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목.금.토.일 친구를 구합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3
에블린드 플리허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정신재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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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소중한 또래 남자 아이의 상상력에 중독성이 있네요. 만들기하듯 친구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깨동무하기에 좋은 긴팔도 뚝~딱 만들면 되고, 언제나 기분 좋은 미소도 그려 넣으면 되고, 춤 출 때에 가오가 느껴지는 멋진 어깨와 엉덩이를 만들어 줄 수 도 있고......그런 상상 만으로도 즐거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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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목.금.토.일 친구를 구합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3
에블린드 플리허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정신재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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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기발한 친구 찾기- 화수목금토일 친구를 구합니다.

 

 

 

 

이런 동화책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특이한 책이다.

 

 

 

 

책표지에 느닷없이 술병사진, 옷핀, 나사, 칼, 가위 그림이 무시무시하다.

 

혹시, 스릴러? 꼬마 탐정? 발명가?

 

'화요일 동물 없음'은 또 무슨 뜻? '동무 없음'을 재치 있게 표현한 건가?

 

 

주인공은 엉뚱 소년 펠릭스다.

방학이 되어 처음으로 6박7일 캠프에 가게 된 펠릭스는 고민이다. 그 캠프에는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6일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앞이 캄캄해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시원하지 않다.

 

아들 고민은 들어주지 않지만, 엄마의 직업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 주는 상담사이고, 늘 바쁘다.

 

 

 

엄마, 친구들도 없는데 저 혼자 캠프에 어떻게 가요!

펠릭스, 넌 친구를 잘 만들잖니, 생각해 봐.

넌 친구를 잘 만들어, 넌 친구를 잘 만들어. 그래! 난 친구를 잘 만들어!

하지만 모르는 친구를 어떻게 친구로 만드느냐고!

펠릭스, 너무 걱정하지 마.

 

 

결정하기 어려우면 낙서를 하면서 진짜 할 일을 적어보렴. 완벽하지 않아도 목록을 만드는 일은 대단한 거란다.

 

 

 

 

 

 

펠릭스는 새 노트에 제목을 적기 시작한다.

 

화요일 동물 없음

글자 옆에 숲과 파란 하늘을 그리고 헬리콥터를 그렸다. 해는 노랗게 선글라스를 씌우고, 멋진 집도 그렸다

그리곤 매일 기록을 해 나간다.

 

 

 

선글라스 쓴 해님. ㅋㅋㅋ

태양이 선글라스 끼면 지구는 더 어두워지는데……. 폭풍 웃음이 터진다.

 

'화요일 동물 없음'은 '아직은 동무 없다'는 거겠지. 아마도.

만들기 숙제하듯 친구 만들기에 돌입하는 펠릭스.

과연 친구를 어떻게 만들까.

 

 

 

 

좋아하는 음식 목록

 

엉킨 실타래(스파게티)

악어(오이를 곁들인 참치)

몽당연필(케첩을 곁들인 감자튀김)

노란 콧물(바나나 요구르트)

주황색 콧물(망고 주스)

 

 

......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성격....씩씩함, 민첩함, 사랑스러움, 부드러움, 웃김, 똑똑함

 

 

 

 

 

 

 

 

 

캠프에서 더하기-빼기 목록, 좋아하는 수도 목록, 여러 가지 바람 목록, 좋아하는 헝겊 목록, 원수 1번 눈사람, 원수 2번 이웃집 개, 원수 3번 잔소리 쟁이 여자애들 등을 노트에 기록해 나간다.

 

 

누구나 친구는 일부러 만든 적이 없다. 놀면서, 농구하면서, 한 반이 되거나, 같은 서클에 들면서 사귀는 건데…….

 

 

 

 

창고는 멋진 남자들의 세계인가 보다.

창고에서 아빠는 보트를 만들고 관리했고, 지금은 할아버지의 흔적만이…….

 

 

 

 

 

 

할아버지, 지금부터 종이 친구를 만들 거예요.

