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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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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기차여행] 자, 떠나요! 기차로 가는 국토여행~

 

 

 

우와~

지식곰곰의 '입체지도로 보는 우리나라'시리즈네요. 이렇게 큰 책은 처음입니다. 다른 책의 2배 정도의 크기랍니다. 아마도 그림지도를 세밀히 담으려니 B4크기가 필요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출판사의 통 큰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차로 여행을 한 적은 있지만 국토여행을 해 본적은 없답니다. 주변에서 열차여행을 많이 하고 있기에 저도 열차로 여행하는 것에 대한 꿈이 있지요. 그래서 더욱 솔깃해지는 책이랍니다.

 

 

 

 

가비와 다비가 용산의 플랫폼에서 호남선을 타고 광주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간 답니다. 형이랑 둘이서만 가는 여행길인데,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까요?

 

 

KTX를 탄 가비와 다비는 차창 밖의 풍경들을 구경합니다. 북한산, 관악산, 북악산, 낙산, 인왕산,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한강대교, 동작대교, 마포대교…….

서울은 600년 전, 조선의 도읍지 한양이었죠. 지금은 인구 1천만 도시의 위용을 자랑합니다.

 

 

 

기차가 광명역을 지나 경기도에 들어섭니다. 경기도에는 서울의 위성도시들도 많이 있지요. 위성도시들은 서울의 역할을 나누는 곳이므로, 인구와 공장, 행정 업무까지 분담하고 있어요.

 

 

열차가 충청도로 넘어가면 대전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만에 온 곳이죠.

대전의 옛 이름은 한밭이었어요. 철길이 놓이면서 교통의 요지가 되었고 이젠 경부선이 지나가고 호남선이 지나가는 거대 도시가 되었답니다.

 

 

 

 

 

 

 

 

 

열차가 충남을 지나 전라북도로 들어가니 넓은 곡창지대가 보여요. 논산평야, 호남평야가 이어집니다. 전라북도 땅의 1/3을 차지하고 서울의 3배 넓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평야랍니다. 김제에서는 지평선 축제가 있을 정도로 끝이 없이 넓답니다. 이 곡창에서 나오는 쌀들이 모두 우리의 양식이겠죠.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쌀은 전국 생산량의 15%쯤 해요. 30명이 있는 교실에서 5명은 호남평야에서 나온 쌀을 먹는다는 뜻이죠.(책에서)

 

 

 

 

 

 

 

 

군산의 뼈아픈 역사는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쌀을 빼앗아 군산항을 통해 가져갔다는 이야기에 울컥합니다. 이런 악당들 같으니!

 

 

노령산맥을 따라 가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도 있고요. 더 서쪽으로 내달리면 고인돌 마을인 고창, 굴비로 유명한 영광과 법성포도 있어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광주 비엔날레의 도시인 광주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랍니다.

 

 

 

 

 

 

광주송정역에서 내린 가비와 다비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다음은 홍이 가족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홍이 가족은 광주 비엔날레를 구경하고 순천만 구경을 하러 광주송정역에서 전철을 탑니다.

 

전라남도의 해안엔 섬들이 많아요. 우리나라에 있는 4000여 대 섬 중 절반이 이곳에 있다는 군요. 그래서 이름도 다도해 해상공원이랍니다. 제주도, 거제도 다음으로 큰 진도가 이곳에 있어요. 진돗개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진돗개만 키우는 진도, 신라 장보고의 해적을 물리친 역사가 서린 청해진이 있는 완도, 아름다운 청산도 등도 있답니다.

 

 

 

 

 

 

벌교의 갯벌. 갯벌은 자연의 콩팥이라고 하네요. 오랜 세월동안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면서 잔모래와 진흙이 쌓인 곳이죠. 갯벌에 사는 생명체들은 육지에서 흘러든 유기물을 분해해 오염 물질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순천만은 이제 갈대축제로 유명한 곳이죠. 순천만은 갈대밭도 만나고 갯벌도 만날 수 있는 곳이랍니다. 가을이 되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개똥지빠귀, 쇠기러기 등이 찾아오는 곳이죠. 갯벌에서는 짱뚱어, 조개, 참갯지렁이가 살지요. 순천만은 2006년 국제 습지 보호 조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었답니다. 자랑스런 우리의 자연유산입니다.

