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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 사건 너머 마주한 삶과 세상
몬스테라 지음 / 샘터사 / 2023년 2월
평점 :

저자 몬스테라는 국선전담변호사이다.
10년간 사선변호인이었다가 8년째 국선변호인을 하고 있다.
2천여 건의 형사사건을 국선으로 변호했고 9건의 국민참여재판을 했다.
저자는 딸이고 아내이자 엄마이고 동네 주민이면서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난 아는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애를 키우면서 국선 변호사하는 것을 봤다.
국선 변호사를 하니까 사무실이 특별히 없어도 되고 아이도 키울 수 있는 것 같았다.
로펌에 들어 간 사람은 아침 7시반에 출근해서 새벽2시까지 일을 한다고 해서 애를 키우면서 일을 하기는 무리같았다.
국선 변호사는 어떤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가끔 법이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고 약자에게 법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일반 재판을 받게 되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일 때 국선전담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을 고민한다고 한다.
평범한 국민의 시각으로 무죄를 받아내고 싶어서이다.
그러면 기울어진 법의 저울은 바로잡힐 수 있다.
긴 시간 억울한 살인범으로 살았던 재심 사건의 피해자들을 보면서 엄청난 불행을 감내하기 위해 그만한 크기의 행복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기쁨이 큰 고통을 견디게 해준다고 했다.
저자는 순간순간을 사는 우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변호사이기도 한데 글도 멋지게 잘 쓰는 것 같다.
나의 롤모델같다.
저자의 글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뜨거워진다.
나도 저자처럼 너무너무 되고 싶다.
저자는 피고인에게 어머니 같은 변호사님이라는 편지를 받는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변호사가 되고 싶다.
난 집순이에 히키코모리에 스스로따에 다이아몬드수저라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대화법공부도 잘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잘 공부한 변호사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저자는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는 시간이 되어 삶을 이루고 굴곡진 인생이 바뀌어갈 수 있다.
헉~~~~~~~~~정말 멋진 글귀이다.
저자는 나를 위해 기도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실망시킬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는 이들을 변호한다.
그런 사람들은 건강한 관계를 맺어본 적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할지라도 조금씩 보듬어주며 사는 길이 사회의 안전망을 짜는 일임을 사건을 통해 경험한다고 한다.
나도 죽음 직전까지에서 건강을 되찾으면서 사회의 안전망을 사람들에게 만들어주고 싶다.
저자는 자신의 실명을 쓰지 않았다.
국선변호인으로 만난 그 사람들이 주목받기를 원해서이다.
저자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사람의 곁에 있다.
한 개인의 일탈로 취급되는 사건에도 사회의 모순과 아픔이 보일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면 항상 사회 시스템이 문제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걸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저자는 저자의 책을 통해서 좋은 삶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그중에 나도 한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감동을 받고 나도 저자같은 변호사가 되고 싶고 너무나 되고 싶고 또 되고 싶게 만든다.
저자는 사선변호사를 하다가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종합병원에 입원을 했다.
병원에서 코드 블루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지막 숨을 쉬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할까를 생각했다.
저자는 너무 바쁜 변호사를 끝내고 국선전담변호사가 되었다.
국선변호사는 빈곤 등의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형사 피고인을 위하여 법원이 선임하여 붙이는 변호인이다.
모든 변호사는 국선변호인이 될 수 있고 사선변호인을 할 수도 있다.
국선전담변호사는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하는 일체의 사건을 담당할 수 없다.
오로지 국선 사건만 담당한다.
치열한 삶 속에서 모든 사람은 행복하고 싶어 하고 건강하고 평온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돈이 있건 없건 저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만나기 마련이고 종류는 다르지만 사람은 누구나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래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경우가 많고 한두 가지 결핍이 있어도 다른 것들로 채우며 살아갈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를 도울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한 가지 결핍이나 단순한 사고만으로도 인생이 막막해질 수 있다.
저자는 국선 전담변호사다.
소속된 법원과 재판부가 정해져 있고 법원에서 사건을 배당해 준다.
모든 국선전담변호사는 사건을 선택할 수 없다.
재판이 끝나고 피해자가 따라 나와 저자에게 분노가 서린 욕을 하리라고 예상이 가능한 사건이라도 피할 수 없다.

