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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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운명의 굴레를 거부한 제인 오스틴, 편견을 넘어 오만한 탐정이 되다!

 

<오만과 편견>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무척 반길 소설이다. 셜록홈즈 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스릴과 반전, 추리와 논리가 어우러진 탐정소설의 면모를 갖추고 있으니까. 게다가 남녀 간의 사랑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은 오만과 편견을 보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작가로서의 상상력과 직관, 논리와 추리를 바탕으로 활약하는 제인 오스틴의 모습은 매력적인 명탐정의 모습 그대로인데.

주인공은 26세의 여류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이다. 가난한 목사의 딸로 태어나 가진 것은 없지만 사랑 없는 거짓된 결혼보다는 차라리 결혼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여인이다. 내숭은 없고 섬세한 관찰력과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쾌활한 성격에 적극적인 사고방식, 뛰어난 지성, 반짝이는 직관을 지녔다.

제인은 부자인 해리스 빅 위더의 청혼을 거절하고 도망치듯 스카그레이브 대저택을 방문한다. 최근에 결혼한 스카그레이브 백작 부인이 된 절친 이소벨 페인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혼에서 도망치듯 온 스카그레이브 저택에서 친구와 함께 새해를 맞으러 왔다가 죽음을 목격하게 되다니. 희극을 즐기러 왔다가 정반대의 비극을 보게 되었다고 할까.

 

22세의 이소벨 페인은 제인의 절친 이다.

붉은 머리카락에 갈색 눈동자. 좋은 몸매의 매력적인 그녀는 나이가 많은 스카그레이브 백작과 결혼하여 백작 부인이 된다. 존경하는 남편의 울타리에 기대고 싶었는데 남편은 결혼 3개월 만에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남편과의 결혼은 형식적인 것이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윌리엄 페인의 조카인 피츠로이 페인이 있다.

 

48세의 프레드릭 윌리엄 페인. 백작이라는 높은 지위와 넉넉한 재산이 있으나 아내가 죽고 나자 26살 연하의 이소벨과 결혼한다. 하지만 백작은 아내를 위해 준비한 무도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백작의 죽음을 무도회라는 복잡하고 혼란스런 상황을 이용했기에 무도회에 온 모든 사람들을 용의자 리스트에 올려야 할 텐데.

 

26세의 피츠로이 페인. 백작의 조카이자 자작이며 막대한 재산 소유자다. 백작의 동생이 남긴 외동아들이다. 백작과 이소벨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백작의 작위와 재산까지 많은 것을 물려받게 된다. 상당한 미남에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타인에 무심해서 오만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현재 이소벨과 연인 사이다. 백작의 죽음은 이소벨과 피츠로이가 공모한 것일까.

 

27세의 조지 허스트. 백작의 죽은 누나의 장남이다. 성직자가 되고 싶은 그는 농장관리에는 관심도 없다. 스카그레이브 가의 농장을 관리한다. 창백하고 수척한 얼굴에 늘 조심스럽다. 하지만 가끔은 백작과 언쟁을 벌일 정도의 혈기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다는 점이 의심스럽기는 하다.

 

톰 허스트, 조지 허스트의 동생이며 기병대 장교, 재산은 없고 놀기를 좋아하는 망나니다. 매력적인 악당 같은 분위기에 말도 거침없다. 잘생긴 외모와 적절한 유머사용, 다정다감한 태도는 늘 여성들의 환심을 산다. 그는 무도회에서 만난 제인 오스틴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페니 델라하우세이는 이소벨의 사촌 여동생이다. 허영덩어리에 눈치도 없고 톰 허스트 중위를 은근히 좋아하며 외모 가꾸는 데 열심이다.

 

탐욕스러운 마담 델라하우세이는 이소벨의 이모다. 친딸 페니를 부자인 피츠로이 페인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니 딸이 좋아하는 허스트 중위가 늘 걸림돌이다.

