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9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9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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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가 9권에 접어들었다. 9권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한길사와 김명호 교수는 중국인 이야기를 끝낼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재미있는 중국이야기가 천일 야화처럼 끊이지 않고 계속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않는다. 1권에서는 산만한 면이 없지 ㅇ낳았다. 체계가 없었다. 단순한 이야기들의 나열이었다. 그런데, 서서히 체계를 잡기 시작하더니, 9권은 군벌과 중미외교라는 커다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서 한결 내용 정리가 잘된다. 김명호 교수의 글재주도 중국인 이야기가 거듭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그럼, 중국인 이야기 9권을 통해서 김명호 교수가 들려주고 싶었던 중국인 이야기는 무엇일까?

  중국인 이야기 9권에서는 두인물과 하나의 재단이 기억에 남는다. 바로, 애국 군벌 퍼위샹과 한간이된 청의 왕녀 가와시마 요시코, 록펠러 재단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보자. 

  군벌이라는 단어에 '애국'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보통 반군벌은 반외세와 함께 했다. 쑨원이 내세운 구호도 '반군벌 반외세'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퍼위샹은 달랐다. 자신의 정체성을 평민으로 삼았다. 아들이 기차 일등석 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방문을 잠궈놓고 주먹으로 아들을 훈계했다. 그뿐인가, 일생을 반청, 반군벌, 반장제스, 반미의 삶을 살았다. 결국, 국민당 정부의 손에 저세상으로 가는 비운을 격었지만, 그의 삶은 강렬하게 나의 뇌리에 남는다. 모든 군벌이 외세의존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퍼위샹을 통해 깨달았다. 그가 쑨원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 중국의 역사를 바꾸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장제스가 아닌, 퍼위샹의 손에 의해서 북벌이 완성되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퍼위샹과 대비되는 사람이 가와시마 요시코이다. 중국이름은 진비후이이다. 청왕조 부활을 노리는 숙친왕의 수많은 딸중에 한명인 그녀는 일본인에게 양녀로 넘겨졌다. 청나라 사람이 아니라 일본인으로 자란 그녀는 여자이기 보다는 혁명가로서 살려했다. 중국에 입장에서는 철저한 한간의 삶이었다. 마치 이토히로부미의 양녀가 된 조선의 마타하리 배정자와 같은 여성이다. 

  일본은 집요하게 친일파 양성에 공을 들였다. 조선의 마타하리 배정자와 청나라 왕녀 가와시마 요시코를 보면, 일본의 집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의 풍랑 속에서 개인의 선택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던져준다. 배정자의 몰락한 가족사와 가와시마 요시코의 왕조가 몰락한 것이 대비되며 이들에게 일본은 구세주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본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를 했다. 그런데, 그녀들은 왜? 패망한 일본으로 가지 않았는가? 자신의 정체성일 이제는 조선인이나 중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바뀌었다면 그들은 일본의 패망과 함께 일본으로 가야했다. 그러나, 그럴 기회가 없었던지, 아니면 그들의 선택이 기회주의적 선택이었기에 패망한 일본에 갈 생각은 아예 없었는지 모른다. 차라리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자결을 하는 것이 더 깨끗하지 않았을까? 저따위 천한 매국노들에게 그런 고상함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록펠러재단의 자선활동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미국의 여러 도시에 도서관을 지었다는 사실밖에는 알지 못하는 나에게, 록펠러재단이 중국에 한 선행은 인상 깊었다. 특히, 중국 고고학에 막대한 지원을 2년 동안하였으며, 그 결과 베이징 원인이 발굴되어 세계 고고학계에 큰 기여를 했다. 또한 협화 의학원을 설립하여 중국의 의학 발달에 기여했다. 그런데,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그 선행을 하면서도 베이징 의학원 교수 존스톤의 훈수를 록펠러재단이 경청하고 따랐다는 점이다. 


첫째, 군림하며 가르치려고하지 말라. 즉, 우수한 청년이 많음을 알고, 그들의 자존심을 높여주어라. 

