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의 개 3
야스히코 요시카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2권에 이어 3권이다. 거의 다 읽어가고 있기에 아쉬운이 큰 작품이다. 동일 작가 작품인 '무지갯빛 트로츠키'보다 역동성 있고 흥미로운 줄거리가 계속되어 인상 깊었다. 또한 지난번처럼 '김옥균'이라든지 '무츠 무네미츠', '이토 히로부미', 심지어 '쑨원'까지, 동아시아 근현대사에 수많은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등장해 혼란스러웠던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점차 짙어져 가는 일본 제국주의의 물결과 처음에는 평화와 민중을 위한 정치를 외친 일본 사상가들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또한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커다란 물결 아래에서 이리저리 방황하는 주인공 '카노'를 보면서 진정한 '왕도'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마지막인 다음 권이 매우 기대되는 바이다!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왕하필왈이 역유인의이이의) : 왕께서는 오직 어짊과 의로움만을 말씀하실 일이지, 어찌 하필 이익을 말씀하시나이까.
王曰何以利吾國(왕왈하이이오국)고 하시면 :왕께서 나라의 이익만을 생각하시면
大夫曰何以利吾家(대부왈하이이오가)오하며 :대부들은 어찌하면 내 집이 이로울까만 생각하며,
士庶人曰何以利吾身(사서인왈하이이오신)고 하여 :선비나 백성들은 제 한 몸의 이익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上下交征利(상하교정이)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모두가 서로의 이익만을 취하게 된다면
而國危矣(이국위의)리이다 :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苟爲後義而先利(구위후의이선리)면 :진실로 의리를 뒤로 미루고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不奪(불탈)하여는 :모든 것을 다 빼앗지 않고서는
不饜(불염)이니이다 :만족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P206

未有仁而遺其親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무릇 어질면서 그 부모를 버린 사람은 없으며
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의이후기군자야)니이다 :의로우면서 임금을 뒷전으로 여긴 사람은 없습니다.
王(왕)은 :왕께서는
亦曰仁義而已矣(역왈인의이이의)시니 :오직 인의만을 말씀하실 것이지
何必曰利(하필왈이)잇고 :하필이면 이익을 꾀하십니까!

- 맹자 - - P2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도의 개 2
야스히코 요시카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2권에선 같은 노역장에서 탈출한 죄수 2명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각종 일본 근현대사 인물도 나오는데, 심지어 김옥균도 나온다. 때문에 다 읽고 나서는 일본 정치사며 근현대사에 대란 궁금증이 들었다. 비록 19금 비중이 있지만 충분히 인상 깊은 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도의 개 1
야스히코 요시카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지갯빛 트로츠키‘에 이어 읽은 ‘왕도의 개‘.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무슨 제국주의를 다룬 만화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아니었다. 제국주의의 길에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근대 일본의 야욕을 엿볼 수 있는 만화로서 저자 특유의 스토리 전개가 특징이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5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의 '자연주의'의 선두자인 '에밀 졸라'가 묘사한 '돈'의 세계, 즉 18,19세기 자본주의 유럽 사회를 흥미롭게 표현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흔히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마련인 '돈'이니 '투기'니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그렇다고 딱히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졸라의 시선이 특이했다. 때문에 돈에 대한 도덕적 잣대를 기대하고 읽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돈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중심으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가 투기에서 싫어했던 것, 그것은 끊임없는 불안정성, 즉 엄청난 돈이 벌어들인 것만큼 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사치와 비곤이 교차하는 기이한 삶! - P18

극소수의 프랑스인만이 참여하는 금용거래의 신비, 뭇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야만적인 손짓과 고함 속에서 이루어지는 돌연한 파산과 성공을 뜻했다. 하지만 사카르는 증권거래소가 한시부터 세시까지 마치 거대한 심장처럼 박동하는 이 열기의 도가니에서 다시 한번 황금의 왕국을 꿈꾸었다. - P26

노동이 밥을 보장하지는 않아. 빈자들과 바보들만이 다른 사람들을 살찌우기 위해 일하고 있잖아. 투기, 오직 투기만이 하룻밤사이 단숨에 행복, 사치, 여유로운 삶, 완전한 삶을 허락하는 거야. 만약 이 낡은 세계가 언젠가 붕괴되어야 한다면, 나 같은 사람이 붕괴 이전에 욕망을 채울 시간과 장소를 찾아내야 할 것 아닌가? - P61

