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 읽기 2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인문.교양.실용편 카페에서 책 읽기 2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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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읽기 2] 독서의 취향, 창조적 책읽기를 점검해 보는 책~

 

 

아직은 카페에서 책읽기를 해 본적이 없다. 장소를 가리진 않지만 일부러 책을 읽고자 카페를 찾은 적은 없다.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 더 잘 읽힐까. 카페에서 책을 읽으려면 일단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서 눈치가 적은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손님이 많이 찾는 곳은 아무래도 빈자리도 없을뿐더러 오래 앉아 있으려면 눈치가 보일 텐데.

 

좋아하는 분야만 읽던 독서취향에서 벗어나 다방면의 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독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기에 읽은 책이 별로 없다. 도서관이나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면 내가 읽은 책이 별로 없음을 확인할 뿐이다. 그럴 때면 탐험가의 마음이 되어 읽고 싶은 도서를 눈에 찜해 두느라 즐겁다. 영토 확장하는 광개토왕의 마음이 이런 걸까. 나의 독서 영역도 더 넓게 더 깊게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카페에서 책읽기 2>

이 책도 그래서 더 반가운 책이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들은 널려 있음을 알려 주는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다른 어떤 책보다 가장 공감 가는 책이 독서에 관련된 책,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다.

저자처럼 읽은 책을 카툰으로 리뷰 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가능 할까. 단지 그림 잘 그리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할 텐데. 내용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핵심을 파악하고 간결한 압축미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유머감각까지 필요할 텐데.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고독은 전혀

외롭지 않았다.

고독은 뭐랄까,

나는 영원히

살 수 없는데

이 우주는 영원히

반짝일 것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의

감정 같은 것이다.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책에서)

 

김연수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의 글들은 잔잔히 읊조리는 듯해도 반전과 개성,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 있어서 좋아한다.

 

휴식이란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반경 10미터,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세계의 전부구나.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혹은 좋아하는 물건들 몇 개, 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계가 그렇게 넓을 이유도, 또 할 일이 그렇게 많을 까닭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책에서)

 

가만히 혼자 앉아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시간, 홀로 차를 마시며 주변의 관계를 반추하거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고독한 휴식의 시간이겠지.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 나의 반경도 그리 넓지 않다. 늘 가던 길을 걷고, 늘 가던 코스만 달리는 일상에 익숙해져 버린 나. 바쁘기만 한 내게도 그런 휴식, 영혼의 쉼터는 필요한데…….

 

마쓰오카 세이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책을 읽게 되면서 책탑이 쌓여가고 있다. 쌓여져 가는 책탑의 높이와 부피만큼, 나는 책읽기를 제대로 한 걸까. 예전의 읽기만 할 때와 지금은 분명 다르다. 느낌을 글로 적으면서 더 알찬 독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창조적 책읽기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다독술이 답이라고 한다.

 

독서는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보다는 매일일상생활에서 하는 다른 행동들처럼 그냥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독서란 어떤 옷을 골라 입는 것과 비슷합니다. 독서는 패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매일 갈아입는 옷에 가깝습니다.(책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읽고 쓰는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나도 일 년만 책을 읽고 글을 써보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점점 속도가 붙더니 세월이 갈수록 독서의 힘을 느끼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 책 속의 세상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지구 저쪽의 세상, 우주의 이야기, 아프리카의 굶어죽는 아이들, 전쟁 이야기까지……. 정치, 경제, 주식, 부동산 경매, 미술과 음악의 세계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니까. 동화와 소설, 시와 인문학, 엽기 호러 소설, SF소설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느낌에 매일 신나게 읽고 있다. 신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어느새 읽고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물론 처음에 가졌던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점점 덜고 있어서 행복하다.

매일 숙제를 하는 아이처럼 독서계획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다독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내 취향의 책이 물론 있지만 취향이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읽다보니 또 다른 세계를 알아가는 매력을 느낀다. 닥치는 대로 읽기, 나도 추천하고 싶다. 다방면 독서의 장점은 상식의 폭이 넓어지고 시야를 넓힐 수 있으니까.

 

전집독서는 해보지 않았지만 세계문학전집 독서도 꿈꾸고 있다. 대하소설, 작가별 독서에 대한 로망도 있다. 언젠가는 시도하지 않을까. 아마도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겠지.

다방면의 창조적 책읽기, 나도 시동을 건 셈이라니, 왠지 같은 배를 탄 동료의식이 생긴다.

이 책은 카툰을 곁들인 책에 대한 이야기라서 정말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말들이 쏙 와 닿는 책이다. 나의 독서리스트에 올리고 싶은 목록들이 많은 책이다.

