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터 북 by 마담롤리나 아트 포스터 시리즈
마담롤리나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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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처럼 일상의 공간에 상상을 더한 그림들로 현실에서의 시름을 잊는 기회를 가졌다.


빈티지한 색감의 그림들로 채워진 <더포스터북 by 마담롤리나>는 집안 어느 공간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카페인이 부족한 날에는]이란 그림의 상상이 가장 마음에 든다. 글을 쓰다가 잘 안풀리거나 졸음이 올 때는 마시던 커피속으로 다이빙을 한다. 요즘은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주로 마시니까 뛰어들면 엄청 시원하겠지. 얼음속을 헤엄치면 정신이 번쩍 들 것 같다. ㅎㅎㅎ 그래도 커피향을 맡으면 기분은 좋을거같다~ 향을 생각하면 홍차나 자스민차도 좋을것같다. (진짜 뛰어들것도 아닌데 왜 자꾸 상상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








[The Evening Glow]는 작가의 마음이 아주 작아졌던 날의 상상이라고 한다. 작가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림을 보면 주인공의 몸이 커진 것 같기도 하고, 주인공의 집이 작아진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마음이 작아져 속상했던 그날은 포근하게 감싸주고 나를 지켜주던 집도 나의 마음을 다독여 주기엔 한없이 작아 보였던 걸까. 그림 속 주인공은 작아진 집에 걸터앉아 바람이 부는 바깥에서 해가 저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노을빛 파스텔톤의 하늘은 작가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을까.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이 작가의 마음을 토닥토닥 해주었을까.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달이 작가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을까.








[거울 너머의 세계]는 이번 책의 표지 작품인 만큼 가장 눈에 띠는 작품이었다. 핑크와 연보라의 파스텔톤으로 채워진 그림. 화장대처럼 보이는 가구의 거울 속에는 햇빛이 비치는 강물 위에 백조 두 마리가 유유히 떠가고 있다. 거울속의 공간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상상의 그곳은 현실의 공간이 아닌 만큼 뭔가 여기와는 크게 다를 것만 같다. 소리가 없는 곳이라던지, 해가 영원히 지지 않는다던지, 백조가 말을 한다던지 뭐 그런 상상을 해 본다.








[Flower Tour]는 비둘기가 가이드 해주는 봄날의 꽃 여행이라 한다. 사랑하는 이와 새를 타고 향기로운 꽃밭 위를 여행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향기와 풍경. 바람을 가르는 느낌. 작가의 말처럼 정말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즐거운 공상이다.








[Happy Birthday!]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천사들과 요정들이 만든 맞춤 케이크이다. 생크림 장식도 하고 체리도 올리고 튤립 한 송이도 가져와보고. 천사들은 생일의 주인공을 위해 꽃가루도 뿌리고 있다. 사랑과 정성이 담긴 케이크의 주인공은 행복하겠다. 혹 사랑하는 이를 위해 케이크를 직접 만든다면 저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A Good Ride]는 작아진 몸으로 우리의 일상 곳곳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의 그림이다. 나와 아이의 몸이 작아져서 자전거를 타고 우리 집을 여행한다면 어떨까. 아이는 엄청 즐거워할텐데. 나는 왠지 집을 더 열심히 정리할껄이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할 것 같다.








[Summer Fantasy]는 무더운 여름에 누구나 한번쯤 드는 생각, ‘아 시원한 물에 뛰어들고 싶다를 그대로 표현한 작품이다. 워터파크도 아니고 해변도 아니지만, 지금 바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일상의 공간에 물이 가득 채워지고... 그 다음은 시원하게 풍덩.

 






작가의 상상을 따라가며 그림을 감상하고 있으니, 지루하다 여겼던 내 일상에 작은 빛이 새어나오는 것만 같았다. 마담롤리나 작가님 덕분에 상상의 힘을 제대로 느껴보았다. 현실에 지칠 때면 그림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재미있는 상상을 덧붙여보는 것도 마음을 지켜주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이번 작품들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품고 있어서 아이도 즐거워하는 전시회가 되었다.






