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보는 뇌과학 이야기
홋타 슈고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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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건 좋은 걸까. 언뜻 생각하기론 생각이 많으면 신중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것은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고민에만 빠져 있게 만들고 심할 경우 마음의 병까지 일으키므로 좋다고만 볼 수도 없다고 한다. 또한 최신의 심리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등의 연구에서도 지나친 생각이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세상에는 생각이 많아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재빠르게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사람도 있다‘(p. 5)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후자의 사람들, 다시 말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의 사고방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예시로 들며 우리가 스트레스를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오늘날은 중세 사람들이 평생 모을 양의 정보를 하루 만에 모을 만큼 정보가 쏟아진다고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인간의 타고난 부정성 편향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정보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게 되고 처리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서는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는데, 이 불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화해 내는 사람이 바로 엄청난 성과를 내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불안을 잘 다루어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어서 이야기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 중 하나는 멍하니 있을 때 뇌에서 기억과 가치 판단에 관여하는 부위가 활발히 움직였다는 연구 결과였다. 이것은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기능이라고 하는데, 뇌의 입장에서는 의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특정 부분에 에너지가 집중되는 것보다는, 멍하니 있음으로 에너지가 뇌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렇게 분산된 에너지는 유기적 연결을 야기하여 순간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도록 돕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거리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보다는 한발 물러서서 여유를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


갈래 길 앞에선 항상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 나의 결정이 가져올 미래의 결과물들을 생각하면 고민의 크기는 자꾸만 커져가고, 결단 앞에서는 머뭇거리게만 된다. 그런데 저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아니라,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며, 결정을 내리고 직접 행동으로 옮겨 고민을 해결하려 노력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개월 뒤 행복도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 또한 함께 들려준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 둘까 말까. 이 학교를 선택할까 저 학교를 선택할까. 사실 이런 고민들은 어떤 것을 선택해도 예상만큼 행복감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고민 앞에서 결정하고 행동을 시작했다면 말이다.


흥미로운 연구들을 잔뜩 소개하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게 읽혔던 책이다. 평소 지나치게 많은 생각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적당히 생각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법을 알고 싶은 이라면 이 책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를 읽어 보길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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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산타마을 맑은아이 16
임선아 지음, 유명금 그림 / 맑은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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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우리 아이는 부쩍 산타 할아버지에 관한 질문이 늘었다.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서 어떻게 선물을 사 오는지, 선물을 사는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아이들의 주소는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정말 하룻밤 사이에 선물을 다 나눠 줄 수 있는지 등등.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에 곤란해지기도 하지만, 그런 아이의 질문과 상상력은 귀엽기만 하다. 이런 때에 만난 그림책 <뒤죽박죽 산타 마을>은 요즘 아이의 관심사에 딱 맞는 내용이라 매우 반가웠다.



이 책에서는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나눠 줄 선물을 준비하는 비밀을 알려준다. 그 비밀은 바로산타 마을이라는 곳에 있었다. 이 마을에서는 아이들에게 나눠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들고, 선물에다 아이들의 이름을 새기는 일을 한다. 그림책의 주인공주니역시 엄마를 도와 선물에 이름을 새기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선물에 욕심이 난 주니는 그만 엄마 몰래 아이들의 이름 대신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어 버리고 만다.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자 주니는 갖고 싶었던 선물을 잔뜩 받아 즐거웠지만, 주니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기게 되는데



이 책은 산타의 비밀을 알려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를 끌면서, 동시에 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실수나 잘못한 일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올바른 태도를 알려주어 유익했다. 자신의 실수는 숨기고 싶을 법도 한데, 주니는 솔직하게 잘못을 고백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잘못을 바로잡는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고백했던 과거를 떠올려 이야기하며 그때의 기분에 대해 공감을 표현했고, 때로는 지키기 귀찮고 불편한 규칙이 나의 행복을 지켜주기도 한다는 것 또한 어렴풋이 이해했다.


<뒤죽박죽 산타 마을>은 산타 할아버지의 비밀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권해 보고픈 그림책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생활 속 바른 태도를 알려주고 싶은 이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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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대화법 -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소통의 기술
임정민 지음 / 서사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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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교류 분석을 활용한 올바른 대화법에 대해 알려준다. 정신분석가 에릭 번의 이론인 교류분석은 인간의 의사소통과 행동방식에 관한 체계적인 성격 이론으로, 인간관계가 존재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시킬 수 있다’(p. 11)고 저자는 설명한다.


