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칭찬 - 아이의 인생을 좌우하는 칭찬의 기술
정윤경.김윤정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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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서 저는 칭찬의 역효과를 주장하기보다는 왜 그런 역효과들이 나타났는지를 설명하면서 부모님들과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또 하루하루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이 칭찬을 통해 아름답게 성숙해 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칭찬을 하는 어른들의 마음가짐, 실제로 유용한 칭찬의 말, 아동 발달 단계와 아이의 성향에 따라 고려해야 할 칭찬의 기법도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선물하고 싶어 하는 많은 부모가 현명한 칭찬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 7)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올바른 칭찬법으로 칭찬하지 않을 경우에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들었었다. 그러나착하다’, ‘똑똑하다’ ‘잘했어같은 말들 말고 진짜 제대로 된 칭찬이 어떤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그런 중에 만나게 된 <진짜 칭찬>이란 책은 그 제목부터가 내 고민에 대한 답처럼 여겨졌다. EBS의 여러 프로그램에서 육아 멘토로 출현했다는 저자가 말하는진짜 칭찬의 기술을 배워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을 전하고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보고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6부분으로 나누어진짜 칭찬에 대해 알려준다. 먼저 1장에서는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들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2장과 3장에서는 각각독이 되는 칭찬약이 되는 칭찬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으로 넘어가면 진짜 칭찬을 하기위한칭찬의 기술에 대해 알려주고, 5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연령에 맞는 칭찬법을 알려준다. 여기서는 영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해준다. 마지막 6장에서는 부모들이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칭찬 고민들을 소개하고 저자의 솔루션을 제시한다.





♣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이에 대한 칭찬은 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란 자신의 힘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일컫는다. 아이가 학습할 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노력이다.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를 노력에서 찾는다면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p. 61~62)


흔히들똑똑하다’, ‘머리가 좋다는 말을 아이에게 칭찬으로 하는데, 이런 말은 노력이 아닌 타고난 능력에 대한 칭찬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칭찬이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이뤄낸 결과에 큰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2.


저자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며, 아이의 내적 동기를 유발하여 행동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적 동기란 자신의 성취감이나 보람, 즐거움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고, 외적 동기란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동기’(p.71)를 말한다. 다들 유치원에서 한 번씩 받아봤던 칭찬 스티커나 높은 시험 성적에 대한 대가로 원하는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것들이 바로 외적 동기를 유발하는 것들이라고 말하며, 보상이라는 외적 동기를 통해 아이들을 조정하려는 시도는 보상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로 만든다는 사실’(p.76)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3.


저자는 칭찬에도진실한 마음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적절한 말로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면 안아주거나 토닥여주는 것처럼 스킨십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진짜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4.


칭찬을 하더라도 칭찬에 군더더기가 붙어서 전달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더 불쾌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시험 성적이 오른 것을 칭찬하면서진작 이렇게 잘 하지 그랬니.’같은 말을 붙이면 칭찬을 오염시키게 된다. 또한 칭찬을 하면서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 또한 피해야 한다고 한다. 성적이 올라서 아빠가 기뻐하시겠구나”, “네가 그렇게 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p. 133)같은 말들이 그 예이다. 나도 과거에 저런 비슷한 말들을 했던 적이 있어서 뜨끔해하며 읽어나갔다.





5.


아이의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강점을 찾아 칭찬할 수도 있다. 가령 행동이 느리고 답답하거나 겁이 많은 아이는 바꾸어 생각하면 인내심이 크고 매사에 신중한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 까다로운 아이에게는 예민하고 변별력이 있어 개성 있는 아이라는 강점을 꺼낼 수 있다. 이렇게 단점에서 강점을 찾아내면 이 세상에 칭찬을 받지 못할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고 시선을 조금만 달리하면 내 아이의 단점이 강점으로 보일 수 있다.” (p. 148~149)



♣ 




이 책을 통해 바른 칭찬법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뜻으로 건넸던 말이 아이에게는 다른 메시지로 와닿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그 부분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아이가 성장해감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야 하는 칭찬법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는 부분도 유익했다.


그동안 아이에게 건넸던 칭찬들이진짜 칭찬이었는지 점검해보고 싶다면, ‘진짜 칭찬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그 기술을 알고 싶다면, 올바른 칭찬법으로 아이와 더 나은 관계를 쌓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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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힘 - 내 아이의 잠재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EBS 놀이의 힘 제작진 지음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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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놀이의 힘>을 통해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다. 첫째,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자는 것. 둘째, 놀이에는 그 어떤 목적도 없어야 한다는 것. 셋째, 학습을 놀이로 위장하지 말자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이 세가지 원칙만 기억해도 당신의 아이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고, 알찬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다. 창의력,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력, 협업력을 한껏 끌어올리면서 말이다.” (p. 13)





<평균의 종말>을 비롯한 책들과 인공지능과 관련된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아이의 교육 방향이 걱정되었다. 이제는 좋은 성적을 받고 명문대를 진학하는 것이 이전처럼 성공이 보장된 길도 아니고, 또 사회적인 성공만이 중요한 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이전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어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다. 그러다 우연히 <놀이의 힘>이란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소개 글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이스라엘 등의 교육 선진국들의 교육 방식을 취재하며, 그들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했다. 제목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놀이가 교육 선진국들의 키포인트 같은데... 나는 그들이 가진 비결을 알고 싶었고, 내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 





