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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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건축가 구마 겐고]일본을 대표하는 구마 겐고의 건축 이야기~

 

예전에 시골에 가면 한옥이 좋았다. 문을 열고 대청마루에 서면 멀리 산자락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다. 자연을 그대로 정원 삼은 호연지기형 가옥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축물은 안동에 있는 병산서원의 만대루다. 만대루에 올라서면 가까이 절벽과 강을 품고, 멀리 산과 들을 품고 있는 모습이 자연을 껴안은 건축 같아서다.

 

건축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건축은 물리적이고 기술공학적인 기술과 인간에게 편리한 실용성과 예술성까지 고려해야하는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힐링이 대세인 요즘에는 힐링까지 고려한 건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건축 전문가의 생각은 어떨까.

세계를 누비는 건축가 구마겐고는 일본 대표다.

현재 도쿄대 건축가 교수인 그는 매일 숨 가쁘게 세계 일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유럽과 미국,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일본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건축물들은 전방위적으로 뻗고 있다.

너무나 바쁜 일상이기에 긴 여행이라고 해도 기내에 가지고 들어가는 가방 하나만 챙긴다는데……. 간략한 짐의 비결도 궁금해진다.

 

문살에 한지를 붙이는 장지문창살과 돌을 이용하는 한옥의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는 그는 한옥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제주 서귀포시의 롯데 아트빌라스에는 럭셔리 리조트답게 그의 작품이 있다.

한옥의 개방성과 솔직성과 편안함이 놓아주는 여유,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을 준다는데…….

그의 건축에서는 재료와 공간의 융합이 매력적이다.

 

-어떻게 소재와 만났습니까.

-소재 뒤에 인간이 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건축은 그 장소의 독특한 재료, 그곳에 사는 장인을 찾아내어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그 장소에 힘을 싣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요즘 대세가 되고 있는 중국 역시 그의 최대 클라이언트라는데…….

그는 중국인 공무원들의 정교하고 전략적인 이익 챙기기가 놀랍다고 한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이 수시로 수정 요구를 하기도 한다는데…….

무턱대고 원칙주의로 기울지 않고 이상과 현실 사이, 이상과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대인'의 논리를 따진다고 한다. 직접적인 거절보다 간접적인 거절이 건축에서도 많다는데…….

 

유럽연합은 건축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공모전으로 결정한다는 원칙이 있기에 건축주 마음대로 발주할 수 없다는데…….

 

미국 건축계는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기에 경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축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들의 경제논리는 건축에서도 적용되는데…….

그러니 건축도 상품가치가 높고 이익률이 높아야 한다고 여긴다.

 

구마겐고, 그가 건축을 보는 관점은 무엇일까.

그는 콘크리트의 영구적인 것보다 세월이 지나면 바래지고 퇴색되고 심지어 세월의 무게에 못 이겨 약해지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건축, 자연을 두려워하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강력하고 영원한 건축물보다 약해지고 사라지는 자연의 삶을 그대로 건축에 담고 싶다고 한다.

 

그의 건축 작품에는 기로잔 전망대, 구름위의호텔, 나가사키 현미술관, 산토리미술관, 네즈미술관, 가부키극장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 중국의 대나무집, 돌미술관 등이 있다.

눈에 띄는 작품보다 폐를 끼치지 않는 건축, 무게를 잡지 않고 주민 및 장소와 소통하는 건축, 자연과 인간을 닮은 건축을 하려는 그의 작품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이 책에는 건축을 대하는 중국인과 일본인의 차이, 프랑스인, 한국인의 차이 등이 있다.

그의 건축에 대한 안목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인이 그의 건축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폭넓은 식견과 남다른 관점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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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족 이우 1
김차윤 지음 / 13월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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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족 이우 1] 조선의 정체성을 지키려했던 호랑이 같은 황족

 

 

김동인의 <운현궁의 봄>, 권비영의 <덕혜옹주>, 영친왕에 대한 책, 이방자 여사에 대한 책들을 읽을 때마다 비운에 간 조선 왕족의 마지막 모습들이 안타까웠다. 힘없이 무너지는 나라였기에 왕족들의 삶은 백성들의 삶만큼이나 처참했을 텐데…….

정신병을 얻거나 망명을 하거나 굴욕스럽게 살아야 했던 삶이었을 텐데…….

 

 

오늘 <조선의 마지막 황족 이우 1>를 읽으면서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황족으로서 기개 넘치고 용감한 이가 있었음을 처음 알았다. 일본 여성과 결혼시키려는 일본의 정책에 거세게 반발하여 유일하게 조선인과 결혼한 황족이었다는데……. 서슬 퍼런 일본의 총과 칼 앞에서 조선인의 독립과 황족의 정체성을 지키려했던 유일한 황족이었다니…….

