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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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어려워하는 나도 나태주 시인님의 시집은 항상 반갑게 읽는다. 쉬운 말로 쓰인 그의 시는 언제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이번에 만난 시집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는 작년 출간되었던 나태주 시인의 시집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가 일러스트 작가 오아물 루의 그림으로 표지를 갈아입고 새롭게 출간된 것이다. 지난번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에서 오아물 루의 표지 일러스트에 만족하며 시집을 읽었던 지라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이번 시집을 만났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의 표지는 여름 이미지였고, 이번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는 겨울 이미지여서 함께 두니 세트처럼 잘 어울렸다. 거기다 제목도 작년에 출간되었던 시집보다 더 감성적인 느낌을 주어 이모저모로 더욱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목의 메시지도 좋고, 가볍고 예쁜 시집이라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재미있었던 점은 시집의 겉표지를 포스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시집의 겉표지는 완전히 분리되어 펼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펼쳐보면 뒷면에 표지 일러스트가 크게 인쇄되어 있다. 그래서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면 벽면에 장식용으로 붙이고 사용할 수도 있었다.





벗이여.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말아라. 그대 발길 닿는 곳이 길이고 그대가 멈추는 곳이 집이고 그대가 눕는 곳이 그대의 방이다. 그곳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보아라. 그 별들이 그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반갑다 인사해줄 것이고 가슴 속 비밀을 털어놓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게 인생을 묻지 않는다. 인생에서 길을 찾지 않는다. 인생은 그대로 인생, 사는 것 자체가 인생이고 순간순간의 숨결이 그대로 인생이다. 그냥 살아보는 거다. 열심히 살아보는 거다. 멈출 때까지 살아보는 거다. “ (p. 202, 『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은 예순 즈음부터 사막에 관심을 가지고 시를 한두 편 써왔다고 한다. 이번 시집은 사막에 관한 시 90편과 중국의 실크로드, 미국의 데스밸리를 여행하며 그에 대한 감흥을 쓴 산문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뒷부분의 산문을 읽고 나니 앞부분에서 사막, 낙타 등에 대해 노래했던 시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시집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이전 시집들 보다 만족감을 덜 받았지만, 다른 소재로 다른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 새로웠고 그 역시 괜찮은 경험이 되었다.



가을밤 선선해진 바람, 풀벌레 소리와 함께 시집을 읽으니 마음이 더욱 감성적으로 변해갔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를 좋아하는 이에게, 선물하기 좋은 시집을 찾는 이에게 이 책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를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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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 호스피스 의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깨달은 삶의 의미
레이첼 클라크 지음, 박미경 옮김 / 메이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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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죽어 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과 그 사실을 모르는 나머지 사람들 간에 차이가 있다. 말기 환자들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아는 반면, 우리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다 가진 것처럼 살아간다. 그들은 조급하기 때문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호의와 미소, 품위와 기쁨, 친절과 예의, 사랑과 연민이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가득하다. 나는 이렇게 좋은 기운으로 가득한 곳에서 일한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서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운다. (p. 372)




이 책은 저자가 호스피스 의사로 환자들을 돌보면서, 특히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앞부분에서는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저널리스트가 되었다가 뒤늦게 의학도로 전향한 이유, 많은 전공들 중에서 완화 의료(호스피스)를 선택한 이유를 들려준다. 그녀는 의사였던 그녀의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많았고,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남자친구 어머니의 임종을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해 완화의료가 자신이 해야 할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저자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겪은 일들과 그에 대한 그녀의 생각, 그리고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은 이후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녀의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살아낸 시간과 임종 장면은 매우 인상 깊었다. 뒤로 갈수록 눈물이 자꾸만 흘렀고 마지막엔 머리가 띵할 정도로 눈물을 쏟아냈다.




완화 의료를 행하는 의사로서, 우리의 역할은 삶을 연장하는 게 아니다. 불가피한 일을 막으려고 싸우는 것도 아니다. 병이 통제를 벗어났음을 받아들이면, 즉 불치병의 최종성에 맞서지 않고 그 안에서 노력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할 수 있다. 우리의 도움으로 환자는 눈을 감는 그날까지 삶의 질을 높이고 의미를 찾고 자잘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p. 255)




한때는 죽음에 자꾸 노출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삶의 의욕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상은 정반대였다.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볼 때 나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 서서히 늘어지는 살과 하나 둘 잡히는 주름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친구가 잃어버린 젊음을 한탄하면 맞장구를 쳐 주긴 했지만 좌절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흰머리와 돋보기 안경을 장수의 선물로 간주했다. 외모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노화는 권리도 아니고 도전도 아니었다. 피해야 할 것도 아니었다. 노화는 특권이었다. (p. 265)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슬픔, 자신의 소멸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순간. 그것이 나에게도 언젠가 일어날 일이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저자는 다소 담담하게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다른 일로 머리가 복잡했던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 고민거리들이 사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앞서간 많은 이들의 죽음에 대해 듣고 있으니 지금 내 앞의 돌부리들은 전보다 작게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볼 기회도 얻었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큰 축복이었다. 이 책 덕분에 별 탈 없이 흘러가는 현재는 선물이 되었고 이전보다 더욱 빛나 보였다.