둘째, 중국에서 이익을 볼 생각을 하지 마라.

셋째, 빠른 시간내 중국인의 손에 운영되길 희망해라.

즉, 17세기 예수회 선교사를 본받아라!

 

  위의 원칙은 존스톤 교수의 훈수를 내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미국이 제3세계에 원조를 많이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원조가 많은 나라일 수록 반미정서가 높다고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원조를 통해서 이익을 볼 생각을 하며, 그들에게 시혜를 베풀려했지, 그들의 자존심을 높여주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가 타국에 원조할 때도 마찬가지다. 존스톤 교수는 베푸는자가 가지는 오만함을 깨닫고 록펠러재단에 조언을 했다. 록펠러재단은 그 조언은 경청했고 따랐다. 록펠러재단은 좋은 훈수를 경청하고 따를 수 있는 정도의 그릇이었다. 그러했기에 그들은 중국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봉사를 하면서 봉사를 받는자 위에 군림하려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봉사를 통해서 무형의 이익을 보려고 하지 않았는가? 봉사를 하면서 빠른 시간내에 그들의 손에 의해서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려 노력했는가? 존스톤 교수의 훈수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훈수이다. 


  김명호 교수가 '문화노인'을 생각하며 써내려가고 있는 '중국인 이야기' 스리즈는 재미와 흥미, 그리고 중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용솟음치는 그의 중국이야기가 흥미를 더한다. 아마도 내년이면 10권이 출간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책을 찾아 김명호 교수가 들려주는 문화노인들의 이야기를 읽을 것이다.


1900년 7월 17일 밤, 미국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에게 광서제가 직접 보낸 서신


중국은 미국과 장기간 우호 관계 유지하며 미국의 최종 목적이 국제무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간 중미 쌍방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불신임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인과 기독교 전도사 간의 증오가 폭발, 열강이 조정의 입장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선교를 마땅치 않게 여기는 중국인의 행동을 정부가 지지한다는 근거 없는 의심으로 재난에 가까운 군사 충돌이 임박해다. 목전의 곤경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귀국에 무한한 신뢰를 표한다. 각하의 지혜로운 결정에 각국이 협조해 질서 회복과 평화 창출에 노력하기를 희망한다. 회답을 간곡히 청한다.




7월 19일, 매킨리의 답신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은 중국이 정의와 공평만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군대를 파견한 목적은 단순하다. 엄중한 위기에 처한 미국 공사관을구하고, 중국에 체류하며 조약과 국제법에 명기된 권리를 행사하는 미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 때문이다. 본 정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타 국가들에게 폐하와의 우호를 주선하겠다.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9, 한길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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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니체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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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디오북을 열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니체의 글은 쉽게 쓰여져 있다고 해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글이다. 니체를 전공하지 않은 장재형 작가의 글이다보니 아무래도 쉬울 것이며, 쉽게 지나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의 오만이었다.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기에 오디오 북으로 읽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집안일을 하면서 오디오북을 듣다보니, 중간에 메모를 하기도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오디오 북을 다 읽고 나서, 머릿속에 남는 한가지를 가지고 글을 쓰기로 했다.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배워라'라는 주제가 나의 머릿속을 맴돈다. 인생 초반기에는 살아기기 위해서, 도전하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찾았다. 그리고 어떻게 삶을 이루어갈지를 고민했다. 이제 인생의 반환점이 보이는 시기가 되자, 반환점을 돌고난 이후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어떻게 나이들어갈지, 어떻게 죽음을 바라보아야할지를 고민한다. 

  니체는 어떻게 잘 죽을지를 고민하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세상에 잘 태어났고, 잘 살았다면, 이제는 잘 죽을 것을 고민해야한다. 잘 죽기 위해서는 인생의 황혼기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건강을 관리할지도 고민해야한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가 남성들 사이에서 인끼를 얻는 이유도 이와 관련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자연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니체가 말한 잘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어떻게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야할까? TV에 나오는 자연인들 처럼 시골에 내려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까? 사회에 봉사하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아갈까? 도서관을 오가면서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여생을 살아갈까?