 

해롤드 트로우브릿지. 이소벨을 찾아온 의문의 남자. 날카로운 눈썹 아래 움푹 들어간 눈, 검게 그을린 한쪽 뺨에 길게 가로지르는 흉터를 지닌 남자.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소벨 친정의 재정적 위기를 빌미로 이소벨을 압박하는 중이다. 이소벨이 피해 다니는 남자여서 초반부터 의심의 대상이지만 소설의 반전을 위한다면 범인의 리스트에서 빠져야 할까.

 

결혼한 지 고작 3개월밖에 안 된 아내와 자신의 후계자에게 막대한 재산을 남긴 채 백작이 죽다니. 백작의 사인은 단순한 위장장애였을까, 48세의 나이에 제2의 청춘을 찾은 듯 했지만 어이없는 위장 장애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분명 누군가가 무언가를 잘못 먹인 듯한데. 하녀들과 짜고 친 누군가의 계략이라면 도대체 그는, 아니면 그녀는 누구일까.

 

갑자기 여론은 백작을 세상의 젊음과 아부에 넘어간 분별력 없고 어리석고 노망난 늙은이의 추락으로 몰려가고 그런 여론 몰이로 인해 이소벨의 명예에도 금이 가고 있다. 제인은 작가로서의 상상력과 평소의 관찰력과 추리력을 발휘해서 절친의 명예회복을 위해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백작의 죽음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은데, 도대체 누가 백작을 죽였을까.

백작의 작위와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피츠로이 페인 경일까, 백작의 죽은 누나의 두 아들인 조지 허스트와 톰 허스트일까, 이사벨의 이모인 탐욕스런 마담 델라하우세이일까, 아니면 이모의 딸인 허영덩어리 페니일까, 수상한 불한당인 해롤드일까. 그도 아니면 백작의 증상에서 자연사가 아닌 징후는 찾을 수 없다고 단언하는 의사일까.

 

어느 날 이소벨이 이상한 우편물을 받았다며 제인에게 보여준다. 제인은 서명도 없는 쪽지에서 글씨체와 종이의 질, 문장의 구성, 종교적인 특징으로 봐서 이소벨의 몸종인 마르게리트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마르게리트는 처참하게 죽은 채로 발견된다. 쪽지의 내용은 백작의 조카가 꾸민 일이라고 적혀있다. 이 쪽지로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되는 이소벨은 제인에게 고백하게 된다. 경제적인 이유로 아버지 같은 백작과 결혼했지만 마음은 백작의 조카인 피츠로이 페인에게 있다고.

대저택의 유령 등장, 치안 판사에게 전해진 이상한 쪽지, 점점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탐욕은 소설의 재미를 더해 주는데.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이 소설은 철저한 고증에 입각하여 19세기 영국 귀족 가문의 분위기, 영국 왕실 법정의 재판, 뉴게이트 감옥, 상원 의사당 등을 실감나게 되살린 소설이다. 제인 오스틴의 문장으로 살린 추리와 로맨스가 결합된 소설이다. 작가로서의 직관과 논리적인 추리력을 바탕으로 명탐정으로 다시 살아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가 또 다른 오만과 편견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이 명탐정으로 재탄생한 이야기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법 한데.

 

이 책은 <오만과 편견> 200주년을 기념한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시리즈 중에서 제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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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순간들 - 불멸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 부글 클래식 boogle Classics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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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순간들]목마와 숙녀의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 에세이, 섬세하고 예리해~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에 나왔던 이름, 그래서 선명히 기억되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

이 책은 불멸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 에세이다. 그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언니인 바네사 벨의 권유로 쓴 회고록 형식인데, 자신의 유년 시절 회상, 과거의 스케치, 회고록 클럽 원고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록, 작가로 성공한 이후의 느낌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혀 호들갑스럽지 않고 잔잔히 흐르는 물결처럼 과거의 내면세계를 훑어내고 있다.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다운 예리한 통찰력으로 말이다.

