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을 잇는 청년들 - 닮고 싶은 삶, 부모와 함께 걷기
백창화.장혜원.정은영 지음, 이진하.정환정 사진 / 남해의봄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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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들] 명장의 가업을 잇는 아들과 딸들

 

 

 

 

 

아버지가 하던 일을, 혹은 어머니가 하던 일을 아들과 딸이 대물림 받겠다는 것은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가업을 잇겠다는 것은 그만큼 부모님들의 일에서 빛나는 가치를 발견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팔도에 흩어진 가업을 잇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이 책에는 6빛깔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 천호의 대장장이, 대구 용산의 시계수리공, 충북 충주의 장돌림, 전남 구례의 농부, 서울 송파의 떡 기능인, 경남 통영의 두석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계 수리 명장 이희영, 아들 이윤호, 이인호

 

평생을 시계와 더불어 살아온 아버지 이희영은 대한민국의 여섯 명 뿐인 시계 장인이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 아들들도 아버지의 뒤를 따르고 있다.

첫째 아들 윤호 씨는 군 제대 후 바로 시계 장인의 길로 들어섰고, 둘째 아들 인호 씨도 전기 기능직으로 직장을 다니다가 결국 시계기능직으로 돌아섰다.

대구와 구미에 각각 사업장을 둔 스위스 시계수리공의 집안 이야기에서 최고의 열정과 집념을 느낄 수 있다.

아버지는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형님이 사준 손목시계를 밤새 분해해서 조립한 경험이 있다. 시골 소년에게 그 때의 희열은 정말 강렬했나 보다.

학교를 다니는 대신 시계 수리 작업대를 선택한 그는 4년 만에 최연소 시계 수리 1급 기능사 자격증을 따게 되고, 1976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시계 수리 부문 1등을 하고 만다.

2001년, 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대한민국 시계 수리 명장에 선정된다.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도 무섭다더니 윤호 씨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 심심풀이로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했는데 3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제대 후에 아버지의 일을 잇기로 결심하게 된다.

 

 

 

시계는 그 작은 몸통 안에 많게는 150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 있는 섬세한 제품이다. 기능사라면 이중 70여 개의 부품을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명품 시계의 경우 20~30년에서 길게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수명을 보존하기도 한다. (64쪽)

 

 

한국에서는 시계를 배울 수 있는 대학의 학과가 현재 한 곳뿐이고 학원들도 사라졌다고 한다. 부족한 시계공부는 아버지에게 묻거나 독학으로 연구하거나 외국의 전문서적을 사서 익히기도 했다. 아버지보다 나은 기능공이 되고 싶은 아들의 열의와 집념은 그렇게 시계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게 했다.

 

동생 인호 씨는 구미점을 오픈하면서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거나 소책자로 시계에 대한 가치와 보관법을 알렸다. 그렇게 해서 전국에서 보내온 시계들 중에서 부품이 없거나 까다로운 시계는 아버지와 형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자신이 고친다고 한다. 부품이 없으면 부품까지 만들어 고치는 형의 재주는 놀랍기만 한데.

 

시계를 구입했던 미국에나 유럽에서도조차도 수리를 하지 못했던 시계가 말끔히 고쳐졌을 때의 희열은 얼마나 대단할까.

 

아버지가 일하던 1960년~1970년대는 시계가 부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1080년대에 시계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이젠 고가의 시계이거나 값싼 시계이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된 세상이다. 이제 시계는 일부 마니아들의 패션이 되고 있다. 패션의 완성은 시계가 된 것이다.

사실 휴대폰의 발달, 디지털시계의 진화는 아날로그시계에 대한 관심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래서 시계 장인이 흔치 않기에 이들의 고객은 전국이 되고 있다.

 

세대를 잇는 직업의 세대 공감에 흐뭇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가치가 있다면 가업을 잇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게 외로울 수는 있지만 그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되겠지. 집념과 열정으로 일궈낸 장인들의 가업대물림은 그대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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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분들 정말 멋지고 훌륭합니다.
 
제5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문홍 외 지음, 모라 외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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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좋은 동화] 올해의 좋은 동화 12편^^!

 

 

파랑새에서 나온 꼭 필요한 주제만을 가려 선정한 '올해의 좋은 동화 12편'이다.