 

 

 

 

 

순천역을 지나 광양역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면 경상도로 넘어갑니다.

흥이 가족은 남해안에 펼쳐진 한려 해상 국립공원을 구경합니다.

창원을 지나 부산으로 가는 길엔 남동 임해 공업지역입니다. 제철 공장, 자동차 공장, 조선소들이 웅장하게 서 있답니다.

 

드디어 부산 도착!

부산에는 넓은 해수욕장이 있고, 부산 국제 영화제 등의 문화행사도 있는 국제도시죠.

 

부전역에서 우리 땅 동아리 친구들이 기차에 오릅니다. 이들과 함께 동해안을 따라 가는 철길여행이 계속됩니다.

 

 

 

동해안의 모래사장, 경남에 있는 영남의 알프스를 이야기 하다가 보면 어느새 천년의 고도 경주를 지나게 되죠. 안동을 지나 강원도에 이르면 강릉에서 기차여행은 끝이 납니다.

 

 

더 가고 싶어도 휴전선이 가로 막혀 있기에 더는 달릴 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두 동강이 난 국토의 슬픔을 느낄 수가 있어요. 통일이 되면 백두산까지 갈 수 있겠죠. 그런 소망을 담아 열차는 오늘도 달리고 싶을 겁니다.

 

 

 

 

 

 

 

 

 

 

이 책에는 방패를 닮은 섬인 제주도와 종을 닮은 섬 울릉도, 외로운 섬인 독도까지 덤으로 설명하고 있답니다. 휴전선 너머의 땅까지 소개하고 있어요.

제주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 되었어요.

울릉도와 독도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섬이고요. 국토의 막내인 독도는 지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힘들어하는 있어요. 독도는 작은 바위섬이지만 명백한 우리의 땅입니다. 잘 지키고 가꾸어야 할 우리 땅입니다. 독도가 외롭지 않게 우리가 힘을 모으는 방법이 없을까요?

통일이 되면 걸어서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지요. 개성의 만월대, 평양의 대동문, 개마고원, 백두산, 두만강…….

 

 

 

 

이외에도 지구에서 본 우리나라 위치, 우리나라 땅 끝, 상, 강, 바다에 대한 설명도 있답니다. 팔도강산의 유래, 우리 땅 기차여행의 코스들을 다시 정리하기도 했군요.

 

 

 

 

 

책장을 펼치는 순간 기차는 출발합니다. 우리 땅 이곳저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우리 땅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지도 맞네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들이 더 마음에 들어 하는 책입니다. 산과 평야, 강과 바다, 도시와 농촌, 내륙과 섬, 역사 유적지와 자연 유산을 만날 수 있어요. 그림과 설명이 친절한 책, 지리와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책입니다. 그림이 엄청~ 자세하고 설명은 진국인 책입니다. 정말 이런 책 처음 봅니다.

 

 

책을 읽고 나니, 마치 팔도를 유람한 기분입니다.

'구경 한 번 잘 했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책이랍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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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2-2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갑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minty95 2015-01-2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움됬어요!!
감사합니다
 
시로 풀어쓴 채근담 - 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홍자성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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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풀어 쓴 채근담]나물뿌리만 먹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동양의 탈무드, 동양의 팡세라는 수상집인 채근담(菜根譚)을 만났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만 읽은 적이 없기에 '언젠가는 읽어보리라.' 했던 책,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명나라 만력연간(1573~1619)의 시대에 살았던 홍자성이다. 이름이 응명, 호는 환초도인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채근담은 전집 225항, 후집 134항으로 된 수상집이다. 전집에서는 사회생활에서의 마음가짐을 주제로 다루었다면, 후집에서는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풍월을 읊으며 살아가는 행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채근이란 나물뿌리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나물뿌리만 씹으며 살아도 만족할 줄 안다면 세상에 안 될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송나라의 왕신민이 지은 소학에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원래는 에세이로 쓰였진 <채근담>을 이 책은 시로 풀어 놓아서 쉽게 쓰인 채근담이라고 할까.

 

도덕을 지키고 살면 외로울 때가 있다.

권력에 아부하고 살면 정말 외로울 때가 온다.