 

 

 

 

조선 황족 이우는 1912년 고종의 손자로 태어나, 6살에 운현궁으로 양자를 가 '이우 공 전하'가 되었다. 그리고 10살 때는 일본으로 볼모로 끌려가 생활하였으나 황족으로서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나는 조선인이며, 조선의 황족이다.

나의 부인은 반드시 조선여인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나의 조선은 반드시 독립 되어야만 한다.

(책에서)

 

 

하지만 그는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조국광복을 보지 못하고, 히로시마 원자폭탄으로 인해 사망한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그의 장례식이 광복절인 1945년 8월 15일 오후 1시 옥음방송 직후였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의 1권에서는 조선황실과 연계된 독립운동과 저항, 그리고 독립운동가 유동렬 장군의 딸 유정순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2권에서는 친일파 박영효 가문의 박찬주와의 결혼과 전쟁 상황이 전개된다.

 

소설의 시작은 1919년 가을, 상해로 떠나는 의친왕 이강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에 아버지인 고종황제가 남긴 비밀문서와 독립자금인 채권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또한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의친왕 이강은 상해 임시정부로 망명하기 위해서였다. 이강은 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조선의 왕족이었다.

일본은 왕족인 그가 임시정부에 들어간다면 독립운동 세력의 구심점이 되어 독립운동에 활기를 띨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일본에 발각되고 망명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조선이 왕족을 중심으로 결속해 독립국가가 될 희망을 품는 것을 늘 경계해 왔던 일본…….

그래서 모든 황족들의 결혼과 교육, 주거 이전까지도 관리했으며 왕족들의 움직임을 늘 감시해 왔다.

이우는 의친왕 이강의 아들이었기에 독립에 대한 갈망이 더했을까. 하지만 이우 역시도 힘없는 나라의 황족이었기에 허수아비일 뿐이었다.

이우는 황족과 왕공족은 반드시 군적을 갖게 한다는 방침에 따라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야 했기에 늘 일본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일본의 정략결혼을 피하려고 했던 이우이기에 동생 친구인 정희와의 만남은 더욱 애잔하게 와 닿는다.

소설은 한 편의 러브 스토리가 되어 이우 왕자와 정희의 만남과 어긋남을 애틋하게, 아름답게 그려 놓았다. 침울하고 우울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도 젊은 청춘의 만남은 가슴 설레게 하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먼발치에서나마 뵙고자 들른 부암정에서 정희가 만난 사람은 뜻밖에도 이우 전하다.

도쿄에서의 볼모생활, 현실에서 오는 무기력함, 홀로 울분을 달래며 비분강개하던 마음을 누구에게 털어 놓을 수 있을까.

일제의 눈 밖에 날지언정 일본인이 되기 싫어했고 일본인의 피가 섞이는 것을 싫어했던 마음을 정희 앞에서 내비치는데…….

 

 

-나는 아무에게도 진심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이지.

내가 앞으로 일본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이토록 괴로운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전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전하를 감시하는 눈이 많다 해도, 전하의 마음까지는 감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전하께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그렇게 느끼셨던 바를 절대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독립운동가의 딸과 독립을 열망하는 왕족의 만남은 운명이고 필연이었을까.

책에서는 정희의 아버지와 의친왕이 오래전에 이미 아이들의 정혼을 약속한 것으로 되어 있기에 더욱 애틋한 느낌이다.

 

두 사람의 끌리고 설레는 마음이 소설 전체를 흐르며 설레게 한다.

역사소설이면서도 러브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다. 나라를 사랑한 피 끓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다. 불의에 분노하는 기개가 넘치는 용기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한 때 꽃미남 왕자, 운현궁 오라버니로 인기가 있었다는 이우 왕자. 일본에 대항하여 의분할 줄 아는 그였기에 소설을 읽는 맛이 난다.

일제의 만행에 아버지 의친왕처럼 분노할 줄 알았던 용기와 기개는 조선 왕족으로서의 자존심이었겠지.

 

 

전쟁 말기에 히로시마로 발령 받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투하 때 사망했고 장례식은 8월 15일인 황족 이우. 33살의 젊은 나이에 죽음으로 해방과 조우하게 되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책에서는 동갑이자 고모인 덕혜옹주의 이야기, 그 시절의 황족 상황과 결혼풍습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물론 운현궁, 일본 동경 학습원, 육사학교 등도 나온다.