솔직하고 발랄한 글쓰기, 그림을 곁들인 이런 리뷰, 정말 색다른 멋이 있다. 뼈 있는 한마디, 코믹한 캐릭터의 표정들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살며시 미소 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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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문학의 즐거움 44
우현옥 지음, 흩날린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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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달콤한 추억이 되고, 전설이 되어버린 이야기, 우리 정서에 맞아요.^^

 

별밤에 감꽃이 떨어지는 날, 마당에 덩그마니 놓인 평상에 누워 오순도순 이야기 하던 시절은 이젠 풋풋한 전설이 되고 달콤한 추억이 되어 버리는 걸까.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같은 동화 한 편에 향긋한 감꽃이 온 사방에 흩날리는 듯 향기롭다.

-어, 이기 뭔 냄새고? 누가 방구 낐나?

-아! 뽕, 뽕, 뽕희! 똥, 장, 군!

-그래, 내 똥장군이다. 우짤래?

 

상구는 아이들 앞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봉희에게 방구 꼈냐고 놀린다. 하지만 씩씩한 봉희의 반격에 기세등등하던 상구는 금세 기가 꺾이고 만다. 놀리려고 해도 전혀 먹히지 않는 봉희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돌아가며 거름을 내었다고 한다. 가난했던 봉희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거름 품을 팔았고 그런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도왔기에 봉희에게는 늘 똥 냄새가 났나 보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똥을 푸는 차가 다녔는데, 요즘은 잘 못 본 것 같다.

 

상구는 마을에서 제일 잘 사는 집 아이다. 하얀 얼굴에, 말끔한 옷차림에, 신기한 과자를 달고 살지만 늘 잘난 체하기에 약간은 밉상인 아이다. 그런 상구를 제대로 혼내주려고 하면 어디선가 할머니가 나타나서 상구가 4대 독자라며 오히려 봉희를 혼내신다.

 

어느 봄날, 봉희와 친구들이 호드기(봄철에 버드나무 속을 빼서 만드는 피리)를 만들러 가는 길에 상구도 끼어든다. 상구는 과자 몇 알로 아이들을 꼬드긴다. 물론 봉희도 상구가 주는 달콤한 웨하스 과자에 넘어가고 만다. 봉희는 자꾸만 더 좋은 호드기를 만들어 달라는 상구에게 괘심한 마음에 옻나무 줄기를 뽑아 호드기를 만들어 준다. 예상대로 상구의 입은 금세 옻이 올랐다. 결국 남의 귀한 4대 독자에게 옻이 오르게 했다며 봉희는 할머니에게 종아리를 맞는다.

다음 날 종대는 찔레 순 꺾으러 가자며 또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이번에도 따라나선 상구는 미안했는지 봉희에게 종아리에 바를 약이라며 챙겨준다.

 

-이거. 니 종아리에 함 발라 봐라. 억수로 빨리 낫는데이.

자기 때문에 야단 맞은 봉희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양심에 찔렸나 보다.

 

찔레 순 꺾으러 덤불을 헤치다가 똬리를 튼 뱀 때문에 상구는 바지에 오줌을 지르게 된다. 겁에 질린 상구는 봉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예전의 시골 아이들은 자연에서 놀이 도구를 만들었고 자연에서 놀았다. 어른들이 자연에서 먹거리를 얻듯이, 아이들도 자연에서 간식거리를 얻었다. 풀피리, 나뭇잎 배, 찔레 순, 감자구이, 미꾸라지 잡기, 딸기 따먹기, 살구 따기…….

 

한 편의 동화에 여러 가지 시골추억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미숫가루 한 사발, 찔레 순 꺾으러 가는 이야기, 보리 꼬실라 먹는 이야기, 모내기, 미꾸라지 잡다가 거머리에 물린 이야기, 감자설이해서 구워먹는 이야기, 송아지 낳는 이야기, 친구의 전학 등이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의 이야기라서 친숙하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옛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추억 보따리를 선물 받은 느낌이다.

 

시골 풍경, 옛날 풍습, 시골에서의 옛 놀이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야기가 이리도 힘 있게 느껴질까. 그건 아마도 우리의 엄마, 우리의 할머니 이야기여서 일 것이다. 우리 것에 대한 끌림은 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유전자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제목부터 달콤한 감꽃이 매달려 있어 달콤한 향이 흩날리는 듯하다. 개암나무의 동화책들은 우리정서에 맞는 동화들이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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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청춘
이영석.방승원 외 11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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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청춘] 20대, 청춘의 꿈에 훨훨~날개를 달다 ~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의 명강의로 삶이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읽는 순간의 감동, 듣는 순간의 설렘이 그리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읽고 들었다면 실천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남이 심어주는 꿈은 동기가 부족하지만 자기 스스로 꾸고 설계한 꿈은 동기가 강력할 것이다.

