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기적 -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스토리
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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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로의 기적]굶주림과 질병으로 죽는 아이들이 제로가 되는 기적을 위해~

 

 

간단한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19,0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기본적인 약 지원만 있어도 살릴 수 있는 목숨들이 소소한 도움조차 받지 못해서 힘없이 스러져 간다고 한다. 삶이 그리 간단치 않지만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21세기다. 최첨단과학과 최첨단의학이 위용을 과시하는 도시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굶주리고 깡마른 아이들과 약이 없어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이들의 마을도 있다고 한다. 같은 지구촌의 명암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모잠비크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서 로사와의 만남은 저자인 캐릴 스턴의 열정을 끌어내게 된다.

-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산후처리도 부실한 병원에서 통증을 견디며 살아있는 아기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는 로사의 말은 저자에게 감동과 연민을 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중산층에서 자라 굶주림을 몰랐던 저자, 벌레 한 마리에도 벌벌 떨던 저자였기에. 그녀가 낯선 아프리카에서 펼치는 유니세프의 기적은 산모인 로사의 한 마디로 인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이곳은 이름만 산부인과 병원일 뿐 정식 의사도, 제대로 된 교육받은 간호사도 없고,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산파도 없는 병원이다. 모잠비크는 1992년에 16년간의 내란을 끝냈을 때, 인구의 69%가 극빈층이었다. 지금은 매년 9%의 성장을 하면서 극빈층의 비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가난과 에이즈, 문맹이 여전히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모잠비크 국민 중 절반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린다.

신생아 중 10%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한다.

아이들의 41%가 영양결핍에 시달린다.

38만 명의 아이가 에이즈로 부모를 잃는다.

67%의 남성이 글을 읽는 반면, 여성은 단 28%만 글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 중 50%가 집 근처에 제대로 된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채 살아간다.

7~18세 아이들 중 25%는 학교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책에서)

 

캐릴은 나치의 핍박을 받은 집안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세상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소원은 무고한 죽음, 허무한 죽음이 없도록 하고 싶은 평소 그녀의 열망이었다.

 

지금 모잠비크는 에이즈 환자들이 200만 명가량 되고 대부분이 진통제와 항생제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 유니세프는 이곳에 의료센터를 개원하고 위생시설과 급수시설을 만들어 주고 일상적인 위생습관, 에이즈교육 등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땅이 넓고 자원도 많은 수단이지만 내란으로 피폐하긴 마찬가지다.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내란이었지만 무수한 인명 피해와 난민을 만들었다. 물론 희생자의 절반은 어린이들이었다.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캐럴은 슈퍼 모델인 데일 헤이든과 함께 다르푸르에 날아간다.

그나마 난민 수용소는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아 이동식 보건소, 위생 식수시설, 급식시설, 응급대피소까지 갖추고 있었다. 부족한 수용시설에서도 아이들과 여자들, 노인들은 고마움을 전하는 걸 잊지 않는다. 특히 한 노인의 말은 눈물을 흘리게 한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고국에 돌아가면 여러분이 우리 생명의 은인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전해주세요.(책에서)

 

10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소년,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가족들, 시련과 고통이 끊이지 않는 엄마들, 민병대 조직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참히 살해된 가족들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에 감사하는 아이의 말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저희를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수단의 아이들 교육, 시에라리온에서의 긴급구호와 의료진 파견,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의 구호,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의 구호들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이 시대에 이 나라에 존재한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나 풍족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옳은 일이기에 행한 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지만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돌보는 일은 분명 선한 일이요, 존경스런 일이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님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어야 함을, 지금의 행복에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가까운 곳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절해 진다.

 

이 책은 굶주리고 병든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그 실상을 알리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물론 이 책의 수익금은 모두 아이들에게 기부된다고 한다.

저자는 캐릴 스턴이다. 현재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이자 CEO이다.

 

굶어죽는 아이가 없는 세상, 제로의 세상을 꿈꾸며!

