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수상쩍은 과학 교실 2 - 날씨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한수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2] 이런 과학수업이라면 완전 흥미진진!!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인간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지금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고,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세계의 소식을 전해 듣기도 하고 이국땅의 친지와 화상통화를 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는 시대다.

 

그래서 아무리 허무맹랑한 생각이라고 해도 이제 더 이상 허무맹랑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우주정거장, 인터넷, 각종 전자 기기들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도 된다.

소설 속에 나왔던 혹은 영화 속에 등장했던 상상이 과학의 발전으로 현실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말 빠르게.

 

이 책은 와이즈만 과학동화 시리즈, 날씨편이다.

 

아이들이 가지는 날씨에 대한 호기심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날씨는 왜 자꾸 변하는 걸까? 고정할 수는 없을까?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은 어디일까?

눈이나 비가 내리는 행성은 없을까?

아이들에게는 날씨에 관한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일 듯한데....

 

주인공인 아로는 말대꾸하기 대장에 호기심 많은 사고뭉치다. 공부균 선생님을 만나면서 과학을 엄청 좋아하게 된다.

소심하고 부끄럼이 많던 아로의 친구인 건우는 공부균 선생님을 만나면서 적극적인 아이로 변하게 되고 호기심도 왕성해진다.

공부균 선생님의 딸인 혜리는 차갑고 도도한 여학생이지만 따뜻한 속마음을 가진 아이다.

세상의 모든 균들 중에서 가장 유익한 균이라는 공부균 선생님은 기발하고 엉뚱한 실험으로 언제나 아로와 건우의 마음을 확 사로잡아 버린다.

 

공부균 선생님의 과학교실은 아로네 옆집에 생긴 학원이다.

특이한 것은 6개의 엘리베이트 버튼에 집, 교실, 땅, 물, 하늘, E라고 적혀 있다.

절대로 누르지 말라는 E버튼을 호기심 많은 아로가 눌러 버린다. 벨을 누르는 순간 갑자기 집이 우주 로켓처럼 하늘로 발사해버리기 시작한다.

 

동화의 첫 장에 나와 있는 내용이 굉장한 흥미롭다.

집이 발사체가 되다니! 하늘을 나는 집이라니!

집이 먹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빗방울과 천둥, 번개가 바로 옆에서 쏟아지고 울리고 쳐댄다.

하지만 건우는 침을 삼키며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한 구름을 먹고 싶어 한다.

다시 집 버튼을 누르자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집.

 

어느 날 과학교실에 비가 내린다.

먹구름이 떠다니는 교실이라니.

고양이 에디슨이 비 캡슐을 눌렀기 때문이다.

햇볕캡슐만 있으면 되는데...

 

선생님은 인공 태양을 만들 수 있다고 하며 날씨도 제조할 수 있다고 한다.

날씨키트, 화산키트, 공중에 붕 떠는 지구본. 모든 게 가능한 과학교실이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도 공기의 상태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태양계의 행성 중 날씨 현상이 있는 곳은 지구뿐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공기가 되어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지구의 물이 수증기가 되어 공기 속으로 숨기도 하고 다시 비로 나타나 강이 되고 바다를 이루는 설명들에 자연의 조화가 새롭게 와 닿기도 한다.

버튼을 누르면 지구본이 돌아가며 돼지기상 캐스터가 등장하고, 화산 폭발과 지진, 해일 등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지구본.

이런 지구본이 있으면 과학수업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도구들이 등장한다.

과학 쿠키 한 입이면 눈 깜짝할 사이에 공기가 되어 사라진다는데..

이런 궁금증이 있다면 공부균 선생님의 과학교실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시길...

 

해는 낮 12시에 가장 높이 뜨는데, 기온이 오후 2시에 가장 높은 이유는?

바람은 왜 부는 걸까?

왜 남극과 북극은 춥고, 적도 지방은 더 추울까?

높은 산은 태양과 더 가까운데, 왜 높은 산은 더 추울까?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고기압과 저기압은 왜 생기는 걸까?

