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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 가슴 뛰는 내일 - 100세시대 행복하게 나이 드는 삶의 지혜
김양식 지음 / 수류책방 / 2020년 7월
평점 :

백세 시대 행복하게 나이 드는 삶의 지혜를 알아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역사학자이자 명상가, 문학박사, 퇴직을 앞두고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역사의 관점에서 노년 문제를 접근하는 동시에 역사인물의 노년기 삶과 사상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저자는 지난 20여 년 요가 명상을 공부하면서 몸과 마음 수행법을 익혀 왔기에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삶의 지혜를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다.
현재 충북연구원 충북학 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요가문화협회 부회장,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이사, 청주대학교 평생교육원 명상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100세 시대 바람직한 노년상과 정책적 시사점을 펴냈다.
분명한 사실은 백세시대가 성큼 다가왔어도 50⟊세대 상당수가 그 위기와 기회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냥 삶의 관성에 떠밀려 기존 방식대로 안이하게 살아간다.
이는 꼰대, 식충이, 삼식이 등과 같이 노인을 폄하하는 은어에 잘 나타나 있다.
점점 세대 단절을 가속화되고 노령층의 사회경제적 존재 가치와 위상도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등 고령화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깊이 드리우고 있다.
이미 여러 통계는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고령화 사회 노인 문제의 심각성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실제 한국의 노인들은 빈곤과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어 세계 선진국 가운데 제일 가난한 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의 빈곤 율은 OECD 평균 14.8% 보다 3배가량이나 높다.
나이 들어서도 일을 해야만 하는 고용율 역시 선진국의 평균14.9% 보다 무려 배 이상인 31.3%에 이른다.
60대 이상 가계 대출 비중은 2014년 이후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5세 이상 70%가 늙으신 부모를 부양해야 아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이니,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노년이 아니라 가난한 노년의 시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고령층의 질병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89.2%가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3개월 이상 세 종류가 넘는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비율도 61.7%에 이른다.
그래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하루에 먹는 약이 평균 3.9개에 이를 정도로 약물에 의존 하는 노년을 보내고 있다.
2017년도 노인실태조사보고서의 내용이다.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프며 늙어가는 것이다.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최근 5년간 28.6%나 증가하였다.
노인 자살률 역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아,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58,6명이 자살하였다.
이와 같은 각종 통계는 회색쇼크라 할 정도로 우울한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우울한 장수시대,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가난하고 병든 노년기가 기다리고 있다.
오래 산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암울한 백세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삶의 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명만 늘어난다면, 한국사회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나이 들어 예전처럼 자식에게 의존할 수도 없다.
2019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의하면 늙으신 부모를 반드시 모시겠다고 답한 자녀의 비율이 23.3%에 불과하다.
이젠 더 이상 노후를 자식에게 기대할 수 없으며, 전적으로 자기 자신이 노년기를 책임져야만 한다.
어두운 고령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고령자들은 설상가상으로 노화에 따른 개인적인 고통마저 감내해야 한다.
노화는 2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50대부터 뚜렷이 그 증상이 느껴진다.
노화는 인간 염색체의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나이를 먹으면서 세포 분열이 반복됨에 따라 점점 그 길이가 짧아지면서 나타나, 암과 같은 각종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노화 증상은 다음과 같다.
☀걸음걸이가 점점 불편해진다.
☀눈이 점점 침침하고 나빠진다.
☀병원을 찾는 횟수가 많아진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진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 시간이 많아진다.
☀삶의 의욕이 사라지고 무력해지는 자신을 종종 느낀다.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불안감이 더 커진다.
☀전보다 우울한 시간이 많아지거나 짜증을 잘 낸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전보다 고집이 세졌고 말이 많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일상생활에서 점점 재미있는 일이 줄어든다.
☀사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다.
☀며칠 전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약속이나 물건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노인 대접을 받는 일이 늘어난다.
☀ TV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러한 노화 증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증상이 나타나는 나이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생길에서 만나는 노화의 숲이다.
그 숲에는 노년의 4대 고통으로 알려진 빈곤, 고독, 할 일 없음, 질병 등이 기다리고 있다.
나이 들면서 노화에 따른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수시로 찾아오는 무릎 통증과 깜박이는 기억력은 불안감을 키운다.
상상만 해도 불안할 것 같다.
그래서 노화에 따른 증상과 심리적 불안감에 벗어나고자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손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굳어진 고정관념과 생활습관은 새로운 변화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미국의 교육 개혁가인 호로스만이 습관은 철사 꼬아 만든 쇠줄과 같다고 말한 것처럼, 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습관과 라이프 스타일은 손쉽게 바뀌지 않는다.
나이 들어가면서 변화된 자신의 몸과 삶의 환경에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적응하면서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사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삶의 질이 훨씬 높다는 연구들이 많다.
세포의 노화를 막는 방법을 연구한 미국 애리조나 의과대학의 앤드루 웨일교수는 우아하고 곱게 늙어가는 장수비법으로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해소, 잦은 스킨십 등을 제시하면서 최고의 비법은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지혜, 깊이, 부드러움과 같은 나이듦의 장점들을 적극적으로 살려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영적인 나이 듦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필요하다. 21세기 현대사회는 고도의 산업화, 도시화, 지식정보화가 이루어짐으로 인간의 존재가치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적인 인간의 존재가치 상실과 그에 따른 정체성 혼돈은 인류 문명의 위기의식마저 초래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로 상징되는 지식정보화는 인간을 지식정보의 도구로 전략시키고 인간관계를 단절시켜 고립시키고 있다.