  마흔을 지나서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흔에 읽는 니체'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화두를 머릿속에 담아두며 새로운 내일을 맞이한다. 그 화두를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독서가 필요하다. 그 길을 걸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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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11-27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오래 사용했던 배경 화면이라 반가워요. 이 배경 참 좋아요.
니체의 글을 좋아하는 1인입니당~~

강나루 2022-11-27 15:44   좋아요 1 | URL
저도 니체철학을 좋아합니다.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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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렌즈로 안중근을 만났다. 역사적 인물 안중근의 삶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서, 위인 전기를 통해서, 다큐를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제 소설가 김훈의 눈에 비친 안중근을 만났다. 김훈은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다는 포부를 갖았다. 오랜 기간 그의 어께를 짖눌렀던 짐을 이제 '하얼빈'이라는 작품으로 내려놓았다. 역사를 전공한 나로서는 소설책도 역사와 비교하며 읽는다. 그것이 나의 모습이니 어쩔 수 없다. '하얼빈'이라는 창문을 통해서 안중근을 만나보자.

 

1. 작가 김훈, 안중근을 그리다.

소설은 영친왕 이은과 메이지와의 대면으로 시작한다. 고종과 메이지는 동갑이다. 둘다 조선과 일본의 국왕이며 황제이다. 그러나 고종의 나라는 망국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메이지의 나라는 대륙으로 침략의 발톱을 길게 드러냈다. 아버지 고종과 나이가 같은 메이지를 만났을 때 영친왕 이은은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조선의 현실을 김훈은 이 한장면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평생을 충실한 포로의 삶을 살아간 영친왕 이은!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 투쟁에 뛰어들지 못한 원망이 샘솟았다. 충량한 포로의 삶을 살아야 일제하의 안락함과 목숨을 보존할 수있다는 생각을 했을 그에게 나는 너무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또 한명의 인물이 소설에 등장한다. 영친왕 이은의 배다른 형 순종이다. 순종 이척은 김홍륙 독차사건으로 여러개의 이가 빠졌다. 말을 하는 내내 그의 소리가 셀수밖에 없다. 영친왕 이은을 보호하지 못하고 일본에 볼모로 보내는 못난 대한제국의 황제 순종의 모습은, 백성을 보살피지 못하는 대한제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이기도했다. 촉의 마지막 황제 유선이 나라가 망했는데도 행복하게 천수를 누린 것 처럼 대한제국의 황손들은 일제에 맞서기 보다는 행복한 순응을 택했다.

이들 대한제국의 지배자들과 대비되는 인물이 있다. 젊은 그들의 이름은 안중근이다. 안중근과 우덕순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작가 김훈은 작가의 말에서 "한국 청년 안중근은 (중략) 세계적 규모의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서있었다.'(305)라고 적고 있다. 김훈은 안중근과 우덕순의 젊음에 심취했다. '포수', '백수', '담배팔이'라는 그들의 직업을 언급하며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그려내려 노력한다. 소설가 김훈이 청춘에 방점을 두었다면, 나는 역사에 방점을 두고 싶다. 안중근은 대한의군참모중장이라고 재판과정에서 분명히 말했다. 자신을 만국공법에서 규정한 포로로 대우해줄 것을 당당히 요구했다. 김훈이 청춘을 그리려 안중근 독립투쟁을 소략했다면, 나는 안중근을 바로 보려면 그의 독립투쟁을 바로 보아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독립운동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김훈은 안중근이 권총으로 이석산을 위협하여 100루블을 빼앗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젊은 청춘이 의협심으로 이석산을 위협해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는 김훈의 서술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묘사된 안중근의 삶과 너무도 맞지 않은 서술이다. 이토를 처단하고 나서도 천주교 신부 빌렘에게 자신을 의탁하고 싶다고 말했던 안중근이 아닌가! 사실 안중근의 독립운동 자금은 페치카 최재형의 손에서 나왔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은 안중근이 국내 진공작전을 추진할 때 자금을 대주었던 인물이다. 대한의군참모중장인 안중근은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위해서 최재형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 경찰의 심문과정에서 최재형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보호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학계의 연구결과를 인정해야 역사의 진실을 바로 알 수 있다. 독립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김훈의 작품 구성은 탁월하다. 하얼빈으로 향하는 안중근과 이토의 행로가 교차 편집되어 있다. 그러면서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박진감 넘치도록 장면들을 배치한 노 작가의 탁월한 역량이 빛을 발한다. 그리고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이토를 처단한다. 이후 이야기는 안중근의 법정투쟁과 안중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서술로 이어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 안중근에게 보낸 편지가 소개되지 않은 것이다. 감동적인 이 내용을 소설가 김훈은 왜? 소설속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일까? 대의를 먼저 생각하는 여장부 조마리아 여사의 풍모가 안중근을 가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였을까?