여름날 하루살이의 덧없는 삶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서서히 깎여 나가는 빙하 협곡에 이르기까지, 세상 만물은 결국 죽거나 사라질 운명이다.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아무리 사랑받더라도, 영원히 머물거나 견디지는 못한다. 영속하지는 못한다는 것, 그 사실만이 변함없이 존재한다.

그런데 살아 있는 존재의 이러한 절대적 원칙에 유연하게 맞설 장치가 있다. 바로 인간의 선택 능력이다. 죽을 운명에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힘. 이 힘을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앗아 갈 수 없다. 분노하고 부정하느냐, 받아들이고 포용하느냐, 선택은 우리 몫이다. (p. 371)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는 두렵지만 우리 모두가 겪어야만 하는 일인 사랑하는 이의 죽음, 그리고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의 마지막 장면은 어떠할지 그려보게 되었고, 남겨진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에 이 책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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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 메시지보다 메신저에 끌리는 8가지 프레임
스티브 마틴.조지프 마크스 지음, 김윤재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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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왜 사람들이 특정한 메신저와 그들의 메시지에만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지, 또 반대의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인지 탐구하려는 목적으로 집필됐다. (p. 18)



저자는 메신저를 정보를 전달하는 중개인(개인, 단체, 혹은 미디어 플랫폼이나 기구)’으로 정의하고, 메신저를 크게 하드 메신저와 소프트 메신저로 구분 짓는다. 하드 메신저는 뛰어난 지위를 소유하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메신저를 말하며, 소프트 메신저는 대중과의 유대감을 통해 영향력을 드러내는 메신저를 말한다.



책은 메신저의 유형에 따라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하드 메신저의 성공에 기여하는 요소인사회경제적 지위’, ‘역량’, ‘지배력’,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소프트 메신저의 성공에 기여하는 요소인 온화함’, ‘취약성’, ‘신뢰성’, ‘카리스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왜 이러한 요소들이 메신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지 다양한 심리학 연구들과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우리가 실제로 이러한 메신저들에게 메시지를 받았을 때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 살펴본다.




겉으로는 민주적이고 누구나 접근하기 쉬워 보이는 트위터라는 플랫폼이 실제로는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위계적인지는 놀라울 게 없다. 트위터가 모든 메신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모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메신저 중 아주 일부의 목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목소리들은 일종의 지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p. 36)



첫인상에 대한 연구에서 동안인 사람은 평균보다 덜 적대적이고 더 정직하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점은 능력이 떨어지고 보호받을 필요가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p. 213)



메신저가 불안감이나 잠재적 약점을 외부에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취약하게 만들면 그 결과 보통 더 즐거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당신이 생각, 경험, 감정, 기질을 공유하면 타인은 그로부터 자신과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되거나 당신의 행동에 더 나은 통찰력을 얻게 된다. (p. 230)




이 책은 내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받을 때, 그리고 역으로 다른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같은 메시지여도 누가 어떻게 표현 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들은 다르게 받아들였다. 나 역시 메시지 자체보다는 메신저가 어떤 사람인지에 생각 이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 같다.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고자 한다면 먼저 사람들이 귀 기울일 만한 메신저가 되어야 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많은 후보들이 그들의 공약들과 메시지들을 어떤 유형과 방식으로 전하고 있는지 책 속 내용을 토대로 나름의 분석을 해보기도 하고, 우리가 그들의 메시지에서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도 하며 읽으니 이 책의 재미와 의미가 더욱 커지는 듯했다.



이 사회의 메신저가 가진 특징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또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p. 28)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매우 유용한 내용의 책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메신저들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의 우리에게 필요했던 책이란 생각도 들었다. 영향력 있는 메신저가 되고자 하는 이에게, 우리를 귀 기울이게 만드는 메신저 효과가 궁금한 이에게 이 책 <메신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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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트랜서핑 1 - 러시아 물리학자의 시크릿 노트
바딤 젤란드 지음, 박인수 옮김 / 정신세계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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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경 쓰이는 일도 자꾸 늘어나고, 컨디션도 점점 나빠지면서부터 이 책 <리얼리티 트랜서핑>이 머릿속에 자꾸만 떠올랐다. 그러나 마음은 이 책을 필요로 했어도,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밀려 막상 손에 잡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며칠 전 상대방에게 마구 화를 내고 난 뒤 갑자기 잠에서 깬 듯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받고는, 더 이상 이 책을 읽는 것을 미룰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 당시에 나는 펜듈럼에 휘둘리고 있었고, 깨어 있지 못했던 것이다. 몇 해 전 열심히 끄덕거리며 읽었던 책 속 내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져 있었고, 매트릭스 세상의 이치라도 깨친 듯 주변을 바라보던 나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래서 나는 잊힌 것들을 새롭게 되새기며 흔들리는 멘탈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 책을 다시 펼쳤다.



