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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FBI 대적 첩보 특별
수사관으로 오래 활동했다는 저자 조 내버로는 FBI에서 ‘인간
거짓말탐지기’로 불릴 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어냈다고 한다. 그는
진실과 거짓을 더욱 잘 가려내기 위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과학을 연구해왔다고 하는데, 이것에는
‘표정, 제스처, 신체 움직임(동작학), 근접거리(공간학), 접촉(촉각학), 자세, 옷차림’(p. 10) 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말로는 쉽게 거짓말을 해도 몸의 언어까지 속이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저자는 이것을 우리 두뇌의 각기 다른 영역이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뇌과학자
폴 매클린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의 뇌(변연계
뇌), 인간의 뇌(신피질)로
구성’(p. 39)되어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변연계가, 말하기 능력은 신피질이 관여한다. 그런데 변연계는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생각 없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반응’(p. 40) 하기 때문에, ‘고차원의 인지와 기억을 책임지며
계산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가진’(p.42) 신피질에 비해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가족 간의 사소한 대화부터 비즈니스적인 대화까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전달한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원활히 대화가 오갈 때도 있지만, 때로는 서로 원하는 것이 달라 부딪히기도 한다. 그럴 때면 상대방이
건넨 말을 토대로 그의 진짜 마음을 유추해 보게 되는데,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아리송한
말들은 어떤 의도와 마음을 담고 있는 건지 알아채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럴 때가 바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할 때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제는 그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말과 함께 몸짓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여 숨겨진 마음이 무엇인지 헤아려볼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반대로, 대화 중 자신의 마음을 좀 더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책 속 팁들을 활용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느꼈던 배우들은 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 진짜 미소는 눈과 입 주위에 있는 두 근육의 작용으로 나타난다. 입
가장자리에서 광대뼈까지 쭉 뻗은 대관골근(큰광대근)과 눈
주위를 둘러싼 안륜근(눈둘레근)이 그것이다.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입 양쪽 가장자리를 끌어올리고 눈 바깥쪽 가장자리를 주름지게 해 친숙하고 따뜻한
미소의 눈가 주름을 만들어낸다.
반면 예의상 가짜 미소를 지을 때 입 가장자리는 소근(입꼬리당김근)을 사용해 비스듬히 늘어난다. 이때 입 양쪽 가장자리를 비스듬히 끌어당기긴 해도 진짜 미소처럼 위로 들어올릴 수는 없다. 】 (p. 94~95)
【 말하는 동안 손을 감추면 상대방이 의혹을 품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반드시 손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테이블 밑에
손을 두고 누군가와 이야기해본 경험이 있다면 그런 대화가 얼마나 불편한지 금세 감지했을 것이다. 사적으로
교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의 손을 본다. 왜냐하면 뇌는 총체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한 부분으로
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 (p. 143)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섬세한 관찰력, 자극에 대한 예민함이 먼저 갖춰져야 할 것 같다. 상대방의 평소와
다른 몸짓 및 표정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이 되는 평소 모습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항시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경험담을 보면 저자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비범할 정도의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랜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풀어놓는 진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방법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을 한 권 읽었다고 해서 단박에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것이야 어렵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나만의 비밀 무기가 생긴 것 같아 든든한 기분이 든다. 전직 FBI 요원이 말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직업을 가진 이에게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