 

2. 안중근과 주변인물들

이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이 이책 속에는 등장한다. 그 첫번째 인물이 안중근이다.

안중근은 의병을 이끌고 국내진공작전을 전개한다. 소규모 전투에서 일본군 포로를 잡지만 만국공법에 따라서 그들을 풀어준다. 그 댓가는 혹독했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되고, 그를 따랐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났다. 포로를 풀어준 안중근의 선택은 옳았는가? 적이 반칙을 사용하며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 만행을 저지르는데, 나는 규칙과 윤리에 따라서 적을 상대해야할까? 신이 적을 사랑하라했지만,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라'라고 하였지만, 용서받을 자격이 없는자를 용서하는 것은 만용이 아닐까?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양공이 강을 건너는 초나라 군사를 맞아, 강을 건너고 있는 적을 치는 것은 인의를 해치는 일이라며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강을 건너 전열을 정비한 초나라 군대에게 송나라 양공은 목숨을 잃는다. 악을 상대할 때는 악이 사용하는 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안중근이 위대한 인물이지만, 포로를 풀어준 그의 행동에 공감할 수 없다. 안중근 의사가 나를 소인배라고 몰아붙인다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안중근은 천주교 신자이다. 그의 세례명이 토마스 즉, 도마인 것도 그 때문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빌렘 신부는 뮈텔 주교와는 달리 안중근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가 뮈텔주교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안중근을 만나러 여순으로 출발한 것만 보더라도 그는 조선인을 이해하는 것 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안중근의 사촌 안명근이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한다는 사실을 빌렘이 뮈텔에게 알리고, 뮈텔이 조선총독부 경무총장 아카시 모토지로에게 알린다. 바로 이것이 안악사건의 시초이다. 결국, 친일의 댓가로 진고개에서 명동성당에 이르는 구역을 일본인들이 무단 점거한 일이 순조롭게 해결된다. 명동성당에는 민주화의 역사뿐만 아니라, 친일의 역사도 담겨있다. 빌렘과 뮈텔을 믿고 따르는 조선의 천주교도들의 고통에 그들은 공감할 수 없었나보다. 안중근은 뮈텔 주교의 판단에 따라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범한 '죄인'으로 남아 있다. 강자의 폭력을 합리화하며 자신들의 어린양의 헌금을 걷는 그들의 모습에서 씁쓸함이 감돈다.

