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 신(scene) - 고퀄리티 영상 콘텐츠, 한 권으로 끝내기
박인수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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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1031

* 페이지 수 : 200

* 분야 : 예술 / 영화 · 드라마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영상 편집 서적


* 추천대상

1. 쉬운 영상 편집 입문서를 찾는 사람

2. 유튜브 영상 편집에 도움이 되는 책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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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영상 관련 서적들이 기술 서적이거나 영화 이론 위주의 서적인 것을 보며 저자는 대중적이면서도 동시에 전문적인 책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영상 편집 입문자와 전문가가 모두 볼 수 있는 책이다 보니 저자는 책의 시작 부분에서 영상 편집 능력에 따라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히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필요한 내용만 스피디하게 쏙쏙 뽑아가고 싶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저자는 영상 편집이란 비디오(Video)로 문장(Sentence)을 만들어 이야기(Story)를 전달해 관객과 소통(Communication)하는 것’(p.190) 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소통을 목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편집할 때 소스 영상(Source Clip)에서 시작점(In)과 끝(Out)점을 정성스럽게 찍어야 한다’(p. 190) 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편집점(In & Out point)을 어떻게 찾느냐를 가장 큰 핵심으로 다루고 있다.


책에서는 가장 먼저 영상 편집에 관한 기초 이론들과 개념들을 설명한다. 이어서 영상 편집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 책에서 어떻게 나만의 롤 모델을 찾고 그로부터 어떤 점을 배워 나가야 하는지 자신의 롤 모델(뤼크 베송, 리들리 스콧, 봉준호)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앞서 설명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실무자들을 위한 팁을 알려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위한 영상 편집 꿀팁들도 이야기하고 있어 유튜브를 시작해 보려는 이들도 읽어보면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비전문가 영상 편집 왕초보의 입장에서 읽다 보니 낯선 용어가 많이 보였다. 그러나 저자가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편집 기법이 있는 것에 놀라웠고, 같은 장면도 어떤 식으로 편집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신기했다.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멋진 영상을 뚝딱 만들어내는 전문가들이 한층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영상 편집 입문서를 찾는 왕초보 영상 편집자에게, 유튜브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 <편집의 신>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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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소녀
마쓰자키 유리 지음, 장재희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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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111

* 페이지 수 : 432

* 분야 : SF 소설 / 일본 소설

* 체감 난이도 : 약간 쉬움


* 특징

1. 기발한 설정

2. 모든 작품에 소녀가 등장

2. 디스토피아적 미래관


* 추천 대상

1. 복잡한 과학 설명이 없는 SF를 찾는 사람

2.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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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편의 SF 단편이 실린 단편소설집이다. 작품들은 고령화 사회, 기후 변화, 비만 인구 증가 등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이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를 기발할 발상과 함께 다소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이 걱정도 되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몇 편을 아래에 소개해 본다.


[이세계 수학] 요즘 유행하는 이세계물과 수학이 만난 이야기였다. 수학을 너무 싫어하던 한 소녀가 어느 날 수학이 금지된 세상에 떨어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이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어렵고 머리 아픈 공부가 하나 줄어서 행복하기만 할까? 수학 없는 세상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 보길 바란다.


[꽁치는 쓴가, 짠가]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이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꽁치의 맛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방학 과제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꽁치에 대한 선조들의 글이나 기록을 찾아보며 먹어본 적 없는 꽁치구이의 맛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우리 미래의 후손들도 이렇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흔하게 먹는 고등어, 오징어 이런 것들이 미래에는 과거의 기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그때 그 고등어구이, 오징어볶음 참 맛있었는데라며 노인들의 넋두리에서만 그 이름이 불리는 건 아닐까 하여 미래가 씁쓸하게 그려졌다.


[살 좀 찌면 안 되나요] 이 작품 역시 신박했다. 최고의 다이어트 왕을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주인공이 강제로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생방송으로 이들의 참여 상황을 중계하고 예상 우승자를 투표하는 방식이 요즘 많이 보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탈락자들이 모두 죽는다는 기괴한 규칙이 있다는 것이었다.


