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아빠의 자격 - 아마추어 아빠에서 프로 아빠가 되는 길잡이
서진석 지음 / 북라이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황제펭귄은 부성애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황제펭귄은 겨울이 되면 다른 동물과는 달리 짧게는 수 킬로미터 멀게는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더 추운 지역으로 이동한다.
다른 동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니 다른 동물들이 오지 못하는 추운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엄마 펭귄은 몇 주 동안 고생하여 알을 낳는다.
알을 낳으면 몇 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엄마 펭귄은 알을 아빠 펭귄에게 조심스레 넘기고 걸어왔던 수 킬로미터, 수백 킬로미터를 다시 거슬러 바다로 나간다.
엄마 펭귄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영양을 보충받을 수 없기에 힘들게 부화한 새끼 황제펭귄도 죽고 만다.
그러기에 엄마 펭귄은 기를쓰고 그 긴 여정을 왕복한다.
아빠 펭귄은 알을 발 위에 올려놓고 다리 사이로 품는다.
알을 땅에 떨어뜨리면 얼어서 부화할 수 없기에 필사적으로 품은 채 부화할 때까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아빠 펭귄들은 영하 60도의 혹한을 견디기 위해 다른 아빠 펭귄 무리와 함께 몸을 뭉쳐 추위를 이겨내며 엄마펭귄을 기다린다.
엄마 펭귄이 돌아오면 '펭귄밀크' 라는 새끼 먹이를 목에서 게워내 먹인다.
아빠 펭귄도 못 먹은 지 오래여서 기력이 약한데 펭귄밀크를 먹이고 나면 엄마 펭귄은 아빠 펭귄으로부터 새끼를 넘겨받는다.
그러면 이제 반대로 아빠 펭귄이 바다로 나가 먹이사냥을 하고는 다시 돌아온다.
황제펭귄의 이야기는 아직 부모가 안돼서 모르지만 감동스럽다.
아빠들이 아이와 놀때는 상대적으로 신체를 많이 쓰고 활동적이고 즉흥적으로 놀면서 아이를 흥분시키고 호기심을 일으킨다.
반면 엄마들은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차분하게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놀아준다.
이 두 가지는 아이에게 모두 휼륭한 자극이 된다.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와 함께 부대끼고 성장하는 아이는 사회성이나 인지력이 균형감 있게 발달한다.
따라서 아이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서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해야만 할것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도 아빠의 육아 참여는 필수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육아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세계만큼 파악하기 어렵고 복잡하고 심오한 경우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
이렇게 어려운 육아를 엄마의 어깨 위에만 올려놓는다는 것은 엄마나 아이 모두에게 가혹한 일이다.
육아에서 아빠의 역할은 참으로 넓고 광대해 개척하는 대로 그 성과는 쑥쑥 나타날 것이다.
아빠들은 아이 교육과 관련해서는 팔짱 끼고 물러앉아 있는 등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의식 측면에서 아빠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자각은 늘었지만 실천은 아직 그런 의식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빠의 자리는 스스로 찾고 또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들이 지금의 변화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더 변해야 한다.
아빠들이 달라져야 가족도 아이들도 달라질 수 있다.
이제는 시간을 넘어서 내용 면에서 의식을 넘어서 실천 면에서 달라져야 할 때이다.
아빠, '세상의 중심에서 내려오다'---저자는 아이가 태어난 것은 내게는 천동설이 지동설로 바뀐 것과 크게 다름이 없었다고 했다.
연예인중에 하하가 아이를 낳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궁금하다.
저자는 결혼할 때만 해도 그렇게 큰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결혼 후에 상대방을 배려해서 같이 맞춰 살아가는 것은 있었지만 저자는 삶의 중심 지축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결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저자의 삶의 형태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저자가 존경하는 위인도 부모님도 아내도 아니었고 바로 아이였다고 한다.
저자의 얘기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세상은 저자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이로 인해 삶의 큰격변이 있는데도 왜 사람들은 아이 낳는 것을 그냥 자연의 순리라고 하면서 쉽게 받아들이는지 결혼하면 당연히 낳아야 하는것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삶의 준비를 안 하고 받아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결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 끝에 하면서 말이다.
본인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내려와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행동할 준비를 미리 하는 등 아이를 받아들이는 사전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피터라는 사람은 M&A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이자 딸과 아들을 둔 40세의 부러울것 없는 가장이다.
하지만 그는 사업에만 몰두하고 점차 가족의 일에 소홀해지기 시작한다.
아들의 야구시합에 구경 가겠다고 아들과 몇 번이나 약속해 놓고도 사업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
멀리 가족행사에 참석해서도 사업에만 신경이 곤두서 있는 피터에게 아내는 충고한다.
"아이들은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과 놀고 싶어해요. 언제까지 그러겠어요? 아이들이 우리를 원하는 건 길어야 불과 몇 년이에요.그 후론 오히려 그 반대라고요. 얼마 안남았어요. 불과 몇년이면 끝이라고요. 지금 신경 안 쓰면 나중에 후회할 거예요." 영화 <후크>의 내용이다.
이시대의 아빠들은 피터와 얼마나 다를까.
저자는 주변에 이미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된 부모가 많은데 다들 비슷하게 이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해도 보낼 수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아빠의 시간이다.
그런데 그 선물을 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우리는 살면서 뒤로 미루는 것이 많다.
아이와의 시간도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같이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잠시의 유보를 통해서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
아이들은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린이를 자녀로 둔 부모를 보면 항상 "열심히 부지런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라고 주문한다.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저학년의 자녀를 둔 경우에는 고학년이 되기 전에 아빠와의 추억을 만드는 것에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을 강하게 권한다.