안중근의 의거에 유동하와 조도선도 함께했다. 유동하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의거에 참여하였고, 유동하는 러시아어 통역을 맡았다. 작품의 전개를 위해서 이 두 인물을 삭제했다. 그리고 우덕순을 의인으로 묘사했다. 우덕순이 친일파로 변절했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 있는 나는 작품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이러한 인물을 비중 있게 그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후기에도 우덕순의 친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료조사를 철저히했을 김훈이 우덕순의 친일을 모를리가 없다. 그래서 친일인명사전을 펼쳤다. 우덕순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자료조사를 하니, 우덕순의 친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1920년대 조선인문회 하얼빈 지회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그의 친일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1930년대 조선총독부 경무국 자료에는 "농후한 배일사상을 갖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서로 다른 자료를 보면서, 혼란이 밀려왔다. 한 인물의 친일 여부를 판가름하기가 너무도 힘들다. 일단은 그를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을 유보하자. 그의 전체 행적을 본다면,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을 이용하려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이다. 안중근의 막내아들이 그가 누나 안현생과 함께 친일의 길을 걸었다. 19391015일 안준생은 총독부 관리들과 함께 박문사를 참배하고 이토의 명복을 빌었다. 16일에는 조선호텔에서 이토의 차남 이토 분키치를 만나 아버지 안중근의 의거를 '사죄'했다. 그로부터 일년 오개월이 자난 1941326일 안현생은 남편 황일청과 함께 박문사를 참배했다. 326일은 아버지 안중근의 기일이었다. 백범 김구는 '호부견자(虎父犬子)'라며 안준생을 제거 대상으로 규정했다. 호랑이에게서 개같은 아들이 태어났다며 독립운동가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안중근의 가족을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죄는 없을까? 첫째 아들은 독이 묻은 과자를 먹고 죽었다. 상하이에서 안중근의 가족은 일제의 감시를 받으며 굶주려야했다. 그들에게 아버지는 고통의 유산을 만겨준 인물일 것이다. 그들이 굶어 죽어야했을까?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의 잘못은 없었을까? 참으로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져본다.

 

책장을 덮었다. 너무도 유명한 안중근의 일대기이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짖누른다. 쉽지 않은 질문들이 나를 괴롭힌다. 조선의 한 청년이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고 이토를 쏘았다. 그의 짊은 가족에게도 넘겨졌다. 그의 가족이 고통 속에서 굴복했다. 그리고 안중근의 유해조차도 광복이 된 조국에 묻지 못하고 있다. 한미일 연합훈련이라는 핑게로 우리 독도 인근에 일본 군함이 와서 작전을 했다.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군이 올 수도 있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안중근을 생각하며 착잡한 심정을 가라앉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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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1-18 18: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어느 교수가 이 작품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며 논문을 썼더라구요.
물론 역사와 소설이 다를수 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한다며 자기는 드라마 슈룹도 잘 보고 있다고 말을 맺더군요.
독자나 시청자는 아무래도 알려고 하기 이전엔 무방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니 역사학자의 입장에선 걱정할 수 밖엔 없겠죠.
작가로선 좀 찔릴 것 같습니다.
전에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를 역사 소설로 보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역사를 가장한 실존 소설이라나 뭐라나…

2022-11-18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11-24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강나루 2022-11-25 04:40   좋아요 0 | URL
서평을 썼을 뿐인데 고맙다니
제가 감사할뿐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2 (반양장) -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2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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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이 교육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들러 관련 원격연수도 늘어났다. 아들러 관련 연수를 들으며, 학생들을 대하는 새로운 길을 보았다. 그래서 '미움받을 용기1'에 이어서, '미움받을 용기2'를 오디오북으로 읽었다. 오디오북은 비교적 쉬운 내용의 책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종이책을 읽으며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시간을 갖기에 한계가 있기는 하다.

  '미움받을 용기1'에 비해서 '미움받을 용기2'는 많은 과제를 떠넘겨준다. 읽으면서 책속의 청년이 느끼는 반항감을 나도 느꼈다. 1편을 읽었을때, 느꼈던 상쾌함이 2편을 읽고서는 무거운 과제로 다가온다. 그 무거운 과제를 살펴보자.


