지에서는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녀를 향한 마음이 느껴진다. 두 번, 세 번 메세지를 죽은 이에게 보내듯이 답장을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보낸다. 암 걸린 이야기나 미호코의 행복을 바라는 메세지는 아련한 기억 속의 신부에게 보내는 평범한 메세지인 듯 했다.

 

<기묘한 러브레터> 분명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 장님 코끼리 만지는 듯 메세지를 통해 한꺼풀 한꺼풀 벗겨지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는 충격을 안긴다. 미호코의 인생, 가즈마의 인생이 겹쳐지는 부분인 연극반. 연기에 대한 서로의 열정이 그들을 자연스럽게 엮이게 했다.

그래요. 당신은 각본가이자 연출가이기도 한 제 허락도 얻지 않고, 멋대로 연기를 바꾸었던 겁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p.60

 

 이 부분을 읽었을 때는 연극에 미쳐있는 연극부장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소름이 돋았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미호코의 연기에 대한 평에서 가즈마의 본모습이 드러났던 건데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 어른들 사이에 아이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의 촌스러운 애, 미호코!

◑ 연극부 부장으로 멋진 센스를 가진 연출가로 빛이 나는 사람, 가즈마!

 

 전혀 다른 듯한 이 두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 결혼식 날, 미호코는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마주하는 사람을 단정짓는다. 그 이미지로 굳어져 다른 면을 보고도 모른 척 하거나 미처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오해도 사고도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날 제가 불행해진 원인은 모두 유코와 미호코에게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 미즈타니 씨는 자신의 검은 욕망에 진 것 뿐이니까요,"

주고받은 마지막 메세지에서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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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잰디 넬슨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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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난장판 소설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 살아있다. 너무나 생동감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내 앞에서 그들이 직접 얘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책표지부터 느껴지는 혼란, 혼돈이 소설 전반을 차지하지만 결코 어둡지 않다. 그들만의 사랑스러움이 잘 녹아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레니와 베일리 워커 - 너무나 가까운 자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비밀이 있다.

◑ 레니와 조 포테인 - 레니의 첫사랑, 숨 막히는 미소를 지닌 음악 천재.

          그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 맙소사 17살에 그런 생각을 하다니 @.@

● 레니와 토비 쇼 - 베일리의 토비,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같이 공유한 이

○ 레니와 할머니 - 레니와 베일리의 할머니이자 엄마, 장미의 주술

⊙ 레니와 빅 삼촌 - 수목 관리 전문가, 마리화나 중독자, 심장을 울리는 동굴 목소리, 명언 제조기

◎ 레니와 사라 - 우정 특공대, 베일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친구


 베일리 워커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과정들이 그려져 있다. 워커 가족은 끈끈하고 유대의식이 좋은 가족이라 베일리의 죽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레니의 사춘기로 성적 호기심, 첫사랑으로 슬픔, 외로움, 상실감, 혼란, 혼돈, 기대, 두려움, 기쁨, 환희 등 온갖 감정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책 소개대로 아름다운 난장판이었다. 레니가 언니의 죽음으로 찾아온 슬픔과 혼돈, 외로움, 상실감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첫사랑의 아련함과 혼란, 풋풋함도 레니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베일리의 죽음 후 가족들의 상태가 묘사된 후

마치 잠시 한눈파는 사이 누군가가 지평선을 진공청소기로 빨아 없애버린 듯했다.

p.11


 엄마의 부재로 외할머니, 외삼촌의 보살핌 안에서도 무언가의 결핍을 느끼고 외로움을 함께 나누었던 베일리와 레니. 레니는 베일리에게 자꾸 확인한다. 자신을 혼자 두고 떠나지 말라고~ 자신있게 자신은 떠나지 않을 거라 했던 베일리는 연극 리허설 중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 베일리 또한 쉽게 떠나지 못했을 것 같다. 레니의 곁에, 토비의 곁에, 할머니와 삼촌의 곁에 언제나 언제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사랑하는 가족이 떠난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더욱이 베일리처럼 꽃 피우지 못한, 젊은 생명은 더 큰 상실감을 불러온다. 그래서 레니는 그 아픔을 다른 이와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과 똑같은 슬픔에 빠진 토비가 눈에 들어온다. 혼란 속에서 레니와 토비는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존 레넌

