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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평점 :

저자 정희원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전문의를 취득했다.
저자가 일하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에는 고혈압, 당뇨병, 근감소증,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찾아온다.
숫자 나이가 아닌 노화를 중심에 두고 진료를 한다.
이곳저곳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30대 여성, 치매가 생긴 것 같다며 찾아오는 40대 남성, 뇌에 구름이 낀 것 같아 이미 다른 병원에서 뇌영양제를 처방받은 50대 여성, 원인 모를 쇠약감 때문에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던 60대 남성 등 숫자 나이에 비해 몸과 마음이 부쩍 나이 든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저자를 찾는 환자들을 보면 삶 어딘가에 뿌리내린 가속노화 현상을 발견한다.
시계는 하루 24시간만 가지만 몸과 마음은 하루에 28시간, 36시간, 48시간씩 늙어가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만성질환은 평생 동안 축적된 노화의 결과다.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만성질환이나 통증의 패턴을 만들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전제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쾌락의 양을 쉽고 최대한으로 늘리는 일이 옳고 이런 방향을 추구한다.
고통과 불편이 줄어들수록 좋다는 자본주의 전제는 복부비만의 정도는 심각해지고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고 자극을 끓임없이 쫓다가 화난 중년이 되고 오래 아픈 노년이 된다.
질병 유무, 혈압, 운동시간 등 가시적인 건강지표뿐 아니라 적절한 휴식, 마음챙김, 인생의 목표와 자기효능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삶의 요소를 다면적으로 관리해야 건강한 나이 듦이 가능하다.
블랙홀 같은 가속노화의 수렁에서 탈출하려면 다면적인 전략을 세워서 강력한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노화를 지연시키는 비결은 더하기가 아닌 덜어내기다.
번뇌와 스트레스, 건강식품, 보조기구들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 몸에 이득이 된다.
몸에 남은 화는 가속노화의 원동력이 되어 체내 노화시계의 태엽을 빨리 감아버린다.
쾌락 중독은 몸을 망가트린다.
중독이라고 하면 술, 담배, 마약을 떠올리지만 보상을 만들어내는 모든 자극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중독회로를 형성할 수 있다.
사람과 설치류 모두 당부하가 높은 식품에 쉽게 중독이 된다.
사람은 특히 당부하가 높으면서 지방까지 함유된 식품을 좋아한다.
이러한 중독과 보상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한 사람들이 사용자의 의존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게임이나 SNS, 쇼핑앱, 투기거래를 부추기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등을 개발한다.
사람이 산업화 이전부터 시간을 보내던 방법인 풍경 보기, 새와 벌레의 소리 듣기, 묵상, 독서, 악기 연주, 산책 등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으로 얻는 보상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도파민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을 이겨야 한다.
빠르고 쉬운 보상으로만 삶을 채우고 불편함과 고통이 따르는 운동과 바른 자세를 외면하면 가속노화를 경험한다.
사람에서 가속노화에 기여하는 요인들의 잠재적 해악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덜어낸다.
습관화를 형성하고 유익하지만 신체적, 인지적으로 불편한 것들을 편안하게 만들고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살핀다.
사람의 뇌에는 중독회로와는 별도로 습관회로가 있다.
습관회로는 신호-->회로 작동, 행동-->목표, 보상으로 구성된다.
습관회로가 유지될 만큼의 목표(이성)나 보상(본능)이라는 연료를 제거하면 습관은 버릴 수 있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 흡연, 알코올 중독, 폭식 등 몸에 깊이 밴 습관은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고서는 고치기 쉽지 않다.
습관의 매커니즘을 파악하면 새로운 행동을 상대적으로 쉽게 몸에 익히게 하는 지혜를 많은 곳에서 구할 수 있다.
혼자 힘으로도 습관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습관적 행동을 자극하는 신호와 열망과 보상을 알아내서 자기 파괴적인 반복 행동을 건설적인 행동으로 대체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 반복 행동을 바꿔야 하는지 완전히 깨닫지 못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습관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신호와 열망을 알아내더라도 그 행동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 패턴을 바꿔갈 방법을 계획할 실마리는 찾아낸 것이다.
내재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야 할 것은 삶의 목표 설정, 신체기능, 활동, 운동, 정서, 인지, 회복, 식습관, 건강관리, 의료이다.

운동은 많이, 자주, 열심히 해야 한다.
