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말한다 - 마음을 여는 심리학, 꿈 설명서
테레즈 더켓 지음, 이사무엘 옮김 / 책읽는귀족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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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말한다]꿈이 주는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을 키운다면, 꿈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꿈에 대한 분석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꿈 해석이나 정신분석의 거목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을 사놓기도 했다. 다른 책들에 밀려서 아직은 펼쳐보진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꿈을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꿈을 기록하는 법과 이해하는 법을 가르치는 심리학자라기에 솔깃해지는 책이다. 꿈이 무의식의 표현이라고 하니, 나도 모르는 내 무의식에 대한 관심에 쏙 빨려 읽었다.

매일 꾸는 꿈만으로 자신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면, 꿈으로 우리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누구나 꿈을 꾸지만 꿈이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꾼 꿈이 기억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꿈에 대한 가치의 인정은 꿈에 대한 기억 및 꿈에 의한 치유의 시작이라고 한다.

 

더 넓게 말하자면, 꿈이란 교묘히 변장한 수없이 많은 모습의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책에서)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렘수면(급속안구운동, Rapid Eye Movement)은 약 90분간 지속되는데, 이 렘수면 상태에서 꿈이 나타난다. 렘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병을 얻거나, 환영을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심지어는 깨어있는 일반적인 의식 상태에서 보다 렘수면 단계에서 두뇌가 더 활발하게 작동된다는 연구도 있다. 렘수면을 제대로 취하면 학습한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강화에 도움을 주지만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이 된다.

 

일찍이 융과 프로이트는 신경증적 증상, 히스테리, 특정한 통증, 비정상적 행동들에 모두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무의식도 자신을 표현하는 의미 있는 한 방법이라고 했다.

프로이트는 꿈을 꾸는 것이 건강한 상태보다는 병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고, 반면에 융은 현실이나 의식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들을 꿈을 통해 무의식에서 떠올려 완전한 통합을 이루려고 한다고 했다.

 

꿈은 과거, 현재 미래로 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예지몽은 미래를 보여주는 꿈이다. 역사적으로 칭기즈칸, 히틀러, 나폴레옹은 예지몽을 잘 활용했다고 한다. 예지몽은 재난과 위험을 경고하기도 하니까.

 

저자는 자신의 꿈을 알려면 꿈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라고 한다.

먼저 잠을 잘 자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긴장을 풀고 잠들라고 한다. 그리고 꿈을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깼을 때 바로 꿈 기록을 해가라고 한다. 꿈에 나오는 상징의 의미 역시 스스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꿈의 상징성이나 원형적 의미는 꿈 해석을 참조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곰은 힘을, 황소는 정력과 생식을, 고양이는 감각과 여성성을, 암소는 젖, 양육과 같은 모성을, 개는 충성을, 코끼리는 인내, 오랫동안 잊지 않는 기억력과 충성, 힘을, 염소는 에너지와 생명력을, 고슴도치는 불편한 상황이나 인물을, 말은 에너지와 기동력을, 캥거루는 모성과 도약력을, 양은 경백을, 토끼는 다산을, 수소는 힘을, 쥐는 소심하고 수줍음을, 원숭이는 장난기, 어린아이 같은 모습, 성숙하지 못한 사람, 사자는 위엄, 힘과 용맹을 상징하나, 지나친 에고와 잔혹함을 상징한다.

 

영혼의 여정을 나타내는 꿈속의 새는 의미가 강하다. 여러분이 세상에서 참된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새가 말해 준다. 고대 이집트와 같은 여러 고대 문명이 따오기, 피닉스처럼 꿈에 나오는 새를 경건하게 보고 큰 비중을 두었다. (책에서)

 

새는 여러 문화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자아라고 한다. 꿈에서 새를 만나는 사람은 아름다움, 기쁨, 사랑, 영적인 자유를 얻는다고 한다. 만약에 꿈에서 입은 옷이 마음에 든다면 현재의 모습에 만족한다는 뜻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흔히 악몽을 꾼다. 트라우마는 감당하기 힘든 자극이기 때문에 의식이 이 정보를 받아들여 가공하기 힘들며 오랫동안 불안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때는 치유의 꿈을 꾸라고 한다.