 레니를 비틀즈의 '존 레넌' 이라 부르는 조 폰테인. 그 애를 만남으로써 레넌은 베일리의 죽음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영역들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원하고 독점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고 인생의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하고픈 기적을 만나게 된 것이다. 레니와 조의 달콤쌉싸름한 첫사랑(레니의 입장에서만 ♡)의 열병이 이미 굳어버린 심장으로 가슴 설레는, 손가락이 짜릿한 감정을 잊어버리고 산 나 또한 헤매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서로의 마음과는 다르게 어긋나는 어린 두 연인을 지켜보면서 풋풋하고 뜨거우면서도 서툴렀던 내 과거를 투영시켜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쁜 감정이나 오해는 사그라들고 아련한 그리움의 향기가 가득한 기억들이 떠올라 행복해졌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그건 착각이야, 레니.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네 발치에서 시작하지."


p.177 레니와 빅 삼촌의 대화 中

조와 키스하면서, 그 말이 처음으로 와 닿았다.

 베일리 언니의 죽음으로 가장 슬픈 사람은 자신이라 생각하여 주위사람들의 소통과 배려를 차단하고 자기자신 안으로안으로 침잠하며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겪는 레니. 첫사랑 조, 16년 전 자매를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 할머니, 빅 삼촌, 토비, 사라 등 주위 사람들의 아픔, 슬픔, 이해, 사랑 등을 느끼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베일리의 죽음 동굴에서 걸어나오게 된다. 자신만이 슬픈 게 아니고 자신만을 위로하기 위한 사람들의 대화가 아니고 자신만이 태양을 잃어버린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베일리의 들러리가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시작하게 된다.


레니의 성장소설이며 인생 소설인 <하늘은 에디에나 있어>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엄마를 기억하지는 못 하지만 그 부재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이유를 궁금해하며 엄마를 기다리며 언제가는 돌아올거라는 할머니의 말을 굳게 믿는 자매. 그리고 갑자기 떠나게 된 언니.

 삶의 태양이었고 경주마였던 언니 곁에 있는 조랑말 같다고 생각하며 지내 온 레니는 그 부재를 이겨내기 위해 낙서를 끄적이고 언니와의 추억이 가득한 집, 학교, 마을 곳곳에 아무렇게나 둔다. 자신의 슬픔을 시로 토해내고 아무렇게나 버리지만 누군가가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지는 그 행동이 가슴아렸다. 그리고 그 글들이 하나하나 다 소중하고 의미가 깊어 그것만 엮어도 멋진 한 권의 책이 될 듯 하다. 산책독서를 즐기는 워커가 차녀이자 폭풍의 언덕을 23번이나 읽은 레니라 글솜씨는 의심할 바 없다.

 

 떠나는 딸을 자신이 붙잡지 못하고 돌아오지도 못하게 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레니와 베일리에게 엄마가 없어지지 않도록 미움을 받지 않도록 애써온 할머니는 또다른 딸 베일리 마저 떠나보내고 레니와 소통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어른도 슬픔 앞에 고통 앞에 아픔 앞에 의연할 수 없다. 안 그런 척 참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가슴아팠다. 그래도 다행히 다시 일상으로 회복한 워커가 앞날에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있다. 


"너 아주 이기적인 애가 됐구나. 레니 워커."

"그래, 레니. 너는 이 집에서 베일리를 잃은 사람이 너 혼자인 것처럼 굴지. 베일리는 내 딸이나 다름없었다.

그게 무슨 뜻인 지 아니? 응? 내게는 딸이었다고. 아니, 넌 모르겠지. 물어본 적도 없으니까.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단 한 번도 묻지 않았지.

너는 대화가 필요한 사람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니?

"네가 슬픔에 몸부림치는 건 알지만, 레니,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부엌의 모든 공기가 다 빠져나갔다. 그 틈에 나도 빠져나갔다.

