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모든 것 - 한 권으로 읽는 불교 입문서
곽철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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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그 위대한 숲속에서 길을 헤매며 여러 날들을 보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너무도 커다란 숲으로 나에게 다가 왔다. 너무나도 다가가기에 커다란 숲이었기에 다가가지 못하던 나에게 강신주의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놓을 뗄 수 있는가'라는 강신주의 책은 숲에 가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선종이라는 나무를 지나 그 주변에 무수히 많은 불교의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보고 싶기도 했으나, 그 숲전체를 조망하고 싶어졌다. 이 때 나의 눈에 띈 책이 '불교의 모든 것'이라는 책이었다. 작은 그릇에 다양한 과일을 담으려다가 제대로 과일맛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이 책은 불교라는 과일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있을까?

 

1. 교종과 선종은 하나로 통하는 진리이다.

  교과서에서 교종과 선종을 대립되는 불교로 배워왔다. 그리고 이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 고려의 승려들은 무던히도 노력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 대립하는 교종과 선종이라는 불교가 사실은 깨달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이 오솔길인가? 대로인가?의 차이일 뿐, 결국은 하나의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현애철수 불섭계제라는 말이있다. 우리가 절벽을 오르고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사다리와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사다리와 징검다리는 절벽을 오르고 강을 건너는 도구일뿐이다. 그런데, 이 도구에 얽매여 절벽을 오르고 강을 건너는 목적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자가 많다. 그리고 사다리와 징검다리가 본질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강을 건넜으면 징검다리를 잊고, 절벽을 올랐으며, 사다리를 버려야한다. 깨달음의 세계에 가려면 교종과 선종이라는 구분도 버려야한다.

 

2. 우리의 생활속에 녹아있는 불교!!

  불교는 우리의 문화이다. 우리가 쓰는 용어중에서 불교용어인 것이 많다. 이판사판! 야단법석! 복장터진다! 아수라장! 이러한 용어가 불교용어인 것은 예전에 알고 있었다. 그러나 친근한 불교용어이지만 그 뜻을 몰랐던 것도 많았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마술 주문으로 많이 쓰이는 이용어는 무슨 뜻일까? 산스크리트어로 '좋은 일이 있겠구나, 좋은 일이 있겠구나! 아주 좋은 일이 있겠구나, 지극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 아! 기쁘다.'라는 뜻이다.

 '옴 마니 반메 훔'은 무슨 뜻일까? 드라마 '태조왕건'의 궁예가 외웠던 주문의 뜻은 놀랍게도, 산스크리트어로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뜻하는 주문이며,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뜻이다. \

 '다라니'는 무슨 뜻일까? 한국사 시간에 배운 '다라니경'이라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이 무슨 뜻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가르침이나 지혜를 나타내는 신비로운 주문으로  비교적 근 주문이다.

  놀랍지 않은가? 불교 용어의 뜻을 알면, 우리의 언어생활이 더 풍성해진다.

 

  불교의 과일맛을 제대로 보았는가? 너무도 다양한 과일이기에 미처 음미하지 못하고 삼킨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뜻에 심취하여 다른 과일맛을 잊어버린 경우도 있다. 불교라는 숲을 멀리서 조망하면서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았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불교라는 숲에서 어느 열매의 맛을 맛볼까? 쉬우면서도 깊이있는 불교서적이 계속 출간되기를 바란다. 부디 강신주가 '벽암록'을 해설한 책을 내주기를 바라며 불교의 숲을 거닐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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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불온열전 - 미친 생각이 뱃속에서 나온다
정병욱 지음 / 역사비평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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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온열전' 제목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그 제목을 보고 독립운동을 소재로 삼은 책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식민지를 살았던 용기있는 소시민들의 고뇌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경성유학생 강상규, 자소작농 김영배, 신설리패, 학생 김창환 이들에 대한 짧고도 심도있는 해부가 서술되어있다. 일제강점기를 배우면서 과연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조선인들은 이 시기에 어떠한 생각을 했으며, 일제의 식민지배는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

 

1. 강상규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다.