 

I BELIEVE IN 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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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행복론 - 매일 밤 조금씩 성장하는 인생 수업
존 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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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행복론]별이 빛나는 밤에  자신과 만나는 행복 레시피~

 

 

잠자기 전, 잠깐 하루를 돌아보지만 이내 잠들고 만다. 내게 있어 한밤은 숙면의 시간인데. 저자는 한밤의 시간이야말로 매우 조용해서 민낯 그대로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라고 한다. 사방이 고요하니 순도 높은 고독의 시간, 자신의 내면과 만날 수 있는 사유의 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2030들을 위한 행복 레시피 랄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소망하는 한밤중의 아포리즘이다.

2030은 혼돈과 방황, 끝을 알 수 없는 노력의 시절이다. 이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할 바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전 인생을 걸쳐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특히 20대는 고통과 방황의 시간마저 소중한 것이다. 실패마저도 자신을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한 노력은 평생에 걸쳐 긍정의 효과를 낼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이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단순하다. 그 사람이 본연의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자신으로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책에서)

 

 

행복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에는…….

살아가면서 자기 안에 흔들리지 않는 '축'을 가져라. 축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통과 힘듦이 숨어 있지만 행복의 씨앗 또한 숨어 있다.

앞만 보지 말고 뒤돌아서 점검도 하라.

혼자만의 고독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길 수 있어야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다.

운명의 여신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순간순간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고독은 성장의 한 단계다.(책에서)

 

 

학생들에게 있어서 주체적인 배움이란 질문을 하는 것이다. 듣는 것으로는 진실을 가려낼 수 없다. 진실을 가려내는 힘을 키우려면 질문하는 것이다.

인생의 전부를 걸어도 좋을 목표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자신의 가치가 무엇이며, 자신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노력이 꾸준해야 한다.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가 우선이다. 세상은 나를 부르지 않는다. 내가 세상을 초대해야 한다.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라. 그리고 소망하던 '나'를 꿈꿔라.

 

 

항상 먼저 당신이 긍정적인 기운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이 저절로 모여든다. 거기에는 부정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이 들어올 수 없다. 말을 할 때도 사람의 기운을 빼앗는 말이 아니라 사람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하자. 행복은 이런 선순환 안에 있다.(책에서)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떠오른다. 앞도 보고 뒤도 보고 좌우도 살피는 여유가 2030일수록 필요하지 않을까. 2030은 어느 때보다 주변을 의식하는 시기일 텐데. 학업과, 취직, 결혼 등에서 주변과 비교하거나 비교 당하거나 하니까. 하지만 주변을 의식하기보다 중심을 잡고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가꾸는 시간이 더 중요함을 생각한다. 내가 바뀌면 주변이 달라 보이듯이 생각만 바꿔도 행복은 느껴지니까. 간만큼 내 것이 되고 한 만큼 결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행복의 재료, 불행의 재료도 내 안에 있다고 믿는다.

 

굳이 한밤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사유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매일 잠깐의 이러한 인생수업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텐데. 공감 가는 글이 많은 책이다.

 

 

저자는 20대부터 일본, 유럽,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며 살았기에 전공인 미디어 연구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 메일매거진을 시작했다고 한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고민들을 나누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기에 청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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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림책은 내 친구 3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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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자신만만한 로타, 크리스마스트리 구해봐~

 

 

자신감은 하루를 신나게 합니다. 자신감은 삶의 밑그림을 색다르게 그리게도 합니다. 자신감 있는 아이의 행동은 확실히 씩씩하고 거침없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우린 스스로 교육을 외치고 있는 거구요. 자신감은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터득하는 삶의 기술이겠죠.

다섯 살 로타는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고 자랑합니다. 휘파람을 잘 분다고 합니다. 요나스 오빠와 미아 마리아 언니는 로타의 허풍이 너무 심하다는데요.

 

-그럼 스키 타고 방향 바꾸기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방향 바꾸기만 빼고 뭐든지 다.

 

트집쟁이 거리의 노란색 부엌에서 엄마는 크리스마스 빵을 만드느라 바쁘네요.

