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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브레인 - 코로나19는 우리 뇌와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정수근 지음 / 부키 / 2022년 5월
평점 :
【 많은 연구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인류를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의 사회적 고립 실험’이라고 표현한다. 전 세계인이 강제로 참여하게 된 이 실험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나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그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최대의
실험’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 (p. 21)
그동안 뉴스에선 코로나19에
대한 여러 연구 소식들을 전해왔다. 코로나로 인한 후각 상실은 뇌 손상 때문이라는 말부터 시작해, 팬데믹이 아기들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 코로나19 완치자들이 겪는 다양한 후유증에 대한 연구 등. 이 책은 이런
연구들 중에서 심리학, 뇌과학, 신경 과학 분야의 자료를
모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모임이 제한되었고 바깥 활동도
자유롭지 못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사회적 고립을 겪을 때 뇌에서는 신체적 고통을 겪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극지 탐험가나 우주 비행사들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해마의 크기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줄어들어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우리가 그간 왜 그리 거리
두기를 힘들어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요즘 ‘마기꾼’ 이란 말도 자주 들리는데, 이것은 마스크와 사기꾼이 합쳐진 말로, 마스크를 벗었을 때 기대와 다른 외모를 보이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맨얼굴의 매력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매력적’(p.114)
이었다고 하는데, ‘매력도가 낮은 맨얼굴 소유자가
마스크를 쓰면 약 40%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맨얼굴의
매력도가 높은 사람들은 점수가 6%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p.114)
고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을 볼 때면 우리의
뇌는 가려진 부분을 예측하게 되는데, 이때 ‘매력도가 높은 평균적인 얼굴을
추정하여 전체 얼굴을 평가’(p. 117) 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소개한 이야기 외에도 책에는 화상 회의나 줌 미팅이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 팬데믹을 잘 견디는 사람들의 특징,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과 인지능력과의 관계 등 흥미로운 내용이 꽤나 실려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가 아닌, 코로나19에 관한 최신의 연구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 <팬데믹 브레인>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생겨난 다양한 의문점들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은 이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