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면 코가 뻥 뚫린다 - 비염, 콧물, 코막힘, 알레르기를 약 없이 해결하는 코 건강법
곤노 세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비에이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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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병원에 자주 다녔다. 어릴 때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그것이 알러지 비염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으로 병원을 가서 약을 먹으면 그때뿐 증상은 다시 반복되었고, 알러지 비염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싶어 체념한 채로 살았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코 질환의 90%습관만 바꿔도 낫는다는 소개문구로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의 저자는 1분이면 코가 뻥 뚫리는 비법 11가지나 알려준다고 한다. 약을 먹지 않아도 코가 뚫리는 비법이라니. 평생 알러지 비염과 함께 살아야만 하는 줄 알았던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비염과 이별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 책 속 비결이 너무나 궁금했다.








이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이 책의 가장 핵심인 1분이면 코가 뻥 뚫리는 비법 11’가지를 알려준다. 주로 관련 혈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해결한다.







2장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코가 좋아지는 작은 습관에 대한 부분으로, 여기서는 체질을 개선하고 몸 전체를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만들면서 코와 관련된 문제도 서서히 개선시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의 내용은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씩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들을 코 건강과 관련 지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전까지는 그저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이 행동이 어떻게 코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지 알고나서 행동하게 되면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기가 더 쉬워진다.



마지막 3장에서는 코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코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재채기, 콧물, 코골이, 코피 등)들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알아보고 더 건강한 코 건강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일러준다.





알러지 비염 때문에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와중에 코로 호흡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얕은 호흡으로 인해 체내 산소 섭취량을 줄여 우리 몸을 쉽게 피로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의식적으로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가져야한다고 한다.





그 외에 온도차 알레르기 증상의 하나로 코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온도차 알레르기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격심하거나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을 때 자율신경의 작용이 흐트러지면서 생긴다. 재채기, 콧물, 코 막힘 외에 두통, 기침,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감기와 비슷하지만 열은 없다.

한여름 낮에 더운 외부에서 냉방이 된 실내에 들어왔을 때나 한겨울 따뜻한 방에서 밖으로 나갔을 때도 일어난다. 뜨거운 라면을 먹으려 할 때 콧물이 주르륵 흐르는 사람도 있다.” (p. 162)


나의 경우에는 날이 선선해지면 이른 아침과 늦은 밤 시간에 비염이 심해지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항상 콧물이 났는데, 이것은 책에서 말한온도차 알레르기 증상이었던 것 같다.





코나 기도의 점막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콧물은 항상 분비된다. 그 양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 1리터에서 1.5리터에 이르는데, 대부분 섬모에 의해 목 안쪽으로 보내져 무의식중에 넘기게 된다.” (p. 165)


이 부분을 읽으며 어마어마한 콧물의 양에 놀랐다.