한 장의 사진이 그녀의 생김새를 알려주는 최고의 증거물이며, 이 경우에 사진 속의 얼굴은 성격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녀의 두 눈에선 부드럽고 꿈꾸듯 하고 우울해 보이기까지 한 표정이 읽힌다.(책에서)

 

2차 대전이라는 시대적 암울함 때문일까, 아니면 집안 자체에 우울한 기운이 있는 걸까. 자신의 언니 사진에서 우울한 표정을 읽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도 몽상적이거나 우울하다.

 

버지니아의 아버지는 영국의 알려진 작가이자 비평가이자 등반가였다. 어머니는 미모의 자선활동가였다. 그리고 부모님은 둘 다 재혼이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평생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 것이다.

버지니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도 역시 어머니의 죽음이었다. 13세에 맞은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의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된다. 이후 그녀는 신경쇠약 증세로 시달리기도 한다. 가족 모두에게 중심적인 축의 역할을 했던 어머니의 죽음은 오랫동안 모든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고 한다.

 

열다섯 살이든 아니든, 예민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것으로 인해 뭔가를 예리하게 느끼게 마련이다. 나의 어머니의 죽음은 잠복된 슬픔이었다. (책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감정이 미처 처리되지도 못한 채 2년 뒤 언니 스텔라의 죽음은 불안하고 보호받지 못한 소녀의 감수성에 더욱 충격적이었으리라. 앞의 강한 바람에 채 단련이 되기도 전에 연이어 불어 닥친 광풍 같은 시련처럼.

 

아직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흐린 상태에서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이제 막 깨고 나온 자신의 껍질 옆에 앉아 파리하기 떨고 있는 나를 한 번 더 죽음이 강하게 내리쳤다.(책에서)

 

그녀에게 있어서 찬란하고 행복한 생의 순간은 유년의 시절, 그것도 어머니의 죽음 이전 이었나 보다. 어린 시절 이후로 생의 위대함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는 버지니아 울프,

 

나에게 있어서 위대함은 언제나 긍정적 자질이었고, 울림이었고, 괴벽스럽기도 했으며, 나의 부모에 의해 의무적으로 이끌린 그 무엇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어떤 육체적 실재이며 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것은 어떤 사람들의 내면에 존재한다. (책에서)

 

이후 언니, 아버지와 형제들, 조카들의 죽음을 보며 그녀의 신경쇠약 증세는 반복되기도 해서 자살기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 조카들을 먼저 보내면서 느꼈던 인생무상과 허무가 작가의 내면을 뒤덮고 있었을까.

 

버지니아 울프가 말하는 존재의 순간은 충격이나 깨달음, 계시 같은 것을 느끼는 순간으로, 개인의 실체를 온전히 느끼는 순간을 말한다. (중략) 버지니아에게는 뭔가 깊은 깨달음이 수반되는 것이 존재의 순간으로 여겨진 것 같다.(옮긴이의 글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독특한 글쓰기는 버지니아 울프를 20세기의 대표적 모더니스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글에서도 그녀만의 독특하고 모호한 형식이 빛을 발한다. 개인적인 체험 속에서 인간 심리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그녀만의 예리한 통찰력과 관찰력은 솔직해지기 위한 자기성찰일 것이다. 그녀의 의식을 따라가는 성찰은 섬세하면서도 복잡하고 어렵기까지 하다.

섬세하고 예민한 그녀에게 인간관계, 일상, 자연관찰에서 문득 깨치는 강렬한 깨달음의 순간, 즉 존재의 순간들은 거의 매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런 감정들이 신경쇠약을 더욱 부채질하기도 했을 텐데.

 

힘겹게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는 시간, 기억을 더듬어 자신의 내면과 오롯이 함께하는 순간들에 대한 솔직한 묘사들이 어렵지만 그녀만의 매력을 알게 한다.

그녀의 회고록을 보면 산다는 건 먹고 마시고 자고 하는 생존욕구, 그 너머의 의미가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성적인 언어 이전의 의식을 흐름을 따라가며 삶의 깊은 내면을 보는 그녀의 의식 세계는 보통의 무딘 사람들과는 분명 다르다.