사랑, 폭력, 배려, 전설, 남북통일, 정, 세대갈등, 고운 말, 소중함, 아름다운 기준 등의 가치들을 담고 있는 동화집이다.

 

네 번째로 나온 동화는 전설을 담은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다.

작가는 김진.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로 등단한 작가다. 이 작품은 2013년 제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할머니와 사는 동주는 소원을 빌러 남대천에 나간다.

할머니는 종이 위에 글자로 적으면 용왕님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하지만 한지에 붓 펜으로 쓰려니 동주의 글씨는 자꾸 삐뚤어진다.

할머니는 한지 위에 오곡밥 한 덩이를 곱게 싸서 물고기 밥이라며 강물 위에 던진다.

갑진생, 마흔아홉 살, 김진하, 인년 운수 대통……. 이라는 글귀대로 용왕님이 소원을 들어 줄까.

차례로 엄마 이름, 동주 이름을 적으며 할머니의 소원을 받아 적어간다.

할머니의 소원을 받아 적다보니 어느새 할머니의 소원은 동주의 소원이 되어 버린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마저 집을 나간 후로는 그 충격으로 벙어리가 된 동주,

아빠 없이 산다는 게, 엄마 없이 학교를 다닌다는 게 동주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일까.

할머니가 들려주는 연화바위의 전설처럼 소식이 끊긴 엄마와 아빠가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전설에는 무월랑과 연화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준 물고기가 동해 용왕이었다는데…….

할머니와 동주가 연화 바위에서 빈 소원은 그저 엄마와 아빠가 돌아와서 예전처럼 사는 것이었다.

소원을 비는 사이에 갑자기 밍크고래 한 마리가 강물 위로 높이 치솟아 오르며 물줄기를 품어댄다. 그 물줄기는 금세 은가루 금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갑자기 동주의 말문도 터진다. 동주가 말을 하게 된 것은 희망의 전조일까.

엄마와 아빠가 돌아올 수 있으리란 소망이 이들 조손 가정에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전설과 조손가정의 소원을 잘 버무린 가슴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다.

 

이 책은 일 년 간 아동문학 문예지에 발표된 동화 가운데 꼭 필요한 주제만을 가려 선정한 '올해의 좋은 동화'들이다.

2013년 한 해 동안 많은 동화책을 읽었다. 한국에도 좋은 동화가 많음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었는데, 역시 좋은 동화들은 어른이 읽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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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화 좋아하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우리나라 좋은동시는 읽어봤거든요.
 
자연주의 출산 보고서 : 1%의 선택, 행복한 출산의 권리 - SBS 스페셜 <아기, 어떻게 낳을까 - 자연주의 출산이야기>
SBS 스페셜 제작팀.신정현 지음, 이교원 감수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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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출산 보고서]행복한 산모의 행복한 출산~~!

 

 

자연주의 출산이 흔하지 않은 요즘, 자연 출산이 가능하다는 책을 만났다.

책에서는 산모의 고통은 기쁨과 희열을 얻기 위한 통과 의례이며 태아와 공명하기 위한 엄마의 배려라는데…….

물론 출산이전의 태교까지도 소중히 다루기에 건강한 아이를 위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도 자연 출산이 바람직하다는데…….

이 한 권의 책으로 자연 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자연출산의 본질은 무엇일까.

 

진정한 자연출산이란 그 어떤 의료 개입이 없는 걸 말합니다. 즉 촉진제, 무통주사, 회음부 절개 등 일체의 의료개입 없이 산모 스스로의 힘과 의지로 아기를 낳는 게 '자연출산'입니다. (11쪽)

 

엄마라면 자신만의 아름다운 출산을 꿈꿀 권리가 있다니.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연주의 출산비율이 낮은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라는데…….

우리나라 자연출산율은 1%미만이고 나머지는 병원출산이다. 그 중에 제왕절개는 36% 정도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의사의 개입을 줄이고 자연스런 출산을 관행이 되어야 한다는데.

병원의 양수검사 강조, 제왕절개 권유에 우는 산모들이 많다는데…….

한국에서도 산모들의 인권을 찾을 수 있을까.