암울했던 시절 조선 황족들의 이야기, 의례, 일본인들의 황실 옥죄기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부당함에 분노할 줄 아는 황족의 이야기, 달콤하고 슬픈 사랑이야기......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되어 함께 비분강개하게 되는 소설이다.

 

석파정이 위치한 자하문 밖은 오얏꽃과 사과꽃이 유명한 명소라는데…….

이 소설은 이우와 정희가 만났던 이우의 별장인 부암동 석파정에서 읽고 싶은 소설이다. 그래야 느낌 아니까.

 

 

 

책 속에는 각 페이지마다 소소한 설명들이 있어서 작가의 정성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이화: 자두꽃, 오얏꽃이라고도 부른다. 고종은 오얏꽃을 조선황실의 문장으로 정했다.

 

옛날 말들도 많이 나와서 색다르게 읽히는 맛이 있다.

끽다점(다방) 연통(연락망)......

작가가 자료 조사와 답사를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저자의 말대로 이우가 조선의 왕족이면서 원폭피해로 사망할 정도로 정보가 가지 않은 점은 정말 의문이다. 자신들의 일에 대놓고 분노하기도 했기에 의도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에서는 이미 이우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는데…….

어떤 관점에서 만들어 졌을까. 왜곡은 없을까. 일단 보고 싶은데......

한국에서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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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권비영 지음 / 청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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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무수한 상처를 감싸 아름다운 진주를 품는 영혼들!

 

이 소설은 <덕혜옹주>로 잘 알려진 권비영 작가가 5년 만에 내 놓은 소설이다. <덕혜옹주>가 역사문제를 담았다면, 이 소설은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

다문화 가정 이야기,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 유아성폭행, 6.25 참전 용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까지 담았다.

어둡고 구석진 곳,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눈물이 마르고 닳아 진주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온 아시아 청춘들의 아픔과 애환과 희망이 담겨 있다.

 

주인공인 은주는 조용하고 소심하고 소극적인 25세의 여자다.

그런 은주에게는 비밀스런 아픔이 있다. 그것은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폭언이 심하다는 것이다. 어느 날 은주는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폭언에 못 이겨 가출을 하게 된다. 그녀의 오빠도 이미 가출 한 상태다.

 

지숙은 복지관의 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다문화 가정의 엄마역할을 하고 있다.

은주는 딸의 친구이기도 하고 함께 한글을 가르치는 동료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불우한 환경을 잘 아는 터라 늘 마음에 걸렸던 아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 날아온 꽃잎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기특하고 가여웠다. 저 자신의 우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꽃잎을 다독이는 은주의 마음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책에서)

 

가출한 은주는 제주도로 도피했다가 아버지에게 들키게 된다.

지독한 인연의 끈일까, 아니면 미련일까. 분명 부성애는 아닌 것 같은데……. 자신의 핏줄에게 어찌 그리도 매정하고 잔인할 수가 있을까.

은주는 어머니의 폭언의 사슬에서 벗어나고자,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폭력을 벗어나고자 이스탄불로 날아간다. 자신을 사랑하는 터키인 에민에게 끌렸던 걸까.

그곳에서 6.25 참전 용사였다는 에민의 아버지 집에 머물게 된다.

던지고 깨고 부수는 그녀의 집안과 대조적으로 에민의 집에서는 연륜이 묻어나는 물건들이 가득함에 놀라게 된다.

은주는 자신의 아버지와는 너무도 다른 따뜻한 미소를 지닌 에민의 아버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한국 여인과의 사랑을 털어 놓는데…….

 

은주는 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소식에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고 천륜을 거역할 수 없었던 그녀는 부모님들을 요양원에 보내게 된다.

할머니에게서 6.25전쟁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도 듣게 되고…….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콧등이 시큰했다. 아, 인간은 끊임없이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구나. 할머니의 따사로운 말에 가슴이 훈훈해졌다. (책에서)

 

이 책에는 각자의 아픔과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온 소피아, 일본에서 온 준코, 조선족인 영희와 정자, 카자흐스탄에서 온 알리사,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안나에게도 나름 슬픔과 비밀이 있다.

은주의 친구들인 성희, 근숙, 난희에게도 각자의 비밀스런 아픔들이 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도, 엄마에게도, 지숙 샘에게도, 에민에게도, 에민의 아버지에게도…….

 

은주의 엄마와 아빠를 보고 있으면 무슨 부모가 그래.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상처들을 알고나니 애틋한 마음이 저절로 들게 된다.

어딘가에는 있을 부모의 모습, 폭력에 물들어가는 어느 가정의 모습일 듯해서 안타깝게 읽게 되는 소설이다.

저자의 말처럼 각자 색깔이 다른 슬픔의 강을 품고 있는 걸까.