세계적으로 조기교육의 열풍이 불어닥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과학 기술의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비교 대상이 늘어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일곱살짜리 내 아이와 동갑내기인 미국 아이, 영국 아이, 일본 아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먹고, 입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사회를 살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부모를 조급하게 만든다.” (p. 69)


책에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세계 각국의 아이들이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자녀의 조기교육 열풍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앞서가는 아이들이 무얼 하고 듣고 배우는지 보면서, 우리 아이도 저것만 하면 저만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란 착각에 빠진다. 부모의 그런 욕심이 아이들을 숨막히는 사교육 세계로 내몰게 만든다.






책 속에서 소개된 핀란드 헬싱키의 헤이스쿨유치원의 미술수업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보통 미술 수업을 하게 되면 공통의 주제가 주어지거나 교사의 가이드에 따라 아이들이 무언가를 완성해 나가게 된다. 그런데 핀란드 유치원에서는 낙엽과 도화지, 그리고 물감만 제공하고는 그다음부터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것이었다. 말은수업이지만 그것은 사실상 놀이였다.


우리나라에서도놀이의 중요성을 서서히 깨달아 그와 관련된 클래스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놀이라고 부르는 활동에도 교육의 목적이 들어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핀란드 유치원의 수업은 어떤 목적이 없이 아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놀이여서 놀라웠다. 생각해 보면 놀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즐기는 것인데, 우리는 놀이 또한 주입식으로 시키고 있는 것이란 것을 느꼈다.







독일인들은 놀이터에 무엇이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놀이터의 핵심은 아이들이 즐거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놀이터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싹트고 사회성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터득하기에 독일인들은 그저 아이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p. 149)


놀이에는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아이가 자유롭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많은 부모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는 아이를 키우기 위한 양육과 교육 방식을 고민한다. 그러나 여전히 1차원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고민의 방향이 문제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는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려면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하는가?’ 우리는 여전히 가르치는 교육을 기준으로 고민한다. 이 고민에 놀이라는 항목은 없다.” (p. 221~222)







♣ 





안전이 보장된 곳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어른의 개입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동안 안전을 이유로 아이의 행동에 많은 제약을 해왔는데, 나의 그런 행동이 아이의 도전정신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놀이가 가진 힘에 대해, 우리 아이의놀이활동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 나에게 필요한 태도는 최대한 자유롭게 아이를 놀게 해 주는 것이었다.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이어지는 다른 책도 있는 것 같던데, 추가로 더 읽어보아야겠다.




제목 그대로 놀이가 가진 힘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놀이의 힘>을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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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의 특별한 하루
세바스티앙 무랭 지음, 박정연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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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전 작 <완두>를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책도 기대되는 마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 루이는 엄마 아빠 없이 엑토르 아저씨와 넓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부모님은 일 때문에 루이 곁을 떠나 파푸아뉴기니에 계시지만, 루이는 루이대로 바쁜 스케줄을 보내느라 심심할 틈이 없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다 잠이 드는 루이는 조금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는 마음이 지치게 된다. 느릿느릿 시무룩한 루이를 보며 엑토르 아저씨는 가던 방향을 바꿔 커다란 공원 쪽으로 차를 몰았다.



“루이, 오늘은 숲속 학교야!”



매일 똑같은 일과를 보내다 맞이한 뜻밖의 일탈. 루이와 엑토르 아저씨는 도심 속 정글 속에서 기분 좋은 흙냄새, 촉촉한 공기와 함께 즐거운 모험의 시간을 보낸다. 꼭 학교에서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식물원에서도 루이는 많은 것을 얻어오게 된다.








루이와 아저씨가 식물원에서 모험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왠지 나도 식물원 어딘가를 산책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촉촉한 공기 속 흙과 나무 냄새, 싱그러운 색깔들, 제각각 뽐내는 식물들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아이보다는 내가 더 만족해하며 읽었다. 푸릇한 색감의 그림들과 미소가 지어지는 스토리, 그리고 기억 속 식물원에 대한 추억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세바스티앙 무랭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안한 마음과 잔잔한 미소를 선물하는 그림책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루이의 특별한 하루>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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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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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아티피셜 프렌드Artificial friend(AF) 4세대 버전 B2 모델인클라라는 가게의 쇼윈도에서 바깥 세상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쇼윈도 밖에서조시라는 여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그 아이에게 선택받는 소망을 품게 된다. 가게 매니저는 아이들의 헛된 약속을 믿지 말라고 했지만, 얼마 뒤 조시는 정말로 엄마와 함께 가게를 다시 방문하였고, 신모델 B3가 새로 나왔음에도 구형모델인 클라라를 구매해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면 다른 것도 좀 물어보자. 이런 걸 묻고 싶어. 너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믿니? 신체 기관을 말하는 건 아냐. 시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만약에 정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조시를 제대로 배우려면 조시의 습관이나 특징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걸 알아야 하지 않겠어?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하지 않아?” (p. 320)




미래에 매우 발전된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인공지능 로봇이 어떤 한 인간을 아주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따라 한다면, 우리는 로봇을 그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진짜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오직 인간만이 특별하게 가질 수 있는 영역이 있기는 한 걸까.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에 대해서 그저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 서술된 글을 읽을 때보다 훨씬 더 깊게 고민해 보게 되었다.