알러지 비염으로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지 않고도, 저자가 알려주는 팁들을 실천하면서 조금씩 건강한 코와 건강한 몸을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언젠가는 알러지 비염으로부터 자유로운 날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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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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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25년 만에 갑작스런 고교 동창의 전화를 받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화를 받은 이는 역사학 교수이자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진보 칼럼니스트 최주호이고, 전화를 건 이는 그의 고등학교 동창 허동식이다. 전혀 친하지 않은 사이였는데 갑작스럽게 전화를 걸어 대뜸 만나자고 하는 통에 최주호는 돈을 빌려 달라거나 물건을 팔아달라는 말이겠거니 짐작했다. 돈을 빌려 달라면 30만원까지로 그 금액도 미리 생각해두었다. 그러나 직접 만난 자리에서 동창 허동식은 의외의 부탁을 내놓았다. 최주호가 지난 봄 칼럼에 썼던 친일파 노창룡에 관한 자료가 있으면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뜻밖의 요청에 무슨 일 때문이냐고 그는 되물었고, 허동식은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25년만에 불쑥 찾아와 친일파 자료를 부탁하는 허동식을 보며 그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 의심을 가졌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허동식은 조금 의심스러웠다. 최주호와의 만남 뒤에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에 올랐는데, 차 안에는정기자라는 또 다른 인물이 앉아 있었다. “간만 봤어.”라는 허동식의 말과 정기자의미끼로군요.”라는 대답에서 이 둘은 다른 꿍꿍이가 있음이 느껴졌다. 이것은 허동식이 구상하는 작품의 일부일까? 그들이 최주호에게 접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주호가 친일파 노창룡의 자료를 허동식에게 등기로 보낸 며칠 뒤 노창룡은 한 폐가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 그것도 과거 그가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했던 방식으로 끔찍하게 살해되었다.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최주호는 허동식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회의 정의를 위해 집행관을 자처한 이들, 그리고 그들을 쫓는 검사 집단. 이 이야기의 끝은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허 선배가 찾아온 지 한 달이 지나서야 그럴 듯한 명분을 찾았다. 수천 만 명 중에, 쓰레기를 전담 처리하는 청소부가 몇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 정의를 이루지는 못해도 이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몇 명 중에 한 명이 되기로 했다. 허선배의 말대로 분노를 꼭 가슴에 담아둘 필요는 없었다. 심장이 느끼는 대로, 분노를 마음껏 표출하면 됐다. 보내야 할 종자를 보내고 나니 일말의 가책도 받지 않았다.” (p. 140)






이해가 안 가는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

유람선은 물살을 가르며 선착장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난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야. 불타는 정의감 때문도 아니지. 그런 건 나와는 맞지 않아.”

그럼, 대체 이유가 뭐야?”

굳이 말하자면······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분노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

하지만 방법이 틀렸어. 다른 방법도 많잖아.”

이게 가장 확실해!”  (p. 159)





이 소설은 한국 영화를 한 편 보듯이 머릿속에 이미지가 잘 그려져 읽혔고, 금새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정의를 위해 직접 죄를 심판하고 벌을 내리는 누군가들이 바로집행관들이었다. 뉴스를 보다 보면 이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죄를 지어도 누군가에게는 법이 아무 소용 없어 보일 때도 많았다. 이 소설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된 이야기인 듯했다.



나쁜 짓을 하고 죄를 지은 사람들이 그에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이 소설에서 묘사된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에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반전도 짐작이 갔던 부분이긴 했다. 그럼에도 지금의 우리 사회가 가진 어두운 면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며, 이 소설은 우리에게 그런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범죄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쫓고 쫓기는 수사물 속 반전이 자리잡은 소설을 읽고 싶다면 <집행관들>을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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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자연치유 요가 - Mindfullness Self 힐링 요가
이경희 지음 / 광문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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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내용은 요가를 통해 자연치유 능력을 회복하고 증진시키는 실제적인 면에 초점을 두었다. 자연치유 요가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스스로의 신체 능력을 통해 개선해 나아가는 방식이다. 아울러 자연치유 요가의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고전 요가의 기본 동작을 응용한 부위별 통증 치유 동작을 수록했다. 여기에 소개된 요가 동작들은 현대인들의 신체 통증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엄선한 것이다. 어디서나 누구든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동작을 중심으로 선별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남녀노소 따라할 수 있고, 치유는 물론 예방과 스스로의 신체 저항력과 더불어 심신의 조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p. 5)





반년 전쯤부터 어깨가 자주 뭉치고 그로 인해 두통까지 찾아오는 일이 잦았다. 두드리고, 주무르고, 마사지를 해 보아도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왔다. 평소 자세나 습관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원인도 증상도 해결하지도 못한 채 지금까지 지내왔었다. 그런 중에 <통증 자연치유 요가>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책으로 나의 증상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나에게 요가라면 오래 전에 다이어트 요가 dvd를 구매하여 따라해본 것이 다였다. 기본도 모르고 그냥 막 따라해 본 요가였지만, 요가를 따라한 날에는 몸도 훨씬 가볍고 개운한 느낌이 들어 요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요가를 마음 수련이나 몸매교정 용으로 활용하는 줄만 알았지, 통증을 줄이고 치유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은 모르고 있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자연치유 요가는 국내 최초로 대학병원에서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무작위 임상연구)임상에서 교정과 통증 치유 효능을 인정받은 의과학적 기반의 임상요가’(p. 10)라고 한다.