 

-로타, 베리 아줌마에게 크리스마스 빵 좀 갖다 드릴래?

-응, 난 아픈 사람도 잘 돌봐요, 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거의 다요!

 

엄마는 가는 길에 쓰레기봉투도 버려달라고 부탁하네요.

 

-네 알았어요. 나,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낡은 봉제 돼지인형인 밤세까지 빵 봉지에 넣고 스키를 탄 채 갑니다. 방향 바꾸기 연습을 해야 하거든요. 너무 많은 것을 든 채 스키연습까지 하는 로타가 위태로워 보이네요.

쓰레기도 버리고, 방향 바꾸기 연습도 하면서 숨 가쁘게 달려온 로타는 몸이 아픈 베리 아줌마에게 빵 봉지를 내밀었어요.

으아악~~~~

그런데 생선과 쓰레기가 들어 있지 뭐예요. 빵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나 봐요.

 

마침 쓰레기차가 지나가고 있기에 칼레 아저씨를 부릅니다. 다른 쓰레기처럼 돼지인형도, 빵도 모두 으깨져 쓰레기차 속에 처박혀 버렸을까요.

 

-왜 그렇게 소리 지르니, 로타?

-내 밤세 때문이에요. 아저씨가 그 애를 마구마구 으깨 버렸다고요. 게다가 아저씨는 베리 아줌마에게 줄 빵까지 으깨 버렸다고요!

-빵이라고? 혹시 쓰레기 더미 맨 위에 있던 비닐봉지 말이니?

 

다행히 아저씨가 방 봉지를 따로 치웠다며 건네줍니다. 로타는 밤세도 구하고 베리 아줌마에게 줄 빵도 무사히 구했어요. 자신감 있는 아이에겐 운도 따를까요.

 

-나, 방향 바꾸기 따위 절대, 절대 안 배울 거야, 그딴 걸 배우니까 이런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거야.

 

베리 아줌마에게 뭐든지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은 로타는 화분에 물도 주고 강아지에게 물도 주고, 빵도 썰어 드리고 베개도 도톰하게 손질합니다. 설거지도 하고 바닥도 쓸고요. 가게에서 신문 좀 사다 달라는 아줌마의 말에도 당연히 "네." 라고 대답합니다.

절대 긍정의 자신만만한 아이군요.

 

크리스마스트리가 다 팔려서 사오지 못했다는 아빠.

오빠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로타에게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해 오라고 합니다.

로타는 주유소를 지나다가 우연히 크리스마스 전나무가 실린 트럭을 만납니다. 하지만 운전사는 스톡홀름에 팔 전나무라며 급히 달려갑니다. 그러다가 커브 길에서 전나무 한 그루가 털어집니다. 블룸그렌 아저씨가 전나무를 로타의 썰매에 묶어주어서 무사히 집으로 가져 옵니다.

로타의 크리스마스트리는 행운의 트리네요. 온 가족을 기쁘게 하는 행복 트리네요.

어떤 일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만한 로타의 모험 속에서 절대 긍정의 힘을 보게 됩니다.

말이 습관이 되면 결과가 달라짐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 게 인생입니다.

로타를 따라 외치게 되는군요.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작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입니다. 스웨덴의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랍니다. 안데르센상, 스웨덴 국가대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고,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는 군요.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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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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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밤에 살다]금지된 장난, 금지된 욕망을 다룬 추리소설, 2013년 애드거 상 수상작.

 

2013년 애드거 상 최고 작품상 수상.

범죄 느와르 소설의 대가가 그려내는 폭력과 음모의 시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벤 애플렉 감독 영화화 결정.

 

 

작가는 데니스 루헤인.

