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톨로지 - AI·메타버스 시대를 읽는 데이터인문학
김성태 지음 / 이른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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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시대 데이터를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기로 선택했다. 이책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데이터의 역사와 현대 사회의 데이터, 미래사회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서술했다.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라이프니츠가 '0과 1'의 이진법을 만드는데 요아킴 부베 신부가 편지에서 '주역'의 64괘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동서양의 기술과 문화가 좁촉하면서 융합되고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고 발전을 가속화 시킨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오늘도 미래에도 동서양이 교류하고 융합하면서 발전한다. 

  데이터 산업의 발전은 인간을 보다 공간적으로 가깝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의견이 동등하게 소통될까? 책에 제시된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모형'이 눈낄을 끈다. 소수 집단의 사고가 전체의견처럼 받아들여지고, 다수가 여론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침묵하는 양상을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모형'은 말한다. 침묵하는 대중은 소수 강력한 주장자에게 동조한다. 이는 여론을 조작하여 선거결과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추론은 미래를 바르게 바꾸려하는자는 현재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면 안된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침묵하면 소수의 여론 조작자들에 의해서 진실이 묻힐 수 있다.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를 왜곡하고 그 댓가를 받게된다. 내일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자!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사회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이에 대해서 단테는 '지옥 역시 인간 스스로가 자초하여 만든 장소'라고 말한다. 가상세계에 메몰되어 오늘의 삶을 살지 못하는 메트릭스 속의 인간이 될지, 유리가 누려보지 못하는 이상세계가 될지는 우리가 지금 어떠한 미래를 꿈꾸고 어떠한 사회를 만들려 노력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 캐시오닐은 '데이터 처리과정은 과거를 코드화할뿐, 미래를 창조하지는 않는다. 미래를 창조하려면 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나치게 과거를 코드화하는데 치중하여 미래를 창조하는데 필요한 도덕적 상상력을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인공지능이 되려면 인간의 감정을 알아야한다. 인간의 감정을 가진 강인공지능이 탄생한다면 그 인공지능은 인간의 도덕성도 갖게될까? 혹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인류를 멸망시키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까?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항상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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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자는 발전할 수 없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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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전성기, 전성기 이후 빠른 쇠퇴기'! 중국사의 특징이다. 이러한 중국사의 특징은 당제국에도 여실히 나타난다. 당고조 이연이 당제국을 건설하고, 당태종 이세민이 당제국을 강성대국으로 만든다. 그러나 측천무후가 유약한 당고종 이치를 대신하여 정권을 잡고 제국을 통치한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자식도 죽이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던 측천무후 이후, 위황후가 측천무후처럼 황제가 되고 싶은 꿈을 실현하려했다. 이를 극복하고 황제가 된 사람이 당현종 이륭기이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의 당제국은 측천무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급격히 쇠퇴한다. 


  측천무후는 어떠한 여인인가? 당태종의 여인이었다. 그러나 당태종이 죽고 감업사에서 비구니로 살아야했던 그녀는 당태종의 아들 당고종 이치에 의해서 다시 황궁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치의 마음을 빼앗아 황후가 된다. 황후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딸 안정사공주를 죽이고 이를 황후가 했다고 누명을 씌운다. 그리고 똑똑한 아들을 패위하거나 죽인다. 마침내 주나라를 세워 황제가 된다. 측천무후를 유교적 관념에 사로잡힌 사대부들은 악녀로 본다. 그러나, 측천무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세력을 등용하고 백성들의 생활이 평온했다는 점을 들어 그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남총을 두어 자신의 성적 쾌락을 즐기고 권력을 위해서 자식을 가차없이 죽인 그녀를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당태종 이세민은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형을 죽이고 권력을 잡았다. 명영락제는 정난의 변을 일으켜 조카를 죽이고 집권했다. 조선 태종 이방원은 1,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형제를 죽이고 권력을 잡았다. 조선 세조도 계유정난을 일으켜 조카 단종을 폐위하고 권력을 잡았다. 명분이 있는 사람이 권력을 잡아야하는가? 실력이 있는 자가 권력을 잡아야하는가? 측천무후를 악녀로 평가한다면, 형제를 죽인 당태종도 악인으로 평가해야한다. 당태종을 성군으로 평가한다면, 그녀도 성군으로 평가해야하지 않을까?