 

둘라(Doula)란 출산과정에서 산모를 돕는 사람을 말한다. 의료진은 아니지만 산과 관련 의료 교육을 받은 전문가이며 의료진이나 조산사와는 다르다. 주로 자연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맡으며 산모의 진통과 불안감을 덜어주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산모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등지에서 전문 직업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최근 국내에서도 둘라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의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여성의 몸은, 그리고 아기는 출산에 맞게 진화되었다. (21쪽)

 

미셸 오당 박사의 <농부와 산과의사> 이야기는 정말 신선하다. 자연주의 출산 연구의 대가인 그는 병원도 사무실도 없이 출산 현장으로 방문해서 자연 출산을 돕고 있는 의사다. 출생 전후의 환경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건강과 행동에 미치는 관련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제왕절개로 첫 아이를 출산 한 후 두 번째는 자연분만으로 낳는 브이백의 과정은 신기하면서도 존경스럽다.

브이백 경험자가 말하는 출산준비과정에서 신경 썼던 부분들은…….

 

집안의 조명을 어둡게 해서 자극적이지 않게 한다.

식사와 음료를 거르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먹는다. 출산에는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진통은 자유롭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진통 중에도 남편과 함께 즐겁게 춤추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병원이 여성 출산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원래부터 여성의 몸은 자연출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왔다는데…….

 

물론 자연출산을 하려면 산모가 알아야 할 것도 많아지게 된다.

어머니 아버지로서의 마음가짐부터, 매일 체크해야 할 것들, 산모 관리를 위한 식이요법, 모유수유 준비, 출산을 위해 읽어야 할 책들…….

출산의 초기 증상과 그 대처법, 자궁 수축의 시작, 자연출산 환경, 남편의 출산 시 자세, 남편의 마사지, 출산 후 모유수유에 대한 사전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다.

자연 출산에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고 사전교육도 철저해야 한다.

 

출산준비를 하면서 아기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 부모로서의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의료인이나 어떠한 의료적 개입 없이 주변의 도움만으로 자연출산을 하게 되면 산모의 자존감은 더욱 높고 산후우울증은 더욱 적다고 한다.

사랑의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이 자궁을 수축해주기도 하고 소통작용을 한다고 한다.

자연출산을 경험한 산모들이 무척 긍정적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맨 가슴으로 아이를 받아 안는 일이 탯줄을 자르는 일보다 소중하다는 말에도 공감하게 된다.

편안한 호흡, 몸과 마음의 이완, 출산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 회복이 앞으로의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

 

출산 직후 조용한 환경에서 엄마와 아이가 피부를 맞닿은 채 교감을 하는 순간은 최고가 아닐까.

자연출산의 좋은 점은 진통의 과정을 아기와 만나는 과정으로 자연히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준비하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시간도 되겠지. 숙련된 조산사의 도움, 때로는 교육받은 남편의 도움을 받아 진통을 줄여가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 과정을 견뎌내는 과정은 앞으로의 생활에도 버팀목이 되어 주겠지.

 

두려움을 거두고 아름다운 출산을 상상할 수 있는 건 산모의 권리임을 생각한다.

자연출산이 붐이 되려면 그런 여론 조성이 필요하겠지.

의사가 조산사보다 출산과정을 모른다는 말도 섬뜩하다.

의사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구조요원 정도겠지.

 

한국에서도 자연주의 출산이 가능하다는 사례들을 보니 엄마, 아빠의 사랑과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마취제, 촉진제, 제모, 관장, 회음부 절개, 제왕절개 등의 모든 개입을 하지 않아도 자연출산 할 수 있는 산모가 99%일 수 있다니.

엄마가 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기쁜 일임을 생각하게 된다.

산모의 출산권도 인권임을, 자연출산이 한 아이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는 모두들 집에서 아기를 낳았다는데, 지금은 집에서 아기를 낳는다면 이상하게 쳐다본다는 데......

한국에서도 자연 출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자연 출산 취재과정의 이야기는 정말 따뜻하다.

