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이지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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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니포터 9기 활동이 8월부터 시작이다. 첫 번째로 수령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이지안 지음/ 한겨레출판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 


"착하다." 관계 속에서 이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나는 책 소개를 접했을 때 '나를 위한 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생각처럼 책 곳곳에서 수많은 과거와 현재의 나를 만났고, 미래의 나를 그려나갈 수 있었다. 분명 이지안 작가가 '쓴' 글을 읽고 있는데 왠지 그녀와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맞아요. 제 안에 들어왔다 나오셨어요?" 



독서 내내 공감되는 혹은 안심시켜주는 글들이 다정한 인사를 건네왔다.



"내게 기대되는 역할이나 분위기에 상관없이 

솔직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면,

그리하여 내가 감각하는 바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면"

- 당위를 몰아내는 알아차림




지금 마음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몸은 끊임없이 말을 하고 있다. 그 신호를 섬세하게 지각하려는 노력이 삶을 현재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 "관념이나 당위에 깔린 마음을 감각 위에 끌어다 놓는 순간들"이 많아지길……







내사(상대의 욕구나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채 내면화한 것), 반전(다른 사람에게 하고 싶은 행동을 자신에게 하는 심리적인 현상), 전이(이전에 경험한 관계에서의 감정을 전혀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옮겨오는 것), 투사(타인에게 내 감정이나 충동을 던진다) 등 정신분석학ㆍ심리학 개념으로 상황 ·상태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준다. 그리고 지시적 마음챙김, 수용전념치료, 모닝페이지, 시나리오, 동전을 던져서 선택하기 등 다양한 상담기법과 사례들로 현실적인 도움의 길로 인도한다. 이지안 작가 본인의 내밀한 이야기는 진정성을 더하고 있다. 







'성격 좋다'라는 평가와 사회적 역할과 기대 속에서 억압해오던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해 보도록 이끈다.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과 방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돌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소속감과 연대를 중시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터부시된다. 하지만 이런 감정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참자기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여 감각,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과는 다르게 내 몸에 새겨진 감정 반응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이는 우리가 선택한 것도 아니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위해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안 저자는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도를 이야기한다. 감정의 지도, 소통의 지도, 마음의 지도 등을 그려보면서 '자기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타인에게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똑같은 결과나 결정일지라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 충분히 고려하고 내린 결정은 다르다. 감정의 찌꺼기가 남지 않고 나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는 오롯이 책임질 수 있다. 자신의 스키마, 취약한 자리를 깨달았다면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리패런팅, 재양육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부모에게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이의 결핍을 어른이 되고 나서 채운다. 새로운 접근으로 자신의 부족한 면이나 상처를 메우고 보듬아 일어서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공명하는 시간이었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은 타인에게 향했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도록 유도한다. 억눌러왔던 혹은 무시하거나 외면해왔던 자신의 욕구와 마음, 감정, 기호 등을 들여다보고 마주하기를 권한다. 

나의 기질과 욕구에 귀 기울여 '참자기'를 찾아보라 등을 살짝 밀어준다. 그리고 트라우마와 상처를 들여다보며 '자기자비'에 관한 필요성,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공감자가 되어주고, 자기자비를 베풀어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대로 껴안아 주라고 말한다. 마음이 따끈따끈 해졌다. 


타인을 향한 문을 닫을 때, 나 자신도 갇히게 된다



한겨레 하니포터 9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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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여성 인물 도서관 9
강민경 지음, 화요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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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강민경 글/ 화요 그림/ 
청어람주니어/ 여성 인물 도서관9




'최초'라는 낱말이 지니는 무게를 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절실히 실감하고 있다. 

바로 청어람주니어 출판사의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이다. 이 기획은 역사의 책갈피 속에 숨어 있는 여성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에 출간된 아홉 번째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이다. 