여름에는 해풍이 불고 겨울에는 육풍이 부는 이유는?

......

 

엄마얼굴에도 일기예보가 들어 있다는 아로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다.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하고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하고, 가끔 맑고 화사한 얼굴일 때도 있는 엄마의 얼굴.

날씨의 변덕이 어른들의 변덕과 닮았다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찌른다.

과학적 현상을 일상에 바로 응용해 버리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정확해서 움찔하다.

 

이 책에는 과학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로 되어 있어서 쉽고도 재미있다.

유산균처럼 유익한 공부균 선생님의 과학교실, 수상하지만 왠지 끌리는 교실이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놀랍고 설레는 과학교실이다.

 

예전에 SF영화를 볼 때는 신기하지만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때 영화들을 볼 때면 구닥다리 같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지금은 아무리 황당한 상상이라고 해도 전혀 허구 같지가 않다. 모든 상상이 현실로 쏙쏙 나타나고 있음을 두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신기한 도구들도 곧 현실이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과 함께 가라 - 정체된 삶에 문을 열어줄 최초의 희망심리보고서
셰인 J. 로페즈 지음, 고상숙 옮김 / 알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희망과 함께 가라]희망에 대한 심리보고서!

 

 

 

 

이 책은 희망에 대한 심리학 보고서랄까.

희망을 가지면 복이 온다는 말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보고서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강인한 군인이었던 사람이 몇 시간 만에 미래의 삶을 송두리째 포기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많은 퇴역군인들의 우울증 치료를 담당하게 되면서 희망이 해결방법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희망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환자의 희망이 어떻게 뇌의 조직에 작용하고 심리를 다스리는지를, 신체변화 및 건강회복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리고 있다.

 

 

삶을 지탱하는 힘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사랑, 우정, 믿음, 목표, 가족, 경제력, 희망......

그 중에서 희망이 차지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일까.

 

 

만성질환의 환자가 희망을 갖게 되면서 건강상태가 개선된 것은 아이러니일까. 아니면 삶의 원리일까.

희망이야말로 산소 같은 것이라는 저자는 희망에 대한 연구결과, 희망은 행동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과 수명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희망이란 이런 것이다.

 

 

희망은 행복과 생산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다.

희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고 전염성까지 있다.

희망은 긍정적인 생각을 넘어선 목표를 향한 열망이 동반된다.

희망은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려는 추진력과 인내력을 동반한다.

희망에는 외경, 관심, 즐거움, 감동, 지극한 행복감이 모두 포함된다.

희망을 품으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지고 더 큰 꿈을 가지고 싶어진다.

희망은 고통스러운 감정인 두려움과 함께 하면서 경고도 해준다.

 

희망은 인지적인 부분인 생각과 감정적인 부분인 느낌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회피본능을 적극본능으로 바꾸게 한다.

희망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희망은 해마를 움직이고, 문측전두대상피질과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하기에, 희망적인 비전이 실제 행동으로 실현되는 길의 역할을 한다.

리더의 희망은 공공재이다.

 

 

저자는 희망을 작동시키려면 3가지 힘이 필요한데, 이것은 목표, 매개, 경로라고 한다.

목표는 모호하고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유동적인 목표여야 한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목표를 말하는 것이다.

매개능력이란 스스로 동기부여 하는 능력, 인내심, 노력하는 힘을 말한다.

경로는 목표를 이르기 위한 절차 또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이 경로다.

 

 

 

 

 

 

 

저자가 말하는 희망과 지능, 성공의 함수관계가 흥미롭다.

희망이 건강과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놀랍다.

희망에 대한 연구결과가 심리학적으로 밝혀질 수 있는 것도 뇌 과학의 발전 덕분이리라.

 

 

희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짜이지만 선택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음을 생각한다.

희망을 가지면 장애물이 있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음도 생각한다.

희망은 내가 찾아가는 기적 같은 것이겠지.

희망도 전염된다고 하는데......

