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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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랑도, 기억도  쉬지 않는다.

 

사랑은 운명, 운명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러니 사랑도 타이밍이야!

20대는 무엇에도 흔들리는 나이지만 잦은 모임은 청춘들을 사랑의 열병으로 흔들어 놓는다. 물론 타이밍이 잘 맞아 준다면 사랑의 스파이크는 당연지사겠지.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운명은 비껴갈 수 있을 텐데. 살면서 비껴간 운명이 얼마나 많을까.

PC통신 요리 동호회에 들게 된 홍아는 친구인 현수를 끌어 들인다.

방송 작가 지망생인 홍아의 대화명은 우체통, 역시 방송 작가 지망생인 현수의 대화명은 제인이다. 그 남자의 대화명은 착한 스프다.

170cm 키에 마른 체격의 무덤덤한 현수와 이기적이고 예쁘고 발랄한 홍아는 단짝 친구다.

홍아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온라인의 요리 동호회가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이들은 착한 스프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착한 스프는 프랑스 요리 학교 코르동블루에서 공부한 요리사다. 지금은 이모부의 족발 집에서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건 프랑스 음식점을 차리는 게 그의 꿈이라는데…….

부잣집 딸인 홍아는 가난한 남자나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은 안하겠다고 선언한다. 한 번의 파경을 경험한 이후에 홍아는 요리 동호회에 적극적이게 되면서 착한 스프와의 만남도 잦아졌다. 마음이 없다면 모임이 어려운 게 남녀 사이다.

 

착한 스프는 우체통이 편하다고 했다. 남자가 여자에게 편하다고 느낀다면 일종의 사랑 고백 같은 것이리라. 제인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또 두드려 보고도 안 건너기도 하는 꼼꼼 형이다. 착한 스프와 만날 때는 늘 우체통과 함께 했기에 착한 스프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착한 스프에게 자꾸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열흘 됐어. 니가 그렇게 신호를 줘도 알아채지 못해서, 다른 여자 만나기로 했어.

-난 나를 인정해주는 여자가 좋아. 아무리 내가 좋아해도 여자가 싫다고 하면 대시하지 않아. 사랑은 쌍방통행이지. 일방통행이 아니잖아.

 

착한 스프가 자신을 좋아하는 지도 몰랐는데, 좋아했었다니,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줘서 좀 귀여운 여자와 만나고 있다니! 이기적인 홍아가 늘 중간에 있었기에 착한 스프가 우체통을 좋아하고 있다고 오해했는데......

갑자기 무언가를 뺏긴 듯 한 느낌의 제인. 제인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보내준 신호들은 제인에 대해 알고 싶어서 우체통에게 물은 일, 자신에게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우체통에게만 말을 건 점, 자신의 집으로 불러 밥을 해먹이고 매번 다른 반찬을 해 준 점 등이었다.

이미 지나간 버스를 잡으려고 뛰어가려는 것은 얼마나 허망한 일일까. 뒷북은 언제나 슬픈 고통을 동반하는데. 그러게 사람들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보다 스쳐 듯 하는 말 중에 진실이 숨어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다 혼자 착한 스프를 짝사랑하는 제인 앞에 멋진 선배가 사랑고백을 하게 된다.

 

넌 갖기 어렵지만 갖게 되면 전부를 던질 여자야. 갖기 어렵다는 것도 맘에 들고, 갖게 되면 영혼까지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 (책에서)

 

아직 느낌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여자와 자신의 운명을 드디어 만났다는 남자의 결합인데.

사랑에 있어서 엇갈리기만 하는 제인에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인이 착한 스프의 눈에 자신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해서 뚫어지게 보는 장면에서는 애처로움마저 인다.

만약, 내가 사랑하지만 나에게 냉담한 남자와 상상 이상으로 나를 더 사랑하는 남자가 내 앞에 있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인간에게 엇나간 타이밍은, 신이, 보이지 않는 강한 손이, 맞춰 주지 않으면 계속 엇나간다. 인간은 그걸 운명이라고 부른다.(책에서)

 

현수의 잘못은 사랑이 오는 타이밍을 눈치 못 챈 아둔함이다. 사랑을 알아보려면 자신 안에 사랑이 있어야 하고, 자신과 대화를 잘 나눌 줄 알아야 한다. 현수는 사랑보다 일이 먼저이기에 사랑에는 한 박자 늦은 추임새다.

