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때 플라톤에 대해 들어 보고는 나에게는 잊혀진 존재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로스쿨 준비를 하면서 다시 플랕톤을 접하게 되었는데 플라톤은 여전히 나에게는 어려운 존재였다.
정말 프라톤을 찾아 가서 직접 그이 사상이 무엇인지를 물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번쯤은 종횡무진 시간 여행을 꿈꾼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날 일에 끼어들어 사건의 진행을 마음대로 바꾸어 버리는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이다.
시간의 진행을 하는 상상은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되었고, 20세기에 이르러 다양한 영화를 통해 조금 더 그럴 듯하게 그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표현은 언어로 묘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거나, 한계가 지각되는 '닫힌 공간'의 회화나 영화 스크린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블록홀이나 화이트홀을 지나면 다른 세계나 다른 우주를 접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같은 한정된 세계에 대한 지각은 실제 일상적인 지각과는 다르다.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세계를 일시적으로만 완전히 지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과학 기술 장치를 활용하여 실제로 지각되는 현실보다 더욱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가상현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상현실 기술이 앞으로 대대적으로 상용화되면, 모든 인간의 욕망을 근본적으로 바꿔 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상상의 세계를 꾸며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예컨데 그가 공상 과학 소설가라면, 이러한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소설을 쓰고 싶을 것이다.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철학자라고 한다면 철학적인 내용을 가상현실을 통해 실감나게 묘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사람은 과거의 철학자들 중 가장 탁월하다고 여기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느끼고, 철학자가 살던 세계에 직접 가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그 탁월한 철학자를 그가 살았던 세계와 전혀 다른 현실 세계로 불러 와, 그의 탁월한 철학으로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완전한 대화를 꿈꾸고, 그 가운데 철학이라는 것이 그것의 바탕이 되는 시대적인 현실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형성될 수 있는가를 실감나게 보여 주고 싶어 할 것이다.
과학과 예술, 문학과 철학 그리고 역사 등의 세계를 그야말로 종횡무진하면서 그 기본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성헌이가 만난 플라톤은 나골 선생이 파르메니테스를 만났다는 말에 완전히 넋을 잃은것 같았다.
플라톤과 나골 선생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만 있던 성헌이가 질문을 했다.
'아도니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이자, 성적인 방종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스의 애인라고들 하죠' 아도니스의 어머니는 스미르나인데, 그녀는 자기 아버지를 성적으로 사랑한 나머지 아버지를 속여 정을 나눈 여자지요. 자기딸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가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이려 하자, 스미르나는 신들에게 자기가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래서 신들이 스미르나를 향이 강한 몰약 나무로 만들었지요.
그 나무에서 태어난 신이 바로 아도니스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아프로디테 신은 물론이고 아도니스 역시 사랑과 열정의 신으로 찬미하는 입니다.
"플라톤, 아도니스 이야기는 참 재미있군, 아도니스를 숭배하는 행사가 따로 있는가?"
'물론이지요, 최근들어 아도나스 숭배가 유형처럼 퍼져 성적으로 문란하고 방종한 짓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전을 거슬러 올라 간 것이다.
드디어 극장 안에 불이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플라톤은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방 안에는 완전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인간의 경험과 생각이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토록 오랫 동안 거듭거듭 생각을 해서 제 나름대로 이거야말로 진리라고 여겨 이데아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또 한번 신묘한 경험을 하고 나니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세상의 일이란 것이 한 번 있다가 없어지면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는 제 생각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늘 속에 있던 학생이 발걸음 옮겨 그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폭염을 뿜어 대는 햇볕 아래에서 마주섰다.
두 사람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손수건을 꺼내 얼굴의 땀을 훔쳤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나골 선생님 맞으시죠?"
"그래, 자네가 성헌군인가? 반갑구먼,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통해 보던 얼굴을 이렇게 실제 공간에서 직접 만나니 좋구먼."
