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늘 눈치를 보는 걸까
박근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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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눈치를 보는 걸까]눈치는 생존과 직결된 적응의 문제다.

 

 

눈치.

안보고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늘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눈치.

너무 느리면 먹통 같다고 하고, 너무 빨라도 약삭빠르다며 경계심을 갖는데…….

어느 선이 적당한 건지…….

원시인류가 사냥기술에서 터득했다는 눈치는 분명 생존본능인데,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기에 멈출 수는 없고…….

 

심리학자들은 눈치를 직관적이고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능력 중 하나라고 한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분위기 파악능력이 눈치라는 건데…….

논리나 이성을 사용하지 않아 모호하거나 불확실할 때도 있으며 언어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에 일어나는 심리적 미스터리와 관련 있다고 한다.

일종의 심리기제인 셈이다.

 

눈치는 언제 일어날까.

눈치는 문제와 결과가 명확하지 않는 동안에 작동하며 특히 대상이 가까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리고 불안과 눈치가 동시에 활성화 되었을 때가 가장 큰 문제다.

도망가고 싶은데, 원하지 않는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정말 심한 스트레스다.

원시적 정서기제인 불안, 원시적 인지기제인 눈치는 여전히 유효한 심리적 주제라고 한다. 때론 결합해서 나타나기도 하는 영원한 숙제 같다.

 

눈치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눈치를 안 볼 수는 없으니 조절하고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사회가 커지고 더욱 조직화되는 근대에서는 눈치의 속도도 빨라졌을까.

눈치도 대인 지능 중에서 실용지능의 일부 이지만 아직은 미성숙한 실용지능이라고 한다.

간사한 모사꾼과 지혜로운 전략가의 차이도 눈치이다.

지혜로운 현자의 수준이냐, 눈치꾼 수준이냐의 판가름이 눈치라니…….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느라 판단이 느려진다면, 때로는 당당하지 못할 정도로 여겨지는 눈치라면, 늘 남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 사회생활이 쉽지도 않을 거고.

하지만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적당한 눈치, 상황에 맞는 행동, 그때그때 맞는 분위기 파악이 필요하다. 때로는 눈치가 빨라서 상항을 간단하게 정리정돈해주는 센스가 필요할 때도 있다.

 

폐쇄적이고, 자기를 지치게 하며,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일관성이 없으며, 균형이 깨져 있고, 자기 생각에 집착하며, 남을 이용하려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부적응적 눈치.

그런 부적응적 눈치에서 벗어나려면 순간순간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이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으로는......

마음을 열고 현재와 마주하기, 비교를 멈추고 휴식하기, 자기 찾기와 주장하기, 피하지 말고 자기 감정에 머무르기, 중간지대를 만들어서 마음잡기, 인생의 불확실성 수용하기, 삶의 가치에 따라 행동하기 등이 있다.

 

이 책에는 변덕스러운 아이, 눈치만 보는 아이. 눈치, 애착, 양육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눈치에도 치명상인 트라우마 이야기, 적응적 눈치와 부적응적 눈치의 차이, 적응적 눈치를 키우는 방법, 일을 하는 경우에 눈치를 살펴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융통성을 발휘해서 눈치조절하기 등이 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배짱이 있는 사람도 있고 눈치를 심하게 보는 사람도 있다. 무조건 개인적 특성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눈치는 생존, 조직의 서열, 타인과의 관계, 이해관계에서 손해 보지 않으려는 본능적인 발로이니까.

 

하지만 눈치를 심하게 보는 사람들의 경우는 대개 불안이 높고 예민하고 소심하며 자신감이 낮고 우유부단하다고 한다. 의존적이면서 자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건강하지 않은 심한 눈치는 사회적 불안과 우울을 가져온다고도 한다.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이미 눈치는 아니지만 때로는 대화로, 때로는 정확한 상황판단으로, 때로는 자기에 대한 신뢰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다면 건강한 눈치로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길....

건강한 눈치는 생존과 직결된 적응의 문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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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2014-01-2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책이지요 ㅎㅎ 박근영 작가님이 이책에 대해서 이런 칼럼도 썻는데 참고해보시길!http://www.insight.co.kr/content.php?Idx=367&Code1=001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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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가을엔 사랑하게 하소서~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저자의 영향을 받는 건지 취향이나 글투가 비슷하게 됨을 느낀다.

 이 글도 그렇다.

술에 취한 듯 쓰고 싶어지니까. 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이 책은 시와 산문과 사진이 마구 섞여 있다.

제목처럼 사랑의 세레나데구나 싶었는데…….

예상은 빗나간다.

