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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스케치 핸드북 : 태블릿 드로잉 ㅣ 어반 스케치 핸드북
우마 켈커 지음, 허보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평점 :
책을 펼치고 조금 놀랬다. 이 책은 내 기대와는 달리 아주 기초적인
태블릿 드로잉 방법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아이패드 드로잉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2주 정도 된 초보(매일 드로잉을 한 것이 아니기에 드로잉 한 날짜만
계산하면 1주일 정도 밖에 안되었다)에게는 너무 어려워 보여
수준에 맞지 않은 책을 고른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도 이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어반 스케치 핸드북의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드로잉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며 설명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로 완성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커닝페이퍼라고
할 수 있죠. 기존에 사용했던 도구들을(특히 전통적인 매체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예술가라면)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 (p. 7)
이 책은 종이에 드로잉을 하던 사람들이 디지털 디바이스로 넘어올 때 봐야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드로잉이라고는 어디에도 그려본 적이 없는 완전 쌩초보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으니 그런 점을 고려해서 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은 드로잉 어플 중에서 ‘프로크리에이트’와 ‘아트레이지’를 기준으로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 또한 참고하길 바란다.
챕터1 에서는 태블릿 드로잉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기초적인
설명을 하는 장이다. 다양한 드로잉 어플을 소개하고, 태블릿을
이용해 드로잉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미끄러운 스크린에 적응하는 법, 태블릿의 크기에 따라 추천하는 드로잉 자세, 드로잉 작품을 저장하는
방법, 드로잉 시에 태블릿을 충전하는 방법, 그리고 어디에서
태블릿 드로잉을 할 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이렇게 기초적인 이야기까지 할 줄은 몰랐다(나도 아직 초보이지만;;;). 이 부분은 태블릿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태블릿 드로잉을 시작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아이패드 드로잉 작품들은 내가 그동안 보았던 그림들과는 질적으로 달랐고, 태블릿으로도 이런 멋진작품을 그려낼 수 있구나 놀라고 감탄하며 읽어 나갔다.
나는 초보여서 아직 책 속의 드로잉 작품들만큼 그려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책에 실려 있는 멋진 드로잉을 보며 ‘나도 요렇게 한번 해 봐야겠다~’
‘이런 그림은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생각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디어는 얻었는데 실력이 부족해 표현이 어려우니 일단 열심히 드로잉 실력부터 쌓아야겠다....
“태블릿 드로잉이 등장하면서 물감을 사용하다 침대에 쏟거나, 작업이 끝나면 치워야 한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온갖 컬러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쁜 날 회의 사이 잠깐 10분이나 누군가를 데리러가서 기다리는
동안 드로잉르 준비하고 색칠하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태블릿만 있으면 이렇게 10분의 짬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드로잉하고 화면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을
활용하면 얼마 전에 작업했던 드로잉 북을 제대로 들고 나왔는지 등을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작업 중인 다양한 미완성 스케치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 (p. 22)
태블릿 드로잉은 종이와 물감, 붓이 필요 없고 그러다 보니 뒤처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나처럼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물통, 붓, 팔레트, 수건을
깨끗이 빨아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큰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다.) 잠깐의 짬이 날 때 조금 그렸다가
저장해두고 나중에 다시 꺼내 또 이어서 그리면 되니 너무나 간편하다. 특히 밖에서 그릴 때 태블릿과
펜슬만 챙기면 되니 그만큼 가방이 가벼워져 편하다.
챕터2 에서는 구체적으로 어플 속 도구를 이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러시나 팔레트를 사용하는 법, 문지르기, 투명도 이용 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초보의 입장에서는 예시의
그림들이 너무나 대단해 보여 자꾸 기가 죽는다...)
챕터3는 레이어 활용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이어가 있기에 드로잉을 손쉽게 수정할 수 있어 너무나 편리하다. 챕터3까지는 기본적인 부분이었고, 다음 챕터부터는 좀 더 깊이 있는 활용법들에
대해 소개한다. 역시 간단한 설명들과 멋진 예시작품들이 소개된다. 이
책으로 프로크리에이트앱을 처음 배워보겠다거나 이 책과 함께 처음 드로잉을 시작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다는 면에서 이 책을 보면 좋을 것이다. 드로잉 경력자들은 이 책을 보면
태블릿을 이용해 간편하게 다양한 효과와 폭넓은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에 푹 빠질 것 같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갤러리라는 제목 아래에 다양한 드로잉 작품들이 실려 있다.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갤러리를 둘러보듯 다양한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내가 그동안 태블릿 드로잉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나
멋진 작품들을 태블릿으로 그려냈다니... ‘저런 그림들은 그림에 재능이 있어야만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또 나는 나대로 비슷하게나마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반 스케치 핸드북: 태블릿
드로잉>은 태블릿 드로잉에 대한 나의 시야를 넓혀준 책이었다. 멋진
그림들과 다양한 고급의 표현법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따라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만들어주었다. 아직은
드로잉 신생아여서 책 속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에 비해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여기에서 본 다양한 표현법을 시도해 봄으로써 내 아이패드 드로잉도 좀
더 즐거워지고 재미있어질 것 같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