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낭의 모험 책 먹는 고래 32
박진희 지음, 신은혜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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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낭'은 캄보디아 말로 '행운'을 뜻한다. 캄보디아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가장 흔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만큼 좋은 의미로 살아가면서 좋은 운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어준 이름이리라.




썸낭의 모험/박진희 글/신은혜 그림/고래책빵




여섯 개의 동화가 수록된 책의 표제작 <썸낭의 모험>은 호기심 넘치고 씩씩한 지네 '썸낭'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귀여운 그림체로 사랑스러움을 뽐내고 있지만, 지네의 실제 모습을 아는 나로서는 책 속의 여자처럼 발견하면 쫓아내려고 별짓을 다할 거다. 하지만 그림으로 만나는 썸낭은 우리네 아이처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용감하게 떠나는 용기 있는 지네이다. 두려움을 떨치고 여행을 호기롭게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 '보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파'도 꽃을 뜻하는 고어라고 한다. 꽃처럼 예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자아이 이름으로 지어준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은 만국 공통인가 보다.

보파가 알려준, 참신한 방법으로 여행을 떠나온 썸낭은 캄보디아에서 보지 못한 바다, 단풍, 눈도 보게 되고 친구들도 사귀게 된다. 무섭지만 도전하지 않았으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순간들. 썸낭은 자신을 믿고 또다시 여행을 떠났고 이제는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가려 한다. 과연 썸낭은 무사히 캄보디아로 도착할 수 있을까? 왠지 또 다른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썸낭의 모험을 같이 떠날 친구들은 요리요리 붙어라~





<썸낭의 모험> 외에 <힘내세요! 사과나무 아저씨> <야옹, 여섯이래!> <농부 할아버지의 인형극 놀이> <산타 할아버지의 마법> <수다쟁이 나무의자> 다섯 개의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동화들도 함께 한다. 이 책에 수록된 동화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소중한 가치와 마음을 되새기게 해주는 다정한 이야기이다.

 

등장인물이 '사람'인 동화보다 다른 존재들인 동화들이 많다. 사람 중심의 시선이 아닌 공존·공생의 시선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들이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누구든지 다정히 얘기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릴 거라는 나무의자의 말처럼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이들이 떠올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주운 지갑을 돌려주려고 한 정직한 정봉이에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 것처럼 정직한 이들이 수고만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허깨비라 놀림당하는 허수아비에게 행복을 안겨준 할아버지처럼 동심을 잃지 않고 순수하고 밝게 살아야지 다짐해 보았다. 길고양이에게 온정을 베푸는 마음씨 따뜻한 금숙 씨 가족처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각오를 다져보았다.





<힘내세요! 사과나무 아저씨>

부끄러운 어른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아이들의 모습에 생활 습관을 점검하게 되었다. 불편하다고, 비용이 든다고, 남들도 그런다고 핑곗거리만 한 보따리 준비해두고 막상 꼭 필요한 양심과 정의는 어디 깊숙한 곳에 꼭꼭 숨겨버린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조그마한 불편함 너머 큰 행복과 건강한 내일을 내다볼 줄 아는 오늘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야호! 우리 엄마, 아빠가 최고예요!" 아이들에게 물려줄 내일이 좀 더 건강할 수 있도록 불편한 오늘을 감수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따뜻하고 울림 있는 동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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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 - 귀농하고픈 아들과 말리는 농부 엄마의 사계절 서간 에세이
조금숙.선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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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간의 서간 에세이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문학동네 2021.7.12> 이슬아 X 남궁인 본격 서간 에세이를 통해 편지글이 가진 매력을 깨달았다. 이번에 읽은 <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는 모자간의 서간 에세이다. 귀농하고픈 아들과 말리는 농부 엄마의 사계절 서간 에세이다.



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조금숙·선무영 지음/한겨레출판




봄·여름·가을·겨울

시간의 흐름을 따라 오해의 잡초를 헤치고 피어난 이해의 말들이 영글었다. 더욱더 관계는 돈독해지고 농촌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고 같이 살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족이 되었다.