소설은 에이에프인 클라라의 시선으로 담담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들 사이에서 그들을 세심히 관찰하며 자신에게는 없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성적으로 이해해 보려 하는 클라라의 모습은 어딘가 안쓰럽기도 하고 서글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 모습을 통해 관찰자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감정들이 어떻게 보일지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해 보는 경험도 얻게 되었다.



조시를 관찰하고, 잘 돌보고,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 위한 목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클라라의 모습은 때때로마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음의 경계가 어디까지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어려운 무언가를 해내는 것도 마음이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클라라의 행동도 그와 비슷하지 않은가란 생각이 들었다.




가시기 전에 한 가지 더 말씀드려야겠어요. 해가 저한테 아주 친절했어요. 처음부터 늘 친절했지만 조시와 같이 있을 때는 특별히 더 친절했어요. 매니저님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p. 443)




주어진 정보에 한해서만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내기 때문에, 항상 이성적이고 똑똑한 말만 할 것 같은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도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클라라가 말도 안 되는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우리 인간들도 클라라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희망앞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믿음과 판단을 내릴 때가 있지 않은가. 태양이 우리를 보살펴 주리라 믿는 클라라나, 힘든 일 앞에서 신에게 기대는 인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클라라와 태양>을 읽으며인간적인 것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얻었다. 이 책을 통해 먼 미래에 우리가 하게 될 고민일지도 모르는 생각들을 미리 맛보았다. 희망을 잃고 흔들리는 인간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리고 한 인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클라라는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쓴 SF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인공지능 로봇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소설책 한 권과 함께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태양빛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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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4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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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예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오즈의 마법사> 이후로 인디고 고전 시리즈 중 고르게 된 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어릴 때 읽었던 그림 동화 형식의 책 이후로 한 번도 찾지 않았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책의 초반부는 약간 어색했다. 그러나 새로운 형식에 이내 적응하고 집중하게 되었다.




강둑에서 따분함을 느끼며 앉아있던 앨리스는 흰 토끼 한 마리가 쌩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토끼는 뭔가 이상했다. 옷을 입고 회중시계를 쳐다보며 말을 하는 토끼라니. 지루함에 지쳐있던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가기 시작한다. 열심히 뛰어가던 토끼는 굴 속으로 쏙 들어갔고, 앨리스도 뒷일 따윈 고민하지 않고 굴 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엄청나게 깊고 깊은 굴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천장이 낮은 긴 복도였다. 따라가던 토끼는 놓치고 낯설고 이상한 공간에 혼자 남겨진 앨리스.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해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작아지는 음료가 나타나고, 몸이 커져 탁자 위의 열쇠를 잡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늘어나는 케이크가 나타난다. 앨리스가 가게 된 이 ‘이상한 나라’는 꿈 속의 공간 같았다. 모든 것이 내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며, 말도 안되는 사건들 속에서 내 생각대로 무언가가 ‘짠’하고 나타나는, 그럼에도 크게 이상함을 못 느끼는 그런 꿈 말이다.




“ 집에 있을 때가 훨씬 좋았어.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도 않고 쥐나 토끼가 이래라저래라 말하지도 않았잖아. 토끼 굴로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이렇게 사는게 더 재미있기도 해! 나한테 벌어질 일들이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건 동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일을 내가 겪고 있는 거잖아!” (p.57)




이야기는 계속해서 말도 안되고 이상하게 흘러만 간다. 그러다가 갑자기 앨리스는 꿈같은 공간에서 꿈을 깨는 것으로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지루한 현실로부터 떠나 환상의 공간에서 모험을 하고 돌아 온 앨리스를 보며 책을 읽는 나 역시 환상의 공간에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환상의 공간 속을 거닐다 와서 인지 책을 읽은 뒤에 생각도 더 자유로워진것 같았다.




“언니는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고 반쯤 믿었다. 다시 눈을 뜨면 모든 게 따분한 현실로 바뀌리라는 걸 알면서도. 풀잎들은 단지 바람 때문에 바스락거리는 것이고, 연못이 일렁이는 건 갈대가 흔들리는 까닭이고, 달그락거리는 찻잔 소리는 양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 딸랑이는 소리로 바뀔 테고, 여왕의 고함 소리는 양치기 소년의 목소리로 바뀔 터였다. 아이의 재채기, 그리핀의 새된 소리와 다른 이상한 소리들은 (언니가 알기로) 분주한 농장의 소음으로 변하고, 멀리서 들리는 소 울음소리는 가짜 거북의 서글픈 흐느낌을 대신 할 것이다.” (p. 205~206)




모두가 다 아는 그 이야기지만,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새롭게 앨리스를 만나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동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 책과 함께 상상의 공간 속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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