                                  p. 341 할머니가 레니에게 소리치며 내뱉은 진실의 말들

 인생에 사랑이 가득한 빅 삼촌은 인생을 달관한 듯한 말들로 레니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한다. 담담하게 인정하게 되는 조언이다. 어떤 일은 벗어날 수 없고 지나가도록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우리 누구도 벗어날 수는 없어. 그저 통과하는 수밖에…….
p.35 토비와 레니에게 건네는 빅삼촌의 위로

 

 토비와의 사건, 조와의 사랑, 사라와의 우정, 할머니와 빅 삼촌의 한결같은 보살핌으로 이제 레니는 장례식 이후 한번도 찾아가지 못했던 언니의 묘지를 방문함으로써 언니의 죽음을 통과하고 자기 인생 무대에 우뚝 올라섰다.

 그동안 죄책감에 거부했던 일상을 되찾고 조에 대한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인생은 원래 엉망진창으로 단 하나의 진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머리, 우리의 심장으로 써내려가는 우리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



 "내 남은 평생 언니는 죽고 또 죽을 것이다. 

슬픔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 일부가 될 것이다.

걸음걸음마다, 들숨 날숨마다. 

그리고 나는 언니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원래 그런 것이다. 

슬픔과 사랑은 한 몸이라 어느 한쪽만 취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언니를 사랑하고 

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언니를 본받아 배짱과 기개, 기쁨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언니, 보고 싶어. 

언니가 앞으로 놓칠 게 너무나 많다는 걸 견딜 수 없어."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저자 : 잰디 넬슨 >>

단 두권의 책으로 세상을 사로잡은 작가

<미나리> <문라이트> 제작사 A24와 애플TV+ 영화화 확정


⊙ 코넬대학교 졸업, 브라운대학교 예술학 석사과정 이수 후

다년간 출판 대리인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예술적으로 풍부한 묘사와 강렬하고 매력적인 서사로 젊은 독자를 사로잡았고 

데뷔작인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가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최고의 영어덜트 소설로 선정되는 동시에 <뉴욕 타임스>, 미국 공영 라디오 등 주요 매체에서 올해의 책 리스트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 두 번째 장편소설 <I'll Give You The Sun(원제)> 또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마이클 프린츠 상, 조세트 프랭크 상, 스톤월 도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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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위대한 문어 비룡소의 그림동화 288
토미 웅게러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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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명한 문어라 하면 월드컵의 점쟁이 문어 '파울'과 바다괴물 '크라켄'이 떠오른다.

 축구 영웅 펠레의 예언이 빗나가 펠레의 저주라 일컬어지는 것과는 달리 파울의 예언은 적중률이 높아서 2006년, 2010년 월드컵 경기 우승국가를 잘 맞춰 주목받았다. 예언하는 장면을 생중계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이제는 만나볼 수 없게 아쉽다. 크라켄은 북유럽 민담에서 전해지는 거대한 바다괴물로, 거대한 촉수를 사용해 배를 감싸 부서뜨려 난파시킨다고 알려졌다.



이 문어들보다 더 위대한 문어가 나타났다!!!

에밀 위대한 문어

비룡소 출판사 토미 웅거러 글·그림



 

 심해 잠수부인 자모파르 선장은 바다 밑을 산책하다가 무서운 상어를 만나게 된다. 착한 문어 에밀은 번뜩이는 기지로(?? 책을 읽어보세요 :D) 상어에게서 선장을 구해 물 위로 데리고 올라갔다. 자모파르 선장은 생명의 은인 에밀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자모파르 선장과 에밀의 우정 시작이다. ♡

 

 에밀은 참으로 매력적인 문어다. 음악을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다양한 재주들이 있어서 주위 사람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는 멋진 친구이다. 자모파르 선장과의 우정을, 뭍 위에서 인연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귀히 생각한다. 내 친구이면 참 좋겠다. (에밀, 우리 친구할까? :D)


 에밀은 자모파르 선장의 경비선과 함께 바다 경비를 나갔다 수상한 배를 발견하고 쫓기 시작한다. 악당들에게 속수무책 당하는 경찰들. 하지만 똑똑한 에밀은 배를 움직이지 못하게 수를 쓰고, 8개의 다리로 악당들을 휘리릭~ 감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마치 크라켄처럼. 우리의 영웅 에밀 ♡


재주많고 용감하고 똑똑한 에밀


 자모파르 선장과 에밀의 우정은 어떻게 될까? 사람과 사람간의 우정도 어려우니 사람과 동물 간의 우정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자모파르 선장과 에밀은 지금도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서로서로를 생각하는 맘이 깊은 두 친구의 관계가 계속 되길 바래본다.