위기의 극복은 궁극적으로 생명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재성찰을 통해서 가능하다.
생명 탐구는 곧 영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살아가는 삶이 단지 만족스럽고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다. 희망에 찬 열정과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활동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노년기는 한 마디로 인생의 쇠락기, 사회로부터의 은퇴기,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그런 것은 모두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 부정적 노년관에서 비롯된다.
그런 노년 인식에서는 노년기에 대한 어떠한 긍정적 이해와 창조성을 찾기 힘들다.
실제 나이 들어 살아가는 모습들은 다양하다.
체념형은 노년기 노쇠함과 질병에 시달리며 죽음만 기다리면서 더 이상 생산적인 생명 활동을 포기한 유형이다.
꼰대형은 집 안팎에서 어른 대접만을 받고자 하는 유형이다.
은둔형은 노년기를 사회경제적 은퇴기를 보고 일선에서 물러나 혼자만의 은둔생활을 하는 부류이다.
이런 유형은 주변인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채 혼자만의 은일한 생활을 추구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
쾌락형은 우리 주변에서 인생은 뭐 있어 또는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외치며 하루하루 즐기면서 살아가는 나이 드신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때로는 행복해 보이고 때로는 노년기를 참으로 멋지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형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삶의 유희, 욕망의 실현에 불과하다.
바람직한 삶이 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궁극적으로 행복이다.
행복은 만족, 열정, 의미 등이 복합된 개념이다.
따라서 바람직하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아실현을 통해 보다 높은 초월의 세계를 지향해야 한다.
인생 후반기에 결실을 거두는 삶의 과실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한 평생 살아온 자기 인생의 열매를 맺는다.
이와 같은 후반기의 삶은 의롭고 곧게 살면서 만물을 살리는 이타적 삶이다.
무엇보다 나이 들어가면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이 얘기는 나이와 관련된 책에는 전부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배움에는 생물학적인 나이는 무의미하다.
바람직하게 나이 들어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배움’이라고 한 것은 아주 오래 된 미래 가치이다.
공자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둔 이후 70세에 대자유인의 경지인 종심에 이른 것도 끓임없는 배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조선의 지식인들 역시 배움을 최고의 미덕으로 알았다.
그들은 나이 들면서 나타나는 노환을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삼았으며, 나이 들어 깨우치는 진리를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퇴계 이황이다.
이황은 죽기 4년 전인 66세에 오랜 지병과 노환으로 몸이 불편하였는데 매일 자연을 거닐며 사색하거나, 책이 가득한 방의 책상 앞에 앉아 고요히 명상을 하거나 책을 보면서 이치를 터득하는 일상을 보냈다.
때로는 배움의 즐거움에 밥 먹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도 이미 2천 년 전에 노년기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는 바로 학문을 익히는 미덕을 널리 실천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런 사람들은 멋있는 것 같다.
나이 60-70대를 인생의 제 3기로 설정한 월리엄 새들러 역시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은 배움에 있다고 하였다.
자기 몸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기능 향상을 돕기 위해서 뇌를 늘 젊게 해야 한다.
자기 몸의 컨트롤 타워인 뇌를 잘 관리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나이 듦을 위해 꼭 필요하다.
치매 같은 인지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수이다.
뇌를 젊게 하려면 매일 새롭고 건강한 생각을 하고 다른 감정을 느껴봄으로써 감각 기능을 되살려 뇌를 활성화시킨다.
아무리 좋은 행동과 습관이어도 반복하다 보면 뇌가 게을러진다.
게으른 사람은 뇌가 약하다는 말이 있다.
부지런히 뇌 운동을 해야 건강하다.
뇌 운동은 크게 학습을 통한 뇌 운동, 정서적 뇌 운동, 신체적 뇌 운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학습을 통한 뇌 운동은 게임, 퍼즐, 독서, 암기, 잠언 낭송, 문제풀이, 사경, 명문장 필사하기 등과 같은 직접적인 두뇌 활동을 통해 뇌를 단련시키는 방법이다.
이들 학습은 나이 들면 하지 않는다.
대부분 기억력이 나빠서, 도는 머리가 안 좋아서 등의 이유를 댄다.
정서적 뇌 운동은 긍정적이고 유연한 감정과 마음을 갖는 것으로 영화 보기, 음악 감상, 여행, 그림 그리기, 허브향 맡기, 익숙하지 않은 냄새 맡거나 소리 듣기 등이 좋다.
특히 좋아 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나 수다가 효과적이다.
난 정치나 시사적인 얘기를 하는 건 좋지만 감정적인 얘기를 하면 멀어지는데말이다.
신체적 뇌 운동은 보통 걷기나 스트레칭이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지속가능한 뇌 운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하면 뇌의 노화를 억제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기 위한 인생 설계는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긍정적인 프레임이 기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백년을 위한 첫 출발점 역시 긍정 마인드이다.
오늘 새벽에 내 방 창문을 열었는데 빨간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내 방에서 일출이 보인다는 건 처음 안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산정상위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가 자욱해도 빨간 태양이 보인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인생도 그 태양처럼 떠올랐다가 지게 되어 있다.
지는 태양은 어떤지 미리 알고 싶어서 지혜가 깊은 저자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역시나 끓임없이 뭔가를 배우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