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 줘 - 수업 시간마다 떠들어서 지적 받는다고?, 작가 내가 꿈꾸는 사람 5
최가영 지음 / 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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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의 그녀 [조앤 롤링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 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상상력이야. 그렇다면 상상력을 좀 더 재미있게 드러낼 수는 없을까? - 조앤 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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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가정환경의 힘이 대단함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누군가가 들려 준 이야기, 읽어 준 이야기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얼마나 자극하는 지를 여러 작가들의 글에서 읽었다. 엄마가 독서광이거나 아빠가 이야기꾼일 때, 아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작가로 컸다고 했는데........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역시나.......

 

그녀의 어머니는 굉장한 독서광이었다. 손에 닿는 대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었기에 집은 언제나 마을 도서관 수준의 많은 책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밖에서 놀다 온 딸아이들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이 취미인 엄마.

그런 엄마 덕에 조앤은 아기 때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다섯 살 때는 동생 다이앤에게 토끼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면서 비밀노트를 마련하게 된다. 다이앤에게 들려주는 토끼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서 말 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게 된 조앤은 소중히 노트를 채워간다. 요리를 좋아하는 어머니 덕분에 영국전통 요리를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 먹기도 하고 시골 들판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런 따뜻한 음식에 대한 이미지들이 해리포터에서도 식사시간을 맛깔나게 담을 수 있었으리라.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역할극을 하기도 했던 마법사 놀이는 동네 아이들의 단골 놀이가 되기도 했다. 식료품점을 하던 할머니 가게에서의 시장 놀이는 온갖 과자와 사탕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준 놀이터가 되었다.

 

그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비밀노트를 계속 써내려 간다. 이야기를 만들고 글로 쓰는 일이 정말 재미있음을 어린 나이에 벌써 느낀 조앤. 공동묘지의 비문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기도 하고 악몽 같은 모건 선생님에게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중학교에서의 화학공부가 마법의 약을 만드는 주문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영어 선생님들로 부터는 글 쓰는 방법과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가르침을 받게 된다.

 

좋아하는 책 속에서 멘토를 만나 설레는 마음을 꿈을 키우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투병생활....

 

대학에서는 작가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비서로 취직해서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간청으로 프랑스어를 전공하게 된다. 런던에 있는 국제사면위원회에 취직한 조앤은 자료정리와 회의록 작성이라는 일보다 글쓰기에 자꾸만 빠져 들면서 직장을 옮기게 되고, 우연히 맨체스터로 가는 기차 속에서 마법학교와 마법사 소년에 대한 스토리를 구상하면서 가슴이 쿵쾅거리는 체험을 하게 된다. 조앤이 해리 포터와 처음 만나는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허탈한 심정을 달래려 더욱 해리 포터에 매달렸고 어머니를 보고 싶은 그리움으로 소망의 거울을 생각해 낸다.

 

포르투칼로 건너가 영어교사로 있으면서 작가를 희망하는 아란테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결혼을 하고 제시카를 낳았다. 그러나 남편의 무직과 폭력에 결국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 이후로는 모두들 아는대로 카페에서 제시카를 돌보며 해리 포터를 완성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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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보조금을 받던 가난한 싱글맘의 끈질긴 노력으로 세계유명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보다 더 심금을 울린 건 어렸을 때의 부모님의 태도와 가정환경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에서 뛰어 놀게 하고 싶어서 시골을 택했던 아버지, 책읽기를 좋아하고 이야기 들려주는 것을 좋아해서 집이 온갖 책으로 꽉 찬 이야기, 가족들과 함께 음식 먹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더 뭉클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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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의 말처럼 세상을 바꾸는 데는 특별한 마법이 필요하지 않겠지. 이미 우리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는 백지상태로 태어나지만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백지다. 어떻게 그려 가느냐는 자신의 몫이지만 어렸을 적의 환경이 많은 영향을 줌을 이 책에서도 느낀다. 세 살까지의 부모의 양육태도가 죽을 때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도 모른다. 모든 생활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녀의 재능이 놀랍다.

해리포터를 읽다가 말았는데 1권부터 읽어봐야겠다.

