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개정판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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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대화를 나눌 때 꼭 필요합니다. 자신의 상황, 느낌, 생각을 전달하는 화술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상대를 설득할 때가 많으므로 설명이 더 중요합니다. 업무로 바쁜 사람을 붙잡고 자세히 전하겠다고 장황하게 설명한다면 상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시간이 아깝다, 그래서 결론이 뭐지?’ 이렇게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부정적 인상을 주었으니 관계가 진전될 리가 없습니다. 간결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화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간결하고 정확한 설명은 어떤 형식을 띨까요? 이 책을 다 읽고 저는 정답은 없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설명 방법을 설명하는 단락 곳곳에상대방이 알기 쉬워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 상대에 따라서 단어 선택·예시 같은 요소를 바꾸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는 다양한 부서가 존재합니다. 부서마다 자주 쓰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그 용어를 그대로 다른 부서에 전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전달받은 사람은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서 당황스럽겠지요. 결국 다시 뜻을 물어봅니다. 부족한 시간을 용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쓰느라 허비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만큼 일은 부드럽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 말은 곧 회사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부서 간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의 파트4(설명은 무조건 쉬워야 한다)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9가지의 방법을 예시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쏙쏙 이해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치환에 주목합니다. 상대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상대에게 익숙한 단어로, 전문용어를 상대에게 익숙한 것으로 치환하면 좋다고 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상대가 아는 단어로 치환해야 합니다.

 

우리는 설명을 할 때, 무의식중에 자신이 아는 단어로 설명하려 듭니다. 그래야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되니까요. 무의식중에 자신과 상대의 환경을 동일하게 여기고 설명하는 셈이지요. 이런 연유로 서로왜 이해하지 못하지?’,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겁니다. 이 의문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저자가 꾸준히 언급하는 상대방이 알기 쉬운,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로 치환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단어 선임에 대해 설명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설명하면 바로 알아들을까요? 저라면 선생님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무언가를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하면 두루뭉술해서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선생님이라고 하면 딱 이미지가 떠오를 테니까요.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이런 방식을 활용한다면 더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상대방이 알기 쉬운,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설명한다면 오해와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건설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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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길고 쓸모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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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쓸 만한 가치.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책을 읽는 내내 쓸모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면 상대방의 니즈를 충족해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생각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썩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니즈만을 생각하다 자신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지나치게 소모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책이 파문을 일으킵니다. 타인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지친다고? 그러면 휴식을 통해 자신에게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면 된다고 말합니다. 타인의 범위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입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러 액션을 취합니다. 액션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불필요하다면 쓸모없는 액션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니즈를 강조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세상이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쓸모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많은 역할을 줍니다. 학생, 회사원, 계산원, 부모, 자녀……. 그 역할에 따라 타인과 자신이 원하는 니즈가 다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니즈를 따라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자신과 타인 어느 쪽에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하루하루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효과가 발휘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세상 탓이라고 핑계를 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타인의 니즈와 자신의 니즈가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프랭클린이 말하는 쓸모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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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書きライフを樂しむための 世界一やさしい手帳のはじめ
玄光社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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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다이어리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영상에 수록된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구독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책을 읽거나 할 때, 저자의 영상을 BGM처럼 틀어놓습니다. 저자가 영상에서 늘 하는 말처럼 라디오 같은 감각으로 영상을 재생하는 셈입니다.

 

이 분의 영상은 제게 한 가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바로 다이어리는 꼭 일기장을 사서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손으로 기록하는 걸 좋아해서 가계부, 일기, 독서노트 등 다양한 기록을 합니다. 그 때마다 테마에 맞게 미리 설정되어 있는 다이어리를 구매해서 기록합니다. 저만의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무지 노트나 라인만 그려진 노트를 구입해서 기록을 합니다. 다양한 필기구와 다꾸템들로 꾸미면서 자신만의 레이아웃을 만듭니다. 일반 노트도 사용자에 따라 충분히 아름다운 다이어리로 탄생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그 방법들을 책 1권으로 갈무리해서 보여줍니다.

 

초반에는 저자가 다이어리를 쓰게 된 이유와 자신이 느낀 기록의 장점, 기록을 쓰기 위한 준비에 대해 말합니다. 후반에는 테마에 맞추어서 다이어리를 쓰는 방법과 어울리는 문구를 소개합니다. 일본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문구도 있지만, 비슷한 문구를 구매해서 시도해 볼 수 있겠지요.

 

저자가 소개하는 테마 중에서 제일 해 보고 싶은 기록은 최애 기록(活手帳)입니다. 국내에는 아티스트들이 시즌그리팅을 발매하기 때문에 그곳에 기록해도 멋집니다. 시즌그리팅은 한 가지 컨셉 아래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최애의 다양한 모먼트를 기록하기에는 조금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노트 한 권을 더해서 가사를 옮겨 적거나 명장면이 무엇이었는지 쓰는 것도 꽤 좋은 방법처럼 보입니다. 최애의 사진을 붙여서 최애의 스타일링북을 기록하거나 최애가 추천하는 노래, 영화, 드라마, 도서를 나열해서 최애의 취향북을 기록해도 재미있겠지요.

 

이 책은 저자가 기록하는 방법을 나누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기록 방법이 떠오른다면 그것을 시도해도 좋습니다. ‘반드시 기록은 이렇게 해야 해!!’가 아니라 이렇게 기록하는 방법도 있어요.’라고 기록에 대해 같이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듭니다. 다이어리 기록에 도전해 보고 싶지만, 선뜻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본 도서는 일어 원서로 번역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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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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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있고 도덕이 있습니다. 안전과 행복을 위해 마련한 기준입니다. 기준을 준수하며 드러내는 욕망에는 취향이라는 이름을 줍니다. 기준과 어긋나는 욕망에는 법적, 도덕적, 사회적 죄목을 줍니다. 그러나 세상은 변화하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함께 바뀝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한 사람의 의문이 다수의 주장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생겨납니다. 세상은 이들에게 다양성’, ‘소수자라는 이름을 줍니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기준과 충돌하지만, 죄로 다스리기에는 자유라는 선택 안에 속할 여지가 있는 욕망들. 이런 욕망을 지닌 사람들은 평범함이 가장 미덕으로 일컬어지는 세상 속에서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을까요?