불굴의 힘, 즉 돈. 금고 가득 든 돈, 흔히 많은 악을 만들지만 언젠가 많은 선도 만들 돈을 버는 불굴의 힘을 갖게 되리라! - P72

제가 보기에는 결코 즐거워할 수 없고 삶이 불가능한, 그래서 삶을 검은색으로 그리는 너무도 슬픈 사람들이 있어요. 오! 삶의 달콤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착각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게 아녜요. 삶은 너무도 가혹했어요. 저는 그것을 아주 가까이서, 도처에서, 자유롭게 살펴보았죠. 삶이란 악독하지 않다 해도, 정말 지독한 것이죠. 그렇지만 저는 삶을 사랑해요. 왜냐고요? 모르겠어요. 모든 게 몰락하고 무너져도 소용 없어요. 저는 내일이면 폐허 위에서도 명랑하고 당당해지거든요. - P96

고작 100만 프랑을 벌기 위해 삼십 년의 인생을 쏟을 필요가 있을까? 간단한 증권 거래로 한 시간 만에 그 돈을 수중에 넣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는 이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희망만으로 살았다. - P141

그것은 작은 도랑들을 통해 도처에서 피를 불러오고, 피를 축척하고 강물로 불어난 피를 사방으로 보내고, 대사업의 생명 그 자체인 돈의 거대한 순환을 실현하죠. 그것 없이는 자본의 흐름도, 거기서 비롯되는 문명 전파 역사도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요. 주식회사가 도박장이라고, 강도들이 출몰하는 위험한 장소라고 늘 사람들이 외치지요! 그렇지만 주식회사 없이는 우리가 철도도, 세계를 쇄신한 현대적 거대 기업도 가지지 못했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 P157

증권거래소를 경색시키고 부패시키는 투기의 광적 충동은 십 년 내지 십오 년 주기로 일었으며, 그것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피와 폐허만이 남곤 했다. 벌써 수상쩍은 회사들이 독버섯처럼 생겨났고, 대형 회사들이 모험적 금융 사업을 자양으로 해서 자라났으며, 투기의 뜨거운 열기가 쾌락과 사치로 빛나는 제정의 떠들썩한 번영 속에서 피어올랐다. - P2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으로 읽어보는 뒤렌마트 희곡선이다.

사실 별점 4점을 매기고 싶었지만 북플의 오류인지 자동으로 별점 3점이 매겨져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했는지도 ㅋㅋㅋ)


아무튼 이 뒤렌마트 희곡선은 희극, 비극과 같은 극작에 문외한인 내게 색다른 울림을 주었다. 그 울림이란 무엇인가 하면, 기존의 고대 시대 때 장엄하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표현한 희, 비극이 현대에 들어와서 어떻게 표현되고 나타나는지를 알려준 것이다. 


그중에서 제일 첫 작품인 `노부인의 방문`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가난한 마을 `궐렌` 시에 그곳 출신이었던 노부인 `클레어 자하나시안` 여사가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 희곡이다. 그런데 이 `노부인의 방문`은 작품 초반부에는 `희곡`에 맞게 온갖 괴상망측한 여러 가지 상황이 만들어지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비극적이고 심지어 공포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어 읽는 내내 땀이 날 정도였다. 

그 비극적인 일이란 노부인, 즉 `클레어 자하나시안`이 자신이 그동안 고생 끝에 얻게 된 부와 명성을 통해 마을 시장은 물론 그곳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복수는 말 그대로 상대방을 때리거나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닌, 과거 자기를 매몰차게 내친 마을 사람들, 아니 마을 전체에 대해 부와 명성으로 이들을 비열하고 타락한 존재들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복수였다. 


여기까지 말하면 무슨 `소돔`처럼 서로 멸망해 가는 도시 하나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마을 사람들 전체라면 모를까 이 복수 방법은 또 다른 면에서 특이한데, 그건 바로 사람들을 비열하게 만든 계기로 노부인은 과거 젊었을 적에 자신과 사귀었다가 매몰차게 버린 `일`이라는 노인을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대신 죽이게 하여 그 대가(정의)로 마을을 재건할 돈 10억 마르크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시장과 경찰, 가난한 일반인들, 신부 등등 모든 사람이 점차 `일`을 압박해오는데, 거기서 절규하는 `일`의 모습은 가히 공포스럽다. 


그래서 나는 읽는 동안 이게 과연 희극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아무리 봐도 다수의 사람이 한 명을 희생시키려는 무서운 사건이 아닌가.

하지만 뒤에 저자인 뒤렌마트가 당부했듯이 이 작품은 엄연히 `희곡`이다. 

