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만드는 카페 음료 - 독창적인 음료 메뉴를 완성하는 120가지 방법
향음가.가타쿠라 야스히로.다나카 미나코 지음, 백현숙 옮김 / 팬앤펜(PAN n PEN)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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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음료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소재를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발상법과 구성법을 알면 항상 마시는 차일지라도 더욱 맛있고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차를 즐기는 생활의 즐거움으로, 업장에서는 일의 아이디어를 얻는 힌트로, 이 책을 통해 차음료의 훌륭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 3)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마음 편히 카페에서 차 한잔하기도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마음속을 맴도는 불편함과 불안감은 이전처럼 그곳에서 편히 머무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커피나 차 등의 음료는 집에서만 마신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집에서 제한된 레시피와 재료로 만들어 마시는 음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지겹다고 느낀 적도 여러 번이었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변화를 줘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에 결국에는 원래의 기본 메뉴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런 때에 이 책 <차로 만드는 카페 음료>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차를 베이스로 만드는 음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밀크티, 과일차, 스위츠(디저트), 그리고 알코올 티(티 칵테일)까지 다양한 레시피가 담겨 있다. 또한 차음료의 구성 요소, 차음료의 발상법과 구성법, 시럽과 토핑을 만드는 방법, 음료 연출 테크닉 등도 함께 담겨 있어 집에서 소소히 차음료를 즐기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카페를 경영하며 메뉴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음료들의 이미지를 보니 마구 설레고 기분이 좋아졌다. 카페에서 전문가의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차음료들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다니! 저렇게 보기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차들을 내 손으로 만들어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니! 많은 레시피들 중에서 무엇부터 따라 해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채 책장을 넘겨 나갔다.






책에 소개된 차 음료들은 녹차, 홍차, 청차, 흑차, 허브티, 플레이버 티를 베이스로 사용한다. 신기했던 점은 베이스가 되는 차의 종류에 따라 우려내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아무것도 섞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차를 마실 때에도 책에 소개된 방법대로 따라 해 보아야겠다.) 책에서 소개하는 시럽의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시럽이라고 하면 설탕 시럽, 흑당 시럽, 캐러멜 시럽만을 떠올렸는데, 책에서는 차를 이용한 시럽과 다양한 과일을 이용한 시럽, 그리고 (가장 신기했던)칠리 시럽 레시피도 소개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플로트나 드롭으로 잔에 담는 법, 잔에 적당한 양의 음료를 채우는 방법, 음료 디자인과 연출 테크닉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집에서도 분위기 있게 차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상자의 차에는 많은 시와 섬세한 감성이 있다” (랄프 월도 에머슨)




이번 여름은 이 책과 함께 집에서 편안하면서도 그럴듯하게 차음료를 즐겨보면 어떨까. 내 손으로 만드는 예쁘고 건강한 차 음료와 함께 각자만의 감성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차음료 레시피가 궁금한 사람에게, 카페 창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 <차로 만드는 카페 음료>를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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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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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살인은 함께 붙어있기에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명상과 끔찍한 이미지들이 떠오르는 살인. 그래서 처음 이 소설의 제목을 들었을 때,   두가지는 왜 함께 붙어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책 띠지에 적혀 있는 문장 이토록 재미있는 살인이라니!” 또한 약간 거북스럽게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는 책을 받자마자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펼쳐 읽기 시작했다.



소설은 한 남자가 명상 센터에 방문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의 이름은 비요른 디멜, 직업은 변호사이다. 아내의 권유로 명상 코치와 상담을 예약해두었지만 늦게까지 이어진 업무 때문에 25분이나 지각하게 된 그는 약간 불편한 감정으로 코치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명상을 통해 뭔가 배울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뒤이어 하는 주인공의 말이 어딘가 이상했다.