  첫째, 아들러는 칭찬도 채벌도 하지 말것을 주장한다. 칭찬과 채벌이 타인의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존재로 학생을 길들인다는 아들러의 주장을 수긍할 수 없다. 칭찬은 하나의 도구이다.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부모의 보살핌이 없다면 생존자체가 힘들다. 그러하기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은 청소년기의 커다란 과제가 된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단독적 개체로 성장하기 위해서 교사가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은 나의 몸의 해충을 죽이기 위해서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극단적 처방과 무엇이다를까? 오히려 칭찬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한다면 올바른 인간을 기르는데 더 유용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같은 칼이라할지라도 수술용칼과 요리용칼은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 반면 도둑이 사용하는 칼은 사람을 죽인다. 우리는 칭찬이라는 칼을 사람을 살리는 도구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둘째, 아이들을 신용하지 말고, 신뢰하라고 말한다. 신용은 은행에서 담보를 믿고 돈을 빌려줄때 사용한다. 반면에, 신뢰는 인간을 인간이기에 있는 그대로 믿는 것을 뜻한다. 교사에게 학생을 신용하지 말고 신뢰하라는 말은 단순히 직업인으로 학생을 대하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믿고 교사의 모든 시간을 학생을 위해서 바치라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학교에서는 교사이지만, 집에서는 남편이자 아빠이고, 아들이다. 워라벨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학교와 학생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면 가정에서 버림받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교사도 번아웃되어버린다. 

  작년에 연쇄살인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학생을 담임했다. 학생을 바른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부단히도 상담을 했다. 한번 상담이 3시간을 넘기는 때가 많았다. 그학생과 상담을 하면 나의 기가 모두 빨려나간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상담 결과는 도돌이표였다. 다음날이 되면 학생은 원점이 되어 온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죠?"

 "난 죽고 싶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안죽여요. 그래서 유영철과 같은 사람이 될거에요."

 "선생님이 가슴이 떨리는 일을 하라고 했잔아요. 근데, 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면 가슴이 설레여요."  

라는 학생의 말을 듣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트라우마로 다가왔다. 올해 담임을 쉰것도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아들러가 나의 모습을 본다면 심한 책찍질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다. 물속에 빠진 학생을 건지려 손을 내밀었지만, 그 학생은 나의 손을 잡아당기며 같이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려한다. 그때 나는 그 손을 뿌리칠 수밖에 없다.

  셋째, 자기 중심성에서 탈피에서 나에서 우리로 나아가자!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중심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배고프면 부모가 힘들어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울음을 터트린다. 이제 우리로 나아가자는 아들러의 말은 개인중심적 서구사회에서 과연 수긍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든다. 일본의 집단주의와 한국의 관계주의와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혹시 일본의 집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악용될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은 새롭게 갱신해야한다 주장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교조화해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말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미움받을 용기1'에 비해서 '미움받을 용기2'는 많은 의문을 던져주었다.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기를 바라는 아들러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도 그의 이상이 너무도 높기에 현실을 살아가야하는 나에게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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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11-13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얘기를 선생님 앞에서 하는 학생들이 있군요. 요즘 선생님들 정말 힘드시겠어요.

2022-11-13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런 학생 상담하고 나면 나의 기가 다 빨리고 말거 같아요. 올해 담임 쉬신거 잘하셨어요. 쉬어주지 않으면 결국 내 몸이 병이 나더라구요.

2022-11-14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역행자 -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
자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청은 사회의 루저였다. 학교에서 흔비 볼 수 있는 게임만 할 줄알며 미래에 대한 희망 보다는 절망을 안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좀비였다. 그런데, 그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자가 되었다. 돈! 돈! 돈! 지겨운 단어이다. 하고 싶은 일도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한다. 하기 싫은 일이 있어도 가장 좋은 핑게는 돈이 없다는 말이다. 자청은 가난이라는 지긋지긋한 늪을 자신만의 방식을 탈출했다. 그 탈출 방식 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자청의 비결은 무엇일까?


  자청은 타고난 운명대로 사는 95%의 순리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정해진 운명을 거역하는 자를 뜻하는 '역행자'라는 단어를 창조했다. 그리고 순리자에서 역행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7단계를 거쳐야한다 주장한다. 역행자 1단계 자의식 해체, 2단계 정체성 만들기, 3단계 유전자 오작동 극복, 4단계 뇌 자동화, 5단계 행자의 지식, 6단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역행자의 쳇바퀴가 바로 그것이다. 