  강상규는 독립운동을 열망한 모범생이다. 그리고 시골에서 경성으로 유학온 엘리트다. 남들이 보면 너무도 모범적인 학생이 '불온'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외부에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책들을 읽으며 '독립'의 꿈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구체적인 독립운동의 계획까지 세웠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나와 비슷했다. 가난한 시골농가에서 자란 나도, 정의가 살아 숨쉬는 세상을 꿈꾸었다. 물론 강상규 처럼 구체적인 준비를 하진 못했다. 나의 머럿속에 몽상으로 끝났다. 이것이 그와 나와의 차이점일 것이다. 식민지 농촌의 고달푼 삶을 보아오면서 식민지의 모순을 목도하고 이를 변혁하려는 강상규! 그러나 그의 이러한 노력도 일제에 의해서 발각되면서 끝이난다. 그리고 그의 꿈은 광복으로 실현되었으나, 그는 해방공간의 혼동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49년 이후 그와 관련된 흔적은 사라진다. 보도연맹에 연루되어 학살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2. 마을로간 일제강점기

  자소작농 김영배는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멋쟁이이다. 그리고 재담꾼이다. 그러한 그가 투서에 의해서 시국사범으로 몰렸다. 불온한 사람으로 찍힌 김영배! 그가 갑자기 항일 투사로 변하게 된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불평조차도 용서되지 않던 시기이기에 한장의 투서가 졸지에 그를 항일 투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마을의 권력관계 속에서 그는 저항했고 이를 불쾌하게 생각했던 마을의 기존 권력자가 투서를 던진 것으로 추측된다. 단순한 이념으로 한시대를 설명하려는 너무도 쉬운 방법을 벗어던지고, 당시 사람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과연 그러했는가를 따져보는 연구가 돋보였다. 그리고 광복이 되었다. 김영배는 어떠했을까? 그도 좌익활동을 하다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3. 만보산 사건을 새롭게 해석하다.

  만보산 사건과 그로 인해서 발생한 한중간의 갈등을 기존에는 일제의 조직적인 민족 이간책으로 보았다. 한홍구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왜곡된 민족주의가 사건을 키웠다고 보았다. 그런데 정병욱은 왕십리와 신설리를 중심으로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 사건을 보았다.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은 일제 강점기라는 식민지 모순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었다. 상위 1%의 갑들이 99%의 을을 통제하는 방법은 을끼리 단결하지 못하고 대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들의 대립은 일제의 식민지배의 소산이었고 결국 만보산 사건이 불에 기름을 부은 효과를 만들었다. 이 불행한 사건은 일제 식민지배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4. 김창환, 낙서로 치안유지법에 걸려들다.

  꿈많은 어린시절! 낙서를 하고 허풍도 떨 수 있는 시기에 그들은 일본인 교장에 대한 저항을 담아 낙서를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그의 선생님 홍순창과 그의 친구들을 고생을 해야했다. 낙서 조차도 허용이 되지 않는 엄혹한 시기가 바로 이시기였다. 인간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노예로, 짐승으로 살도록 강요받던 시기였다. 비이성적인 파시즘의 시대를 보노라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씀쓸한 신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리고 광복이 되었다. 김창환도 반공자치대원으로 활동하다가 빨치산대에 의해서 학살되었다.

 

  광복이라는 현실은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일제 강점기라는 엄혹한 시기를 살아온 사람들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광복이후 얼마 살지 못하고 이념의 구렁텅이에서 죽음을 당해야했다. 어떤이는 좌익활동을 하다가, 어떤이는 반공활동을 하다가 죽었다. 부르스 커밍스가 6.25를 일제강점기에 끓어오른 압력 솥이 폭발한 사건으로 보았듯이, 일제강점기에 쌓인 모순은 결국 6.25로 폭발하여 암흑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나는 상념에 잠긴다. 이러한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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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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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철학흥신소'를 듣고 있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우리 생활과 관련지어 설명해주는 것이 무척 좋다. '강신주의 다상담2'를 서가에서 나의 책상에으로 옳겨 놓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철학이 우리의 현실과 관련이 없다면,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데 일조할 수 없다면, 철학은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다. 강신주가 마주한 다양한 '화두'를 대하며, 나도 현대인들이 던진 '화두'에 직면해 보았다.