  측천무후는 단순히 힘만으로 권력을 유지시킨 것이 아니다. '건언십이사'를 당고종 이치의 명으로 반포했다. 여덟번째 조항에 '왕공이하의 관리들은 모두 '노자'를 공부해야한다.'는 조항이 있다. 남존여비 사상에 물든 유가를 대신해서 유연한 노장사상으로 사상적으로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했다. 노련한 그녀의 통치술에 감탄을 한다. 측천무후! 그녀는 힘과 폭력만으로 사람을 겁박해서 통치하는 그런 수준 낮은 정치가가 아니었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당나라의 집권자들은 다시는 측천무후와 같은 여성이 등장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반성하지 않았다. 통치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측천무후가 등장할 수 있었는지 반성하고 시스템을 보완했어야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어머니 측천무후 밑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숨죽여 살아야했던 당중종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같이 보낸 위황후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위황후의 딸 안락공주가 조서 작성 및 반포에 참여하도록 했다. 제2의 측천무후가 만들어지도록 방조한 당중종은 결국 그녀들에게 독살당한다. 당중종은 불행한 역사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실에 뛰어드는 용기가 없는 당중종과 같은 황제가 연이어서 등장했다. 태평공주에게 짖눌린 예종 이단, 장황후와 환관 이보국에 짖눌린 숙종 이형, 이보국, 정원진, 어조은 등의 환관에 국정을 농락 당한 태종 이예 등등..... 안사의 난 이후의 당나라 황제들은 측천무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환관과 부인에게 황제의 위엄을 세우지 못하고 짖눌려살아간다. 쇠퇴해가는 당을 중흥으로 이끌 것 같았던 당무종 이염은 신선이 되고자 단약을 먹고 중독 증세를 보이며 33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안사의 난 이후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서 등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28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중국대륙에서 건재했다.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 등극했음에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유교 사상에 깊이 심취한 관료 조직에 그 힘이 있지않을까? 효와 충을 핵심 가치로하는 유교 사상으로 무장한 관료 조직이 있기에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 등극해도 당제국은 망하지 않고 289년을 버티었다. 탄탄한 유교적 관료 조직이 있기에 탁월한 황제가 등극하면 대외팽창을 하며 전성기를 구가한다. 용렬한 황제가 등극한다할지라도 탁월한 유교적 관료 조직이 있기에 안사의 난이라는 커다란 충격 속에서도 나라가 무너지지 않았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임진왜란 때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야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조선 전기의 역동적인 모습이 조선후기에는 많이 사그라든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나라와 명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후기 조선은 망해야할 정도의 나라는 아니다. 강력한 황제권을 누리는 청나라 황제가 '군약신강(君弱臣強)'의 나라라고 조선을 일컬었다. 군약 신강의 나라이기에 용렬한 왕이 등장하는 나라를 당치는 예가 적지 않은가? 중국 당나라와 명나라의 역사를 공부한 자라면 신권에 의해서 왕권이 견제되는 조선의 정치시스템을 함부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당나라 역대 황제 평전'을 읽는 시간은 중국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재평가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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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리커버 에디션)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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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브라이슨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부분의 지식을 풍부하면서도 쉽게서술해서이다.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 등의 다양한 주제를 유럽 그 현장에서 서술해주길 기대했으나, 책에는 과장법들이 난무했다. 때로는 이러한 과장법이 해당 지역에 대한 불쾌한 선입견을 갖게할 위험성도 존재했다. 때로는 이스탄불을 비롯해서 유럽 곳곳에서 겪었던 다양한 불쾌한 경험들의 나열을 읽으면서 여러번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여행은 원래 고생을 동반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과 낯선 사람을 만나서 고생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그 고생을 줄일 뿐이다. 곳곳에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서 서술된 과장된 표현은 오히려 불쾌감을 강하게 풍긴다.

  빌브라이슨의 과장된 미국식 유머 중에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표현도 있다. 


