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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쉽게 풀어 주는 술술 한국사 5 - 일제 강점기 ㅣ 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쉽게 풀어 주는 술술 한국사 5
노현임 지음, 백대승 그림, 한철호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술술 한국사 5 일제강점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역사는 이 땅 위에 숨 쉬고 살았던 지나간 선조들의 스토리다. 시간여행을 통해 선조들과 나누는 대화다. 특히 일제 강점기는 내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던 시절, 내 부모님이 태어난 시대라서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들었던 아주 가까운 이야기이기에 일제의 탄압과 고문 이야기에 참혹하면서도 안타까워지다가, 독립운동과 국민계몽에 애쓴 이야기에선 존경과 자부심마저 갖게 되는 역사다.
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만든 주니어김영사 출판사의 『술술 한국사』 시리즈, 벌써 다섯 번째다. 이번 『술술 한국사 5』는 일제 강점기다. 이번에도 술술 읽히는 정말 유익한 책이다. 최신 자료에다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다루고 있다는 점, 궁금해 할 이야기들을 소설처럼 풀어 썼기에 정말 참신하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일제강점기만을 다루고 있기에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독립운동가들, 교육과 계몽에 힘쓴 교육자들의 이야기에선 그대로 위인전을 읽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일제강점기는 일본이 강제적으로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군대를 해산한 뒤 국권마저 빼앗은 시기다. 1910년 8월 29일의 강제로 대한제국의 국권을 박탈한 이야기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기 이전의 역사다. 해서 일제강점기는 수탈과 탄압으로 얼룩진 일본의 악랄함을 볼 수 있다. 한글 사용 금지, 한글 이름 사용 금지, 태평양 전쟁을 위한 병참기지화 정책으로 식량과 자원까지 무자비하게 수탈해 가는 일제의 망동을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최근 일본에서는 일본이 조선의 발달에 기여했다는 망언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 망언에 대처할 수 있는 자료들이 가득하기에 더욱 알아야 할 역사다.
<매천야록>을 지은 황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감동이다. 황현(1885~1910)은 조선 후기의 학자로 <매천야록>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하지만 국권이 피탈되자 <절명시> 4편을 남기고 순국한 학자다.
새와 짐승도 울고 산천도 찡그리니
무궁화 세계는 이미 침몰했구나.
가을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지난날을 생각하니
지식인 노릇이 참으로 어렵기만 하구나 - <절명시> 황현 (12쪽)
일제의 앞잡이가 된 일진회, 국새를 대신 찍어 나라를 넘긴 이완용, 경복궁 일부를 허물고 근정전 바로 앞에 조선총독부를 세우는 사진을 보니, 참담하기만 하다. 무단 통치, 공포 정치의 시대였기에 총칼을 찬 일본 헌병의 눈에 거슬리면 잡아다가 즉결 처분 되던 시기였다. 일정한 주거 또는 생업 없이 이곳저곳 배회하는 자, 단체 가입을 강요하는 자, 시사를 게시하거나 반포하거나 낭독하거나 큰 소리로 읊거나, 돌 던지기 같은 위험한 놀이를 하거나 시켜도 처벌의 대상이었다니, 죄가 없어도 만들어 내서 불구를 만들던 시절이었다니, 조선이 그대로 거대 감옥이었다니, 불과 100년 전에 이 땅에서 그런 참혹한 일이 있었다니, 가슴이 아프고 슬픈 이야기다. 태평양 전쟁으로 강제 징집된 한인 징용자와 일본군 위안부들 이야기엔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역사이기에 가슴 아프다.
수탈과 압제의 이야기 중에도 힘이 되는 부분은 역시 독립운동가, 의병, 교육과 계몽에 힘쓴 이야기다. 3·1 만세운동, 그로 인해 시작된 문화정치, 이화 학당에 다니던 유관순 열사의 독립만세, 임시정부를 조직해 독립운동을 지원한 이야기, 독립의 의지를 다시 불태운 일본 부산 경찰서에 폭탄을 터뜨린 박재혁, 조선 총독부 청사에 폭탄을 터뜨린 김익상, 악명 높던 종로 경찰서에 폭탄을 투하한 김상옥, 만 21세에 의열단을 조직한 김원봉, 6·10만세 운동, 일본군과 치열하게 싸워 대승을 거뒀던 청산리 대첩의 김좌진 장군과 군립 투사들의 이야기에선 저절로 감사와 존경을 보내게 된다.
보충자료인 제국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과 사회주의, 중일 전쟁과 태평양전쟁, 시대르르 품은 저항 시인 이육사까지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는 자료들도 담았다. 2017년 수능의 필수과목이 된 한국사이기에 십대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뭘 알아야 대항할 수 있는 법이다. 우리의 고대사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일제강점기에 대한 망언을 일삼는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역사다. 소설처럼 술술 읽히지만 가슴 먹먹하게 하는 일제강점기다. 역사을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역사다. 이런 좋은 책을 알게 돼서 정말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