희망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모두가 희망사피엔스가 되기를 꿈꾸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끌어당김의 힘 - 사람과 세상을 움직이는
존 하겔 3세 & 존 실리 브라운 & 랭 데이비슨 지음, 이현주 옮김 / 프런티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끌어당김의 힘]점점 달라지는 디지털 세상, 사람과 세상을 움직이는 힘.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관련된 변화는 빛의 속도처럼 빠르다.

그래서 혼란스럽고 갈피를 못 잡는 변화 앞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도 있다.

네트워크를 검색하고 이용하고 나와 열정이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적절히 활용하라지만, 실제로 잘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도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네트워크의 힘을 제대로 이용하기만 해도 성공한다는데......

네트워크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트워크의 힘을 이용하여 열정을 추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책을 만났다.

다른 사람과 지식의 흐름을 공유하며 참여하라는 책이다.

 

저자들은 질문을 던진다.

인터넷 게임, 아마추어 천문학,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의류 제조업, 인터넷 음악 리믹싱 등 분야를 막론하고 특정한 개인이나 조직을 성공하게 하는 환경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각 분야에서 열정을 성공으로 바꾸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저자들은 성공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려면 3단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접근, 끌어당김, 성취의 풀 3단계.

 

'풀(pull)', 끌어당김은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새로운 성향을 발전시키며, 새로운 실행방법과 행동을 취하여 그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과 삶에서 열정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법,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안겨주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는 법, 흥미로운 사람들과 자원과 기회를 조성하는 법을 제시해준다. (책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끌어당겨 성공으로 연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디지털 시대에는 풀의 힘이 지배적인 성공원칙이라고 한다.

도구와 방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자가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는데…….

 

'푸시(push)'가 작동하는 시대는 엘리트집단이 주체가 되고 조직은 계층적이고 정해진 틀에 맞춰 자원배분이 일어났다. 이미 정해진 과정과 방식을 따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푸시에서 풀 시스템으로 전환 중이라고 한다.

수명이 다해가는 푸시의 세상.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에 작동하는 원리인, 풀 패러다임이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네트워크의 자유로운 이동, 빠른 속도가 국경선을 없애고 이동 시간, 물리적인 장벽을 없애고 있다.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누구나 진입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진입장벽의 붕괴로 누구나 세계시장 진출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말일 것이다.

 

늘어난 다양한 판매자만큼이나 고객의 요구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 고객의 수요에 발맞추려면 규모가 아닌, 개성과 창의성으로 승부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유명브랜드의 시대가 가고 다양한 개성 있는 브랜드의 시대가 오고 있다. 소규모 기업, 1인 기업의 가능성이 점점 열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진화는 지리적인 제약을 받던 친구관계나 대인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는데......

한 번도 만난 적 없어도 네트워크에서는 친구이고 이웃이 된다. 오히려 실제 이웃보다 더 빈번한 접촉을 하기에 더욱 친밀함을 느낄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리적 경계,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주변부가 중심부를 바꿔놓는 암묵적 지식이 축적된 지식보다 더 가치가 커지는 시대라고 한다.

세계 경제의 주변부였던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고, 슬럼지역의 주변부 패션을 중심부 패션을 바꿔 놓기도 한다.

주변부에서 시작되는 변화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축적된 지식을 가르치는 학교교육만으로는 지식의 흐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겠지. 저자들은 지식의 흐름에 참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데, 앞으로 학교교육이 어떻게 변해갈 지 궁금해진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인맥 네트워크의 확장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의 지연, 학연, 혈연의 고리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네트워크가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하고 있다.

대면접촉보다 더 빈번한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유투브 영상, 이메일, 채팅, 블로그 덧글의 다채로운 형태가 서로 다른 집단을 점차 연결시키며 미친 인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들과 주고받는 소소한 정보가 필요할 때도 있고 중요한 시점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변화가 일상인 디지털 세상이다.

정보를 찾고 사람을 사귀는 방식이 자꾸만 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성공공식도 바뀌고 있다.

 

저자들은 성공하려면 개인이나 기업이 풀을 이용해서 탁월함을 발휘하는 방법인 풀의 작동원리를 익히라고 한다.