바로 가족법을 개정하고 호주제를 폐지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선 법조인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였다. 그녀가 어떻게 변호사를 꿈꾸게 되었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크나큰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었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최초의 여성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크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이 말만으로 이태영 변호사의 일생을 표현하기에는 매우 부족하였다. 한국의 여성들이 즐겁게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여성과 어린이 등 약자들의 편에 서서 평등한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간 삶이었다. 그의 또랑또랑한 웅변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여성 인물 도서관> 아홉 번째 책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이다. 







1914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이태영 변호사는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유교사상을 중시하던 시대라 여성들의 지위가 낮았던 당시에 '여성이 공부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었다. 다행히도 남녀 차별하지 않고 교육의 기회를 준 어머니 덕분에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웅변대회에서 1등을 한 그녀에게 큰오빠가 해준 이 말 덕분에 변호사를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태영이는 변호사가 되거라. 

변호사가 되면 어려운 사람도 도와주고

나라를 위해 큰일도 할 수 있지. 

우리 태영이한테는 변호사가 잘 어울린다."




공부에 대한 열정은 넘쳤으나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그녀는 조급해졌던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의 힘으로 공부를 이어가고자 교사 일을 하기도 하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였다. 이화여자전문학교를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아직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그녀였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목사 정일형과 결혼한 이태영 변호사는 공부는 잠시 접을 수밖에 없었다. 독립운동으로 바쁜 남편을 대신하여 가족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낮에는 학교 교무주임으로, 밤에는 누비이불 장수로 열심히 일하였다. 강한 정신력으로 시련을 견뎌내는, 이겨내는 그녀를 보면서 울컥하였다. 



"평생 할 고생, 한꺼번에 해치우고 말 테다! 

고생아, 올 테면 얼마든지 와 봐라!"



그렇게 고생하던 그녀에게 빛이 비추기 시작하였다. 남편 일형이 해방 후 중앙 정부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남편 일형의 편지는 그간의 우리 민족의 설움과 고생을 그리고 지금의 기쁨과 환희를 잘 드러내고 있어서 큰 감동을 주었다. 



"서울 거리에서 팔을 휘젓고 다녀도 

아무도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여보, 이제 보따리를 바꿔 멥시다. 

이제 내가 당신의 평생소원인 법률 공부를 

뒷바라지하겠으니, 얼른 서울로 와요. "







남편의 든든한 지원으로 이태영 변호사는 넷째 아이를 임신한 서른두 살의 나이로 서울대학교 법학과 최초 여학생이 되었고, 고등 고시에 합격하여 최초 여성 법조인이 되었다. 여성 법조인이 되는 여정으로도 큰 울림을 준 이태영 변호사는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관습과 법을 고치기 위해 절대 쓰러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불꽃같은 열정을 보여주었다. 






지식인이자 법을 다루는 법조인조차 불공평한 법을 묵인하고 변화의 불씨를 꺼뜨리고자 목소리를 높이던 시대에 이태영 변호사는 불공평한 가족법을 개정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점차 그녀의 곁에는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이 모이게 되었다. 





억울한 여성의 사정을 들어주고자 시작한 여성 법률상담소가 가정 법률상담소로 바뀌었다. 여성의 손으로, 여성을 위해 건물을 올리고 더욱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여성백인회관'으로 이어졌다.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아침마다 벽돌 공장에 가서 좋은 벽돌을 손수 고를 정도로 여성백인회관에 애정을 쏟았다. 



"나는 청소부라도 좋으니 이 여성백인회관에서 

오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을 통해 이제는 폐지되어 사라진 '호주제'를 비롯한 여성차별적인 법과 관습, 사회적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유교 사상을 따르던 시기,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딸보다 아들이 집안의 주인으로 인정받고 대접받는 게 당연하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던 가족법. 하지만 법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고, 가족 내에서도 사회에서도 남녀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 이, 바로 이태영 변호사가 있었다. 그녀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투지로 점차 사람들의 인식이 깨어나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가족법이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생각과 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당장 고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이태영 변호사. 