 

과학은 말한다. 사랑의 감정은 2~3년을 지속하지 못합니다.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갖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은 생성된 지 2~3년 지나면 소멸되기 때문이죠.(책에서)

 

사랑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증명될 수 있다면 운명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려나.

사랑은 움직이는 것, 그러니 사랑은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다.

네 청춘들의 엇갈리는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려 놓은 소설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하명희 작가의 소설이다. 드라마 작가의 작품이라선지 읽는 재미가 있다. 톡 쏘는 대화, 갈등관계 등이 드라마틱하게 흐른다. 한 편의 베스트셀러극장을 본 느낌이다. 깔끔하면서 톡톡 튀는 대사가 많아서 연애할 때 써 먹어도 될 내용들이 많이 있다. 잔잔하게 흐르면서 감동적인 소설, 추천하고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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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 능력이다 - 30초 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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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 능력이다] 초보는 용건부터, 프로는 잡담부터~

 

 

이제껏 대화가 중요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잡담은 의미 없는 수다, 스트레스 해소용 대화, 킬링 타임을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잡담이 상대와의 거리를 좁혀 분위기를 띄우는 힘이 있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때로는 시간낭비라고 생각 될 때도 있는데. 저자는 잡담이 시간낭비가 아니라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능력이라고 한다. 잡담이 알맹이 없는 대화, 의미 없는 대화 같지만 잡담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하는데…….

잡담에는 당신의 인간성이나 인격 같은 사회성이 모두 응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단 30초의 대수롭지 않은 대회 속에서 속속들이 간파된다.(책에서)

 

애초에 잡담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함이다.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활기찬 분위기를 위해 본능적으로 나오는 화술이다. 하지만 저자는 잡담이 단순한 화술이 아니라고 한다. 잡담은 분위기의 어색함을 없애주는 능력을 지니지만 인간관계나 일에서도 술술 풀리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어색함이 사라지는 잡담의 다섯 가지 법칙은…….

분위기를 공유하기 위한 잡담은 알맹이가 없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실없는 이야기, 의미 없는 이야기여서 부담도 없다. (예: 오늘 바람이 많이 부네요.)

잡담은 인사 플러스알파로 이뤄진다. 인사는 잡담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인사 후 또 다른 이야깃거리로 넘어가면 된다.

잡담 중에 무리하게 결론을 내지 않는다. 결론이 나오면 이론이나 반론을 제기하게 되고 그러면 잡담이 아닌, 토론이 되어 버린다.

잡담은 과감하게 맺는다. (예: 이쯤에서 실례하겠습니다!)

훈련하면 누구라도 능숙해진다. 맞장구만 쳐도 되니까.

 

잡담의 기본 매너는…….

우선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칭찬한다. 처음의 어색한 사이에서는 칭찬이 서로를 다가가게 한다.

칭찬의 내용보다 칭찬하는 행위가 중요하다. 칭찬은 상대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니까.

흥미가 없어도 긍정하고 동의한다. 상대의 장점을 찾거나 호응은 인간관계를 좋게 한다.

상대가 한 말에 맞장구치며 질문으로 되받으면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되받을 말은 상대의 말 속에 있다.

골이 아닌 패스에 능해야 한다. 화제 지배 율은 상대에 따라 바꿔가야 한다. 결론보다 듣는 역할만 충실해도 화기애애해 진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몰라도 된다.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이면 된다.

테이블만 있어도 한결 수월해진다. 커피나 차와 함께라면 긴장감은 더욱 해소된다.

일문일답은 거절과 같다. 다시 또 다른 질문으로 연결하면 좋다.

가장 좋은 타이밍은 스쳐 지나가는 30초다. 30초 안에 분위기를 띄우는 화제는 잡담능력을 키울 것이다.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

일상생활의 사건사고는 절호의 잡담 기회다.

험담은 피하고 우스갯소리로 슬쩍 바꾼다.