펠릭스, 바닥에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튼튼한 머리를 만들고, 농담을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친구의 머릿속에 새 전선도 깔으렴. 머리에 전기가 들어오면 더 생각을 빨리 하겠지? 말을 잘 들어주는 친구만큼 멋진 친구는 없단다. 참, 혀에는 맛을 느낄 수 없도록 보호막을 설치하렴. 그래야 네가 싫어하는 음식을 친구가 먹어 주지. 손목과 무릎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기름칠도 하렴. 참! 어께동무를 하려면 긴 팔도 중요해. 그리고 비발디의 <사계>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도록 사방으로 잘 움직이는 엉덩이도 중요해!

 

 

 

춤 잘 추는 친구는 꼭 필요하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ㅋㅋ

할아버지도 친구가 만들기 숙제인 줄 아는 가 보다.

 

 

엄마의 고기 심부름을 하면서 그 목록에 친구 하나를 추가한다.

 

 

친구를 파는 가게는 없을까.

친구에게 꼭 있어야 할 부위는?

사람에게 꼭 없어도 되는 부위는 무엇일까.

꼭 친구가 필요할까.

친구가 돼지고기 부위처럼 구분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나 혼자서 뭐든지 잘해도 친구는 필요할지도 몰라.

 

 

수요일 사소한 부분

목요일 중심을 잡는 자갈 부대-밸러스트

금요일 친구의 옷

토요일 음료

일요일 안녕

......

 

 

 

 

 

 

펠릭스는 허브차를 마시며 친구가 생기는 음료를 생각한다.

 

갈퀴나물, 봉선화, 물망초, 섬유유연제, 헤어 린스, 웃음 가스, 꿀, 마늘, 소리쟁이, 감초, 끈끈이주걱, 머릿니 샴푸 등을 섞으면 친구 음료가 된다니…….

 

펠릭스는 나만의 특별한 친구를 만드는 레시피도 적어 놓는다. 이건 비밀......

 

 

 

 

주인공의 발칙한 상상에 온 몸의 긴장이 무장해제 되는 기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표현들, 그림들이 정~말 상상불가다.

깜찍하고 끝내주는 아이디어에 마지막까지 궁금함을 자아내는 예사롭지 않은 동화책.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동화책. 즐거움이 가득한 책이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친구음료 재료.

코딱지 한 조각. 눈물 한 스푼, 웃음 세 봉지, 또 뭐가 좋을까.

지저분해도 상상은 즐거워.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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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7-25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소중한 또래 남자 아이의 상상력에 중독성이 있네요. 만들기하듯 친구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깨동무하기에 좋은 긴팔도 뚝~딱 만들면 되고, 언제나 기분 좋은 미소도 그려 넣으면 되고, 춤 출 때에 가오가 느껴지는 멋진 어깨와 엉덩이를 만들어 줄 수 도 있고......그런 상상 만으로도 즐거운 책입니다.^^~
 
이야기 대장 짱뚱이 저학년 사과문고 4
오진희 지음, 장경혜 그림 / 파랑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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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엔 오싹한 귀신 이야기로~- 이야기 대장 짱뚱이

 

 

 

 

 

어릴 적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 보면, 이런 아이 꼭 있었다.

 

조용한 아이, 주변이 왁자지껄한 아이, 먹을 것을 챙겨오는 아이, 인기 있는 만화책을 가져오는 아이, 온갖 놀이를 만들어 내는 아이, 외모를 꾸미는 아이......

 

 

 

 

 

 

이 책의 주인공 짱뚱이는 언제나 이야기를 몰고 다니는 수다스러운 아이다.

쫑알쫑알, 쪼잘쪼잘, 시끌벅적, 왁자지껄…….

옆에 있기만 해도 신나는 이야기보따리가 줄줄 풀려 나와 흥이 나게 만든다.

 

갯벌의 짱뚱이를 닮은 아이라서 붙여진 별명 짱뚱이.

통통한 볼때기가 닮았고, 달리기도 못하면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도 닮았고, 온갖 공상에다 엉뚱한 일을 벌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은 영락없이 짱뚱이를 닮았다.

