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절한 걷기 가이드 - 궁극의 평생 운동, 걷기의 모든 것
장 드루앵 외 지음, 허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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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다가 전부 포기하고 걷기만 한다건강을 위해서 이 책을 보고 잘 걷고 싶어서 읽었다. 저자는 장 드루앵, 드니 페드노, 로베르토 푸아리에이다. 장 드루앵은 일반의로 라발대학교 가정의학과 클리닉교수다. 침술학, 정골의학, 유사요법, 통합의학 교육도 이수했다. 드니 페드노는 운동 학자이자 진찰 및 운동 처방을 전문으로 하는 운동치료사다. 로베르토 푸아리에는 운동 학자이자 체육교사, 자세교정치료사, 인간공학감리사다. 또한 셔브룩대학교 교수이며, 캐나다 퀘벡 법원이 지정한 자세교정 치료사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장거리를 뛸 수 없고, 현대인에게 달리기 반드시 가장 적합한 운동은 아니다. 현대인은 비활동적이고 과체중이며 체력도 좋지 않다.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들은 몸 또한 불쾌감, 강한, 통증, 만성적인 반복사용 긴장성 손상 증후군과 그 외 부차적 문제가 나타나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일상 속 불편함을 겪을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독일 카를스루에 대학 체육학 연구원장인 뵈스 교수의 연구로 “대개의 경우 달릴 때 자신이 가진 체력보다 더 많은 힘을 써야 하므로 오히려 달리기가 건강과 운동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는 사실을 증명했다.

조깅의 경우 발을 떼고 다시 땅을 디딜 때 몸무게의 세 배에 해당하는 충격을 덜 받는다. 달리기와 걸을 때는 발을 들어 올리고 멈춰 있는 순간이 없다. 또한 걸을 때는 힘줄, 인대 및 뼈와 같은 여러 신체 조직이 받는 역학적 스트레스가 매우 적다. 그러므로 당연히 관절증이나 염증 및 관절 관련 질병이 발생한 위험이 줄어든다. 달리기는 골반 관절 손상을 입는 경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관찰했다. 이 현상은 최근 달리기 열풍이 붙었던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호르몬과 관련해서는 오래 전부터 규칙적인 활동이 만족감, 식욕 조절, 감정 및 몸무게, 수면에 까지 확연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다. 그렐린 분비와 수면 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점점 더 확신하는 추세다. 여러 연구가 아침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그날 밤 잠에 더 쉽게 든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수면 부족과 몸무게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다.

생활습관의 하나로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걷기가 매우 흥미로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오늘날까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전력을 다해 달려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실제로 걷기도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심장에 좋은 운동이다. 만약 건강을 지키고 몸무게와 당뇨병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고 심혈관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라면 언제 어디서든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걷기는 나이가 들수록 몸에 좋은 운동이다. 왜냐하면 골절 위험을 반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와 복부에 관련된 또는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탈출증과 탈장이 일어날 위험이 적다는 점이다. 규칙적으로 걸으면 고혈압, 심장 발작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매일 30분만 걸어도 혈액 순환 시스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뇌졸중 발생률을 3분의 1을 줄일 수 있다.

걷기는 신진대사 촉진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강도 높은 걷기는 우리 몸이 인슐린과 혈당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 걷기가 당뇨병 발병과 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식사 후 동안 산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규칙적으로 걸으면 일부 암의 발병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꾸준히 걷거나 운동하는 사람은 유발암과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적다. 그러므로 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30분 이상 걷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걷기는 체력이 회복되고, 감정 및 집중력, 일반적인 행복감과도 연관이 있다.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걷기를 우울증 치료약으로 여기는 추세다. 또한 건강을 위해 매일 몇 분 걷기와 같이 간단하고 쉽고 실행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고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안전한 운동인 걷기는 강도를 조절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고혈압이거나 뇌졸중 및 뇌진탕 등 사고 발생 후유증을 않는 등 건강에 유의해야 할 사람에게 추천한다.

과체중으로 오랫동안 운동 부족 상태로 지내온 사람이나 반복되는 진통을 동반한 만성통증을 겪어온 사람에게는 빨리 걷기가 좋다. 발목 및 발 부위는 목발뼈, 종아리뼈, 정강이뼈를 만나는 발목 관절부터 시작한다. 바로 목발뼈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뒤 너비가 앞 너비보다 ‘좁은’ 면이 정강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온다. 그러면 당연히 발목 균형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때 다리 바깥쪽에 있는 종아리근이 종아리뼈를 아래로 밀어 목발뼈 가까이에 붙임으로써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발목 염좌가 재발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부위의 굽히기/펴기 운동을 통해 복사뼈 집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아리뼈 머리는 무릎 가까이에서 무릎 관절 일부를 이루면서 주로 넙다리 두갈래근이 지탱한다. 따라서 무릎, 발목, 골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걷기는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만약 진지하게 걷기로 했다면 달리기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걷기 기술, 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

걷기 전에 충분히 연습해서 실제로 운동을 할 때 온전히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걷기 시간은 상황에 맞게 정할 수 있도록 제시하지 않았다. 이렇게 나름대로 각 단계 각 단계를 구성하는 운동 수를 줄이고 늘리는 방식으로 전체 운동 시간과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전체 건강 회복 프로그램은 고유수용성 감각 운동, 스트레칭,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을 모두 포함한다.