이 책에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잡담 단련법, 실력발휘에 필요한 비즈니스잡담 등도 설명되어 있다.

 

잡담력이 사회성을 높이는 스킬이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잡담력이 살아가는 힘이라고 하니 얼핏 공감하기 어렵다. 영업직인 경우는 잡담능력이 필요하지만 연구직인 경우에는 잡담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텐데……. 영업직의 프로라면 잡담부터 시작하지만 초보자는 본론부터 끄집어 내기도 하겠지. 하지만 연구직의 경우엔 시간을 다투는 연구를 하기도 할 텐데.

잡담이 첫 만남의 어색함을 사라지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잡담을 많이 하다보면 결국 상사나 주변인에 대한 험담도 나오게 될 텐데…….

어쨌든 잡담을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 잘 이용하라니, 조금은 색다르고 특이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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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선물
임창연 지음 / 창연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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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선물]시에서 삶의 희로애락의 해감, 사유의 발효

 

 

시를 읽고 싶었다.

시는 삶의 압축, 사유의 농축이기에.

시는 삶의 희로애락의 해감, 사유의 발효이기에.

 

 

 

 

마을 입구에 작은 나무가 있었습니다.

(중략)

바람이 불때마다 걱정대신

맘속에서 뿌리를 더 뻗었습니다.

겨울이 올때마다 자신의 옷을 벗어

땅을 덮어주었습니다.

자신의 것을 다 버렸지만

꿈만은 품고 살았습니다.

(중략)

꿈을 잃지않고 사는 당신은

걸어다니는 커다란 생각의 나무랍니다. - 꿈꾸는 느티나무

 

 

나무의 꿈은 무엇일까.

늘 곁에 있기에, 늘 눈에 보이기에 오늘도 그냥 스치는 나무인 걸.

하지만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찾을 때면 늘 달려간 곳은 나무그늘이었지.

울긋불긋 단풍지는 가을엔 내 눈을 즐겁게 해주던 고운 빛깔들에 황홀했는데.

오랜 세월을 버티다 거룩한 최후를 맞은 나무는 지금

나는 나무의 분신을 마주하고 있다.

침대, 식탁, 의자, 책장, 연필…….

 

 

살아있을 땐

새와 벌레, 인간에게 휴식과 평화를 주었고

꽃의 꿀과 열매로 주린 배를 채워주었지.

마지막 밑둥치까지 노인의 의자가 되어주던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사랑의 원형인 거야.

 

 

누군가 버리고 간 상처를 본다

버려야 했던 마음이 아프다

 

누군가 버리고 간 배신을 본다

상처난 마음이 아프다

 

홀로 버려진 사랑을 만났다.

살며시 안아본다

아직 따뜻하다

멈췄던 심장이 박동을 시작한다 - 마음을 줍다

 

 

유기 견, 유기 묘를 만났을까. 아니면 외로운 이들을 만났을까.

버려진다는 건 지독한 서글픔을 안게 되겠지. 생명의 소중함을 안다면 어찌 버릴 수가 있을까.

 

버려진 대상들의 씁쓸한 마음이 느껴진 먹먹한 가슴이 된다.

버림받은 이의 상처는 곧 고름이 되고 피딱지가 되지만 상처의 흔적은 남아있겠지.

생명이 있는 한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아, 생명이 없더라도 버리는 일에 진중한 마음을 가져야겠어.

 

 

 

 

사진이 곁들여진 한 편의 시집에서

추억과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삼라만상의 이치, 희로애락의 진실을 음미하게 된다.

오늘 하루,

나도 시 한편을 쓰고 싶다.

그렇게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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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비룡소 창작그림책 47
이기훈 지음 / 비룡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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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쉬] 아주 먼 옛날 대홍수의 비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지어 봐요.

 

 

아주 특이한 책이다. 글자는 없고 오로지 그림만 그려진 책이니까.

뒤표지에는 커다란 물고기와 대홍수의 비밀이라는 설명이 짧게 적혀 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땅에는 비 한 방울 오지 않고 모든 것이 메말라 갔다.