 

2012년 6월 24일에 방송된 SBS스페셜 <아기, 어떻게 낳을까-자연주의 출산이야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진실들이 얼마나 많은 걸까 생각하게 된다. 행복하기 위해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될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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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출산하고 싶어도 병원에서는 수술을 더 권합니다.
어떤 이유로 위험하다고 하면서 실제로 병원에서 자연분만보다 수술이 더 많답니다.
회복도 늦고 장기간 산모는 힘들어요. --
 
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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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주인자리] 한국형 트와일라잇, 정말 참신해!^^

 

드라큘라, 뱀파이어, 흡혈귀, 귀신 종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붉은 피를 입가에 흘리며 음흉하게 쏘아보는 주인공들의 시선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해서 꺼리는 편이다.

<트와일라잇>시리즈가 인기를 끌 때도 소설책을 거부했다. 최근에 나온 두 편의 영화는 봤지만 역시 내 취향이 아님을 확인한 정도랄까.

 

돌아올게. 반드시.(책에서)

첫 번째 문장에서 비장한 슬픔이 느껴진다.

모든 뱀파이어 이야기는 비극이겠지만 말이다.

 

시대적 배경은 100년 전의 조선시대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조선 땅에 등장한 4명의 뱀파이어는 조선시대 무오년 독감이 유행할 때 생겨난다.

그 중 신우와 이엘은 쌍둥이 뱀파이어다.

늘 우세한 힘을 발휘하는 형 신우, 형의 위력에 굴복하는 동생 이엘은 사랑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뱀파이어가 되어 영원한 삶을 살게 되지만 이들의 소원은 언제나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끝없는 피를 향한 갈증은 이들을 괴롭히는데…….인간의 피를 마셔야 살아갈 수 있는 뱀파이어의 삶이 괴롭기까지 하다.

 

신우의 탄생 좌는 13번째 별자리, 뱀주인자리, 12월 별자리다.

뱀주인자리는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야.

그 별자리의 주인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뛰어난 의술의 소유자였다고 해. (책에서)

 

사랑하는 여인 운하의 피를 먹으며 살아난 신우는 400년 전 쯤에 죽어버린 고목에서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며 이름 모를 천사를 생각한다.

천사의 피를 마셔야 인간이 될 수 있다는데…….

과연 자신의 잃어버린 세월도 회복하고 다시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있을까.

죽었던 고목에 핀 꽃처럼 말이다.

다시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했건만 천사의 존재는 달달한 피의 냄새를 자극한다.

과연 신우는 뱀파이어에서 인간으로 될 수 있을까.

 

조선에 살던 여인 운하는 행성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우주의 흐름에서 타인의 운명을 읽어내는 점성술사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운명은 예측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남자의 품 안에서 스러져 간다. 사랑하는 이를 위한 등신불처럼.

 

형의 여자인 운하를 짝사랑 했던 쌍둥이 동생 이엘은 운하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참담한 심정으로 형에게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게 된다.

현재의 이엘은 유명 피아니스트다. 실어증이나 언어장애인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공식 석상에선 목소리를 감추고, 얼굴엔 가면을 쓴 채 피아노로만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우월한 형에 대한 열등감 때문일까.

 

한편, 향수 회사의 브랜드 매니저인 수안은 100년 전의 운하를 빼다 닮은 여인이다.

하늘의 별을 사랑한 그녀는 회사에 천문대를 세우는 조건으로 세계적인 향수회사 '헤라'에 취직해 있다. 별자리 이름으로 향수를 출시하고 있는 그녀.

13개 별자리의 심상을 담은 향수를 출시하고 있는 수안. 사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마지막으로 뱀주인자리…….

 

다섯 살 때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서 발견된 수인은 호젓한 외곽의 성당에서 수녀들의 손에 자라게 된다.

수인은 아홉 살이 되던 해에 만난 산타의 향기를 잊지 못한다. 산타가 주고 간 열 다섯 개의 은빛 구슬로 이어진 펜던트는 뱀주인자리의 형상이었는데…….

그 향기를 찾아 향수를 만들기 시작했던 수인은 드디어 뱀주인자리 향수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어린 기억 속의 체취는 점점 흐릿해져가지만 절대 잊을 수 없이 각인된 향이었는데…….

냄새에 민감한 수인의 기억 속에 남은 야생의 바람 같은 향을 지닌 산타.

어느 날 빗속을 지나는데 익숙한 산타의 향이 스침을 느낀 수인.

언제나 가면을 쓰는 피아니스트 이엘을 그때의 산타라 생각해 버린다.

