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먹 2 맛있는 상식 시리즈 2
푸먹 원작, 샌드박스네트워크 감수 / 서울문화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발행일 : 2024 11 19

* 페이지 수 : 160

* 분야 : 어린이 학습만화

* 체감 난이도 : 매우 쉬움


* 특징

1. #먹방 애니 유튜브푸먹의 에피소드를 책으로 출간

2. 먹방 만화를 보면서 음식에 대한 상식을 쌓음

3. 오징어 게임과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한 특별편 수록


* 추천대상

1. 초등 저학년 이상

2. 먹방을 좋아하는 사람

3. 유튜브 채널 #푸먹 의 팬

4. 최근 들어 입맛이 없던 사람


♣♣♣









애니메이션 먹방 유튜브 채널 푸먹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2권 역시 그동안 유튜브 채널에서 연재되었던 에피소드들을 모아와 새롭게 대사를 입혀 그려냈다. 그 덕분에 유튜브에서는 미처 듣지 못했던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도 새롭게 느껴진다. 이번 2권에서는 드라마 및 만화 패러디 편과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어 1권 보다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푸먹의 에피소드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편은 바로 #하울의움직이는성 패러디 편이었는데 이 에피소드도 함께 실려 있어 너무나 반가웠다. 고철 덩어리 대신 음식을 한가득 이고 다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들어온 소피(책에서는 미니’) 할머니는 캘시퍼를 이용해 베이컨, 계란, 빵과 치즈로 간단한 식사를 푸짐하게 차려 내고는 누구보다 맛있게 먹어 치운다. 이미 다 아는 장면에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맛인데도 만화를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입에 침이 고인다.


재미있는 점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원작에선 문 색깔을 바꿀 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졌는데, 푸먹의 패러디 편에서는 그 다른 풍경들이 분식점, 피자 가게, 스시 가게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실제로 문을 열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점이 눈앞에 나타나면 어떨까 재미있는 상상도 잠깐 이어가 보았다. 책에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외에도 #오징어게임 과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 또한 먹방과 결합시켜 재미있게 재탄생 시켜두었으니, 어떤 장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비교해가며 읽어보면 한층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상식시리즈 답게 이번 편에서도 먹거리와 관련된 여러 상식들을 짤막히 소개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상식 중 하나는 많이 먹는 사람을 흔히 #돼지 에 비유하곤 하는데, 실제로 돼지들은 스스로 일정량만 섭취하고 평균 체지방률도 15%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성인 여성의 체지방률이 20~30%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오히려 돼지의 체지방률이 더 낮다고 하니, 이제는 많이 먹는 동물로 돼지를 떠올리는 것은 돼지에게 조금 미안한 일처럼 느껴진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상식은 #짜장면 을 먹다 보면 그릇에 물이 고이는 것처럼 소스가 묽어지는 현상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짜장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어 주는 전분이 사람의 침 속 아밀라아제와 만나 분해되면서 점도가 낮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짜장면 속 면이 가지고 있던 수분이 면의 온도가 내려가거나 면과 소스가 만나는 과정에서 밖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푸먹의 팬인 아이와 나는 이번 신간 역시 매우 즐겁게 읽었다.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 덕분에 1권보다 더욱 만족스럽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부터 읽기 적당한 수준으로, 먹방을 좋아하는 사람과 유튜브 채널 푸먹의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최근 들어 입맛이 없던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발행일 : 2024 11 19

* 페이지 수 : 324

* 분야 : 일본 소설 / 로맨스 소설

* 체감 난이도 : 매우 쉬움


* 특징

1. 풋풋한 십 대의 러브 스토리

2. 술술 잘 읽힘

3. 아리송한 설정으로 후반부까지 궁금증을 유발


* 추천대상

1. 10-20대의 여성 독자

2. 슬픈 사랑 이야기를 찾는 사람

3. 멜로 영화 같은 소설을 찾는 사람

4.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는 사람


♣♣♣









월요일 아침. 막 등교한 고등학교 2학년 히구치는 처음 보는 여학생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지난주까지 있었던 자신의 짝은 어디로 간 것이며, 지금 이 여학생은 또 누구일까. 같은 반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금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친한 친구가 하나도 없었던 히구치는 그저 의문만 가질 뿐이었다.


자신을 전학생이라고 소개하는 이 여학생은 어딘가 특이했다. 외모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 보여 분명 인기가 많을 타입인데, 반 아이들 아무도 이 여학생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마치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잃지 않은 사람 그리고 잃고 만 사람.