저자 바딤 젤란드는 소련에서 양자물리학을, 이후에는 컴퓨터 공학을 연구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유명세를 원하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는 저자의 이미지 때문인지 책 속 내용들은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1권에서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1권의 초반부는 지루할 수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1권의 초반부가 잘 읽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부터는 책장이 잘 넘어갔고, 저자가 계속해서 개념을 반복하고 예를 들어 설명해 주기 때문에 점점 이해도가 높아져갔다. 저자가 설명하는 주요 개념들에는 가능태’, ‘펜듈럼’, ‘잉여 포텐셜등 생소한 용어들이 많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마음 챙김, 심리학, 불교 철학 등에서 들어본 내용들과 비슷한 면이 있어 완전히 새롭지는 않고 이해가 어렵지도 않다.




책 속에서 지금 나에게 필요했던 조언을 뽑아보니 4가지로 간추려졌다.


1)펜듈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항상 깨어 있기

2)주어진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갖기

3)생각하고 행동함에 있어서 중요도를 낮추기

4)마음을 좋은 것들 가까이에 두는 습관(특히 감사하는 마음) 갖기




트랜서핑은 자기개발 기법이 아닙니다. 이것은 원하는 것을 얻게 하는 사고방식과 행동방입니다. 성취하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그저 얻는 것입니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고,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p. 258~259)




새로운 형식의 자기 계발서를 찾는 이에게 이 책 <리얼리티 트랜서핑>을 추천한다. 이 책은 오래전 자기계발 부문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의 고급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물론, 사용하는 용어와 표현 방식은 꽤나 차이가 있다). 그래서 과거 <시크릿>을 읽으며 무언가 부족한 점을 느꼈던 이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리얼리티 트랜서핑 1>을 펼쳤다면 2권과 3권도 이어서 읽어 보길 당부하고 싶다. 1권은 개념에 대해서만 맛보기 정도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트랜서핑 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2권과 3권도 함께 읽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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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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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그의 관심사는 천지 차이였다. 맨디는 자신이 그와 매치된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둘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다가 그녀는 데이트 사이트나 어플을 이용할 때 필요했던 마음가짐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DNA 매치는 생물학과 화학물질, 과학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맨디는 전혀 모르는 분야였다. 하지만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이 서비스를 신뢰했다. 수십억 명의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이. (p. 10~11)




소설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섯 명의 이야기가 돌아가며 진행된다. 매치 상대를 소개받았지만 그를 처음 만난 곳이 그의 추도식장이었던 맨디, 경찰관 에이미와 매치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크리스토퍼, 매치 상대의 형을 사랑하게 된 제이드,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의 권유로 받게 된 DNA 매치에서 남자를 매치 상대로 소개받은 , 서비스 가입 10년 만에 매치 상대를 찾은 억만장자 기업가 엘리.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DNA 매치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 유전자와 딱 맞는 짝을 만나기 위해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이메일을 통해 그들의 짝을 소개받는다. 세상에 단 한 명 밖에 없다는 DNA 매치. 유전자를 통해 짝을 찾은 그들의 미래는 정말 행복할까.




너무 계산적인 것같이 들리시겠지만, 그저 그런 사람을 솎아낼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뭐랄까, 그 모든 미친 사람을 거치지 않고 천생연분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p. 87)




매치로 맺어진 사람들은 대부분 첫눈에 반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곧이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강렬한 이끌림의 파도가 지나간 뒤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전자로 자신의 짝을 찾는 면에서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어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렇게 만난 연인이 이상적인 관계가 된다고 100퍼센트 보장할 수는 없다.



소설 속 주인공들 역시 완벽한 짝을 만나고 나면 동화 속 이야기처럼그리고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그들은 완벽한 짝을 만나기 위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야 했거나, 이상하게도 완벽한 짝의 옆 사람에게 눈이 가거나, 사랑에 완전히 빠져버려 자신의 일을 망치게 되기도 하고, 거짓말에 휩싸여 위기에 빠지게 되기도 했다. 세상에 단 한 명. 나의 짝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와 함께하는 삶은 그들이 상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DNA 매치는 하늘이 정해준 단 하나의 인연을 찾아주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사랑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시험하는 상황을 가져다주었다.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돌아가며 짧게 전하는데, 각자의 이야기마다 반전이 거듭되어 흥미가 끊기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앞의 반전들은 대체로 예상 가능한 범위였으나, 마지막 반전은 의외의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소설의 전체 내용을 흔들만한 반전이었고, 이 장치를 통해 주제가 더 강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했다.



뒷맛이 씁쓸한 소설이었다. 추천사만큼 대단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유전자로 사랑하는 이를 찾는 세상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반전을 거듭하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한 번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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