1994년 <전쟁 전 한잔>으로 '세이머스 상'의 영예를 안으며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다. 이후 <미스틱 리버>로 '앤소니 상', '배리 상', '매사추세츠 북 어워드 픽션 상'을 받았고, <리브 바이 나이트 밤에 살다>로 '애드거 상'을 수상했다. 그의 수많은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작품상을 받거나, 영화로 제작되었다. 그 배경에는 아마도 등장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시대적 배경을 파헤치는 예리함, 공간적 배경을 해부하는 세밀함, 문학적 깊이까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작품을 처음 읽으면서도, 게다가 범죄소설을 싫어하면서도, 술술 읽히는 건 아마도 작가의 치밀한 구성력과 문학성에 있지 않을까. 추리소설이라고는 하나 범죄소설에 가까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할 정도로 끌려들게 하는 책이다.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절이다. 한때의 치기로는 좀 위험한 행동이지만 삼인조 악당인 파울로, 디온, 조는 비밀술집의 골방도박장을 털면서 사건은 일어난다. 살인청부업자들의 포커 판에 뛰어든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 조는 지역의 조폭 두목인 앨버트 화이트의 정부를 탐한다. 아무리 에마 굴드의 미모가 탐나더라도 불구덩이라면 뛰어들지 말아야 하는 건데. 금지된 장난의 결말은 불을 보듯 뻔한데. 조는 에마가 철저히 신뢰하는 단 하나의 사내가 되는 것을 소원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거기에다 조의 아버지는 보스턴 경찰 경정이다. 늦둥이로 얻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각별했을 텐데, 조는 어쩌다 범죄의 수렁에 빠져 들었을까.

 

아버지는 조가 갈망하는 어느 누구보다 뻔뻔한 범죄자다. 조는 세상에 하나의 얼굴밖에 내밀지 못하지만, 아버지는 너무도 많은 얼굴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문제는 어느 얼굴이 본모습이거 어느 얼굴이 가짜인지 아버지 자신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책에서)

 

아버지는 범죄와의 소탕을 외치면서 뒤로는 정보를 알려주고 범죄자들과 손을 잡는 경찰이었을까. 아버지에 대한 불만, 가족의 해체에 따른 불안이 자포자기의 삶, 금지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을까. 일탈의 짜릿함은 점점 이성을 잃게 만들 텐데. 그리고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은 허무일 뿐인데.

 

결국 조는 경찰관을 죽인 한패로 몰리면서 경찰에 쫓기게 된다. 그리고 조는 에마와 달아나려다 앨버트의 응징을 받게 되고 결국 경찰에 잡힌다.

 

5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온 조는 다시 새로운 일탈을 꿈꾼다. 서툰 소년시절이 가고 이젠 제법 상식과 범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용기와 열망으로 가득한 청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지역 암흑가를 평정해 나간다. 냉혹하게, 그러나 침착하게.

하지만 잘못된 만남만큼이나 잘못된 열망도 무모하거나 허무한 것이다.

어엿한 지역의 보스가 되고, 지역 밀주업을 장악했지만 그의 속은 허해져 간다.

밤이 주는 맛과 멋은 달콤하고 환상이지만 그 뒷맛은 고통과 피곤뿐이다. 넘어서는 안 될 경계를 넘어선 대가, 금지된 장난을 한 결과, 솟아오르는 욕망을 억누르지 못한 보상은 피비린내와 절망만을 선사할 뿐이다.

 

<대부>나, <범죄와의 전쟁>, 이정재 주연의 <신세계> 같은 부분들이 뒤섞인  느낌이다.

 역사적 배경에 철저한 이야기가 제법 묵직한 느낌까지 준다.

범죄소설에 추리소설, 문학적 깊이까지 있으면서 속도감 있게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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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함영기 지음 / 바로세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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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사유]교육, 이대로 좋은가?