<슈뢰딩거의 소녀>는 작품마다 십 대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자극적인 장면도 크게 없어 청소년이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려운 과학적 배경 설명이 없이 미래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SF 장르를 어렵다고 여기고 꺼려 했던 사람들이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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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마음 시인동네 시인선 205
이제야 지음 / 시인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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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529

* 페이지 수 : 124

* 분야 : 한국 시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낯설지도, 난해하지도 않음

2. 기억해 두고픈 감성 글귀가 많음


* 추천대상

1. 가을 감성지수를 높여줄 시집을 찾는 사람

2. 차분하고 부드러운 결로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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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자라나지 않는 감정을

지켜주고 키워주고 보듬는 오늘은 무얼까


아끼는 날들에 내일이 없는데

묵묵한 날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말린 꽃은 어제보다 오늘 더 꽃이 아닌 꽃이 되어간다

우리처럼


나는 너를 사랑했으므로

오늘도 물을 준다 자라나는 만큼 자라지 않는 것들에게 (p. 13, 『나의 정원』 중에서)




불어나는 밀물 앞에서는 무엇이든 안고 싶어진다


사랑했던 것과 사랑할 수 없는 것과

다시 펼쳐져서 보이는 아련함의 간지러움 같은 것들


바다에 꽃을 심는다면 영원히 마르지 않을까


말린 꽃을 피우고 싶은 날이 있었다

피우고 싶은 것들에는 영원의 호흡이 있고 (p. 45, 『접은 말들』 중에서 )




너에게 보낼 수 없는 말들을 겨울의 햇살에 말려두었다


차가운 볕도 충분히 따뜻하다는 혼잣말이 안부를 닮을 수 있을까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 너에게 가장 다정한 겨울을 주고 싶었어


공허한 긴 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처럼


때로는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함께할 수 없는 계절이 없어지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p. 94~95, 『홍차』 중에서)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일상에서 그녀의 시집을 꺼내 펼치면 어느샌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내리쬐는 것 같으면서도 마냥 따스하지만은 않은 그런 느낌의 시들이었다. 시집 속 시들을 찬찬히 읽어 나가다 보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련함이 들리는 것 같기도 했고 바스락 소리가 날 듯한 마른 눈물이 쌓이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대상에 충분히 빠져도 보았고 그것을 잃어 보기도 했다면 시인의 말들이 꽤 와닿지 않을까 싶다. 설레는 꽃향기와 열정적인 푸르름이 마르고 빛 바래 가는 지금의 계절과도 참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가을날 감성지수를 높여줄 시집을 찾고 있는 이에게, 차분하고도 부드럽게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 이에게 <일종의 마음>을 권해보고 싶다.





* 이 글은 이제야 시인님으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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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 - 메타버스라는 신세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사토 가쓰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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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1018

* 페이지 수 : 288

* 분야 : 경제 전망 / 트렌드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일본의 일론 머스크 사토 가쓰아키가 말하는

메타버스의 가치와 전망

2. 메타버스 제작자로서 메타버스 세상을 설계해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


* 추천대상

1. 메타버스가 바꿔 놓을 앞으로의 세상이 궁금한 사람

2. 메타버스와 관련된 일을 구상 중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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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메타버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메타버스를 불쾌하다고 여기고 이런 세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갈 리 없다고 부정하는 유형, 두 번째는 새로운 흐름에 올라타 도전하고 기회를 잡으려는 유형,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메타버스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시하다고 여기며 한발 물러나 있는 유형이다. 그는 세 가지 유형 중 두 번째 유형만이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흐름을 내 편으로 끌어들여 인생에서 긍정적 변화를 쟁취하길‘(p. 16) 바란다고 덧붙인다.


나는 사실 메타버스를 과한 기대로 부풀려진 분야, 시끄럽게 떠들다 이제는 시들해진 분야라고 생각해왔다. 저자 또한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듯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은 과도한 기대와 과도한 환멸에 교대로 노출되며 보급된다’(p. 31)고 말하며, 2022년은 메타버스의 과도한 기대가 있었던 시기였고, 앞으로도 비관적인 뉴스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신기술의 진입 타이밍을 기술 오타쿠가 열광하고 그 외의 사람이 감을 잡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p. 25)‘15세 이하의 어린이가 어떤 방식으로 노는지’(p. 28)살펴 결정해야 한다고 하며, 2가지를 모두 고려했을 때 메타버스의 적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주장한다.