나는 후자였다. 열정이나 꿈 혹은 변하지 않는 거라든가, 그런거······.

히구치구나. 너한테 부탁이 있는데.”

, 부탁?”

이것도 인연인데, 나랑 친구가 되지 않을래?” (p. 19)


학교에서 아웃사이더나 다름없는 자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이 여학생의 정체는 무엇일까. 자신과만 대화하는 그녀는 혹시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은 아닐까? 그런 의심을 이어가던 히구치는 그녀가 결석한 날에 더 이상한 일을 겪게 된다. 그녀의 자리에 미나세 린이란 또 다른 여학생이 나타난 것이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아무 말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검고 긴 머리에 가녀린 팔다리. 갸름하고 시원한 눈매를 지닌,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

고등학교 교복을 살짝 흩뜨려 입은 그 인물이 나에게로 걸어왔다.

이윽고 내 앞에 멈춰 서더니 훗, 하고 웃었다.

히구치, 꽤 즐거워 보이네. 내가 없는 동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p. 75)


미스터리한 전학생과 미나세 린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과 히구치는 어떤 관계로 엮여 있는 걸까?


후반부에 가서야 이 책의 제목인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란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사람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의 삶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대학 때 들었던 이상심리학 수업에서 사람은 끔찍한 경험 앞에서 가장 먼저 그 사실을 부정하게 되고 그 뒤로 분노, 우울감, 자아의 타협을 차례로 거쳐가며 마음을 회복하게 된다고 배웠다. 소설 속 주인공의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그때의 수업 내용이 다시금 떠올랐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슬프긴 한데 눈물이 날 만큼은 아니었다. 나는 그 이유가 멜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의 맨 앞으로 돌아와 다시 펼쳐보니, 처음 읽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설정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주인공이 안쓰러웠고 그에 따라 점점 더 슬퍼져갔다. 모든 사실을 알고 다시 읽는 남자 주인공의 말은 너무도 슬프게 들렸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사랑의 크기가 꼭 함께하는 시간의 길이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와닿았고, 그만큼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별일 없이 일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지금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다. 이별하고 싶지 않지만 이별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 한 소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를 읽어 보길 바란다. 10-20대 여성 독자 중 슬픈 러브스토리를 찾고 있는 사람, 멜로 영화 같은 소설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이 세계라는 게 꽤 애매하잖아?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때때로 알 수가 없어. 하지만 망설여질 때야말로 도망치지 말고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히구치는 괜찮을 거야. 분명 어떤 일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p. 3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미경의 딥마인드 - 열심히 살아봤지만 허무함에 지친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발행일 : 2024 11 14

* 페이지 수 : 272

* 분야 : 자기 계발

* 체감 난이도 : 쉬움


* 특징

1. 딥마인드 vs 잇마인드를 비교하며 우리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줌

2. 먼저 경험해 본 사람들의 예시를 함께 설명하여 내용이 잘 와닿음


* 추천 대상

1. 열심히 살아왔다고 느끼지만 갈수록 지쳐가는 사람

2.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고 싶은 사람

3. 새해 계획을 세우려는 사람


♣♣♣







분명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이상하게 허무하고 지치는 기분이 든 적은 없는가? 자신이 얻고자 하는 무언가를 위해 나를 갈아 넣으면서까지 열심히 달려가는 중인데, 달려가면 갈수록 어딘가 모르게 삶의 이곳저곳이 삐걱거리고 있단 느낌을 받은 적은 없는가? 저자는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 잇마인드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잇마인드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끄는 마음의 엔진이다. 잇마인드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주입되는 가치관으로, 내 옆 사람 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가도록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하고 노력하도록 만들며, 이 과정에서 열등감과 우월감을 반복적으로 안겨준다. 잇마인드는 나를 성공의 길로 이끌어주는 장점도 있지만, 끝없이 나를 소모하게 만들며 갈수록 내면에 공허함이 쌓이게 만들어 번아웃, 우울함 같은 감정을 낳는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딥마인드는 태어날 때부터 마음에 심어져 있는 것으로, 잇마인드가 나를 도구로 삼아 목표를 향해 내달리도록 만드는 것과 달리,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원하는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주는 마음의 엔진이다. 잇마인드가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의 목표를 나의 목표로 가져오다 보니, 잇마인드식 목표를 이루었을 때에는 기대했던 만큼 만족감이 크지 않다. 그러나 딥마인드는 나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목표를 세워 이뤄 나가기 때문에, 과정이 더뎌 보이거나 당장에는 효율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이를 성취했을 때 얻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