 

요즘의 아이들은 교사를 존경하지 않지만 장래직업으로는 교사직을 선호한다고 한다.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교육에 희망이 있을까. 교직을 출세의 수단 또는 먹고사는 한 방편일 뿐이라면, 아이들의 교육을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아이들은 행복한 교육을 원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질 높은 교육을 원하고 있고, 교사들은 행정업무보다 아이들과의 접촉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관료주의는 절차와 매뉴얼만 잘 따르면 능력 있는 교사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기에 이상적인 교육을 실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생각해보고, 그 방법을 찾아보자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학교 구조의 개선, 교사 개인의 개선을 함께 다루고 있다. 사회, 개인, 학교, 교사, 평가, 혁신, 제안 등의 키워드로 교육에 대한 담론을 담은 책이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종종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하여 일탈한다. 공부를 통해 관심을 끌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그들은 자극적 일탈 과정을 시연함으로써 부모와 교사들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 이들에게 부모의 기대는 턱없이 높고, 교사는 무기력해 보이며, 학교는 재미가 없다.(책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교실상황은 힘들고 학부모와의 관계도 버겁고, 업무량은 폭주하고 있다. 그래서 무기력해지는 교사들이 늘고 명퇴를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데.

우리 교육의 문제,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지금처럼 학생들에게 학교라는 존재가 제도적으로 위탁된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전인교육의 장소인 학교의 기능이 상실하고 있다는 건데.

지금의 교사들은 자신의 철학과 의지로 가르치고 싶지만 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기능적인 업무일  뿐이라고 한다.

저자는 경쟁을 부추기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 뒤틀린 욕구를 부채질하는 정책, 성과위주의 단기적인 정책을 펼치는 정책입안자들도 문제라고 한다. 교육적 접근보다는 전인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접근이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학기 초의 행정 업무의 과부하는 학생들과의 접촉시간을 줄이게 한다는데. 이런 형식적 성과에 발목 잡혀 교실교육이 부실하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학생들의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도 감소는 선행학습의 문제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수동적인 태도는 과잉 학습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의욕 부재는 과도한 행정업무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의 부재는 가정과 학교,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와 결부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한 교육 공공성의 확보를 위해서도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필요한 부분이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환경조성은 분명 국가의 몫이니까.

 

교육이 가진 미묘한 역학관계와 가치교환 기능이 부정적으로 가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과제가 된다. 이것이 교육 공공성을 추구하는 방식이다.(책에서)

 

지금은 교육과잉이 더 문제일까.

넘치는 교육 속에서, 과도한 학습량 속에서 과잉을 완화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에서 투입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교육의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부 시간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만 학습 의욕이나 행복지수, 학습 효율성 지수가 세계 최하위라는 게 우리의 교육 현주소이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사교육비 비율은 0.9%, 공교육비 비율은 5.4%이다. 한국은 GDP 대비 교육비 비율이 7.6%이고 공교육비 비율은 4.8%이다. 사교육비 지출은 월등히 높고 공교육비 지출은 조금 낮은 편이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부담스럽다. 언제까지 이렇게 가야 할까.

 

공교육이 부실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투자의 부족도 무시할 수 없다. 교육비 지출 시스템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사교육 팽창만 탓 할 게 아니다. 공교육의 질을 가져온다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진학률을 갖고 있지만 대학의 질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결국 질이 없는 교육과잉은 부실을 초래하는 것이다. 양보다 질을 추구한 결과가 오늘의 교육 현실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문제들도 있다. 결과로만 말하는 지금의 평가는 장기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교육의 효과를 봤을 때 현실적으로 허술하다. 오히려 소모적이고 비전문적인 사항에 신경 쓰게 한다. 시험 점수나 학교폭력 발생 건수 같은 수치화 위주의 평가는 과정으로서의 교육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집중연수대상을 뽑는 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 학교가 죽었다고 우리도 외쳐야 할까.

탈학교를 만들어 대중적 학교의 탄생을 꿈꾸어야 할까.

분명 학교가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는 지났다. 과학과 기술, 직업의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에 학교가 변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교육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학교의 역할을 지역사회와 분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도서관을 키우고 활성화 하는 일도 학교 교육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직의 폐쇄성도 이젠 탈피해야 하지 않을까. 전문인들을 초대한 명예교사제도, 생활인들을 위한 명예교사제도 등 다양한 변화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실에서 교육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의 현실이 안타깝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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