이치를 바로 깨달으면 재물 뒤의 어둠이나

죽은 뒤의 명예를 생각하고 있다.(책에서)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이치가 이리도 닮았을까. 권력에 아부하고 살면 정말 외로운 때가 온다는 것을 지금의 정치인들과 그 주변 세력들은 알고 있을까. 거짓과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판에 내걸었으면 하는 대목이다.

 

살찐 고기 매운 것 단 것이 참맛 아니다

정말 맛있는 것은 담백한 것이다

신기하고 뛰어난 사람이 잘난 이가 아니다

정말 잘난 사람은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다.(책에서)

 

사랑니를 빼면서 병원에서는 며칠 간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다. 집에 왔더니 온통 매운 음식들뿐이다. 평소 담백한 것은 심심해서 잘 먹지 않았음을 깨치게 되면서 건강을 위해 담백한 것도 필요함을 생각한다. 때로는 달콤하고 고소한 것에 취해, 때로는 짭짜름하고 매콤한 것에 취해 음식 고유의 향과 맛을 잊은 지 오래인 나. 음식의 참 맛을 느끼려면, 몸의 기운을 회복하려면 달콤하고 매콤한 유혹들을 뿌리칠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도 밋밋하지만 상식이 통하는 보통 사람이 최고라는 뜻일 게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벗처럼 보통의 삶이 행복이라는 의미겠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다 이루었다 느낄 때는 빨리 돌아서라

누리고 있다가 불화를 만날 수 있다

늘 깨어 조심하고 실패해도 다시 하여라.(책에서)

 

실패를 통해 다시 일어서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이 예전부터 있었던 말임을 처음 알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만고의 진리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성공 확률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세상이기에 늘 실패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러니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습관이 중요하겠지.

 

진리는 늘 평범한 속에 있고

높고 먼 데에만 있지 않다

부모님 잘 모시고 형제 간 우애가 있으면

구도의 길을 잘 걸을 수 있다.(책에서)

 

예전부터 도덕시간, 윤리시간, 국사시간에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들이다. 삼강오륜, 화랑도의 세속오계 등을 통해 많이 듣던 말들이다. 평범한 진리이나 실천은 그리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알고도 행하지 않음은 제일 무서운 적일 것이다.

복은 억지로 오지 않는다

늘 기쁜 마음 가지면

복을 부르는 바탕이 되고

화를 피할 길이 열린다

화를 억지로 피할 수는 없다

마음에 미움과 저주를 버리면

화를 멀리하는 길이 되고

복을 만나게 될 것이다(책에서)

 

불안의 시대, 피로 사회에도 필요한 말 같다. 비록 삶이 고통과 슬픔, 절망을 선사하더라도 마음에서 평화와 여유를 얻는다면 행복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파랑새가 멀리 있지 않음을, 행복이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일은 자신이 뿌린 대로 열매를 맺겠지.

사람은 글자 있는 책만 읽고

글자 없는 책은 읽을 줄 모른다

거문고 줄 타며 노래는 해도

줄 없는 거문고는 탈 줄을 모른다.(책에서)

 

글자가 없는 책인 자연에서 보고 깨치라는 말이 정말 공감이다. 꽃이 피고 새 우는 자연 속에서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우주의 진리를 깨치라는 말 같아서 말이다. 줄 없는 거문고에서 웅장한 거문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마음을 열고 귀를 세워서 자연이 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득도의 경지가 아닐까.

이 책에는 시세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당당하고 행복한 삶, 사람 됨됨이와 인격 수양, 벗과의 우정 등에 대한 지혜의 말이 차고 넘친다. 어쩌면 자리를 깔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듯 읊조리며 읽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가진 것이 지극히 넉넉함을 다시금 일깨운 한 권의 책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일깨우는 행복론이다. 채근담을 쉽게 풀어서 시로 엮은 책이다.

 

처음 채근담을 접하면서도 400여 년 전에 살던 환초도인(還初道人)의 이야기가 전혀 낯설거나 어색하지가 않다. 세상만사의 진리, 만고의 진리여서 일까.

분명 지금과는 다른 사회였을 터인데도 피로사회의 오늘에 던지는 메시지로도 예리하고 날카로운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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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맞춤아기, 누구의 권리일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0
존 블리스 지음, 이현정 옮김, 오정수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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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아기,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질병 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탄생시킨 아기, 무엇이 문제인가?