이 책에는 꿈의 언어를 이해하고 꿈의 기능을 배워 내면의 치유에 활용하도록 돕는 책이다.

상상력이 창의력, 창작력으로 발현되듯이 꿈도 심리적으로 중요한 치유의 수단이기에 무시하지 말고 잘 기록해두라고 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꿈 해몽으로 위기탈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꿈 해석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꿈 원형에 대한 상징들이 각 나라별 문화적인 코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의미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전 역사를 관통하는 집단적 마음이 연결되어 힘을 가진다는 집단 무의식에 대한 해석도 흥미롭다. 꿈을 통해 잠재력을 키우거나 치유를 돕는다니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꿈은 정보를 정리하고 분석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니, 꿈을 기억해서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다. 꿈을 통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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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다!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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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시대의 저항아, 마광수 교수의 생각을 담은 책~

 

<2013 즐거운 사라>를 시작으로 마광수 교수의 작품들을 읽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단골손님처럼 야한 여자에 대한 생각들이 공통으로 들어 있다. 그의 야한 여자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나 적나라하고 위태롭기까지 해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지나치게 가학적인 부분은 끔찍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어쩌면 그의 솔직한 생각들이 위선이 가득한 사회에 대한 저항의 메타포라면 의미를 달리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 마광수의 생각을 정리한 책을 만났기에 다른 분야에 대한 그의 생각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시대 생각, 문화 생각, 좋은 생각, 나쁜 생각, 이상한 생각, 야한 생각, 오늘 생각, 내일 생각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부분은 문화 생각이다. 영화와 문학, 글쓰기에 대한 그의 생각들이 가장 궁금했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 계몽주의 시대의 사상가들은 사회적 불평등이 없으면 여가를 가진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아 '문화'를 극력 배척했다. 특히 루소의 생각이 그랬는데, 그는 문화를 '지식계급이 저지르는 악'으로 간주하여 문화의 발달은 인간의 불평등을 확대시킨다고 시킨다고 주장했다. 문화란 귀족계급의 사치스런 여가 이용 방법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책에서)

 

이에 대해 저자는 문화를 고급스런 철학이나 예술문화 뿐만 아니라 저급한 민중문화까지 끌어 들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천박한 아름다움'이나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까지 예술의 특징으로 선언한 19세기의 빅토르 위고, 민중적 저급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중세의 서민문화를 재평가한 20세기의 문화평론가 호이징하의 주장도 끌어 들인다.

 

예로부터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예술로 개발된 '춤'은 그 기본 골격이 성교와 애무의 몸짓으로 되어 있다. 또한 모든 노래 역시 '사랑'이 주제로 되어 있는데, 노래의 소재가 육체적 사랑일 때는 저급한 예술로 취급되고 정신적 사랑일 때는 고급한 예술로 취급됐을 뿐이다.(책에서)

 

정직한 대리욕구배설과 순진한 창조성이 혼연일체가 될 때 거기서 민중적인 예술과 문화가 생겨나는 것이며, 모든 예술이 그런 성격을 지닐 수 있을 때 비로소 촌스러운 '엄숙주의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책에서)

 

그의 주장은 인간의 문화욕구의 출발점이 '성적 쾌락'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이 민중들의 솔직한 통속물을 저급한 것으로 취급함으로써 포르노니, 외설이니 무시되어왔다는 것이다.