 

 

 

 

 

요즘 짱뚱이의 관심은 온통 귀신 이야기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귀신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특히 비오는 날의 귀신 이야기엔 으스스하고 오싹해서 스릴 만점이었는데.....

짱뚱이도 그런가 보다.

도깨비 정도는 유치한 수준이고, 좀 더 센 이야기에도 놀랄 나이가 아닌 짱뚱이.

 

 

학교마다 있는 귀신 이야기, 교실마다 있는 귀신 이야기, 화장실의 휴지귀신. 학교 건물 아래에 묻힌 이무기 이야기까지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겹지가 않나봐.

비오는 날의 귀신 이야기는 더 오싹하고, 보름달이 뜨는 한 밤중의 공동묘지 이야기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아이들은 무서우면서도 흥미를 돋우는 이야기에 지칠 줄을 모른다.

끝도 없는 귀신 이야기에 설마? 하면서도 확인해보고 싶은 궁금증에 밤에 선생님 숙직실을 찾아 가기도 하고, 멀리 있는 친구 집에 가기도 한다. 용감한 귀신탐험대들.

 

 

 

 

 

 

달걀귀신은 무서울까…….

변소 옆의 몽당 빗자루엔 도깨비가 산다는 데 정말일까.

화장실에 갈 때마다 들려오는 듯 으스스한 소름 돋는 소리,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운동회마다 소풍 때마다 비가 오는 이유는 아마도 귀신이 화가 나서일 거야.

세상 모든 귀신 이야기로도 호기심을 잠재울 수 없나 보다.

 

궁금하면 참을 수 없는 공상소녀는 질문도 많지만 상상도 천재수준이다.

 

 

 

 

 

 

야, 이완수, 너 달걀귀신 봤냐?

우리 잘 때 선생님이랑 참말로 달걀귀신 보러 변소에 갔었어?

응.

완수야, 긍게 네가 우리 잘 때 선생님이랑 같이 달걀귀신을 보러 갔다가 집에 갔다 그 말 이제?

응.

 

 

 

아이들은 완수가 달걀귀신을 봤다는 소문에 경찰이 범인 다루듯 취조를 한다.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않고 흥분하는 게 영~어설프다. 아이다운 취조에 웃음이. ㅋㅋ

 

 

 

 

친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많이 알고 있으면 인기가 올라가는 시절.

 

짱뚱이의 귀신 이야기는 공상의 나래를 펴고 잘도 만들어 낸다. 밤마다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지어주는 짱똥이를 보면서 5남매가 옹기종기 살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

 

 

그 땐 모든 것에 귀신 이야기를 붙였는데 왜 그랬을까. 개천에 물이 불어나면서 옷가지나 신발이 쓸려오면 아이들은 시체가 떠내려간다는 소문을 퍼뜨렸는데...... 아이들의 말이 정말이었을까. 호기심이 과해서 짱뚱이처럼 시나리오를 쓴 건 아니었을까.

 

 

귀여운 짱뚱이의 이야기에 잠시 추억의 귀신들을 종류별로 상상하는 시간, 어린 시절의 . 오싹하지만 즐거운 추억들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비 오는 날 귀신 이야기는 최고였는데...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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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 소비문화와 풍요의 뒷모습,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
제프 페럴 지음, 김영배 옮김 / 시대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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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 -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소비문화와 풍요의 뒷모습,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는 거창한 부제가 마음을 끈다.

 

풍요의 시대에 소비가 미덕이 되면서 어느덧 절약의 미덕은 쓰레기통으로 사라져 버렸다.

'마냥 그래도 되는 걸까' 라며 걱정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쓰레기탐색자.jpg

 

 

최근에 읽은 <에네르기 팡>에서는 지구의 자원들이 정점을 지나 고갈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자원고갈의 심각성을 모르는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소비와 낭비는 도시에 흘러넘친다.

자원이 한정된 지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자자손손 풍요를 누리려면 대책이 필요한 법인데....

 

 

 

이 책은 쓰레기가 주는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자는 걸까, 쓰레기를 재활용하자는 걸까,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걸까, 그냥 쓰레기 자체에 대한 해부일까.....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이 책을 펼쳤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누추함을 강조했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위대함을 발견했다.