7월의 집콕 전시회도 역시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매달 좋은 작품들로 그림을 맘껏 감상하게 도와주는 <더 포스터 북>.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과 작가님들을 이 책으로 계속 계속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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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터 북 by 안소현 아트 포스터 시리즈
안소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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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더 포스터북 신간은 안소현 작가님의 그림들로 채워졌다.


비어 있는 공간들을 보고 있으니 일상 속에서 해야 할 일들과 관계들로 꽉 차 있던 마음이 그림 속에서 느껴지는 비어있음과 여유로 사르르 풀어지는 것 같다.


그림들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푸른 색감이 아직 끝나지 못한 장마의 꿉꿉함을 잊도록 도와준다.


그림 속 빈 공간을 보고 있으면 요즘의 나에게 필요했던 것이비움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생각도 비워지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바람의 방문]이었다. 몇달 전에 인스타에서 우연히 작가님의 이 그림을 보게 된 후 이상하게 자꾸 머릿속에 이 그림이 떠올랐다. 사진 전체에서 느껴지는 초록 빛이 기분 좋게 느껴져서 였을까. 그런데 이번에 더포스터북에서 안소현 작가님을 주제로 신간이 발간되어 너무나 반가웠다! (‘어머, 이건 내거야!’라는 마음의 울림도 있었다. ㅎㅎ) 인스타에서 보니 작가님의 그림들 중에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가 꽤 있던데 그 장소가 캔버스로 그대로 옮겨져 그림으로 전시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문은 열려있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는 주스 가게의 모습. 나는 이 작품이 아침시간의 모습일 것이라 생각했다. 햇빛이 가게를 따스하고 밝게 비춰주고, 가게 주인은 막 오픈을 하여 하루를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의 모습 일거라고 상상했다. 그 사이에 첫 손님으로 오게 된 바람이 가게의 커텐을 들춰보고 있다고. 내 몸은 여기에 물리적으로 묶여 있지만, 생각은 먼 나라의 주스 가게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창공의 새]란 작품은 작가가 인도 여행에서 마주했던 하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사실 그림만 보았을 때는 그냥 우리의 일상 어디든 쉽게 볼 수 있는 건물 위의 하늘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특별하지 않은 풍경일 수 있는 모습을 특별함이 느껴지게 표현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쨍하게 파란 하늘 위를 날아가는 새와 그 곳에 항상 서 있는 건물이 노을빛에 핑크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짙은 파랑과 핑크빛의 대조가 마음을 시원하게도 해주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우리의 두 의자]는 작가가 예전 옥탑방에 살 때 남편과 나란히 앉았던 의자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림을 보기만 해도 색감도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는데, 작가의 사랑이 묻어난 시간을 그림으로 옮겨서 그랬던 건지, 10편의 작품 중에 가장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이었다. 빈 공간에 의자 두 개만 놓여진 그림으로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마음이 전해지는 그림들을 보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안온] 이라는 작품은 보는 이의 마음의 공간을 넓혀주기에 가장 적당한 그림이라 느꼈다. 이 작품 역시 대부분이 비어 있다는 느낌이 나는 그림으로, 커다란 창이 난 공간에 의자와 선인장 그리고 아주 조그만 물체(나는 커피라고 생각함)가 놓여진 그림이다. 나는 이 그림에 가장 시선을 오래 두고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머리 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또 지금이 언제 인지 그런 모든 것들을 생각하지 않은 채 텅 빈 마음으로 있을 수 있었다.