걷기 시간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한다. 각 단계를 구성하는 운동 수를 줄이고 늘리는 방식으로 전체 운동 시간과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걷기와 근력 운동을 할 때 몸 중심에 힘을 주어야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물에 대해 자주 말한다. 그러나 사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영양소보다 더 먼저 몸에 흡수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공기다.

먹지 않고 30일, 물을 마시지 않고는 3일 연명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숨 쉬지 않고는 3분 이상 살 수 없다. 어쩌면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보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호흡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호흡기관이 우리가 자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자율신경 계통 기관이라는 점이다. 성인의 총폐활량은 약 6리터로, 휴식 동안에 15회 정도 들숨과 날숨을 쉰다. 그리고 운동 중에는 세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호흡은 심장과 혈관의 활동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호흡 운동이나 흉곽 펴기 운동을 하면 몸의 안정과 기능에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흡을 바르게 하면 폐로 공기를 많이 들이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즉 운동을 하거나 걸을 때 숨을 깊게 들이쉬듯 날숨도 충분히 내쉬어야 한다. 숨을 쉬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코는 필터로 작용하고, 비강은 공기의 양과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체온 조절에 부분적으로 참여한다.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고 집중하기 어렵거나 생기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밖에 나가 바람을 쐰다. 기분이 한결 좋아질 것이다. 구강호흡은 목감기와 편도선염, 중이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구강호흡은 턱뼈 및 턱관절 장애, 입, 냄새,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밤 공포증 등 여러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구강호흡을 한다면 휴식 중에도 의식하지 못한 채 입으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밤에 자주 일어나고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입이 건조하거나 턱이 아프다면 입으로 호흡한다는 증거다.

컴퓨터를 한다거나 운전을 하면서 머리를 앞으로 숙인 상태로 유지하면 목 아래 조직의 수축을 촉진한다. 목 아래 조직이 수축하면 턱을 아래로 당겨서 혀가 입천장에 닿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목 자세를 바로잡고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일상 습관이 중요하다. 목 자세를 바르게 하면 편안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숨을 쉬고 걷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 어깨가 아파서 정형외과를 가니까 목이 안 좋아서 어깨가 아픈거라고 했다. 정형외과에 가서 물침대로 안마와 여러 치료를 하니까 통증이 덜했다. 여러 운동을 했지만 걷기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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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우리를 현혹하는 것들에 논리와 근거로 맞서는 힘
리처드 도킨스 외 30인 지음, 존 브록만 외 엮음, 김동광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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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한데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읽었다.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 외 30인이다. 저자들은 온갖 과학자들이 다 나온다. 이 책의 저자들은 세상 모든 물음에 과학이 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의 거인들과 떠나는 지적 여정을 풀어 쓴 책이다. 훌륭한 요리사는 손질된 재료를 바탕으로 기가 막힌 요리를 선보인다. 접시에 놓인 예술 작품은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자신의 주력 분야와 관련된 독창적인 개성이 잘 드러나 있다.

리처드 도킨스는 영국 사람이고 이기적 유전자나 확장된 표현형을 읽었는데 별로 기억나는 게 없는 것 같다. 옛날에는 옥스포드나 캠브리지 나온 사람을 보면 괜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전부 갖춰져야지 멋있는 것 같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지식들이 정말 사실인지,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지 의문을 느껴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늘에 뚫려 있는 작은 바늘 구멍 같은 행성들이 실제로 태양과 같은 거대한 공 모양을 하고 있고, 우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지구가 그런 행성들 중 하나인 태양의 주위를 도는, 그보다 훨씬 작은 구체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에서 충분히 멀리까지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자신들의 눈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육안으로 보기 어려워서 도구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저녁 무렵 나타나는 ‘개밥바라기’ 별은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관찰해 보면 그 별이 우리가 금성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행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세계와 우주의 진실을 밝혀내는 전문가로 종종 형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한다. 만약 그 가설이 정말 사실이라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되었을까? 이것을 예측이라고 한다. 예측을 잘해야지 진짜 엘리트라고 했다.

만약 지구가 정말 둥글다면 우리는 누구든 같은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결국 자신이 처음 출발했던 위치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홍역에 걸렸다고 진단할 때 환자 얼굴 한번 쳐다본다고 홍역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는 환자를 살펴본 후에 환자가 홍역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운다. 그리고 마음속에 이 여자아이 환자가 정말 홍역에 걸렸을까? 홍역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 일치하는지 살펴봐야 겠군이라고 생각하고 검사를 진행한다.