그 변화가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이끌 거라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단단한 마음을 이어가는 그녀의 여정은 '행동하는 지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녀 덕분에 여성 인권과 양성평등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법도 제정되었다. 남녀 고용 평등법,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 기본법 등 여성 관련 법의 역사들이 [한눈에 살펴보기] 꼭지를 통해 잘 정리되어 있다. [그때 그 사건][인물 키워드] 꼭지에서 가족법 개정 운동과 호주제 폐지, 법조인 등 관련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도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독후 활동지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도서를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독서 전/중/후 활동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인물 관계도, 낱말 퍼즐, 독서 퀴즈, 토의·토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의·토론> 활동지 중 

Q. 어떤 일을 꼭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가지다가 오히려 결과를 망치거나 일하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요? 휴즈 판사가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자신의 경험을 쓰고, 친구들과 이야기해 봅시다. 

즐겁게 해야 한다는 뜻이지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이 질문이 눈에 띄었다. 가정일과 사회일 모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이태영 변호사는 미국에 유학 가서 만난 휴즈 판사의 이 말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한결 일 처리가 간결해질 것이기에, 이런 생각의 전환이 중요할 것이다.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불공평한 법과 제도를 개정하고자 세상의 닫힌 귀와 막힌 벽을 뚫고자 열심히 두드린 이태영 변호사의 행보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걷는 양성평등의 길이 넓어졌다. 그 아름답고도 뜨거운 활약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으로 지금 당장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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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즐거워지는
김민선 지음 / 마음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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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 김민선/ 마음책방




색칠할수록 즐거워지는 <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

당연한 듯 살아가는 일상의 행복을 사랑스럽고 몽글몽글한 동화 그림으로 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민선이 선보이는 컬러링북이 마음책방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사계절, 봄·여름·가을·겨울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행복을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담아냈네요.

총 30컷의 그림으로 펼쳐지는 일상의 순간들을 한 컷 한 컷 살펴보다 보면 그 안에 스며든 작가의 마음이, 꿈이 새록새록 배어 나옵니다.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채워나가고자 일상을 계획하는 그 도전에 공감이 갑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생명이 움트는 이 계절,

하루를 채우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그림들을 통해 행복을 색칠해 봅니다.

하늘하늘 봄바람 따라 살랑살랑 흔들리는 벚꽃을 만끽하고, 익숙한 골목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기도 하고, 고소한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지는 베이킹을 하기도 하면서 봄날을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웃음꽃이 필 거예요.



따르릉 골목 여행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비는 아이의 얼굴에 핀 웃음꽃이 봄 햇살처럼 따사롭네요.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여름에 떠나는 즐거운 여행,

더위를 이길 좋은 휴식이 되어줄 시간이겠죠. 흥겹게 놀고 기운차게 일상으로 돌아가 보렵니다.

룰루랄라~ 즐거운 휴가는 계획부터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비 오는 여름날 우산 쓰고 습기 머금은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익숙한 공간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거예요.



파릇파릇 홈가드닝




집안 가득한 푸르른 화분이 여름철 태양처럼 생명력을 뽐내는 그림입니다.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네요.









잎이 물들고 바람에 후드득 떨어지는 가을,

낙엽 밟는 소리에 괜스레 추억에 젖는 계절이 찾아왔네요.

코스모스 길을 걷고 책을 읽고 캠핑을 떠나는 하루하루를 그려보세요.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



가을날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행복이 별건가요.

추운 겨울날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녹이면 어느새 사르르~ 피곤이 풀어지네요. 여행 끝 집에 도착하면 다정하게 맞아주는 이가 있는 곳, 바로 내 집이 최고랍니다.



반짝반짝 크리스마스



겨울에는 크리스마스가 있죠.

언제나 바라게 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커다란 트리와 정성껏 만들고 꾸민 눈사람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요. 메리 크리스마스!









김민선 작가는 결혼과 출산 그리고 이어진 육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불안을 느꼈다고 해요. 이를 치유해 준 것은 다름 아닌 그림이었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김민선 작가. 그가 느낀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자 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이 우리를 찾아왔네요. 행복한 동화처럼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일상들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네요.