사실 비어 있는 공간이라고 인식하기는 하지만, 그림 자체는 정말로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색깔들로 가득 채워진 것인데, 그 색깔과 형태의 조합을 보면서 어떠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새삼스레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마음 속에 시끄러운 잡음들을 잊고 조용한 시간을 보냈더니, 진정한 휴식이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과 일터를 벗어나 경치가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공간을 이동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결국 마음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있건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쉬게 한다면 어디에서나 진정한 휴식을 맛볼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공간을 비춰주는 햇빛에 대한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갔다. 요즘같은 장마철에는 정말 햇빛의 고마움을 특히 많이 느낀다. 일주일 내내 흐리고 비가 오다가 갑자기 햇살이 눈부신 맑은 날을 만나게 되면, 어제와 같은 공간의 풍경 인데도 이상하게 5배는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눈이 부신 햇빛과 그 아래에서 살아나는 선명한 세상의 빛깔들.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햇빛의 느낌이 잘 표현된 작품들을 만나서 그랬던 걸까. 안소현 작가님의 작품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흑맥주인데 사진은 콜라같다...;


술을 마시면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더 포스터북>이 열어주는 집콕 전시회라면 언제든 가능하다. 가장 편한 자세로, 원하는 때에 얼마든지 말이다.






예전의 나는 미술관을 가는 걸 참 좋아 했었는데, 코로나19바이러스로 팬데믹 시대가 오면서는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런 나의 마음을 위로하듯 매달 두 권씩 [더 포스터 북]에서 좋은 그림들을 주제로 책을 내어주니 너무나 고맙다. 우리 집의 벽면 한켠을 미술관으로 바꾸고,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예술을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더포스터 북]. 앞으로도 계속 계속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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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이동환.김은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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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의 책방 운영을 맡긴 저자와 그 책방 운영을 맡게 된 저자 2명이 함께 쓴 이야기이다. 나는 오로지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과 행복한 삶의 관계는 나의 오랜 고민 중 하나여서 이 책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책방을 열고 난 후에 책방에 있는 시간엔 항상 뭔가 가득한 마음으로 내 공간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매일 아침마다 만나는 책은 낯설었다.

추위에 벌벌 떨다 따듯한 물에 몸을 녹는 것과 다르게 갑자기 찾아온 봄에 미지근한 차 한잔은 어색하면서도 꽤나 지루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p. 43)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공간도 나의 일상이 되어버리면 처음 보았던 그 빛깔이 좀 바래지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서점을 향해 가서 문을 열고 그곳을 온전히 느끼는 것과, 나의 일터가 되어 항상 그 공간에 존재하며 때로는 조금 지루하고 따분하고 하기 싫을 때조차 일을 해야 하는 상황글쎄. 후자가 되면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써 즐기던 게 일이 되어버리면 여전히 그것을 즐겁게 느낄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것이 해야 하는 일이 되었을 때는 즐기기 힘들지 않겠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과연 내 생각이 맞을까. 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이 책을 덮고 나면 나의 생각은 바뀌어 있을까. 아니면 책을 펼치기 전의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될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는 두 작가의 따뜻한 시선, 잔잔한 문체, 그리고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일러스트로 어우러진 책이다. 시끄러운 마음을 고요한 물결로 만들어주는 책이다.


두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이야기지만 마치 한 목소리인 듯 서로가 잘 어우러져 있다. 몇몇편은 이게 누가 쓴거였지? 라며 앞부분에 글쓴이를 확인하고 다시 읽기도 했다.


잔잔하게 휴식 같은 글들을 읽고 있다가 잠깐씩 마주치는 일러스트들은 산책을 하던 도중에 예상치 못하게 만난 경치 좋은 풍경 같은 느낌이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바라고 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그냥 좋았다. 도드라지듯 보여도 조화롭고 따뜻한 색감, 부드러운 그림체를 가진 강한 작가님의 그림은 이 책과 너무나 잘 어울려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선물해준다.

 


일상에 지친 마음이 이 책으로 쉬어가고 재충전 되었다.