 

*한우리북카페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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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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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미발표 작품들^^ [노란집]

 

 

마흔이 넘어 글쓰기 시작해서 매순간 순간을 글로 표현해 왔던 작가 박완서. 2000년 초반부터 아치울 노란집에서 쓰신 글 중에서 미발표된 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 <노란집>이라고 한다.

 

분명히 소리도 아닌 것이 냄새도 아닌 것이 불러낸 것 같은데 밖은 텅 비어 있었다. 겨우내 방 속 깊이 들어오던 햇빛이 창호지 문밖으로 밀려나면서 툇마루에서 맹렬히 꼼지락대고 있을 뿐, 스멀스멀 살갗을 간질이던 기척은 바로 저거였구나. 봄기운이었다. -'속삭임'에서

 

봄이 오는 기척을 이리도 간지럽게 ,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지금은 가을이건만 다시 봄볕이 진동하는 듯 희망과 화사함을 느끼게 된다.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어선지 봄 이야기엔 늘 솔깃해진다. 겨울나무 티를 못 벗은 나무 가지 끝에 노니는 봄볕의 재롱, 땅 속 미물들의 기척에 균열을 일으키는 대지에 대한 표현들이 그대로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게 한다. 그리고 노부부의 동문서답에 다리 역할을 한 봄기운의 소통능력에 대한 찬사도 유머러스하다.

 

요즘 애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더러 들리는데, 심심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학교성적과 무관한 책을 읽을 수가 있겠는가. 그건 괜히 한 번 해보는 걱정일 뿐 어른의 진심도 아니다. 아이들은 심심할 시간은 켜녕 한숨 돌릴 새도 없니 돌아가는 팽이와 다름없다. -'심심하면 왜 안 되나' 에서

 

허걱~ 가슴이 찔린다. 아이들에게 심심할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책 읽어라, 꿈을 꾸라,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건 또 다른 속박이고 굴레고 잔소리일 뿐인 것 맞다. 아이들이 심심해하는 사회가 된다면 어떨까. 나도 심심하고 싶다. 바쁘게 사는 게 습관화 되었고 중독이 된 듯하다. 쉬고 있으면 무엇이 잘 못된 것만 같고 불안한 우리들이다. 심심한 시간은 창조력의 원천, 상상력의 뿌리, 충전의 쉼터임을 알면서도 참으로 그리하기가 어렵다. 시간을 쪼개 사는 것에 어지간히 중독된 모양이다.

 

바람소리, 봄기운, 잎새의 떨림, 땅의 꿈틀거림... 그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사랑으로 담아내는 것을 보며 참 따뜻한 사람이 구나를 느낀다.

 

따뜻한 온기를 담은 시골풍경이 정겹고, 티격태격하는 노부부의 일상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들에게 심심할 시간을 주라는 말씀도 가슴에 새겨야겠다.

 

 

책을 읽다 보니 선생님의 미소만큼이나 정갈하고 시원한 글이다. 산길의 옹달샘처럼 나그네들의 갈증을 해소해준다. 편안하고 조용히 주변을 돌아보라는 엄마의 말씀 같다. 하늘 한번 쳐다보고 땅 한번 내려다보고 살라는 어른의 말씀이다. 그렇게 잔잔히 물결쳐와 가슴에 파고든다. 선생님을 더욱 그리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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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은 좋은 일이다 - 탁정언의 손바닥 이야기, 두번째
탁정언 지음 / 문예마당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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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인생을 위한 깨달음 [나쁜 일은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은 피하고 싶지만 도저히 피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처럼 즐기면 되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당장은 힘들고 속상하지만 그리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었던 것도 같다.

 

세상의 모든 나쁜 일은 좋은 일이 변장하고 나타난 거라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나 고진감래라는 말도 이와 비슷한 의미니까.

 

적은 나의 스승이다.

적은 함께하기 힘든 존재이지만 나를 바꿔줄 강력한 파워이기도 하다. 적이 있어 더 긴장해서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로 인한 경쟁심의 유발은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하니까. 그리고 적은 나에게 메시지를 주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실패의 답은 오답노트에 있다.