 

요즘의 청춘들은 낭만은 개나 줘 버렸는지 고생뿐인 청춘이라고 한다. 비싼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노동을 해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푸념이다. 이제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등의 위로는 제발 그만 하라고 아우성이다. 멘티들의 역습이랄까.

 

20대를 빛나게 하고 싶은데.

20대의 낭만도 찾고 싶은데.

20대의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도 않은데.

지금은 출신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시대, 즉 프로의 시대다. 그러니 학벌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한다. 실력이 없는 학벌은 문제지만 실력까지 갖춘 학벌은 평생을 따라 다니는 훈장 같은 건데, 지금의 20대들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

 

부모님이 교사인 집안의 고졸 아들인 박현재. 그의 야채상 CEO에 대한 포부가 가장 눈에 띈다.

학교 다닐 때 만들기와 동물 관찰에 흥미를 보인 그를 학교는 인정해 주지 않았다. 학교는 공부, 시험, 성적을 중요시 했고 그는 만들기와 동물 관찰이 더 재미있고 쓸모 있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그만하겠다는 말에 교사인 부모님은 고등학교라도 마쳐달라는 부탁을 했고 대학을 가지 않는 조건으로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졸업 후에 마냥 놀 수만은 없다며 해병대에 들어갔고 군 제대 후 백화점 보안요원, 반도체 하청업체의 배관일 등을 하다가 총각네야채가게 이영석 사장의 강의를 듣게 된다. 처음으로 듣게 된 이영석 사장의 강의에서 그는 심장이 터질 듯 한 전율, 머리에 도끼를 맞은 듯 한 충격, 설렘과 열정이 가슴을 방망이질 해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는데.

성공하는 0.5%가 되기 위해 이영석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게 되고 그 분의 권유대로 그 분의 책을 읽다가 결심을 굳히게 된다.

 

대표님, 총각네 가게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저를 프로 장사꾼으로 만들어 주십시오.(책에서)

 

공부를 끔찍이도 싫어하던 아이가 자신의 일을 찾아 가슴을 설레며 꿈을 키우는 모습이 멋져서 여러 번 박수를 보내게 된다. 남들보다 두 시간 먼저 출근하고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하고 남들보다 두 시간 늦게 퇴근하는 그의 생활은 스스로 주인 같은 마음가짐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감기로 오랫동안 앓고 있는 고객에게 쪽지와 귤 한 봉지를 보내는 마음 씀씀이, 고객이 찾는다면 구해서라도 갖다 주려는 마음은 누가 시킨 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야 할 수 있는 일, 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느 순간 목표를 정하게 되고 마음이 바뀌게 되고 행동이 변하는 걸 느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날 팔지 못한 과일과 채소를 팔러 강남 한 복판에 선 그의 심장은 직원의 마인드가 아닌, 분명 CEO마인드다. 매장에서는 직원이지만 현장에서는 사장이라는 그의 생각에서 삶의 목표가 정해진 이의 열정이 느껴진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던 지식들을 직접 현장에서 느끼며 터득해 나가는 이야기에서 피 끓는 청춘이 느껴진다. 남의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남의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미래의 CEO의 이야기에 나마저도 가슴이 펄떡인다.

어른들의 체험담이나 조언보다 효력을 발하는 건 청춘들끼리의 체험담을 끼리끼리 공유하는 것이리라. 평범이 행복의 진리인 듯해도 평범한 것으로는 뛰어날 수 없는 세상이기에 특별난 청춘들의 이야기가 동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가슴을 펄떡이게 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일을 찾고자 오늘도 간절히 소망하고 있을 한 청춘들에게 꿈과 열정을 선물할 책이 되지 않을까.

 

 

이 책에는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꿈사관학교의 방승원, 교사 집안의 고졸 아들인 박현재. 공대 출신의 PD인 김종성, 자전거로 유럽 여행한 김현기, 스펙 없이 대기업 취업한 신다니엘, 나는 돈까스 사장 마민하, 20대에 9000만원을 모은 박윤석, 요식업을 꿈꾸는 김시영,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청년 실업가 장민호, 1인 플랫폼을 꿈꾸는 김준형, 야(野)한 창업을 꿈꾸는 최현일, 취업사관학교 이지운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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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05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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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개성 있는 청춘 멘토들의 힘찬 격려, 역시 따뜻해~

 

긴 머리의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짧은 머리의 여자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답지 못하거나 여자답지 못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에 휘둘려온 나의 선입견이었다. 외모로 사람을 보지말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은근히 재고 따지고 있는 나의 정형화된 생각들은 지극히 속물근성이었다. 물론 지금은 긴 머리의 남자들도 좋아하지만.