 

 

아이가 없는 집에서는 시험관 아기를 성공해서 아기를 얻었다며 기뻐하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자녀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연구를 하며 정부의 허가를 얻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한 의사의 이야기도 읽은 적이 있다.

 

영국에서 복제 양 돌리가 성공하면서 시작된 줄기세포에 의한 복제 연구가 지금 세계적으로 활발하다는 소식도 들었다. 불치병 치료, 난치병 치료로 시작된 맞춤아기의 이야기는 언제나 생명윤리문제를 동반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과학의 발달, 의학의 발달은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근본적인 윤리문제까지 안고 있기에 신중해야 된다고 주장에 공감이다. 하지만 불치병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맞춤아기에 대한 찬반논란은 언제나 뜨거울 수밖에 없는데…….

맞춤아기란 무엇인가.

맞춤아기란 시험관 수정 기술을 이용해 질병 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탄생시킨 아기를 말합니다.(책에서)

 

현대 의학기술은 맞춤아기의 건강한 줄기 세포로 아픈 자녀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맞춤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배아를 만든 뒤 조건에 맞지 않는 배아는 버려진다는 것이다. 버려지는 배아를 생명으로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논쟁이 생겨난다. 더 큰 문제는 아이의 선택권을 부모가 박탈하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맞춤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조만간 태어날 아기의 성별을 100퍼센트 결정할 수 있으며 눈 색깔은 80퍼센트의 정확성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책에서)

 

만약 맞춤아기가 허용된다면 무분별한 맞춤아기가 성행할 우려도 있지 않을까. 부모의 욕망에 따라 머리가 똑똑하고 신체적으로 잘생긴 맞춤아기로 말이다.

 

이 책에는 맞춤아기의 개념, 유전학의 발전, 맞춤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맞춤아기에 대한 경제적인 시각, 부모의 권리와 아기의 권리, 맞춤아기의 미래를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

뜨거운 화두인 만큼 찬반 양쪽의 의견을 동시에 담았다.

디베이트 교재이기에 뒷부분에 '토론하기'에서는 토론할 이슈들도 제시되어 있다.

 

Debate 04 심각한 유전 질환에 걸렸지만 고칠 방법이 없는 아이에게 맞춤아기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병에 걸린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맞춤아기를 만드는 일은 인간의 생명을 도구로 사용하는 일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맞춤아기는 허용되어야 할까?

 

물론 자연임신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굳이 시험관 아기, 맞춤아기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고 기형아출산, 병약한 아기출산이 늘고 있다고 들었기에 맞춤아기를 원하는 가정이 있을 것이다. 불치병,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평생을 고통 속에 있을 자식걱정에 맞춤아기를 원하지 않을까. 자식의 병을 고칠 방법이 없다면 포기하고 살겠지만, 고칠 방법이 있다면 대부분 환영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실행 하느냐 일 텐데. 생명윤리문제도 있지만 선의를 악으로 이용하려는 악당들도 분명 있을 것이기에 정말 조심스러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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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아메리칸맨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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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아메리칸맨]리얼 숲 속 프로젝트, 20세기 진짜 사나이~

 

이 책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작가가 직접 취재해서 실제 사실에 위트를 섞고 유려한 문체로 잘 버무린 소설이다.

 

17 살에 첨단문명의 안락한 삶을 거부하고 숲 속으로 들어간 유스타스 콘웨이의 소설 같은 삶을 담았다. 그의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 생존력을 발휘하는 진짜 사나이의 모습 같아서 엄청 흥미롭다.

20세기 마지막 진짜 사나이의 리얼 숲 속 생활은 어떨까.

 

서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일곱 살 때, 유스타스 콘웨이의 칼솜씨는 줄무늬다람쥐를 나무에 꽂아버릴 만큼 정확했다. 열 살 때는 15미터 남짓 떨어진 거리에서 화살을 쏴 달리는 다람쥐를 맞혔다. 열두 살이 되었을 때는, 혼자 빈손으로 숲에 가서 움막을 짓고 일주일을 버텼다. 열일곱 살 때는 부모님이 계신 집을 나와 아예 산으로 들어갔다. (책에서)

 

드디어 1977년, 17 살의 유스타스는 숲 속에 들어가 나름대로 설계한 티피(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사용하는 원뿔 모양의 거주용 천막)에서 지내며 스스로 불을 지피고, 사냥을 해서 먹이를 구하고 옷을 해 입었다고 한다. 동굴 벽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가. 수렵과 사냥, 장작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가죽옷을 지어 입고 살아가는 모습이 말이다. 선사시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20세기의 미국 땅에서 이뤄지다니.