오답노트의 기능은 틀린 원인을 알고 실수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답노트를 쓰다 보면 반성과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어 마음과 태도가 달라진다. 오답노트처럼 실수도 비슷한 오류를 줄여 성공으로 이끌게 하는 고마운 존재가 맞다.

 

나는 변화가 두렵지 않다.

알고 보면 모든 것이 다 변화하고 있었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니 세상 일이 두려웠던 것이다. (본문에서)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 시간, 나이, 날씨, 하늘, 태양, 달, 구름, 바람, 건물, 음식, 직업, 환경……. 변하는 자연의 섭리에 역행하려니 몸과 마음이 힘들 수밖에. 공감이다. 변화를 즐기는 마음이 필요함을 느낀다. 특히 요즘엔.

긍정에는 독이 있다.

긍정의 말들을 좋아하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일, 돌이키기 어려운 일, 나쁜 결과만 초래하는 일, 잘못된 판단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는 지나봐야 한다.

침몰하는 배에선 기도하지 마라.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생존이다.

나는 나의 CEO다.

우연은 필연이다.

집착보다 초연이 강하다.

......

 

세월이 지나고 보면 적도, 나쁜 일도 나를 성장시키는 고마운 존재들임을 느낀다. 당장은 힘들어도 누구나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이 주어지기에 이겨내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천양지차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이런 옛말들은 언제나 삶의 힘이 된다. 인내한 세상 모든 이들에게 빛나는 내일이 선물로 주어지기를 바라며....

 

저자는 탁정언이다.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카피라이터로, 1987년 제 22회 소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코>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한 작가다. <매일 사표 쓰는 남자>, <기획의 99%는 컨셉이다>, <일하면서 책 쓰기>, 장편소설 <이름 없는 전쟁>, 동화책 <얼굴만 예쁘면 단가>등이 있다.

 

이 책은 온갖 나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사회 초년생들과 초보 사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고 한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들이 녹아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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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엔터테인먼트 산업, 어떻게 봐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6
스터지오스 보차키스 지음, 강인규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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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엔터테인먼트 산업

 

인간은 일만하고 살 수는 없다. 휴식도 필요하고 인생을 즐길 취미도 필요하다. 요즈음에는 놀 줄 알아야 성공한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의 여가시간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주는 기계들인 컴퓨터게임, 텔레비전 시청, 인터넷, 스마트폰, 소형게임기, MP3 플레이어.... 분명 고마운 존재다. 물론 100년 전에는 없던 문명의 이기들이다.

문명의 이기들과 함께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방송, 음악, 게임 등을 생산하는 문화 산업 전반을 가리킨다.

 

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인간은 자신을 드러내는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내었고, 감정과 생각을 서로 나누고자 창작활동을 하게 되었다.

일상을 벗어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게 되면서 미술, 음악, 문화, 스포츠 등의 다양한 즐길 거리로 발전하게 되었다.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 게임, 음반 등은 이제 취미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고 나날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만 해도 되는 걸까. 우리의 권리는 무엇일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창의력의 힘을 보여주는 면도 있지만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다 보니 유행이나 시장조사부분에서 철저하게 된다.

 

더욱 다양해지고 이용이 편리한 엔터테인먼트 상품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엔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에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다. 투자한 돈을 빼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영화는 더 잔혹해지고 더 충격적이 되고, 특정상품이 심하게 노출되기도 하고 특정 인종이 부당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폭력성과 선정성은 얼마나 문제일까.

인테테인먼트 산업이 보여주는 폭력성, 선정성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측과 실제 사회 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어느 쪽이 맞을까.

 

영화의 폭력성과 선정성, 가수들의 폭력적인 음악과 선정성, 비디오 게임 속의 폭력성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노출된 탓에 요즘엔 폭력에 무감각해진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둔감화, 탈감각화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물론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나날이 발전하고 다양하게 진화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TV를 보고 있으면 너무 빠른 변화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앞으로는 또 어떤 제품이 나올지 정말 기대가 크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 인한 모방범죄의 위험성은 없는가, 표현의 자유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엔터테인먼트 상품 속의 고정관념들은 무엇이 문제일까, 표현의 자유, 등급제, 불법복제들이 지닌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상품과 매체들은 분명히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태도와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소극적으로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지나친 것을 거부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바람직한 이용자의 모습일 것이다.