마을에서는 전사들을 뽑아 동굴 속 벽화에 그려진

물을 뿜어내는 신비한 물고기를 잡아 오게 한다.

전사들은 쫓고 쫓기는 사투 끝에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지만

이를 막으려는 동물들과의 싸움이 계속되는데......(뒤표지에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책, 추리력과 상상력, 논리력을 발휘해가며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야 한다. 쉬운 듯 하나 그림 속의 동작과 표정, 배경까지 꼼꼼히 살펴야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가뭄이 계속되었다.

비가 오지 않아 강물이 마르고 땅은 갈라지는데도 하늘엔 햇볕만 쨍쨍 내리 쬐고 있었다.

집집마다 물통도 비었고 우물도 말라버려서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내지만 하늘은 뜨거운 햇빛만 보낼 뿐이었다.

드디어 가축마저 말라죽게 되자, 신이 난건 까마귀 떼뿐이었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마을의 족장들은 회의를 했다.

그리고 전사들을 불러 모은 뒤 마을 깊숙한 곳의 동굴로 찾아 갔다.

전설적인 동굴벽화에는 물을 토해내는 신비한 물고기가 있었고, 물고기가 사는 장소가 그려진 그림지도가 있었다.

마치 보물지도를 발견한 것처럼 기쁨에 찬 이들은 물을 뿜는 신비한 물고기를 찾아 탐험을 떠났다.

전사들은 길을 가던 중에 커다란 방주를 만드는 백발의 노인을 만나게 되었다.

하늘이 맑은데 배가 무슨 소용이냐며 비웃는 전사들에게 노인은 미래를 보라고 했다.

전사들은 드디어 물이 콸콸~ 넘쳐흐르는 숲을 찾았다.

그곳에서 물을 품는 신기한 물고기를 발견하고는 즉시 그물을 만들고 활을 만들었다.

전사가 쏜 활에 맞아 물고기가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자, 사람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버렸다.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마을로 돌아왔다.

그러자 어디선가 코끼리, 사자, 얼룩말, 코뿔소 등의 동물들은 몰려와 물고기를 놓아주라고 덤벼 들었다. 하지만 전사들은 물고기를 더욱 꽁꽁 가두어 버렸다.

 

동물들은 하늘이 내리는 재앙을 감지했던 걸까.

치열한 전투 끝에 동물들이 포기하고 돌아가자, 사람들은 갇혀있던 물고기를 풀어 주었다. 갇혀있을 땐 물을 품지 않던 물고기가 억압이 풀리자마자 본능적으로 물을 품어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금세 물에 휩쓸려 버리게 되고 갈 곳을 잃게 되자 노인의 방주를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각종 동물들로 꽉 차버린 뒤였다.

 

엎친 데 덮치는 게 이런 걸까.

말짱하던 하늘도 먹구름이 일면서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비가 내리더니 드디어 하늘이 맑게 개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깨끗했다.

모든 인간들과 생물들은 사라져 버렸고 오직 노인의 방주만 높은 산에 덩그마니 걸려 있게 된 것이다.

물이 가득한 세상에는 오직 새 한 마리가 잎사귀를 물고 방주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것이다.

 

 

물이 없는 세상은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만약 가뭄이 계속된다면 우린 신비의 물고기를 찾아 떠나야 할 것이다. 물고기를 데려 와야 할까, 아니면 물고기가 사는 곳으로 이주해야 할까, 아니면 샘을 파야 할까.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 내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아둔함을 잘 그려낸 그림책이다. 배경 하나, 표정 하나, 동작 하나가 모두 세밀하게 그려져 있기에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동화책이다.

 

이 책은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내용은 조금 다르다.

같은 그림이라고 해도 그림을 보고 지어내는 이야기가 아이들마다 각기 다를 수도 있으리라.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책,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는 책, 관찰력을 기르고 논리력을 기르는 책, 이런 책 정말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2009년 CJ 그림책 축제, 2010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책이다. 특히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중 단 2명에게 주어지는 'MENTION 2010'에 선정되었고, 2013년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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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 1~2 합본 - 전2권 - 스모 스티커 편, Novel Engine POP
마츠오카 케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키요하라 히로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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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예쁜 만능감정사 퀸의 직관과 기억력, 전혀 새로운 추리소설!