 

그에게 있어서 숲은 어렸을 때부터 놀이터였다. 그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해질 때까지 지켜보는 이가 없어도 숲에서 놀도록 했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숲과 숲에 사는 생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웠고, 어머니에게서 야영하는 법, 낚시하는 법, 불 지피는 법, 야생동물 다루는 법, 로프 만드는 법, 수사슴 가죽 꿰매는 법 등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배웠다.

어릴 적 야생의 원시림에서 부모님에게 배운 지식과 기술은 그에게 숲과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그렇게 매일 숲에서 배우는 지적 즐거움에 행복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나무로 직접 카누를 만들어 넓고 거센 미시시피 강을 건너기도 하고, 애팔래치아 등정을 했으며, 스니커즈를 신고 독일령 알프스 산맥을 넘기도 했다. 카약을 타고 알래스카를 건너고, 뉴질랜드의 절벽을 기어올랐다. 뉴멕시코에서는 나바호족과 함께 살기도 했다. 고대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 이십대 중반에는 과테말라의 오지로 가서 마야족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언어와 종교, 직조기술을 익혔다. 동생과 함께 말을 타고 미 대륙을 횡단하기도 했다.

 

-나도 당신처럼 하고 싶군요.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들어 환호하면 그는 상자 같은 집, 상자 같은 자동차, 상자 같은 TV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상자 밖으로 나오세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 때문에 그렇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문화가 수갑처럼 여러분을 옭아맨 것은 아니니까요! 수백만 년간 인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고, 오늘날에도 그것만이 유일한 삶의 방식은 아닙니다!(책에서)

 

그에게 유토피아는 숲이었다. 결국 그는 400만 평방미터 규모의 거북이 섬을 사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자신이 먹을 것은 직접 사냥했고, 물은 땅에서 구했으며 입을 옷은 사냥해서 구했으며 직접 지어 입었다.

 

그가 사는 세상에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생존할 수 있었고, 두 다리로 달리고 두 손으로 짐승을 잡아야만 진짜 살아갈 수 있었다. 자연히 근육이 발달하고 주변의 소리에 민첩해지고 생존기술을 가져야 살아갈 수 있는 곳에서 그는 그렇게 진짜 사나이가 되어 갔다.

이 책에는 유스타스의 거북이 섬에서의 삶, 가족관계, 이성 관계, 소망, 숲에서의 야생생활을 권유하는 사회 활동 등이 다양하게 다뤄진다.

 

만약에 그가 원시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쩌면 부족의 대표가 되지 않았을까. 용맹성과 친화력, 생존 기술과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까.

 

미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담대하고 유능한 신세계 이미지, 거침없고 진취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미국 프론티어 정신의 정수를 보여준 그의 삶에서 물질과 문명에 휘둘리지 않는 참 사나이의 모습을 본다. 마지막 진짜 미국 사나이의 삶을 산 유스타스에겐 아마도 프런티어 정신으로 무장한 개척정신의 유전자가 있었나 보다.

 

월든 에서 숲 속 생활을 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는 다르지만, 몸으로 부대끼고 생존해가는 그에게서 정글법칙을 능수능란하게 해결하는 슈퍼맨의 능력을 보게 된다. 모든 것을 남의 힘, 기계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을까.

몸으로 부딪히고 두 팔과 두 다리를 움직여서 스스로 만들어 입고 먹으세요. 그렇게 자연 속에서 직접 야생으로 살아 보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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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 태어남의 불행에 대해
에밀 시오랑 지음, 전성자 옮김 / 챕터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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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존재에 대한 통찰, 그래서 더욱 슬프다.

 

 

에밀 시오랑은 1911년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에서 태어난 허무주의 철학자요, 수필가이다. 그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라틴어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조국의 헝가리 화에 저항감을 가졌다.

192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철학과에 입학한 그는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심취하게 된다.