색칠하다 보면 후딱 지나가버리는 시간. 그리고 눈앞에는 귀여운 결과물이 있네요. 그림 속 행복한 아이처럼 소중하고 귀한 하루를 감사하고 즐기는 '나'를 그려봅니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순수한 꿈을 꾸고,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주기도 하면서 새로운 내일을 도전하게 만드는 집중의 시간을 선사하네요.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실 분들은 색칠할수록 즐거워지는 <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과 함께 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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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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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다산북스





무라야마 유카 작가의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이 10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독자 요청 쇄도로 이뤄진 결과라 더 고무적이다.


1999년 출간되었던 이 작품은 당시 사춘기에 겪는 불안과 외로움, 소통 등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영원한 청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이 재출간되어 우리를 찾아왔다는 소식은 벅찬 기쁨이다.









바다처럼 푸른 덧표지에는 하귤과 블루노트가 놓인 시트가 그려진 정물화가 있다. 덧표지를 벗겨보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로 뒤덮인 표지가 우리를 반긴다. 예상치 못한 자연의 찬란함에 탄복하였다. 이 소설은 어떤 눈부신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나? 들뜬 마음은 서둘러 책장을 넘기고 있다. 






접점이 없을 듯한 두 주인공, 온 마음을 서핑에 빼앗긴 야마모토 미쓰히데와 공부 잘하는 모범생 후지사와 에리다. 

미쓰히데는 대부분의 말이 농담이라 '가벼운 녀석'으로 통하고, 에리는 학생회 부회장으로 공부는 물론 착한 아이, 착한 딸로 통한다. 교집합이 없어 교류가 없던 이들은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치게 된다. 이 만남은 미쓰히데와 에리를 의외의 관계로 엮이게 만드는데……







"서로를 원하지만 사랑은 아닌 이 관계가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간절한 걸까?"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캐릭터의 매력은 인물들이 세상에 비치는 이미지와 상반되는 면을 섬세한 언어로 잘 그려낸 점에 있다. 

에리는 착한 아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욕에 관한 고민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가슴 앓이를 한다. 미쓰히데도 싱거운 농담과 여자 관련 소문으로 경박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진지한 부분이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자연스러운 일도 막상 본인에게는 

자연스럽다고 할까, 가장 마음 편한 일인 경우가 많아. 

누구나 당사자밖에는 알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는 게 

바로 그런 거겠지?"

- 미쓰히데가 에리에게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경계에 서있는 청춘들의 고민들이 현실성 있게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안팎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기대, 평가 속에서 불안과 외로움을 느끼는 미쓰히데와 에리는 어느새 서로가 간절해진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점점 더 빠져들면서 그 외는 공유하지 않는, 일반적이지 않는 관계에 대한 생각도 깊어져 간다.








개인적인 고민에 집안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미쓰히데와 에리의 관계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겪고 감당하고자 애쓰면서 에리도, 미쓰히데도 '지금'을 넘어서려는 모습에서 울컥하였다. 힘들고 어렵지만, 각자 정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이 아름다운 청춘들의 몸짓이 안쓰러우면서도 다부져 보였다. 


미쓰히데와 에리만큼 미야코와 다카유키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둘 역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감지되는 포인트들이 중간중간 나와서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사람들을 사귈 때 거리를 두고 관찰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시답지 않은 농담을 던지던 미쓰히데가 파도 앞에서 망설이고 달아나려고 한 물러터진 마음을, 두려움을 떨치고 덮쳐드는 파도를 뛰어넘으려 일어섰다. 


미야코를 사랑하는 자신을 숨긴 채 미야코의 주변을 맴돌던, 자기 안에 꿈틀대는 욕망을 숨겨야 했던 에리가 미쓰히데에게는 진심을 말했다. 결코 사랑 따위는 아니지만 더 강할 집착을. 