 

가족 간의 교감, 친구 간의 소통, 자연과의 교감에서 느껴지는 빛나는 통찰이 자신의 존재를 실감나게 할 것이다. 오늘 하루, 그렇게 존재의 순간들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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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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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길에서 만난 이야기가 이토록 따뜻하고 정겨울 줄이야~

 

 

 

다른 사람이 쓴 글에 길귀신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었다면 분명 오해했을 것이다. 오싹하고 섬뜩한 기운마저 느꼈을 것이다. 귀신의 노래니까.

하지만 곽재구 작가가 썼다면 길 여행에 대해서 쓴 글이 아닐까 싶었다. 예전에 그의 작품인 <포구 여행>을 읽으면서 작가가 길을 정말 좋아 하는구나 싶었으니까.

 

 

 

 

길귀신은 내게 시의 신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지상의 내 모든 여행을 따뜻이 지켜주었다. (책에서)

 

 

 

누구나 걷는 길,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걷는 길이다. 하지만 작가의 길에 대한 노래는 끝없는 길 실타래가 되어 따뜻한 온기로 여기저기 풀어놓고 있다. 그만의 유별난 길 사랑이 어렴풋한 풍경화가 되어 훈훈함을 주고, 잔잔한 가락이 되어 울림을 준다.

 

 

 

언젠가 지상에서 내가 쓴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글들이 한 송이 포도와 같은 질감과 푸른 빛의 꿈을 지녔으면 싶다. 여기 모인 글들은 지난 십 수 년 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은 기억의 포도송이에 관한 것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나는 매일매일 사랑스런 길귀신들의 숨소리와 목소리들을 들었다.(책에서)

 

 

포도송이를 이리도 좋아하는 작가라니, 나도 포도를 좋아하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포도보다는 귤이 후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갑자기 포도 생각이 간절해진다.

 

 

여덟 살의 어린 나이임에도 아이는 자신이 선생님의 도시락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민망했다. 그런데 엉덩이가 따뜻하고 좋았다. 학교로 가는 길 내내 엉덩이가 행복했다.(책에서)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기억이 별로 없는데, 작가는 선생님의 도시락에 대한 기억이 유난한가 보다. 아직도 기억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소설 습작을 하셨던 선생님은 소설가가 되겠다는 1학년 꼬마가 얼마나 기특했을까. 선생님은 학교 갈 때마다 꼬마를 불러서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간다. 선생님 도시락을 깔고 앉았기에 아이의 엉덩이가 행복했다는 표현들. 선생님 도시락을 엉덩이에 대고 갔으니 얼마나 죄송했을까. 하지만 옷이 변변찮던 시절이었으니 미안하면서도 따뜻한 엉덩이로 인해 행복에 겨웠을 꼬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내가 쓴 시에 어쩌다 한 줌의 온기가 스며있다면 그것은 선생님의 도시락에서 느껴졌던 그 온기에서 비롯된 것이다.(책에서)

 

 

소설가가 되겠다는 아이에게 보인 선생님의 미소는 너무나 환했고 추위에 떨던 아이에게 베푼 배려는 너무도 따뜻했다. 지금은 그런 풍경자체가 어려운 시절인데.

 

시각장애인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준다.

목욕탕에서 시각장애인이 전혀 불편함 없이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며 작가는 신기해한다. 보이지 않으면서도 보이는 듯 너무나 능숙한 손놀림으로 목욕하고 나가는 모습은 분명 감탄의 경지다. 며칠 뒤 길에서 만난 장애인은 검은 안경을 쓴 채 프레지아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아내가 좋아해요." 그 한마디에 정서적 충격을 받게 되는데. 하지만 다음에 만났을 때는 부부가 둘 다 시각장애인임을 알고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비록 달방에서의 삶, 시야가 보이지 않는 삶, 남 보기에는 누추한 삶일지라도 본인이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그가 능숙한 솜씨로 목욕을 끝내는 것을 조심스레 지켜보면서 나는 삶이란 그것을 가꿔갈 정직하고 따뜻한 능력이 있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어떤 꽃다발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책에서)