 

1여 년의 시간 동안 왕래한 모자간의 서신 외에도 아버지, 며느리, 누나의 글까지 실려 풍성해진 책은 농촌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함께 하는 이들과 자연을 보듬어 여유 있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과 바람으로 가득 차 있다.

 

 

어머니인 조금숙 저자는 작은 아들과 서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다. 이런 교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던 아들이 귀농을 선언해서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었으리라.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부모가 귀농하여 괴산에서 10년째 농사를 지으면서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본 결과 내린 결정이 아닌가 싶다. 본인이 겪고 있는 현실을 자식에게까지 물림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어머니는 절절히 적어내고 있다. 농촌의 오늘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우려와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 인식에 그치지 않고 농민 기본소득과 농촌 창업 지원 정책 등 대안과 희망을 논하고 있다. 귀농을 바라는 아들에게, 농촌의 새로운 사업 파트너인 청년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농촌의 중요함과 부흥의 필요성을 부탁한다. 한 시대를 바쁘게 치열하게 지내며 무던히 견뎌냈던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다정한 부탁과 사랑과 희망의 당부였다.

 

 

아들인 선무영 저자는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고민하다 세상이 권하는 트랙에서 벗어나 자신의 트랙을 걷기로 결심했다. 변호사 시험을 포기하면,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도시에서 살지 않으면 무지막지한 말을 뒤로하고 주부가 되어 1년을 살았지만 그는 '별일 없이' 살고 있다. 오히려 사는 게 재밌어졌다는 그이다. 선택의 연속이 만들어내는 인생, 정답 없는 인생에서 중헌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젊은 삶을 응원하고 싶다. 응원한다.






조금숙 저자처럼 딸, 아들 남매를 둔 어머니로서 아들과의 교류가 부럽기만 하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고자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아들은 어머니 눈매의 불씨를 존경하고 응원하며 함께 하고자 한다. 이런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가족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찐촌바이브'

결혼한 부부라도 같은 뜻을 가지기 힘든데 부모님, 딸 부부, 아들 부부 모두 귀농의 뜻을 펼치니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다. '노나메기' 온몸의 힘을 박박 긁어낼 때 흘리는 박땀, 안간땀, 피땀. 그렇게 흘린 땀만큼 서로서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란다. 농사란 게 딱 그렇다며 어머니가 아들에게 귀농 전 준비물로 추천해 준 '노나메기' 정신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귀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일이라면 아무도 모르는 학교 가면 아무도 모르게 죽을 거라던 무지막지한 선생님, 이제라도 변호사 시험을 다시 준비해 보라고 걱정하는 친구처럼 그럴까 봐 두렵다. 하지만 정해진 트랙 위에서 돈을 벌어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고, 또 돈을 벌어 더 큰 집을, 더 멋진 차를 사는 천편일률적인 목표를 지향하는 삶이 아닌,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다. 아들의 진지한 자세와 마음에 여름이 채 가기 전에 말리는 일을 포기하게 된 어머니처럼 가는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 이끌어 주고 동료로 같이 걸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싶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4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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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즈의 귀염뽀짝 캐릭터 쿠키 - 쿠키 틀 없이 천연 재료로 만드는 아이스박스 쿠키 레시피
이지은 지음 / 북스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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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 틀 없이 천연 재료로 만드는 아이스박스 쿠키 레시피 -

 

아이들을 키우면서 도전하게 된 일들이 많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엄마의 정신은 다양한 영역의 도전으로 이어진다. 그중 하나가 베이킹이었다. 가장 쉬운 쿠키부터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건강한 맛을 위해, 좀 더 컸을 때는 고사리손의 발달과 재미를 위한 놀이로 여러 가지를 같이 만들어 먹었다. 부쩍 큰 아이들은 각자 스케줄로 바쁘다. 그래서 놀고 있는 우리 집 오븐이다.



시스터즈의 귀염뽀짝 캐릭터 쿠키/이지은 지음/북스고



야호~ 오븐이 다시금 바빠질 기회가 생겼다.