  "신이 터비를 세상에 내놓은 유일한 이유는 다른 아이들에게 때릴 상대를 주기 위해서였다. 여자애들도 터비를 때렸다. 터비보다 네 살 어린 아이들도 터비를 때렸다. 잔인하게 들리고 또 실제로도 잔인하지만, 터비는 그래도 싸다."-121쪽


 '신이 터비를 세상에 내놓은 유일한 이유는 다른 아이에게 때릴 상대를 주기 위해서였다.'라는 표현은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선동적 표현이다. 불쾌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빌브라이슨의 글은 지금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몹시 불쾌하고 비윤리적인 표현이다.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을 읽으며 한가지 소득이 있다면, 선진국 유럽의 허상을 깼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라는 단어를 들으면 굶주린 아이들이 떠오른다. 유럽이라는 단어는 선진국의 고풍스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실상을 일반적인 이미지와 너무도 다르다. 

 빌브라이슨이 스톡홀름에서 목격한 유럽의 현실은 너무도 추했다. 술에 취해서 노상 방뇨하는 남성과 아무데나 버려진 쓰레기들, 다음날 기계가 와서 청소를 했으나 제대로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바로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청소한 의미가 사라졌다. 빌브라이슨은 돈이 없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살다가 '평등하고 공정하게 헌신'하는 유럽에 와서 현실을 보았다. 빌브라이슨은 유럽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일지 모르지만 공중도덕은 선진국이 아니었다. 

  충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로마 보르게제 주변 공원을 거린다가 빌브라이슨은 노상 배변을 하고 있는 남성과 눈이 마주친다. 빌브라이슨에 의하면 프랑스와 벨기에서는 고속도로 옆에서 오줌을 누는자를 발견할 수 있으며, 18세기 프랑스 귀족 남녀는 남녀가 화장실에 같이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화가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남녀가 다 같이 노상 변소에 가기도한단다. 화장실에 자신이 쓴 휴지를 보는 것도 역겨워하는 그들이 노상배변을 하고 남녀가 같이 화장실을 쓴다. 페이스북에서는 소변을 보고 있는 백인 남녀가 영어로 대화하는 짤이 올라왔던 적이 있다. 그들의 화장실 문화는 전혀 선진적이지도 고상하지도 않다.

  로마는 문화재로 유명하지만, 소메치기가 많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는 조상이 남긴 문화재 덕에 먹고사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문화재 관리는 잘하고 있을까? 신혼여행을 로마로 갔을 때, 포로로마에 수많은 유적들을 복원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역사 인식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문화재를 복원해서 본래 모습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 선진적인 문화재 관리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문화재 보존 수준은 비참하다. 문화재 보수와 유지에 제대로 돈을 쓰지 않아 유럽 미술품 도난의 80%가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다. 못난 후손들이 조상의 문화재를 망치고 있다. 조상의 문화재 덕에 먹고사는 그들이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문화재를 망가뜨리고 있다. '최후의 만찬'이라는 벽화는 초기 수도사들이 예수의 발부분을 망가뜨리면서 그 곳에 문을 냈다. 어쪄면 이탈리아인들은 제2의 '최후의 만찬'을 훼손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지도 모른다.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은 유럽 선진국의 고풍스러운 이미지 속에 숨겨진 빈민가의 고통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이탈리아 나폴리 도심에는 7만 가구가 욕조도 상수도도 창문도 없는 집에 대가족 15명이 단칸방에 살고 있다. 범죄율이 상당히 높으며 그중에서도 차량 절도는 매년 29,000건이 일어날 정도로 많다. 명품의 나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현실은 전혀 명품적이지 않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명품의 이미지는 사실은 만들어진 신기루인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빌브라이슨에 대한 기대가 컸던 나는, 그의 유쾌한 필법으로 유럽의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에 대해서 풍성한 정보를 기대했다. 그러나, 빌브라이슨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지 않았다. 유럽을 스치고 지나가며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의 과장법을 유감없이 사용하며 때로는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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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2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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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조우성 변호사는 법률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사람을 먼저 살피려한다. '한개의 기쁨이 천개의 슬픔을 이긴다' 1권에서 보았던 사람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움직여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2권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조우성 변호사가 법 조항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책 속의 상당부분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소개하며 법률적 조언도 곁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나의 가슴에 와 닿으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이야기이다. 