머리가 긴 두 남자인 이외수, 김태원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보이는 모습들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것 같아서 좋아한다.

두 사람의 직업은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닮은 점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안티도 있겠지만 공감하는 팬들도 많다는 점, 상투를 틀어도 될 정도의 긴 생머리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통점인 것은 산 세월의 길이만큼 세월의 연륜이 더해진 진솔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말은 때로는 핵심을 찌르는 비수처럼, 때로는 중심을 잡아주는 축처럼 가슴에 콕 새겨지는 촌철살인의 말이 되어 감동을 준다는 공통점도 있다.

비록 외모적으로 고상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수더분하고 어수룩한 모습이 더욱 친근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외수 작가의 책 사인회를 찾아온 초등학교 6학년 민하의 이야기는 코끝을 시큰거리게 한다. 동생의 병치레로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민하의 엄마에게 삶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런 엄마에게 이외수 작가의 글은 위로가 되었고 그런 엄마를 대신해서 어린 아들이 사인을 받으러 왔던 것이다.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고통스럽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을 생각하면 그 마음의 그릇이 넓어진다. (책에서)

 

누구는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말이지만 고통스런 현실의 민하 엄마에게는 더 없는 위로가 되었나 보다. 비교를 하지 말라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면 감사와 미소가 절로 나오는 건 사실이다.

희망이란 현재를 감사하며 행복에 겨워할 때 가질 수 있는 보석 같은 것이 아닐까.

민하네 가족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그런 봄날, 희망의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TV를 잘 보진 않지만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부활의 리더 김태원. TV속에 나오는 그는 기타를 치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평생을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부활 3집에서 <사랑할수록>을 불렀던 가수 김재희는 부활을 떠나 살다가 폐인처럼 살다가 김태원의 기타 선물을 받았다. 편지가 아닌 기타 위에 메모가 가득한 채로 말이다.

 

비상은 고독의 창조이다. 완성은 기다림에 비례하며 배려라는 통로를 거쳐야 설렘이란 입구를 만난다. 아, 그곳에 '이루어짐'이란 놈이 있었다. (책에서)

 

비싼 기타 위에 낙서하듯 적어놓은 글귀에 후배의 가슴은 얼마나 설레었을까. 그렇게 재기한 후배는 급류에서 꺼내준 선배를 평생 잊지 못할 텐데.

자신도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기에 남들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았나 보다. 남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절망과 아픔을 겪은 김태원의 가족 이야기에 또 눈물이 글썽인다.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 김태원

생로병사, 희로애락 그 무엇이든지 내게로 오는 것은 다 내 몫입니다. - 이외수

 

이외수의 리트윗이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몰랐다. 개인적으로 트윗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무심했다 랄까. 140자에 담은 리트윗의 내용에는 사람들의 아픔과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는 점은 소통의 대마왕 다운 면모다.

 

-내가 가는 곳에 길이 있다.

-자기 자신이 당당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몸은 불편하지만 멋있게 보인다. 그러니까 어디 누구한테 가서도 당당해라. 그러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온실형 인간이 아닌 잡초형 인간이 되세요. 척박한 환경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끊임없이 인내하며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그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인내심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키워집니다.

-시련은 절대로 극복하는 게 아닙니다. 극복하려고 하면 항상 지게 돼 있습니다. 견디는 겁니다. 버티는 거예요.

......

때로는 아픈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때로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이외수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로 찾아온 울랄라세션과의 만남에서는 함께 어울리는 청춘버전으로,

인순이의 느닷없는 전화에서도 절대강자의 고독을 어루만져주는 위로버전으로. 대구의 장윤혁 씨에게는 당당한 버전으로 매번 다르게 힘과 격려를 실어주는 이 시대의 어른 같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주민들과 화합하기 위한 노력들, 화천의 산천어축제 홍보, 화천 감자떡에 대한 트윗, 절임 배추 판매 등의 이야기에서 이웃을 돕고자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알게 모르게 도움의 손길을 펼쳤던 이외수, 하지만 무턱대고 돕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준을 갖고 돕는다고 한다.