 

레드 하우스의 유일한 인간인 백발의 준수는 자신의 실수로 뱀파이어가 되어 버린 딸 유민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인간의 피를 연구하고 있다.

다른 가족과 달리 유민은 화학작용에 의해 뱀파이어로 변이되었다.

억지로 살게 된 영생의 삶이지만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유민은 평생 어린 아이로 살아가야 한다.

 

아빠의 연구가 성공할 수 있을까.

운하를 닮은 수인은 과연 산타를 알아볼 수 있을까.

이들은 언제쯤 인간으로 되돌아 갈수 있을까.

 

100년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상상력을 자극하며 몰입하게 한다.

소복자락을 휘날리는 흡혈귀가 아닌 뱀파이어의 러브 스토리가 으스스 하면서도 참신하다.

뱀파이어에 물리면 뱀파이어가 되는 세상의 이야기가 섬뜩하지만 빨려들게 한다.

 

<트와일라잇>처럼 영화로 만든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잘 지은 소설에 멋진 주인공들과 화려한 영상이 만난다면 어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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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
 
뇌력혁명 - 뇌피로가 풀려야 인생이 풀린다!
이시형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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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력혁명]이시형 박사의 뇌피로 해법은~

 

 

체력이 튼실하면 몸의 피로는 느끼지 않는 줄 알았다.

몸이 건강하면 정신적 스트레스는 극복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지금 한국은 피로사회라는데, 피로사회의 원인이 몸피로가 아니라 뇌피로라는 책을 만났다.

 

우리 몸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1.4kg정도의 무게를 지닌 말랑말랑한 뇌.

머리뼈로 단단히 무장하고 말초신경에 까지 일일이 명령을 내리는 뇌, 뇌과학이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은 뇌.

 

뇌도 피로를 느낀다는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저자는 뇌피로가 만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뇌력이 강하면 뇌피로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삶의 승부는 뇌력에 달려 있다는데…….

지식노동자들이 자주 겪는다는 뇌피로는 어떻게 오는 걸까.

 

일이 잘 되어 갈 때는 의욕호르몬 도파민과 쾌적 호르몬 세로토닌이 분비됩니다. 한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정신집중을 하다 보면 교감신경이 활발히 활동합니다. 맥박이 약간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며, 호흡은 얕고 짧아집니다. 목, 어깨근육이 강하게 긴장하고 위장활동이 억제 됩니다. (책에서)

 

뇌를 쉬어주지 않고 일에 몰두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업무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뇌 스트레스가 뇌피로를 일으킨다고 한다.

본능과 이성의 갈등도 뇌피로를 부른다.

중년의 건강이 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사망률은 일정하다가 40대에 들어서면 30대의 두 배에 이르고, 50대가 되면 무려 네 배까지 급증한다고 한다.

(책에서)

 

40대의 뇌피로는 생리적 노화, 회사에서의 막중한 책임, 나쁜 생활습관, 휴식 없는 강행군에서 온다고 한다. 특히 40대 한국 남성의 사망률은 동년배 여성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40대 남성들의 위기도 모두 뇌피로증후군 때문이다.

불안, 침체, 긴장의 연속이 가져온 결과물인 뇌피로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일까.

뇌피로는 자각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그로기 상태가 된다는데…….

 

피로하단 소리를 연발하지만 진짜 피로한 건 몸이 아니라 뇌다. 몸이야 쉬면 회복이 되지만 뇌는 그리 간단치 않다. (21쪽)

 

저자는 뇌가 피로하면 그 영향이 온 뇌와 온몸에 미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상을 입는 곳이 뇌의 시상하부다. 생명의 중추인 시상하부의 손상은 뇌피로증후군의 핵심요인이다. 뇌피로는 60조 개의 세포에 손상을 입힌다고 한다.

신경전달물질의 고갈은 뇌신경기능을 활발히 하게하여 머리에 열을 가하게 된다.

 

머리가 뜨겁고 열이 나면 뇌가 위험하다.

한방에서의 두한족열(頭寒足熱)과 같은 이치일까.

한방에서도 발은 따뜻하게 머리는 시원하게 하라고 했는데......

실제로 머리를 활발히 움직이면 뇌 온도가 상승하지만 휴식하거나 잠자고 나면 내려간다고 한다.