1934년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로 루마니아 왕립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는 '생의 가장 비극적인 의미를 조명한, 고뇌의 주옥같은 글들'이라는 <르몽드>의 격찬도 받았다.

어렸을 적, 조국의 우울한 분위기 및 가정의 저항적인 분위기가 에밀 시오랑에게 우울한 기질, 반항적 기질을 물려주었을까. 저명한 문학상도 거부하고 문단과의 교류도 사양하고 철저한 고독을 즐겼던 에밀 시오랑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태어났다는 재앙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그 재앙에서 살아남은 우리는 미친 듯이 날뛰면서 그 사실을 잊으려 안간힘을 쓴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태어나는 첫 순간에 근원을 둔 어떤 공포가 미래에 투사된 것일 뿐이다.

 

물론 태어남을 재앙으로 취급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태어남이야말로 최고의 선이고, 최악의 것은 우리 생애의 시초가 아닌 종말에 있다고 배우지 않았던가? 그러나 불행, 진정한 불행은 우리 앞이 아니라 우리 뒤에 있다.(책에서)

 

태어나는 순간 인간은 재앙이 되고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말이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공감은 간다. 불교에서도 삶은 번뇌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아무리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해도, 삶이 죽음을 향해가는 고통의 바다라고 해도 , 그렇기에 더욱 태어남은 축복하고 격려해야 하지 않을까.

 

유전에 대해 항의하는 것, 그것은 바로 수백만 년이라는 세월에 대해, 최초의 '세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책에서)

 

유전에 대한 항의는 사춘기 아이들을 보는 듯하다. '왜 나를 낳으셨나요, 왜 이런 유전자를 주셨나요.'라는 투정은 사춘기 아이들의 투정에 고상한 철학을 입혔을 뿐이다.

최초의 세포에 항의한 들 무슨 뾰족한 해답이 나올까. 최초의 세포이전에 어떤 물질이나 창조자의 섭리가 있었다면 또 어쩌겠는가. 수억만 년 전의 시절에 항의해야 할지도 모를 일인데. 불가항력의 일에 항의해봤자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 답이 없는 질문일 뿐이다.

오히려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저 지금 여기 있음에, 더불어 살아감에 감사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살아가다 보면 불가항력이 너무 많음을 절감한다. 부모를 선택하고 조국을 선택하는 길, 태어날 장소를 선택하는 일 등이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다. 점점 자라면서 학교에 가고, 반을 선택하는 것, 선생님을 선택하는 것도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만 잘 할 수 있어도 다행인 세상인 걸.

태어남이 우발적 사건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애초에 정자와 난자의 만남은 어려운 확률게임을 이겨낸 수억만 분의 하나인 것을. 태어남의 필연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저자에겐 허무였을까. 나의 존재가 세상의 균형과 발전에 기여하지 않더라도, 모퉁이에 선 작은 돌처럼 보통의 삶이더라도, 난 그저 우연을 필연으로 여기며 살고 싶다.

긍정적인 면보단 부정적인 면이 많은 세상, 평화보단 전쟁이 많은 세상, 이해보단 시기와 질투가 많은 세상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작은 부분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사는 게 살맛을 느끼게 할 텐데.

 

저자는 세상에 대한 혐오감, 태생에 대한 허무를 바탕으로 존재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고 있다. 우연하게 태어난 인간이 필연처럼 여기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실존에 대한 질문을 하다보면 모두 허무주의자가 되는 걸까. 실존의 실상을 알면 삶이 헛헛하기만 할까.

만약 저자의 유년 시절, 조국의 환경이 달랐다면 어떠했을까. 그래도 유전된 세포에 담긴 고독한 허무주의의 기질을 바꾸지 못했을까. 저자의 존재에 대한 통찰은 너무 허무 쪽으로만 기우는 듯해서, 지금 나는 슬프다. 분명 저자의 유전자에 우울한 기질이 많은 듯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부정보다는 긍정이 행복의 바탕이라고 믿고 있기에, 허무보다는 환희가 하루를 지탱해 준다고 알고 있기에, 이런 허무주의의 글은 공감이 덜 간다. 비록 삶이 동굴의 우상이라고 해도, 삶이 번뇌와 고통이라고 해도 오늘 여기 있음에 나는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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