저자는 각자 자신만의 bod 하우스를 설계한 것을 바탕으로 bod 루틴을 실천하면 딥마인드 엔진의 스위치를 켤 수 있다고 한다. bod 하우스는 현재 자신의 처지나 생각, 가치관 등을 매우 자세히 살펴보고 그것들을 4-5가지의 항목으로 분류한 다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붕으로 올리고 나머지는 기둥으로 세워 그려낸다. bod 루틴은 이렇게 그려진 bod 하우스를 바탕으로 나 자신을 성찰(being) 하고 하루의 시간 안에 성찰한 결과물들을 잘 녹여내도록 기획(organizing) 하며 이를 충실하게 실행(doing) 하는 과정을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도서를 읽으며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요즘. 그 흐름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잘 지켜낼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딥마인드는 타인들의 기준과 가치로부터 나만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분리해낸다. 그로 인해 나라는 중심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내가 가고자 했던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고민에 대해 주변에 조언을 구할 필요 없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어, 결과적으로 내 영혼이 원했던 나만의 행복을 안겨준다.


새로운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고 고민 중이던 나에게 이 책이 나타난 것은 운명처럼 느껴졌다. 요즘의 나는 관심, 흥미, 열망, 질투, 불안이 뒤섞여 매일이 고민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더욱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다. 나도 저자처럼 매일 bod 루틴을 통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보고 싶다.


사는 대로 살아지는 삶 말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삶을 살고 싶다면 이 책 <김미경의 딥마인드>를 읽어 보길 추천한다. Bod 하우스와 bod 루틴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스스로의 삶을 보다 만족스럽게 가꾸어 나가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한다.







내 마음속 100가지 이야기로 지은 bod하우스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집이다. 그만큼 애정이 듬뿍 담긴 집이기 때문에 매일 들어가서 지붕과 기둥을 살피게 된다. 또 매일 루틴을 해낼 때마다 내가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고 이루고 싶은 삶에 가까워진다. 딥마인드가 매일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딥마인드가 나에게 통찰력과 치유의 힘을 선물한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선순환을 만드는 피드백 루프, bod루틴의 힘이다. (p. 200~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에 이르는 꽃
로카고엔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발행일 : 2024 11 14

* 페이지 수 : 392

* 분야 : 미스터리 소설 / 일본 소설

* 체감 난이도 : 약간 쉬움


* 특징

1. 단편인 듯 이어지는 이야기

2. 뒷맛이 매우 씁쓸함


* 추천대상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










한 집에 살며 매일 불평과 시비를 늘어놓는 시어머니, 고부 갈등을 모른 척 방관하는 남편, 자신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자폐 스펙트럼의 딸까지미사키는 숨이 막혀오는 집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욕망에 일을 시작했고, 우연히 한 카페에서 자신을 니코라고 소개하는 잘생긴 남자에게 홀린 듯이 자신의 힘든 사정을 털어놓게 된다. 니코에게 털어놓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꼈던 미사키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그를 찾아가 수다를 떨곤 했다. 그러다 갈등이 극에 달해진 어느 날, 미사키는 집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니코에게 기이한 선물을 받게 된다.


이건 말이죠, 결산의 관이에요.”

니코의 말이 귀를 통과해 나간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언제나 달콤해 계속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말이 너무나 불길하게 들렸다.

결산의······.”

관요. 시신을 안치하는 관.” (p. 46)


니코는 이 기묘한 물건을 집 안 어디에든 하룻밤 동안 두라고 하곤 가버렸는데



신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신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처럼 절대적으로 선한 존재일까? 혹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아름답지만 미스터리한 청년 구네 니코라이 같은 모습이라면 어떨까. 행운인지 불행인지, 구원인지 타락인지 알 수 없는 도움을 건네는 존재가 당신 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삶에 대한 불만족, 회의, 절망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 이들에게 의문의 청년은 맞춤식 기회를 준다. 신이 마치 매 순간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가 적시의 순간에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것처럼. 그런데 그 분위기와 방식이 낯설고 기이해 그 점이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모호한 니코라이의 말을 자기의 욕망에 따라 해석한 이들은 선택의 기회 앞에서 스스로를 타락의 길로 이끈다. 스스로가 품은 지독한 욕망의 결과물임에도, 순간의 선택으로 벗어날 수 있었음에도 그들은 환상에 이끌린 듯이 파국의 길을 선택한다.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적당하게 모호한 지금의 서술 방식이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살리고 있다고 느꼈다. 또한 각 이야기들의 결말 또한 예상을 크게 빗나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고 여운이 길게 남았다.