시스터즈의 귀염뽀짝 캐릭터 쿠키 서평단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깜찍한 쿠키들을 보는 순간 꼭! 만들어보고픈 충동이 샘솟았다.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책을 받고는 아이들과 함께 훑어보았다. 아들딸 모두 귀엽다고 난리다. 직접 만들어 보자고 하니 흔쾌히 수락한다.

 

시중에 다양한 쿠키 책들이 있다. 그중 이 책이 돋보이는, 이 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점을 소개한다.

* 쿠키 틀 없이 만들 수 있다.

* 김밥처럼 잘라서 만든다.

* 천연 재료(가루)로 색과 맛을 내어 건강하다.

* 냉동 보관으로 장기간 보존 가능하다.

* 무궁무진하게 응용할 수 있다.





이지은 저자는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든 창구로 활발하게 수강생들과 소통하며 캐릭터 김밥과 캐릭터 쿠키를 소개하고 있다. <시스터즈의 귀염뽀짝 캐릭터 쿠키> 책은 캐릭터 쿠키를 누구나 쉽게, 누구나 재미있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난이도를 중하로 맞춰서 앙증맞은 캐릭터 쿠키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직접 만든 귀여운 캐릭터 쿠키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다.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______^





<이 책을 읽는 방법>

대면으로 배우는 시간이 아니기에 저자는 상세한 설명과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완성된 캐릭터 쿠키 사진은 도전하게 만들어주고 준비사항과 과정, 활용팁까지 친절하고 섬세하게 구성되어서 초보자도 따라 하기 편하다.

 

캐릭터 쿠키를 만들기 전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소개해 주고 있어 미리 준비하면 된다. 색감과 맛을 위해 사용되는 천연 가루들을 서둘러 주문했다.

 

이 책에서 반죽과 파트 만들기가 중요한 것 같다.

버터 반죽 - 플레인 반죽 - 컬러 반죽

기본 반죽들을 만들어서 랩으로 싸서 냉동고에 보관한다.

번거롭지 않아 천천히 따라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캐릭터 쿠키는 파트를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대표적인 파트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단계로 충분히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각형, 원기둥, 삼각기둥, 타원기둥, 반원기둥




PART 3,4,5 캐릭터 만들기

기본 캐릭터로 난이도 ★☆☆인 쿠키다. 사탕처럼 달콤해 보이는 쿠키가 사랑스럽다. 천연 가루로 파스텔톤 발색이 자연스럽고 좋다.

 

귀여운 캐릭터는 난이도 ★☆☆로 시작해서 ★★☆으로 발전한다. 과일, 동물, 무늬로 귀엽고 깜찍한 쿠키들을 만들 수 있다. 딸은 딸기 소녀 쿠키를 찜했다.




특별한 날을 위한 캐릭터 쿠키들은 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기념일, 크리스마스, 핼러윈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면 받는 사람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틀로 찍지 않고 다양한 모양의 파트를 붙여서 굳힌 다음, 김밥처럼 잘라서 오븐에 구우면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쿠키가 완성된다. 마법사가 된 기분이다.




주문한 천연 가루들이 도착해 딸기 소녀 쿠키부터 만들어 봤다. 아들이 처음부터 어려운 것 도전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맞았다. 자로 정확하게 재서 해야 한다.




아들은 최고 난이도 ★★★인 해골 쿠키를 골랐다. 아직은 여유 있는 핼러윈 예행연습을 할 듯싶다. 다시 쉬운 단계부터 잘 계량하고 측정해서 만들어야 겠다.

오래만에 쿠키 만드니 "엄마, 최고" 칭찬받아서 헤벌쭉 웃음 지어진다. 열심히 연구해서 나만의 캐릭터 쿠키도 만들어보고 싶다.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고마운 하루이다.