 

 

 

 

저자가 길에서 만난 추억들이 때로는 꽃다발처럼 향기롭고, 때로는 포도송이처럼 알차게 영글었다. 데면데면하면서 그냥 스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환한 꽃으로 피고 탐스런 열매로 맺었다는 것은 작가의 세밀한 관찰과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겠지. 똑 같은 길을 걷는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끝이 없는 길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에 빠져 길여행의 묘미를 맛보았다고 할까. 나도 이런 길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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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어떻게 배울 것인가 + 2014 알라딘 머그컵 (black) - 존 맥스웰 기적의 성장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존 맥스웰 지음, 박산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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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배울 것인가] 삶은 실패에서도 배우는 것!

 

성공은 자신감과 성공에 대한 감, 의욕과 새로운 도전 의욕을 선물한다. 하지만 실패는 불안과 위축된 심리, 좌절감과 의욕상실을 선물한다.

언제나 성공은 선순환, 실패는 악순환이기만 할까.

저자는 실패가 부정적인 시각을 낳는 것은 맞지만 그 속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찾으라고 한다.

실패의 횟수나 심각성보다 실패를 경험하는 방식은 분명 부정적인 파괴력을 지닐 것이다.

하지만 실패를 넘어서는 방법은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겠지. 저자는 실패가 준 불안이라는 정서감옥에서 빠져나와서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데.

 

내 실수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였을 때, 나는 성장했다.

성공한 사람들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는 자질은 살아가면서 겪는 실망과 상실과 실패를 다룰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실패는 우리에게 배울 기회를 주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잡지 않는다.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할 때 실패는 정말 고통스럽다.

좋은 시절은 주머니에 넣고, 힘든 시절은 가슴에 넣는다. (책에서)

 

어떤 이는 아주 쉽게 실패를 딛고 일어나기도 한다. 심지어는 실패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어떤 이는 실패를 통해 무너지곤 한다. 실패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가 있다.

 

세상의 모든 발명은 실수에서 나온 것들이 많았다.

실수로 개발된 발명품들을 보면…….

고무. 1839년 찰스 굿이어는 나무수액에서 뽑은 물질을 가지고 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뜨거운 스토브 위에 황을 섞은 그 물질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부서지지 않는 고무조각을 만들게 되었다.

셀로판. 스위스 직물 기술자인 자크 브란덴베르거는 방수 천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천에서 얇은 막이 벗겨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 얇은 천만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서 셀로판을 만들어 냈다.

페니실린. 1928년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자신의 페트리 접시에 있는 독감 배양균에 곰팡이를 넣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 실수조차도 끈질기게 연구를 해서 백신을 만들어 냈다.

 

현명하고 겸손한 사람들은 결코 틀렸다고 인정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신이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그들이 어제보다 오늘 더 현명해졌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책에서)

 

우리는 실패를 통해 겸손을 배운다.

겸손은 자신의 삶에 대해 균형적인 시각을 갖출 수 있게 도와주고 나를 성장시킨다. 겸손은 우리를 끊임없이 노력하게 한다.

 

저자는 삶의 단계마다 겸손한 마음으로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배웠는가?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래야 시련을 넘어 위대한 경험을 이루고 그 실수가 다시 성장에너지가 되도록 하기에.

배움이란 끝이 없는 길, 그런 하루가 모여서 빛나는 열매들을 얻을 수 있다.

 

변화하고 싶다면......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과거의 자신보다 나아지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해라.

기대하는 삶을 살라.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당신을 젊게 만든다.

역경이 주는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

사람의 진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시련을 위대한 경험으로 바꿔라.

얻기 위해서는 잃을 줄도 알아야 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가.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는 것이다.