저자들은 풀 덕분에 끌어당김의 힘과 영향력, 우연의 힘을 폭발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더 적은 시간으로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변화의 흐름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강력한 비결인 접근하고, 끌어당겨, 성취하는 것에 대한 조언들이 가득하다.

도전과 스트레스를 기회와 보상으로 바꾸는 열쇠인 끌어당김의 법칙 이야기가 신선하고 놀랍다.

필요한 사람과 자원을 끌어들이는 풀의 작동원리가 수긍이 간다.

뜻밖의 만남, 뜻밖의 기회, 뜻밖의 발견이 숨어있는 네트워크의 세계를 잘 활용하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그저 책 읽고 글쓰기만 급급하던 것에서 내게 필요한 것을 당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게 된다.

취미를 넘어서 세상을 움직이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모래 - 2013년 제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구소은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검은 모래]제주 해녀의 일본 유민 생활사는 디아스포라이다.

 

 

2013년 제 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문구가 이목을 끈다.

한국 디아스포라의 소설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한 역작이라는데…….

 

디아스포라.

검색해 보니, 디아스포라는 세계 각지에 산재하면서 정체성과 민족성을 상실하지 않고 세대교체를 반복해 온 공동체를 말한다.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화교 등은 원격지 교역의 특성상 세계에 퍼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고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탄압과 차별을 극복하고 그들만의 특유의 문화와 전통, 언어습관과 정신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제주도의 우도를 배경으로 제주 해녀 가족의 일본 정착에 따른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4대까지 이어진 시대적 아픔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구월, 해금, 켄, 미유까지 이어지는 유민사다.

 

두 종류의 시간이 있다.

하나는 흐르는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고이는 시간이다.

흐르는 시간은 육체에 흔적을 남기고 고이는 시간은 가슴에 흔적을 새긴다. (책에서)

 

맨 처음에 나오는 이 문장이 이 소설 전체를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생과 사는 존재의 장소를 이동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제주 출신의 잠녀 해금.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녀에게 죽음이란 그런 의미정도겠지.

고여 있는 시간에 대한 그녀의 넋두리는 점점 작아져 간다.

인생의 종점에 선 지금, 퇴색된 기억을 떠올리기가 이젠 버거운 일이 되고 있다.

이 소설은 이렇게 그녀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섬 속의 섬인 우도는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소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섬이다. 우도의 검은 모래는 다 타버린 화산재의 흔적이다.

 

잠녀인 어머니가 물질 갔다가 우도 바닷가에서 태어난 구월.

구월은 어선 두 척을 보유한 박상지라는 선주와 결혼하게 되고 해금을 낳게 된다. 먹는 것 걱정은 없는 시절도 잠시 뿐인가.

일본인들이 어업침탈을 하게 되면서 물질도 어렵게 되고 배도 뺏기게 된다.

타 지역으로 출가물질을 해야만 생존이 가능해지면서 구월은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연락선을 타고 출가물질을 가게 된다.

그러다가 도쿄 남쪽의 화산섬인 미야케지마에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해금의 아버지 박상지는 강제징용대상이 되어 나가사키로 끌려가고 구월과 해금만 섬에 남게 된다. 태평양전쟁의 막바지에 미국이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인해 박상지는 실종이 된다.

해금은 재일청년학도인 한태주와의 연애를 시작하지만 한태주는 학도의용병으로 징집된다.

해금은 사랑하는 남자의 아들을 낳지만 한태주의 사망소식이 날아온다.

 

해금은 아들에게 합법적인 일본 이름을 얻어주고자 사랑하지 않은 일본인 남편과 결혼도 한다.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게 한 것도 아들 켄(건일) 때문이었다. 해금은 아들 켄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하지만 켄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한국인 피가 흐름을 숨기고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을까.

아버지가 된 켄은 딸 미유에게 재일동포로서의 설움을 남겨주기 싫어서 미유가 할머니와 친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미유는 할머니 해금과 친하게 지내면서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쿼터로 알았는데 자신이 하프였다니......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름을 고백하는 순간 애인인 지로도 떠나고 주변의 반응은 냉담하고 싸늘해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조선인이라는 것이 걸림돌이고 낙인이었던 걸까.