 

 

 


본격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내 글을 읽어주는 것도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중력이 가벼워진 것 같았고 날개가 달린 기분이었다.(p. 79)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모습이 이렇겠지. 이 길에 대해서 앞이 잘 보이지는 않아도, 어디로 나아가게 될지는 몰라도, 그래도 재미있어서 즐거워서 계속 하게 되는 것 말이다.

 

 






책을 펼치면 어느 이름 모를 서점 속 공간이나 푸릇푸릇하게 물든 한적한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잔잔하게 나오는 음악소리도 들리는 듯하고, 두 저자의 목소리가 나긋나긋 울려 퍼지는것 같고서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 가서 가지런히 정돈된 책들 속에서 책냄새도 맡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잔 마시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오늘 끌리는 책 앞에 서서 책도 펼쳐 보고싶다.

 

 

 

 

‘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거야.’

마음먹기에는 너무 큰 결심, 너무 중대한 문제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러나 삶에는 너무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진로 선택 정도는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수많은 요소 가운데 단지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가 탄 뗏목이 어디로 가 닿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p. 82~84)

 


무난한 지금의 삶이, 안정된 삶이 앞으로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보장은 있는가? 별 변화없는 삶이라고 해도, 예전의 내가 지금의 삶을 예측할 수 있었나? 어차피 우리의 뗏목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중대한 결심이라고 보여지는 좋아하는 일을 할거야!’라는 선택도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갈림길 중에 하나의 방향을 정하는 것 뿐이겠구나. 모두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이 말에 용기를 얻었다.


무겁고 중요한 결정처럼 보였던 일이 생각보다 가벼운 문제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벼워지니 결정도 조금 더 쉬워진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어버리면 그것을 즐길 수 없어서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별일 없이 사는 것 같아도 같은 삶은 하나도 없다. 각자의 하루에 엄청난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 시 같지 않은 일상 속에 시가 숨어 있다.

누군가는 그것을 특별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유튜브로 만들고 누군가는 그것을 시로 쓴다.(p. 178)

 


시는 어디에나 있다. 그것을 보려고 하는 이에게만 보일 뿐. 행복이 뭐 별거인가. 내 일상의 를 발견하는 순간, 그런 순간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태도였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여 행하는 것이 나에게 성취와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를 일이다. 우리는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존재들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직업적 성공을 하더라도, 그것이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일상 속에서 숨어 있는 나만의 시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하여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결국 행복이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안하고 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전에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삶의 태도가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적절한 순간에 나타나준 책에게 감사하다. 지금 내 앞에 나타나 나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 이 책도 나의 행복이자 나의 이다.

 

 


 

책의 가장 마지막 글은 작가가 스쿠버다이빙을 처음 시도해 본 에피소드였다. 작가는 스쿠버다이빙은 커녕 수영도 못하지만, 주변에서 말리자 오기도 생기고 마치 오래전부터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나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도전도 이 글과 같지 않나 싶었다. 작가는 해도 되나?’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에이 모르겠다의 생각을 옮겨가며 실행하고 나니 물위에서는 보지 못했던 물고기와 산호초의 아름다운 광경도 보고, 물 위와는 다른 감각을 느끼며 다른 시각으로 그 시간을 느끼게 된다. 비록 끝까지 가지는 못했어도 처음의 목표보다 10m는 더 들어갔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만큼 끝까지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으나 처음 목표보다는 훨씬 많이 갔고,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고,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고 싶지만 두렵다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것들이다. 주변사람들은 걱정했지만 작가는 멋지게 첫 도전에 성공했다.



이 마지막 부분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가고 싶어하는 그 길의 끝은 모른다. 그러나 발걸음을 떼고 걸어간다면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풍경이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호흡도 어색하고 뭔가 서툴고 이질감을 느끼겠지만, 그것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저절로 해결될 문제이다.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새로운 생각이 자라날 수 있다. 그 끝이 어디든 시작만 한다면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는 일상에 지쳐 다른 길을 꿈꾸는 사람에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책 한 권으로 마음의 휴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이 책이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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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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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느낀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설사나 변비에 시달린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답답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지 항상 걱정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위 항목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예민한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것들과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가득한 책이다.