저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육아일기를 쓰고 가족신문을 만들 때 이러한 것을 나중에 아이들이 보면 최소한 빗나가지 않겠지 하면서 아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개미가 겨울이 오기 전에 양식을 쌓듯 아이들이 바빠지기 전에 아빠와 교감, 자연과의 교감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이 교감은 아이가 자랐을 때도 아빠와의 신뢰의 근본을 이룰 것이다.
때로는 그 신뢰에 금이 갈 때도 골절된 뼈가 붙을 때 나오는 골진처럼 그 쌓아 둔 교감이 신뢰를 회복시켜 줄 것이다.
아이와 갈등이 있더라도 아이가 나중에 자신이 자랄 때 부모들이 자신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얼마나 사랑해왔는지를 여러 매개체를 통해서 확인한다면 아주 어긋나게 자라지는 않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할 수 있다.
어떤 연예인은 자신의 아이가 기억을 할 떄 외국여행을 데리고 가야 한다고 얘기를 하기도 했다.
아빠들은 아이와 놀려고 해도 일단 1차적으로는 아이와 같이 보내는 시간을 확보 해야 한다.
일과 가족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고 하는데 사실 노력하면 둘 다 만족시킬수 있다.
저자는 아무리 바빠도 주중에 하루 저녁 정도는 아이랑 같이 보내려는 원칙을 고수하는 편이다. 사실은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있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게 더 문제다.

커갈수록 아빠의 역할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중학생만 되어도 주변에서"이젠 다키웠네".라고 부러워 한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일정한 시점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나 고민도 많고 주변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는데 부모의 역할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풍선효과처럼 엄마가 그 짐을 대신 지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아이의 생활태도, 마음가짐,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과 관련해서 아이와 갈등을 일으킬 때 나는 부모가 둘이라는 점에 감사할 때가 참으로 많다.
이 어려운 문제를 서로 상의하고 같이 대처할 수있기 때문이다.
아빠, 엄마 둘이라는것은 참 좋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이를 타이르다가 아이와의 관계가 냉각될 때가 있곤 하는데 그때 아내마저 그러면 집안 분위가 엉망이 될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러할 때 아내가 아빠의 역할까지 하며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아이 스스로 재밌게 놀이를 제안해보도록 하라고 한다.
그렇게 제안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놀이방식을 설명하고 아이들이 따라오도록 하는 놀이가 과연 좋은 놀이인지 의심하게 된다.
가장 좋은 놀이는 노는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이를 체화해서 나름의 방식대로 창의적인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놀이다.
아이가 제안한 것을 더욱 발전시켜 놀이로 만들면 아이도 더욱 신나 한다.
예를 들면 쿠션놀이의 경우 저자의 아이들은 끓임없이 새로운 제안했다.
그냥 보면 쿠션이지만 상황 설정을 하면 쿠션이 변신을 한다.
처음에는 저자의 아이가 쿠션을 바닥에 몇 개 던지더니 그 위로 뛰어다니면서 놀았다.
그리고 거실에 대여섯 개 깔려 있는 쿠션과 방석은 징검다리가 되며 거실 바닥은 깊은 강이된다. 상황 설정이 끝나면 놀이는 저절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집에서 출발한 아이가 징검다리를 무사히 건넌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놀이다.
바로 이게 상황 설정의 재미이다.
저자는 경주 나들이 위해 4개월간 준비를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한번쯤 찾는 역사 유적 도시가 있다.
천년고도 경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수도가 위치한 곳답게 두번에 걸쳐 두 지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저자는 역시 큰애가 4학년 때 경주 여행을 계획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수학여행의 추억이 있는 곳이자 몇 번 여행을 간 곳이기에 익숙한 곳이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기존의 상식만을 가지고 경주를 방문해서는 단지 둘러보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자명했다.
방법은 하나,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저자는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했다.
약속은 사소한 듯하지만 교육의 중요한 기본이다.
가정교육이라 할 때 보통은 '교육자' 인 부모와 '피교육자'아이로 나누어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아이들을 교육시킬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을 하기 전에 교육자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은 대상을 변하게 하는 과정이다.
교육자가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그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아이를 교육시켜가는 과정은 부모가 변해가는 과정이어야만 한다.
"내가 잘하고 있는것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지 못하는 부모는 자신은 변하려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만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을 주문하는 부모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로 하여금 약속을 가장 잘 지키도록 하는 가장 휼륭한 방법은 부모 자신이 약속을 솔선수범 해서 지키는것이 좋다.
평등 부부상이 있다면 그만큼 부부가 평등하지 않다는 반증일것이다.
지금은 부부가 평등해졌는지 이런 상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부기관이나 단체에서 간혹 이런 상을 만들었다.
저자는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면 보통의 표현을 빌리면 자며 쉬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과 노는 것도 쉬는 방법이지 않겠는냐고 말 할지 모르겠다.
아이들과 노는 것은 쉬는 차원으로만 접근하면 몸과 마음을 쏟아가며 같이 놀아줄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결혼 이후 아이가 없을 때는 퇴근 이후 가사에도 같이 참여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퇴근하면 내 일의 우선 순위는 거의 육아였다.
가사와 육아 중에서 육아의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했기도 했고 또 하루 종일 아빠를 보지 못한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같이 공동 육아와 평등부부의식을 가진 남성을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이 여성이 되면서 여성에게도 많은 점들이 좋아졌지만 이런 책들처럼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책들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아빠들도 육아에 참여할려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