은주의 무표정 뒤의 슬픔만큼이나 모두들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진정한 용서란 세월이 지나야 할까. 핏줄 사이에 용서란 무의미한 걸까.

폭력은 폭력을 낳고 미움은 미움을 낳는다던데…….

부모의 폭력과 미움이 유전인자가 되어 대물림 하지 않기를 빌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서로 상처를 입히지 않기를 빌며…….

 

관용주의를 펼쳤던 오스만제국의 피를 물려받은 터키의 속담을 나누고 싶다.

도와주어라. 도와준 것을 잊어버려라. 잊어버린 것도 잊어버려라.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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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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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파산]젊어서 개고생, 당당해서 희망이 넘쳐!

 

 

 

파산신청, 개인회생, 빚더미, 신용불량자…….

참으로 낯선 단어다.

책표지엔 짙은 회색빛 빌딩들이 촘촘히 도시를 메우고 있고 빌딩 옥상에는 여러 형태의 청춘들이 있다. 어떤 이는 비를 맞고 있거나 우산을 놓치고 떨어지거나 벼락을 맞기도 한다. 어떤 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멍하니 그냥 서 있다.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이 칙칙하고 어둡지만 작가는 최대한 자신의 힘으로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용기 있는 청춘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이미 주어진 운명이야 어찌 할 수 없겠지만 그 운명을 극복해내는 것 역시 운명이기에 씩씩하게 극복해 보겠다는 어쩌면 야심찬 젊은 자화상이다.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설이지만 그래서 희망적이다.

 

 

 

 

꽃다운 나이 20대를 빚에 쪼들리며 살고 있는 백인주에겐 서울지방법원에서 날아오는 쪽지들이 많다. 용어도 어려운 쪽지들은 일명 독촉장이거나 법원명령서들이다.

승계집행문부여신청서, 채권압류 및 추심명영, 진술서, 보정명령…….

 

인주는 집안 사정으로 빚을 지게 되면서 서울에 있는 웬만한 아르바이트자리를 체험했다. 그녀의 알바 목록에는 별의별 아르바이트들이 들어 있다.

그리고 30대엔 개인 파산선고.

 

 

그녀가 10년 이상 해온 아르바이트는 상가수첩 돌리는 일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을 쪼개 가면 무수한 알바의 세계를 탐험해 간다. 단지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다. 10년의 세월은 그녀를 달인의 경지에 오를 정도로 각종 알바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만든다.

특히 미술학원에서의 엄마와 딸이 함께 하는 두상모델 일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하지만 인주는 절대 기가 죽지 않는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상품 옆에 서서 손님에게 상품을 권하는 당신은 부모에게 받은 용돈으로 그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한 발짝 앞서 있다. (책에서)

 

 

본인의 체험담도 묻어 있다는 소설이어서 그런지 아르바이트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생산적이고 긍정적이다.

 

 

10년 된 고수의 알바수칙은…….

잠은 밤에 잔다. 몸을 상하게 하는 알바도 절대 금지다.

야간작업이나 술 따르는 것도 금지다. 알바에겐 몸이 재산이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아가는 인주에게서 운영에 맞서 당당히 싸우는 젊은 여전사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사당동, 신림동, 청담동, 신당동, 장충동, 대림동, 노량진동, 평생학습관, 연희동, 신대방동, 개포동…….

이야기는 그녀가 누비는 곳곳의 지역 순서대로 풀어 놓는다. 그 지역의 역사, 서민들의 아픔과 함께하며 청춘의 그림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서울의 역사와 지리, 풍물들이 담겨 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아파트가 무너진 서울의 역사, 강남 지역 아파트 개발의 역사도 들어 있다.

 

 

신대방동의 보라매공원을 지날 때면…….

 

태어난 지 1년이 안된 매를 보라매라고 해. 산에서 1년이 지난 매를 산진이, 사람 손에서 1년 길들인 매는 수진이야. (책에서)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구인전단지, 구이 전문 신문, 구인 사이트에는 구인광고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직업도 인터넷 사이트로 구하는 세상임을 절감할 정도다. 아르바이트의 종류가 이리도 다양한 줄도 처음 알았다.

선물가게에서의 CCTV대용의 좀도둑 감시역할, 카페 서빙, 전통 찻집 서빙, 커피 품평, 탭스 스탭 등…….

 

 

 

 

최고서, 채권압류, 채무불이행, 채권자 등의 낱말이 흥청거리는 소설, 각종 알바목록이 넘실대는 소설이지만 당차고 희망적이다.