일주일에 중강도 기준으로 2시간 30분 정도는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5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 더 좋다.
운동습관만큼 든든한 노후자산은 없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노인의 몸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노력해서 만들고 관리한 신체기능은 갑자기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을 놓치면 삶도 놓친다.
마음건강과 연결된 여러 요소를 살피고 삶의 습관을 개선해서 머리가 좋아지는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하고 식사는 지중해 식단으로 바꾼다.
마음챙김의 요소는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를 관찰하고 자각하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명명한다.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옳고 그름 또한 참과 거짓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인다.
현재 순간에 집중한다.
몰입은 강력한 저속노화 인자이다.
몰입 상태에 도달하면 몸과 마음은 그 순간의 활동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며 외부의 자극이나 내부의 감각에 둔감해진다.
나를 잊을 수 있는 상태, 무아인 것이다.
몰입에 이를 정도로 집중하는 경우 보상회로가 활성화되면서 정서적으로 유익한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
초강력 가속노화 인자는 수면부족이다.
건강한 노년은 세상의 욕망에서 자유롭다.
끓임없는 비교는 미래의 자기를 위협한다.
자아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든다.
나라는 어떤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생각해서 나와 내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만든다.
이 마음에 불교가 인간의 고통을 만드는 세 가지 근원으로 꼽는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삼독이 나온다.
삼독의 악순환은 자아의 욕심이 채워질 수 있다고 오해하는 어리석음에서 시작된다.
뇌의 보상회로가 가진 생물학적 특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구멍이 점점 커지는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겠다고 마음먹는 것이다.
이런 어리석음이 밑 빠진 독에 쏟아넣을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탐욕을 만들어낸다.
돈, 음식, 술, 마약, 물건, 성적 쾌락, 인기와 명성 등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온갖 것들을 갈구한다.
이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거나 인위적으로 잠깐 늘어났던 도파민 분비가 다시 줄어들기 시작하면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이 만들어내는 분노가 타오른다.
삼독의 악순환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고정된 실체로서 자아가 있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아의 욕심은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파민의 밑 빠진 독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비교가 자아를 끝없이 자극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삼독은 사람들의 행동을 조작하고 돈을 버는 현대의 소비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장치다.
SNS를 포함한 플래폼자본주의의 모든 기제는 사람의 이 근본 심리를 이용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번뇌, 탐욕, 분노에서 벗어나야 한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건강한 노년의 특징을 욕심 없고 화를 안 내는 것이라고 했다.
가속노화 사이클을 구성하는 요소를 삶에서 덜어내야 한다.
자신이 먹는 것이 곧 자신이다.
진짜 문제는 뚱뚱해진 것 같다가 아니라 근육이 너무 빠져버린 것이다.
단순당, 초가공식품, 술, 담배라는 가속노화 자극원에 빠지고 가느다란 팔다리와 올챙이배 체형의 중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만 켜켜이 쌓이는 상황이다.
저칼로리 식사, 근육량 감소, 당분 섭취는 모두 기초대사량을 감소시킨다.
뱃살이 빠지고 혈압이 정상화되는 표면적 효과를 넘어서서 사람 안에서 돌아가는 노화의 시계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노화 예방 식습관은 녹색 채소, 견과류, 산딸기류, 블루베리, 올리브오일, 통곡물, 가금류, 생선등의 섭취이다.
당분,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 버터나 마가린, 치즈를 절제한다.
콩과 채소, 두부를 많이 먹고 올리브오일을 요리에 충분히 사용하며 소금과 설탕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잡곡과 현미를 충분히 사용하며 소금과 설탕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잡곡과 현미를 충분히 섞어서 밥을 하면 금상첨화다.
100세 시대 돈은 필요하다.
돈은 영양분, 운동, 재화와 마찬가지로 가치중립적이며 도구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돈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살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기 위한 욕망 충족의 도구로만 여기는 생각이다.
돈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스스로 돈이 노예가 되는 생각이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압도적으로 강력해지면 도리어 사람의 머릿속은 도구였던 돈에 의해 지배 당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돈에 대한 불안과 공포, 욕망이 뒤섞인 상태로 돈이 삶의 목표가 되어 삶을 파괴하고 있다.
경제적 자산을 유지하는 것 역시 신체기능이나 마음건강의 내재역량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책은 노화를 늦추고 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식사, 수면, 운동, 마음가짐, 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노화를 늦추는 요소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