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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 - 세계의 고전 사상 7-001 ㅣ (구) 문지 스펙트럼 1
에피쿠로스 지음, 오유석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쾌락'을 처음 읽었을 때 첫 부분부터 이해하기 힘들어서 에피쿠로스의 매력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지금 다시 에피쿠로스의 '쾌락'을 읽어보았는데, 고전은 매번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는 말처럼 확실히 예전과 전혀 다른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물론 뒤에 원자의 운동과 천제의 움직임에 대한 글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앞부분의 윤리사상을 통해 에피쿠로스가 무엇을 추구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쾌락과 고통을 가려내고, 죽음으로부터의 불안을 떨쳐내 평온한 상태인 '아타락시아'를 추구했던 에피쿠로스의 사상은 21세기인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말로 느껴졌다.
철학을 좋아하거나 담담한 조언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죽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분해된 것은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감각이 없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 P13
어떠한 쾌락도 그 자체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쾌락들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쾌락보다는 고통을 가져다준다. - P15
자연의 정의는, 사람들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해침을 당하지 않도록 지켜주려는, 상호 이득의 협정이다. 서로를 해치지 않고 해침을 당하지 않도록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짐승들에게 있어서는, 어떤 것도 정의롭거나 부정의하지 않다. 또한 해치지 않고 해침을 당하지 않도록 계약을 맺을 수 없거나, 그런 계약을 맺을 의사가 없는 인간 종족에 대해서도, 정의와 불의의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어디서든 사람들의 상호 관계에 있어서 서로 해치지 않고 해침을 당하지 않으려는 계약이다. - P21
외부 환경으로부터 생기는 불안정의 요소를 잘 다스린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가깝게 만들고,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은 적어도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도록 만든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조차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섞이지 않으려고 하며, 몰아내는 것이 더 나은 모든 것들은 그의 인생으로부터 몰아낸다. - P23
우리는 한 번태어나며, 두 번 태어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 내일의 주인이 아닌 당신이여, 당신의 행복을 연기하라. 우리들 각자는 미루다가 인생을 낭비하며, 여가를 누리지도 못하고 죽는다. - P25
다른 일들의 경우에는, 그 일이 다 끝났을 때 비로소 힘겹게 열매가 얻어지지만, 철학의 경우에는, 기쁨이 앎과 동반한다. 왜냐하면, 모두 배우고 나서야 즐거움이 오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즐거움이 동시에 생기기 때문이다. - P27
나는 자연을 탐구하면서 솔직히 말하겠다. 즉 대중의 의견에 영합해서, 쏟아지는 군중의 갈채를 받기보다는, 설령 아무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신탁처럼 말하겠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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