 

<정욕>은 성()적 욕망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입니다. ()적 욕망은 세상이 인간이 본능적으로 타고 났다고 인정하는 유일한 욕망입니다. 올바른 방식으로 드러낸다는 전제 하에 용인되는 욕망입니다. 이 욕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변하지 않는 기준 하나가 있습니다. 욕망의 대상은 성인이어야 합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과거에는 이것에 이성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따라다녔지만, 요즘에는 동성, 트랜스젠더 같은 경우를 다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허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유럽 쪽에는 동성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있고요.

 

이 다양성의 범주는 이름에 걸맞은 관대함을 지니고 있을까요? <정욕>은 성()적 욕망의 대상을 물로 통일시킵니다. 그냥 물이 아니라 변화하는 물입니다. 쏟아지는 물, 솟구치는 물, 튀는 물……. 무형(無形)에 성()적 욕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그 사람을 어떻게 볼까요? 차라리 각종 미디어의 캐릭터에 성()적 욕망을 느끼는 쪽이 더 인간답다고 생각할까요?

 

소설에는 후반부에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 자신이 무형(無形)에 성()적 욕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인이 되어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알게 됩니다. 평범함의 기준 속에서 자란 사람이 사실 평범함·다양성 어떤 기준에도 속하지 못하게 될 때, 세상은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요? 태어나면서부터 무형(無形)에 성()적 욕망을 지닌 사람은 받아들이고, 성인이 되어 바뀐 사람은 다른 이름을 붙이며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정욕>은 다양성을 하나의 예로 들면서 세상의 기준이 얼마나 모호한지 이야기합니다. 다양성이라는 단어의 탄생은 평범한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구분하며 멀리하기 위한 명칭일 수도 있다고 깨닫게 합니다. 당신은 타인을 다양성의 범주에 넣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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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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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알게 된 계기는 <채식주의자> 때문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해외에서 상을 수상했다고 타임라인이 들떠 있었습니다. 한 번 읽어볼지 말지 알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에 검색을 했습니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겁이 났습니다. 제가 과연 이 책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거든요. 해외에서 상까지 받을 만한 작품이라면 완성도는 보장되지만, 완성도를 이루는 얼개를 제대로 더듬을 자신이 없어서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그 뒤로도 한강의 작품은 타임라인에 언급됐습니다. 어떤 분은 <채식주의자>는 다양한 요소를 다루고 있어서 문학 초보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감상을 남겼습니다. 딱 제 기분이 그랬지요. 문학 계열에 익숙하지 않은 제가 섣불리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으로만 생각했지요.

 

그런데 2024년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나왔습니다. 바로 어렵다고 피해왔던 한강 작가님입니다. 책을 구매할지 조금 고민했습니다. 해외 작가가 수상했다면 작가에 대해서 작가의 삶에 대해서 작가의 국가에 대해 아는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오독하게 되더라도 핑계를 댈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작가가 수상했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은 적어도 1권 이상은 읽어왔기 때문에, 과감히 도서를 구매했습니다.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식에 타임라인은 요동을 쳤습니다. 그 글들을 하나씩 읽어보니 공통된 분모가 하나가 나왔습니다.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마음에 태풍이 일수도 있으니 조금씩 천천히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음미할 부분이 많다는 뜻도 포함되겠지요.

 

<> 이 작품을 읽으면서 조금씩 천천히의 의미를 실감했습니다. 찰나를 묘사하는 문장들이 폐부를 찔렀습니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다가도 거세게도 불었습니다. 절묘하게 강약 조절을 해 주어서 끝까지 읽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적 소양이 얕은 제가 감히 글의 의도를 논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에서든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는 저만의 법칙은 내려놓겠습니다. 한강 작가님이 구축한 소설 세계는 <>에 실린 평론을 읽는 쪽이 더 좋고요. 이 감상문에서 저는 <>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최대한 언어로 치환해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감상문을 쓰면서 책 소개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니 불성실하네요.

 

1. <붉은>

이 팔에서 몇 번 피를 흘렸는지 모르겠다. 그 때마다 자력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외부의 힘을 빌려서 가까스로 숨을 쉬었다. 외부의 힘이 멀어질 때마다 짐작도 할 수 없는 양의 피가 다시 흐른다. 인생을 외부 요소에 의지하지 않는 삶을 그리고 싶다.

 

2. <짓눌린>

눈이 내린다. 그 눈은 세상을 하얗게 물들인다. 검은 아스팔트를 화사하게 바꾼다. 그 뒤로 태양열에 서서히 녹아가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그런데 그 길 위를 자동차 바퀴가, 인간의 두 발이 짓누른다. 자신들이 순백의 한 삶을 새까맣게 칠하는 걸 애써 외면하면서. 눈은 생각한다.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눈으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3. <앓고 있는>

가장 심하게 앓았던 시기에 알약을 복용했던 적이 있었나? 없었다. 계속 앓았기 때문에 누구나 앓고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며 익숙해지려고만 했다. 그런데 지금 그 앓음이 치료의 대상이 되었다. 수십 년을 앓아온 이 앓음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치료하겠다고 덤비는지 모르겠다. 수박 겉핥기식의 치료로 도대체 나의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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