-진 게넛 <좀도둑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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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애리조나 대학의 종신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텍사스 주 포트워스의 오래된 옛 고향에서 8개월 동안 거리를 떠돌며 여행을 하게 된다.

재활용품을 수거하기도 하고 쓰레기들을 수집하면서 길거리 세계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 올린 현장 연구들...그리고 법률적인 연결고리들...

 

 

 

한국에서도 이른 새벽을 다녀보면 도시의 쓰레기가 넘쳐 남을 볼 수가 있다. 그러다 해가 뜨고 출근 시간이 되면 거리는 말쑥한 모습으로 단장되어 있다. 그 사이에 분리수거 차량들이 다녀가거나 쓰레기 차량, 음식물 쓰레기 차량, 종이박스 모으는 노인들이 다녀간 것이다.

아파트에서도 쓰레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분리가 되고 재활용이 되기에 쌓여서 지저분한 느낌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소비지상주의인 미국.

소비를 넘어 낭비가 넘실대는 미국의 거리들을 보며 자원고갈, 환경오염, 동물의 서식지 파괴에 대한 교육을 미국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도상국들이 낭비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와 도시 사이의 사회적, 문화적 틈새에 존재하는 이들의 삶을 본다. 필요에 의해 구입한 물건이 보물이 되었다가 쓰레기로 버려지면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거나, 예술품으로, 대안 건축물로, 재활용품으로, 돈으로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그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사회적 불평등의 깊이가 심각함을, 무분별한 낭비에 대한 전 지구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소비와 낭비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가진 가장 큰 파괴 행위 가운데 하나'라고 잠정적으로 판단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보면서 미국은 왜 아직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건지, 왜 쓰레기를 줍는 게 불법인지, 주운 쓰레기 거래가 왜 불법인지가 의아했다.

 

쓰레기 수집과 관련된 비극들은 무엇일까.

 

 

베트남 하노이 정부는 6,000명의 ‘수집가와 중개상’을 지원해준다. 그러나 베트남 등지에는 전쟁 당시 폭발하지 않은 수류탄이나 지뢰, 포탄 등이 너무 많아서 금속류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중 매년 많은 수가 희생된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도시의 한 쓰레기장에서 금속 폐품을 줍던 사람들이 쓰레기더미에 깔려 한꺼번에 아홉 명이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북러시아에서는 핵연료 시설에 고용된 네 명의 고철 처리반원들이 발전설비의 뚜껑을 잘못 여는 바람에 방사능에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두 명은 심각한 화상과 함께 방사능 관련 질병으로 병원에 후송되었고 다른 두 명은 감옥에 갔다.(본문 중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하는 작은 역사들, 감성을 자극하는 흔적들은 무엇일까.

 

 

이혼, 별거, 사망, 자녀의 유학, 거주지 이전 등과 같이 삶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이들이 남긴 흔적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나오는 생활 쓰레기와는 달리 이런 종류의 쓰레기더미에는 갑작스러운 비극이나 변화 때문에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끊김으로써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누군가의 과거가 담긴 물건들이 엄청난 양으로 쌓여 있다. 그중에는 빛바랜 아기 신발, 학위증, 결혼사진, 티켓 영수증, 오래된 신문 스크랩 등과 같이 한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녔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물건도 포함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것도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저는요, 미쳤어요. 쓰레기를 뒤지는 데 완전히 빠졌지요.” 일레인이 웃으며 말했다. 일레인은 포트워스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오랜 친구들은 그녀가 쓰레기 줍는 일을 그만두었으면 했지만, 결국 시 정부에 체포될 때까지 그만두지 못해 집 마당을 깨끗이 정리하라는 명령도 받았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카렌과 나는 특히 일레인이 주운 쓰레기를 가지고 장식하는 이야기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나 할로윈데이,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 때면 길거리에서 주운 물건들을 활용해서 현관에 있는 마네킹이나 나무 등을 꾸민다고 했다. 아, 한 가지 더 있다. 그녀는 내년에 작은 혼다자동차를 팔고 쓰레기를 줍기 안성맞춤인 차를 장만할 예정이다.(본문 중에서)

 

 

 

술 애호가라면 이럴 땐 어떻게 할까.  술파티를 할까.