머리를 찬물로 감을 때의 시원한 느낌은 실제 뇌 온도를 떨어뜨려주면서 얻는 청량감이다.

뇌피로의 증상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다고 한다.

주의가 산만하고 컨디션이 난조고 몸은 어딘지 불편하고 무겁고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한다. 초조해지고 방전된 느낌,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고 머리는 텅 빈 것 같다.

뇌가 피로하면 오감에 이상이 온다. 눈이 침침하고 귀가 멍멍하고 입맛은 없고 냄새는 둔감하고 촉각은 예민해진다.

 

무력감에 빠진 뇌를 위한 힐링요법은…….

행복한 인생으로 가는 뇌피로 해법은…….

 

지친 뇌에 가장 좋은 피로회복제는 즐거움이다. 그게 뇌의 본성이다. 하긴 인생의 목적도 즐거움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은가.(50쪽)

마음이 차분한 세로토닌 상태가 필수라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세로토닌 기법은 뇌피로를 풀어주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세로토닌 상태야말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상태라고 한다.

 

일단 돌아선다. 심호흡을 천천히 세 번 한다. 조용히 걷는다. 잠시 자리를 뜬다. (책에서)

 

뇌력은 건강한 체력에서 나온다. 그러니 아침 식사는 중요한 에너지가 된다.

아침식사는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되 저녁으로 갈수록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인다. 대신 단백질은 아침 식사엔 줄이고 저녁으로 갈수록 적당량을 섭취하도록 한다. (책에서)

 

보행, 씹기, 호흡 등의 규칙적인 리듬운동은 도움이 된다. 심호흡, 걷기 등으로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차츰 조절력이 회복되는 걸 느낄 수 있다.

리듬을 타는 춤, 북치기, 안마, 걷는 것도 15분이면 세로토닌 분비가 최고치로 올라간다.

우주의 기운을 느껴보는 오감력을 깨우는 것이다. 공해를 피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지식 노동자나 연구자가 늙지 않는 비결은 온 뇌가 신나는 몰입 모드에 빠질 정도로 공부하게 되면 뉴런의 신경회로가 새로 생겨나고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의 흐름도 잊고 몰입하는 플로우(Flow) 상태. 그런 플로우 상태를 즐기는 것이다.

 

뇌피로를 풀기위해 저자가 하는 방법에는…….

마사지와 명상, 어슬렁거리기, 스트레칭이나 요가, 목욕하기, 낮잠 자기, 간식과 차 즐기기, 몸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뇌피로 해법들도 들어 있다.

자기 전에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위한 공부방 구성, 다이어트도 되는 건강 식사법, 비만도 뇌피로의 결과물, 열심히 하되 집착하지 않기, 지식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하 체험'…….

 

저자가 강조하는 세로토닌적 삶의 3대 원칙은 비움, 채움, 나눔이라고 한다.

Slow, Small, Simple 운동도 뇌피로를 푸는 삶이겠지.

뇌피로도 타고난 성격 탓일 수도 있겠지. 긍정적인 사람, 느긋한 사람, 쉬면서 가는 사람,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람은 뇌피로가 덜하겠지.

실패도 즐기고 스트레스도 즐기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뇌력이 강화되겠지.

즐겁고 감동적인 인생에 뇌피로란 없겠지.

 

뇌피로가 육체적 피로보다 위험하고 심각하다니 놀랍다.

평소 뇌피로를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활력 있는 뇌를 위한 조언들을 메모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뇌를 많이 쓰는 입장이라서 뇌에도 휴식이 필요함을 느끼곤 한다. 피로를 푸는 방법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놀랍다. 쪽잠자기, 태핑하기, 스트레칭, 산보, 복식호흡,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풀곤 했는데…….

얼마 전 읽은 <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에서도 규칙적인 리듬이나 자연의 소리는 심리적 안정감, 행복감을 준다고 했는데…….

자연의 소리가 주는 상쾌함도 치유에 도움을 준다고 했는데…….

두 책의 공통점이 정말 많다.

 

이 책을 읽으니 노자의 자연주의가 떠오른다.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몸의 이치를 따르는 것,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다.

80세의 나이에 하루 15시간씩 연중무휴로 일하는데도 피로를 모른다는데…….

그의 뇌피로에 대한 이야기가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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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2015-10-31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