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보상
신재용 지음 / 홍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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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이트칼라 MZ세대가 생각하는공정한 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지금 공정한 보상이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공정한 보상이란 무엇인지, 보상은 무엇에 근거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보다 공정한 보상을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자의 견해를 밝히며 책은 끝을 맺는다.



저자는공정이란 이슈에 가장 민감한 세대가 바로 MZ세대이며, 그들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매우 실용적인 차원에 가까운’(p. 9) 공정을 원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화이트칼라 MZ세대에게 공정한 보상이란 진정한 능력주의에 기반한 보상’(p. 14)이라고 설명하는데, 이것은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거쳐 온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빠르면 영유아 때부터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 이어진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승자들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노력했고 자신의 능력으로 주어진 것들을 성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능력주의를 선호하게 되었고 그 어느 세대보다도 공정함을 외치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MZ세대들이 이용하는 소속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는 환경 역시 이런 현상을 부추기게 된다.



‘공정’과보상이라는 키워드로 MZ세대를 분석하고 이해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 역시 이 세대에 속하지만 우리 세대가 이러한 성향을 가지게 된 원인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공정함의 개념과 보상 시스템에 대해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고, 내 생각의 근원을 따라가보며 다소 기울어져 있던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계기를 얻게 되어 좋았다. 공정한 보상이란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또는 이 주제와 함께 MZ 세대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싶다면 이 책 <공정한 보상>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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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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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병들게 만드는 개소리들. 개소리꾼들은 왜 개소리를 늘어놓는 것이며, 우리는 어떤 식으로 그들의 말에 휘둘리고 있는가. 그리고 개소리들 사이에서 진실을 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사회심리학자 존 페트로첼리는개소리연구소(Bullshit studies Lab)’를 열어 개소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그동안 들어온 개소리들을 예시로 들고, 이것들이 개소리꾼에게 어떤 이익을 주고 우리들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 심리학적 측면에서 개소리를 살펴보며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개소리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개소리꾼과 거짓말쟁이는 무엇이 다른지 설명한다. 그 둘은 말의 내용만 보면 매우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 말을 내뱉는동기가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까 거짓말쟁이의 경우에는 진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숨기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면, 개소리꾼은 진실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개소리를 진실로 믿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거짓말쟁이에 비해 개소리꾼은 양심의 가책을 덜 느끼면서도 더욱 쉽게 개소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이성적으로 생각한 결과라고 믿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직관과 느낌이 판단과 결정을 형성하고, 추론은 이러한 판단과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중에 따라온다. (p. 55)



오류적 진실 효과 illusionary truth effect’는 거짓 정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진실일 리 없는 허황된 말을 반복하고, 이를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퍼트리면 유권자들은 거짓을 사실로 믿기 시작한다. (p. 67)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읽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지 알게 되고, 우리 누구나 개소리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우리가 좀 더 비판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은 요즘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개소리들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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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의 기억 (Leaves)
스티븐 헉튼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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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속 어른 나무와 아기 나무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에 반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서로를 다정스레 바라보는 모습과 따뜻한 색감으로 물드는 노을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그림책은 표지에 나와 있듯이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주인공이다. 큰 나무는 작은 나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며 사랑으로 돌봐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나무는 작은 나무에게 나무로써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큰 나무는 자신의 무성한 나뭇잎들을 자신이 살아온삶의 기억들이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떨궈내고 새롭게 돋아난 좋은 것들만 싱그러운 잎으로 키워낸 큰 나무는 그림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보며 마음이 차분하고 따뜻해지면서도 동시에 서글펐던 것은 나무의 이야기가 순환하는 인간의 삶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으로 겹쳐져 보였다. 첫 장면에서 두 나무의 만남 앞에 놓여있던 노란 나뭇잎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보인다. 이 장면에선 할머니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아이에게로 이어지는 삶의 순환, 사랑의 대물림이 떠올랐다.