사랑이 테마긴 한데 걸쭉한 막걸리 냄새, 쓴 소주 맛이 나는 사랑 이야기다.

산다는 게 사랑 없이 말이 안 되는 건지, 술 없이 인생을 논할 수 없는 건지…….

그래야 시인다운건지…….

 

이 책은 시인이 발표한 적이 없는 글들이라 날 것 그대로 옮겨 담았는지, 정제된 듯 한 욕설도 있다.

최대한 순화시켰다는데, 쓸 당시의 격렬한 파토스와 문맥을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문법 파괴 등의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류근이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대학 재학 중 쓴 노랫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김광석에 의해 불렸다고 한다.

 

외로워지기에 딱 알맞은 날씨다.

하늘이 죽은 연인의 눈동자 같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느릿느릿 일어나 밀린 편지들을 읽는다.

소금사막에서 울고 있는 한 여자를 생각한다.

하필이면 소금사막에 가서 울고 싶다던 소망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못하였다.

그녀는 이 땅을 버렸고, 마침내 그 울음을 내게 보내줬다.

소금보다 깨끗한 눈물, 소금보다 깊어진 눈물.

그러나 결국 사막보다 막막한 울음일 터였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아무런 감흥을 가지지 않기로 결심한다.

오늘 서울은 흐리고, 나는 조금 외롭다. (책 속에서)

 

난 구름 끼고 바람 부는 가을날이 되면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곤 한다.

둔감한 건지, 외로움을 잘 안타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면 기분이 살짝 슬퍼진다.

인간은 원래가 외로운 존재라는데, 그래서 가을은 혼자 걷고 싶어진다.

 

기찻길은 왜 슬픈가.

문득 울고 싶어질 때마다

기차가 지나 가서

내 막막한 눈시울 위에 간이역을 짓는다.

우체국은 문을 닫고

돌아보니 아아, 오늘은 토요일.

아무도 오지 않는다.

기차가 지나간다.

울고 싶어질 때마다,

울고 싶어질 때마다 지나간다. (책에서)

 

기찻길 추억은 내 유년에도 있다.

집에서 10여분을 걸어가면 기찻길이 있었는데 기차가 지나지 않을 때, 철로 위에 귀를 기울이며 기차오는 소리를 듣던 기억이 있다.

학교를 가기 전이었으니 진동을 알리는 없었고 어쨌든 소리의 전달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멀리서 보면 기찻길이 보이는 고층에 살기에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떤다.

간혹 조카가 오면 밥 먹기 싫어하는 녀석이라 내기를 하곤 한다.

기차 한 번 지나가는데 밥 두 숟가락 뜨기.

그게 재미있는지 후딱 즐겁게 밥을 먹던 녀석.

기차가 올 때가 됐는데~~

노래를 부르며 밥을 먹던 지난여름의 추억들…….

내 기찻길은 그래서 유쾌한 그리움이다.

 

소설가 김연수가 보내준 <원더보이>를 야금야금 읽고 있다. 김연수와 또 그의 절친 김중혁은 과거 문청 시절, 그들이 세트로 돌아다닐 때 흑석동 개미집 같은 데 앉혀놓고 야들아, 늬들이 감히 문학을 아느냐…….비아냥거리며 한껏 잘난 체를 해댔던 조낸 민망한 기억이 있는 후배들이다. (책 속에서)

 

흑석동. 나도 잠시 자취하던 곳인데…….

20대 초반을 보낸 그곳을 나도 잊을 수가 없지. 모두가 소중한 추억들이다.

 

글을 쓴다는 게 본능 같은 사람이 있나 보다.

술 먹고 끼적대고, 해장하고 끼적대는데 맨 정신으로 쓰고 있는 나와 질적으로 다르다.

그러게 시는 아무나 쓰는 게 아닐지도 몰라.

아니지. 쪽 팔려도 쓸 수 있는 용기.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배짱이 ...

난 더 중요해.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은근히 재미있다.

솔직해서 재밌고 거침없어서 속이 후련하다.

예의를 차리지 않고 하는 행동이 편하게 느껴질 때처럼 말이다.

 

주제가 사랑과 술로 된 시와 산문들이다.

그런 초지일관이 느껴져서 혼자서 크크 거리며 또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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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 시인 장석주가 전하는 1만 년을 써도 좋은 지혜
장석주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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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물과 도와 덕을 논하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이자 비평가, 문장노동자인 장석주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 인문학 책을 쓰고 있다.

<인생에 한 수를 두다>, <철학자의 사물들>, <마흔의 서재>, <고독의 권유>, 시집<오랫동안>, <몽해항로> 등의 책을 썼다.