과학자들이 이 세계에 대해 연구하고 배워나갈 때 증거를 사용하는 방식은 날로 복잡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저자는 무언가를 믿게 해주는 좋은 증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잘못된 믿음을 주는 좋지 않은 증거에 대한 이야기를 이쯤에서 그치고 잘못된 믿음을 주는 좋지 않은 증거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런 좋지 않은 증거들은 ’전통‘, ’권위‘, ’계시‘이다. 전통에서 빚어지는 문제는 어떤 이야기가 아무리 오래되었다 해도 원래의 이야기가 옳거나 그릇될 수 있듯이, 오늘날에도 옳거나 그릇될 수 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지어내서 그 이야기가 수세기 동안 정해진다 한들 그 이야기는 자체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영국 국교회는 많은 종파 중 하나에 불과하다. 러시아 정교회, 로마 가톨릭, 감리교 등 여러 종파 가 있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신앙을 가지고 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더 다르다. 그리고 유대교와 이슬람교에도 여러 종파가 있다. 그런데 아주 사소한 신앙의 차이로 사람들은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앙에 대해 믿음을 가질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믿음은 예수가 살던 시대 6세기가 지난 후에야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마치 ‘백설공주’ 이야기가 지어진 것처럼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가 지어졌을 뿐이다. 전통이 오래될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성경은 많은 증거와 증인들이 있다. 오래됐다고 무조건 믿는 건 아니다. 나도 성경을 하나님말씀으로 받아들이는데 엄청난 책을 읽고 대조하고 진실인지 확인이 되었을 때 받아들였다.



로마 가톨릭이 성모 마리아의 육신이 천국으로 올라갔다는 믿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기가 비교적 최근인 1950년이었다. 그 말은 1950년에 교황이 가톨릭 교도들에게 그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뜻이다. 진화론자들은 신앙을 안 믿을 것 같다. 난자처럼 작고 거의 활동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포에서 어떻게 복잡한 사람이 태어날 수 있을까? 이 작은 세포를 인체의 모든 조직으로 바꾸어주는 장치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유전물질인 유전자는 어떻게 이런 과정들을 제어할까? 이런 물음들은 생물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여기에 답변을 얻기 위해 이루어진 최근의 진전들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수정된 난자 세포는 무수한 세포들을 생성하고- 사람은 수십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 세포들이 조직되어 눈, 코, 팔다리, 심장, 두뇌와 같은 구조가 된다. 그렇다면 그 구조들, 또는 최소한 그런 구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계획이 난자 속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초기 배아의 일부가 제거되면, 교란에도 불구하고 그 배아는 정상적으로 조절과 발생을 계속할 수 있다. 물리적인 메커니즘과 관계가 있다.

우리의 뇌는 처음에는 세포들로 이루어진 평평한 판이었다가 튜브형태로 말린다. 사람들은 다른 척추동물들과 구분시켜 주는 것은 세포와 종류라기보다 패턴형성과 그에 따른 공간적인 조직화의 차이이다. 그렇다면 배아에 들어 있는 세포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알까? 그 답은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자신들의 위치를‘알고 있다’ 는 사실에 의존한다. 복잡한 배아 대신 단순한 국기를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 국기를 보면 여러 개의 세포들이 일렬로 늘어서고 있고, 각각의 세포들이 모두 푸른색, 붉은색, 흰색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렇다면 어떤 메커니즘이 프랑스 국기의 패턴을- 다시 말해서 그 줄의 처음 3분의 1에 해당하는 세포들은 푸른색이 되고, 다음 3분의 1은 흰색, 나머지 3분의 1은 붉은색이 되도록 –발생시킬 수 있겠는가? 이것은 초기 배아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와 그리 다르지 않다.

초기 단계에서 배아는 뼈, 근육, 내장, 피부 등으로 성장하게 될 여러 영역으로 나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이면서 흥미로운 방법은 모든 세포가 자신의 위치를 알게 하는 것이다. 또한 세포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기록하고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곤충의 초기 발생 과정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연구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초기 배아의 패턴을 결정짓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식별해내는 단계에까지 도달하고 있다.

곤충의 몸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부분들의 발생이 유전자들에 의해 제어되고, 그 유전자들은 저마다 특성을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유전자들은 호메오 유전자라 불린다. 이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파리의 더듬이와 다리의 위치가 바뀌는 식으로 몸의 일부가 다른 부분으로 뒤바뀌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것을 호메오시스 즉 상동이질형성이라고 한다. 호호메오박스 유전자들의 발현에서 초기 반응이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나 가령 우리 손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손가락이 복잡한 근육, 뼈, 힘줄에 배열에 대한 지시를 호메오박스 유전자와 그 신호로 어떻게 얻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밝혀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겉보기로는 전혀 다른 것처럼 거의 비슷한 유전자들을 사용하기까지 한다. 최근에 파리의 날개와 척추동물의 사지를 발생하게 하는 유전자와 신호패턴이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발생 과정에서 세포의 활동을 변경시키는 것은 유전자의 극히 미묘한 차이며 궁극적으로 그 작은 차이가 동물계의 그토록 큰 다양성을 빚어내는 것이다. 올바른 사유를 위해서는 지적 양식이 필요하다.

그런 양식이 필요한 주된 이유는 몇몇 결정적인 실수를 피하기 위함인데, 불행하게도 그런 실수는 상당한 해악을 미칠 만큼 폭넓게 확산되어 있다. 사고는 상대에게 적절한 도구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이 상대에게 이야기해 주고자 하는 도구는 그런 도구들 중에서도 가장 평범하고 모든 이론주장들 속에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도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과학을 할 수 없다. 도구가 없이는 과학적인 문제든 아니든 모든 문제를 진정 중요한 의미에서 사고할 수조차 없다. 이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런 두 부류의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데 항상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 도구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단지 부분적으로만 가상적인 한 가지 예를 든다.

