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이 있지만 50부터는 너무 적은 말수도 독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말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과도 관련이 된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아이디어를 떠올린들, 이를 출력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일단은 사람들 앞에서 ‘말’ 로 뱉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행동’으로 옮기기도 쉬워진다.
말은 하지 않을 때, 뇌의 노화로 인해 치매라는 뇌 노화의 급행열차를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전두엽에게 있어서만큼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 ‘두 손들고 환영’이다. 전두엽은 미리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있다.
‘융통성 없는 사람은 유연한 사람보다 치매에 걸리기 쉽다.’
이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두 정엽과 측두엽은 단순 반복 작업을, 전두엽은 예상치 못한 일을 분담하고 있다.
전두엽이 노화되면 문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 불편하거나 낯선 상황을 맞으면 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도 못한다. 이런 딜레마 ‘불평’ 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뭔가를 정말로 바꾸거나 고쳐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해결하면 그만이다. 약간의 창의력으로 똑같은 상황을 훨씬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뇌도 살리고, 나의 관계도 살리는 길이다.
전두엽의 역할 중 하나는, 두엽이나 측두엽 등 다른 영역에 쌓인 ‘과거의 경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설계하는 것이다. 사실 과거의 경험을 복습하는 것은 많은 동물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은, 전두엽이 과거를 돌아볼 뿐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해서 판단한다는 사실이다. 전두엽의 기능이 활발할수록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뚜렷한 ‘가설’을 세울 수 있고, 하나의 선택을 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처럼 미래의 구체적 상황을 그려보고 대비하는 능력은 전두엽의 고유 영역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쌓은 토대 위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지어 올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과거에 어떻게 했는가’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식적으로 떠올려본다. 미래를 내다보는 전두엽의 능력이 더 날카로워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 즉 ‘정설’ 이나 ‘상식’ , ‘전통’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변화보다 안정을 선호하고 새로운 관점보다 기존 관념을 고수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의심하는 힘, 즉 익숙한 것을 그대로 믿지 않고 “그게 정말 맞을까?” 하고 질문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눈물을 보이지 않아야 남자답다’ 라는 전통적인 남성상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사랑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글귀와 더불어 “너를 생각하면 밤마다 눈물이 흘러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식의 표현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남자다움’은 산업화 이후에 굳어진 것이라 보아야 한다.
의심하는 힘은 단순히 지적 운동이다. 오늘 하루, 당연한 것들에게서 한걸음 벗어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고의 유연함을 키우고 싶은데 막상 시도해보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처럼 곧 바로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지 말고 여러 가능성 떠올려보는 것만으로 전두엽을 자극하는 좋은 훈련이 된다.
그럴지도 몰라 사고로 전두엽을 단련시키고, 사고의 폭을 넓혀 본다. 정신 치료의 방식도 달라졌다. 쉽게 말해 ‘행동이 마음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젊게 유지하고 싶다면 일상의 작은 습관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나의 말투, 표정, 옷차림, 하루루틴 등에 의식적으로 개입해서 변화를 준다.
몸이 먼저 변하면, 마음이 그에 따라 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해보는 것’이다. 생각에 머물지 말고 몸을 움직여 본다. 변화는 의외로 쉽게 시작된다. 노화를 지연시키려면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