그가 말하길 자신은 현실에 있는 그대로를 표현할 뿐이며 본 작품은 정의나 도덕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볼 때 아마 그는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딱히 비극이 아닌 희곡이라고 한 것을 보면 흔히 우리들이 일상적인 것에 대해 비극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듯이(비극적인 부분을 찾기 어렵듯이) 궐렌 시에서 일어났던 사건 또한 우리 주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일 수도 있기에 비극보다는 희극의 성격으로써 쓴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면 문제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잘 생각해보면 노부인의 분노, 정의를 돈으로 사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어찌 보면 정당한 요구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노부인에게는 `일`에게 버려지고 나서 그의 아이를 사산했고 이후로 창녀 일을 전전하다가 미모로 부자와 명사들을 유혹하면서 마침내 돈으로 사람을 부릴 수 있는 거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힘없던 시절에 자기를 무시했던 마을 사람들과 `일`에게 할 수 있었던 `현재`의 복수는 그녀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 방법이 매우 잔인했고 그녀의 뜻대로 시민들은 익살스럽게 자신들을 정당화하며 기꺼이 '일'을 죽이게 됨으로써 '현실'과 '돈'에 굴복하는, 시민성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여하튼, `노부인의 방문`은 훌륭했다. 아직 뒤의 `물리학자`들은 읽지 못했지만 앞의 노부인 이야기만 봐도 뒤렌마트 희곡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표현 방식이 독특하고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해 다수의 인간이 어떻게 소수의 인간을 죽이는 것에 대해 정당화할 수 있는지, 아니면 공동체 하나가 개인에게 어떤 무시무시한 철퇴를 가할 수도 있는지, 또 노부인의 복수는 정당했는지, 그리고 이게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등(실제로 작품 내에서 시장은 국가를, 의사와 교장은 지식인들을, 기자들은 위기에 처한 사람보다는 사건의 자극적인 내용만 보도하려고 하는 가짜 언론인들을 상징하고 있다!) 많은 생각거리를 남기니 가벼우면서도 심오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느낌이고 극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의 말일지 몰라도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참고로 비슷하게 느껴지는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라는 작품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본다!)



일 : 아무도 나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일을 해 주기를 너나없이 바라고 있어요. 그러다 언젠가 어느 한 사람이 실행을 하겠지요. - P78

교장 : 저희는 참고 견디었습니다. 길고 긴 세월을요. 저희와 함께 이곳 모든 사람이 견뎌 냈습니다.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옛날 궐렌의 위대함이 부활하리라는 희망이요. 우리 고향 땅에는 엄청난 기름이 매장되어 있을 거다, 그런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될 날이 올 거다, 하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레어 자하나시안 : 사실 이곳 모든 공장을 제가 사들였고, 몽땅 폐쇄시킨 건 접니다. 당신들 희망은 미친 짓이었고, 기다림은 무의미했으며, 당신들이 한 희생은 어리석었으니 당신들의 일생은 헛되이 탕진된 거예요.
인간성이란 말입니다. 신사 양반들, 부호들의 돈주머니에서나 적당한 겁니다. 내가 가진 재력이 세상 질서를 만들어 내지. 세상이 날 창녀로 만들었으니, 이제 내가 세상을 유곽으로 만들겠어요. 도덕적으로 합당한 건 돈을 낼 사람뿐이에요. - P99

교장 : 나는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소 일. 나도 그 일에 가담할 거란 사실이요. 서서히 살인자로 변해 가는 나 자신이 느껴지오. 인간성에 대한 믿음은 힘이 없어요. 그걸 알기에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소. 나는 두렵소. 일 씨, 당신이 그랬듯 두려워요. 아직은 압니다. 우리에게도 한 번은 저런 노부인이 오게 되겠지요. 언젠가는 말이오. 그러면 지금 당신이 겪는 일을 우리도 당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아직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곧, 아마도 두세 시간만 지나도 나는 그런 사실을 망각하게 될 거요. - P116

"나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인간을 묘사하며, 알레고리가 아니라 행동을 기술한다. 나는 세상을 제시할 뿐, 사람들이 지금까지 나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도덕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나는 결코 나의 작품을 세상과 대립시키려 하지 않는다.
- 뒤렌마트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9-27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등장인물은 많이 나오는데 하나도 안햇갈리게 잘 읽혀서 좋더라구요. 물리학자도 재미있어요 ^^

오네긴 2021-09-27 00:44   좋아요 1 | URL
그러게말입니다 ㅋㅋ 저도 인상 깊었는지 집중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강의 때문에 노부인의 방문만 읽었는데 나중에 꼭 물리학자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09-27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주의 가능성을 둔 작품으로 읽혀지네요.
뒤렌마트, 하인리히 뵐 참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