 자청이 제시한 7단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책읽기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 오탁구였던 자청은 친구들과 게임을 할때 게임 공약집을 먼저 보았다. 그러면 자청은 항상 게임에서 승리했다. 자청은 이것을 현실에 적용했다. 게임을 잘하려면 게임 공약집을 먼저 보아야하듯이, 인생에서 승리하려면 이에 필요한 책들을 읽어야한다. 책은 자청의 인생에 특별한 공약집이었다. 철학과 심리학책들을 탐독한 자청은 점차 새로운 사람을 변해갔다. 마치 어리숙한 시골뜨기였던 내가, 대학에서 많은 책들을 읽고 대학 강의를 경청하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서로 연결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 트였던 경험을 자청도했던 것이다. 

  물론, 자청이 자기계발서로 독서를 확장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지식을 얻어갔다면, 나는 역사관련 서적과 심리학, 철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나의 내면으로 관심을 돌렸다. 자청이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투쟁했다면, 나는 가난이 싫어서 돈과는 담을 쌓고 싶었다. 돈을 떠올리면 가난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청과 나의 삶이 다른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청이 게임만 할 줄아는 오탁구였다면, 타인의 눈에 나는 어리숙하고 할줄 아는 것이 없는 불쌍한 존재였다. 그러나, 독서는 자청과 나를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자청이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으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다면, 나는 대화를 하면 아는 것이 많은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때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주변인들이 나에게 궁금한점을 자주 물었다. 나의 한마디에 감탄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독서는 사람의 영혼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자청은 뇌과학책을 자주 거론하며 자신이 순리자에서 역행자로 어떻게 변신했는가를 설명한다. '클루지'라는 책이 자청의 인생을 바꾼책이다.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위에 포유의 뇌가 있고, 그위에 인간의 뇌가 있다. 결국 인간은 석기시대 수렵 채집하던 시기에 알맞은 뇌구조가 아직도 존재한다. 그 본능에 따라서 의사결정을 한다. 결국, 95%의 순리자는 원시 수렵 채집 시절에 살아 남기 위한 본능을 안은채 살아간다. 자청은 이를 거스르기로 결정했다. 뇌과학책을 몇권 읽은 나로서는 뇌과학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 삶을 바꾼 그의 모습이 놀랍다. 배운것을 삶을 인생을 살아가는 도구로 활용하는 지혜는 배워야한다. 

  '더닝-크루거 효과'를 아는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 평가한다는 이론이다. 이말은 공자가 말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것이야말로 참된 앎이다.' 라는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조금 아는자가 자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칫 오만해진다. 반면에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앎에 대해서 메타인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앎의 바다의 조그만 조약돌 정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 나도 뇌과학책을 1년에 1권 이상은 읽자. 뇌과학책 몇권을 읽었다고, 뇌과학에 대해서 잘안다는 오만을 가지말자!

  역행자, 자청은 정체성을 쉽게 바꾼다. 자신의 정체성을 사업가로 설정했을 때는 모든것을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식당에 들어가면 테이블 수와 직원수 그리고 회전율을 계산했다. 그러던 그가 아마추어 운동가로 정체성을 바꾸었다. 스포츠 영상을 시청하고, 골프와 테니스에 매진한다. 아마추어 운동가 모임에도 나가서 그들과 어울린다. 스스로 정체성을 자유롭게 바꾸는 그의 모습에 놀라면서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든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비결은 독서와 글쓰기이다. 자청은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제시한다. 그의 표현대로 독서와 글쓰기는 우리 인생을 레벨업 시킬 수 있는 첩경이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 순리자와 역행자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순리자가 외부의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자신을 보호하려한다면, 역행자는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순리자의 태도보단느 역행자의 태도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잘못을 내부에서 찾는다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헬조선을 고치기 위해서는 헬조선 속에서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하지만,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 아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순리자에서 역행자로 다시 태어났다면, 그 다음 목적지는 통합자가 되어야한다. 순리와 역행을 고루 살피며, 개인과 구조의 모순을 함께 살펴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있는 대동세상을 만드는 통합자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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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11-24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강나루 2022-11-25 04:41   좋아요 0 | URL
제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