교류 분석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인 ’PAC 자아상태모델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3가지 자아 상태로 나누는데, 여기에는 부모 자아’, ‘어른 자아’, ‘아이 자아가 있다. 이것은 실제 나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며, 사람마다 어떤 자아상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대화 당사자들이 이 세 가지 자아 중 어느 상태에서 교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대화 중 나의 반응을 예측하여 조절하고 상대의 상태에 맞게 말과 행동을 맞추어 원만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자아는 어떻게 표현되고 기능하는지에 따라 다시 5가지 유형의 성격으로 나뉜다. 여기에는 통제적인 부모’, ‘양육적인 부모’, ‘이성적인 어른’, ‘자유로운 아이’, ‘순응하는 아이가 있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성격을 이해하기 쉽도록 각각 화끈이’, ‘포용이’, ‘침착이’, ‘솔직이’, ‘끄덕이란 친근한 별명을 붙여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나의 성격과 소통 방식이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대화 도중 소통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들이 서로의 자아상태가 부딪혔기 때문에 일어난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말하기 기술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먼저 나의 성격과 태도가 어떠한지 제대로 돌아보게 만든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인지하게 한다. 그리고 그 뒤에 유형별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대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눈앞에 놓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것인지 반응이 아닌 대응을 선택할 수 있으며 다르게 말할 수 있다. (p. 117)


교류분석은 인간관계가 존재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성격이론이자 심리기법으로 인간은 누구나 사고할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운명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며, 자기가 내린 결정은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철학적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긍정성을 지닌 존귀한 존재이며 얼마든지 새롭게 선택하고 변화할 수 있다. 과거에 매여 있지 말고 지금부터 하나씩 선택하면 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주나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말 습관이 더욱 중요하다. (p. 123)


펄펄 끓는 냄비 뚜껑을 조금만 열어 두면 끓어오르던 내용물이 가라앉게 되는 것처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갈등 상황에서는 호흡을 가다듬고 대화의 목적관계의 끝을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내가 지키고 싶은 관계인가’ ‘지금 끝내고 싶은 관계인가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뒤돌아 후회할 수도 있는,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늘 경계하자. (p. 128)


처음에 제목만 듣고는 어른스러운 말투에 대한 책인가 싶었는데, 이 책은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은 나의 성격과 말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단순한 말하기 기법보다는 원만한 관계를 위해 필요한 태도를 알려주는 것에 가깝다.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어른스러운 대화 태도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 <어른의 대화법>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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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의 내가 좋아 - 긍정토끼 몰랑이의 몰랑몰랑 마음 일기
윤혜지(하얀오리)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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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의 내가 좋아>는 귀여운 찹쌀떡 모양의 토끼 캐릭터 #몰랑 을 만들어낸 윤혜지 작가가 들려주는 편안한 에세이다.


부드러운 수면 잠옷과 포근한 이불, 그리고 이 책의 조합은 최고였다. (달콤한 것까지 곁들인다면 더욱 좋다!) 한 겨울밤. 밖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지금 이곳의 나는 충분히 따뜻하고 안전하단 느낌을 받았다. 귀여운 일러스트는 엉켜 있는 내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었고, 위로의 말들은 지금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었다.


덩굴처럼 엉키고

뾰족뾰족 하다가도

결국 예쁘게 피어날 거야. (p. 140)


소심한 사람은 사실 생각이 깊은 사람인지도 몰라.

대범한 사람은 용기가 넘치는 사람일지도 모르지.

성급한 사람은 솔선수범하는 사람이고

느긋한 사람은 든든한 사람이 될 수도 있어.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깊이가 있어.

누가 좋고 누가 나쁘다고 판단하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속 깊은 곳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는 각자의 깊음 속에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니까. (p. 165)







귀여운 것들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편안한 말들로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고 싶다면, 그리고 몰랑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나는 오늘의 내가 좋아>를 만나 보길 추천한다. 크리스마스나 연말 연초 선물을 고민하는 이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내년은 계묘년, 토끼의 해이니 더욱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소중한 이에게 따뜻한 응원을 건네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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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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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웃사이더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소개한다. 단순히 화가와 작품을 건조하게 설명하는 글이 아닌 에세이에 가까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라지지 않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이 아웃사이더 화가들에 대한 끌림으로 표현되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녀는 책에서 소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흔들리는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다독이고 응원한다. 그런 그녀의 말은 책 바깥의 독자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다.


요즘 미술 관련 책들이 많이 보이는데, 펼쳐보면 대부분 비슷한 화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 조금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비주류 화가들의 작품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뻔하지 않고 신선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우체부였던 페르디낭 슈발이 돌로 지은꿈의 궁전이었다. 길이 26미터, 12-14미터, 높이 10미터의 이 작품은 그가 오랜 세월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구상하고 만들어낸 작품인데, 매우 세세하게 장식되어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을 완성한 이후 또다시 8년의 시간을 들여 자신의 무덤을 만들고 그곳에 잠들었다는 슈발의 이야기는 꿈을 꾸고 이루어 내는 사람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내게 실현 가능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꿈꾸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삶 그 자체를 보여주었다.


저자가 편안한 투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내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았다. 비주류 화가들의 작품과 삶은 주류 화가들의 이야기만큼이나 감동을 주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 어쩌면 나도 저자처럼 그들의 이야기에서 내 안의 두려움에 대한 위로를 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웃사이더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신선함, 그리고 저자의 솔직한 내면의 고백이 매우 인상적인 책이었다. 여기저기 흔히 보이는 미술 작품이 아닌, 새로운 볼거리가 가득한 미술 서적을 찾는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미술 에세이집을 찾고 있다면 이 책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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