애초에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존재는 여유의 차이를 만들었고 놀이의 종류를 다르게 만들었겠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부림으로써 남는 시간의 여유가 문화생활이었으니까. 하지만 한때는 고급만 문화로 간주했겠지만 지금은 고급이든 저급이든 모두가 문화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지 않나. 아직은 대중문화나 민중문화가 저급취급당하지만 점차 문화의 한 영역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은 한마디로 말해 '상상력의 모험'이며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다. 문학은 도덕적 설교가 아니고 당대의 가치관에 순응하는 계몽서도 아니다. 문학은 언제나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이어야 하고, 기존의 가치체계에 대한 '창조적 불복종'이요, '창조적 반항'이어야 한다.(책에서)

 

문학이 꼭 반항과 저항으로서의 문학이어야 할까. 고급과 저급을 모두 문화의 범주에 수용하듯 반항과 순응도 모두 문학의 범주에 수용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명작이 명작인 이유가 구성과 문체의 완벽성보다 오히려 창작자의 집필의도가 내포된 '참신한 도전성'에 있다고 한다. 입세의 <인형의 집>, D. H. 로렌스의 소설들, 에밀 졸라의 작품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들도 당대에는 '창조적 반항'을 가진 문제작들이었다. 당대에 경박해 보였던 작품들이 시대가 흐르면서 후대에 가서 명작으로 불리는 이유가 시대를 앞서간 반항정신, 미래 사회를 예고한 창조적 가치관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작품으로 인한 작가의 사회적 책임은 없는 걸까.

 

현 사회의 지배적이고 유용한 가치가 정말 옳은 것인지를 질문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책임이다. (중략) 기성도덕과 기성 가치관에 추종하며 스스로 '점잖은 교사'를 가장하는 것은 작가로서 가장 자질이 나쁜 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문학은 무식한 백성들을 훈도하여 순치시키는 도덕 교과서가 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책에서)

 

문학의 참된 목적은 지배 이데올로기로부터의 탈출이요, 창조적 일탈이다. 문학은 인간 내부에 잠재해 있는 본능적 욕구들을 리얼하게 드러내어 그것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참된 가치를 지닌다.(책에서)

 

윤동주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윤동주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윤동주를 저항시인이 아니라 순수한 휴머니스트로 보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중략) 그러나 윤동주를 투쟁적 이미지의 저항시인으로서 보지 않고 회의적 휴머니스트로 본다고 해서 그의 시의 가치가 깎이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스스로에 진짜로 '솔직한'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중략) 윤동주의 저항은 자기 내면 또는 본능적 자의식과의 끊임없는 투쟁이었다. 이러한 투쟁이야말로 진정한 '저항'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책에서)

 

지독히도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아주 짧은 생인 28년을 살다간 민족시인 윤동주. <자화상>, <참회록>, <또 다른 고향>,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쉽게 씌어진 시> 등에서 그는 양심적 내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헛되이 살지 않기 위한 고민들, 부끄럽게 살지 않기 위한 번민들을 자연을 통해 상징적으로 고백했기에 우리는 더욱 그를 순수한 시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뼛속까지 부끄러워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후안무치의 내가 더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렇게 그의 시는 읽는 이들 모두를 죄송하고 부끄럽게 만든 시였다.

인간의 이중적 잣대, 다중성에 대한 마광수의 날선 비판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스스로의 관능에 대해 솔직하게 글을 쓰고 싶었던 작가로서의 양심도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획일성과 도덕성을 내세운 폭력에 처절하게 절망한다는 저자의 말, 우리문학의 엄숙주의와 경건주의에 절망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아직은 섣부른 작품들, 대중적으로 수긍이 어려운 작품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질탕한 성희묘사가 천박하고 음란한 것이 아닌 진솔한 민중적 표현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아직은 그의 작품 속 야한 여자에 대한 생각에는 수긍이 가지 않는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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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클럽 잔혹사
이시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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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클럽 잔혹사]7080, 그 슬픈 자화상에 바치는 성장소설~

 

 

제목에 사자클럽이라는 말이 있어서 처음에는 청소년 소설인 줄 알았다. 표지에는 까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황금빛에 가까운 노란 사자탈을 쓰고 주먹을 쥐거나 발차기를 하고 있어서 불량서클의 행동대원 같은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7080세대를 위한 소설이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고 민주화 시대를 거치며 치열하게 싸우고, 피땀 흘려 일했던 세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가족과 사회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성실하게 책임과 의무를 다했으면서도 이제는 존재감마저 사라져가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오마주다.