유전형질의 농도 차이가 뭐 그리 대단할까.

할머니의 죽음이 임박해서야 할머니와 아들, 손녀의 화해가 이뤄진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험난하고 쓰라리다.

 

이 소설은 우리의 역사, 잊을 수 없는 역사를 관통하는 해녀가족의 일본 유민 생활사다.

탄압과 차별 속에서도 꿋꿋하게 정착하고자 한 이민사다.

좋은 세상 만날 때까지 악착같이 돈 벌자고 떠난 길이 죽음이 되고 이별이 되고 고통이 된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 흐르는 해녀로서의 질펀한 삶, 재일 동포로서의 삶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일본의 조선 침탈, 독립을 위한 이름 없는 의병들의 숭고한 죽음, 나라를 찾기 위한 열사들의 목숨을 건 항거, 순박한 백성들의 힘없는 절규가 소설 속을 흐르며 눈물을 훔치게 한다.

 

제주 해녀 가족의 삶을 담고 있지만 그 시대의 역사도 꼼꼼히 나열하고 있어 시대적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그 시절의 세계정세, 세계대공황, 안중근 의거, 단재 신채호의 옥사.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소식, 안익태의 애국가 탄생 등의 이야기들이 양념처럼 들어 있기에 그대로 역사책 같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도 두 개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을 생각한다. 선거권이 아직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아직도 경계인으로,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에 두 번 놀란다. 일본 우익 세력들의 득세에 권리주장조차 어렵다니, 한일문제는 언제나 풀리려나.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는 억지엔 우도의 검은 모래처럼 까맣게 속이 탄다.

일본 우익세력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자 3 : 학문이 끝나는 곳에 도가 있다 노자, 도덕경 시리즈 3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노자3] 학문이 끝나는 곳에 도가 있다고?!!

 

 

 

2500여 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세상을 구하고자 여러 사상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 대표가 유가, 도가, 법가, 묵가라고 한다.

묵가와 법가는 사회의 제도와 규율에 대한 것은 있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유가는 사회와 인생에 대한 예의범절과 제도는 있으나 인간과 우주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이 없었다.

인간 존재의 이유, 궁극의 사물에 대한 탐구는 오로지 노자뿐이었다고 한다.

 

 

 

 

 

 

학문은 하루하루 더해가는 것이고

도는 하루하루 덜어내는 것이다. (책에서)

 

 

학문과 도에 대한 노자의 정리다.

이 간단명료한 정리 앞에 가을날 익은 벼 이삭처럼 고개를 숙일 수밖에.

 

노자가 말하는 道는 천지자연의 참모습이고 궁극의 사물이치이나 學은 인위가 가미된 왜곡된 모습, 다듬어진 세상원리이다.

 

그러니 도는 학을 넘어선 것이다.

궁극의 형이상학이 도의 핵심이다.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종교 감정과 노자의 도는 서로 비슷할까,

 

양자론을 말한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 감정은 우주의 장엄한 기운은 신적인 기운이지만 인격적인 이름을 갖다 붙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는데......

신적인 것이나 인간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 존재는 하나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노자의 도와 통한다.

만약에 아인슈타인과 노자가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펼칠 수 있을까.

 

 

노자는 2500년 전에 이미 '인격적 신'을 폐기시켰다. 그리고 그는 대신 '비인격적 신성의 개념'을 불러왔다. 이것이 바로 노자가 말한 도이다. (책에서)

 

 

 

 

도는 만물을 낳고

덕은 만물을 기르니,

만상의 형태가 나타나고

사물의 질서가 거기에 생겨난다.

 

그러기에 모든 것은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누가 명령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러한 것이다. (책에서)

 

 

우주의 원리가 자율적인 원리에 따른다고 본 노자.

자연의 이치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적인 이치에 따른다고 본 노자.

무위자연의 세계는 타율적인 개입이 없는 스스로 운행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내버려 두라는 렛잇비(Let it be.)와 통하는 것이다.