감사합니다. :D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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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플래닛 -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낯선 세계로의 위대한 기록
질 하이너스 지음, 김하늘 옮김 / 마리앤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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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삶을 살게 되었을까?"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부부는 집순이·집돌이로 평소 여행과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활동적인 사람들을 보면 궁금해진다. 저 사람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인투 더 플래닛/질 하이너스 지음/마리앤미




세계적 수준의 테크니컬 다이버이자 영상 제작자인 '질 하이너스'의 에세이를 접하고는 그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동굴 다이빙, 모험을 찾아다니고 위험해 보이는 행동을 하도록 몰아가는 것이 유전자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바로 7R 유전자 대립형질로, 전 세계 사람 20%에서 발견되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뇌가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7R을 가진 사람은 일상의 자극에서 다른 사람들만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기꺼이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마치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이다.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표지에 이끌려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책을 덮고는 다시 표지를 펼쳐보았다. 너무나 해맑게 웃고 있는 지은이 '질 하이너스'를 마주 보았다. 그녀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경외심을 느꼈다. 친근한 모습 뒤에 숨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강인함을 발견하고 싶어 뚫어져라 쳐다보느라 눈만 아팠다.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기록

그녀가 들려주는 현장 이야기는 마치 나의 경험처럼 생생하여 치열하고 처절하다. 읽으면서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나 자신에게 자문하게 되는 내용들이 반복되었다. 몇 번이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으면서도 다시 다이빙 장비를 짊어지게 만드는 게 과연 무엇일까? 동료들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그녀를 수면 밑으로 끌어당기는 미지의 세계는 과연 어떤 곳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결코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다시 다이빙을 하는 그녀는 멋있었다.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한 인간일 뿐이었다. 절대적 행복을 만끽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불확실성을 즐기며 그 속에서 춤춘다.

 

기억나는 첫 경험은 두 살 무렵의 익사할 뻔한 일이라고 밝히는 순간부터 범상치 않다고 느꼈다. 자신을 떠받치는 물, 매혹적인 색깔, 부드럽게 흔들리는 잔물결 속에서 평화롭게 떠다녔다는 기억은 그녀가 자신을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물과 교류한 강렬한 경험이 그녀를 동굴 다이빙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 당시 한 해에 두 번씩이나 도둑이 든 경험은 그녀에게 두렵고 절실한 순간에 잠재된 힘을 끌어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런 경험들과 깨달음은 그녀를 낯선 세계로 향하게 하였다.

 

내게 동굴 다이빙은 '다시 자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질 하이너스는 우리를 그녀가 경험한 낯선 세계로 초대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수중의 깊은 동굴은 달보다 더 먼 곳이다. 그 깊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우리를 기꺼이 데려가 경이롭고 황홀한 자연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두려움과 극심한 추위를 이겨내고 탐험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위대한 자연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우리가 그녀와 같은 탐험가이길 기원한다. 그녀의 다이빙 일지를 따라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그녀의 강한 의지와 긍정적인 사고는 나를 고무시켰다. 그녀가 그녀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내린 수많은 선택과 결단들은 나에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마치 지구의 혈관 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다이빙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진실되게 기록하고 있다.

그녀를 다이빙 세계로 깊숙이 인도한 첫 번째 남편 폴 하이너스와 7R 유전자 동지인 두 번째 남편 로버트 매클렐렌과의 결혼 생활은 전통적인 부부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잘 녹아있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폴과 이혼을 했고, 그 이후 친구가 되어서 서로를 존중하며 동료로 계속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매료하고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그녀 모습이 동시에 자신을 겁에 질리게 하지만 그녀를 지지하고 존중해 주는 로버트를 만났다. 그녀의 일상은 그녀를 다시 수면 밖으로 나오게 하는 힘을 가진다. 그녀의 소중한 일상이 그녀의 열정을 잘 보듬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들려주는 '와쿨라 2 프로젝트'와 '남극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젝트' 같이 거대한 탐험 이야기는 그 어떤 영화보다 아찔하고 황홀하고 경이롭다. 죽음을 불사하게 만드는 자연의 신비로움에 한없이 빠져들게 된다. 아드레날린의 대방출, 집착, 중독 등 스스로 벗어날 수 없이 가라앉다가 과감히 돌아가는 이야기는 또 다른 시작처럼 다가온다.