사자클럽이 만들어진 1968년의 역사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1968년은 무교동의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노래하던 송창식, 윤형주가 트윈 폴리오를 결성하던 해였다. 그리고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침투를 꾀하던 해였다. 북베트남 인민공화국이 남베트남을 공격하던 해였고, 파리의 낭테르대학의 학생들이 드골 정부에 맞서 시위를 벌이던 해였다.

 

이젠 세월이 흘러 7080의 클럽이 되었지만 원래 사자클럽은 영탁의 모교에서 1968년에 시작된 클럽이다. 방공방첩이 국시였던 시절, 반공애국의 정신으로 '한번 사자는 영원한 사자'라는 모토까지 달고 시작한 고교생 클럽이다.

영탁은 글발이 있어서 연애편지를 써주기도 하다가 6.25전쟁 기념 반공 글짓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사자클럽에 불려가서 가입하게 된다.

 

사자는 절대 호랑이처럼 뒤에서 공격하지 않으며, 굶어 죽어도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자클럽은 깡패학교라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양아치들을 소탕하기 위해 만든 클럽이다. 원래 '약한 자와 싸우지 않는다. 뒤에서 싸우지 않는다. 양아치는 우리의 원수다.' 라는 규칙을 갖고 열혈 애국의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불안과 폭력의 시대를 대변하듯 폭력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담력을 키우기 위해 자장면 집 유리창 깨고 오기, 서로 마주보고 뺨 때리기, 세븐클럽을 혼내주기 등 폭력과 일탈을 밥 먹듯이 하게 된다. 이들은 그 모든 행위의 정당성을 양아치들을 이겨내기 위한 훈련, 학교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에 두었다.

 

역사가 몇 번 바뀌고 모교 100주년 기념식에 맞춰 전 세계에 흩어진 사자클럽 멤버들이 다시 모이게 되면서 영탁은 사자클럽 40사 출간을 맡게 된다.

 

고교 시절의 영탁은 말은 더듬었지만 시와 음악을 좋아하는 남학생이었다. 비틀즈 멤버 중에서 아일랜드 혈통의 폴 매카트니를 좋아했고, <렛 잇 비>, <예스터데이> 등 폴 매카트니의 전설적인 노래들에 심취했던 시절이었기에, 그의 이름을 허락도 없이 빌려 자신을 폴이라며 폼 잡고 다녔다. 지금은 출판쪽에서 일을 하며 글을 쓰고 있는 작가다.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영탁이 체험하는 성장기는 폭력의 역사 같다. 선생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시작해서 학생들 간의 폭력, 외부인들과의 폭력은 계속 진화해간다. 학생들은 폭력의 그런 포악함을 눈으로 배우고 몸으로 깨쳐 가지만 어쩌면 내면 깊숙이 내재되어있던 본능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다. 싫으면서도 자포자기하듯 말려들 수밖에 없는 소용돌이였으니까.

그 시절은 인간은 싸우므로 존재한다는게 삶의 본질인 것처럼 국가도 사회도 가정도 학교도 폭력이 점령하던 시절이었다.

 

수업풍경도 살벌하다. 흡혈귀 같은 선생, 티라노 선생의 공격본능은 아이들에게 잔인한 학창시절을 선물했을 것이다. 학생들을 매로 다스리고 폭력으로 기강을 잡던 시절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려온다. 작가는 그 모든 것이 국가로부터 비롯되었다지만, 그건 유사 이래로 전통이 아니었을까.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매로 다스렸던 건 고대로 갈수록 그 잔혹성이 더했으니까.

 

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면서 금욕과 권력에 아부하는 모습, 앞선 어른들의 일탈을 배워가는 모습은 일그러진 시대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서 안타깝고 씁쓸하다.