저자는 피고인들의 사정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
노력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수많은 피고인을 만나오면서 알게 되는 한가지는 분명하다.
끼니를 걱정하면서 교양있는 생각과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정확히 무엇이 그들을 피고인으로 만들었는지는 그들의 인생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서는 알 수 없다.
저자가 아는 것은 대부분 그들이 피고인이 되기까지의 삶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범죄자가 되어버린 그들을 저자는 계속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측면이 훌륭한 사람이 세상에 많지 않다.
이름난 위인도 모든 면에서 평범한 사람보다 훌륭하기는 어렵다.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도 모든 면에서 잘못 살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죄는 꼭 사람이 악하거나 나빠서 짓는 게 아니다.
때때로 경솔함 때문에, 잘못된 인연 때문에, 원치 않았던 환경 때문에 사람은 죄를 짓기도 한다.
저자는 면허 없이 오토바이를 탄 죄로 기소된 김수철의 사건을 맡았다.
그는 고아로 자랐고 결혼도 안했고 초등교육을 비롯해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해서 자기 이름 석자밖에 못 써서 저자의 사무실을 찾지 못해서 약속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저번에 검사가 쓴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도 글을 못쓰는 아저씨가 무면허로 트럭을 몰아서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 읽은 적이 있다.
요즘 세상에도 글을 못 읽는 사람이 있다는게 가히 충격적이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철은 칡을 캐서 즙을 짜서 시장에서 파는데 배달할 때 오토바이를 탔다.
그에게 다른 전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사를 잘 못해서 돈이 없는데도 과자와 우유만 먹고 다른 사람 것을 탐하지도 않았다.
위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평범한 일상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위인이다.
저자는 김수철이 입고 있는 그물 조끼 주머니에 두유를 넣어주었다.
그러고는 그의 얼굴 앞에다 엄지척을 날리니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 살랑거리는 웃음 소리와 함께 방을 나서는 피고인의 뒷모습이 나비같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형사사건 변론만 국선변호인은 나쁜 일과 불행한 일만 본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나쁜 일과 불행한 일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변방에 서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장애인이 재판에 출석하는 것을 돕는 사회복지사도 만나고 노숙하다가 생계형 절도를 저지른 청년에게 일자리 정보를 주고 밥을 사주며 격려한 경찰도 자주 보고 말하지 못하고 듣지고 못하지만 수화를 배운 적이 없는 피고인의 재판을 돕기 위해 선정된 통역사가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치 아기에게 설명하듯 다양한 몸짓으로 소통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본다고 한다.
어떤 국선변호사 사건에서는 여성 피고인이 출산 후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검사가 사건 기록에 변호사에게 피고인 아이의 출생신고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것을 본 국선변호사가 아이의 이름을 지어서 직접 출생신고를 해주었다.
검사와 국선변호인이 한 아이가 이 사회에서 유령으로 살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합심했다.
저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받지 않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피고인을 위해 열심히 변론하는 국선변호사를 많이 봤다고 한다.
그런 변호사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프레젠테에션 자료 작성 같은 재판 준비가 많이 필요하고 하루 종일 재판이 진행되며 일반 국민인 배심원을 구두변론으로 설득해야 하는 국민참여재판의 대부분을 국선변호사가 하고 있다.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사람의 곁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사실은 나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나에게 아무런 금전적 이익을 주지 않는 사람을 도우면서 그 사람을 나의 온 마음으로 온전하게 대할 때 느껴지는 정신적인 자유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사회의 안전망을 함께 짜는 사람을 만날 때면 안도감이 느껴지고 저자의 삶의 주변이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빈곤한 사람, 취약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것이 언젠가 저자와 저자의 가족이 이용할 수도 있는 그물을 함께 짜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낯선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다.
우리는 순간순간을 산다.
어렵고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한 순간의 기쁨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의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되어 삶을 이룬다는 것을, 그리하여 한 생이 바뀌어갈 수 있음을 믿는다고 한다.
이것이 저자가 국선변호인인 이유라고 한다.
이렇게 책을 잘 쓴 변호사가 이름을 안 밝히는건지 여전히 궁금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