책에서는 중반 이후부터 메타버스 세계를 디자인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 주는데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메타버스 세계는 멋있는 그래픽으로 훌륭하게 그려내면 될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해 왔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디테일하게 고려해야 했다. 여기에서는 우리가 사는 공간과 우리가 속해 있는 생태계의 구성 요소와 작동원리를 분석하여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차근히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인 사람들, 이 분야와 관련된 직종을 장래 희망으로 꿈꾸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초반부에 저자는 메타버스를 신이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 빗대어 신의 민주화’(p. 65)라 표현한다. 원하는 대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신만이 가능했는데, 이제 메타버스는 인간에게도 세계를 창조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표현이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충분히 가능한 말이라고 느껴졌다. 그의 말처럼 메타버스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세계를 이해하는 일’(p. 55)이었다.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어가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 메타버스 관련 직종에 관심이 있는 사람, 메타버스의 앞날이 궁금한 사람은 이 책 <세계 2.0>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메타버스 혁명이란 단순한 VR 기술의 혁명이 아니다. 컴퓨터의 성능, 통신 속도, 3D CG 기술이라는 세 가지 발전이 맞물린 인터넷 3차원화혁명이다. (p. 74)



이번 Web3나 메타버스의 조류 속에서 가장 은혜를 입는 사람은 틀림없이 크리에이터일 것이다. 지금까지 무료로 마음껏 복사되었던 디지털 데이터가 NFT로서 희소가치를 발휘할 수 있게 되면 그 데이터를 제로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p. 100)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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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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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828

* 페이지 수 : 354

* 분야 : 스릴러 소설

* 체감 난이도 : 쉬움


* 특징

1.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짐

2. 뒤로 갈수록 재밌음


* 추천대상

1.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을 찾는 사람

2. 영화 같은 소설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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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소설은 한 살인 현장을 보여준다. 자신이 죽인 시체를 쪼그려 앉아 내려다보고 있던 남자. 그는 깔끔하게 죽였다고 생각한 시체가 갑자기 꿈틀대자 삽을 들어 올려 다시 한번 머리를 내리찍었다. 적막 속에서 수박 갈라지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고, 그는 나무토막과 다름없는 시신을 끌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며 무더위에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러나 곧 나뭇잎 사이로 비쳐든 햇살이 남자의 길을 비춰준다. 오늘따라 세상의 모든 것이 친절함을 베푸는 느낌이다. 이제 완전히 불태우기만 하면 끝이다.

아니, 새로운 시작이다. 여기서부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p. 10)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공간은 의문의 살인 현장에서 강력반 형사 정연우의 방으로 옮겨간다. 전날 과음을 하고 잠들었던 연우는 다음날 새벽 강원도 선양의 살인사건 현장 수사 지시를 전해 받는다. 부사수 김상혁과 함께 찾아간 사건 현장 에덴 병원 509호 병실에는 기묘한 살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해자는 에덴 병원 차요한 원장으로, 이미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환자인데 범인이 굳이 찾아와 제 손으로 죽인 것이다. 그것도 알 수 없는 물건으로 목덜미를 깊게 찔러서 말이다. 무언가 깊은 원한이 있어 보이는 이 사건은 왜, 그리고 누가 저지른 것일까.


소설은 또 한 명의 시선에서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설 연휴에도 로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던 변호사차도진이다. 사무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오르던 그는 퀵 기사로 보이는 검정 헬멧을 쓴 거구의 남자와 마주쳤고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편지 한 통을 건네받게 된다. ‘강원도 선양군 에덴 종합병원이라고 쓰여진 글귀를 보자마자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버린 도진은 떨리는 손으로 내용물을 확인했다.


- 선양 경찰서에 체포된 용의자의 변호를 맡을 것.

만일 그러지 않을 경우 15년 전 그날의 일을 낱낱이 밝히겠다.

용의자 : 에덴 병원 간호사 33세 유민희

혐의 : 살인 (p. 32)


도진에게는 어떤 과거가 숨겨져 있고, 이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15년 전의 비극이 불러온 또 다른 비극이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과거의 사건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일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서서히 진실을 보여주었다. 과거와 현재 사건의 진범이 누구인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려웠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선양이란 소도시의 겨울 풍경과 으스스한 병원, 폐광의 이미지가 소설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고 느꼈다.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지는 소설이라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 그래서 이 작품은 언젠가 드라마나 영화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단 예감도 들었다.


뒤로 갈수록 더욱 재밌어지는 소설이었고, 반전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놀라워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정연우 형사와 김상혁 형사의 케미도 너무 좋았고, 잠깐 등장하는 황 총경이란 인물의 캐릭터도 매력이 있어 그들을 2편으로 다시 만나보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 2편도 만들어주세요~~)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스릴러 소설을 찾는 이에게, 몰입감이 좋고 이미지가 잘 그려지는 소설을 찾는 이에게 이 책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를 추천하고 싶다.



* 이 글은 박영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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