 

셜록 홈스에 필적하는 광범위한 기억력과 섬세한 관찰력,

뛰어난 두뇌의 만능감정사 린다 리코!(뒤표지)

 

일본 현지에서 총 시리즈 250만 부 돌파했다는 만화다. 만화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 확정이라고 한다. 그러니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 셜록 홈스와 같은 종류의 추리소설 일까. 셜록 홈스의 팬이라면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텐데.

이야기는 온통 도쿄를 덮고 있는 수수께끼의 스모 스티커로 시작한다. 그라피티나 게릴라 아트라고 하기에는 영 수상한 스모 그림인데. 누가 왜 이런 괴상한 그림을 그렸을까.

 

잡지사 '주간 카도카와'의 오가사와라 기자는 스모 스티커 취재를 위해 스티커가 그려진 가드레일을 수거해서 '만능감정사Q'를 운영하는 린다 리코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23살의 젊은 숙녀다. 오가사와라는 예쁘고 어린 그녀가 만능감정사라는 말에 미심쩍어 한다. 하지만, 그녀가 고미술 감정을 멋지게 판정해내는 모습을 보며 의구심을 떨쳐버리게 된다. 더구나 오가사와라가 온 목적과 하는 일, 입은 옷, 개인사 등을 족집게처럼 짚어낸다. 그리고 그녀 역시 스모 스티커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23세의 린다 리코에게는 어떤 물건이든 처음 보는 순간에 그 진가와 경위, 진짜인지를 분별하는 능력이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얼굴은 예쁘지만 언제나 어수룩하고 열등생이던 그녀였다. 시골에서 올라와 도쿄의 치프 굿즈에 취직하게 되면서 세토우치 사장으로부터 터득하게 된 능력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지닌 순수한 그녀를 알아본 세토우치는 그녀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머리가 북쪽으로 가면 뇌가 지구의 자기를 쉽게 받아 들여서 머리가 좋아지고 숙면에도 좋다는 것도 사장에게서 배운 것이다. 그녀에게 책을 건네주며 희로애락을 느끼며 외우도록 자극했고, 어려운 용어는 신체에 대응시켜 외우라고 가르쳤던 치프 굿즈의 세토우치 사장. 그렇게 그에게서 기억력과 논리 정연한 사고방식을 배운 그녀는 놀랄 만큼 바뀌기 시작한다.

 

감정을 수반하는 기억법을 통해 그녀는 갑자기 모든 지식을 빨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두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순수하다는 것은 무한가능을 의미하는 걸까. 드디어 그녀는 물건을 보고, 상황을 보며 진위를 가리는 천재적인 두뇌회전의 소유자가 된다. 그리고 사장의 권유로 '만능감정사Q'라는 사무실을 열게 된 것이다.

 

린다는 스모 스티커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기도 하고 새로운 사건에 뛰어들지만 미궁 속을 헤맨다. 그리고 스모 스티커의 수수께끼만 남긴 채 '주간 카도카와'가 폐간이 되면서 오가사와라는 실직하게 된다. 물론 만능감정사Q마저 문을 닫게 된다.

린다와 오가사와라는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완벽한 위조지폐가 도시를 떠도는 가운데 갑자기 범인이 행방불명되는 사건도 일어난다. 난관에 또 다른 난관이 겹친 셈인데.

과연 스모스티커의 진실은 무엇일까.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살인사건도 없고 막장도 없다. 순수한 감정사와 순정남 기자와 사람을 알아보고 직원을 키워주는 인심 좋은 사장이 등장한다.

그리고 뛰어난 기억력, 뛰어난 감정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린다를 통해 해박한 지식을 배워가는 기쁨, 공부법과 암기법을 터득하는 재미도 준다.

타고난 직관력과 기억력을 소유한 린다, 추리력과 판단력이 남다른 그녀만의 논리적 사고를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로 나온다면 톡톡 튀는 발랄한 청춘물이 될 것 같은데, 영화로 나온다니 일단 보고 싶다. 일본의 색깔이 강한 일본식 추리소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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