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인권변호사를 보면 자극이 된다. 난 탈북민들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다. 저자가 어떻게 변호사가 되고 어떻게 인권을 위해서 일하는지 알고 싶었다. 저자 하벤 길마는 하버드 로스쿨을 정복한 최초의 중복장애인이다. 하벤 길마의 삶은 너무 놀랍고 신기한 것 같다. 하벤 길마는 장애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옹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은 하벤 길마의 그런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그녀를 백악관이 제정한 <변화의 챔피언 >에 선정했다. 하벤 길마는 <헬렌 켈러 성취상>을 수상하였으며, <포브스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캐나다 총리 쥐스팅 트뤼도, 독일 연방 총리 앙켈라 메르켈 등 유명한 정치 지도자들도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며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파이낸셜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영국 BBC방송,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등 여러 언론과 방송에서 그녀의 활동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고립된 삶에서 나와 굳게 닫힌 세상의 문을 대담하게 활짝 열어젖힌 놀라운 여정, 그 믿기 어려운 삶의 이야기다.
옮긴이 윤희기는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름이 진짜 특이한 것 같다. 고려대학교 국제어학원 연구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는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강사 및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특임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의심스러운 싸움>, <소설>, <마티스 스토리>, <무의식에 관하여>, <동행>, <페허의 도시>, <예수의 생애>, <연상의 여인에 대한 찬양>,<단테>, <욕망의발견>, <막스 티볼리의 고백>, <도리언 그레이스의 초상>, <어느 결혼 이야기>, <로빈 후드의 모험>, <정글북>, <위대한 개츠비> 등이 있다. 하벤 길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힘들기로 유명한 로스쿨 공부를 어떻게 졸업했을까,, 헬렌 켈러도 시청각장애인인데 5개 언어를 구사했다. 타일러 라쉬는 8개국어를 하고 내가 아는 유일한 미국친구는 영어, 일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한다고 하는데 미국클라스는 그런 건가,, 책에서 미국은 엘리트는 3%정도이고 나머지는 무식하다고 했는데 책이랑 틀린건가,, 아는 사람이 1명뿐이니까 잘 모르겠다. 헬렌 켈러는 손바닥에 글을 쓰거나 수화를 전하는 방법으로 (촉수화)언어를 익히고 소통했다. 하벤은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점자컴퓨터로 소통하고 공부했다. 자판으로 문자를 치면 블루투수 기능으로 점자로 연결되고 즉시 점자로 변환된다. 디지털 세상과 여러 보조 기기는 장애인의 교육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인터넷이나 이메일로 식당의 메뉴를 미리 확인하면 점자 메뉴가 없어도 주문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은 소통의 지평을 넓혀 준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장애인이 공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흑인이고, 아프리카 난민의 딸이며, 시청각장애를 지닌 하벤 길마가 만나는 세상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녀는 이 세상이 듣고 볼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된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삶이 힘든 이유는 보고 듣지 못하는 ‘장애’ 때문이 아니라 보고 듣지 못하는 사람을 차별하는 ‘사회’ 때문일 것 같다. 미국 남동부에 있는 섬, 마서스 비니어드에서는 수어를 공통으로 언어로 사용한다. 이 마을에서는 들리지 않는 것이 더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만일 모든 건물에 경사로와 승강기가 있다면, 저상 버스가 어디에나 다닌다면, 점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쉽게 구할 수 있다면 큰 글자나 쉬운 설명을 붙인 그림 카드로 절차를 안내하는 관공서가 있다면, 영화관에서 자막이나 화면 해설을 제공한다면, 이런 세상에서 ‘장애’는 더는 ‘장애물’이 아니다. 진짜 그럴 것 같다. 보고 듣는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된 이 세상에서 하벤은 어렵지만 당차게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책을 사람들이 많이 읽어야 한다. 헬렌켈러에게 보지 못하는 당신에게 사흘만 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무엇을 보겠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헬렌켈러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첫째 날에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 둘째 날,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밤이 낮으로 바뀌는 그 전율 어린 기적을 보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에 들떠 또다시 새벽을 맞이할 것입니다. 나는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겐 매일매일 밝아 오는 새벽이 영원히 반복되는 아름다움의 계시일 거라고 확신힙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동트는 새벽의 아름다움과 해지는 노을의 신비함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기를, 장애를 지닌 사람을 더는 특별하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책은 소설형식이다. 영혼을 포근하게 하는 따뜻한 햇살이 아스마라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길마와 여동생 티티는 그 따듯한 햇살을 느낄 수 없었다. 길마와 여동생은 외할머니 댁의 거실, 그 어둑어둑한 거실에 몸을 웅크리며 숨어 있었다. 어머니 사바를 포함해서 집안의 모든 여자가 부엌에서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곧 이모의 결혼식 때문이다. 많은 양파를 썰어야 하는 모양이다. 냄새만 맡아도 눈물이 절로 나는 그 양파를 어머니는 티티와 길마에게, 너희도 와서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 길마는 부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몰래 도망친 거다. 길마는 소파에 등을 푹 기대고 앉아 눈을 감았다. 무엇을 하던 부엌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할머니 댁 뒷마당은 제법 넓어서 과일 나무도 심어 놓았다. 결국 길마는 양파 까는 것을 돕지 않고 그 순간을 잘 피했다. 루이지애나 시각장애인 센터는 러스턴이라고 하는 작은 도시에 있었다. 하빈 길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장 이곳으로 왔다. 전국 각지에서 온 성인 학생 15명이 이곳에 다니고 있었다. 물론 모두가 시각장애인이 지녀야 하는 기술을 배우고 몸에 배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었다. 길마처럼 시력이 조금 남아 있는 학생은 수면 안대를 착용해야 했다. 수업 시간에 수면 안대를 착용하면 잔여 시력에 의존하지 않고 비시각적 기법을 습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잔여 시력이 흐려져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길마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로스쿨 최초의 중복장애 학생이 있었다. 그가 바로 하벤 길마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길마가 수업을 들을 때 시청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음성 전자 기술을 지닌 미국 수화 통역사인 셀리아 미추와 에린 폴리를 고용했다. 두 사람은 교실 뒤자리에 앉아 있었고 방음 마스크는 수신기와 무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길마는 교실 아무데나 앉아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길마는 교실에 들어오면 뒷자리에 앉았다. 통역사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대비해서 그런 거다. 길마는 나이가 스물두 살이다. 매년 청력과 시력이 희미해지고 있다. 그럼 변화가 너무 서서히 진행되는 바람에 제때에 감지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그동안 길마가 취해 왔던 대응 전략이 무용지물이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시각장애 센터에서 훈련을 받는 동안 수면 안대를 썼던 길마는 점점 진행되고 있는 시력상실에 그나마 제대로 적응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시각장애 대응 기술을 모두 터득한 상태이기도 하고 하지만 청력 상실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저주파 청력은 이미 사라졌다고 한다. 청력도를 보니 제한된 고주파 청력도 많이 약해졌다. 독서를 통해 길마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한 학생이 수업 내용을 적은 노트를 이메일로 장애 지원 사무실로 보내고 , 그러면 그 사무실에서는 그 노트를 길마에게 전달해 주었다. 길마가 로스쿨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글 읽는 능력 때문이었다.