 

1. 직면하라!

강신주표 상담의 가장 위대한 점은 '직면'하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에 파묻혀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는 중생들을 과감하게 현실을 직면하라고 외친다. 강연장에서 '우리는 모두 노예예요.'라고 외치며 강자에게 약자일 수 밖에 없고, 사장에게 고용된 노동자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과 마주하게 한다. 문제해결은 문제점과 우리의 현실을 직면하는데에서 시작된다. 강신주의 상담은 직면에서 시작하여 직면에서 해답을 구하고 있다. 지눌스님이 '땅에 넘어진자, 땅을 딛고 일어서라'고 외친 고함소리가 강신주에게서 들리는 듯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 이러한 현실을 직면하고 뻔뻔하게 오늘을 살아야한다. 스스로 노예가 주인인 것 처럼 행동하고, 주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인양 너스레를 떠는 불쌍한 노예들에게 강신주는 지금 현실을 직시하라 말한다.

 

2. 틀을 깨고 화엄의 세계로 나오라!

'상처받지 않고 피어난 꽃이 있는가?'라는 어느 시인의 시귀절 처럼 상담을 의뢰한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친구로 부터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그 상처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고 싶어한다. 이때 강신주는 말한다. 그 틀을 깨고 나오라고! 가족에의해서, 친구와 사회에 의해서 규정된 틀을 깨고 나오지 않는다면 그 상처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친구에게, 직장 동료에게, 부모에게 착하게 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로부터 받은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 알에서 깨어나야 독수리는 푸른 창공을 날아갈 수 있듯이, 주어진 틀을 깨고 다시 태아나야 주체로 세상에 나올 수 있다. 강신주는 뻔뻔해지라고 말한다. 우아하게 거짓말하며, 기꺼이 욕을 먹으라고 한다. 하나 하나의 개인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화려하게 꽃피울 때에, 진정한 화엄의 세계가 열릴 수 있음을 강신주는 강조하고 있다.

 

3. 50보와 100보는 다른다!

맹자가 말한 50보 100보라는 고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그리고 회의 주의에 빠져든다. 내가 저항해 봤자, 소용없어 50보 100보야 라는 패배주의에 빠져든다. 그러나 강신주는 말한다. 50보와 100보는 다르다고!! 똑똑한 현대인들이 쉽게 빠져드는 냉소주의! 정치적 무관심! 이렇한 100보는 우리사회를 추락의 나락으로 내몬다. 핼조선을 만드는데, 혹시 나의 100보가 한기여를 하지 않았는지 반문해 봐야할 것이다. 내가 100보를 후퇴하지 않고, 50보를 후퇴했다면, 나는 50보를 더 후퇴하는 위험을! 비열함을 줄인 것이다.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야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이 진보가 될 것이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실로 자신이 소망하는 것인지 혹은 소망하지 않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 주체는 다시 태어날 수 있어야만 한다."라는 라캉의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우리사회는 부모 혹은 친구, 사회의 시선에 의해서 그들의 욕망을 욕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우리를 보며, 주체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뼈속 깊이 느껴본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던지고, 나만이 편한 나만의 삶으로 나를 꽃피우려 노력할 때만이 주체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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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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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시대의 화두에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를 '벙커1'이라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속시원하면서도 개성넘치는 상담에 매료되었다. 강신주의 책들을 읽으며 '무려 철학박사'라는 타이틀이 빈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무문관'을 강신주식의 철학으로 풀어 놓은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라는 책을 읽고 불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강신주의 다상담'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미 '벙커1'에서 접한 상담 내용이 대다수 일 것으로 추측되기에 다시 한번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득 '무문관'이 불교의 화두를 모아 놓은 책이라면, '다상담'은 우리 현실의 화두를 모아 놓은 새로운 화두집이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진정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는 이 시대와 얼마나 호흡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고민해 보았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를 읽었을 때, 화두를 풀기 위해서 고민하고 강신주의 풀이를 읽었듯이, 고민을 읽고, 나의 방식으로 해답을 얻으려 노력하고 강신주의 상담 내용을 읽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2. 나의 마음에 솔직하라