참조할 만한 정보에 전혀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이 예측하는 결과가 그들이 원하는 것일 때 특정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을 곱하면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원리는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그 원리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전혀 다른 두 가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똑같다’는 사실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그 상황이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그 결과가 매우 바람직할 때 ⓑ결과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될 때이다. 이것은 전체로 삼은 곱셈 개념이 낳은 결과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요인이 증가하면 다른 하나는 같은 비율로 감소한다. 결정과 그 불확정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리’는 완전히 새롭다.

이론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라는 단서를 전제로 삼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라는 단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그것이 의미하는 단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것이 의미하는 지적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엉뚱한 비판을 퍼부을 수 있다. 과학에서 ‘증거‘ 만이 옳고 그름을 판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만, 과학 이론이 ’사실 그대로‘ 일 수 있다.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설명할 수 없는 사실이 만족스러울 만큼 우아한 이론보다 더 큰 무게를 가지며, 바로 그 점이 종종 과학적 활동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적프로그램대로 생각하는 주된 이유, 그리고 서로 다른 요인들을 실제로부터 고립시키고 이상화시키는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과학을 계속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과학은 이 세계에 대해 어느 다른 사고방식보다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따라서 그것은 다른 분야보다 ‘뛰어난’ 것이 분명하다. 물론 ‘다른 조건이 동일하면’ 말이다.

과학적 원리는 추상을 만들어내는 데 비해 과학적 원리는 이러저러한 요인들이 고려되지 않는다. 과학적 원리는 엄격한 개념들을 구축하지만, 반과학적 원리는 그들의 진정한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구실로 그 개념들을 모호하게 만든다.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히려는 게 과학인 것 같다. 과학은 계속 이론을 분명하게 만드는 과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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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이은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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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데 어떤 애기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저자 이은희는 과학 저술가, 연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신경 생리학을 전공했다. 고려대학에서 과학 언론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졸업 후 신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3년간 근무하다가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을 모아 2002년 『하라하라의 생물학 블로그』 『하라하라의 생물학 카페』 등 다수의 과학 시리즈를 출간하며 본격적인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과학 책방 갈다’ 의 이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일한다. 최근에는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시리즈와 『하라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등을 저술 했다. 제 21회 한국과학 기술 서상 저술 부문을 수상했다. 저자도 우리 엄마처럼 박사이고 지적인 엄마이다.

아이를 낳는 데는 별문제가 없던 이들이라고 모두 마음 편한 것은 아니다. 젖이 잘 돌지 않아 아기에게 충분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이도 있었으며, 젖은 도는데 함몰 유두나 유두 균열로 젖을 물릴 수 없는 이도 있었으며, 흔히 젖몸살이라 불리는 유선섬이 심해서 엄마가 열이 펄펄 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아기가 모유를 거부하고 젖병만 찾아 유축기로 짜낸 모유를 젖병에 담아 먹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 아기를 만나는 엄마들은 이런 상황에서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허둥된다. 이럴 때 위로보다 상처를 더하는 이들은 주로 가족과 친구 같은 가까운 이들이었다. 가뜩이나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위축된 초보 엄마 앞에서, 자연분만을 해야 혹은 모유 수유를 해야 엄마 몸도 금방 회복되고 아기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데 그러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한다. ‘자연스런’ 일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장 가까운 이들을 통해 확인하게 되면, 아직 산고에서 회복되지 않은 산모의 몸과 마음은 쉽게 바스러지고 만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과 상황과 상대에 둔다면, 즉 상대가 원체 나쁜 사람이거나 혹은 지금 상황이 일시적으로 안 좋아서 이런 일을 겪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 감정의 결은 굴욕감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부당한 일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말해 내가 힘이 없어서 내가 쉽게 보여서 내가 뭔가 빌미를 줘서 이런 일을 겪게 된다고 여긴다면 정당한 분노지만, 수치심은 내가 존중받을 자격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정당했다는 절망적이 수용에 가깝다.

그래서 굴욕감을 느낀 이들은 화를 내고 이를 갈며 다시는 이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지 않으려 하지만 수치감을 느낀 이들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겨 자신의 내면을 더욱 할퀴어 상처를 내곤 한다. 아이를 가지고 낳고 젖을 물려 키우는 일은, 여성에게 있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심지어 숭고한 일이라는 사회적, 문화적, 전통적 가치관과는 달리 실제로 이 과정은 낯설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며, 나아가 힘들고 괴롭고 지난하기까지 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모든 과정을 ‘자연스런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한마디 뭉뚱그려 입을 막는다.

저자는 오랫동안 불편하게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던 감정들이 명확해지자, 과거에 했던 정확한 대응이 떠올랐다. 저자는 아이를 원했고, 그 아이를 얻기 위해 합리적으로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감내했다. 그 과정에서 의학적 도움을 받은 것은 현대 과학 사회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런’ 행동이다.