나도 책 소개글에서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는 체크 리스트를 살펴보니 5가지가 다 해당되었고 새삼 내가 예민한 사람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예민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우울증을 오랫동안 진료하고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진료실에서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그런 사연들의 가운데에매우 예민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예민함은 적절한 수준으로 잘 다스리면 자기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기질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민함으로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그 때문에 힘들게 삶을 살아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의 예민함, 또는 주변 인들의 예민함에 대해서 보는 시각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예민한 마음을 약간 평평하게 해주는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1)를 시작으로, 예민성을 잘 극복한 유명인들(2)과 매우 예민한 일반 사람들의 상담 사례들(3)을 차례로 들려주며 우리 주변의 예민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우들을 보여준다. 2부에 나오는 예민함을 잘 극복한 사람들에는 스티브잡스, 뉴턴, 처칠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예민함을 가진 사람들도 마음을 적당히 잘 다스린다면 얼마든지 뛰어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들은 자신의 예민함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또 그 예민함 덕분에 자기 분야에서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4부로 넘어가면서는 예민성을 잘 극복한 일반 사례들을 보여준다. 앞서 2부에서 유명인들의 사례를 들려주기는 했지만, 너무나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라저건 저사람들이니까 가능한거고~ 난 못해~’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일반 사람들의 상담 이후 성공 사례들을 보여준다. 일반인들의 성공 사례를 들려주며~ 이것봐요~ 어렵지 않죠?’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준 뒤에, 5부에서 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들, 6부에서는 걱정을 정리하는 효율적인 방법, 그리고 마지막 7부에서는 예민함으로 에너지가 다 소진되지 않도록 생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에너지를 적절히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민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아마도 5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하자일 것이다. 예민함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방법들은 앞서 사례에 대한 처방들과 마찬가지로 쉽고 일상 생활속에서 몇 가지 가벼운 변화들로 실천할 수 있는 정도의 것들이라 매우 유용하다.





6걱정을 정리해보자에서, 만나면 편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에 대해 항목을 정해 점수화 하여 보기 쉽게 정리해 봄으로써 나의 예민함이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찾아보는 부분이 매우 유용하게 느껴졌다. 막연하게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했던 것이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그랬던 것인지도 알게 되었고, 내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지도 파악하게 되었다.






예민함에 대한 책들은 꽤 나와 있지만, 외국의 책을 번역한 경우에는 예민함의 특징이 문화권에따라 다르다보니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 번역서가 아닌 경우에도 감성적인 이야기 위주의 책이 많아서 예민함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가 어려웠었다. 이런 두가지 면에서 봤을 때, 이 책은 한국인의 예민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문의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처방들이 가득한 책이어서 예민함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78페이지에 예민함의 정도를 평가하는 표가 있으니, 자신이 얼마나 예민한 사람인지 한 번 평가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안면 기형을 가리고 살아가는 그룹은 자신의 기형이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을 오랫동안 해온 탓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부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대조군에 비해서 7.1배나 높았다. (p. 30)


컴플렉스를 감출수록 들키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며 더 예민해진다. 그냥 컴플렉스를 드러내버리면 처음엔 신경이 많이 쓰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하지 않게 되고 무뎌지게 된다.





2.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문화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족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고,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며, 남과 자신을 곧잘 비교해 서양인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p. 77)





3.