일본 소설답게 매우 잘 읽히고 내용도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어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인간의 나약하고 추악한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읽고 나면 진득한 불쾌함이 남지만, 한편으론 그 또한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신예 작가의 필력이 이정도라니. 기대 이상으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포스트 미쓰다 신조라는 별명도 있다던데, 개인적으로는 미쓰다 신조와는 약간 다른 색깔이라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미쓰다 신조만큼 몰입감이 강한 글을 쓰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내가 신간을 기다리는 미스터리 작가(미쓰다 신조, 사와무라 이치, 쓰네카와 고타로, 아시자와 요) 리스트에 로카고엔도 포함되었다. 로카고엔의 다음 작품이 매우 기다려진다.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손에서 놓기 어려운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이 책 <죽음에 이르는 꽃>을 추천하고 싶다.




당신은 그의 어떤 시험에 들고 실패할까? 일본에서도 작품을 연재할 당시 정말 최악이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토할 듯 기분 나쁜 이야기라는 의견이 쇄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러분도 로카고엔이 보낸 사자(使者)의 시험대에 직접 올라보시길 바란다. 기이하고 때로는 불쾌할 수도 있을지언정 끝내 매혹될 것이다. (p. 391, 『옮긴이의 말』중에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상의 슬기로운 생활수행
법상 지음 / 열림원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발행일 : 2024 10 31

* 페이지 수 : 284

* 분야 : 불교 / 에세이

* 체감 난이도 : 약간 쉬움


* 특징

1. 쉬운 설명

2. 마음을 가벼워지게 만드는 내용


* 추천대상

1. 번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은 사람

2. 마음의 휴식과 자유가 필요한 사람

3. 쉬운 불교서적을 찾는 사람


♣♣♣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백 마디의 말보다 읽고 있었던 책 속 한 문장이 더 깊게 마음속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이번에 읽은 <법상의 슬기로운 생활수행>이 내게는 그러했다.


이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생각에 불을 켜주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법상 스님은 쉬운 표현과 예시들을 통해 낯설고 어려울 수 있는 불교 용어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쉽도록 알려준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알맹이들이 곳곳에 박혀 있어 술술 읽다 보면 저절로 가르침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 고민과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아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들은 ‘이것과 저것을 비교해 분별하는 분별심’(p.27) 때문에 우열이 없는 것에 순위를 매기고 가치를 부여하며 스스로가 세운 그 높낮음 속에 갇혀 괴로워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은 자신의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뿐인데도, 생각을 바꾸면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 수 있음에도, 그 망상 속에서 벗어나질 못하며 망상을 현실로 믿고 살아간다.


스님의 말씀은그래, 다 괜찮다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두려움, 걱정으로 한 해를 보내고 있던 나에게 스님은 그 모든 것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꽉 쥐고 있던 생각을 놓아버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알려주었다. 최근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 답을 찾아 헤매는 중이 아닌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로소 파랑새를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그 자리에 있었던, 찾아 헤맬 필요 도 없었던 것을 말이다.


자연스러움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삶을 받아들이자. 오르락내리락 하는 마음을 그저 바라봐 주자. 이 책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벼워졌다. 이 책을 만난 인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마음의 휴식과 자유가 필요한 사람, 쉬운 불교 서적을 찾는 사람에게 이 책 <법상의 슬기로운 생활수행>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마음을 분별할 때만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분별이 괴로움을 만든 것일 뿐 괴로움이라는 실체는 없다는 얘기예요. (p. 121)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극락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거나 깨달은 열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이에요. 분별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이지 따로 있는 극락세계는 없어요. (p. 205)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진리라는 것은 인생에 없습니다. 무엇이 내 인생의 진리일까요? 어떻게 가는 게 올바른 진리일까요? 그런 게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은 혼란스럽고, 혼돈이고 불확실합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허용해주고 받아들이는 게 수행의 길이에요. 그게 어려운 거죠. (p. 212)


그 과거가 지금 이 공부를 하고자 하는 발심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잖아요. 그때 그 괴로움이 없었다면, 그때의 그 실수가 없었다면, 죄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그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괜찮은, 훌륭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발심하는 이 현실이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 어떤 잘못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다 완전했어요. 다 아름다웠어요. 잘잘못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지금입니다. (p. 234)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