실수를 통한 배움은 뼈저린 아픔이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

의도적으로 실수에서 배우도록 노력하라는 말이 공감이다.

 승자의 사고방식이 실패를 감추지 않고 실패로부터 달아나지도 않는다는 말도 공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동서고금에 통하는 진리임을 배우게 된다.

미국 최고의 리더십 멘토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닐 정도로 책의 내용들이 알차다.

옆에 두고 매일 조금씩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우리에겐 이런 멘토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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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가끔 다른 인생을 꿈꾼다 - 홍미경 원장의
홍미경 지음 / 무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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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가끔 다른 인생을 꿈꾼다] 30대 주부를 위한 인생 레시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갖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물 흐르듯 하지만, 실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는 연애시절부터 삐걱대기도 하고, 어떤 이는 결혼 초부터 힘들거나, 또 다른 어떤 이는 아이를 낳으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친구들끼리 만나면 남편 이야기, 시댁이야기가 끝없는 잡담으로 이어질 때 솔직히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을 때가 많다. 해도 해도 끝없는 시월드에 대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뜻일 것이다.

 

여자의 일생에서 가장 우울한 시기라면 30대 일까. 미혼일 때는 우울하다는 말을 않더니 결혼 후에는 유달리 우울하다는 말을 달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결혼 전에 꿈꾸던 장밋빛 꿈들은 시들다 못해 말라 비틀어져 갈 무렵이면 여자들은 일탈을 꿈꾼다고 하는데…….

저자는 결혼 후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므로 예쁜 딴 짓을 꾸미며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감을 찾으라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움 딴 짓이 뭘까.

결혼 후의 권태기, 임신 또는 산후우울증이 계속되면 누구나 딴 짓을 생각한다. 때로는 이혼의 위기까지 가기도 한다.

 

이럴 때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기의 정체성과 일을 찾으라는 것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서로 힘들어 하는 모습 보이지 않기

서로 거짓말이나 핑계 대지 않기

다른 이성에게 관심 가지지 않기

잘못하거나 실수해도 인정하기

기념일에 상대 챙겨주기

 

사랑한다는 말 잊지 않기

서로 아껴주기

기쁠 때 '너 덕분이야!'라고 말해주기

한 걸음씩 양보하기

서로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있을 때 잘하기

서로의 마음 변하지 않기

약속 꼭 지키기

서로의 마음 상하게 하지 않기

보고플 때 서로 달려와 주기

…….(책에서)

 

.

이외에도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아름다운 딴 짓들은......

자신만의 일을 갖는 것이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취미, 기분 전환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외로움은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다.

균형을 찾아 가려면 자신의 이름을 잊지 말라.

부부 간의 공통분모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제자리에 머물지 말고 늘 성장하라.

행동으로, 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늘 매력적인 여자로 가꿔라

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꿈의 목록을 작성하고 규칙적으로 체크한다.

 

데일 카네기의 <행복론>을 보면…….

오늘만은 행복할 것

행복은 내부에서 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만은 현실(가족, 사업, 행운 등)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

내 기준에 맞추려 들지 말자.

오늘만은 몸을 돌볼 것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하자.

오늘만은 유쾌하게 지낼 것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오늘만은 오늘 하루를 살 것

인생의 모든 문제를 단번에 결판 낼 수는 없다. (책에서)

 

참고로 행복한 가정을 위해

예비 신랑들이 결혼 전에 버려야 할 습관들…….

 

습관적인 거짓말

주사, 술버릇

게으름

지저분한 습관

사치하는 습관(책에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일탈을 꿈꾼다면 과감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나 홀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묵은 체증이 내려갈 정도의 후련함은 있지 않을까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행복도 불행도 생각하기 나름일 텐데.

보통 남과 비교하는 습관에서 불행의 씨앗은 싹 튼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30대 주부들을 위한 책이다.

일탈을 꿈꾸는30대들에게 힘을 실어 줄 책이다.

먼 인생길에 지치지 않고 가는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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