 

현명한 엔터테인먼트 소비자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한우리북카페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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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보스 탐 청소년 문학 10
우르술라 포츠난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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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살아있는 게임 [에레보스]

 

에레보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초부터 있었던 신의 이름 중의 하나다. 어둠이나 암흑을 뜻한다.

 

모든 것은 밤에 시작된다. 나는 밤마다 깨어나 어둠으로 계획을 세워 나간다. 내게 유일하게 넘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둠이다. 내개 꿈꾸는 것, 그것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 바로 어둠이다. (본문에서)

 

콜린과 제롬이 농구클럽에 오지도 않고 수업도 빠지고, 학교에는 도둑이 들어서 새 컴퓨터 9대가 사라져 버린다. 자꾸만 이상해져가는 학교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비밀스런 CD가 돌아다니다. 드디어 닉에게도 그 비밀의 CD가 건네진다.

컴퓨터를 혼자 쓸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비밀로 해야 하는 CD. 도대체 뭘까.

집에 돌아온 닉은 CD를 넣고 작동 시켜본다. 컴퓨터 게임인 에레보스다. 뭔지는 모르지만 잔뜩 기대감을 갖고 게임을 시작한다.

 

들어오라. 아니면 돌아가라. 여긴 에레보스다. (본문에서)

 

한참을 어둠 속에 있다가 화면이 밝아지면서 게임이 시작하는데 다른 게임이랑 뭔가가 다르다.

게임의 느릿한 화면, 알 수 없는 화면들이 짜증나면서도 모든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이어서 놀란다.

게임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이름 없는 자에서 캐릭터의 이름과 캐릭터를 고르게 되고 게임의 규칙도 익혀 간다.

 

에레보스의 규칙은 딱 한번만 할 수 있고, 혼자서 해야 하며 게임을 비밀로 해서 누구와도 정보를 나누면 안 되고, 전령이 지시하기 전에는 절대 복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무에 올라간 건 잘한 일이다. 이름 없는 떠돌이 중에 그렇게 영리한 자는 많지 않아. 넌 에레보스의 희망이다. (본문에서)

 

상대방을 이기려면 에레보스와 연합해야 한다는데....

장면 그림이나, 명령, 임무수행 등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서 놀라움과 경이 속에 게임에 빠져든다.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레벨이 오르는 재미, 유저들끼리 뺏고 뺏기는 싸움에 정신이 팔려간다.

 

계속 갈 생각이냐? 경고하는데 여기서 그만둬라, (본문에서)

 

에레보스에 빠지게 되면서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게 되고 마음에 두었던 에밀리와도 멀리한다. 게임 속에 주어진 미션을 현실에서 실행해 나간다.

 

-선물은 잘 찾았니?

-네 고맙습니다.

-제가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알았어요? 아무에게도 말 안 했거든요.

-그게 바로 에레보스의 힘이다. 에레보스가 네 편인 걸 다행으로 여겨라. (본문에서)

 

 

닉은 미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검정색 티셔츠를 획득하기도 하지만 영어담당인 왓슨선생님의 보온병에 알 수 없는 약을 타는 것에 고민을 하기도 한다. 결국 미션을 수행할 수가 없어서 아웃되고…….

 

에레보스가 단순한 게임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현실 속에서 누군가가 괴롭혀지는 게임이 되어 간다.

알 수 없는 제이미의 교통사고로 닉은 에레보스의 게임에서 벗어나게 된다.

 

누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을까. 복수극일까. 아니면 그냥 단순한 장난일까.

 

이 소설을 읽다보니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흥미진진한 느낌보다는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은 내용들이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무언가를 수행하면 레벨이 올라가거나 영토가 넓어지거나 집을 가꿀 수 있거나 무기가 업그레이드되는 게임의 속성들이 잘 들어난 소설이다. 게임은 하면 할수록 중독적이라기에 별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번쯤은 이런 게임 해볼까 싶기도 하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소설 속의 게임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생생하고 사실적이라는데... 어쩌면 헝거게임 같을까. 황당한 게임 속 이야기지만 현실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게임.

미래에는 이런 게임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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