책 속에는 척추 질환(만성 요통, 척추 측만증, 목디스크 등), 성인 질환(오십견, 요실금, 갱년기 장애, 골다공증 등), 생활속 질환(고관절, 무릎 통증, 만성 변비, 비염 같은 알러지 질환 등), 직장인 질환(거북목, 손목터널증후군 등) 등 다양한 질환을 자연치유 할 수 있는 요가 동작들이 실려 있다. 많은 질환에 관한 요가 동작들이 소개되어 있어 목차만 보아도 괜히 마음이 든든해졌다. 앞으로 불편한 증상이 생겨날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되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질환 치유뿐만 아니라 몸의 맵시를 예쁘게 만들어주는 요가 동작들수영, 골프, 조깅, 스키 등의 운동 전후 필요한 요가 동작들까지 소개되어 있어 이 책의 활용범위가 꽤나 넓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위해 하는 운동들이 때로는 몸에 무리를 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 저자가 소개하는 자연치유 요가로 불편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또한 운동을 하기 전에 필요한 근육을 풀어주고 운동을 하게 된다면 운동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책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B-2. 근육표현 기본 자세] 부분이었다. 여기에서는 각각의 요가 자세에서 사용되는 근육을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도록 보여주고, 각각의 효능에 대해 소개한다. 그림으로 근육 부분을 직접 확인하고 나니 동작을 따라하면서 어느 부분이 자극되는 것이 올바른 동작인지 이해하기가 쉬웠다.





특정 부위의 통증으로 불편감을 느껴온 사람이라면, ‘자연치유 요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통증 자연치유 요가>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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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디테일로 보는 미술
수지 호지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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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에 관심은 많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미알못이다. 그런 나에게 상징이나 비유, 독특한 기법, 작가의 영감의 원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작품을 살펴본다는 이 책의 소개 글은 매우 흥미롭게 들렸다. 작품들을 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거의 대부분 나만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았기에 관련 지식들은 많이 부족했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테일하게 작품을 살펴보며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미술 입문서를 기대하며 나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75점의 현대미술과 동시대미술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작품의 저변에 깔린 의미와 메시지를 설명하고, ,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누가 만들었고, 누구 혹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비롯해 많은 것을 탐구한다. 마치 개인 미술 가이드가 있어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몰랐던 부분을 짚어주고, 비교하고, 작품에 영향과 영감을 준 요소들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p. 6)









하나의 작품은 총 4페이지에 걸쳐 소개된다. 첫 페이지에서는 해당 작품과 작가의 생애를 간략히 소개한다. 그리고 그 옆 페이지에는 해당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도록 큼직하게 작품을 실어 두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작품을 보다 디테일하게 뜯어보며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위의 이미지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못>으로, 저자는 이 작품을 구도, 붓놀림, 사용한 색, 화풍, 자포니즘 등의 측면에서 짤막짤막하게 설명한다.