 

강신주의 책을 읽으며,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강신주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을 억압하는 이성이라는 무게를 집어던지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노예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처음 이러한 강신주의 주장을 들었을때,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애인이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지금의 애인에게 충실할 수 있다는 강신주의 주장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집착을 집어 던져야만, 내가 주인으로 우뚝 설수 있음을 깨달은 후에, 강신주의 주장이 이해갔다. 사랑하고 싶은 감정에 충실하고, 축한 아이 컴플랙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강신주의 상담은 오늘을 사는 많은 이 들에게 강한 울림을 주고 있다.

 

3. 마음에 솔직하면 모두가 행복할까?

 

그러나, 강신주의 상담을 들으면서 다시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말은, 그로 인해서 초래되는 결과도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에 충실하기 위해서 벗어 던져야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상담 내용중에서 봄만 되면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30대 가정이 있는 여성에게 강신주는 감정에 솔직하라는 내용의 상담을 했다. 그렇다면, 남편은 물론이고, 그 자녀들이 받게 되는 충격은 어떻게 해야할까?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정'을 낳는다. 이 가정이 깨지면 많은 사람들이 가슴속 깊이 상처를 입는다. 가정의 파탄이 초래할 그 파장에 대해서 강신주는 말하지 않았다. 강신주의 대담한 주장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강신주의 대담하면서도 파격적인 상담은 우리의 억눌렸던 사회적 통념을 통쾌하게 벗어던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그 사회적 통념을 통쾌하게 벗어던질 수 있는 것들 중에서는 벗어던져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가정'과 같은 통념을 벗어 던진다면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 강신주의 주장은 한편으로는 시원한 청량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위를 망치는 탄산음료이기도 하다. 강신주를 뛰어 넘을 때라야,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불현듯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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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양장) - 제왕학의 영원한 성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2
한비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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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 한비자를 읽을 것인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먼저 읽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었다. 결론은 가장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먼저 읽기로 결정했다. '군주론'을 통해서 지배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창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를 읽으려 결심했다. 마키아벨리와 한비자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라나 '한비자'를 읽는 순간! 한비자를 마키에벨리에 비교하는 것은 한비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이 나를 엄습했다. 마키아벨리에 비해서 한비자는 제왕이 가져야할 통치술을 광범위하고도 다양한 일화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한비자의 창을 통해서 지금의 정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었다.  한비자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1. 제12편 나라가 망할징조

  이 책에는 마흔일곱 가지 멸망의 조짐을 들고 있다. 그 중에 일부를 살펴보자.

'법에 의한 금력을 소홀히 하면서 음모와 계략에만 힘쓰며, 나라안의 저치는 어지럽게 하면서 나라 밖의 원조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

  한비자가 나라가 망할 조짐중에서 제일 첫번째로 든 것은 놀랍게도 멀지않은 시기 대한민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승만이 미국의 원조경제에 의존하여 나라안을 어지럽힐 때와 503호가 무당에 현혹되어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도 모른체 안일에 빠졌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이다. 또한, '군주가 길한 날을 점치고 귀신을 섬기며, 점술을 믿고 제사지내기를 좋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는 글을 읽었을 때에는 진령군에 기대어 정치를 어지럽힌 명성황후와 무당의 말을 들으며 연설문 교정을 받은 503호가 떠오른다.