우리는 폐렴에 걸렸는데 자연치유를 해야 한다고 산속에 들어가서 약초를 캐 먹거나 공기 좋은 곳에 산다는 정령에게 기도하지 않는다. 폐렴에 걸렸으면 병원에 입원해서 항생제를 사용하고 산소 공급을 해주면서 의학적 치료에 몰두 하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보조 생시술을 써서 아이를 가지거나 제왕 절개를 하거나 혹은 인큐베이터에서 첫날을 맞이하거나, 모유 대신 조제분유를 먹이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현대 사회에서 아이의 생존을 위해 제공할 수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최적화된 것을 적용한 적절하고 적합한 판단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선택과 노력을 부정하고 폄훼할 권리가 자신에게는 없다. 누구도 그에 상처 입은 상대에게 마음을 휘저어도 된다는 권리를 준적은 없다. 상처를 입히면서 깨닫지 못하는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최적의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생명체가 지닌 자연스러움의 본질이다. 적어도 ‘자연스런 ’생물학적 과정이 무엇이든, 어떤 방식도 현재 합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루진다. 그게 바로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방광과 연결된 요관, 자궁과 연결된 질, 곧은창자와 연결된 항문은 수직 방향이라기보다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이는 직립 보행을 하는 인체의 특성상 아주 당연한 ‘구조 역할적’ 디자인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임신 한 번에 아이 1명을 낳는다. 그래서인지 의학적 임신은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한다. 월경 시작일이 며칠 늦어질 수는 있지만, 애초에 여성의 월경주기라는 것이 신체 내외적 환경에 매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월경 예정일 전에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의 양을 측정하면 수정란이 만들어졌다는 걸 미리 짐작할 수 있다. 월경이 시작되는 경우 생화학적 임신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임신을 인지하는 것은 월경 예정 일이 지난 후, 소변 속 hcg의 농도를 측정하는 간이 임신 테스트기를 통해서인데 이때 즈음이면 이미 의학적 임신이 시작된 이후인 경우가 많다. 수정란이 만들어졌는데,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시험관 아기 시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폐경이란, 여성의 난소 기능이 퇴화되며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로 40-60세 사이에 나타난다. 난소의 기능이 멈추면서 에스트로겐의 분량이 줄어들므로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가장 극적인 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월경이 사라지는 현상이므로 월경이 닫현 것이 아니라 충분히 지속되어서 완결된 것이기에 이를 완경이라 부르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 동조하는 입장이다. 아직 공식 단어가 바뀌지 않아서 이 논의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월경이 멈추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2~10년 전부터 신체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주기성이 사라지다가 완전히 멈춘다. 폐경기는 여성의 인생에 매우 자연스럽게 나타는 시기이다. 하지만 여성의 일생에서 가장 요란스럽고 가장 서글픈 형태로 세상에 알려진 시기이기도 하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몸을 특징적으로 발달시키고 임신에 관여하는 것을 넘어서, 여성의 몸 전체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친다. 에스트로겐은 이것을 조정 하는 일종의 스위치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체온 조절에도 관여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역시 체온을 가진 태아를 품어야 하므로, 체온 조절에 훨씬 더 잘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폐경기 여성에게 가장 흔한 증상인 혈관 운동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로 얼굴과 목, 가슴 등의 상체에서 갑가지 화끈한 열감이 느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땀이 쏟아지는 흔한 핫 플래시라고 하기도 한다.

원인은 폐경기에 일어나는 에스트로겐 감소로 알려져 있다.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카테콜 에스트로겐은 노르에피네프린 이라는 호르몬과 길항 작용을 하며 체온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폐경기가 되어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노르에피네프린이 높아져 체온조절 구역이 좁아지는 현상이다. 생물에게는 항산성이 매우 중요하다.



체온, 혈압, 혈액 내 산성도, 혈당량 등은 일정한 수준 내에 유지되어야 하므로 우리 몸에는 늘 이수치들이 너무 높거나 낮아지지 않도록 체크하는 감지 장치와 이상 수치가 감지되었을 때 이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열감을 느끼고 몸을 식히기 위해 땀을 내며, 카타콜 에스트로겐은 그 반대 작용한다. 다만 에스트로겐의 양이 줄어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노르에피네프린의 양이 많은 것처럼 느껴져 신체가 열이 나는 것도 아닌데, 열이 난다고 느끼고 과민 반응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래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므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골다공증의 위험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이런 신체적 증상뿐 아니라, 폐경기에는 우울증, 무기력증, 기억력 및 집중력 감소, 지나친 감정 변화 및 정서적 불안정 등의 심리적 증상도 나타난다. 실제로 월경이 끝난 이후의 삶을 인터뷰한 기록에 따르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 월경을 더 이상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노화에 대한 두려움과 그에 따르는 생활의 위협에 대한 걱정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제적 기반이 확실하고 학력이 높은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우울증을 덜 느낀다거나, 폐경을 일종의 질환이나 장애가 아니라 자연스런 노화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권일수록 폐경 증상을 덜 느낀다는 보고도 있다. 의학이 더 발전해 여성이 죽을 때 까지 월경을 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해서 여성의 일생이 더 행복해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에 따라 아이를 꼭 낳고 싶어서 폐경을 늦추고 싶은 것이고 장수를 하는데 행복하고 역노화 저속노화가 된 건강한 몸을 갖고 싶어서 이런 책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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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 - 감정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훈련 필사 노트
김한수 지음 / 하늘아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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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데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책에서 힌트를 얻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책을 어느정도 읽으면 읽을 게 없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또 읽을 게 읽고 또 읽을 게 있다. 인간이 대단한 게 읽어야 할 책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난 또 놀란다. 이 책은 감정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훈련 필사 노트로,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감정과 생각들을 돌아보고 자유롭게 비워내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교만, 부정적인 생각, 증오, 불안과 같은 감정들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필사를 통해 명언을 천천히 되새기면서 마음을 정돈하고 내려놓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놓아도 되는 감정들이 있음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질 수 있으며, 남과의 비교, 고정관념, 집착을 내려놓으며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회복하는 과정은 행복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가 된다.