 

오랜 세월 빚어낸 나무의 나이테처럼, 고통과 아픔의 경험들이 남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연륜을 생각한다. 경험만큼 사유한 만큼 촌철살인의 트윗, 간결한 압축미에 빛나는 트윗도 가능함을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두 사람이기에 울림이 있는 격려, 따뜻함이 있는 위로들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은 <SBS스페셜>에서 방송된 '이외수와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픈 청춘들에게, 아픈 자식을 둔 부모들에게, 일상의 삶에 지치고 피곤한 영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찬 격려를 주기 위해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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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05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고 가요.~~
 
사랑 잠언 - 행복하고 풍성한 사랑을 위한 100가지 지혜, 개정판 리처드 템플러의 잠언 시리즈 -전 5권
리처드 템플러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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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잠언]행복한 사랑을 위한 현명한 레시피들~^^!

 

 

사랑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사랑은 노력으로도 되기도 하고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이뤄지기도 한다. 사랑은 즐거움이 되기도 하고 고통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만큼이나 사랑도 그러하다. 산다는 게 쉬운 듯 어렵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사랑을 하는 것 같은데 사랑이 부족하다고 하고 서툰 것 같은데 칭찬을 듣기도 한다. 알쏭달쏭 사랑 이야기, 그래서 인생에 있어서 사랑은 영원한 테마가 아닐까.

사랑을 제대로 하고, 오래 지키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랑을 위한 지혜로운 레시피가 있다면 모두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사랑에 성공한 사람들의 마법 같은 비법을 얻는 책이다. 행복하고 만족스런 사랑을 위한 100가지 지혜를 담았다.

이 책에는 사랑을 준비하기 위한 지혜, 운명의 상대를 위한 사랑의 지혜, 이별을 위한 사랑의 지혜, 가족을 위한 사랑의 지혜, 친구를 위한 사랑의 지혜, 모두를 위한 사랑의 지혜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은 우리가 느끼는 기쁨의 최고점과 슬픔의 최저점에 닿아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종착점은 만족이다. 만족은 우리 모두가 삶에서 원하는 궁극의 이상이다.(책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준비 단계의 지혜로운 사랑을 위한 레시피다.

 

처음 만난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당연히 자신을 바꿔서라도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남은 세월을 함께 하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야 현명하다.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되 허울이 아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겠지.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먼저 상처를 치료하라. 치유 없이 또 다른 사랑을 만난다면 상처는 곪을 수도 있으리라.

혼자서 행복할 수 없다면 둘이라도 행복할 수 없다. 고독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야 둘이라서 행복한 느낌을 알 수 있겠지.

 

웃음의 가치는 최고의 능력이다. 당신을 웃게 만드는 사람을 선택하라.

외모보다 당신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해 줄 사람이라면 가치가 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실패를 예견하는 관계나 허락받지 못할 관계는 선을 분명히 그어라.

욕망을 사랑으로 오해한다면 위험하다.

중요한 결정은 상대를 충분히 파악한 뒤에 내려라.

무심한 사람 곁에는 머무르지 마라. 당신을 배려하고 특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기다려라.

상대를 떠보려고 하는 게임은 절대 득이 안 된다. 신뢰만 무너질 뿐이다.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가졌는지 확인하라.

 

 

늘 함께 하기에 의외로 미숙한 것이 가족 간의 사랑일 것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의 지혜!!

부모 탓은 하지 마라. 부모도 실수하는 인간이고 부모에 대한 앙금을 털어내는 것이 현명하다. 부모의 사랑만큼은 최선이었으니까.

부모가 당신의 감정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삶을 통제하려는 부모의 의견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판단하라.

아이들이 당신보다 우선이다. 미성년의 시기에는 늘 아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가족관계를 끊으면 좋을 것이 없다. 가족의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것, 서로 용서하며 지켜가야 한다.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너무 바쁘게 살지 마라.

아이들이 당신과 똑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

형제자매 간에는 묵은 감정이 있기 마련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감정 처리에 대해, 관계 개선을 위해, 현명한 삶을 위해 방향과 속도를 재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사랑의 농도에 답이 있을까마는 현명한 사랑은 분명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사랑, 그런 사랑이 오래도록 지켜주는 사랑 방정식이 아닐까.

 

음, <사랑잠언>에는 알고는 있으나 잊고 사는 사랑 원칙들이 대부분이다. 획기적이진 않지만 일상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사랑에 상처받고 있거나, 방황하거나, 운명의 상대를 원하거나, 지금의 사랑이 궁금하다면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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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05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생각나는 책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