 

 

 

 

 

무위자연의 도가 그대로 만물의 이치, 사물의 질서, 인간의 자율성인 것이다. 스스로 조화로울 수 있다는 발상…….

자연을 유유자적해 본 자의 지혜다.

자연에 개입하지 않고 타인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도인 것이다.

 

 

길러주고도 주재하려 하지 않는 다는 장이부재(長而不宰).

자연은 길러주고도 주재하려 하지 않으니 진정한 장이부재다.

대한민국 부모들이 장이부재의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다.

자식을 기르나 주인행세를 않고 자율적인 삶을 배려하는 게 노자의 도임을, 자연의 이치임을 생각한다.

 

 

작은 것을 보는 것이 진정 지혜로운 것이고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진정 강한 것이다.

지혜로운 빛을 쓰되,

다시 본래의 밝음으로 돌아가야

몸에 재앙을 남기지 않으리니,

이것이 영원함을 배우는 것이다. (책에서)

 

 

큰 것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작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진정 도라고 한다.

노자의 <도덕경>을 가슴으로 공부하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다.

사실 모든 공부가 가슴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는 자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 알지 못한다. (책에서)

 

 

진짜 아는 사람은 모름지기 함구 하는 법이라니!

아는 만큼 드러내야 알아주는 요즘 세상에 노자는 일침을 가한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같은 걸까.

 

 

얕은 지식으로 안다는 나, 일부만 알면서 전체를 안다고 뻥치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동양의 인문학인 文, 史, 哲은 문학, 역사, 철학을 말한다.

현실에 대한 역사, 이상을 아우르는 꿈과 상상력에 대한 문학, 현실과 초현실 사이의 균형 잡는 일을 하는 철학으로 인생을 이해하자는 인문학이라고 한다.

 

 

저자의 문, 사, 철에 대한 견해를 정리해보면 이런 것이다.

역사책은 사실을 기록하는 책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아닌 것이 끼어든다.

등장인물과 무대는 진짜고 내용은 그럴듯한 거짓말로 짜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학은 등장인물과 무대는 가짜이지만 내용은 우리의 삶 그대로 진짜다. 인생을 알기 위해 역사만으로는 안 되는 이유, 문학만으로 안 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러니 역사도 필요하고 문학도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인생은 이해가 되는데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방향감각이 필요하다.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 인생의 궁극의 목표와 이상은 무엇인지를 철학서들은 보여준다. 그 중 가장 심오한 철학서 중의 하나가 <도덕경>이라는 것이다.

 

 

알지 못함을 아는 것이 가장 좋고.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병이다.

 

 

오직 병을 병인 줄 알면

병이 사라진다.

 

 

성인에게는 병이 없나니,

병을 병으로 아는 까닭에

병이 없는 것이다. (책에서)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모르는 게 워낙 많아 다 소화할 수 없고 섭렵할 수도 없는데....

알량한 지식으로 안다고 하는 건 그저 말장난임을 생각한다.

배워온 지식 조각들을 모아도 앎의 수준엔 미치지 못함을 생각한다.

그러니 자연 앞에 서면, 우주 앞에 서면 머리 수그릴 밖에.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와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하지 말라는 노자가 대담을 벌인다면 서로 무슨 말을 할까.

노자는 "나는 아무 것도 모르오. 나 자신 조차도."라고 말할까.

무지한 자신을 알 뿐이라는 소크라테스보다 노자가 한 수 위가 아닐까.

 

 

 

글은 말을 다 할 수 없고

말은 뜻을 다 할 수 없다. -주역 계사전- (책에서)

 

 

 

 

노자의 뜻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으랴. 오늘도 깨치는 건 그가 자연주의라는 것 밖에.

혼자 하는 산책은 침묵인데, 동행이 있는 산책은 새소리처럼 지저귀게 된다. 조용히 가고 싶어도 안되는 게 인생인가 보다. 오늘도 지저귀고 있으니.

 

부드럽고 유연한 것이 삶의 무리라는 노자의 말을 되새긴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러운 것은 없다는 노자의 말을 음미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