  한비자의 나라가 망할 조짐의 위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귀족의 자제들은 논쟁만 즐기며, 상인들은 재물을 나라 밖에 쌓아두고, 백성들은 개인적인 싸움만을 존중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이글에서 '상인들은 재물을 나라밖에 쌓아두고'라는 부분을 읽는 순간,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서 나라의 부를 밖으로 유출시키는 일부 사회부유층들이 생각났다. 어찌 한비자가 말한 이 지적인 2천년 전의 일만의 것이랴? 아울러 한비는 '재물을 탐내는 데에 눈이 어두워 만족할 줄을 모르고, 이익을 가까이해 얻는 것을 좋아함녀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고 했다. 승자독식의 시대! 골목상권까지 침해당하고, 개미투자자들은 깡통을 차는 세상을 이미 2천년 전에 한비는 나라가 망할 징조로 보고 걱정했다.

  '군주가 궁실과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하며, 수레나 옷이나 그릇과 노리개에만 관심을 기울여서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고 재물을 전부 써버리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이부분을 읽는 순간, 명박산성이 떠올랐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약 22조를 써버렸다. 자원외교를 통해서 많은 국부가 유출되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나라의 빚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러면서도 대한민국호는 침몰하지 않았다.

  '군주의 성격이 고집이 세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을 듣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며, 사직은 돌보지 않고 제멋대로 자신만을 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는 말은, 독재자와 그 독재자의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비의 독설일 것이다.  

 

2. 우리안에 한비를 찾아서

  우리안에는 유교가 녹아있을까? 법가가 녹아있을까? 아마도 모두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보자. 우리안에 공자의 말이 많이 남아있을까? 한비의 말이 많이 남아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자의 말이 많이 내몸안에 녹아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한비자'를 읽기 전까지는 공자의 말들이 나의 생활속에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비자를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한비자'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우리 생활에 녹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수주대토'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예전에 있었던 사실이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믿는 불쌍한 인간들을 가리키는 말!! '수주대토'!! 이것은 한비자에 있는 말이었다. 그밖에도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중국에 관한 서적들에서 소개된 다양한 이야기의 원전은 한비자였다.

  우리도 모르게 한비자는 우리의 말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그리고 한비자가 주장하는 말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속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법에 대해서, 강자와 약자에게 공평하고,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올바른 법치주의'라는 것도, 이미 한비자에서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 법치를 가장해서 약자를 짓밟는 세상에서는 '한비자'가 말하고 있는 법치의 세상이 차라리 유토피아일 것이다.

 

3. 공자와는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한비의 눈!!

  한비는 순자에게서 배웠고, 순자는 공자의 학통을 계승한 대학자이다. 그런데, 한비는 공자보다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 현실적이었다. 공자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이상군주로 생각하고 그 시대가 도래할 것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비는 그렇지 않았다. 요임금과 순임금의 시대가 다스려질 수 있었던 것은 그시대의 시대적 배경속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생산력이 발전한 한비의 시대에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공자가 요임금과 순임금의 '선양'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데 반해서, 한비는 요임금과 순임금이 통치했을 때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이 크지 않았기에 허유와 같은 은자에게 나라를 바치려했어도 그는 받으려 하지 않았으며, 굳지 아들에게 선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시대가 되면 군주의 권우와 힘을 매우 크다. 나라의 벼슬도 서로 가지려하는 시대에 군주의 자리는 신하들도 넘보며, 변변치 않은 군주는 신하에게 시해되기도 한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한 것을 알지 못하고, 시대에 따라서 대응양식도 달라져야한다는 지극히 상식과도 같은 지적을 한비는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상식적인 생각을 왜? 나는 하지 못했을까?

 

  한비자는 나에게 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을 때! 마키아벨리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합리화시키는 괴물로 보았던 나의 시각이 교정되었듯이, '한비자'를 읽고서는 '한비자'는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비자가 말한 마흔 일곱자기의 나라가 망할 징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호가 침몰하지 않은 것은 깨어있는 시민들이라는 평형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에게 독재자를 감시하고 독재자들의 속임수를 간파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제공하는 책이 바로 '한비자'이다. 비열한 정치가들에게 속지않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고자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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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7-06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현실적이고 강한 메세지가 있네요.^*

강나루 2017-07-0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강한 인상을 준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