그녀의 말처럼 노동은 정직한 거니까. 그런 경험들이 삶에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 경험한 만큼 내 인생은 빛난다는 사실…….

서울 시내를 누비며 알바로 청춘을 보내는 그녀의 이야기는 위로가 필요한 막다른 청춘이지만 그냥 두어도 회복될 청춘 같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이길 수 있을 만큼 시련은 주어지고, 슬픔과 고통은 약이 되고…….

경험한 만큼 내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아프지만 위로가 되는 소설, 괴롭지만 희망을 주는 소설, 힘들지만 노래가 나오게 하는 소설이다.

청춘파산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위기가 또 다른 기회임을 말하는 소설이다.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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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영어 내신 1등급의 비밀 - 현직 영어 교사들이 알려주는
정은영.강순애 지음 / 케이-랩(K-LAB)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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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영어 내신1등급의 비밀] 스스로 영어공부의 비결, 흥미와 꾸준함에 비례한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와 중학교에 들어갈 때면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진다.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영어와 수학은 어떨까.

특히 중학생이 되면 수학, 영어 등 모든 과목의 공부양이 많아지고 어려워지기에 모두들 공부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서술형 시험에 대한 대비, 내신 등급에 대한 고민, 특기관리에 대한 고민,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등.......

중학영어 내신1등급,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형성되고 있고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잡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나 영어에 대한 로망이 있을 텐데……. 세계 속에서 살아갈 아이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영어에 대한 로망은 더욱 커진다.

중학영어 내신1등급을 잡아주는 비결은 엄마의 관심과 노력이라는 책을 만났다.

외국어를 잘하는 비결은 현지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다. 매일 영어를 읽고 쓰고 듣는 환경이 된다면, 영어 없이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매일 영어로 말하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그런 기회가 적은 한국에서의 영어공부 방법은 어찌 해야 할까.

조기교육을 통해 배운 영어가 초등학교까지 이어질까.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해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저자는 조기교육을 받았던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높은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절대 공감이다.

물론 영어 조기교육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어설픈 선행교육은 독이 된다. 모든 공부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공부를 왜 하는지 이유를 알고 필요성을 느낀다면, 지금보다 스트레스는 덜 받고 더 행복하게 영어공부를 하지 않을까.

영어를 잘 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영어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바른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

영어 학습에 지속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조기교육보다 꾸준한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국어 실력이 뛰어나면 영어공부가 수월해진다.

 

초등 영어는 영어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지속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초등 영어는 암기식 수업보다 놀이나 노래, 역할놀이 등을 통해 영어가 실제로 사용하는 상황을 제시해 준다.

말하기의 유창성에도 강조를 둔다.

언어는 음성언어를 중심으로 배운 이후에 문법을 정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초등 영어 교과서에는 그림만 교과서에 실리고 내용은 CD-ROM에 있다는 것은 듣기 훈련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초등 영어의 성패는 결국 학습습관인 셈이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 영어의 시작도 가정에서부터다.

아이가 영어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다.

아이의 특성을 고려한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더구나 가정에서의 정서적인 안정은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사랑을 받고 있다는 믿음이 강한 아이가 영어를 잘 할 수도 있지만 커서도 세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

자녀교육에서 성과주의는 독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활습관을 잡아줘야 성공한다.

대학입시의 하나의 통과의례일 뿐 영어의 끝이 아니다.

 

언어는 살아가는 동안 지속적인 것이다.

억양이나 발음과 같은 음성학적 측면, 듣기 기능 등의 습득은 어릴수록 유리하고 문법과 같은 영역은 성인 학습자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

이 책에는 해외 영어 캠프, 영어 마을의 장단점도 제시되어 있다.

초등 영어를 바탕으로 중학 내신 1등급을 유지하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영어수업관리법과 대비법, 미국드라마와 함께하는 영어공부법, 영어독서지도 방법, 사춘기 영어 학습관리, EBS영어 프로그램 이용방법, 영어 선행방법, 방학 중 영어 공부, 수행평가 챙기기, 정기고사 대비, 자기주도 학습, 대학 입시대비 영어공부법 등도 있다.

 

언어습득의 최적 시기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교육에서의 결정적인 시기 역시 분명히 존재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지름길임을 생각한다. 매일 습관화 되어 열심히 하는 것이 왕도임을 생각한다. 늦더라도 꾸준히, 절실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것, 그건 어디에나 통하니까.

중학내신 1등급, 대입 수능에서의 1등급은 가정에서부터 습관화하는 것임을 공감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하는 것이 모든 공부의 노하우다.

이를 위해서는 영어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고,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신중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도움이 절실하다.

 

모든 이야기에 공감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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