필사의 과정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된다. 저자 김한수는 책을 좋아해서 출판 편집을 시작했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기획과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달팽이가 천국에 가기까지는 10년이 걸리지만, 달팽이는 천국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10년 동안 이미 천국에 살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꿈을 꾸면 이미 행복한 것이다.

저자는 행복한 상상이 현실로 이루지기를 꿈꾸는 작은 천국임을 깨닫고, 평생 한두 번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선택에 대하여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을 꾸준히 집필한다. 『십대, 생각의 힘을 키우는 지혜의 숲』 『힐링과 치유를 위한 에세이 공감』 『내 마음을 챙기고 싶습니다』 『10대를 위한 시사 개 넘어 상식 사전』 『10대를 위한 읽다 보면 똑똑해지는 고사성어134』 『지적 대화를 위한 이럴 때 이런 한자 1,2,3』권 『성장하는 너에게 들려주는 철학자의 한 문장』등이 있다. 저자의 책을 여러 권 읽은 것 같다.



많은 이들이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무엇인가를 더 이루고, 더 나은 무언가를 얻으려 했지만, 그 과정은 때로 불안과 불만을 남길 뿐 진정한 평온을 주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감정과 집착을 내려놓고 우리를 짓누르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내야 한다.행복은 스스로 지고 있는 짐을 가볍게 할 때에야 비로소 가까워진다. 모든 불필요한 감정을 하나씩 내려놓고 비워내는 그 순간, 진정한 자유와 평온이 우리의 곁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교만은 타인과 벽을 만들게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우위를 접하려 할 때, 그 관계는 불편해지고,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타인을 낮추고, 자신을 높이려는 마음은 결국 외로움을 부르고, 사람들은 그런 마음을 느끼고 떠나게 된다. 반면, 겸손은 우리가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차이점을 존중할 수 있게 한다. 교만을 버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일이다. 교만은 우리의 내면을 억압하고,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는 짐이 될 뿐이다.

우리가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존중할 때. 진정한 행복은 찾아온다. 교만을 내려놓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자, 마음의 평화를 갖는 유일한 길이다. 엄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겸손하게 대하니까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하는 것 같다. 행복해지기 위해 내려놓아야 할 감정 중 하나는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이다. 현대사회는 젊음과 활력을 과도하게 이상화하여,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우리를 불안과 불만 속에 가두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그 결과, 우리는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수용하지 못하고 젊음을 유지하려는 지나친 노력으로 스스로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은 자아 존중을 떨어뜨리고 자기 가치를 왜곡시킨다.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가치가 줄어든다고 느끼지만 인생의 가치는 단지 나이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경험과 지혜는 나이 듦이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이다.

내면을 풍요롭게 하고, 타인과의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외적인 젊음보다 중요한 것은 성숙한 내면과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나이 듦을 두려워하는 태도는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데 장애가 될 뿐이다. 나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며,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길을 돌아보며 쌓아온 지혜와 성장을 인정하고,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재정립할 기회이다. 나이 듦은 오늘 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하고, 일상과 작은 순간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선사한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내면의 깊이를 더욱 성숙하게 하는 자연의 섭리임을 깨달아야 한다. 나이 듦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증표가 아니라, 삶을 더 성숙하고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축복이다. 두려움을 내려놓고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얻을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과 만족에 가까워질 수 있다.

불필요한 경쟁과 비교는 자아 존중을 저하시킨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내면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잃게 된다. 한 개인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성취에 의해 결정되지 않지만, 비교하는 생각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왜곡하여 평가하게 만든다.

불필요한 경쟁은 인간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행복은 내면의 평화와 만족감에서 비롯된다. 타인이 아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의 목표에 충실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에 가까워질 있다.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스스로 만족한다는 건 나에게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중요한 감정 중 하나는 “이기심과 개인주의”이다. 이기심과 개인주의는 인간관계의 질을 저하시킨다. 이기적인 태도나 지나친 개인주의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능력을 약화시켜, 결국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친구나 가족, 동료외의 소통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관계가 깊어질 수 없고, 결국 고립감을 가져오게 된다.