잠수병을 앓아 절대로 다이빙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에도 다시 물에 들어가야만 했던 질, 그건 운명이었다.

그런 그녀이기에 유리 천장을 향해 힘차게 소리 질렀다. '역사상 가장 깊숙한 동굴로 들어간 여성'이나 「너희는 여자한테 졌다」는 표현은 진실을 흐린다. 남성의 세계에 낀 여성이 아니라 당당한 전문적인 동굴 다이버로 인정받길 원했을 뿐인데...... 멈출 줄 모르는 그녀의 도전은 그녀를 살아있는 전설로 만들었다.

 

언제나 안전을 생각하고, 계속 꿈을 좇기를 바란다!

'질 하이너스'는 「인투 더 플래닛 - INTO THE PLANET」을 위와 같이 끝맺는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일상이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안전을 당부한다. 그리고 꿈꾸라 응원한다. 우리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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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 - 특임대사가 가슴으로 만난 엘살바도르
양형일 지음 / 밥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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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를 만나다.

양형일 전 엘살바도르 대사가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재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책으로 출간하였다.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양형일 지음/밥북




엘살바도르는 '전능하신 하나님',

수도인 산살바도르는 '거룩한 구세주'라는 의미로, 국민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는 나라이다.

700만 명이 우리나라 1/5 정도의 영토에서 살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이 작은 나라를 요즘 부켈레 대통령 관련 기사로 심심찮게 접하게 되었다. 호기심이 생기던 중 서평단의 기회로 특임대사 체류기인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 책을 읽게 되었다. 3년여의 기간을 보내고 정리한 글이기에 좀 더 원숙한 내용을 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양형일 전 대사는 엘살바도르에 관한 부정적인 시각에 우려와 함께 허술하고 균형을 잃은 보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엘살바도르는 가난하고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무서운 나라이기보다 가슴 아픈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미로를 헤매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나라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엘살바도르 3년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과 엘살바도르 뇌성마비 고아 환우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기 위함이다. 그가 엘살바도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엘살바도르에 대한 저자의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역사, 인종, 문화, 자연환경,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엘살바도르의 참모습과 오늘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 다수의 메스티소, 살바도란의 고운 심성과 순박한 미소를 우리 곁으로 가지고 왔다.






낯선 중남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에서 들려오는 삶의 이야기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을 연상케한다. 백인의 침략에서부터 시작된 계급 그리고 자본에 의해 민주와 인권, 정의와 평등은 사라졌다. 이미 부와 권력을 쥔 세력은 나라보다 국민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이 우선이다. 저자는 그 참담한 현실 속에서 순응하여 작은 호의에도 감사하고 맑은 미소를 짓는 살바도란을 잊지 못하고 그들의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기를 염원한다.







엘살바도르의 다양한 면면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요람의 나라'로 하루에 수십 차례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지진대에 속할 뿐만 아니라, 화산권에 속해 있다. 활화산으로 언제 다시 분화할지 알 수 없다. 화산의 분화로 화산재 속에 묻혔던 호야 데 쎄렌 유적지에 관한 지원 요청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국회 부의장은 '중미의 폼페이' 혹은 '살바도란 폼페이'라고 불리는 이 유적지의 발굴 관련하여 어려움을 성토하였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재정 지원을 해야만 하는 일이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현지에 사업차 온 민간회사 직원이 교통사고를 내서 십 대 소녀가 사망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우리 국민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합의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십 대 소녀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 하기에는 너무 가벼워서 침통한 저자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져 왔다. 그 이후에도 이어진 소녀 가족과의 인연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저자는 특임대사로 임명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현지에서만 나눌 수 있는 끈끈한 정과 마음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오늘을 만나고, 우리는 모르는 그들만의 외교 세상을 엿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참모습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엘살바도르의 커피와 맥주 맛이 매우 궁금하다.

가난하지만 결코 탓하지 않고 성실한 하루를 보내는 살바도란의 엘살바도르를 기억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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