 

역사 코드와 문화 코드는 7080들이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지금도 세시봉 노래에 눈물을 흘리며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소설에서는 김신조 청와대침투사건으로 시작해서 7.4남북공동성명, 10월 유신, 비상계엄과 긴급조치, 12.12사태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의 현대사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문화적 코드로는 팝송과 각종 춤이 등장한다.

비틀즈, 레드 제플린, 클리프 리처드, 제임스 브라운, 닐 다이아몬드, 재니스 조플린, 지미 핸드릭스, 존 레논, 딥 퍼플, 블랙 사바스, 로버트 플랜트, 핑크 플로이드, 퀸, 레너드 코헨…….

트윈 폴리오, 소풍 가면 늘 하는 수건돌리기게임, 아침마다 만원버스에 시달리며 차장의 '오라이!' 소리를 듣던 콩나물시루 같던 버스 이야기, 선생님들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감히 대항조차 못했던 시절 이야기, 수업 시간에 졸다가는 백묵이 총알처럼 꽂히던 풍경......

 

이 소설은 60, 70년대에 학교를 다녔고, 80년대에 청춘 시절을 보낸 이들이 추억할 수 있는 코드들이 많이 있는 일종의 복고소설이다.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지나간 시대의 희생물이 된 청춘들의 이야기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린 젊은이들의 하소연이다. 내가 없고 사회와 국가가 있던 시절에 대한 생존의 역사다. 멸사봉공, 애국애족, 선공후사, 살신성인 같은 사자성어를 신봉하며 살아온 세대에게 바치는 이야기다.

 

작가가 청춘의 역사를 부정과 비판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젊은 날의 자화상이다. 과거를 반추하면서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바라볼 수 있기를 비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언제나 개인의 생활은 역사의 회오리와 무관하지 않게 흘려간다. 그러니 평화로운 역사, 올바른 역사가 지금 당장 이뤄지기를 바랄 수밖에. 시대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7080보다 더 억울한 시대의 희생양은 일제시대를 산 선조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에는 불행의 끝에 행복이 있다는 말이 진실이기를 바랐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한반도 역사의 소용돌이가 거셌으니까, 각 세대별로 갖는 추억이 다를 것이다. 이 책은 7080들에겐 추억을 선물하는 책, 그 후대에겐 7080에 대한 이해를 선물하는 책이다. 역사물 같은 소설에 유머코드까지 담긴 소설,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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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 - 가난을 고발하려 인도로 떠난 사진가, 마더의 사랑에 물들다
오키 모리히로 지음, 정호승 엮음, 정창현 옮김 / 해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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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따뜻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마더 테레사, 당신은 영원한 착한 리더입니다.~

 

 

얼마 전에 <착한 리더의 생각>을 읽으면서 세상에 착한 리더들이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고프고 병든 이웃들을 돌보는 리더들이 정말 넘쳐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착한 리더의 표본인 마더 테레사 수녀.

여태 나는 마더 테레사를 그저 한 사람의 성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위인이자, 인도의 성자인 마더 테레사를 잘 알지 못했다. 매스컴을 통해 나오는 정도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녀가 인도인이라고 알 정도였으니. 하지만 오늘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준 사람,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이들의 엄마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던 사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한다기 보다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이들을 하느님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었으니까.

 

가난한 사람을 대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신체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난한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의복을 입혀주고,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은

굶주리고 벌거벗은 집 없는 그리스도에게 드리는 것입니다.(책에서)

 

수도회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마더 테레사를 붙잡고 늘어진다.

-마더, 마더! 저에게는 굶주리면서 기다리는 아이가 여덟 명이나 있습니다. 부디 우리를 구해주세요!

 

굶어 죽는다는 사람, 아이를 더 이상 키울 형편이 안 된다는 사람, 마더 테레사가 가는 길에는 언제나 구원의 손길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선다. 마더는 가난한 사람이야말로 그리스도라는 신념으로 섬긴다. 그래서 마더는 생명이 있는 한 사람도 버릴 수 없다고 한다.

 

마더 테레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도와 줄 손과 사랑하는 마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라는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 손을 잡고 피부를 접촉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게 아닐까. 이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주고 손 내미는 것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이기에.