 

 

쓰레기 수집의 세계란 늘 술에 절어 있는 사람들의 세계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쓰레기통이나 각종 쓰레기봉투에서 술병을 찾고 보면 어떤 것은 꽉 차 있고 어떤 것은 반쯤 차 있다. 종류도 샴페인부터 포도주, 증류주 등 다양하다. 깜빡 잊고 버린 것이든, 질려서 버린 것이든, 경찰 단속 때문이든 이유야 무엇이든 뚜껑이 열린 맥주 캔, 맥주병 등도 발견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증류주나 과실주 같은 것들은 집으로 가져가고 맥주는 보통 다른 사람을 위해 남겨둔다. (본문 중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미래의 직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지도 모른다. 이건 꽤 괜찮은 건데.....

 

자전거를 타고 나선 길에 구리선과 알루미늄 캔, 3페니, 낡은 고등학교 졸업장과 함께 1941년 판 《항공기술 매뉴얼》 한 권과 공군에서 1953년에 발간한 《훈련과 예절》 매뉴얼 두 권을 얻었다. 그중 한 권에는 내 미래의 직장 소유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텍사스크리스천 대학교, AFROTC, 정부 소유.” 몇 개월 후에는 길가 쓰레기더미와 쓰레기통에서 텍사스크리스천 대학교의 1950년대, 1960년대 연간물들을 얻었다. 몇 개월 후에는 《훈련과 예절》을 또 수집했고, 7월에는 《서비스 메카닉 핸드북, 모델 PV-1, 기밀》을 손에 넣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던 해군의 PV-1 항공기 매뉴얼로 페이지마다 ‘기밀’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책에는 그 의미를 일깨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항공기는 물론이고 파일럿의 생명이 당신 손에 달려 있다.”(본문 중에서)

 

 

미국은 아직 쓰레기 분리수거가 안 될뿐더러 쓰레기 줍는 것도 불법이고 주운 쓰레기 거래도 불법이라고 한다. 우리로서는 납득하기가 힘들다. 쓸 수 없다며 버린 건데…….

 

 

시민들에게 허용된 앞마당 세일은 1년에 단 두 번으로 한 번에 사흘 이상 지속할 수 없으며, 모든 물건은 마당 안에만 진열되어야 하고, 광고물에도 ‘세일이 있다’는 내용과 일시, 장소 외에는 추가할 수 없다. “조례를 어기고 벌금을 내고 싶은 분은 불법 앞마당 세일을 계속하세요." 라며 시 당국은 경고한다.

벌금이 최고 2,000달러나 되므로 수거한 물건을 되파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본문 중에서)

 

 

 

도시정화를 위한 쓰레기 수거는 일거양득!!

 

 

2003년 6월이었다. 포트워스 시가 지역방송사와 연계하여 길거리 정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8주 동안 노숙자가 거리에서 빈 병을 주워오면 병당 3센트씩 주기로 한 것이다. 빈병들을 재활용하여 발생하는 수익은 도시 동편 언덕에 세워질 커다란 노숙자 캠프에 쓰일 예정이었기에 시는 3,000달러의 도시 정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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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인가, 낭비인가, 범죄인가, 불법인가.

 

사회학자가 들여다 본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을 읽으며 버려지고 재활용되는 자원의 흐름들을 본다.

쓰레기의 흐름을 보며 세상의 불평등을 보기도 한다. 그래도 세상은 유기적인 조직처럼 흘러감도 본다.

 

 

쓰레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읽으며 구질구질하게 보이던 쓰레기가 달리 보이는 건 왜 일까. 쓰레기에서 꽃 피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예술, 새로운 자원, 새로운 가치 창조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숨은 경제로서의 쓰레기의 미학, 경제적 약자들의 삶의 수단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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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동양고전
강성률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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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하는 지혜의 샘인 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면 흥미를 끌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고전의 매력으로 빠져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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