반드시 옳은 일만 골라서 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이 소설은 청춘의 불안과 고독, 단절과 소통에 관한 메시지뿐 아니라 에리와 미쓰히데의 집안 이야기를 더하였다. '청춘'을 '개인'으로서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삶과 죽음'의 시간에 올려놓았다. 




죽음이란 심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이란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를 잃어가는 것이다. 




죽은 자들을 뒤로하고 끊어졌던 관계들이 다시금 이어지려는 모습 또한 흥미로웠다. 에리와 미쓰히데의 관계 또한 깊은 여운과 함께 질문으로 남는다. 풀릴까? 아니더라도 당사자들만 아는 사정이리라 생각하면 다 될 일이다. 두렵고 아프지만 '지금'을 마주하고 뛰어넘고자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에게 이런 이야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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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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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5/ 엘리스 피터스/ 북하우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시체 한 구가 더 있다]라는 제목으로 확실하게 독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엘리스 피터스/ 북하우스


엘리스 피터스 작가가 창조한 인간미 넘치는 캐드펠 수사는 이 이야기에서 그의 매력을 아낌없이 발산한다. 흡인력 강한 작품으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엉덩이를 뗄 수 없게 만든다. 첫 번째 이야기('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가 시리즈 전반을 소개하는 느낌으로 전개되었다면, 이번 이야기는 '캐드펠 수사'를 입체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잉글랜드에서는 왕권을 두고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간에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어이 1138년 초여름, 그 여파가 슈루즈베리까지 미치고 만다. 수도원조차 스티븐 왕의 편과 모드 황후 편으로 나뉘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스티븐 왕은 슈루즈베리 성을 점령한다. 그리고 그를 따르지 않는 세력에게 본보기로 삼기 위해 포로 94명을 처형하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린다. 

헤리버트 수도원장은 참혹한 죽음을 당한 영혼들을 적절하게 매장해 주고자 나서고, 캐드펠 수사를 적임자로 임명한다. 캐드펠 수사는 시신들을 수습하던 중 한 구의 시체가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데…….









십자군 원정에 참전하였고, 그 후에는 해적과의 전투가 끊이지 않은 성지의 해안을 순회하는 배의 선장이었던 캐드펠 수사는 어느 잔혹한 이에게 죽임을 당하고 버려진 정체불명의 젊은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진정 최선을 다한다.


우선 처형이 아니라 살인당한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였다. 처형된 포로들 사이에 버려진 비열한 살인의 내막을 파헤치고자, 신원을 파악하고자 애쓰는 그의 발걸음에 심장이 뛰었다. 누가 왜 이토록 비참한 죽음을 당해야 했는가?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도 남녀 간의 사랑이 그려진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비극을 겪었으나, 꺾이지 않는 당당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들은 극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들에게 반하여 목숨을 던져서라도 그들을 지키려는 용감무쌍한 젊은이들의 투지는 활활 타올랐다. 



캐드펠 수사의 뛰어난 지략이 돋보이는 [시체 한 구가 더 있다]는 왕권을 둘러싼 혈전이 몰고 온 피비린내와 공포가 뒤덮인 슈루즈베리에서 '서약'과 '충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경계해야 할 적이었지만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존중했던 캐드펠과 베링어의 공조가 빛을 발하는 결말이었다. 서로에게 진심을 속이고 머릿속으로는 계획을 세우느라 바빴을지라도 호젓한 밤 나들이 동무였던 그들이 나눈 강한 유대감 덕분에 비열한 살인자를 예상할 수 있었다. 





"이 망나니야말로 내 호적수고, 

녀석을 다른 상대와 바꾸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려갈수록 극 곳곳에 '여기요!'하며 문구들이 존재감을 드러내어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한 인간이 지닌 다양한 면면들을 매혹적으로 그려낸, 

캐드펠 수사의 모험과 지략이 돋보이는, 

수작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덕분에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흠뻑 빠져든다. 

이제 세 번째 이야기 [수도사의 두건]을 펼칠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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