작은 나무는 큰 나무와 보낸 사랑의 기억들로 추운 겨울의 시간을 무사히 버텨낸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작은 나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이끌어주며, 이제는 또 다른 작은 나무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베풀도록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훗날 아이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지금의 기억들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날이 올까. 두 나무의 모습은 계속해서 나와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금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이 그림책은 읽을수록 성인을 위해 쓰였다고 느껴졌다. 작가는 큰 나무의 말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었고, 지금 나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림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 보긴 처음이었다. <나뭇잎의 기억>은 귀여운 그림체, 따뜻하고 편안한 색감, 좋은 글귀, 감동적인 스토리를 모두 가진 그림책이었다. 어른들이 읽기에 좋은 그림책, 감동적인 그림책을 찾는 이에게 <나뭇잎의 기억>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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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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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나르시시즘이란 말을 들으면, 왕자병이나 공주병처럼 지나치게 자아도취된 상태의 모습이 그려져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나 저자는 나르시시즘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나를 지켜주기도 하고 실패와 절망을 이겨내는 힘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유연한 대처를 위해 나르시시즘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이어서 말한다.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기본적인 나르시시즘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내면의 메시지가 자아를 산산조각낼 수 있기에 타인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지적에 예민해지는 것이다. (p. 22)



현실 세계(관계의 세계)에서 진정한 관계를 맺고 무언가를 성취해보자. 전능한 나르시시즘의 정도는 관계의 깊이와 반비례 된다. 어느 대상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가 일정 부분 전능감을 포기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랑하라. (p. 33)



관계의 본질은 누군가에게 불안을 투사하는 것이거나 누군가의 초조함을 대신 견뎌주는 것이다. 영국 정신분석가 비앙은 자기 기능이 좋은 사람은 상대방의 불안을 받아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의사와 환자,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환자나 자녀는 불안을 투사하고 의사와 부모는 불안을 대신 해소해준다. 그러나 적지 않은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불안감을 이전하지만, 아이들은 그 불안감을 소화하지 못하므로 참아내며 나름대로 이겨낼 힘을 모색한다. (p. 159)



아이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침을 내려주는 역할이 아니라, 아이의 에너지가 넓은 공간에서 좌충우돌하면서 흐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유동 속에서 아이 재능이 자유롭게 발휘되며 자신의 경험과 관념을 형성할 수 있다. (p. 194)



성격의 부정적인 특성들을 나르시시즘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는 것은 흥미롭긴 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어서 책을 펼치기 전 가졌던 기대감이 채워지진 못했다. 또한 표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읽는데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책 속 내용은 부족한 모습의 나를 바로 보게 만들었고 내 주변의 관계를 다시 살피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심리학 관련 책을 읽을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확인하게 되어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진다. 나의 부족한 점이 자꾸 마음에 걸리고, 좋은 의도에서 했던 말과 행동들이 혹시 아이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읽은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가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도록 무얼 해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을 함께 가져 보았다.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은 나르시시즘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아도 괜찮은 책이었다. 또한 외로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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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두려워하는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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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브렌던은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우버 일을 하고 있었다. 콜이 없는 시간을 활용해 근처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브렌던은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그 남자는 브렌던이 조금 전 손님을 내려준 건물을 향해 불이 붙은 화염병을 던졌고, 이내 건물은 굉음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브렌던은 그의 마지막 손님이 아직 건물에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수라장이 된 화재 현장에서 겨우 탈출한 그들. 그녀와의 대화에서 브렌던은 테러를 당한 곳이 임신 중절 수술을 하는 병원이고, 미국에선 이것이 합법적인 행위임에도 임신 중절 반대론자들은 태아 살해라는 이유로 테러를 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설은 시작부터 스토리에 쉽게 빨려 들게 만들었다. 평생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며 살아온 주인공 브렌던은 매 순간 갈등을 피하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갈등의 정중앙에 놓이게 되며 선택과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소설 속에는 옳은 일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여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자들과 그들이 뿌린 신념을 맹신하며 그들의 뜻대로 휘둘리는 사람들이 나온다. 이것을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로만 생각하기에는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들을 마주할 때가 있기에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더욱더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 소설은 스토리도 긴장감 있게 흘러가고, 이미지도 잘 그려져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논쟁적인 주제인임신 중절을 소재로 한 소설에 관심이 간다면 이 책 <빛을 두려워하는>을 읽어 보길 권해보고 싶다.



초고를 완성한 뒤에야 비로소 깨달은 바 이 소설의 중심은 중산층이 누리던 안정과 확실성이 모두 사라져버린 사회, 우리 모두가 소모품이 될 수 있는 사회에서 균형과 진정한 품위를 지키려 애쓰는 한 남자의 초상화였다. 그리고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사람과 쌓는 우정을 통해 우리는 이 사악한 세상에서 정의를 꽃피울 가능성을 여는 창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소설을 다 쓴 뒤에 내가 발견한 이 소설의 중심이었다. (p. 436,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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