책 속 설명들은 미알못이 보기에도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 디테일하게 살펴보는 부분에서도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고 짤막하게 요점만 쉽게 설명해주어 편하게 읽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을 크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20 x 235mm의 사이즈라 다른 책보다 좀 더 큼직하게 그림을 감상하며 저자의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미술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그림작품을 설명하면서 작은 사이즈로 관련 작품을 실어 두어 보기에 불편했던 적이 꽤 있었다. 작은 사진에서는 질감이나 색감 등 작품만의 고유한 특징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은 (상대적으로) 큼직한 사이즈로 작품을 실어두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은 확대 컷을 따로 실어 보여주니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기에 참 편하고 좋았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도 이정도로 뜯어보기는 어려운데, 이렇게 포인트를 콕 집어 확대 컷을 보여주는 것도 이 책만의 개성이자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또한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조각, 판화, 설치미술, 구조물 등이 골고루 실려 있어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미술관에 가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이 책으로 달랠 수 있어 참 좋았다. 나에게 꼭 필요했던 책이어서 이 책을 만난 인연에 감사하며 읽었다. 현대 작품들 외의 주제도 시리즈로 계속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다.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현대 미술 작품들을 좀 더 자세히 뜯어보며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집에서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미술관 관람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의 설명과 함께 디테일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작품을 보다 가까이 느껴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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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간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 배운 단단한 삶의 지혜 35
우종영 지음 / 메이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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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를 무척 좋아한다. 편안하면서도 다채로운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는 나무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참 좋아진다. 나무 곁에서만 느껴지는 나무의 향,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인지 나는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어떤 이끌림을 느꼈다. 오랜 시간 나무와 함께한 나무 의사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 궁금함과 이끌림으로 나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이팝나무, 소나무, 동백나무, 생강나무, 모과나무 등 총 25가지의 나무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저자가 나무에게서 느꼈던 개인적인 감정들, 나무의 모습을 보며 깨닫게 된 삶의 이치, 나무로부터 받았던 귀한 위로들, 저자가 가지고 있는 나무에 대한 애정 등을 담고 있다.





♣ ♣ ♣ ♣ ♣




책 속 이야기들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농가 근처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이 나무는 무리 지어 피는 꽃 모양새가 꼭 밥 공기에 수북이 담겨 있는 쌀밥을 닮아서 예전에는 이밥나무라고 불렀단다. 멀리서 보면 꼭 하얀 밥 덩어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 같다고 할까. 그래서 예로부터 이팝나무 꽃이 풍성하게 피면 그해 농사도 풍년이라고 했다.” (p. 32)



저자의 배고팠던 어린 시절, 이팝나무는이밥나무로 불렸다고 한다. 작은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나는 모양이 수북한 쌀밥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팝나무 앞에서 배고팠지만 행복했던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는 저자. 앞으로 산책길에서 이팝나무 꽃을 보게 되면 책 속 이야기가 자꾸 생각날 것 같다.












태백에서 제천에 이르는 길의 소나무를 본 적이 있는지. 산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는 그 소나무들은 다들 꿋꿋이 서 있다. 다른 나무들은 태백의 강추위와 모진 비바람을 견디다 못해 소나무에게 자리를 내준 지 이미 오래. 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견뎌 왔는지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뭇가지가 거센 바람에 맞서느라 휘어져 있으며, 어떤 나무는 뿌리가 허옇게 드러나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소나무만의 푸르름만큼은 고이 간직하고 있다.


가파른 바위틈이나 산등성이에 독야청청 푸르게 자리 잡은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결코 그 삶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 없이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p. 37~40)



언제나 푸르른 소나무. 거센 바람에 가지도 휘어지고 뿌리도 드러나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푸르름만은 변함없는 소나무. 저자는 그런 소나무의 모습에서 50대 가장의 모습을 보았다. 가족을 위해 세월의 바람에도 꿋꿋이 견디며 살아가는 아버지들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고 살아낸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며 격려를 보낸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살아간다는 것. 아무리 좋은 환경에 풍족한 영양분을 주어도 잎을 떨구고 죽어 가는 나무들에 비하면,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모습이 기특하지 않은가. 베어 내고 베어 내도 있는 힘을 다 끌어모아 새순을 올리고 꽃을 피우는 아까시나무를 그래서 나는 감히 나무랄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아까시나무엔 유독 가시가 많은데, 그것은 하도 많은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다 보니 나무가 자기방어책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아까시나무에 달린 가시들을 볼 때마다 나는 그래도 꿋꿋이 살 겁니다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p. 51~52)



따뜻한 봄날, 5월이면 바람에 은은하게 날아오는 아카시아 향기를 참 좋아했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나뭇잎도 참 귀엽다. 내가 계절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에는 아카시아향도 한몫을 차지한다. 그런데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던 아카시아의 진짜 이름은아까시라고 한다. 진짜 아카시아나무는 열대 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그 생김새가 아까시와는 전혀 다르다’ (p. 47)고 저자는 말한다.