 

모든 파티에서 환영받는 손님, 에밀


 아이와 즐겁게 웃으면서 상상하면서 읽었다.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욕조에 문어 에밀이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보니 재밌으면서도 당황스러운 일일 듯 하다. 녹색 계열의 색조가 주를 이룬 이 책은 다채로운 색상에 기대지 않고 내용을 되새기면서 집중하면서 읽게 된다. 그러면 저절로 말이 아닌 마음과 행동으로 통하는 자모파르 선장과 문어 에밀이 그리는 우정 세계에 공감하게 된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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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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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워크>는 1981년 리처드 바크만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 스티븐 킹의 라이벌로 알려진 그는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서 여러권의 책들을 발간했다. 1985년 필명암이라는 희귀병으로 숨을 거뒀다. 그런데 작품의 유사성 및 두 작가의 법정대리인이 같다는 등 의심을 품은 한 독자의 탐문으로 리처드 바크만은 스티븐 킹의 필명임이 밝혀졌다.

 평론가들은 스티븐 킹을 돈만 밝히는 저급한 장르 작가라고 저평가하였고 그는 필명으로 작품들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작품만으로 극찬을 이끌어낸 스티븐 킹의 완승이다.




프롤로그

베트남 전쟁은 끝났고 미국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1972년 8월 어느 후끈한 오후, 784번 고속도로 확장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 관해 의견을 듣고 싶은데요. 성함이······?"

"도스라고 합니다. 말씀드리죠.

나는 이게 개 같은 짓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도스와 앨버트의 첫만남. 그러나 서로를 기억하지 못한다. p.12


제1부 11월

그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일하려 했다.

 그에게는 인생의 전부인 곳. 그곳이 지금 무너지려하고 있다. 고속도로 확장을 통한 지역 개발 및 교통 여건 개선 등의 이유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으로 인해 그가 살아온 곳, 그와 그의 가족이 남긴 흔적, 그가 평생 일해온 직장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질 상황이다.


◎ 순순히 받아들인 이들과 바튼 도스처럼 인정할 수 없는 이

◎ 흘러가는 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과 바튼 도스처럼 소중한 것을 포기할 수 없는 이


 하지만, 자본의 이익 논리 앞에서는 이들은 모두 허수아비인 셈이다.

바튼 도스는 얼마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끝을 준비한다. 현실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라 가볍게 여기다가도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과정에 분노를 느끼는 하루가 반복된다.


 <블루리본 세탁회사> 이곳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야 어느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그의 행동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다. 블루리본 세탁회사는 바튼 도스 그가 완성된 곳이다. 던과 레이 타킹턴 부자와의 따뜻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가족사업장의 사장으로서 직원들을 가족처럼 헤아려주고 이끌어주고 품어주던 그들의 사업관은 바튼 도스를 한 인간으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혈기왕성했으나 아는 건 없는 철없던 도스에게 교육의 길을 열어주고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곳을 원가계산, 자본의 이익 논리에 의해 허물고 정부가 784번 고속도로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블루리본 세탁회사가 그렇게 무의미하다니~ 찰리와의 추억이 가득한 우리집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다니~ 대체될 수 없는 가치가 자본에 의해 농락당한다고 느낀 도스는 준비를 시작한다.

제2부 12월

그는 프로그램 제목도 모르고 멍하니 텔레비전에 눈을 꽂은 채 홀로 술을 마셨다. 

 고속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는 올리비아를 만난 바튼은 온정의 손길을 내민다. 그녀는 환각제에 중독된 대학생으로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현실에 대한 자각으로 함께 생활하던 이들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고자 한다. 순수하고도 무모한 그녀는 그곳이 막연히 좋은 곳일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과연 그럴까?


 바튼은 그녀에게 돈을 준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녀는 믿지 않는다. 바튼은 그녀가 온전하게 인생을 바로 바라보며 사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받은 던과 레이 사장님께 받은 도움과 이미 죽어버린 어린아이로 남아있는 아들 찰리를 떠올리며 진정으로 올리비아가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꿈꾸길 바랬을 것이다. 비니 메이슨에 대한 관심과 염려에서도 그의 애정과 인생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장래성이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성장했으면 하는 염려. 하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이들은 그를 오해하고 미쳤다고 생각한다.