이기심과 개인주의는 행복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타인과 관계 속에서 느끼는 사랑과 존중, 나눔에서 비롯된다. 자신에게 우선시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진정한 행복은 나를 넘어서 타인과 상호작용과 배려, 나눔 속에서 찾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태도는 결국 고립과 외로움을 초래하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타인과 함께 나누고, 공동체 속에서 협력할 때, 우리는 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 중 하나는 “욕심과 탐욕” 이다. 욕심과 탐욕은 자연스런 욕구에서 출발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추구하면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욕구는 진화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이 본능은 과도하게 확대되어 욕심과 탐욕으로 변하였고, 그 욕심은 종종 자신이 실제로 필요한 것 이상을 추구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탐욕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명예, 권력, 인정 등 비물질적인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탐욕은 사람은 끓임 없이 ‘결핍’의 상태로 몰아넣는다.

욕심과 탐욕을 버리기 위해서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감사는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을 느끼게 해주며, 끓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는 마음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깊은 인식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깨달음을 가져온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관을 명확히 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갈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욕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신의 내면의 평화와 만족을 찾아가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욕심과 탐욕은 일시적인 성취감과 외적인 만족을 위해 버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욕심과 탐욕이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진정한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향한 길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부자가 되고자 하면 가진 것이 많기를 힘쓸 것이 아니라 욕심을 줄이기에 힘써야 한다. 사람이란 욕심을 억제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부족과 불만을 면할 수 없다. 나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계속 고민한다. 그걸 책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난 25억이 생기면 뭘할까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집사고 차사면 할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생활비말고는 말이다. 그 다음은 말씀과 하나님뜻대로 사는 걸 추구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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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당찬 외교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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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집순이이고 방구석에만 있기는 하지만 이승만 책이나 정치, 법책들을 읽다보니까 애국심이 점점 생겨서 나라 걱정이 많이 생겼다. 이 책도 읽고 대한민국의 외교에 도움이 되는 얘기들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읽고 싶었다. 저자 안문석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BS통일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 외교안보데스크를 지냈다.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북아 국제관계, 북한의 대외관계, 미국 외교책, 세계외교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북한 정치사, 한반도평화체제, 통일 외교 등에 연구도 깊이 하고 있다.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식탁 위의 외교』 『북한 민중사』 『북한 현대사 산책』 1-5권 『무정 평전』 『오기섭 평전』 『김정은 고민』 『외교의 거장들』 『글로벌 정치의 이해』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구성주의 이론과점에서 본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등 한반도와 국제정치 관련 논문을 국내의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사람도 그렇지만 국가는 약하면 서럽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주권을 지키기 어렵다. 주권은 커녕 ‘국가 자율성도 흔들거린다. 강대국이 왼쪽을 지향하면 왼쪽으로, 오른쪽을 바라보면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힘을 길러야 한다. 좀 작더라도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하고, 문화적인 깊이가 있는 나라들은 그렇게 휘둘리지 않는다. 강대국들도 만만한 나라들만 쉽게 대한다.

뻗대고 버티고 말 많은 나라, 작은데도 가진 게 있는 나라는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가진 게 있으면서 배짱도 있는 나라는 오히려 경계한다. 가진 게 없으면서 뻗대면 깨부수려고 하고, 가진 게 있는데도 말 잘 듣는 나라는 만만하게 생각한다. 작은 나라들은 이 중 어떤 길을 갈지 노선을 정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첨단 무기를 가지려 한다. 모든 나라가 그런 노력을 함에도 이를 이루는 나라는 많지 않다.

외교는 우리 일상생활과 직접 관계는 없는 듯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보여, 보통사람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야이다. 하지만 외교는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그래서 우리가 늘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문이다. 우리가 미국과 협상을 잘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을 늘릴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일자리 늘어나고, 그만큼 우리 삶이 나아진다. 반대로 북한과 대화를 안 하고 대결 일변도로 가면, 한반도의 안보도가 낮아지고 우리 경제는 나빠지기 십상이다.

개념적으로는 외교를 이렇게 넓은 의미로 정의하는 것이 옳겠지만, 일상에서 쓰이는 외교라는 용어는 좁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좁은 의미의 외교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대화‘ 협상, 협력 등을 통해 서로 자신의 국가 이익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정부와 정부 사이의 관계가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와 상대국의 공공기관이나 기업, 민간단체 등과의 관계도 외교의 주요 영역에 들어와 있다.