나는 이 기본규칙을 시작으로 뭔가 배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굳어진 목덜미의 통증이 사라졌다. 몇 주가 지나서야 나는 브라이트너 선생이 그 후 몇 분만에 내 첫 살인의 만트라(불교나 힌두교에서 기도나 명상을 할 때 외우는 주문 또는 주술옮긴이)를 가르쳤음을 깨달았다. (p. 22)



살인 만트라라니. 그는 명상을 통해 대체 뭘 배운 걸까. 그리고 그는 대체 누구를, 그리고 왜 죽인 것일까. 소설은 명상에 관한 구절과 스토리의 전개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진행된다. 그래서 더 신선하고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진상 짓을 일삼는 의뢰인, 그리고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주인공 비요른에게는 명상이 유일한 피난처였고 그것은 다행히 그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명상은 그에게만은 조금 특별한 결과를 함께 가져온다.







책 뒤표지의 추천사는 진짜였다. 어떻게 전개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갔던 소설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끝났고, 나는 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책을 덮었다.


마지막까지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기발하고 유머가 있는 범죄 소설을 찾고 있다면 <명상 살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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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만드는 사람들 (한국어판 스페셜 에디션) - 2019 볼로냐 사일런트북 대상 수상작
곽수진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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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별을 좋아했다. 이름부터 예쁜 별은 깜깜한 밤하늘 속 작은 반짝임을 내보이며 보는 이를 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좀 더 자라나 과학 시간에 배우게 된 별의 실체는 별에 대한 나의 마음을 조금 주춤하게 만들었다. 별은 멀리서 보았을 때나 귀엽게 반짝이는 모습이지, 사실은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제는 어릴 때처럼 귀여운 모습의 별을 바라보며 좋아하기보다는, 넓은 우주 속 수많은 항성들의 존재에 놀라움과 감탄의 마음으로 별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 아이도 별을 좋아한다. 언젠가는 아이도 별의 실체를 알게 될 테지만, 지금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별을 바라보았으면 했다. 이번에 만나게 된 그림책 <별 만드는 사람들>은 그런 나의 바람과 이어지는 책이었다. ‘누군가가 별을 만들고 있다면 어떨까란 상상에서 시작된 스토리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별은 누군가의 손길 없이 스스로 반짝인단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책이 보여주는 이미지를 보고 있으면 그것을 그대로 믿고 싶어진다. 책이 전해주는 따스함을 마음속에 품고 오래전의 눈으로 별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지난번 읽었던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 그림책에서 곽수진 작가님의 일러스트를 처음 만났었다. 예쁘고 귀여운,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의 그림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신간도 많은 기대를 했었다. 거기다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사일런트북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감은 배로 더 커졌다. 기대감이 클수록 막상 책을 펼쳤을 때 만족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귀여운 상상력과 편안한 그림체는 이번에도 내 마음을 좋은 것들로 가득 채워주었다.



이 책은 글이 없는사일런트 북이다. 그래서 오로지 그림과 읽는 이의 상상력으로 감상하는 책이다. 이런 종류의 그림책은 글로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아 더 자유롭게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별 만드는 사람들이 빛을 잃은 별을 따와 새롭게 만들어 다시 밤 하늘에 거는 과정을 보면서 내 마음속에 무언가가 오랫동안 가라앉아 있었음이 느껴졌다. 빛을 잃은 별과 하늘에 새로이 걸려 막 반짝임을 시작한 별은 오래전의 나와 지금의 내 모습 둘 다를 떠오르게 했다. 반짝이는 꿈으로 마음을 채우던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별 만드는 사람들은 단계별로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이 실현되는 과정도 이와 같다. 한 발자국씩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어느샌가 꿈은 하늘의 별이 되어 빛을 발한다. 책 속 그림들은 내 마음과 만나 다양한 생각들을 만들어냈고, 나는 그 과정을 기분 좋게 즐기며 페이지를 넘겨갔다.



“별은 어떻게 태어나는 걸까?

별에게 말하는 우리의 소원을 지켜주는 존재가 있을까?

‘별 만드는 사람들은 밤을 지키는 건축가들의 마법 같은 이야기와 별에 관한 신비함을 오로지 그림으로만 노래합니다.” (책 뒷표지에서 발췌)



별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충전하고 싶은 어른에게 <별 만드는 사람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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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고명 옮김 / 예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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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빨간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장편 소설이다. 빨간머리 앤 시리즈를 너무나 즐겁게 읽었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되는 마음으로 만나보았다.