 784번 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기어코 레킹볼에 의해 블루리본 공장이 부서지고 만다. 벽에 부딪친 레킹볼이 포격음 같은 공허하면서도 요란한 소리를 냈다.


1973년 12월 18일 오후 4시경, 블루 리본 공장이 있던 자리에는 벽돌과 유리 파편, 그리고 그 사이에 튀어나온 부서진 주빔만이 남았다. 땅에서 발굴해낸 어느 괴물의 부서진 해골 같았다.

p.264


 이를 지켜본 바튼은 미래나 결과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을 저질렀다. 그 일로 784번 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차질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그의 생각대로 순순히 흘러갈 리 없다.

마음가짐이 안 바뀌면 어딜 가든 마찬가지야.

………

아니, 너야말로 내 말 잘 들어. 정신 바짝 차리고.

나이를 먹는다는 건 차를 몰고 점점 깊어지는 눈 더미 사이로 달리는 거나 마찬가지야.

차의 휠캡이 눈 더미에 묻히면 그 자리에서 공회전만 하게 돼. 그게 인생이야.

어디서 쟁기가 나타나 널 꺼내주지 않아. 널 구해줄 배 따위는 오지 않아.

누구한테나 마찬가지야. 넌 어차피 인생이라는 대회에서 승리하지 못해.

널 쫓아다니면서 찍는 카메라도 없고 고군분투하는 네 모습을 지켜볼 시청자도 없어.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 다른 건 없어.


바튼 도스와 올리비아의 크리스마스날 전화통화 p.306

제3부 1월

그날 샵엔세이브 슈퍼마켓에서 일어난 일은 바튼이 평생 처음으로, 되는 대로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계획한 일이었다.

 1974년 1월 19일까지가 만기였다. 그 집은 20일부터 바튼 도스 집이 아니다. 정부 소유다.

드레이크와의 짧은 만남으로 그는 깨닫는다, 그동안 온갖 일을 벌인 이유를. 지독한 절망감이 밀려왔다.


이게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길로는 갈 수 없어요.               드레이크의 답변 p.407
 바튼은 결코 찰리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부인 매리의 표현처럼 찰리에게 붙잡혀 있는 죄수 같다. 매리는 풀려났는 데 왜 바튼은 그러지 못했을까? 찰리가 세상을 떠난 후 바튼은 한 번도 찰리를 생각하며 운 적이 없었다. 장례식에서조차 울지 않았다. 반면에 매리는 실컷 울었다. 수 주일을 울어 눈이 줄곧 충혈된 채로 다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매리의 상처는 차츰 치유됐다. 하지만 바튼의 상처는 안으로안으로 곪아 더 큰 상처가 되었다. 바튼은 호두만 한 크기의 작은 세포 덩어리가 찰리의 목숨을 앗아간 사실을 새기고 또 되새겼다. 그리고 그의 안에서 폭발했다. 엄청난 폭발이었지만 그에게는 흔하디흔한 호두만 한 크기였다.

접근금지 ROADWORK(도로공사)


에필로그

WHLM 뉴스팀은 ...... 퓰리처상을 받았다. 

매년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 공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주간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연방 정부가 배정하는 예산을 잃게 되므로 시 당국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공사를 진행한다.

 지금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책정된 예산을 해당 연도에 다 사용하지 않으면 다음해 예산은 삭감된다. 불합리한 예산 책정기준으로 불필요한 공사, 사업 등이 진행되고 우리의 세금이 새고 있다.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모순과 억압, 파괴가 존재할 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그 대상이 되지 않은 한 관심이 없다. 바튼 도스처럼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그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말한다.


내 입장 같은 건 없어.

바튼 도스와 기자의 인터뷰 중 p.451


 글을 읽는 내내 조지와 프레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이었다. 바튼과 찰리의 대화인 것일까? 순전히 바튼의 분열된 자아일까? 바튼은 자신이 사랑하는 추억과 인생이 담긴 집과 직장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은 것 뿐이었다. 예산을 소비해야 하는 시 당국의 공사 진행으로 그 꿈이 부서지고 그 안에서 바튼의 몸과 정신도 다 부서졌다. 처음부터 무모한 도전이었으나 그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방식은 아닐지라도 지금도 그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개인과 정부, 개인과 기업, 개인과 사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공존의 길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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