예민한 사람들은현재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잊어버리는 과거의 기억을 연상해서 현재와 연결 짓는 것은 스스로를 더 예민하게 만듭니다. 과거 일이 자꾸 생각나면 내가 예민하지 않은지 먼저 체크해야 합니다. 이때는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게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책을 읽거나 운동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관심이 전환되면 자연히 기억의 연상과 화는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p. 84)


이런 식으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의 상담 사례에 대해 문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와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고 저자의 개선 방안을 듣는 것이 매우 유용했다. 많은 조언들 중에서도현재에 집중하라는 것이 크게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복잡해 힘들었을 때, 필사가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좋아하는 책을 필사하면서 잡생각도 없어지고, 좋아하는 책 글귀에 집중하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기분도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필사도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4. 예민함을 줄이는데는완전히 쉬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 쉰다고 해서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웹서핑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은 완전히 쉬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 있더라도, 갖은 걱정을 하며 누워 있는 것도 완전히 쉬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떠한 일을 할 때에 생각이 단순해지고 근육이 이완되며 호흡이 편안해 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독서, 명상, 요가를 할 때가 해당하는 것 같다. 시간이 별로 없을 때에는긴장 이완 훈련을 권한다고 한다. 이는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5.

베일런트에 의하면 50대 이후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47세 무렵까지 만들어놓은 인간관계라고 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불행한 일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노력을 통해서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다. (p. 313)

예민한 사람이 스스로의 예민성을 잘 다루고 조절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그 성격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민한 사람들이 보는 세상은 덜 예민한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비교하자면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를 장착하고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와 같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다. 모든 것에 이렇게 예민하면 뇌는 과부하에 걸릴 것이다. (p. 369)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민한 사람 스스로의 노력이다. 자신이 예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p. 370)



그러므로 이 책을 읽어서 예민함을 적절하게 잘 조절하는 법을 알고 이를 활용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은 앞부분 보다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예민한 나를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니 책을 펼쳤다면 꼭 끝까지 읽어 보길 권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민함의 특성을 잘 반영해서 쓰인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예민함이라는 것을 저자의 말처럼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자신이 가진 예민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잘 조절하여 예민함이 나의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또 자신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내 가족이나 주변의 예민한 사람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해주고 그들을 좀 더 잘 대해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신의 예민함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또 가족이나 친구 중에 예민한 사람이 있어서 그들을 이해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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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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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혼식날 밤, 앞으로 눈앞에 펼쳐질 행복들을 뒤로 한 채, 주인공 애니는 사고로 죽게 되었다. 천국에서 사미르란 청년을 시작으로 애니는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이런 소설 속 설정은 미치 앨봄의 이전 작품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과 비슷하다. 실제로 작가도 이 소설 역시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삼촌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에디 삼촌처럼 사랑하는 이들이 이승에서 못 누린 평온을 찾기를,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 모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깨닫기 바라는 마음이다. (p. 7)



작가는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서로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고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런 관계 속에서 때로는 오해가 쌓이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기도 한다. 작가가 소설속에서 그려내는 천국은 이런 오해들을 털어내고,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내 삶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외롭고, 부족하고, 별 볼일 없다 여겼던 삶이어도, 천국에서 내가 보지 못했던 삶의 가려진 면들을 보고 나면, 내 생각보다 내 삶이 가치 있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살아서 그런 사실을 알고 행복과 사랑을 온전히 누리며 살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의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거기서 나는 누구를 만나게 될까.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작품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애니 역시 전작의 주인공 에디처럼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 다시 한 번 과거의 경험을 보고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삶에 영향을 주었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거나, 알았더라도 오해했던 것들의 진짜 모습을 보며, 외롭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가득 차 있었음을 알게 된다. 마치 내가 살면서 풀었던 인생이란 시험을 삶이 끝난 뒤에 해설서와 맞춰 보며 어떤 부분에서 내가 잘 못 생각 했었는지 깨닫게 되는 것 같았다. 주인공이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인생의 가려진 진짜 모습을 보게 되고 깨닫게 될수록 읽는 이의 마음도 행복과 사랑으로 충만해지게 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과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내 삶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촘촘히 엮여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자신이 상처받은 것에만 매달려서 자신이 가진 것과 받은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당장 눈앞의 것 밖에는 보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때문일까. 좀 더 넓게 바라보면,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더 잘 보일 텐데.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함께 바라보게 되면 내가 그들에게 받은 감사한 것들이 보이고, 나 또한 그들에게 준 것들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말이다.