스물아홉의 노처녀밸런시 스털링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요즘의 기준으로 볼 때 스물아홉은 절대로 노처녀가 아니지만, 소설이 발표된 1926년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설정이다.) 누추한 그녀의 방에서 자신만의 상상의 왕국 블루 캐슬을 떠올리는 밸런시는 빨간머리 앤처럼 상상을 좋아하는 아가씨였다.



현실에서는 좋다고 하는 남자 하나 없는 삶이지만, 블루 캐슬 속 그녀는 연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상상 속에서 멋진 연인들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결혼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밸런시.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웃들과 친척들의 눈치를 보며 따분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밸런시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불만스러웠다. 평생 모쏠(모태쏠로)로 살아온 그녀는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자신의 어머니조차도 말이다. 그런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는 협심증에 동맥류까지 겹친 매우 위중한 상태’(p.65) 라는 진단까지 받게 된다. 기껏해야 남은 시간이 1년 정도일 것이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도 덧붙여서 말이다.



난 평생 남들 비위를 맞추려고 애썼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어. 이제부터는 나 좋은 대로 살 거야. 다시는 마음에도 없으면서 이런 척, 저런 척은 하지 않겠어. 난 평생 거짓말과 가식과 회피를 공기처럼 들이마셨어. 진실을 말한다는 건 얼마나 호사스러운 것일까!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는 없더라도 절대로 하기 싫은 건 하지 않을 거야. 어머니가 몇 주나 뾰로통하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걱정 안 해. 절망은 자유인이요, 희망은 노예라.’ (p. 84)



밸런시는 시한부 인생을 맞이하게 되자,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았던 지난날들과 진정한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신의 삶이 후회되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자 결심한다. 그녀의 남은 일 년은 어떠한 경험으로 채워지게 될까? 그녀의 마지막 일 년은 후회 없는 삶이 될까? 궁금한 마음과 함께 뒷이야기를 이어서 읽어 나갔다.




100년 전쯤에 쓰여진 소설임에도 요즘의 작품을 읽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는 매끄럽고 현대적인 번역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내용이 계속해서 유머 있게 흘러가는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주인공임에도 못생기고 인기 없는,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설정부터 재미있었다.



난 누구에게나 블루 캐슬이 있다고 생각해. 다만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이지. 나한테도 그런 게 있었지······ 한때는.” (p. 158)




밸런시에게 다가올 죽음은 절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을 할 수 있는, 그리고 새로운 기쁨을 얻을 기회를 주었다. 그것은 후회스러운 지난날들은 제쳐두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남은 날들을 소중하게 사용할 계기가 되어주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는다. 다만 밸런시는 우리보다 그때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자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자신의 뜻대로 살아나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소설 밖의 시한부 인생들에게너답게, 너대로 살아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밸런시는 타인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면서부터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다른 이와의 비교, 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로지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때 행복으로 가는 문은 열리게 된다.



밸런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행복에 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인생이 아름다운 집이고 날마다 새롭고 신기한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는 것만 같았다. 그 집이 있는 세상은 그녀가 등지고 온 세상과 공통점이 전혀 없었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젊음이 불멸하는 세상,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오직 현재만 있는 세상! 그녀는 그 매력적인 세상에 완전히 자신을 내맡겼다. (p. 257)




이 책은 유한한 인생을 자신의 의지로 꾸려 나가는 것,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그저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준 소설이었다. 유쾌하고 기분 좋은 소설을 찾는 이에게,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또 다른 작품을 찾는 이에게 <달콤한 나의 블루캐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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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가 힘들까 - 나 자신과의 싸움에 지친 이들을 위하여
마크 R. 리어리 지음, 박진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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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러한 인간의 자기고찰 능력과 자기중심성egocentrism, 자기고양성egotism이 어떻게 개인적, 사회적 문제들을 불러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평화롭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p. 10~11)