아까시 나무는 너무나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미움을 받을 때가 많다. 아무리 뽑아내도 묫자리까지 뿌리를 뻗어 가는 집요함에다가, 독성을 뿜어내 주변에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아까시 나무의질긴 생명력을 칭찬한다. 다른 이들의 미움을 받아도, 베어져도 이내 다시 새순을 내는 아까시 나무는 지쳐 있는 이에게 힘이 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은 이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말을 건낸다.









속 뚫린 느티나무를 볼 때마다 인고의 세월, 그 기나긴 애달픔 속에서 나는 이 시대의 어머니들을 떠올리게 된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고도 더 내어 줄 게 없나 찾는 우리들의 어머니 말이다.” (p. 74)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인 느티나무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커다란 느티나무를 보다 보면 아래쪽에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었다. 나는 그런 구멍을 보면서 이건 왜 이런걸까’, ‘어떤 동물이 집을 지은건가나름의 추측도 해보고, 토토로 같은 귀여운 생김새의 무언가가 그 안에 살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의 말을 들어보니 이것은 단순히 느티나무 속이 썩어서 생긴 구멍이었다. 가지가 부러지거나 하늘소 같은 벌레가 들어가 작은 구멍이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썩기 시작해 결국엔 속이 텅 비어 버린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전혀 끄덕도 않고 그 육중한 무게를 버텨 낸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정도 선에서 썩는 게 멈출 때의 이야기지만.’(p.72)


저자는 속이 썩어도 버티고 서있는 느티나무를 보며어머니를 떠올린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자신의 속은 썩어가도 의연하게 버티고 서서 든든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느티나무는 우리의 부모님 모습 같기도 하다. 그저 초록초록한 모습, 편안한 모습에 반해 좋아하게 된 느티나무였지만, 이제는 그 모습을 보며 무겁고도 감사한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나무에게 땅에 묶여 평생을 사는 게 숙명이라면, 뿌리를 내린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은 운명이다.


나무란 놈은 워낙에 그걸 잘 알고 있는지 일단 뿌리를 내리고 나면 주변의 환경에 강하게 맞선다. 움직이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이 땅 어느 생명보다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 준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 나무는 결코 자기 삶에 느슨한 법이 없다.” (p. 249)



아무리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나무는 일단 뿌리를 내렸다면 어떻게든 살아간다. 그렇게 숙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운명에 맞선다. 그러나 사람은 나무보다 더 나은 조건이 주어짐에도 쉽게 체념하고 포기해버린다. 어디든 갈 수 있는 발이 있고,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이 주어졌음에도 말이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맘 먹은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것은 운명에 맞서는 나무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 ♣ ♣ ♣ ♣







좋아하는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푸르른 나무들의 사진도 보니 참 좋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잔잔하고 편안하면서도 때론 무겁기도 했다. 나무들의 사진을 많이 보아서 그런지 산책을 다녀온 기분도 들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숲 속 나무의 숨결을 마시고 있는 듯했다.


그저 조용히, 천천히 주변에서 자라는 나무들에게도 배울점이 참 많았다. 한 자리에 가만히 있는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세상의 이치에 대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게끔 이끌어 준 책이었다.




 나무 의사가 전하는 나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나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가 궁금하다면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읽어 보길 권한다. 이 책을 만나면 편안한 쉼을 얻는 것과 더불어 나무에 대한 애정도 커질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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