 

얼마 전에 저자가 쓴 <인생의 한 수를 두다>를 읽은 적이 있기에 이 책도 읽고 싶었다. 작가의 고전에 대한 사랑과 인문학적 통찰과 깊이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고, 요즘 들어서 제자백가 중에 관심이 많이 가는 이가 노자이기 때문이다.

 

네가 궁금한 게 있다면 흘러가는 강물에게 물어라.

그러면 강물은 웃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에서 (책에서)

 

2500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일어난 제자백가 중에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자.

그는 중국 초나라 고현의 여향 곡인리 사람이다.

어지러운 천하를 도와 덕으로 다스리고자 했고 그의 사상은 <도덕경>으로 남아 있다.

 

세상에 도가 있으면 전쟁에 쓰이는 말로 농사나 짓지만, 세상에 도가 없으면 말들이 전선에서 새끼를 낳는다. -노자 (본문에서)

 

말을 민초의 은유로 본다면 어지러운 세상에서의 전쟁은 도가 없는 세상이다. 자신들의 의지나 도덕성과 관계없이 고달팠던 민초들에게 도는 유토피아다.

도의 범위가 넓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우나 물을 비유로 하는 노자의 이야기에서 도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남을 살필 줄 아는 자는 슬기롭고, 자신을 살필 줄 아는 자는 현명하다.

......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

이런 물처럼 덕 있는 사람은 땅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마음가짐은 깊고 깊으며,

어진 사람과 더불어 어울리고 말은 참이어서 믿음이 있다.

잘 다스림에 능하고 일도 잘해낼 수 있으니 좋다.

움직일 때는 때를 잘 살핀다.

무릇 누구와도 다투지 않으므로 허물이 없다. -노자 (본문에서)

 

노자의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물이 자연의 성질을 가장 잘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도에 물을 비유하는 노자의 구체적인 설명이 귀에 쏙 들어온다.

 

수천석두. 물이 돌을 뚫는다는 이 말을 좋아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부드럽고 형체가 없지만 강한 것을 제압하고 굴복시킨다.

물 같이 산다는 것은 순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항상 때를 가려 움직이며, 만물을 이롭게 하되 그 공을 자기 것으로 취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는 것에 깊은 동감이다.

 

물의 덕성....

부드럽고 약한 듯 하지만 사실은 굳세고 단단하여 강해 보이는 것들을 이겨낸다.

모두에게 생명을 주지만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않는다.

 

명성과 몸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

몸과 재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얻음과 잃음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해로운가?

이런 까닭에 너무 애착하면 반드시 크게 대가를 치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갈 수 있다. -노자 (본문에서)

 

물길이 여러 갈래이듯 사는 길도 여러 갈래이다. 노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약한 것에서 강함을 발견하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없음 속에서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천하에 물만큼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굳센 것으로 힘써도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은 바뀜이 없다.

악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으나 따라 하지 않는다.

-노자 (본문에서)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린다, 만족하면 욕됨이 없다, 만물이 장성하면 노쇠한다, 말을 적게 함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 흐르듯 살라, 그릇이 크면 늦게 이루어진다.......

 

노자의 이야기에서 뼈대를 추리고 살을 발라 이 시대의 아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이 한권에 담았다.

어려울 수도 있는 노자를 아들에게 들려주듯 쉽게, 다정하게 풀었다.

위로가 필요한 먼 곳에 있는 아들에게, 방황하며 고민할지도 모를 미지의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구하는 이 땅의 모든 아들에게 주는 편지다.

 

시인의 눈으로, 아버지의 마음으로 풀어낸 [노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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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로 마음이 소란할 때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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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로 마음이 소란할 때] 번뇌에서 벗어나 무아의 자유를 누리려면~

 

굶주려 있다.

우리는 모두 '겉치레의 갑옷을 벗고 무장 해제한 자신'을 누군가가 받아들여 줬으면 하고 굶주려 있다. (본문에서)

 

번뇌라는 단어를 보면 먼저 욕망이 떠오르고, 매슬로우의 욕구 7단계설이 생각난다.

매슬로우의 욕구7단계설은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소속과 사랑의 욕구, 4단계 존중의 욕구, 5단계 인지의 욕구, 6단계 심미의 욕구, 7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로 되어 있다.

하위단계가 충족되어야 상위단계의 욕구로 나아간다는 매슬로우의 동기 이론에서 1단계와 2단계의 우리 사회에서 거의 충족되고 있기에 특별히 문제 삼을 것은 없지만 3단계, 4단계로 나아가면서는 조금씩 문제가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4단계인 존중의 욕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에 대해 존경받고 명예를 누리고 싶어 하는 욕구, 존경에 대한 욕구를 말한다.