길마의 이름을 많이 불러 주고 싶지만 이젠 저자라고 해야 겠다. 길마도 페이스북이 있다. 찾아 보니까 오바마나 바이든을 만났던 사진이 있다. 로스쿨 동기생, 교수님과 교류하는 일이 저자에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오리건 메사추세츠로 건너온 이유가 그 때문만은 아니다.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은 차별, 들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이 경험한 차별, 그로인해 저자에겐 법률 옹호기술 개발해야 한다는 욕망이 불꽃처럼 타올랐다. 로스쿨에 들어오기 전 학부에서 예비 과정을 수강할 때 지도 교수가 최상위권 로스쿨에 도전하라고 강하게 권했다. 그래야 취업 기회도 많이 찾아올 거라고 , 변호사라도 장애가 있는 변호사는 취업할 때 차별을 당한다고 했다. 여러 달에 걸쳐 지원서를 공들여 작성해 경쟁력 있는 로스쿨에 보내고 난 뒤로 전국 각지에 입학 허가가 쏟아져 들어 왔다. 그런 와중에 뜻밖에 큰 선물이 왔다. 하버드 로스쿨, 하버드에서 장학금과 학자금 융자 등을 포함한 재정지원이 담긴 입학 허가서를 보내 왔다. 세상 최고의 해안을 떠나 동부해안으로 가는 일이 저자에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변호사로 성공할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저자가 할 수 있는 한 무엇이든 다 해야 했다. 부모님도 지지해 주었다. 특히 저자가 졸업한 뒤엔 캘리포니아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자 더욱 반기며 기꺼이 그러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하버드도 저자가 다녔던 학교와 마찬가지로 저자에게 많은 배려를 해줬다. 문자로 쓴 글은 저자의 학습 과정에서 생명줄과 같았다. 장애 지원 부서에서는 교수님들과 함께 글로 된 모든 자료를 저자가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해 주었다. 저자는 읽기 자료와 강의 노트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잘해 왔다. 하버드에서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아마 저자에게 가장 큰 도전은 동기생, 교수님과 소통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고든이라는 사람은 대담하게도 대륙을 횡단하여 저자가 있는 케임브리지로 왔다. 그는 이곳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이 지닌 기술로 가정, 학생, 기관을 도와주는 사업을 했다. 고든은 정말 컴퓨터에 능통한 친구다. 저자를 위해 하버드 정보기술팀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했을 정도로 그쪽으로 뛰어난 친구다. 저자는 블루투스 자판을 점자 컴퓨터에 연결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점자 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났다. 그 성능도 많이 좋아졌다. 캘리포니아 직업재활과에서는 저자의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그 컴퓨터 두 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고든과 저자는 브레일노트를 서로 다른 여러 블루투스 자판과 짝을 지어 써봤다. 들고 다니기 쉽고 실용적이며 쓰기 편안한 조합이 어떤 것인지 찾으려고 그랬던 것이다. 저자는 하버드 로스쿨 최초의 중복장애자다. 저자의 인도자는 맥신이다. 맥신을 페이스북으로 보니까 아주 큰 경찰견, 마약견이다. 로스쿨에서 보낸 첫 학기 동안 소중한 교훈을 많이 배웠다. 맥신은 언제나 저자와 함께 하며 무슨일이 있으면 코를 땅에 대어 확인을 하고 저자를 인도한다. 하버드 로스쿨에서 3년을 보내는 동안 저자는 계속해서 어려움에 직면 했다. 학교 측은 저자에게 필요한 편의 시설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건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중복장애인 상태에서 로스쿨 공부를 한다는 것은 저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 인류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니까 매뉴얼도 없고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학교와 저자는 하나씩 시도해 가며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결국은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냈다. 저자는 모든 과목을 다 통과했으며, 여러 차례 우등생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거구나. 여름방학 동안에는 귀중한 실무 경험도 쌓았다. 처음엔 미국 교육부 산하 인권청에서, 그 다음엔 미국 동등 고용 기회 위원회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로스쿨 마지막 해에 저자는 법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펠로우십인 스캐든 펠로우십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저자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공익법무법인인 <장애인 인권 옹호>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아주 잘 된 일같다. 이제 저자에게는 더는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맥신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잘 받아 들일거라고 한다. 페이스북을 보니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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