역사가 진행되면서 외교는 그 영역이나 행위자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길을 걷고 있고, 전문성도 강화해오고 있다. 외교는 그 영역뿐만 아니라 행위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정부의 외교관은 전문 영역들을 가지고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특정 분야의 협상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유럽 등 지역별 전문가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사실 외교는 석기 시대부터 존재했다. 물론 그때의 외교에서는 좋은 전령이 이런저런 이슈들을 모두 다뤘다. 부족장은 기억력 좋은 전령을 보내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도록 했다. 이러한 시대를 지나 외교관이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게 된 시기는 나폴레옹 전쟁을 정리하는 빈회의가 종료되는 1815년 무렵부터이다. 당시 유럽 국가 대부분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가 1년 가까이 진행되었다. 회의 끝에 최종 의정서를 만들어내 유럽의 운영을 위한 규범에 합의하면서 외교가 국가 운영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오늘날 외교는 모든 국가에서 매우 중시하는 분야로 발전했다. 강대국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약소국은 강대국 중심의 세계 정치 속에서 자국의 생존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외교관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외국과의 직접 교섭을 통해 국가 이익을 실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직업 외교관은 당연히 그에 합당하는 높은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니컬슨은 진실성과 정확성, 침착성, 인내심, 관용성, 겸양, 충성심을 직업 외교관이 갖추어야 할 일곱 가지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진실성은 늘 사실만을 말하고 거짓과 가식을 멀리하는 것을 뜻한다. 침착성은 자기 성과에 도취되지 않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인내심은 상대국의 교섭에서 서두르지 않으면서 꾸준히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관용성은 상대국의 실수나 과실도 본국의 국익을 크게 침해 하지 않는 한 너그럽게 봐주는 것을 뜻한다. 겸양은 허세를 부리거나 자신의 성과를 지침에 충실하고, 특히 본국의 국가 이익에 철저히 봉사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질을 두루 갖춘 외교관이 있을까?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대학에서 외교사를 가르치는 저자로서는 이런 고담중론을 들으면 우선 나쁜 사례들부터 떠오른다. 베트남은 우리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1960-197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우리가 미국 측으로 파병해 북베트남군과 싸웠다. 이런 악연을 극복하고 1992년 수교했다. 수교 직전 우리 외교부는 신경을 많이 썼다. 베트남전 당시 맞붙어 싸웠고, 한국군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 태어난 라이따이한 문제가 상존하고 있어 우리 측에서는 베트남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염려를 많이 했다.

우리 정부는 수교 전에 우호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원조(병원, 학교 등 건설)도 준비 했다. 우리 외교부와 협상을 시작한 베트남은 쿨했다. 비교적 최근의 일로 베트남하면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핵 담판이다. 결렬되긴 했지만 당시 한반도의 눈이 거기에 쏠렸었다. 그래서 선택되었던 것은 양국에 모두 좋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북한에 베트남은 여전히 사회주의 동지국가라는 입지를 갖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북한은 베트남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을 파병하기도 했다. 미국과는 과거 전쟁을 했지만 1995년 수교 이후로는 경제안보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미국의 대 동남아 외교의 핵심 국가로 떠올랐다. 그래서 북한도 미국도 거부감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는 나라로 베트남이 선택된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중립을 지키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양측과 무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갔다. 차차 그런 길을 개척해 전쟁 통에 돈을 많이 벌었다. 전쟁은 당사국에 신음과 고통의 질곡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주변국에는 구세주가 된다. 한국전쟁으로 일본은 제 2차 세계대전 패배가 남긴 사직위허를 벗어날 수 있었다. 베트남전쟁으로 현대, 한진 등 한국의 기업들이 큰 큰돈을 벌고, 덕분에 한국도 경제발전의 큰 변곡점을 맞을 수 있었다.

스웨덴도 이와 비슷한 전쟁의 시혜를 입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당사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등은 되도록 많은 물자를 확보해야 했다. 스웨덴은 이를 기회로 볼베어링, 펄프, 성냥 등을 대량으로 생산, 수출해 국부를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경제력의 확대는 이후 중립 노선을 지속하는 데 주요기반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국제질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제연맹이 설립되자 스웨덴 은 여기에 가입했다.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주도해 설립한 국제기구이지만, 국제제연맹이 제공하는 집단 안보 체제에 참여하는 것이 스웨덴의 안보 확립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3국 협상 측의 영국과 프랑스, 3국 동맹 측의 이탈리아 등이 초기 운영에 주요 역할을 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면도 스웨덴의 가입을 쉽게 해주었다. 스웨덴의 대응책은 국제연대를 안보 우려는 더 커지게 되었다. 스웨덴의 대응책은 국제연대를 통해 중립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네델란드, 벨기에, 스위스 등과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공동으로 중립노선을 지켜가는 정책을 펼쳤다. 지역에서 강대국이 나타나 세력을 더 확장할 때 작은 나라들은 이 강대국에 편승하기 쉽다.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안보적, 경제적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그 강대국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강대국과 손잡고 균형을 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을 스스로 지켜갈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 나름의 살길을 찾아가는 주변국을 보면서 스웨덴도 가는 길을 정해야했다. 또 다시 중립의 길을 택했다.

미국과 서방이 만든 나토에도, 이에 대항해 1955년 소련과 동구가 구축한 바르샤조약기구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동서 냉전 사이 어느 하나에 가담해 경제성장과 안보를 구축하는 대신 스스로 경제발전과 방위산업 성장을 적극 추진했다. 그런데 좀 깊이 들어가 보면, 대외적인 중립 외교 표방과는 달리 친서방적인 측면이 존재했다. 나토와는 비밀스럽게 협력을 추진했다. 스웨덴 무기 사이에 호환성을 늘려 나가는 등의 협력을 해온 것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신이면서, 서방국가들의 상호교역을 촉진하기 위해 1948년 창설된 유럽경제협력기구OEEC에 가입해 영국, 프랑스 등과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했다. 1960년에는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포르루갈 등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을 설립해 서로 무역장벽을 줄이고 경제협력을 진척시켜 나가기도 했다. 스웨덴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어떤 노선을 걸어야 가장 이득이고 나라를 잘 지킬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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