만약에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무력감과 열등감에 빠져서 다음 단계로의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대사회의 번뇌와 관련 있는 것 같다.

 

요즘 우리가 굶주려 있는 것 중에는 존중과 인정의 욕구다.

다른 것이 충족되어도 쉽게 포기 안 되는 것이 존중과 인정이니까.

욕구가 본능이기에 욕구를 탓할 수만은 없지만 아무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분명, 스트레스인 것은 맞다.

 

내가 나를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한지, 늘 남의 인정에 목메고 있음을 본다.

나는 왜 이렇게 인정에 굶주려 있는 걸까.

그래서 살짝 자신을 은폐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성형, 치장, 거짓말 등으로...

저자는 이를 이미지 조작 테크닉이라고 하며 이것이 사기꾼을 만든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면 사고와 말이 따로따로 분열된다. 사고와 행동도 분열을 일으킨다.

이렇게 말과 행동이 마음속에 피드백 되어 심어지는 것을 업(業)의 작용이라 한다.

두 개의 모순된 사고가 무의식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이것은 모르는 사이에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고, 기억력과 판단력을 감퇴시키면서 잠재의식 속에서는 모순된 정보가 번쩍번쩍 불똥을 튀며 충돌을 반복한다.

 

솔직한 나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가식의 나가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번뇌가 일어나겠지.

꾸며진 겉모습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인기를 누리게 하는 거라면 진짜의 나를 받아주는 느낌은 아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자아의 고민이 번뇌이다.

 

만(慢)의 번뇌란,

나는 가치 있는 생명체이다. 라고 생각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충동이라고 할까.

만의 번뇌는 인기를 얻기 위한 가짜 나의 노력이 굉장히 짜증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말로 상대가 진짜 나를 받아들여줄지에 대한 실험은 끝없이 계속되기에 번뇌의 끝도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상대방의 인정에 대한 욕구는 무의식 영역에서조차 끝도 없는 의심과 불안 증세로 이어진다.

 

가족 이외에는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없다는 건, 분명 스트레스다.

직장동료나 친구들에게 마음의 어두운 부분을 전부 드러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겉모습과 진짜 나의 이중성에서 오는 번잡한 마음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특정 번뇌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결국에는 패턴화 되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집착으로 변한다.

 

우리를 불행한 길로 빠져들게 하는 '인기를 끌고 싶은 충동'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만의 번뇌, 자기 이미지에 집착하는 번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번뇌, 자기를 특별한 존재라고 착각하고 싶어 하는 번뇌들은 결국 비교에서 비록 된다.

끝없이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일상에 익숙한 우리들이 아닌가.

삶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비교도 본능이다.

비교와 선택의 삶....

하지만 비교는 번뇌를 불러오기에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저자는 우리가 상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력감 때문이라고 한다.

가상과 현실의 낙차가 클수록 무력감은 크다.

마음은 소중한 나인데, 현실은 무시당하는 나라면 무력감이 클 것이다. 지금은 자신을 상품화하는 시대이고 자극게임을 즐기는 시대이다. 오감충족의 창의성을 바라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영원히 반복되는 업이 쌓여가는 허무한 게임의 연속인 인생이다.

 

 

이 프로그램을 정지시키려면.....

무아의 자유단계로 나아가기다.

 

자극명령을 간파하는 방범센서인 염력을 단련하는 것이다.

순간적이고 직관적으로 자극을 감지해서 명령을 무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감의 자극적인 명령이 무력화 되면 무아의 상태에서 마음의 흐름을 따라 자유를 누리게 된다고 한다.

 

아침에 친구와 가을 산에 올랐다.

일상에서 돈보다 가치를 생각한다면 오늘의 하루가 더 행복할 거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책의 영향이 큰지, 자꾸만 욕심을 덜 내게 되고 웬만하면 만족하게 된다.

 

조금씩 느리게 가게 되고, 차타는 것보다 걷기가 좋아진다.

인공적인 미보다 자연적인 미가 좋아지고 자극적인 것보다 순하고 부드러운 것에 끌린다.

겉치레보다 속내를 중시하게 되고 가식보다 진심이 편해진다.

욕심을 덜 내면 마음이 편해짐을 오늘도 이 한권의 책에서 배운다.

 

들어는 봤지만 읽어보진 못한 책인 <생각 버리기 연습>의 코이케 류노스케가 저자다.

이 책은 그가 전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잠언집이라고 한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도쿄대학교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쓰키요미지의 주지다.