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
그들은 처음 보는데도 이미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정다운 눈빛을 주고받았다.
나골 선생은 문의 오른쪽에 붙어 있는 도어록의 덮개를 열었다.
아주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이는 도어록이었다.
나골 선생은 네 개의 손가락을 사용하여 빠르게 번호를 눌렀다.
누르는 숫자가 적어도 열 자리는 되는 듯했다.
이윽고 문이 스르르 열렸다.
성헌이는 육중한 문이 그러하듯 열리는 속도가 아주 느리다는 생각을 했다.
'들어오게나, 여기서 나의 연구실이야, 연구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나의 비밀스런 성일세, 앞으로 '니골리스'라 블러 주게나, 나골의 땅이란 뜻이야,'
"예." 나골리스니, 그리고 나골의 땅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긴 했지만, 지금은 왠지 자세히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성헌이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이상한 방을 낱낱이 관찰하기로 다짐했다.
나골 선생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 왔다.
"여기가 도대체 뭐 하는 곳이에요." 성헌이는 선생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투로 트집을 잡아 따져 묻듯이 말을 내뱉었다.
그러고 나서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시장통이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이었고, 간혹 흑인도 섞여 있었다.
"역시 내 짐작이 맞았어! 난 한국에서 온 진성헌이야."
"먼 미래에서 와서 그래."
"먼 미래?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아무리 설명해도 넌 알아들을 수 없을 거야,
으음, 그러니까 먼 미래에는 말이야,
과학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이렇게 먼 과거로 올 수도 있는거야,
나는 그 과학 기술을 이용해서 2000년도 훨씬 넘게 떨어진 먼 미래에서 여기로 방금 온거야."
어느새 성헌인 나골리스의 비밀을 스스로 깨우쳐 가면서, 즐기고 있었다.
"무슨 소린지 통 모르겠어."
그 아이는 여전히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성헌이는 이 친구에게 자신의 정체를 실감나게 알려 줄 방법이 없었는지 잠깐 고심했다.
플라톤이 말을 하는 도중에 여자 노예들이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로 조리한 달걀과 날짐승 요리, 이상하게 생긴 요리, 먹음직한 과일을 잔뜩 들고 와 식탁 위에 늘어 놓았다.
플라톤이 손님에게 음식을 권했다.
그러고 보니 성헌이는 배가 고팠다.
음식을 향해 손을 뻗다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여긴 진짜 세상이 아니고 홀로 그래피로 만든 가상현실이잖아,
여기 있는 음식들도 다 가짜임에 틀림없고, 그런데도 이걸 먹으면 과연 배가 부를까?'플라톤은 멀뚱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성헌이에게 붉은 포도주를 한 잔 따라 주었다.
"페라클레스가 세운 민주주의가 완전한 엉망이 된 셈이구먼 안타까운 일이네,
그런데 그것이 소크라테스 선생님과 무슨 관계라도 있단 건가?'
언젠가 소크라테스를 추종했지요.
크리스티아스는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사람을 모아 놓고 탁월한 대화법으로 참된 것을 추구하는 자리에 종종 참여하곤 했어요.
이게 바로 요즘 로스쿨에서 문답법이나 소크라테스식으로 수업을 한다는 그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말한 철학사상을 지키기 위해 악법도 법이라고 하면서 사형을 당했다.
그런 과정에서 플라톤의 친척이 있어서 플라톤은 고뇌를 했다.
철학은 평상시에 너무 어려워 대하기 어려운 학문이다.
이렇게 철학소설같은 책은 철학을 쉽게 대하고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플라톤하면 현실세계가 가짜이고 이데아라는 진짜 세계가 존재한다는 얘기와 플라토닉러브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이고 철학의 아버지이다.
법학적성시험을 공부할 때 철학은 정말 중요하고 필수이다.
두꺼운 철학책을 볼 때마다 포기를 했는데 이제는 철학과도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