이 책에서 말하는자아인간(또는 몇몇 동물)라는 존재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정신적 장치’(p.20) 이다. 저자는 우리가 자아 덕분에 우리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성격이나 삶 등을 평가할 수 있으며,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들 덕분에 우리는 엄청난 진보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는 동시에 이 자아 때문에 우리는 많은 문제를 얻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자아는 4~6만년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그 당시 원시 인류의 삶에는 유리했던 자아의 역할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부작용을 낳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자아를 부정하고 버려야하는 것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아가 나쁘다거나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간 문명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자기고찰 능력이 한편으로 다양한 고통과 이기심, 대인관계에서의 문제, 잘못된 의사결정, 자신과 타인에게 위험한 행동 등을 불러와 삶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p. 52)




자아의 대화에 너무 깊이 빠지게 되면 현실에서 멀어지는 일이 많아진다. 우리는 다른 생각에 빠져 현실의 중요한 문제들을 놓치기도 하고, 너무 과도한 주의를 기울여서 일을 망치기도 한다. 무언가를 잘하려고 노력할수록 일이 꼬이던 경험을 해본적이 있다. 저자는 이것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무감커져 과도하게 높아진 자기인식이 수행능력을 떨어트린’ (p. 70) 결과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에 본질적인 왜곡이 존재한다’(p.103)고 말하며 우리의 자아 필터가 우리를 약간의 나르시시스트가 되도록 만든다고 한다. 마치 전체주의 정권의 독재자를 포장하듯 장점은 크게 부풀리고 단점은 축소하여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가하는 자기비난조차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욕구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필요한 자기비난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욕구로부터 생겨난다. 나는 적어도 이것보다 더 나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는 탓에, 자신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하면 실망하고 마는 것이다. 즉 이미 잔뜩 부풀어 있던 자아상이 그렇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고 거품을 터트리는 순간 내가 이렇게 부족한 줄 몰랐다며 자신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 탄식처럼 쏟아져 나온다. (p. 115)




책 속 내용에서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자신의 이름 속 글자가 포함된 단어를 그렇지 않은 단어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과 자신과 생일이 같다는 이유로 대상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내용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자신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경우 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었다. 보통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와 놀라웠다. (위의 연구는 모두 자아의 부작용과 관계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세상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다들 자신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착각에 빠져 있거나 무식하고 편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심리학자 구스타브 이크하이저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 지각하는 세상이 내가 지각하는 세상과 달라서 혼란스러울 때 우리는 이 사람이 지적, 도덕적 문제로 인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바라보지 못하고 정상적으로반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이런 식으로 세상은 정확히 내가 바라보는 대로 돌아가고 있고 내 방식이 곧 정상적인 방식이라는 믿음을 유지한다.” (p. 124)


이 부분에서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는 혐오, 차별, 편가르기의 문제들이 떠올랐다.




우리가 거만한 사람들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자신을 뽐내는 과정에서 우리의 자아상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남달리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열등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런 점에서 자기 고양성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나보다 나은 사람 때문에 위축되는 것도 힘든데, 나보다 나을 게 없는 사람이 설치는 바람에 모욕감을 느낀다면 당연히 더더욱 짜증이 난다. (p. 199)






자아는 우리의 가장 훌륭한 동맹이지만 동시에 가장 무서운 적인 셈이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고난들의 대부분은 직간접적으로 자아의 소행이다. (p. 315)


저자는 자아가 우리의 삶을 망치고 있다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아의 부작용을 깨달아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들의 원인을 바로 보고 그로 인해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좀 더 관대해지길, 그리고 자아가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을 이해해 자아를 적절히 잘 다루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를 괴롭히는 자아의 재잘거림을 줄이는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그리고 자아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과 자아가 정신적 관념일 뿐임을 항상 기억하고, 나에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일들을 자기자비적 태도로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나에게자아는 어떠한 존재인지, 그리고자아가 어떻게 내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얻었다. 최근 내가 하고 있었던 고민들에 대한 답이 책 속에 있어서 더욱 반갑고도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냈다.


‘자아’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다면, 내가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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