 

마더는 1910년 8월 27일, 유고슬라비아의 옛 도시인 스코프예의 장사꾼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집안은 알바니아계의 열렬한 가톨릭 집안이었다. 가족들이 신부님이나 수녀님들과 교류가 많아서, 마더도 어릴 때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성직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도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부터 마더는 인도에서 일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로레토 수도회가 인도 각지에 수녀를 파견하고 선교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18살의 그녀는 수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벵골의 선교지구에서 고등학교의 지리교사로 일했고 그 학교의 교장이 되었다. 하지만 어릴 때의 소명을 생각하며 로레토 수도회를 벗어날 결심을 하게 된다.

 

콜카타 대주교와 로마 교황청에 수도회를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허가 신청을 냈고 1년의 허락을 받았다. 원래 수녀가 수도원을 나가는 것은 금기사항이었다. 처음에 호주머니에 1달러 정도의 돈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교육과 의료를 같이 하려고 파트나에 있는 아메리카 의료 선교 수도회에서 3개월 간 의료와 간호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기도 했다.

 

그리고 콜카타의 빈민가에서 책상도 없이 칠판도 없이 다섯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첫 야외수업을 시작한다.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학과 영어 등을 가르쳤고, 먹을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도 주었다. 주변의 도움이 이어지면서 과거의 제자들도 몰려왔다.

그렇게 모인 공동체는 로마 교황으로부터 '사랑의 선교 수녀회'로 정식 인가받게 된다. 빈틈없고 명랑한 마더 테레사의 추진력과 행동력으로 일은 활발하게 이어졌다.

힌두교 성역인 칼리 사원에 '임종자의 집'을 세웠고, 길가에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오면서 '고아의 집'이 세워 졌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 길거리의 부랑아, 교도소에서 태어난 아이, 여대생이 버린 사생아, 마더는 단 한 번도 찾아온 아이를 되돌려 보내지 않았다. (책에서)

 

마더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아이들의 생명 속에 있는 그리스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아이가 늘면 침대를 늘리는 식이었다. 심지어 임신 중절을 하는 여성에게도 아이는 자신들이 키울 테니 염려 말고 낳으라고, 어린 생명을 죽이지 말라고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1980년 3월 고아의 집에는 9803명의 아이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하고 싶었던 마더. 사랑과 보살핌을 전혀 받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마지막 온기라고 주고 싶어서, 마더는 죽기 직전의 아이일 지라도 데려온다고 한다.

 

비록 이 곳에서 1시간 밖에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도 못하고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아이들을 죽게 할 수는 없습니다. (책에서)

 

이곳에서는 일찍이 고아원을 거쳐 간 이들이 성인이 되고 성공을 한 이후에도 시간을 내어 도우러 온다고 한다. 고향집 같은 추억과 따사로움이, 그리고 자신들처럼 정에 굶주린 아이들이 마치 자신의 분신 같아서였을까.

 

길에 나뒹구는 코코넛 껍질을 주워서 섬유를 뽑고 매트와 로프를 만들게 해서 일거리를 창출한 마더의 아이디어는 일거리가 없는 빈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한센인을 위한 마을과 병동을 세우고, 자립할 수 있는 직물공장, 양계, 양돈, 양어장 건립은

외면 받던 한센인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타타가르와 서벵골 지역에 지은 한센인과 그 가족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마을 건립은 환상적인 아이디어, 행복한 아이디어였다.

 

계속되는 마더의 봉사에 남자 수도회에서 도움을 주기 시작했고 도움의 손길은 널리 퍼져 갔다.

낭비를 싫어하는 마더는 정부가 발행한 국철 패스는 있었지만 비행기는 비싼 요금을 내고 타야 했다. 싼 값에 탈 비책으로 임시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이었는데, 결국 항공사의 탑승 무료 조치를 얻기도 했다.