절과 카페의 기능을 겸비한 'Iede cafe'를 열어 스스로 경전을 주창하고 장례식이나 법회와는 관련이 없는 이색 승려라고 칭하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좌선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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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 - 질문하고 상상하고 표현하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4
김무영 지음 / 사이다(씽크스마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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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 인문학이 놀이라면 좋겠어. 정말!

 

 

 

인문학이 놀이가 될 수 있을까.

행복한 삶, 만족한 삶,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모두들 잡고 있는 것이 인문학인데, 인문학이 행복한 놀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들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인문학의 주된 관심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인간답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 등인데 이런 물음들을 갖고 놀이처럼 즐길 수 있을까.

인문학이니까 결국 책과 노니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놀이로 만들었을까.

 

저자는 어릴 적 아킬레스건 수술로 병원입원,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친구들과 같이 놀기가 불편한 몸이라서 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의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고 한다. 유일한 취미가 독서가 되면서 책읽기의 재미에 빠져 글자로 된 것은 모두 잡아먹을 듯 읽어댄 듯 같다. 교과서 ,참고서, 만화, 사전, 소설, 성경, 그리스신화, 로마신화, 고대 역사, 이스라엘 역사, 기독교 역사, 그리스 철학, 중세철학, 근대 문학 등을 신나게 읽었다고 한다. 독서하는 시간이 그에게는 상상의 놀이터를 신나게 누비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인문학적 사고란 무엇인가.

스무 고개 같은 시시콜콜한 질문을 하는 것이 인문학 놀이의 출발점이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더 나은 인생인가.

.....

 

인문학적으로 생각하는 사는 연습이 일상화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문학 놀이는 질문과 상상부터 시작한다.

당연한 줄 알았던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자. 왜 사는 걸까, 왜 공부하는 걸까, 왜 잠을 자야 하나, 왜 밥을 먹어야 하나,......

실감나게 상상하는 놀이다. 학교에 가지 않고도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 잠을 자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들......

질문하고 상상한 것들을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직접 행동으로 바꿔 보는 놀이다.

이것이 진짜 살아있는 공부이다.

 

책은 나에게 앞서 세상을 살았던 이들의 상상과 표현이 담긴 생생한 보물창고와도 같다. 그래서 인문학은 뗄 수 없는 탁월한 장난감이다. 책을 통해서 질문과 상상, 표현과 탐색을 마음껏 펼쳐보는 것,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무시하거나 감춰버린 인문학적 가치들을 재발견하는 작업, 그리고 다시금 원래의 가치대로 살아보려는 시도, 이것이 바로 인문학 놀이인 것이다. (본문에서)

 

저자가 말하는 인문학 놀이의 3원칙은…….

인문학을 맛보는 동안만이라도 돈으로 환산하지 말고 본래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본다.

사물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인문학적 사고전환이 일어난다.

잃어버린 가치를 발견하고 싶다면 왜? 라고 따져야 한다.

 

첫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부모도 갓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이 공감이다.

이전에 배운 적은 없지만 육아의 어려움을 하나씩 겪으며 해결하는 법을 알아가는 초짜 부모들. 이들은 갓 난 부모들인 것, 맞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고 하질 않는가.

 

영화 <7번방의 선물>, 영화 <아이 앰 샘>의 공통점은 무능한데도 좋은 아빠라는 점이다. 저자는 여기서 '좋은 부모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동화 <빨간머리 앤>이야기에서는 좋은 부모, 좋은 가정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내놓는다.

책을 더 깊이 읽으며 인문학적 사고로 나아가는 질문을 해 본다면......

 

용구와 샘이 무능하지만 좋은 아빠인 이유는?

좋은 부모에 대한 고정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빨강머리 앤>에서 매슈와 마릴라 남매가 앤을 잘 키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용구와 예승, 샘과 루시, 매슈와 마릴라 남매와 앤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생각해보자. 부모가 자녀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

 

이 책에서는 모두 25편의 인문학 재료들이 있다.

가족, 연애와 결혼, 학교와 공부, 일과 직업, 인터넷으로 나누어 재료들을 담아 두었다.

고전, 철학, 심리학, 문학 작품, 에세이, 그리고 영화와 만화 등을 골고루 인문학의 소재로 삼고 있어서 친근하고 쉽고 구체적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답게 실생활과 관련된 상상과 질문들이 수두룩하다.

 

여러 분야에서 뽑은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삶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고 상상하고 체험하는 과정들이 저자에게는 인문학이 행복한 놀이터인 것, 맞네.

이제 인문학이 즐거운 놀이라는 말, 행복한 놀이라는 말에 공감이다.

인문학이 어렵거나 딱딱한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달콤하고, 미소를 번지게 하는 놀이 같다.

소꿉놀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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