 

 





이 소설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이끌어간다. 별볼일 없다고 여겨졌던 삶이라도, 정말 별볼일 없는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 (p. 78)



우리는 우리가 이전 세대에 비해 뭔가 대단한 것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전 세대의 어깨 위에다가 세워서 그리 높게 보일 뿐이다. 이전 세대가 이룩해놓은 것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새롭게 이루어 냈다고 여기는 것들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머리 위 하늘이 겨자색에서 자두색으로, 숲 같은 초록빛으로 변했다. 이처럼 천국에 온 후 창공을 물들인 색깔들은 애니가 살면서 느낀 감정들을 보여주었다. 이승의 삶이 재연되는 감정들이 재연되고 있었다. (p. 90)




천국의 모습을 묘사해서 그런지 환상적인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그림들을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애니, 우린 외로움을 두려워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 외로움은 형태가 없어. 그건 우리에게 내려앉는 그림자에 불과해. 또 어둠이 찾아오면 그림자가 사라지듯 우리가 진실을 알면 슬픈 감정은 사라질 수 있어.”

진실이 뭔데?”

애니가 물었다.

누군가 우리를 필요로 하면 외로움이 끝난다는 것. 세상에는 필요가 넘쳐나거든.” (p. 113)



감정이란 텅 빈 공간에 어느 순간 떠올랐다가 그대로 흘러가게 두면 어느샌가 또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사라질 감정을 붙잡아 둔 채로 괴롭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것을 그대로 흘러가도록 두자. 그저 그런 감정이 마음 속에 떠올랐구나 느끼고 아는 체 해주기만 하자.


이 부분을 읽으며 그래서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구나 싶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느낄 때,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느끼기도 한다.

 

 

 

 

 

 

왜 전에는 이런 감정을 못 느꼈을까요?”

애니가 속삭였다.

우린 치유하기보다 상처를 안고 있으니까. 다친 날은 정확히 기억해도 상처가 아문 날을 누가 기억하겠니?” (p. 176)



우리는 행복한 순간들과 불행한 순간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행복보다는 불행에 집중하고, 내가 가진 상처만을 크고 중요하게 여겨 그것에 가려지고 밀려난 행복은 보지 못한다.

 


그녀의 삶은 이렇게 사랑과 감사로 가득했는데, 왜 그녀는 그것들을 보지 못하고 외롭다고 힘들다고만 생각했던걸까. 지난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이제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날들만을 기대했겠지만, 그 기다리던 삶을 하루도 다 채워 살아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저 젊은 나이에 아깝게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미완의 삶처럼 느껴졌던 주인공 애니의 삶이 언제부턴가는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처럼 여겨졌다. 모르고 있었을 뿐, 매일 매일 그녀의 하루하루가 사실은 그랬을 것이다.

 



타인과 연결되어, 내가 받은 것들에 감사하고, 그 속에 감춰진 사랑을 느끼며, 주인공의 삶은 완성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삶에서 무언가 몇 개의 퍼즐 조각이 없어 완성되지 못했던 그림들이 천국에서 사람들을 만난 후로 완성된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구원이 일어나는 거란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바른 일을 할 문을 열어주지.” (p. 210)



마치 카르마를 씻어내기 위해 선행을 쌓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소설은 불교의 가르침이 떠오르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나의 말과 생각보다도 더 따스히 나를 다독여주는 소설이었다. 책의 마지막장까지 다 읽은 후, 내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 자신의 삶이 보잘것 없게 여겨지는 사람,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 미치 앨봄이 그려 내는 천국이 궁금한 사람, 책 한권으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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