  책의 첫 이야기는 박대협이라는 친구의 의뢰에서부터 시작한다. 박대협은 니콜라이 2세의 보물을 찾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인터넷 써핑을 해보면 비슷한 사기극이 많기에 참으로 어이없는 사업계획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친구를 설득하려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지만 친구가 내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친구의 선택이고 친구의 인생이기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우성 변호사의 선택은 달랐다. 친구에게 문화상품권과 함께 자신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동봉해서 선물로 주었다. 조우성 변호사의 진심을 담은 그편지는 마법을 일으켰다. 친구를 믿는다는 편지를 읽은 부인은 남편과의 이혼을 포기하고 울었다. 그후, 조우성의 친구 박대협은 재기를 했다. 진심을 담은 편지가 친구의 가정을 살리고, 친구도 살렸다. 

  법률가라면 법률적 논리만 앞세워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데, 조우성은 인간을, 인간의 감성을 우선 살피려한다. 그렇다고 조우성 변호사의 방법이 만능해결책은 아니다. 조우성 변호사의 감성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피고인도있다. 사법연수생 첫 국선변호를 맡았던 이야기이다. 피고인의 아내는 도망가고, 아들은 희귀 피부병에 걸려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게다가 어머니는 위암3기이며, 연대보증으로 인해서 가산이 탕진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토바이를 절도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한 피고인이 조우성 변호사의 눈앞에 있다. 게다가 그는 다리를 절고 있다. 조우성 변호사는 최선을 다해서 변호를 했다. 그결과 그는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풀려나던날 구치소 앞까지 갔던 조우성 변호사는 그가 했던 모든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변호사를 속여 집행유예를 받아내는 프로 절도자에게 인간적인 배신을 당했다. 첫눈에 사법연수생임을 꿰뚫어본 프로 절도범이 조우성 변호사의 약한 감정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했다. 물론, 조우성 변호사는 이 사건을 통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이러한 뼈아픈 인간에 대한 배신이 그의 마음을 닫도록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현실을 냉철하게 보며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서 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키웠다.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자산이다.


  "사람과 얽힌 문제라면 문제자체가 아니라 얽혀 있는 사람에 집중하자" -236쪽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 진실을 가리는 방법으로 법정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얼마나 진실을 밝히는 것을 법에만 의존했으면 한나라의 대통령으로 법밖에 모르는 사람을 앉혔겠는가? 사회의 갈등을 해결해야하는 정치인 조차도 고소를 하며 진실을 법정에서 가리려하지 않는가! 그런데, 조우성 변호사는 역설적이게도 사람에 집중하자고 말한다. 그렇다고해서 감정에 휘둘려서 진실을 보지 못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진실을 토대로 사람에 집중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이들이 배워야할 인생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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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유럽사 - 아테네, 로마부터 파리, 프라이부르크까지 18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기행 도시로 보는 시리즈
백승종 지음 / 사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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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의 역사에 대한 번역서들은 번역의 어설픔과 내용의 딱딱함 때문에 읽기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국사 전공자인 백승종 교수의 '도시로 보는 유럽사'는 쉬우면서도 깔끔한 서술로 읽기에 편하다. 18개의 도시를 한국사 전공자의 시각에서 서술하다보니, 종종 한국사와 대조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 이해가 편했다. 

  이책에 등장하는 도시들의 역사를 스케치하듯이 서술하여 역사의 특정시대만 등장하는 그 도시가 그 이후에 어떠한 역사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한예로 파르테논 신전을 설명하면서, 아테나 여신을 위한 신전인 파르테논 신전은 델로스 동맹의 자금을 유용하여 건설했다. 로마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독교가 국교화하자 가톨릭교회로 변신하였고, 비잔틴 제국 시기에는 그리스 정교회 사원으로,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이슬람 모스크로 이용되다가, 1832년 그리스가 독립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리스의 역사를 살피면서 델로스 동맹의 자금을 유용해서 건축되었다는 사실 밖에 몰랐던 나는 그 이후의 변화상을 보면서 역사의 풍파를 겪은 파르테논 신전이 새롭게 보였다. 아름다운 여신의 이미지에서 세월의 모든 고통을 감내하여 주름이 깊게 페인 어느 할머니의 모습으로 보인다. 

  이책에도 아쉬움은 있다. 백승종 교수가 소개한 18개의 도시를 유럽지도에 표시해주는 친절함이 없다. 역사를 배우려면 지리를 알아야한다. 해당도시가 유럽의 어느 곳에 있는지, 그 도시를 설명하면서 등장하는 박물관과 유적들이 그 도시 어느 쯤에 위치하는지를 도시 안내도와 함께 제시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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