 

마더는 죽음 직전에 놓인 사람에게는 '임종자의 집'을, 부모에게 버림받은 젖먹이나 어린아이를 위해서는 '고아의 집'을, 한센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그들이 일할 수 있는 '평화의 마을'을 지었다. 그리고 슬럼가의 굶주린 사람들에게는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세계에서 마더 테레사의 수도회로 보내오는 지원금과 식량, 의약품은 병들고 굶주린 자들에게 아낌없이 쓰이고 있다.

가난한 사람이야말로 그리스도라는 신념으로 늘 봉사를 만들어서 하는 마더는 생명이 있는 한 사람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도와 줄 손과 사랑하는 마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라는 마더.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 손을 잡고 피부를 접촉하는 것이라는 마더.

 

아프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사랑과 연민입니다.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희망을 품고 여러분에게 옵니다. 그들이 부드러운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책에서)

 

그녀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가서 자금을 모으고 수녀를 파견했다. 그 이유에는 마음의 가난을 외면하지 말라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선진국의 도시 이면에도 홀로 죽어서 며칠이 지난 송장들, 그런 외로움까지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한센인 마을 기부금을 마련하려 교황이 하사한 특급 링컨 컨티넨털을 복권으로 내놓게 된 이야기는 마더의 재치와 사랑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참 오랜만이었다. 비록 마더는 갔지만 그 분의 사랑은 온 누리에 퍼져있지 않을까. 성자의 삶이란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하느님으로 여기는 것에서 출발함을 생각한다. 마더 테레사와 같은 착한 리더가 넘쳐난다면 세상은 얼마나 좋을까. 사랑과 자비에 굶주린 이들에게 무한의 사랑을 나눈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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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 - BBK 사건 진상 파헤치기 8년 여 변호사의 육성 증언
메리 리 지음 / 진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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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에리카 김을 말한다]BBK사건의 핵심은 옵셔널 주가조작, 옵셔널 8년 싸움의 진실~

 

 

BBK사건의 실체를 잘 모른다. 그저 뉴스에 나오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에 매일 뉴스에 나왔던 사건이었으니까. 그리고 그저 돈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금융사기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세상에 떠도는 진실은 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진실을 파헤치려면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아서 말이다.

 

미국에서는 경제사범들에 대한 죄가 무겁다고 한다. 권력자들도 금융이나 회계 관련 범죄가 드러나면 회복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명박과 에리카 김이 서울이 아니라 미국을 주 무대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저자는 '그랬다면, 이들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회복불능, 재기불능이 아니었을까?'라는데.

 

에리카 김은 미국 이민자로서 범죄와 관련해 자격이 박탈되었지만, 미국 변호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경준의 에리카 김의 남동생이며 미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온 국내 한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펀드매니저였다. 이명박은 당시 대권주자였다.

 

이명박, 에리카 김, 김경준의 공통점은 머리회전이 아주 빠르다는 점이다. 이들은 회사를 만드는 데도 선수였다. 이름만 다를 뿐인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개는 능력이 뛰어났던 갓이다. LKeBank, BBK, MAF, EBK증권 중개 등.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들은 첨단 금융 사업을 목표로 했고 회사를 여러 개 보유하게 되면 일단 그럴 듯 해 보이는 홍보효과도 있었다.

 

BBK사건의 핵심은 유령회사를 동원한 주가조작사기사건이다. 여기에 옵셔널은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긴 소송 중에 있다.

 

원래 옵셔널은 광은창투라는 작은 상장회사를 김경준 일당이 인수하면서  탄생한 것이다. 이전에 미국에 옵셔널 벤처스라는 회사를 만들었기에 마치 자회사처럼 보이려는 의도였다.

이명박이 회장으로 있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굵직한 대기업들이 투자를 했다가 이내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회사들은 재빨리 발을 뺐다고 한다. 그러자 남매는 미국에 40개에 육박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 이른바 유령회사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당이 빼돌린 옵셔널의 돈은 10여 년 전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380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그것도 개미투자자들의 손해는 제외한 액수라니!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을 텐데.

