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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평점 :
【 살려는 의지, 또 하루를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을 차단하지 못하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었다. 예전에
누리던 생활과 돈, 가족 등 잃어버린 것을 한탄하며 시간을 보낸 사람들도 살아남지 못했다. 아우슈비츠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었다. 오직 생존만이 있을 뿐이었다. 생지옥에서 살아가는 이 두렵고 낯선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전부 살아남지 못했다. 】 (p. 155~156)
【 하지만 그분이 나에게 베푼 이 작은 친절은 나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이미 너무 쇠약해진 상태라 그분이 베푼 음식으로 건강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이 일로 나는
모두가 우리를 증오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어쩌면 이런 깨달음이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포기하면 그걸로 모든 게 끝이다. 삶이라는
끈을 놓아버리면, 나라는 사람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끼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번이고 말했다.
‘에디, 지금
포기하면 안 돼. 하루만 더 버텨보자. 하루만.’ 】 (p. 178)
【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여도 기적은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다. 만일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기적을 일으키면 된다. 작은
친절을 베풀어 다른 사람을 절망의 늪에서 끌어내는 것.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이 아닐까. 】 (p. 198)
【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하는 일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줄지, 나쁜 영향을 줄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당신이 미소 지을지, 인상을 찌푸릴지 혹은 누군가를 미소짓게 할지, 인상을 찌푸리게 할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우리 자신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 (p. 230)
【 물론 삶이 늘 행복한 건 아닙니다. 살다 보면 힘겨운 날이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이 살아 있다면 운이 좋았기 때문이란 걸 잊지 마세요. 이 글을 쓰는 나도, 읽고 있는 당신도, 모두 운 좋은 사람들입니다. 지금 우리가 들이쉬고 내쉬는 모든 호흡이
선물입니다.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다워집니다. 행복은 우리 손에 달려있습니다. 】 (p. 258)
수용소에서 겪었던 고통의 시간들을 비교적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매우 아파졌다. 매일매일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는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희망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그는 수용소 시절엔 상상조차 못했던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
물론 그도 다른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처럼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에 메여 남은 날들을 좌절과 분노, 증오
같은 감정으로 소모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살아남아 있음에 감사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였고, 살아있음으로써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보다 작은 좌절에도 휘청거렸던 나는 그가 보여준 삶의 태도를 보며
그저 부끄러웠다. 주변에게 친절할 것, 소중한 이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것, 마음을 현재에 둘 것, 낙담하지 않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 이것이 그의 삶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된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내 곁에 함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게 된다. 큰
걱정거리 없는 지금이 바로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들려주는 행복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술술 잘 읽히는 책이고 메시지도 의미가 있어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함께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