 

에리카 김과 김경준 남매가 이 돈을 먹고 가만히 있자 이명박 측에서 분개했다. 동업자에서 갑자기 피해자가 된 이명박은 힘으로 이들을 압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매를 법정에 세워도 언제나 기술 좋은 남매의 판정승이었다. 하지만 계속적인 이명박 측의 힘의 압박은 불법적으로 140 억 원을 이명박의 형 이상은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에 건네주게 만들었다. 당시 이명박은 대권 주자였으니까.

 

 

허울뿐인 미국의 페이퍼 컴퍼니의 대표는 김경준의 친구이거나 에리카 김의 비서였다. 이들은 에리카 김의 초청으로 한국에 여행을 갔을 뿐 범행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광은투자 인수는 겉으로는 인수합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가조작의 교두보를 얻기 위한 심산이었다. 외국회사들의 투자라는 홍보까지 담당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으니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LKeBank 홍보에 나서준 이명박으로 인해 이들은 첨단금융업의 선두주자처럼 보일 정도였다. LKeBank의 주가조작으로 힘을 실어준 것도 이명박의 홍보에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EBK 증권중개는 김경준 일당의 작전을 위해 철저히 이용된 뒤 폐기된 회사다. 범죄에 활용한 이후에, 그 범죄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공중분해할 계획이었으니까. 이들은 3자 배정유상증자라는 수법으로 약탈하는 수법을 썼다. 회사의 일반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주식을 새로 발행해 파는 행위를 한 것이다. 그 제3자란 이들이 만든 미국의 유령회사들이었다.

금융당국조차도 몰랐던 사실을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알 리가 있는가.

그리고 불법 주식대여로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유령 회사들이 인수한 주식들을 LKeBank가 빌린 다음에 시장에서 몰래 팔아 치웠다.

 

'3자 배정 유상증자+주식대여'는 기상천외한 수법이었다. 외국의 회사들이 달려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모습은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뛰어들고자 모두들 안달할 정도였다. 그리고 LKeBank의 처분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면서 돈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명박이 설립 당시부터 대주주로 있던 LKeBank는 옵셔널 주가조작의 핵심고리역활을 했다.

김경준 일당이 사기극으로 옵셔널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었다,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작은 회사에서 급성장한 회사다.

다스는 이명박의 형 이상은이 대주주로도 있다.

사건이 터졌을 때 김경준과 에리카 김은 다스에 39억 원을 건넸다. 옵셔널 주주들 몰래 회사 돈을 다스에게 함부로 건네 줄 수는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심텍의 등장은 옵셔널 주가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그나마 줄이는 계기가 되었다. 김경준 일당에게는 방해꾼이었을 테니까.

심텍은 원래 BBK에 돈을 투자했던 회사다. 하지만 투자금이 사기로 날아갈 것을 알고 이들을 형사고소 해 버렸다. 검찰의 수사, 김경준의 체포. 이명박의 재산은 가압류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루한 소송들……. BBK사건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약탈에 동참했던 LKeBank는 이들 뒤에 숨은 실세들이다.

 

BBK사건은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에서 벌어진 상장회사 약탈사건이었다. 저자는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의 변호를 맡아 김경준 일당의 횡령을 미국법정에서 입증해서 371억 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이 책에는 BBK관련  사건일지와 주요 증거자료들, 이들의 주가조작 및 횡령의 핵심수법 등이 부록으로 있다. 누구든디  이런 금융사기 수법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이다.

한 때 시끄러웠던 사건들 중에는 유야무야된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흐지부지된 사건의 이면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일반인들이라면 잘 알 수 없는 것들이 나중에 회고록에서 터져 나오기도 하는 이야기들. 마주하기가 거북할 정도인  돈의 이면에 깔린 힘과 권력의 실체 이야기들.

그중의 하나가 BBK사건이 아닐까.

BBK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길고 지루한 싸움이지만 진실이 승리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금융사기극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BBK사건의 두 주인공 이명박과 에리카 김. 그 진상을 8년 간 파헤쳐온 변호사의 육성 증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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